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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85

       “역시 시리안이네.”

       ​

       “저 부하들도 대단한데?”

       ​

       나와 샤엘라는 앞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 시리안과 친위대가 적 잔당을 기습 중이다. 시리안은 지형을 바꿀 정도의 폭격 마법을 구사했고, 그 틈에 친위대는 단숨에 10명 안팍의 사상자를 냈다.

       ​

       매우 성공적인 기습.

       시작이 꽤 좋았다.

       ​

       하지만 상대는 지배자급 전력이 있다.

       부하들 또한 셋 이상은 300레벨 이상의 강자이며, 나머지도 최소 100레벨 이상의 전력이다. 호락호락 당할 리가.

       ​

       “감히 기습했겠다!!!”

       ​

       흰머리의 남성이 손바닥에서 기다란 뼈를 뽑아 단칼에 휘둘렀다.

       ​

       촤라락!!

       콰과과광!!!

       ​

       신기한 재주였다.

       뼈가 10m도 넘게 뽑혀 나왔는데, 마치 팔의 뼈를 통째로 여러 개 복사에 이어 붙인 것처럼 관절이 연쇄적으로 S라인을 그리며 꺾였고, 시리안의 폭격을 넓은 범위로 쳐냈다.

       ​

       단순한 뼈가 아니다.

       매우 단단하고 날카롭다.

       길고 관절 많은 뼈 칼이라고 보면 된다.

       뼈 칼이 빠르게 휘둘러지자 전방 수십m가 통째로 초토화되었다.

       ​

       “리키아드님을 따라라!!”

       “웬 엘프놈들이!!”

       “크아아!! 한 대 쳤겠다!!!”

       ​

       폭격은 리키아드가 막았다.

       그에 정신차린 부하 놈들도 재빠르게 공격에 대응하며 친위대와 일전을 벌였다.

       ​

       그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았다.

       의외로 친위대는 그들을 압도했다.

       내가 일전에 만들었던 다크 엘프 강화의 비약을 마셔 더욱 힘을 끌어올리곤, 사냥개처럼 흉흉한 마성을 드러냈다. 저걸 마시면 엘프에게선 살짝 검은 기운이 서려나오는데, 신체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다.

       ​

       카가각!!

       채챙!!!

       ​

       친위대는 전원 검을 사용했다.

       얼마나 연습했는지 감이 잡히지 않을 정도로 능숙한 솜씨다. 마치 검만 수 백년은 잡은 듯한 베테랑들 같았다.

       ​

       ‘시리안… 대체 뭘 키운 거냐.’

       ​

       카시얀도 보면 당황할 거다.

       그 정도로 깊이가 있는 검술이었다.

       적이 무슨 공격을 하든, 효율적으로 피하고 반격했다. 물론, 상처 입는 녀석도 있었지만, 신음 한번 없이 잠깐 동료들 뒤로 물러났다가 포션을 들이키고 합류했다.

       ​

       말없이 적을 처단하는 다크 엘프.

       다쳐도 비명 없어 포션으로 회복.

       회복 시간을 벌기 위한 동료의 협력.

       적은 협력없이 개개인이 사투를 벌이는 반면, 이쪽은 체계적이었다.

       ​

       솔직히 기대 안 했는데.

       ​

       “생각보다 훨씬 강하네….”

       ​

       “다들 전투만 수백 번씩 치러본 느낌이야. 협력하는 것도 능숙해. 저놈들이 더 성장하면 재밌어 지겠는데?”

       ​

       보다시피 샤엘라도 감탄했다.

       그정도로 친위대는 합이 잘맞았다.

       ​

       심지어 그뿐이면 모르겠는데.

       ​

       탁!! 빠악!!

       카가각!!

       쾅!!!

       ​

       한켠에는 가장 위험한 뼈칼 남자가 시리안과 한창 접근전을 벌였다.

       ​

       진짜는 이쪽이다.

       시리안은 매우 다재다능하다.

       방금처럼 인간의 방식으로 거대 규모의 마법을 사용하질 않나, 내 줄기로 만든 지팡이 하나로 적의 뼈칼을 전부 처내질 않나.

       ​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다.

       원거리든, 접근전이든 그냥 만능이다.

       이번에 강화된 신체는 능히 남성의 괴력을 버텨내는 건 물론, 어느순간부터 여러 능력을 활용해 남성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

       푸화아악!!

       쾅!!!

       “흡!!”

       ​

       뽀족한 줄기 기둥이 솟구치고.

       허공에 생겨난 거대 주먹이 땅을 내리치고.

       ​

       휘리리릭!!

       콰아앙!!!

       “크으으!!”

       ​

       남성의 공격에 방어막이 아닌, 폭풍을 일으켜 검로를 꺽더니 돌진. 이후 지팡이를 창처럼 내지르며 폭발 공격.

       ​

       푸슈슉!!

       푹!!

       “큭!?“

       ​

       공격에 살짝 물러난 남성의 발바닥에서 대지의 창이 솟구쳤고, 시리안은 지팡이를 창처럼 내던져 남자를 공격했다.

       ​

       휘리릭!

       파바박!!!

       ​

       빠르게 회전하는 지팡이는 높은 관통력을 가졌고, 시리안의 마법으로 자유자재로 허공을 비행하며 남자를 공격했다.

       ​

       탓!!

       콰악!!

       콰아앙!!!

       ​

       뒤이어 시리안의 육탄돌격.

       그 양옆으로 나타나 함께 남성을 덮치는 푸른 불덩이 마법까지.

       ​

       팍!!

       촤좌좍!!

       콰과과광!!

       ​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공격이 연속적으로 빠르게 연계되었다. 어떻게 저걸 전부 컨트롤하는 건지 나도 믿기지 않을 정도.

       ​

       단순히 힘이 센 것이 전부가 아니다.

       능숙한 움직임으로 남자의 공격을 전부 맞받아치며, 마법까지 곁들어 몰아부쳤다. 지팡이가 아니라 검을 썼으면, 마검사라 불러도 손색이 없었을 것이다.

       ​

       무엇보다 가장 놀라운 건.

       ​

       “저녀석. 전력이 아니네.”

       ​

       샤엘라의 말대로다.

       시리안은 전력이 아니다.

       땀 몇방울 흘리지 않았으며, 담담하고 차분한 모습이 쭉 유지되었다.

       ​

       즉, 지배자 전력을 압도했다.

       괜히 반신격을 가진 것이 아니었다.

       격은 강함에 상관 없다지만, 대체로 격이 높으면 강하다고 볼 순 있다. 그리고 시리안은 격에 걸맞는 강함을 가졌다.

       ​

       단순히 그뿐인 결과다.

       우린 그저 지켜보았다.

       ​

       우리가 끼어들 일은 오지 않았다.

       ​

       ​

       ​

       *

       ​

       ​

       ​

       파아악!!!

       “큭!!”

       ​

       슬슬 결판이 났다.

       시리안은 비대해진 양분과 마나를 이용해 폭발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

       양분 & 마나는 신체를 순간적으로 강화하는 데 유리했다. 잘 사용하면 스텟을 무시할 수 있단 얘기인데, 신격의 경험이 가진 시리안에겐 크게 어려운 컨트롤도 아니었다.

       ​

       푸욱!!-

       ​

       녀석은 어느새 남성의 중심을 무너트려 가슴 부근에 지팡이를 찌른 다음.

       ​

       콰아앙!!!

       “커허!!?…….”

       ​

       왼손에 줄기를 장갑처럼 덧씌우고 망치처럼 지팡이를 내려쳤다. 굉장한 충격음과 함께 내장이 흩트러진 남성은 피를 뿜었다.

       ​

       꾸욱.

       ​

       그대로 지팡이를 움켜쥔 시리안은 한 발로 남성의 목 부분을 지긋이 눌렀다.

       ​

       [신목님이시여. 적을 생포했습니다.]

       ​

       그 모습이 고고해 보인다.

       전투에선 흩트러지기 마련이거늘.

       시리안에겐 여왕 다운 품위가 엿보인다.

       녀석의 감각을 느낄 수 있는 나도 시리안의 진짜 역량을 파악할 수 없을 정도다.

       ​

       “적 모두 사살했습니다.”

       ​

       마침 친위대도 전투를 끝났다.

       다크 엘프들은 피를 털어내며 시리안 앞에 정렬했다. 300레벨 이상의 강자가 몇몇 있어 고전한 듯했지만, 비약의 효과와 협동으로 무난하게 처리한 것 같았다. 비약을 먹으면 대충 3~400레벨 사이의 힘을 낼수 있는 것 같았다.

       ​

       너무나도 손쉬운 승리.

       당장의 위협은 전부 막아냈다.

       ​

       툭.

       ​

       우리는 녀석들 앞으로 다가섰다.

       시리안은 영광의 승리를 내게 바친다며 한쪽 무릎을 꿇었고, 친위대 또한 마찬가지로 복명하며 무릎을 꿇었다.

       ​

       “일어나. 이건 너희가 잘한 거니까.”

       ​

       당연하게 받아들일 생각은 없다.

       나는 맹목적인 충성보다는 자립성을 가진 쪽을 더 선호하니까. 그리고 칭찬은 원래 눈을 보며 얘기하는 거라고.

       ​

       “시리안. 확실히 넌 강해. 보는 내내 감탄을 멈추지 않을 수 없더군.”

       ​

       “감사합니다.”

       ​

       “친위대도 마찬가지야. 설마 이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졌을 줄은 몰랐거든. 그런데… 너는 몰라도 이들은 어떻게 이런 힘을 낸 거지? 평범한 방법으로 만든 부대는 아닌 것 같은데?”

       ​

       “그건….”

       ​

       “나중에 애기해줘. 뭐라 하려는 건 아니니까. 말했다시피 널 믿고 있다.”

       ​

       “…알겠습니다.”

       ​

       나누고 싶은 얘기는 많지만 여기까지.

       이들을 치하할 시간은 많다. 지금은 할일부터 처리하는 게 맞겠지.

       ​

       고로.

       ​

       “시리안. 여기는 네게 맡길게. 저 지배자는 나중에 심문하고, 벨칸과 동맹에 관해 자세히 대화 나눠봐. 이런 뒤처리는 나보다 네가 하는 게 훨씬 제격일테니까.”

       ​

       “확실히 끝내놓겠습니다.”

       ​

       시리안에게 뒤처리를 맡겼다.

       슬슬 다른 놈도 마무리 해야하거든.

       ​

       “무찬. 이제 뭐 하려고?”

       ​

       마침 가만 지켜보던 샤엘라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어보았다. 정작 녀석은 함께 왕국에 넘어왔으나, 나설 차례는 없었다. 때문인지 살짝 심심해 보였다.

       ​

       그렇다면야.

       ​

       “샤엘라. 같이 가자.”

       ​

       “어디로?”

       ​

       “차원 틈새로. 아까 처들어온 녀석들 가둬놨었잖아. 놈들에게 정보를 얻고 흡수할 거야. 마무리는 확실히 해야지.”

       ​

       “으흠~ 좋아!”

       ​

       현재 드워프 왕국을 침략한 자들은 차원 틈새에 꼼짝 없이 갇혀있다. 약한 놈들은 벌써 죽었을지 모르지만, 지배자급이었던 놈들은 전부 살아서 손가락만 빨고 있을 것이다.

       ​

       할 거면 확실히 해야 한다.

       드워프는 다크레아의 동맹이다.

       여기서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하면 왕국은 다시 위험해질 수 있다.

       ​

       처들어온 이유.

       이곳을 알아낸 방법.

       위치 정보가 새어나간 범위.

       그 모든 것을 특정해 벨칸과 논의하고 해결 방법을 찾을 것이고, 만약 무리라고 판단되면 최후의 수단으로 아예 드워프들을 다크레아로 대피시킬 생각도 있다.

       ​

       그러니 어디 한 번 알아보자고.

       침략자들이 뭐하는 놈들인지.

       ​

       ​

       ​

       *

       ​

       ​

       ​

       스륵.

       ​

       나는 샤엘라와 함께 공간을 넘었다.

       이번 작전을 펼치며 나는 세계수 집에 만들어 뒀던 차원줄기를 꺼냈었고, 적을 납치한 곳에 함께 밀어넣었다.

       ​

       차원줄기는 피뢰침이다.

       덕분에 가둬 둔 적을 만나러 갈 수 있다.

       본래라면 무한히 넓은 공간에서 그들이 있는 위치를 특정해 찾아내는 건 불가능하지만, 차원 줄기가 있다면 어렵지 않다.

       ​

       다만.

       ​

       후우욱!!

       ​

       공간을 넘자마자 한 남성이 두 팔을 거대하게 부풀리며 달려들었다.

       ​

       ‘네놈이 날 가둔 놈이구나!!’

       ​

       라고 외치는 듯한 눈빛.

       지배자 급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근접했다고 볼 수 있는 강자였다.

       ​

       그에 나는 한 손을 뻗었다.

       ​

       울렁울렁.

       ​

       공간 압축.

       그리고 발사.

       ​

       후우웅!!

       퍼억!!

       “쿠헉!!?”

       ​

       일렁이는 공간이 남자의 몸통에 명중했고, 그순간 공간이 파형으로 울렁이며 남자의 전신이 물결처럼 찌그러졌다.

       ​

       샤르륵!!

       파아아아!!!

       ​

       중력파가 발산된다.

       강력한 충격이 사방으로 뻗었다.

       이곳엔 공기가 없어 크게 타격감 있는 소리가 나진 않았지만, 신기하게도 식물의 감각으로는 매질 없이도 들을 수 있었다. 그냥 공간 자체가 내게 매질인 것 같았다.

       ​

       “쿠륿…….”

       ​

       폐의 마지막 공기가 빠져나온 듯한 신음.

       남자의 전신이 일그러지고 펴지며 모든 장기와 뼈가 파괴되었다. 

       ​

       초점이 올라간다.

       그대로 죽은 듯했다.

       ​

       [오. 무찬. 뭐냐 그건? 힘좀 쓰는 녀석 같았는데 한 방에 처리했잖아?]

       ​

       옆에 함께 온 샤엘라가 감탄했다.

       녀석은 내 몸에 일렁이는 초록빛 신성을 훑어보고 있었다.

       ​

       공간을 이용한 공격.

       재밌게도 본체를 완성하고 신성을 제대로 다루기 시작하며 공간을 지배하는 듯한 감각이 생겼다. 덕분에 이런 작전을 펼친거고, 마찬가지로 공격에 쓸 수도 있었다.

       ​

       내 신성의 힘중 하나겠지.

       공간을 지배하는 능력이랄까.

       ​

       하지만.

       ​

       [운이 좋았을 뿐이야.]

       ​

       이건 운이 좋은 거다.

       첫째로 적은 공기와 발 디딜 곳이 없나 제대로 힘을 내지 못했다.

       ​

       둘째로 이건 ‘방어 무시’ 공격이다.

       공간을 찌그러트리는 데, 몸이 단단하고 말고가 소용이 없다.

       ​

       셋째로 남자는 나를 만만히 봤다.

       사실 내 공격을 피하는 건 어렵지 않다.

       하지만 나는 여기 오기 전에 챠니의 저주로 내 힘을 숨겼고, 남자는 날 만만히 보고 공격을 피하지 않고 달려들었다. 즉, 남자가 지옥 불구덩이 제발로 뛰어든 것이라고 보면 된다.

       ​

       그래도 만족한다.

       ​

       ‘지배자를 죽일 공격력을 얻었군.’

       ​

       카운터를 꽂을 수 있다면, 단번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 그리고 난 아직 육체의 성능을 제대로 써보지도 않았다.

       ​

       차차 알아봐야겠지.

       내 힘이 어느정도인지는.

       ​

       슥.

       ​

       우선 주변을 쓸어봤다.

       이곳은 적들이 맨 처음 넘었던 포탈로 약 50~70명이 납치된 곳이다. 다른 무리와 일부리 분리시켜 전력을 약화시켰고, 한 무리씩 정보를 캐낼 생각이었다.

       ​

       다만, 대부분 이미 죽어 있다.

       ​

       방금 달려든 녀석은 물론.

       50구 넘는 시체들이 떠돌고 있다.

       이곳은 매우 차갑게 얼어붙은 공기 없는 무중력 공간인지라, 4~500레벨은 될법한 뛰어난 육체거나, 공간의 압박을 버틸 재주가 없으면 꼼짝없이 죽을 수밖에 없다.

       ​

       살아 있는 놈들은 대략 5명 정도.

       ​

       [또 신기한 것….]

       ​

       [응?]

       ​

       그중 한명이 뒤쪽에 나타났다.

       슬쩍 뒤를 바라보니, 방금까지 차원문이 있던 자리에서 보라색 머리 마법사가 우릴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

       지배자급 전력이다.

       다만, 분위기가 생각과 다르다.

       적대하기는 커녕, 호기심이 가득한 시선으로 우릴 살피고 있었다.

       ​

       [지팡이에서 사람이 나왔어. 길게 늘어져 일그러진 원으로 다른 곳과 연결되었어. 알 수 없는 원리. 어떻게 한 거야?] 

       ​

       자기 상황을 알기는 하는 걸까.

       차원을 열고 나타난 우리 모습에 호기심을 느끼고 그리 물었다.

       ​

       [뭔가 이상한 놈이네.]

       ​

       샤엘라의 말대로다.

       이런 상황에 저리 태연한 것만 봐도 이상한 놈인 건 틀림 없다.

       ​

       우선 상황을 각인시켜야겠지.

       ​

       [지금 네 상황을 모르는 건가? 너흰 멋대로 침입하고 붙잡힌 상황이다. 네 목숨이나 걱정해야 할 텐데?]

       ​

       [아!…… 살려줘.]

       ​

       [응?]

       ​

       갑자기 뭐하는 짓일까.

       여성은 발 디딜 수도 없는 무중력 공간에서 무릎 꿇고 무덤덤하게 빌었다.

       ​

       

       ​

       [지금 죽기엔 알고 싶은 게 너무 많아. 살려줘. 원하는 거 전부 들어줄게.]

       ​

       조금 당황스러웠다.

       싸움을 각오했었는데… 이놈이 시작도 전에 항복해버렸다.

       ​

       생각보다 더 이상한 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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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roken Goddess Tries to Raise Me

The Broken Goddess Tries to Raise Me

망가진 여신이 나를 키우려 한다.
Score 8
Status: Ongoing Author:
I have become the World Tree that the goddess is obsessed with. I ended up taking care of the broken goddess, and at some point, she started exerting her strength to raise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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