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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85

       

        

        

        

        

       “응, 이거 맛있다. 근데 유진 쌤은 못 먹죠? 히히. 제가 유진 씨 몫까지 다 먹어드릴게요.”

        

       “언박싱 영상 안 보셨나보네.”

        

       “앗.”

        

        

        

       -뭐지? 고양이라서 목숨이 9개라 유진한테 깝추는 것인가? 후환이 두렵지 않은 거신가?

       -아 ㅋㅋ 목숨 9개면 도끼질 9번만 하면 된다고 ㅋㅋㅋㅋ

       -무슨 유진이 피에 미친 광전사인줄알아 이쉑들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엥? 아니엇슴? 대충 그 비슷한건줄ㅎㅎ

       -으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겁이 많이 사라졌구나.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오늘따라 하모니의 애교 아닌 애교가 심하다. 내가 이 자리에 진짜로 있었으면 볼따구를 양쪽으로 잡아 주욱 늘려주었겠지만…뭐어, 훗날을 기약하도록 하자. 기회는 많으니까.

        

        아무튼 하모니는 테이블에 앉아 뒤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있었다. 아침부터 이런저런 준비를 하고 용산에 오느라 한 끼 식사를 걸렀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대회 시작은 오후 1시부터였고, 현재 시간은 12시 1분이었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는 충분했다.

        

        

        편의점에서 간소하게 음식을 산 하모니가 입 안에 빵빵하게 면발을 빨아들였다. 송출 시점은 나였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니, 내 1인칭 시점이 시청자들이 보는 모습과 똑같았다. 마치 살아있는 카메라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

        

        사람의 몸을 버리고 기계 신체로 갈아타면 이런 느낌이려나 모르겠다.

        

        

        

       “…아무튼, 뜬금없이 살아있는 송출캠 역할도 하게 됐는데, 만약 시점이 이상하다면 언제든지 말해요.”

        

        

        

       -정면시점이 이상해요 고개 돌려서 엉덩이 보여주세요!!!!!!!

       -꼬리!!!!!!!!!!!!!!!

       -유진아 이거 이상하다 꼬리가 없다 유진아

       -아 아무튼 이상하다고 뭔가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충 아무데나 트집잡기 ON

        

        

        

        으휴.

        

        주먹이 운다.

        

        그건 둘째치고 하모니는 예전보다 먹성이 많이 늘었다. 주전부리를 많이 먹는 잘못된 습관 대신, 원하는 걸 적당히 먹어도 좋으니 운동을 열심히 하고 정해진 식사 시간을 준수하라고 몇 번이나 쪼아댄 보람이 있다.

        

        이전에 비해서 허리도 펴지고, 얼굴의 살도 좀 빠졌다. 그래도 지금 입 안에 구겨넣고 있는 게 컵라면에 핫바, 냉동만두라는 게 조금 그렇긴 한데. 내가 아바타-투영이 아니라 진짜로 있었다면 하모니를 데리고 제대로 된 곳을 데리고 갔을 것이다.

        

        하모니 역시도 그런 내 은근한 눈빛이 부담스러웠는지, 반쯤 변명 아닌 변명을 덧붙였다.

        

        

        

       “아, 가끔씩 이런 정크푸드가 몸에 땡길 때도 있잖아요. 히히.”

        

       “아무 말도 안 했어요.”

        

        

        

        그러자 하모니는 꽤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눈빛으로 때리기라도 했나보다. 실제로 다들 날 그 정도로 부담스러워하는 감이 없잖아 있기 때문에 내 과실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뭐어, 이런 걸 먹을 바엔 아까도 말했듯 좀 더 괜찮은 걸 먹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도 이해하지 못할 건 아니다. 이런 음식들은 또 나름의 맛이 있지. 그렇다고 삼시세끼 먹을 만한 건 당연히 아니기도 하고.

        

        게다가 지금은 그것보다 조금 더 골치아픈 상황이 있었다.

        

        

        

       “아, 혹시 하모니…? 유진!?”

        

       “와, 미쳤다! 진짜 팬이에요! 우와!”

        

       “아하하, 감사합니다. 대신 조금만 목소리를 낮춰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팬들.

        

        원했느냐 원하지 않았느냐를 엄밀히 따진다면 후자를 선택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능성을 배제한 건 아니었다. 애초부터 그게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아주 잘 염두하고 있었고 –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어떻게 팬들을 한 명도 안 만날 수 있을까.

        

        어쩌면 당연하게도, 하모니가 홀로그램 투영기 소유권을 임시로 넘겨받은 후 그것을 작동하기 전까지 나 역시 그녀의 방송을 보고 있었다. 바깥에 빽빽하게 모여있는 수많은 관객들을 보고 있노라면 나조차도 당황스러웠으니. 그런 이들이 하모니와 내게 한 명도 안 다가온다 할 수는 없지.

        

        달가운지의 여부를 묻는다면 글쎄라고 답할 것 같긴 하지만, 나 역시 이제는 인플루언서였다. 단 한 명의 팬들에게도 신경써야만 하는 입장이란 소리였다.

        

        

        여하간, 이 부분에선 홀로그램이라 다행이었다.

        

        왜냐면 하모니는 열심히 사인하고 사진도 찍어주고 있었거든.

        

        

        

       “…자아, 여기요. 오늘 경기 재밌게 보고 가세요!”

        

       “감사합니다! 유진 님도 오늘 경기 힘내세요!”

        

       “응원 감사합니다.”

        

        

        

        악수도 사인도 뭣도 못한다는 걸 알게 되면, 사람들은 참으로 아쉽다는 표정과 한 마디를 남긴다. 하모니는 이곳에 직접 몸을 이끌고 왔으니 그 여파를 고스란히 얻어맞는다. 그래야 수지타산이 맞다는 듯.

        

        그래도 응대보다는 식사가 더 중요한 시점이었으니, 하모니는 방송에 ‘식사가 끝날 때까지만 조금 기다려주세요’ 하고 덧붙였다. 효과는 상당했다. 이전에 비해 다가오는 사람의 수가 확연히 줄어든 것이었다.

        

        그제야 다시 편히 대화가 이어졌다.

        

        

        

       “오늘 컨디션은 어때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야 언제나 평상운전이죠. 딱히 컨디션이 나쁘거나 하지는 않네요. 게다가 가상현실에서는 그런 조건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어쨌든, 평상시랑 같다는 건 항상 보여주신 것처럼 잘 하실 수 있단 거네요! 응원할게요!”

        

       “…네. 대충 그런 걸로 하죠.”

        

        

        

        저 정도면 그래도 민감한 발언까지는 아니니 적당히 고개를 끄덕였다. 스트리머이지만 동시에 국가대표라는 입장이니 타국 선수들에 대한 비하 발언이 나오지 않도록 언제든지 조심해야 했다.

        

        어느덧 시간이 오후 1시에 가까워진다. 쓰레기를 전부 갖다버리고 테이블 위도 깨끗이 치운 하모니가 제법 볼록해진 배를 부여잡고 깊게 들숨과 날숨을 반복했다. 이전에 비해서는 배가 조금 더 들어간 모양이다.

        

        그녀 역시도 몇 번이나 숨 쉬는 걸 반복하다 나와 눈이 마주친다. 이내 작게 웃었다. 뭔가 바라는 듯한 표정이었기에 듣고 싶은 말 한 마디 정도는 덧붙여줬다.

        

        

        

       “이전보단 몸이 많이 가벼워졌네요.”

        

       “그쵸? 역시 유진 씨. 눈썰미가 좋으셔. 두 달만에 5kg 빠졌어요. 체지방 비율도 엄청 내려갔구요.”

        

       “좋아요. 최종 체지방 목표는 20%으로 잡아봅시다.”

        

        

        

       -방송하고있는거 맞지 이사람들?

       -왜 둘만 알콩달콩하게 대화해!!!!!!!!!!!

       -어라…우리…버려졌어…????

       -아 시청자가 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흥 유진이 그렇게 좋으면 가서 결혼하든가!!!!!!!!!

        

        

        

        아휴.

        

        채팅창이란…뭐라고 해야 하나, 진짜 손 많이 가는 어린이들을 보는 듯한 느낌이라고 이해하면 편하지 않을까. 잠시 안 본다고 멋대로 한 글자 채팅 줄세우기를 하고 있지를 않나, 땡깡을 부리지 않나. 분탕들은 자동으로 퇴장되니 크게 문제는 없긴 했지만.

        

        자잘한 것들은 하모니에게 맡기면 되겠지.

        

        현재 시간은 오후 12시 30분이었으니, 나 역시도 슬슬 가봐야만 할 곳이 있었고.

        

        

        

       “그럼 저는 슬슬 가볼게요. 좌석이 굉장히 앞쪽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따가 만나요. 손은 흔들어줄게요.”

        

       “앗, 가시나요? 이제 슬슬 본업으로 돌아가시는 건가요?”

        

       “이것도 본업이고, 대회 활동도 본업이죠. 그렇게 말하면 오해를 살 수도 있어요.”

        

       “히히.”

        

        

        

       -뭐?유진앞으로방송안한다고?(난청)

       -읏차 방송해달라고 드러누울 때인가?

       -미친새기들밖에 없어 아주그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ㅋㅋ 좋다 청개구리기질 발동한다 ㅋㅋ

       -하모니쉑 은근슬쩍 맥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느덧 그러는 사이 주 경기장에 도착했다.

        

        1만 석이라는 규모에 걸맞는 거대한 크기. 심혈을 다한 근미래적 디자인과 벽 곳곳에 매달린 여러 개의 초대형 스크린. 그리고 선수들을 소개하기에 안성맞춤인 탁 트인 중앙 무대까지 – 그리고 저 천장 모두가 전부 스크린 패널이다.

        

        설령 용산에 직접 오지 않고 VR로 접속할 수 있도록, 그리고 이곳에 직접 행차한 모든 이들이 수십만 명과 함께 경기를 관람하는 듯한 기분을 맛볼 수 있게끔, 가상현실을 현실 위로 구현한다.

        

        점잖게 표현하면 일종의 현금술이었다.

        

        

        어깨라도 툭툭 쳐준 뒤 작별을 하고자 했지만, 아쉽게도 여기까지인 모양이다. 오만가지 주전부리를 들고 하모니보다 먼저 온 이들이 바글바글하게 모인 경기장을 마지막으로 시야에 담았다.

        

        마지막 인사는 짧았다.

        

        

        

       “다녀오세요.”

        

       “다녀올게요.”

        

        

        

        이제부터는 화약과 선혈의 시간이었다.

       

         

        

        

        

        

        

        

        

        

        

        

        

        

        

        

        

       “드디어 이 날이 도래하고야 말았습니다, 드디어 여러분들이 고대하던 아시아 예선전이 다가왔습니다, 여러분! 이 자리를 위해, 그리고 이 자리에 모인 모든 분들을 위해 큰 박수로 화답해주시기 바랍니다─!!!”

        

        

        

        와아아아아!

        

        가상현실에서는 의도적으로 배제되거나 조정되었던 열기와 땀, 그리고 귀청이 떨어질 것만 같은 거대한 함성과 박수 소리가 일체의 제한 없이 풀려나, 사나운 야생마처럼 벽면에 부딪혀 이리저리 튀어다닌다.

        

        환호성이라고 하기엔 굉음에 가까웠다. 1만 명이 한 번에 내지르는 고함이란 이토록 거대한 것이었다. 아직 프로게이머들의 소개가 시작되지조차 않았기에 중앙 무대의 한가운데에는 오로지 한 명의 사회자만이 존재하는 상황. 그렇기에 쏟아지는 함성의 무게는 온전히 그만을 향해 쏠린다.

        

        몸이 찌릿찌릿해지고, 숨이 거칠어지며, 자동으로 뒷목의 털이 몽땅 솟아오르는 듯한 기분이 든다. 긴장과 두려움, 짜릿함과 직업의식 등등이 제멋대로의 비율로 혼합되어 당사자조차 알 수 없는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하던 대로, 그리고 몸이 기억하던 대로. 그는 프로페셔널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정말로 오랜 기다림이었습니다. 이곳에 모인 분들의 열렬한 성원에 뼛속까지 저릿저릿해지더군요. 오늘 이 자리에 와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마찬가지로, 이 자리에 설 수 있어서 정말 영광입니다. 하지만 이젠 이번 아시아 예선전의 또 다른 주역인 분들을 소개해야겠지요.”

        

        

        

        그와 동시에 뿜어지는 화염.

        

        그로부터 연상되는 두 명의 인원.

        

        

        

       “이번 아시아 예선전의 큰 역할을 맡아주실 캐스터와 해설 분들을 여러분들에게 소개합니다!”

        

        

        

        웅장함이란 걸 음악으로 표현한다면 이런 느낌일까.

        

        귀 뿐만이 아니라 신체 그 자체를 덜덜 떨리게 만드는 진동이 섞인 BGM과 함께, 캐스터와 해설 특유의 복장을 입은 두 명의 인원이 열린 무대 사이의 계단을 통해 내려왔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 뒤를 뒤따르는 열 명 가량의 인원 역시도 이들과 동일한 캐스터와 해설이었다.

        

        도합 열네 명. 시청자들의 볼거리를 책임지는 화면에 중계라는 이름의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는 – 어떻게 보면 이런 대회에 있어서 결코 누락될 수 없는 필수적인 인원들이 위풍당당하게 무대에 올랐다.

        

        재차 쏟아지는 함성과 박수.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전부 낯익은 이들이었다. 그렇기에 소개는 그리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 상기 말했던 이유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메인 디쉬는 따로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걸 증명하듯 사회자의 목소리가 또다시 높아진다.

        

        

        그들의 차례였다.

        

        

        

       “자아, 이제부터는 여러분들이 그토록 고대하던 바로 그 시간입니다! 오늘 한국의 이름을 걸고 이틀 동안 모든 역량을 다해 분투할 한국 국가대표를 모시겠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너나할 것 없이 숨가쁜 고성이 목구멍에서부터 터져나왔다.

        

        굳게 닫혀있던 중앙 무대의 메인 게이트 주변에서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불꽃과 스파크. 눈부신 조명들이 몇 번이고 어지럽게 반짝이며 빛을 토해내는 가운데, 공기가 빠지는 듯한 소음과 함께 문이 양쪽으로 열렸다.

        

        

        한 발자국.

        

        내딛음과 동시에 환호가 인다.

        

        두 발자국.

        

        만 명에 달하는 관객 전원이 두 눈으로, 또는 눈 앞에 띄워진 홀로그램 화면을 통해 스무 명의 인원이 위풍당당히 걸어오는 것을 망막에 담는다.

        

        그 다음, 세 발자국.

        

        관객이 환호하면, 국가대표들은 주변으로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굳은 표정을 한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전의가 서린 눈빛이 1만 명, 그리고 그 수십 배에 달하는 인원들의 중압감을 정면에서 이겨내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와중, 결코 눈을 뗄 수 없는 광경이 이어진다.

        

        누가 보아도 이색적이라고 할 수 있는 두 명. 뱀 꼬리를 살랑거리며 둔중히 걸어내려오는 최전열의 한 명과, 그 뒤를 따라 익숙하다는 듯 주변에 손을 흔드는 다른 한 명.

        

        아직 세간에 정체가 공개되지 않은 두 명은 역설적으로 그 뒤를 따르는 열여덟 명의 프로게이머들보다 몇 배는 이목을 끌었다 – 그리고 그들 전체를 눈에 담을 만한 이들은 두 명의 정체가 무엇인지 모를 수가 없었다.

        

        

        유진과 다이스.

        

        최전선에서 한국 국가대표를 견인하는 두 축이었다.

        

        

        

       “다음은 이번 아시아 예선전의 참가국을 대표하여 먼 곳에서부터 한국에 와주신 러시아, 일본, 중국 연방, 그리고 대만의 국가대표 분들을 소개하겠습니다! 큰 박수로 환영 부탁드립니다!”

        

        

        

        환호가 일렁인다.

        

        이번에는 홀로그램 패널 건너편으로부터 들려오는 육성. 각 패널의 화면이 바뀌며 사회자가 언급했던 나라들 출신의 시청자들이 보여진다.

        

        그 사이 닫혔던 중앙 무대의 문이 다시금 열린다. 가장 먼저 소개를 받은 한국 팀은 이미 바닥에 표기된 라인을 따라 할당된 섹션으로 향해, 사전에 설치된 의자에 앉아 이들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렇게 러시아, 일본, 중국, 대만까지 전부 제자리를 찾는다.

        

        도합 백 명이 크나큰 중앙 무대 위에 모두 자리를 잡고 나서야 사회자의 말이 이어졌다.

        

        

        

       “아시아 예선전의 규칙은 사전 선발이 없단 점을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이곳에 모인 모든 분들이 겪었던 국가대표 선발전과 동일합니다. 이 점을 양지하시기 바라며, 현 시간부로 맵 추첨을 시작하겠습니다!”

        

        

        

        허례허식은 그다지 없었다.

        

        거창하거나 눈이 즐거워지는 화려한 추첨판도 없었다. 그저 통보하듯 나타난 맵의 모습이 100명, 그리고 그 뒤의 수백만 명의 시야에 비춰질 뿐.

        

        

        첫 번째 맵은 칼라만스크 핵폐기물 처리장이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두 판 정도가 진행되었을까.

        

        

        

       ───스윽!

        

       “…?”

        

        

        

        이놈도.

        

        

        

       ───타다닷!

        

       “…쓰읍.”

        

        

        

        저 놈도.

        

        내 입장에서는 충분히 교전 거리라고 생각될 정도의 지점에서 마주친 적들은, 하나같이 그녀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발을 뺀다.

        

        심지어는 어쩌다가 마주한 이들조차 교전 반경을 넓혀 주변에 어그로를 핑퐁하는 식으로 – 소위 말하는 ‘전술적 후퇴’를 고집할 뿐.

        

        

        반드시 해야만 하는 교전이라고 여겨지면 어떻게든 적의 목숨을 거두었지만…그래.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 시점에서 나는 말 그대로 기피되고 있었다. 적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교전의 리스크가 과도한 탓에 섣불리 도박을 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거겠지.

        

        이곳은 아시아 예선전이라는 무대였으니까.

        

        

        

       “…흐음.”

        

        

        

        하지만, 당연하게도. 그게 마음에 든다고 한 적은 없었다.

        

        그리고 내가 취할 수 있는 교전의 형태는 하나가 아니었고, 이는 교전 중에도 얼마든지 수정 가능했다. 이 시점에선 다시 파밍을 해야 했지만 그리 어려운 건 아니었다.

        

        신체 대부분을 보호할 수 있는 두터운 방탄복이 아니라, 오로지 중요한 부분만을 가리는 헥사그리드 플레이트. 무겁고 한 발의 대미지가 높은 지정사수소총 대신 발사속도가 높은 평범한 총 한 자루. 구경이 뭐건 크게 상관은 없었다.

        

        빠르게 영점을 조절한 후 탄창을 삽입했다.

        

        

        

       ───철컥!

        

        

        

        적이 나를 피한다면, 내가 적을 찾아가겠다.

        

        압박에서 ‘사냥’으로 전술을 바꿀 시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은 제 생일입니다

    짝짝짝짞작

    그럼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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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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