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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86

       *** ***

         

       시간은 쏜살같이 흘렀다.

         

       “이곳! 여기 있는 이 병기관리대는 뮈야!”

         

       “지난달에 언젠가 재활용한다고 보급관님이 두라고 하셨습니다!”

         

       “치워! 황녀님이 방문하시는데 이런 더러운 걸 내버려 두다니!”

         

       “충!”

         

       유야 공주의 방문, 그러니까 이번 기수 금의위 부대별 선발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 금의위부는 막바지 단장에 한창이었다.

         

       “청소해!”

         

       “버려!”

         

       “수리해!”

         

       금의위부 전체가 때아닌 꽃단장을 하느라고 들썩거리는 상황. 송안성 역시 그 진두지휘 때문에 하루종일 금의위부를 뛰어다녔다.

         

       “아니, 창고에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 말이 되나? 장부상으로는 지금 3할은 비어 있어야 한단 말일세.”

         

       “그것이…아무래도 장부에 잡을 수 없는 잡다한 물건들이..”

         

       “당장 정리하게. 장부에 잡히지 않은 물건들이 대체 뭔가? 자잘한 것들은 기입하지 않은 행정관들의 게으름의 산물이 아닌가? 행정관들에게 오늘 밤을 새서라도 내일 아침까지 싹 다 기입하라고 정리하고 전하게!”

       

       “충!”

         

       송안성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금의위부 전체를 들쑤시니 해묵은 잔재들이 우수수 튀어나왔고 그 사이에서 계속해서 일거리가 떨어지니 당연히 머리가 아플 수밖에.

         

       ‘잠깐 머리 좀 식혀야겠군.’

         

       물론 머리를 식힌다는 것이 쉰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현재 금의위부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훈련소에 가서 동향을 지켜 볼 생각이었다.

         

       금의위부 전체가 요동치며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었지만 지금 이 금의위부에서 가장 열기가 뜨거운 곳이라면 비단 금의위 훈련소일 수밖에 없었다.

         

       모두가 교관의 열정적인 지도를 받으며 막바지 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음.’

         

       송안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모의전 전만 해도 어느 때의 기수보다 평균적인 역량이 떨어지던 기수였지만 모의전을 기점으로 어느 기수들보다 열정적으로 훈련에 임한 결과가 펼쳐지고 있었다.

         

       어느 기수에 비교해도 부끄럽지 않은 훈련병들의 모습.

         

       물론 그렇게 잘 단련된 훈련생들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이들이 있었으니.

         

       “3, 6, 9에 구령을 붙이지 않습니다. 알겠습니까?”

         

       “악!”

         

       “8번 동작 준비!”

         

       “아악!!”

         

       여전히 구르고 있는 십이 번대였다.

         

       방금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던 송안성은 근심걱정 어린 표정으로 바뀌어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십이 번대의 역량은 누가 봐도 다른 부대들보다 몇 수 위였다.

         

       모의전 이후에 다른 훈련부대들이 이를 악물고 십이 번대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했지만 다른 부대들이 막 달리기 시작할 때 십이 대의 성장속도는 이미 가속도가 붙은 상태였다.

         

       다른 부대의 성장 속도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이미 탄력을 받은 십이 부대의 성장속도는 다른 부대들과 궤를 달리했다.

         

       십이 부대는 누가 봐도 우승후보였다.

         

       ‘외부고문께서는 어쩌시려고 저러는지 모르겠군.’

         

       호천안의 명성 떨구기 작전은 황명으로 인해 시작된 일이었다. 비록 그 황명이 비공식적이긴 일이긴 하나 황명은 황명. 호천안은 그런 황명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 셈일까.

         

       송안성은 멀리서 호천안을 바라보았다. 이미 몇번이나 이야기를 해 보았지만 호천안은 본래의 목적을 잊지 않았다는 말만을 반복할 뿐.

         

       답답한 마음에 송창식에게도 하소연을 해보았지만, 제독인 송창식 역시 여상한 태도로 외부고문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말만 입에 담을 뿐이었고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뭐, 본인의 결정이니…”

         

       송안성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설득은 할 만큼 해 보았으니 이제와서 다시 이야기하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그런 시간 낭비를 감행하기에는 지금 송안성은 너무 바빴다.

         

       “다음은 부대별 시험장 점검인가…”

         

       머릿속에 산더미처럼 떠오르는 점검 사항들을 생각하며 한숨을 쉰 송안성은 발걸음을 옮겼다.

         

       절반의 훈련생들이 탈락하는 조별 시험이 다가오고 있었다.

         

       *** ***

         

       칠요 속성의 영약.

         

       일월화수목금토.

         

       일(日), 양속성 영약은 점창파에서 해결했다.

         

       월(月), 음속성 영약은 황금가의 몰수재산으로 해결했다.

         

       화속성 영약은 이제 점창파에 돌아가서 받으면 되고.

         

       수속성 영약은 화리의 내단을 합성해서 해결했고.

         

       목속성 영약은 산적에게 털렸던 상단에서 구매했고.

         

       금속성 영약 역시 황금가의 몰수재산에서 해결했다.

         

       그리고 오늘 칠요속성의 마지막 조각이 될 토속성 영약을 구하기 위해 황궁비고를 방문했다.

         

       결국 심상서고를 익히는 기간동안 짬을 내지 못해서 이렇게 마지막 주가 되어서야 황궁비고를 방문할 수 있었다.

         

       황궁 비고에 대해서는 많은 기대를 했지만 내가 비고에 들어가는 일은 없었다.

         

       보통 무협지에서는 보통 비고 안을 거닐면서 호화찬란한 보검과 영약들 사이에 왜 있는지 모를 똥칼을 집어 나오는 이벤트를 겪고는 하지만…

         

       무림천하에서 마주친 현실은 입구의 접견실에서 대기하며 비고관리인이 내가 원하는 물건을 찾아 올때까지 기다리는 처지였다.

         

       “만년정토(萬年淨土)로 만든 환단입니다. 가장 확연한 토속성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렇군요.”

         

       비고관리인의 말에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흙 그 자체이니 당연히 10할 토속성이겠지. 15살 호천안이 되어 비렁뱅이 생활을 할 때도 흙은 퍼먹은 적이 없었는데 절정고수가 되기 위해서 흙을 퍼먹어야 한다니.

         

       이로써 알현의 보상으로 받았던 두 개의 패를 다 사용했다.

         

       품 안에 넣고 다니기에는 부담스러웠던 크기의 두 패가 모두 사라지자 홀가분했다.

         

       “축하해요 선배. 점창파에서 영약을 떼어먹을 리는 없으니 이제 칠요 속성 영약을 모두 모았군요.”

         

       “고맙다.”

         

       이제 흑묘는 면사를 쓰고 있는 것과 눈의 기운을 제어하는 것에 완벽히 익숙해졌다. 면사를 쓰고 있음에도 한 치의 빈틈을 보이지 않는 식사법을 익힌 것이다.

         

       이제 흑묘도 평범하게 면사를 쓰고 여행할 수 있겠지.

         

       “내일이면 금의위 교관도 끝인가요?”

         

       “완벽하게 마무리 되려면 시험이 끝나고 배속까지 봐야지.”

         

       “흐음.”

         

       오늘부로 4주간의 훈련 일정은 모두 끝이 났다.

         

       내일은 훈련생들의 등락이 결정되는 시험을 치르는 날이고.

         

       시험이 끝나는 즉시 등락은 결정될 테지만 교관의 임무는 거기서 끝이 아니다. 등락이 결정된 훈련생들이라고 해도 최장 일주일 정도는 이래저래 챙길 것들이 있다.

         

       1차로 능력 시험, 2차로 부대별 훈련과 단체 시험, 3차로 연수과정을 수료하면 정식 금의위가 된다.

         

       이 3차 연수과정이 시작하기 전까지 교관들은 훈련생을 관리해야 한다. 합격하면 훈련생들을 관리해야하고 탈락한다고 하더라도 탈락한 대로 할 일들이 있다. 훈련생들을 지방으로 돌려보내거나 황군이 되도록 설득한다던가. 행정 처리를 한다던가.

         

       “유야 공주님도 오실 테니 처신 잘 하시고. 너무 친근하게 대하면 큰일 난다고요?”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흑묘가 날 도박장에 끌고 간 날. 도박이 끝나고 두 사람은 날 떼어놓고 한참을 쑥덕였다. 아마 그때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아마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지 않았을까. 그때까지만 해도 흑묘는 혁기린이 그냥 황족 중 한 명이라고만 알고 있었을 텐데 지금은 명확히 공주라고 인식하고 있으니까.

         

       그렇다면 그때 흑묘 역시 혁기린에게 자신의 비밀을 털어 놓았을까. 월복당이라던가 태음지체라던가 그런 사정을 털어 놓았을지 궁금했다.

         

       “혁기린 대협과는 어디까지 이야기 한 거야?”

         

       “그건 선배는 몰라도 돼요. 여자들끼리의 비밀이니까!”

         

       “그래, 알았다. 알아서들 해라.”

         

       지난 4주간 가끔 물어보았지만 흑묘는 철벽을 치며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다.

         

       “쓸데없는 데 신경쓰지 말고 선배는 내일 일에나 집중해요!”

         

       괜히 물어봤다가 잔소리만 들었다.

         

       “내일이라….”

         

       그래. 내일 중요하긴 하지.

         

       한 달이라는 시간을 투자한 결실을 수확하는 날이니까.

         

       “그래. 내일은 중요한 날이니까 빨리 올라가서 영약이나 흡수해야겠다.”

         

       “선배…그게 중요한 날에 대한 취급인가요?”

         

       흑묘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날 타박했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구르기 시작한 주사위가 멈출 때까지 기다리기만 할 뿐.

         

       결과는 이미 나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니 이제는 다음을 준비해야지. 하루라도 빨리 영약을 흡수하는 길이 미래를 대비하는 길이다.

         

       “흙 퍼먹고 잔다.”

         

       “…뭐요?”

         

       흑묘에게 한 줄기 의문을 선사해 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

         

       “공주마마 납시오!!”

         

       “모두 고개를 숙이시오!!”

         

       시험장에 있는 모두가 일제히 부복했다.

         

       사박. 사박.

         

       천 명이 넘는 사람이 있음에도 숨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정적이 흐르는 와중 황금 융단을 밟는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그 소리는 단상에 있는 상석에 닿을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제독.”

         

       “충! 금의위 제독 송창식! 공주마마의 부르심에 응하옵니다!”

         

       “금의위에서 이리 본인을 환대해 주니 참으로 기쁩니다. 금의위의 노고가 염려되니 예를 거두도록 명을 내리세요.”

         

       “모두 기상!”

         

       “충!”

         

       훈련병이고, 교관이고, 금의위고 모두 떨리는 마음을 안고 차렷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유야 공주를 목격하고는 속으로 감탄사를 토했다.

         

       화려한 금빛 의상과 온갖 호화로운 장식을 두르고 있는 유야 공주. 옷이며 의상이며 사람을 압도하기에 충분한 힘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보다 먼저 느껴지는 것은 따스함이었다.

         

       좌중을 압도하는 기세와 공존하는 포용력. 강렬하다고 하기에는 부족하나 사람들의 마음에 스며들어 좋은 인상을 남기기에는 충분한 모습이었다.

         

       유야 공주는 가벼이 미소 지으며 천천히 훈련병들과 교관 그리고 금의위를 둘러 보았다. 한 순간 유야 공주와 호천안의 눈이 마주쳤다가 자연스럽게 흩어졌다.

         

       “금의위들은 물론이고 훈련병들의 기세조차 이리 헌양하니 참으로 마음이 놓입니다.”

         

       “충! 공주님의 칭찬 그야말로 광영이옵니다!”

         

       “추웅!”

         

       “후후, 본인이 길게 말하는 것은 좋지 않겠지요. 훈련생들의 땀과 노력의 결실을 지켜보겠습니다. 모두 최선을 다해 주세요.”

         

       “충!”

         

       공주님이 지켜 보신다는 사실에 사기가 잔뜩 오른 훈련병들이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 대대를 막론하고 훈련병들의 얼굴에 굳은 각오가 서렸다.

         

       그런 훈련병의 각오를 피부로 느낀 송창식이 손을 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선발 시험을 시작하라!”

         

       와아아아아아아아!!!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Waaaaa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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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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