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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87

    이맘때 숲에서 근무를 하다보면 숲지기들을 가장 고난에 빠트리는 것이 한여름의 더위였다.

     

    “너무 더워!”

     

    소르비가 휴게실에 들어오자마자 외쳤다.

    하필이면 이런 날에 냉풍기 고장이라니, 정말 끔찍한 날이다.

     

    숲은 순수하게 자연적인 마나생산에 기대기 때문에 마력망이 촘촘히 깔려 있는 도시같이 안정적인 마나공급이 되지 않아서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

    오늘은 냉풍기가 가동될 수 없을 정도로 숲의 마나가 요동치고 있다는 듯 하다.

    현재는 그나마 냉기마법이 인챈트된 수건만이 그들의 구세주였다.

     

    그마저 수량이 부족해 돌려가며 쓰거나, 그냥 물 묻힌 수건을 쓰는 숲지기들도 더러 있었으니, 오늘은 숲지기들에게 굉장히 고된 하루였다.

     

    참고로, 소르비는 지금 그냥 젖은 물수건을 사용하고 있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냉속성 수건을 건 가위바위보 내기에서 졌기 때문이다.

     

    “이런 때엔 엘프들이 부러워 죽겠다.”

     

    그녀는 예르나를 떠올리며 한숨을 푹 쉬었다.

    선천적으로 더위도 추위도 잘 타지 않는다.

    게다가 오래 살기도 하고, 일반적인 신체능력도 인간의 평균치 이상을 웃돈다.

    세상에 그런 불공평한 종족이 어디있을까!

     

    대체 이런 종족이 어떻게 아직도 세상을 지배하지 못했단 말인가!

     

    하지만 그들은 그 축복받은 신체 탓에 다들 새로운 것을 떠올리기 어려워한다.

    이른바, 몸이 좋으면 힘들게 머리를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엘프들만 있는 공동체에서는 딱히 문명을 발전시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하던가…….

    대부분의 엘프들이 전통을 중시하며 보수적인 성격을 띄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뭐, 요즘은 진보적인 엘프 정치인도 많아서 그 이야기도 편견이 되어버리곤 있지만…….

     

    “우리 사회의 엘프의 침공이다…….”

     

    “대체 얘는 뭐라고 떠드는거래. 더위 먹었니?”

     

    그렇게 소르비가 헥헥거리며 투덜거리고 있을 때, 키르케가 한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됐고, 음료수나 하나 챙겨가.”

    “오, 아이스박스!”

     

    소르비가 급격히 화색을 띄며 아이스박스로 날듯이 달려가 달라붙었다.

     

    얼음속성마법이 인챈트되어 차가움을 유지하는 마도구, 아이스박스였다.

    마석과 스크롤을 쓰는 휴대용 냉장고나 다름없는 그 아티팩트다.

    신나서 뚜껑을 열자, 그 안에는 얼음처럼 차가운 음료수 캔이 가득 담겨져있었다.

     

    소르비는 행복한 표정으로 음료수를 꺼내들며 물었다.

     

    “이건 다 누가 사온거야?”

     

    “아까 니가 그렇게 욕하던 엘프, 예르나 언니가.”

     

    “얘도 참, 내가 언제 욕했다고 그래? 호호호.”

     

    엘프는 조화의 종족, 그 온화하고 아름다운 성정은 우리사회의 빛과 소금 같은 존재다.

    청렴과 정통성을 중시하는 엘프들은, 그야말로 사회 지도층에 아주 잘 어울리는 인재다.

    실제로 엘프들이 본격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기 시작한 이후 정치계에서 부정부패가 얼마나 줄어 들었는가를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

    그들은 물질적 이득보다는 자신의 지적 가치, 또는 공동체 사회의 발전을 중심으로…….

     

    “어우, 시끄러 진짜. 그만 좀 해.”

     

    키르케가 귀를 후비며 소르비의 입을 음료수 캔으로 막았다.

     

    ‘하여간, 저년 저 주댕이는.’

     

    더위가 정말 무섭긴 하다.

     

    “크ㅡ. 이제야 좀 살겠다!”

     

    음료수를 한모금 마신 소르비가 행복감에 젖은 얼굴을 하며 흐른 땀을 닦았다.

     

    그렇게 음료수를 마시고 있을 때, 보기만 해도 시원한 푸른 머릿결의 꼬마아이가 그 긴 머리를 마치 물결처럼 흩날리며 팔랑팔랑 뛰어왔다.

    그리곤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궁금한 표정을 지어내곤 묻는다.

     

    “언니들 지금 머해?”

     

    루크의 여동생, 파이리스였다.

    정말, 루크랑 꼭 닮았는데 하는 짓은 영락없는 어린아이라니까.

    루크도 귀여웠지만, 이건 정말 머리를 쓰다듬는 충동을 버틸 수 없었다.

     

    소르비와 키르케는 그런 파이리스의 머리를 한창 헝클어트린 뒤, 한껏 높아진 목소리로 물었다.

     

    “아, 파이리스. 너도 마실래? 엄청 시원해.”

    “응, 밖에서 놀면 덥지? 너도 하나 마셔.”

    “……시언해?”

     

    파이리스는 키르케가 가리킨 방향을 바라보고 그녀들의 제안에 따라 아이스박스에서 음료수를 하나 꺼냈다.

    정말 얼음같이 차가운 그 감촉에 파이리스는 깜짝 놀랐지만, 이내 신기하다는 눈빛으로 그 차가운 캔을 한동안 만지작거렸다.

    이내 왜 파이리스가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인지 생각하다가, 캔을 따는 법을 모르는 건가, 하고 생각한 키르케가 캔을 파이리스에게서 가져가 음료수를 마실 수 있도록 캔을 따서 돌려주었다.

     

    파이리스가 가만히 있었던 이유는 딱히 캔을 따는 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차가운 캔의 감촉이 좋았을 뿐이었던 것이지만, 아무렴 상관없는 일이다.

     

    치이—익.

     

    그러자 탄산이 상쾌한 바람빠지는 소리를 내며 거품이 조금 올라온다.

    캔에서 거품이 살짝 삐져나온 모습을 보며 파이리스는 또 한번 눈을 빛내며 ‘우와!’하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이거 모야?”

     

    “콜라야, 한번 마셔봐.”

     

    “이게 콜라구나!”

     

    콜라는 일전에 루크가 한번 마시는 걸 본 적이 있었다.

    루크는 도저히 못 마시겠다며 질색하긴 했지만, 파이리스는 그 맛이 굉장히 궁금했다.

    자신과 루크는 입맛은 별로 잘 안 맞으니까.

     

    파이리스는 곧장 캔에 난 구멍에 입을 대고 쭉 들어올렸다.

    맛은 굉장히 달았다. 단 맛, 그것은 파이리스가 가장 좋아하는 맛에 속한다.

    단맛 말고도 사실 대부분의 맛과 자극을 좋아하긴 하지만, 콜라는 단지 맛으로만 소녀를 자극하지 않았다.

    톡톡거리는 탄산이 입 안에서 춤추며 목을 넘어간다.

     

    그 감촉이 파이리스에겐 더없이 큰 자극이었기에, 굉장히 즐거웠다.

     

    그렇게 크게 한 모금을 마치고 트림까지 한바탕 크게 질러준 뒤, 파이리스는 크게 흥분하며 외쳤다.

     

    “이거 어–엄청 맛있다!”

     

    “그렇지?”

     

    “그럼, 루크 언니한테도 음료수 하나 갖다 줘. 많이 힘들어하던데.”

     

    “응!”

     

    ——-

     

    한편, 루크는 박스에 늘어져 한창 땀을 흘리는 중이었다.

     

    더웠다.

     

    마법 연구를 하며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박스를 꺼내 들어간 것이었는데, 오히려 더워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무력감에 빠져버렸다.

     

    “하아…….”

     

    땀은 비처럼 흘러서 오랫동안 사용해 이곳저곳 테이프로 기워놓은 골판지상자에 한참 스며들어 조금씩 부서져가고 있었지만, 루크는 몸을 일으키기가 너무 싫었다.

    게으름.

     

    일평생 느껴본 적 없는 나태가 루크의 몸을 장악했다.

    어째서 이토록 아무것도 하기 싫은 느낌인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겨우 더위였다.

    하지만 그 더위를 극복하는 것은 어려웠다.

     

    ‘생명체란 이토록 환경의 변화에 나약한 존재였던 것인가.’

     

    통탄할 지경이었다.

    어째서 한여름이 되면 작업의 효율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지, 머리로는 알고 있어도 도저히 공감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정말 사무치게 깨달을 지경이다.

    이런 날씨에 야외에서 작업을 하는 수많은 존재들에게 경배를.

    그들은 대체 어떻게 그리 할 수 있었던 것인지.

    그 정신력은 가히 대마법사에 버금가지 않을까?

     

    루크는 원래 검토하려던 노트를 접어버리곤 부채처럼 얼굴 앞에서 휘적거렸다.

    서클을 사용하지 못하니 몸이라도 움직여 바람을 일으켜야지.

     

    이럴 때 파이리스는 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에게 매달리고 싶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당장은 정령이 불어주던 그 시원한 바람이 사무치게 그리웠다.

     

    그렇게 난생 처음 느껴보는 본격적인 더위에 루크가 박스 안에서 한창 녹아내리고 있을 때, 마침내 파이리스가 나타났다.

    시원한 캔을 쥐고 루크가 들어앉은 박스 곁에 무릎을 꿇어 앉은 파이리스는 화사하게 외쳤다.

     

    “루크언니, 음료수 마셔!”

     

    “아, 파이리스…….”

     

    루크는 눈을 살짝 돌려 파이리스가 가져온 음료를 바라보았다.

    겉면에 송골송골 맺힌 이슬을 보면 내용물이 얼마나 시원할지 감이 온다.

    루크는 그에 살짝 침을 삼켰다만, 굉장히 안타깝게도 그것은 탄산음료였다.

    루크는 탄산이 목을 자극하던 그 감각을 떠올리며 작게 몸서리쳤다.

     

    아무리 차가워도, 마치 입 안을 지지는 것 같던 그 끔찍한 감각은 다시 겪고 싶지 않았다.

    루크에게 탄산음료는 어떻게 생각해도 마계의 곤충형 마물, ‘로커스트의 체액’밖에 떠오르지 않는 식감이었으니.

     

    만약 그것이 몸에 득이 된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구태여 마시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난 되었다. 그건 그냥 네가 마시거라. 대신 바람을 좀 불어주겠느냐.”

     

    “응.”

     

    루크의 목소리에 굉장히 깊은 피곤이 묻어나오는 것을 알아챈 파이리스는 정령의 권한으로 살랑거리는 바람을 루크에게 불어주며 물었다.

     

    “언니, 많이 더워?”

     

    파이리스는 더위가 생명체에게 얼마나 힘든 것인지는 잘 모르긴 해도, 일단 루크가 저러는 것을 보니 힘들구나 하고 생각했다.

    루크는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기고 눈을 감은 채 지친 듯 입을 열었다.

     

    “아, 그래. 나는 이런 더위는 처음이라 더한 것 같구나.”

     

    정말이었다.

    세상이 점점 더워지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5000년 전은 어땠을 지 더위를 겪어보지 못한 루크는 정확히 모르긴 해도 말이다.

     

    “하아, 시원한 박스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루크의 중얼거림을 들은 파이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며 외쳤다.

     

    “시언한 박스 있어!”

     

    “……뭐?”

     

    ——–

     

    “이게 시원한 박스라고?”

     

    “응! 엄청 시원-했어.”

     

    파이리스가 루크를 데리고 온 곳은 바로 아이스박스다.

     

    본래 그 안에 들어있었을 내용물은 이미 숲지기들이 다 마셔버렸는지 텅 비어있었지만.

     

    “흐음…….”

     

    루크는 그 파란 색 상자를 보며 턱을 쓸었다.

    마력시가 없는 지금, 루크는 그것을 보고 곧바로 구조를 파악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어떻게 겉면을 보고 추측을 하자면, 냉기마법이 인챈트된 마도구가 아닌가 싶다.

    아무래도 마력시를 쓸 수 없으니 정확한 작동원리는 모르겠지만, 일전에 보았던 냉장고와 비슷한 구조가 아닐까 싶은데, 그것에 휴대성을 개선한 물건 같다.

     

    “드러가바!”

     

    “흐음…….”

     

    루크는 살짝 손을 넣어보았다.

    확실히, 시원하기는 하다.

     

    “정말 시원하군…….”

     

    “그치.”

     

    파이리스의 해맑은 미소를 보며, 루크는 파이리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고맙구나, 이런 걸 알려줘서.”

     

    “히히히.”

     

    루크는 곧장 신발을 벗고, 그 박스 안에 몸을 넣었다.

    박스는 루크가 완전히 들어가 눕기엔 조금 작아서 무릎이 좀 튀어나오긴 하지만 그래도 들어가 앉을 수 있을 정도는 됐다.

    곧 알 수 없는 안정감과 더위를 잊을 시원함이 동시에 느껴지니, 나른해지기 시작했다.

    낮잠을 자기에 거의 완벽한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루크가 편안한 표정을 지으며 눈을 감는 것을 본 파이리스는 한껏 고양된 목소리로 묻는다.

     

    “시원해?”

     

    “아, 그래. 정말 시원해서 좋구나…….”

     

    파이리스는 루크의 목소리에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루크가 행복하다면 자신도 행복해진다.

    파이리스는 굉장히 기뻐하며, 루크가 좀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럼 내가 더 시원하게 해주께!”

    “흐음……. 그러려무나.”

     

    이미 충분히 시원하긴 하지만, 루크는 파이리스의 말을 똑바로 듣고 있지 않았다.

    다가온 수마에 저항하는 것도 조금 벅찼으므로.

     

    “…….”

     

    곧, 루크는 기분좋은 낮잠에 빠졌다.

     

    —–

     

    그렇게 루크가 잠깐 눈을 붙인 사이.

     

    파이리스는 근처 연못의 물에 손을 집어넣고 휘휘 젓는다.

    그러자 연못의 위에 보석처럼 단단하고 투명한 얼음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정령술로 만들어진, 예쁘게 얼어붙은 얼음이었다.

     

    누가 뭐라해도 파이리스의 본질은 역시 정령, 그것도 꽤 오래 전에 스스로를 자각한 정령이었으므로, 연못의 물을 얼리는 것은 너무나 간단한 일이다.

     

    정령은 비록 마법사처럼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마나를 배열해 물을 만들어내는 것은 할 수 없지만, 자연을 조작하는 작업에 있어서 정령을 능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러니 파이리스에게 무더위속에서 연못의 물을 조금 얼리는 것 정도는 그다지 어렵지도 않은 일.

     

    파이리스는 그렇게 만들어진 차가운 얼음을 커다란 컵에 가득 담았다.

    루크는 시원한 걸 좋아하니까, 분명히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면서.

     

    그렇게 한동안 걸어서 다시 숙소로 돌아오니, 원래 얼음만을 가득 담았던 컵에는 얼음이 조금 녹아서 이제는 얼음물이 되어있었다.

     

    그래도 얼음은 여전히 차가우니까, 괜찮을 거야.

     

    그리 생각하며 파이리스는 숙소의 문을 발칵 열며 외쳤다.

     

    “언니! 파이리스 왔서!”

     

    하지만 꽤 멀리 떨어진 연못이라서 그런지, 파이리스가 돌아왔을 때엔 루크는 아이스박스 안에서 새근새근 낮잠을 자고 있었다.

     

    “언니, 자?”

     

    이건 역시 자신이 늦은 탓일까.

    정령형으로 움직이면 그야말로 찰나의 순간에 오갈 수도 있는 거리였지만, 물질의 형태를 띄지 않으면 물질계에 행사할 수 있는 권능에 많은 제약을 받는지라 어쩔 수 없었다.

     

    “힝.”

     

    아쉬웠다.

    자신의 얼음으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그래도, 파이리스는 루크가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언니는 시원한걸 좋아하니까, 시원하게 해주면 더 기분좋게 잘 수 있겠지?

     

    그야말로 정령다운 생각이었다.

     

    이내, 파이리스가 취한 행동은 굉장히 단순했다.

     

    촤르륵.

     

    얼음물을 그대로 루크의 아이스박스 안에 부어버린 것이다.

     

     

    “흑, 흐아!! 흐야악-!!”

     

    이내 루크는 거의 발작하듯 몸을 일으켰다.

     

    “무, 무, 무슨. 뭔, 뭐지? 대체 지금 뭘 한 겐가?”

     

    루크가 심장을 부여잡고 파이리스를 올려다보며 숨을 고르며 묻자, 파이리스는 이제는 비어버린 컵을 쥐고서 굉장히 해맑은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

     

    “시원하지!”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심장이 드래곤 하트가 아니었으면 정말 멎었을지도.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몸이 제상태가 아니니 루크가 여러가지로 망가지는 것 같네요!

    그나저나 더위에 지쳐 자는 사람에게 얼음물을 부어버리다니, 파이리스…
    과감수성 싸이코패스 같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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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chmage dreams of being an Archmage again

The Archmage dreams of being an Archmage again

다시 대마법사를 꿈꾼다 대마법사였던것은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5000 Years in the future, the Archmage Luke Irushi opened her eyes again. The world has changes so much.

Horseless carriages, an entertainment box with audio and video, food and spices she has never seen before…

And, a changed magical system!

It wasn’t just the world that chang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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