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187

       *** ***

       

       “제독, 시험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려 주시겠어요?”

         

       “충! 선별 시험은 이틀에 걸쳐 진지전으로 진행됩니다.”

         

       진지전은 일종의 모의전이었다. 시험장에는 각종 지형지물이 구성되어 있었고 각자의 진지와 깃발이 주어진다.

         

       “승리 조건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로 부대의 인원 수가 다섯 이하로 줄어드는 경우 전멸로 판단해 경기가 종료됩니다. 둘째로는 본인 부대의 상징인 부절을 적진에 있는 부절함에 올리면 승리입니다. 마지막 셋째는 한 사람이 아군과 적군의 부절 두 가지를 양 손에 쥐고 일정 시간을 버티면 승리입니다.”

         

       “승리 방법이 굉장히 다양하군요.”

         

       “충! 그렇기에 부대원 개개인의 역량은 물론이고 부대 단위의 전술과 판단까지 모든 역량을 한번에 평가할 수 있습니다.”

         

       “과연 그렇겠습니다. 그렇다면 등락은 어떤 식으로 결정됩니까?”

       

       “충! 2차전까지 진출한 3개 부대는 그대로 합격입니다. 2차전에서 패배한 나머지 9개조는 재경합을 통해 선발됩니다. 금일 3개의 부대가 합격이 확정되며 명일 9개조의 재경기가 이루어진 끝에 3개조가 합격됩니다.”

         

       “과연 그렇군요.”

         

       송안성은 생각했다.

         

       ‘사실 패자조로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선택이야.’

         

       대진표 운에 따라서 중간층의 전력을 지닌 부대들은 전략적으로 패자조로 떨어지는 선택 역시 나쁜 것은 아니었다. 첫날 승자조에 속하겠다고 기력과 전략을 모두 노출하고 패자조로 떨어지느니, 강력한 부대들에게는 그냥 패배해 주며 기력과 전력 등을 온존하고 패자조에서 승리를 거두는 전략은 취할 법한 선택지였다.

         

       그러나 이번 선별시험에서는 그런 선택지를 취하는 부대는 없을 터였다.

         

       유야 공주가 방문했으니까.

         

       ‘아무래도 오늘 합격한 3개 부대는 유야 공주님께서 친히 치하하실 가능성이 높다.’

         

       금의위부에 방문해서 훈련병들의 시험까지 관람했는데 승자를 치하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리고 황족의 치하에는 반드시 선물이 따른다. 그 말인즉슨 공주님에게 하사품을 수여받을 수 있는 기회.

         

       그 기회를 놓치고 싶은 금의위 지망생이 있을까.

         

       ‘다들 목숨 걸고 승자조에 속하려고 혈투를 벌이겠지.’

         

       송창식의 예상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각 번대들은 열성적이다 못해 광적으로 승부에 임했다.

         

       “승리가 아니면 죽음을!”

         

       “모두 없애버려!”

         

       과열된 분위기 속에서 1차전부터 거침없이 비장의 전략과 체력 그리고 내력을 쏟아내는 부대들. 부절을 뺏기 위한 전략, 상대방의 거점을 점령하기 위한 전략, 상대방을 탈락시키기 위한 전략들이 총동원되었다.

         

       “사 번대의 1번 훈련생의 활약이 뛰어나군요.”

         

       진지전은 단체전이기도 했지만 개개인의 역량 역시 확연하게 드러났다. 소수 교전의 승패가 곧 부대의 승패로 이어지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나왔기 때문.

         

       고지에서 공주 그리고 제독과 함께 대기하고 있는 교관들은 훈련생들을 필사적으로 응원하며 손에 땀을 쥐었다.

         

       호천안은 그들 곁에 서서 시시각각 변하는 교관들의 표정을 흥미롭게 관찰했다. 차마 공주님이 계신 안전이라 큰 소리나 동작은 못하고 안면 근육으로만 자신의 심경을 표출하는 교관들은 꽤 볼만한 구경거리였다.

         

       유야 공주의 등장으로 가장 달아오른 것은 바로 교관들이었다. 교관은 훈련대를 이끄는 장이었고 부대에 하사품이 수여된다면 당연히 교관 역시 대상이 된다.

         

       “승자! 육 번대!”

         

       승자와 패자가 갈리고 두 교관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육 번대의 교관은 당장이라도 방방 뛰머 허공에 주먹을 날리고 싶어하는 몸짓이었다면 패자인 팔 번대의 교관의 주먹은 울분을 삼키듯 부르르 떨렸다.

         

       “다음은 칠 번대와 십이 번대의 대전입니다.”

         

       “호오, 십이 번대라면 외부고문께서 이끄시는 부대가 아닙니까.”

         

       “충!”

         

       유야 공주는 자연스럽게 호천안을 바라보았다. 대체 어디서 저런 복장을 구해 온 것인지. 중원에서는 볼 수 없는 각진 모자와 해괴함이 느껴질 정도로 붉은색 일색의 통짜 상의. 녹색의 얼룩덜룩한 바지에 두꺼워 보이는 장화.

         

       “훈련병들의 기세가 매섭군요. 한 달동안 많은 노력을 쏟아 부으신 모양입니다.”

         

       “그저 맡은 바 소임을 다 했을 뿐입니다.”

         

       “소임이라…그렇습니까.”

         

       또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것일까. 호천안을 외부고문으로 임명한 이유가 무엇이었던가. 호천안이 깨달음을 줄 수 있다는 소문을 잠재우기 위해서였다. 그 소문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훈련생들에게 깨달음을 주지 않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사실관계와 사람의 평판은 사실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지만 사람에 대한 명성과 인식에 따라 기대감이 변화하는 것은 사실이었다.

         

       금의의 훈련생들조차 제대로 단련시키지 못하는 이가 어떻게 타인에게 깨달음을 줄 수 있겠냐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결과일 텐데 호천안은 어째서 자신의 훈련생들을 강하게 훈련시켰을까.

         

       “참으로 기대가 되는군요.”

         

       그 대화를 모두 듣고 있는 송안성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호천안이 금의위 교관이 된 것은 황제의 의사에 반영된 것. 기대된다는 말은 훈련생을 강하게 조련한 호천안에 행동을 비꼬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호천안은 어찌 될 것인가.

         

       ‘제발, 제발 져라!’

         

       송안성이 눈을 감고 주먹을 꽉 쥐며 기적을 기원했다. 칠 번대가 기적적으로 십이 번대를 탈락시키면 모든 일이 잘 풀린다!

         

       그렇게 간절히 염원하는 송안성의 옆얼굴을 보며 유야 공주는 속으로 쓴 웃음을 지었다.

         

       ‘이번에 애간장을 태우는 사람은 송안성 부관인가요.’

         

       좀 평범하게 가면 입 안에 가시라도 돋는지 원. 그냥 평범하게 게으름을 부렸다면 무난하게 끝났을 일 아닐까.

         

       유야 공주는 호천안이 뭔가 수를 마련해 놓았다고 믿고 있었다. 호천안이 어떻게 사건을 해결하는지 몇 번이나 경험해 보았으니까.

         

       ‘이러니 흑묘님의 한숨이 끊이질 않지.’

         

       경험해 본 사람도 예상이 안 가고 한숨이 절로 나오는 호천안의 해결법!

         

       송안성은 송창식을 대신해 조별 시험의 대소사에 관여했다고 들었다.

         

       호천안 유경험자인 유야 공주조차도 일말의 불안감이 느껴지는 상황인데 호천안을 처음 경험해보는 송안성은 과연 어떤 심정일까.

         

       황명을 받드는 것에 실패할까봐 최후의 기도를 올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그 심정을 익히 짐작할만했다.

         

       유야 공주는 자신의 옆에 시립해 있는 송창식을 바라보았다. 시치미를 뚝 떼고 전방만 바라보는 모습이 간절함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는 송안성과 확연한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

         

       ‘자식 교육을 꽤 엄격하게 시키시는군요. 제독.’

         

       유야 공주는 전방으로 시선을 되돌렸다. 강력한 원거리 사수를 보유한 십이 번대의 병진과 정면 승부하는 대신 모든 길로 병력을 산개시킨 선택을 한 칠번 대.

         

       복잡한 지형에서 기습과 난전을 통해 상대방의 조직력을 와해시키려는 선택이었으나…

         

       “돌겨어억!”

         

       그런 칠번대를 상대하는 십이 번대의 전술은 중앙의 대로를 이용한 망설임없는 돌진이었다. 상대의 전략을 완벽하게 읽어낸 강추모루의 과감한 선택.

         

       송안성의 간절한 기도가 무색하게도.

         

       “십이 번대 승!”

         

       십이번대는 가볍게 압승을 거두었다.

         

       *** ***

         

       뛰어난 전략가.

         

       높은 기본 역량.

         

       단련된 저점.

         

       창의 저지력.

         

       원거리 공격수단.

         

       인원수가 한 명 부족하고 절정 고수의 전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덮고도 남을 장점들.

         

       “승자 십이 번 대!”

         

       “으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

         

       다시 한 번 이어진 송안성의 간절한 기도가 무색하게 2차전에도 3번대를 압살하며 당당히 합격해버린 12번대!

         

       훈련생들은 모두 얼싸안고 기뻐했다.

         

       “으헝헝헝! 조가주 고생 많으헝헝헝!!”

         

       “강추모루도…! 끄헉헝헝!!”

         

       중간부터는 지난 4주간 구른 설움이 북받쳐 올랐는지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있었지만 울음과 별개로 입가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조가주는 자신의 어깨를 두들겨 주는 동료들의 손길을 느끼며 창을 잡은 손에 힘을 쥐었다.

         

       ‘…해냈다.’

         

       창이라는 새 무기를 잡았을 때의 불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검에 한계를 느꼈던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조가주는 절정 고수였다. 한계를 느꼈다고? 절정 고수가 되기를 소망하며 일평생 검에 매진하는 자가 어디 한둘이던가.

         

       어쩌다 잡은 창에 강한 끌림을 느꼈지만 자신이 없었다. 검으로 절정이라는 경지를 이룩했는데 그걸 포기하고 창을 잡는다 한들 과연 절정 이상의 경지로 나아갈 수 있을까? 그리고 지금 이상의 실력을 갖추기까지 인내해야 할 긴 시간을 견딜 수 있을까.

         

       ‘할 수 있다.’

         

       지금이라면 할 수 있다. 창의 가능성을 보았고 창이라는 무기의 장점을 느꼈고.

         

       그것을 결과로 증명했다.

         

       “고맙네!”

         

       “끄헉크으응! 우리가 고맙지! 조가주 고생 많았으헝헝!”

         

       조가주는 진심어린 인사를 동기들에게 전했다. 이들이 믿어주지 않았더라면 이들이 등을 받쳐 주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마음속에 굳건하게 창이라는 단어가 틀어박히는 일은 없었을 일이었다.

         

       조가주는 한 덩어리로 뭉쳐 울부짖는 십이 부대의 일각이 되어 이리저리 흔들리며 먼 고지의 관람석을 바라보았다.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떻습니까.]

         

       조가주는 진한 아쉬움을 느꼈다. 십리 밖에서도 색적이 가능한 외형의 호천안이 그 눈에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마 지형의 고저차로 인해 볼 수 없는 모양이었다.

         

       ‘감사합니다. 교관님…’

         

       그렇기에 조가주는 속으로 감사 인사를 되뇌었다.

         

       “꾸헝헝!!”

         

       “으헝헝헝!!”

         

       감동의 눈물과 울부짖음과 함께 십이 부대의 단체 훈련과 시험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 ***

         

       선별시험은 끝났지만 모든 것이 끝난 것은 또 아니었다.

         

       “공주마마께서는 각 생활관에서 훈련생들을 치하한다 하셨습니다.”

         

       “공식석상에서 단 한번에 포상을 내리는 것이 편한 길이나 아직 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점과 합격인원이 절반밖에 선출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각 부대의 생활관을 방문하는 것이니 이 점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공주의 행차에는 당연히 수행원들이 따라붙는다. 공주의 수행원 역할인 궁녀들이 생활관을 돌아다니며 엄포를 놓았다.

         

       호천안에게는 공청전에서 여러 번 본 익숙한 얼굴들이었다.

         

       ‘아무래도 혁기린의 정체를 알고 있는 이들이니 기밀 유지 겸 소속이 변경된 것이려나.’

         

       십이 대의 훈련병들은 긴장된 안색으로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진짜 옷 상태 하고는…”

         

       “개같이 굴러서…”

         

       지급된 두 벌의 의복은 도저히 4주간 입었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꼬질꼬질한 상태. 이게 그나마 공주님이 오신다 하여 빨고 또 빨은 것이라니.

         

       “공주께서 십일 번대를 방문하고 계시니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부대. 차렷.”

       

       “악!”

         

       “….구호도 충으로 통일해 주시고요.”

         

       공청전의 상궁 역할을 하던 중년 궁녀는 머리가 아프다는 듯이 이마를 짚었다. 대체 생활관에서 왜 이리 닭비린내가 나는거야? 한달 내내 닭만 먹었나? 거기다가 십이 번대 의상은 왜 이리 꼬질꼬질해? 회전초마냥 연무장 바닥을 굴러다녔나?

         

       눈에 걸리는 것이 한두개가 아니었으나 진짜 급한 일은 따로 있었으니 중년 궁녀는 호천안에게 다가갔다.

         

       굳이 유야 공주가 이런 좁은 생활관에 방문하는 진짜 이유.

         

       ‘이 자에게는 남장을 한 모습만 보여 드렸다 했던가.’

         

       남장여자 혁기린이 아닌 유야 공주로서 한껏 꾸민 모습을 호천안에게 보여 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자는…’

         

       그런 소녀소녀한 마음을 안고 꼭두새벽부터 단장에 열을 올린 유야 공주를 맞이하는 호천안의 모양새는 어떠한가? 뭐라 말할 수 없는 괴상한 복장을 걸치고 있는 상태였다.

         

       아니 복장 같은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공청전에서 체류하는 기간동안 호천안의 눈치 없음을 절실하게 느낀 중년 궁녀는 재빨리 호천안의 눈치 단속에 나섰다.

         

       새벽부터 이 남자의 감탄을 바라고 열심히 꽃단장을 한 공주님이다. 그 점을 미리 호천안에게 주지시켜야 했다.

         

       “공주님을 뵙는 광영된 자리입니다. 외부고문께서는 어찌 공주님을 맞이하실 겁니까?”

         

       “그야 철저히 예를 지켜야겠지요.”

         

       “예. 그렇지요. 그렇지만 그것만으로는 조금 부족하지 않겠습니까?”

         

       “음. 그렇다면 훈련병들에게 자기소개라도 시킬까요?”

         

       호천안의 폭탄선언에 훈련병들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궁녀는 답답함에 이를 악물며 말을 이었다.

         

       “…그것 말고 말입니다. 공주님께서는 새벽부터 오늘의 행사를 위해 오랜 시간 단장하셨습니다.”

         

       “이런, 피곤하실 텐데 의자라도 준비할까요?”

         

       중년 궁녀는 전혀 감을 잡지 못하는 호천안을 보며 속으로 한탄했다. 공주님도 이런 멍텅구리 같은 남자를 가슴에 품으셔가지고는…!

         

       “공주님께서 입장하십니다!”

         

       투닥거리던 중년 궁녀와 호천안은 물론 생활관의 모두가 일제히 부복했다.

         

       “모두 고개를 드세요.”

         

       두 차례에 걸쳐 고개를 든 훈련생들은 모두 유야 공주의 용모에 감탄했다. 멀리서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 아리따운 자태는 물론이고 강직함과 동시에 투명함이 느껴지는 눈동자에 온화함이 느껴지는 미소는 절로 훈련생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금일 여러분들의 활약을 잘 지켜보았습니다.”

         

       “충!”

         

       “지난 한 달간 여러분들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아주 고된 기간이었겠지요.”

         

       유야 공주가 손짓하자 궁녀들이 재빨리 움직였다. 훈련병들의 손에 쥐어진 것은 허리띠였다.

         

       “이 혁대는 하사품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여러분들의 노력을 증명하는 증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추우웅!”

         

       이리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분이 있을 줄이야! 훈련생들이 감격에 젖어 목소리를 높였다.

         

       “호천안 교관은 앞으로 나와주세요.”

         

       호천안은 유야 공주 앞에 부복했다. 유야 공주는 옆에서 궁녀가 주는 물건을 받아 들었다.

         

       영웅건.

         

       ‘당신이 만든 영웅건은 사천의 영웅이라는 증표가 되었지요.’

         

       유야 공주, 아니 혁기린은 기억했다. 사천성의 어둠을 몰아낸 주역은 누가 뭐라 해도 호천안이었다.

         

       그러나 호천안에게는 영웅건이 없었다. 사천의 모든 이들이 각자의 활약에 기뻐하며 영웅건을 수여 받았을 때 호천안의 이마는 텅 비어 있었다.

         

       그 모습이 기억에 남았던 탓일까.

         

       호천안에게 주어야 할 하사품을 생각했을 때 머리에 영웅건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호천안은 그 의미를 알고 있을까.

         

       유야 공주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호천안은 아무런 말 없이 팔각모를 벗고 영웅건을 매었을 뿐이었으니까.

       

       “잘 어울리시는군요.”

         

       “감사합니다. 공주 마마.”

         

       호천안은 말했다.

         

       “아름다운 공주님을 이리 가까이 뵙는 것만으로도 삼생의 영광입니다. 공주님께서 주신 하사품은 소중하게 간직하겠습니다.”

         

       “후후후, 그리 말씀해 주신다니 꾸민 보람이 있군요.”

         

       훈련생들은 입을 가리고 웃는 유야 공주의 모습을 보면서 눈을 깜빡였다. 황족에게 대놓고 아름답다고 하다니? 무례라고 꾸짖음을 당해도 할 말이 없는 대사였지만 정작 호천안에게 그 말을 들은 유야 공주는 정말로 기뻐 보였다.

         

       ‘….왜?’

         

       얼굴이 잘 생긴 것도 아니고 걸친 옷은 또 어떠한가? 성격이 좋냐? 그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왜 호천안 교관한테는 절세미녀의 여자친구가 있고 또 저런 말 한마디에 공주님이 기뻐하시는가.

         

       오묘한 시선으로 눈을 굴리며 호천안과 유야 공주를 번갈아 보는 훈련생들.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궁녀들.

         

       그리고 비로소 호천안에게 여자로서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는 사실에 웃는 유야 공주.

         

       그런 유야 공주의 웃음과 함께 십이 부대의 공식적인 일정이 모두 막을 내렸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조금 늦었습니다!

    고봉밥!

    9/28일날 후원을 받았는데 왜 후원 알림을 받지 못했을까요!

    늦게 감사 인사를 올리는 작가를 용서해 주세요!

    [최신화]님 [31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베스퀸롸빈스가 생각나는 후원 액수! 아이스크림 먹다가는 감기걸리기 딱 좋은 날씨라 참았습니다!

    [비공개]님 [1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언제나와 같은 후원 정말 감사드립니다!

    10/6일자 후원입니다!

    [최신화] 님 [5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Waaa!!

    [비공개]님 [1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후원 또 후원! 그저 압도적 감사! 감사!

    [크리슴]님 후원 감사합니다!

    더 재미있는 소설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