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멸) 닼아 뉴비들을 위한 거북왕 쉽게 조지는 법]
[권장템 : 방철의 비약, 아그아단의 창(or 세계수의 뿌리독), 세뇌 방지 토템(5세트)]
[초반 시련이라서 정령은 딱히 없어도 됨. 있으면 좋지만 ㅇㅇ]
[아그아단 창이나 뿌리독도 없으면 히든루트로 갈 수도 있음.]
ㄴ 뭐임 히든루트가 있음?
ㄴ 에테르랑 하는거
ㄴ 에테르 오펜하이머 타락하기 전에 동료로 꼬시면 가능
[에테르 스트레스 관리를 잘 해뒀으면 얘가 발명대회 때 이상한 템 하나 만들 거임. 카레야스 관 비밀방으로 가면 1m 정도 되는 상자처럼 생긴 거 하나 있거든? 에테르 호감작된 상태에서 이거 픽업하고 토터스 있는 곳으로 가면 됨.]
ㄴ 오
ㄴ ㄹㅇ 뭔가 있네
ㄴ 없잖아 ㅅㅂ
ㄴㄴ 혹시 DLC 안삼?
ㄴㄴ 확장팩 없으면 안뜰걸? 정석대로 가야 함
[이게 EMP임. 알다시피 마수는 죄다 기계잖아? 장갑 다 뜯긴 상태에서 EMP 먹이면 절멸급이고 뭐고 다 끝남.]
[일단 에테르가 아카데미에 남아있으면 플레어는 무조건 완성됐을 거 아냐? 그거 하나 이상 챙겨서 내피 보일 때까지 한 곳만 집중으로 조져.]
ㄴ 플레어 없어도 배때지로 들어가면 윈드 커터 한 번에 내피 다 벗겨지더라.
ㄴ 이왜진
[첫 번째 다리로 들어가서 스태프 꽂고 절삭용 마법 아무거나 꽂으셈. 여기서 중요한 건 끝까지 미끄러지면 안 된다는 거. 잘못하면 뒷다리에 밟혀 죽더라.]
[아무튼, 들어가서 에테르가 만든 EMP 설치하셈. 폭발계 스크롤은 알아서 설치되어 있으니까 그냥 붙이기만 하고 나오면 됨.]
ㄴ 설치하고 나왔는데 어떻게 터뜨림?
ㄴㄴ 전원 넣어야함
ㄴㄴ 어케넣음?
ㄴㄴ 전류
ㄴ 파티에 전계마도사 한명 있어야지
ㄴ 근데 금안족 대부분 마왕군이잖아
ㄴ 그러니까 에테르나 레니냐 없으면 못깸
ㄴㄴ 레니냐는 솔직히 길라흐 잡을 때 빼고는 노쓸모임 그냥 에테르로 하는게 나음
[어쨌든 그렇게 하면 주요 인물 안 죽고 깨지긴 함]
ㄴ 이 공략법대로 했더니 4번 시련뜨고 줘털렸다 줫망겜
ㄴ 시발 에테르 이년 다 끝나니까 갑자기 스트레스 만땅찍고 마지막에 핵날리는데 어떡함?
ㄴ 뭐지 난 흑주 이벤트 안떴는데
ㄴ 정화의 샘 퀘스트 하셈
ㄴ 거기 돌 시간 ㅇ벗었음
ㄴㄴ* 없
**
버멜은 비를 피하며 회랑에 도착했다.
‘에테르는…. 에테르는 어디 있는 거지?’
어딜 둘러봐도 금안족 소녀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눈앞에 있는 저 거북. 반타 토터스를 쓰러뜨리려면 에테르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황실에선 이런 때에 뭐하고 있어!”
“황자들 때문이라고 하더라? 1황자만 죽으면 다 끝나는 거 아니야?”
생존자들이 모인 천막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선동과 날조의 현장. 안팎으로 큰일이었다. 그러나 버멜은 이들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어차피 역전진만 발동하면 세뇌는 끝나.’
결국 에테르는 찾지 못했다. 버멜은 어쩔 수 없이 헤를라인이 대기하고 있을 위치까지 달려갔다.
그곳에는 에리카와 제롯, 그리고 프레이도 있었다.
“로멜! 어디 갔다 왔어!”
찡그린 얼굴로 철화(鐵化)된 팔을 쓰다듬던 에리카가 물었다.
버멜은 대답하는 대신 얼굴에 걸려 있던 성형마법을 해제했다. 로멜은 조금 전 사라졌다. 이젠 ‘버멜 호르데’로 돌아올 시간이었다.
“……너!”
자신이 누구인지 알던 사람들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오로지 헤를라인만이 한 번 뒤를 돌아보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헤를라인은 이사장을 통해 버멜이 교환학생에 섞여 재입학했던 것을 사전에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길어.”
버멜은 최대한 요약하여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짧은 시간에 납득하지 못할 일이 많이 일어났다. 황자가 풀려나고, 황제가 죽고, 절멸급 마수가 아카데미 한복판에 나타나기까지.
로멜이 사실 버멜이었다는 걸 가지고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당황한 이는 없었다.
버멜은 어깨를 움츠리고 있는 프레이에게 다가갔다.
“프레이, 오랜만이야. 나 좀 도와줄 수 있어?”
“어…? 도와주다니, 뭘?”
“저 거북을 어떻게든 처리해야 해.”
프레이는 대전차포를 연성해서 쏠 수 있을 정도로 유능한 소녀였다. 파티로 데려가면 틀림없는 전력이 된다.
그러나 이 요호족 소녀는 머뭇거리고 있었다. 어깨는 떨고, 이는 딱딱거리고. 자신 없어하는 모습이었다.
소녀의 실력은 출중했다. 그러나 실전 경험이 부족했다. 피치블렌드 산에서 중급이나 상급 마수는 자주 잡아봤어도 저런 커다란 녀석은 처음이었다. 프레이는 그 때문에 나서길 두려워하고 있었다.
하는 수 없군. 버멜은 치트키를 사용하기로 했다.
“이건 에테르를 위한 일이기도 해.”
그 말에 말을 떨던 소녀의 눈빛이 일변했다.
“그, 그게 무슨 소리야?”
“생각해 봐. 틸레트가 이대로 끝나면, 에테르가 어떻게 생각할까?”
“……슬퍼하겠지.”
“다른 친구들은?”
“마찬가지야.”
프레이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어떻게든 해야겠다는 심산이었다.
무모한 도전일까, 용기 있는 행동일까.
정답은 일단 저지르고 봐야 알게 될 것이다.
“큭….”
골렘을 조작하던 헤를라인이 마력 고갈을 느끼고 물러났다.
토터스도 문제지만, 그 앞으로 다가오는 망자들이 크나큰 걸림돌이었다.
한때 인간이었던 이들. 그러나 ‘증기의 비’를 맞고 더는 인간이 아니게 된 자들.
“교수님, 측면이 뚫렸습니다!”
틈새를 노린 몇몇 망자가 회랑 안으로 들어왔다. 그들은 생존자들을 마구잡이로 물거나 할퀴었다. 단순한 공격이었다. 그러나 일반인 상대로는 유효했다.
여기저기서 단말마가 들렸다. 헤를라인은 전선을 뒤로 빼라는 지시를 내렸다. 지계마도사들이 임시방편으로 토벽을 만들었다. 비를 맞지 않고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이 크게 줄었다.
“이대로면 여기도 안전하지 못해요!”
“교수님께서 메카로만시아를 써 주셔야 합니다!”
“그건 안 돼요! 망자들을 욕보일 수는 없습니다!”
마수를 골렘으로 환원할 수도 없다. 그건 망자를 두 번 죽이는 꼴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도덕적인 이유였다. 즉, 실질적인 이유는 따로 존재했다.
“지금 체면 살릴 때입니까? 안 쓰시면 다 죽을 수도 있어요!”
“잘못 사용헀다가 남은 진형까지 붕괴되면 여기 학생들이 위험에 빠져요!”
‘메카로만시아’는 자동형 마법. 골렘으로 만든 모든 개체를 일일이 조작할 수는 없다.
지금 직접 조종 중인 골렘과, 새로 골렘이 될 마수들. 이들의 발이 꼬여버리면 아군끼리 대참사가 벌어질 수 있다. 특히나 최상급 지계마도 교보재에선 ‘이런 광역 마법은 좁은 전장에서 사용하지 마시오’라고 적혀 있다.
잘못하면 전선이 뒤엉킨다.그렇게 되면 오히려 피해가 더 심해질 것이다.
도박을 하기는 싫었다. 헤를라인은 현상유지하는 길을 택하였다.
“저 사람이 1황자인가?”
“옛날에 봤던 거랑 비슷하게 생겼는데?”
“괴물들 다가오고 있잖아! 빨리 잡아서 죽여!”
어느새 내부에서도 내분이 일어나고 있다. 최악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누가 알까. 밑바닥에도 더 밑바닥이 있다는 것을.
투쾅!
이미 반타 토터스가 지근거리까지 다가왔다.
녀석이 다시 한번 앞발을 쳐들었다. 거대한 묵빛 그림자가 처마 위로 올라탄다. 사람들은 넋 놓고 그 장면을 올려다보았다.
쾅, 쾅, 쾅!
토터스가 앞발을 여러 번 내리찍었다. 도끼로 땔감을 할 때처럼 둔탁한 소리가 회랑을 유린한다.
문자로 옮기기 어려운 비명이 얽히고설켰다. 운이 좋지 못했던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토터스의 앞발에 깔리고 말았다.
몇 번의 발길질. 스윽, 하고 토터스가 앞발을 뒤로 내린다. 크레이터처럼 움푹 파인 곳이 생겼다. 그 안에는 내장과 쇳가루, 피와 진흙이 뒤섞여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버멜이 입을 틀어막았다.
“우욱.”
헛구역질이 나왔다.
“로멜…! 이 아니네요? 당신 누구죠?”
메릴다가 박물관에서 돌아온 건 그 무렵이었다. 버멜은 같은 설명을 한 번 더 해야만 했다.
그녀는 숨을 고를 새도 없이 에테르가 한 말을 그대로 전했다.
“함께 해서… 즐거웠다고……?”
대체, 뭐가….
…뭐가 즐거웠다는 거지?
부고와도 같은 의미심장한 말이었다. 버멜은 불안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쿵, 쿵, 쿵!
등줄기에 닭살 같은 소름이 돋았다. 아주 잠깐, 머릿속이 백지처럼 새하얗게 변했다가 돌아온다.
[뭐해 주인! 위험하다고! 당장 피해!]
[여기 더는 못 있겠어. 우리 힘으로 이길 수는 없을 거야. 그러니까 빨리 도망치자.]
[저건 절멸급 마수가 확실합니다. 제가 언제 거짓말한 적 있나요?]
하위 정령들이 아우성쳤다.
정령을 지닌 사람들은 대부분 침착했다. 여신의 대행자인 그들이 적어도 제 주인에게는 가호와 가이드라인을 내려주기 때문이다.
버멜에겐 그런 도움을 내밀 자가 없었다. 통제된 상황 속에서 모든 걸 개척해야만 한다.
버멜이 생각했다. 에테르가 없는 지금, 제일 먼저 챙겨야 하는 건 프레이였다.
“프레이, 날 원호해 줄 수 있겠어?”
“원호? 설마 비 맞으러 나가려고? 무모한 짓 하지 마!”
“무모한 짓이 아니야. 나한텐 특수한 인챈트가 있거든.”
“…구체적으로 뭘 하면 되는데?”
버멜은 프레이의 모자 근처에다 대고 소곤소곤 말했다.
“놈을 다리 밑에서 공격할 거야. 주의를 끌어줘.”
누가 듣더라도 무모한 작전이었다. 헤를라인이 대놓고 들었더라면 하지 말라고 필사적으로 말렸을 것이다.
그러나 프레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녀석은 1등으로 입학했잖아.’
에테르도 때때로 무모한 짓을 했다. 그리고 그때마다 성공시켰다.
친하게 지낸 건 아니었지만, 아마 이 녀석도 비슷할 터.
프레이는 수인의 직감으로 알아챘다.
‘얘도 에테르랑 동류야.’
프레이의 시선이 주변으로 던져졌다. 다들 이렇게 힘내고 있는데, 혼자서 웅크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해야 한다. 아카데미를 지키기 위해서. 친구와 식구들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꿈을 지키기 위해서.’
‘요호족은 배우지 못해 약탈밖에 못 하는 교활한 종족’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신분을 숨기면서까지 틸레트 아카데미에 입학했다.
수인족이 차별받지 않는 평등한 세상을 이 눈으로 보고 싶다. 거창하고도 무모한 생각이었지만, 오래 전의 결의를 지금 와서 바꿀 생각은 없었다.그러니 여기서 개죽음을 당하고 싶지 않았다.
“여기서 저 괴물을 쓰러뜨리면…….”
훗날 수인인 걸 들키더라도 모두에게 인정받을지도 몰라.
사고는 길지 않았다.
짝!
콰앙!
프레이는 손을 땅바닥에 짚었다. 체형이 지맥과 연동되는 데 1초면 충분했다.
사고의 흐름을 지각 아래로 집중한다. 탄화물과 규산염은 물론이고, 수많은 광맥이 느껴진다. 그중에는 철이나 니켈 같은 전이금속도 다수 존재했다.
프레이의 마력이 필요한 광물들을 끌어올렸다. 어부가 어망을 회수하는 것처럼 여러 금속이 공극을 뚫고 올라온다.
연성술의 기초, 등가교환.
프레이의 무기는 자연이다. 필요한 것은 모두 자연으로부터 얻는다. 그녀가 스태프를 소환하지 않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척, 처억!
주조하는 것은 대전차포. 그것이 그녀가 지닌 스태프다.
“부탁할게.”
타앗! 때를 맞춰 버멜이 뛰쳐 나갔다.
프레이는 낑낑거리며 버멜의 머리 위를 조준했다. 녹아내린 토터스의 턱이 위치한 곳이었다.
“동네 사람들, 잠깐만 귀 막으세요!”
“뭐라고?”
“이거나 먹어라, 이 괴물아!!”
투콰아앙! 맹렬한 폭음이 지면을 갈랐다. 사람들은 놀라 뒤로 자빠졌다.
쿠웅! 날개를 단 잿빛 포탄이 토터스의 아래턱에 명중한다. 맞은 곳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다.
끼긱, 끼긱!
토터스는 동물처럼 울부짖는 대신 불길한 기계음을 내뱉었다.
“아직 안 끝났어!”
프레이는 허공에 보조진을 그렸다. 과열된 철을 식히는 ‘냉각진’이었다. 본래 허공에 연성진을 구축하는 건 불가능이었지만, 천재는 달랐다.
“죽을 때까지 쏴 줄 테니까.”
쾅! 쾅! 쾅!
프레이는 대전차로켓을 6초에 한 번씩 쏴댔다. 마법과 숙련도가 조합되어 생겨난 경이로운 속도였다.
그때마다 포탄에 대한 반동으로 역풍이 불어닥쳤다. 상체가 오뚜기처럼 기우뚱했다 돌아오길 반복했다. 수증기에 젖은 흙먼지가 메뚜기처럼 펄쩍 뛰어올랐다.
대마도사를 능가하는 연성 실력과, 그렇지 못한 어리고 작은 몸.
“…아.”
그 탓에 반동 제어가 쉽지 않았다. 프레이가 늘 쓰고 다니던 고깔모자가 살짝 틀어지더니, 이내 벗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