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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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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멸) 닼아 뉴비들을 위한 거북왕 쉽게 조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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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장템 : 방철의 비약, 아그아단의 창(or 세계수의 뿌리독), 세뇌 방지 토템(5세트)]

       [초반 시련이라서 정령은 딱히 없어도 됨. 있으면 좋지만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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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그아단 창이나 뿌리독도 없으면 히든루트로 갈 수도 있음.]

       ㄴ 뭐임 히든루트가 있음?

       ㄴ 에테르랑 하는거

       ㄴ 에테르 오펜하이머 타락하기 전에 동료로 꼬시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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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테르 스트레스 관리를 잘 해뒀으면 얘가 발명대회 때 이상한 템 하나 만들 거임. 카레야스 관 비밀방으로 가면 1m 정도 되는 상자처럼 생긴 거 하나 있거든? 에테르 호감작된 상태에서 이거 픽업하고 토터스 있는 곳으로 가면 됨.]

       ㄴ 오

       ㄴ ㄹㅇ 뭔가 있네

       ㄴ 없잖아 ㅅㅂ

       ㄴㄴ 혹시 DLC 안삼?

       ㄴㄴ 확장팩 없으면 안뜰걸? 정석대로 가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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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EMP임. 알다시피 마수는 죄다 기계잖아? 장갑 다 뜯긴 상태에서 EMP 먹이면 절멸급이고 뭐고 다 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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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에테르가 아카데미에 남아있으면 플레어는 무조건 완성됐을 거 아냐? 그거 하나 이상 챙겨서 내피 보일 때까지 한 곳만 집중으로 조져.]

       ㄴ 플레어 없어도 배때지로 들어가면 윈드 커터 한 번에 내피 다 벗겨지더라.

       ㄴ 이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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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다리로 들어가서 스태프 꽂고 절삭용 마법 아무거나 꽂으셈. 여기서 중요한 건 끝까지 미끄러지면 안 된다는 거. 잘못하면 뒷다리에 밟혀 죽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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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튼, 들어가서 에테르가 만든 EMP 설치하셈. 폭발계 스크롤은 알아서 설치되어 있으니까 그냥 붙이기만 하고 나오면 됨.]

       ㄴ 설치하고 나왔는데 어떻게 터뜨림?

       ㄴㄴ 전원 넣어야함

       ㄴㄴ 어케넣음?

       ㄴㄴ 전류

       ㄴ 파티에 전계마도사 한명 있어야지

       ㄴ 근데 금안족 대부분 마왕군이잖아

       ㄴ 그러니까 에테르나 레니냐 없으면 못깸

       ㄴㄴ 레니냐는 솔직히 길라흐 잡을 때 빼고는 노쓸모임 그냥 에테르로 하는게 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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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그렇게 하면 주요 인물 안 죽고 깨지긴 함]

       ㄴ 이 공략법대로 했더니 4번 시련뜨고 줘털렸다 줫망겜

       ㄴ 시발 에테르 이년 다 끝나니까 갑자기 스트레스 만땅찍고 마지막에 핵날리는데 어떡함?

       ㄴ 뭐지 난 흑주 이벤트 안떴는데

       ㄴ 정화의 샘 퀘스트 하셈

       ㄴ 거기 돌 시간 ㅇ벗었음

       ㄴ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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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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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멜은 비를 피하며 회랑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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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테르는…. 에테르는 어디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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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딜 둘러봐도 금안족 소녀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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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면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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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앞에 있는 저 거북. 반타 토터스를 쓰러뜨리려면 에테르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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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실에선 이런 때에 뭐하고 있어!”

       “황자들 때문이라고 하더라? 1황자만 죽으면 다 끝나는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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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존자들이 모인 천막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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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동과 날조의 현장. 안팎으로 큰일이었다. 그러나 버멜은 이들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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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차피 역전진만 발동하면 세뇌는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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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에테르는 찾지 못했다. 버멜은 어쩔 수 없이 헤를라인이 대기하고 있을 위치까지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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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곳에는 에리카와 제롯, 그리고 프레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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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멜! 어디 갔다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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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찡그린 얼굴로 철화(鐵化)된 팔을 쓰다듬던 에리카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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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멜은 대답하는 대신 얼굴에 걸려 있던 성형마법을 해제했다. 로멜은 조금 전 사라졌다. 이젠 ‘버멜 호르데’로 돌아올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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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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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이 누구인지 알던 사람들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오로지 헤를라인만이 한 번 뒤를 돌아보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헤를라인은 이사장을 통해 버멜이 교환학생에 섞여 재입학했던 것을 사전에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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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하자면 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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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멜은 최대한 요약하여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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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은 시간에 납득하지 못할 일이 많이 일어났다. 황자가 풀려나고, 황제가 죽고, 절멸급 마수가 아카데미 한복판에 나타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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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멜이 사실 버멜이었다는 걸 가지고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당황한 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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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멜은 어깨를 움츠리고 있는 프레이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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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이, 오랜만이야. 나 좀 도와줄 수 있어?”

       “어…? 도와주다니, 뭘?”

       “저 거북을 어떻게든 처리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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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이는 대전차포를 연성해서 쏠 수 있을 정도로 유능한 소녀였다. 파티로 데려가면 틀림없는 전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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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이 요호족 소녀는 머뭇거리고 있었다. 어깨는 떨고, 이는 딱딱거리고. 자신 없어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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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의 실력은 출중했다. 그러나 실전 경험이 부족했다. 피치블렌드 산에서 중급이나 상급 마수는 자주 잡아봤어도 저런 커다란 녀석은 처음이었다. 프레이는 그 때문에 나서길 두려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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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는 수 없군. 버멜은 치트키를 사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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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에테르를 위한 일이기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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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말에 말을 떨던 소녀의 눈빛이 일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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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그게 무슨 소리야?”

       “생각해 봐. 틸레트가 이대로 끝나면, 에테르가 어떻게 생각할까?”

       “……슬퍼하겠지.”

       “다른 친구들은?”

       “마찬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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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이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어떻게든 해야겠다는 심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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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모한 도전일까, 용기 있는 행동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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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답은 일단 저지르고 봐야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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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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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렘을 조작하던 헤를라인이 마력 고갈을 느끼고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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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터스도 문제지만, 그 앞으로 다가오는 망자들이 크나큰 걸림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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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인간이었던 이들. 그러나 ‘증기의 비’를 맞고 더는 인간이 아니게 된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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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수님, 측면이 뚫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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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틈새를 노린 몇몇 망자가 회랑 안으로 들어왔다. 그들은 생존자들을 마구잡이로 물거나 할퀴었다. 단순한 공격이었다. 그러나 일반인 상대로는 유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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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저기서 단말마가 들렸다. 헤를라인은 전선을 뒤로 빼라는 지시를 내렸다. 지계마도사들이 임시방편으로 토벽을 만들었다. 비를 맞지 않고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이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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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로면 여기도 안전하지 못해요!”

       “교수님께서 메카로만시아를 써 주셔야 합니다!”

       “그건 안 돼요! 망자들을 욕보일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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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수를 골렘으로 환원할 수도 없다. 그건 망자를 두 번 죽이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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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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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건 어디까지나 도덕적인 이유였다. 즉, 실질적인 이유는 따로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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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체면 살릴 때입니까? 안 쓰시면 다 죽을 수도 있어요!”

       “잘못 사용헀다가 남은 진형까지 붕괴되면 여기 학생들이 위험에 빠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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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카로만시아’는 자동형 마법. 골렘으로 만든 모든 개체를 일일이 조작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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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직접 조종 중인 골렘과, 새로 골렘이 될 마수들. 이들의 발이 꼬여버리면 아군끼리 대참사가 벌어질 수 있다. 특히나 최상급 지계마도 교보재에선 ‘이런 광역 마법은 좁은 전장에서 사용하지 마시오’라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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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못하면 전선이 뒤엉킨다.그렇게 되면 오히려 피해가 더 심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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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박을 하기는 싫었다. 헤를라인은 현상유지하는 길을 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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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사람이 1황자인가?”

       “옛날에 봤던 거랑 비슷하게 생겼는데?”

       “괴물들 다가오고 있잖아! 빨리 잡아서 죽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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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새 내부에서도 내분이 일어나고 있다. 최악의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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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그 누가 알까. 밑바닥에도 더 밑바닥이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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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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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반타 토터스가 지근거리까지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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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녀석이 다시 한번 앞발을 쳐들었다. 거대한 묵빛 그림자가 처마 위로 올라탄다. 사람들은 넋 놓고 그 장면을 올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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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쾅, 쾅,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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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터스가 앞발을 여러 번 내리찍었다. 도끼로 땔감을 할 때처럼 둔탁한 소리가 회랑을 유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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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자로 옮기기 어려운 비명이 얽히고설켰다. 운이 좋지 못했던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토터스의 앞발에 깔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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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번의 발길질. 스윽, 하고 토터스가 앞발을 뒤로 내린다. 크레이터처럼 움푹 파인 곳이 생겼다. 그 안에는 내장과 쇳가루, 피와 진흙이 뒤섞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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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모습을 본 버멜이 입을 틀어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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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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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헛구역질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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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멜…! 이 아니네요? 당신 누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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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릴다가 박물관에서 돌아온 건 그 무렵이었다. 버멜은 같은 설명을 한 번 더 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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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숨을 고를 새도 없이 에테르가 한 말을 그대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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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해서… 즐거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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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 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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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가 즐거웠다는 거지?

       

       부고와도 같은 의미심장한 말이었다. 버멜은 불안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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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쿵, 쿵, 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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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줄기에 닭살 같은 소름이 돋았다. 아주 잠깐, 머릿속이 백지처럼 새하얗게 변했다가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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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해 주인! 위험하다고! 당장 피해!]

       [여기 더는 못 있겠어. 우리 힘으로 이길 수는 없을 거야. 그러니까 빨리 도망치자.]

       [저건 절멸급 마수가 확실합니다. 제가 언제 거짓말한 적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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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위 정령들이 아우성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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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령을 지닌 사람들은 대부분 침착했다. 여신의 대행자인 그들이 적어도 제 주인에게는 가호와 가이드라인을 내려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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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멜에겐 그런 도움을 내밀 자가 없었다. 통제된 상황 속에서 모든 걸 개척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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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멜이 생각했다. 에테르가 없는 지금, 제일 먼저 챙겨야 하는 건 프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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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이, 날 원호해 줄 수 있겠어?”

       “원호? 설마 비 맞으러 나가려고? 무모한 짓 하지 마!”

       “무모한 짓이 아니야. 나한텐 특수한 인챈트가 있거든.”

       “…구체적으로 뭘 하면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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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멜은 프레이의 모자 근처에다 대고 소곤소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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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놈을 다리 밑에서 공격할 거야. 주의를 끌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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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듣더라도 무모한 작전이었다. 헤를라인이 대놓고 들었더라면 하지 말라고 필사적으로 말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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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프레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

       ‘이 녀석은 1등으로 입학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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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테르도 때때로 무모한 짓을 했다. 그리고 그때마다 성공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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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하게 지낸 건 아니었지만, 아마 이 녀석도 비슷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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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이는 수인의 직감으로 알아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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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도 에테르랑 동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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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이의 시선이 주변으로 던져졌다. 다들 이렇게 힘내고 있는데, 혼자서 웅크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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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해야 한다. 아카데미를 지키기 위해서. 친구와 식구들을 지키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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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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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을 지키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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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호족은 배우지 못해 약탈밖에 못 하는 교활한 종족’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신분을 숨기면서까지 틸레트 아카데미에 입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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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인족이 차별받지 않는 평등한 세상을 이 눈으로 보고 싶다. 거창하고도 무모한 생각이었지만, 오래 전의 결의를 지금 와서 바꿀 생각은 없었다.그러니 여기서 개죽음을 당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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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저 괴물을 쓰러뜨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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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훗날 수인인 걸 들키더라도 모두에게 인정받을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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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는 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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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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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콰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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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이는 손을 땅바닥에 짚었다. 체형이 지맥과 연동되는 데 1초면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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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의 흐름을 지각 아래로 집중한다. 탄화물과 규산염은 물론이고, 수많은 광맥이 느껴진다. 그중에는 철이나 니켈 같은 전이금속도 다수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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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이의 마력이 필요한 광물들을 끌어올렸다. 어부가 어망을 회수하는 것처럼 여러 금속이 공극을 뚫고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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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성술의 기초, 등가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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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이의 무기는 자연이다. 필요한 것은 모두 자연으로부터 얻는다. 그녀가 스태프를 소환하지 않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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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척, 처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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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조하는 것은 대전차포. 그것이 그녀가 지닌 스태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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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탁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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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앗! 때를 맞춰 버멜이 뛰쳐 나갔다.

       ​

       프레이는 낑낑거리며 버멜의 머리 위를 조준했다. 녹아내린 토터스의 턱이 위치한 곳이었다.

       ​

       “동네 사람들, 잠깐만 귀 막으세요!”

       “뭐라고?”

       “이거나 먹어라, 이 괴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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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콰아앙! 맹렬한 폭음이 지면을 갈랐다. 사람들은 놀라 뒤로 자빠졌다.

       ​

       쿠웅! 날개를 단 잿빛 포탄이 토터스의 아래턱에 명중한다. 맞은 곳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다.

       ​

       끼긱, 끼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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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터스는 동물처럼 울부짖는 대신 불길한 기계음을 내뱉었다.

       ​

       “아직 안 끝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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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이는 허공에 보조진을 그렸다. 과열된 철을 식히는 ‘냉각진’이었다. 본래 허공에 연성진을 구축하는 건 불가능이었지만, 천재는 달랐다.

       ​

       “죽을 때까지 쏴 줄 테니까.”

       ​

       쾅! 쾅!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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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이는 대전차로켓을 6초에 한 번씩 쏴댔다. 마법과 숙련도가 조합되어 생겨난 경이로운 속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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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마다 포탄에 대한 반동으로 역풍이 불어닥쳤다. 상체가 오뚜기처럼 기우뚱했다 돌아오길 반복했다. 수증기에 젖은 흙먼지가 메뚜기처럼 펄쩍 뛰어올랐다.

       ​

       대마도사를 능가하는 연성 실력과, 그렇지 못한 어리고 작은 몸.

       ​

       “…아.”

       ​

       그 탓에 반동 제어가 쉽지 않았다. 프레이가 늘 쓰고 다니던 고깔모자가 살짝 틀어지더니, 이내 벗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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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agic Academy’s Physicist

The Magic Academy’s Physicist

마도 아카데미의 물리학자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n an era when the power of Fire Magic was considered to have reached its limit, one girl began researching nuclear fu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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