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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88

       

        

        

        

        

        먹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어느 가을의 늦은 새벽, 달빛 아래. 이 세상에서 가장 엄중한 기밀 중 하나로 보호받고 있는 이름 모를 캠프 안, 한 남자가 평상복을 입고 아스팔트 깔린 바닥 위를 걷고 있었다.

        

        어지간한 대학의 캠퍼스 이상으로 거대한 시설. 기지의 곳곳에 세워진 망루에서는 외부 협력 인원들이 경계를 서고 있었다. 10월 중순의 밤은 서늘했다. 온도가 한 자리와 두 자리를 넘나드는 터라 바깥에 노출된 손으로부터 싸늘한 밤공기를 느낄 수 있었다.

        

        낡은 창고 하나가 시선의 끝에 닿는다. 목적지였다. 빛 한 점 없는 어둑어둑한 곳. 피로감으로 노곤해진 몸을 이끌고 슬그머니 문을 열었다. 굳게 닫힌 문들이 여럿. 바닥에 소복히 쌓인 먼지들이 그 연식을 짐작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 사이, 어둠 속에서 미약하게 발광하는 신형 키패드 하나가 있었다.

        

        

        그 위로 손가락을 가져다댄다.

        

        그리고 문이 열렸다.

        

        

        

       ───삐빅.

        

        

        

        빛이 쏟아진다.

        

        농구장만한 내부 공간 안에서, 족히 열댓 명이 넘는 인원들이 허공에 띄워진 스크린을 보고 저마다의 이야기를 진행 중이었다.

        

        아주 짤막한 순간 시선의 교환이 이어졌다. 한순간에 개시된 머리부터 발끝까지의 스캔. 거의-도 아니고, 모든 이들의 안면이 낯익었다. 모를 수가 없었다. 기억을 조금만 뒤져보아도 즉각 답이 나왔으니 – 물론 이곳에서의 기억이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현재와 과거, 그리고 다른 세계를 통틀어, 미국 본토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를 누비며 작전을 뛴 델타의 요원들이었다.

        

        

        

       “아, 오웬스 선임관.”

        

       “여기서는 상사지. 그나저나 이런 곳까지 들어와도 괜찮나, 로건?”

        

       “이미 허락 받았으니, 걱정 안 하셔도 괜찮아요. 유진한테는 훈장도 뿌리는데, 여기 하나 못 들어오겠어요?”

        

        

       

        들려오는 말에 자동으로 해당 방향을 향해 돌아가는 눈동자.

        

        시선을 교환했다. 익숙하지만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한 여성이 그곳에 있었다. VR이 아니라 현실이라 더욱 적응되지 않는 묘한 비주얼. 하늘색 토파즈를 빼다 박은 듯한 눈동자 위로 우유를 연상하게 만드는 백색 생머리가 치렁치렁 내려왔다.

        

        그러나 그 위에 난 큼지막한 곰 귀는…익숙할 리가 있나. 과거 오메가 바이러스 뿐만이 아니라, 인간의 이해를 넘어선 일조차 간간히 벌어지던 뉴욕의 기억 덕분에라도 간신히 수용할 수 있는 광경이었다.

        

        힐끔 시선이 옆으로 돌아간다. 바닥에 널브러져 기절이라도 한 건지 싶은 건장한 남성 한 명과, 그걸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무시하며 화면을 보고 있는 다른 이들.

        

        

        

       “케빈은 왜 저러고 있나?”

        

       “오늘 만난 이후로 한 번도 로건이라고 안 불러줘서 말이지요. 다시 원래 이름으로 개명까지 했는데, 빌어먹을 놈 같으니.”

        

       “자업자득이군.”

        

        

        

        입에서 새어나올 뻔했던 로라라는 단어를 다시 목구멍으로 꿀떡 삼키며, 안내받은 대로 적당한 자리에 앉았다. 화면 위로는 자동으로 영어 번역된 영상이 10분 후 5번째 경기가 시작된다는 문구를 출력 중이었다. 바닥에 기절한 케빈을 발로 밀어내자 로라가 옆에 앉았다.

        

        힐끔 시선을 마주하자, 그녀가 최근에 발급받은 듯한 블루 뱃저 – 정규직을 의미하는 카드 – 를 흔들며 히 하고 웃어보였다. 천장에 달린 백색 조명에도 결코 지지 않을 듯한 우윳빛 피부가 선명히 빛나고 있었다.

        

        그에 슬그머니 덧붙였다.

        

        

        

       “이전엔 뭘 하고 있었나? 여기가 그렇게 허가가 빠르게 나오는 곳은 아닐 텐데.”

        

       “1st SAC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었죠. 기억 되찾기 전에도 이러고 있었던 걸 보니, 머릿속 어딘가에서는 뭔가 알고 있었던 걸지도.”

        

       “기막힌 우연이군.”

        

        

        

        고개를 잠깐 끄덕인 그녀가 화면을 몇 번 조작했다.

        

        눈 앞이 반짝이며 새로운 스크린이 바로 앞에 떠올랐다. 모를 수가 없는 모습이었다. 긴 생머리 아래에서 명멸하는 푸른색 눈. 방탄복 위를 덮은 조끼와 손에 들린 한 정의 기관단총. 옆머리에서 튀어나온 뾰족한 귀까지.

        

        그런 그녀가 전장을 누빈다. 총알이 빗발치는 곳을 거리낌없이 주파하며 목표물로 삼은 존재를 지옥 끝까지 쫓아갈 듯한 집념을 정면으로 쏘아보낸다. 참으로 익숙한 광경이었다.

        

        여러 할 말이 있었지만…종합하면 그랬다.

        

        

        

       “잘 살아있었군. 녹슬기는커녕 더 날카로워졌어.”

        

       “12월 말에 미국에 올 거예요.”

        

       “못다한 장례식이라도 치뤄줘야 하나? 개인 물건은 장례식 때 전부 태워버렸는데, 미안하게 됐군.”

        

       “뭐 그런 농담을 다 합니까.”

        

        

        

        작은 핀잔.

        

        무어라 덧붙이려는 순간 이어지는 푸념에 안토니 오웬스의 입이 다물렸다.

        

        

        

       “이젠 VR 아니면 저런 짓은 못하죠. 나름 치열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몸이 이렇게 바뀌질 않나. 정신차리고 보니 어느새 델타 딱지는 떨어져있고. 빌어먹을.”

        

       “굳이 군사공작관 노릇이 아니더라도 델타가 할 일은 많지. 원한다면 정식 절차를 밟아 다시 들어오면 되는 일 아닌가. 내 스쿼드에 다시 배속시켜줄 정도의 여력은 있으니.”

        

       “하긴, 오웬스 선임관 하면 어썰트 스쿼드론이니까요. 저 하나 들어갈 자리는 있겠죠.”

        

        

        

        그 후 짧은 정적이 이어졌다.

        

        로건 블레미스. 과거 자신이 운용하던 태스크포스 소속 인원이었고, 동시에 그 당시 오메가 바이러스의 피해자들 중에서도 드문 것으로 여겨…지는 걸로 추정되었던 특이피해자. 특징이라면 성별 또는 신체 전반, 혹은 그 둘 다에 걸친 광범위하고 – 동시에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변화.

        

        본래라면 이카루스로부터의 헤드헌팅은커녕 연구소에 처박혀 해부당하는 게 정상이었던 유진이, 당시의 사회 및 이카루스에 큰 문제 없이 받아들여졌던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아무렴, 당시 뉴욕은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이해 가능한 마경이었으니 – 물론 나중에 조든 애머스트를 심문한 결과, 오메가 바이러스와 신체의 변화는 완전히 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져 결론이 오리무중으로 빠져버렸지만.

        

        

        그 와중 이어지는 말.

        

        

        

       “그래도, 그건 적어도 내년으로 미뤄야겠네요.”

        

       “무슨 일이라도 있나?”

        

       “이번 본선에 나갈 예정이라서요.”

        

        

        

        그와 동시에 재차 눈 앞을 수놓는 두 번째 팝업창. 십수 개의 글자와 몇 개의 그림으로 이루어진 내용은 기본적인 지능과 일정 이상의 지식만을 알고 있다면 쉽게 파악 가능했다.

        

        Dark Zone – AP national player in North America.

        

        그런 단어와 함께 공중을 부유하는 사진.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행동도 빠르군.”

        

       “별 생각 없이 신청했는데 생각보다 할 만하더라고요. 나중에 유진에게 안부 인사나 전해줄 생각인데, 할 말 있으면 지금 말하시죠. 지금 아니면 기회 없습니다.” 

        

       “여기서 말하면 분명히 까먹을 테니, 그럴 바엔 직접 말하지.”

        

       “누가요? 제가?”

        

       “너 아니면 누가 있겠나? 케빈? 기절한 놈은 말을 못 하지. 제대로 듣지도 못하고.”

        

       “아니, 이 양반이…!”

        

        

        

        분노로 얼굴이 새빨개지는 로라를 뒤로 한 채, 어느덧 시작을 앞둔 영상에 시선을 놓는다. 그 와중 옆구리로 날아드는 주먹을 간신히 피한 건 덤이었다.

        

        발현자들의 주먹은 아프단 말이지.

        

        다시 자리에 앉고 난 다음, 이어지는 사적인 이야기.

        

        

        

       “아무튼 잘 지내고 있어서 다행이군. 불편한 점은 없나?”

        

       “여기서는 29년 동안 이 모양으로 살아온 상태였으니, 크게 없지요. 완력이랑 체력도 예전보다 훨씬 낫고. 씻을 때만 조금 껄끄러운 정도? 이런 멀끔한 여자랑 사귀고 싶었는데, 그 광경이 거울로 보일 땐 좀 엿같긴 합니다.”

        

       “그건 대참사로군. 옛날에 여자친구는 있었나?”

        

       “달려있었던 건 써먹고 바뀌었으니 미련은…아마도 없죠. 그런 것보다 여자한테 그런 걸 왜 물어봅니까?”

        

       “불리할 때만 헛소리 하는 것도 과거랑 똑같구만.”

        

       “…경기 시작했어요.”

         

        

        

        과연.

        

        세상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건 있는 법이었다.

        

        아무튼, 현재 시각은 새벽 5시 3분. 느닷없이 야밤에 치뤄진 정기 테스트로 인해 내일은 명목상 비번. 다행인지 불행인지 유진과의 물리적인 거리는 참으로 멀었고, 그리하여 생겨난 13시간의 시차는 미국 기준 새벽에나 경기가 시작된다는 걸 의미했다.

        

        그러나 이곳에 모인 이들 중 그 누구도 화면에서 시선을 놓지 않는다. 침대에 누워있을지언정 대화는 끊이지 않는다. 주된 내용은 당연하게도 유진이었다. 애초에 이 공간이 마련된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이었고.

        

        비록 갑작스러운 기상도 모자라 테스트까지 본 탓에 몸은 피곤하고 눈꺼풀은 무거웠지만, 이들은 그런 신체적 본능을 그 누구보다도 가장 잘 조절할 수 있는 사람들의 집합이었다.

        

        모든 경기가 끝날 때까지, 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었다.

        

        

        

        

        

        

        

        

        

        

        

        

        

       -현재까지의 결과 집계 중….

        

       -대한민국의 단독 선두, 일본 2위, 러시아와 중국, 대만이 근소한 차이로 각자의 자리를 차지 중.

        

        

        

       “…왜지?”

        

        

        

        한편, 러시아.

        

        한국의 점수 자판기로 전락 중이었다.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거나, 적어도 그에 대한 실마리를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자리에서 받고 있는 연봉의 50%를 즉시 인센티브로 꽂아주겠다. 할 말 있는 사람?”

        

        

        

        정적.

        

        눈치.

        

        아무 말이라도 던져볼 만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는다. 서로간의 시선 교환이 몇 번이고 오가지만 뾰족한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코치로서도 선수로서도 처음 겪는 경험은 전원의 추론 및 문제 해결 능력을 완전히 거세해버렸다.

        

        그나마 할 수 있는 것은, 서로간의 경험을 공유하며 어떤 부분에서 막혔는지를 토론하는 행위 정도. 개별적으로는 여러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는 데이터도 여러 개가 모이면 방향성이 있기 마련이었으니.

        

        그리고 이들은 적어도 그 정도는 능숙하게 가능했다.

        

        그리하여 나온 결론.

        

        

        

       “…현재, 전원이 커리큘럼을 통해 배양된 강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격적인 전술에 내재된 약점을 정확히 찔려, 역습 및 역공격이 철저히 돈좌당하는 형세가 자주 보여집니다.”

        

       “유진에게만?”

        

       “아닙니다. 한국 유저들과 조우하였을 때만을 한정하였습니다.”

        

       “…하아.”

        

        

        

        100명 중 20명만 피하면 된다는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그 20명이 상위권에 대거 포진했는데 그걸 피하는 건 ‘나는 중간 순위로 만족하겠다’는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결국 돌고 돌아 원점이었다. 그나마 다행이게도 이들은 그런 부정적 사고의 스파이럴에 매몰되는 부류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게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 건지’에 대한 궁금증이 남아있긴 했지만 – 당연한 말이었다. 한국은 러시아의 기본적인 대전략을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행동했으니.

        

        사실 ‘알고 있다’를 넘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분석당한 거라고 말해야 더 어울릴 거라고 생각되긴 하지만.

        

        

        

       “…일본은?”

        

       “예상했던 것만큼 선전하고 있습니다.”

        

       “예상했던 만큼이라.”

        

        

        

        거기서는 목소리가 조금 밝아졌다.

        

        이를 다르게 말하면 러시아가 일본을 뚫어낼 수 있는 여력이 없는 건 아니란 소리였다. 애초부터 본래라면 러시아와 일본, 그리고 한국이 투닥거리며 1위부터 3위까지의 순위를 나눠먹어야만 했기도 하고. 작년은 이 지점에서 중국이 끼어들었지만.

        

        작게 숨을 내쉬고, 말을 잇는다.

        

        

        

       “…이번이 다섯 번째 경기니까 데이터의 신뢰성은 확신할 수 없지만, 여태까지의 분석 결과를 간단하게 브리핑하겠다.”

        

        

        

        그와 동시에 펼쳐지는 여러 개의 스크린들.

        

        상당히 복잡한 도표와 그래프, 사진, 그리고 이동 동선들이 사방팔방에 펼쳐진 상태였으나, 이윽고 그 모든 것들이 하나로 압축된다.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결론은 상당히 다양했으나, 헤드 코치는 이를 간단하고도 일목요연하게 표현했다.

        

        결론이 이어진다.

        

        

        

       “───이상에 따라, 한국 유저들의 전반적인 플레이는 작년에 비하면 상당히 달라졌다고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다름아닌 포지셔닝으로, 그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급락했지. 하지만 이는 그다지 희망적인 신호라고는 볼 수 없다. 왜인지 아는 사람?”

        

       “상대방이 얼마나 좋은 포지션에 자리를 잡든, 그 부분을 수월하게 뚫어낼 수 있는 피지컬을 갖추었기 때문입니까?”

        

       “실제로 그렇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이라는 말을 목구멍 너머로 꾹 눌러 삼키며, 부연 설명이 이어졌다.

        

        

        

       “즈베즈다가 말했듯이, 최상위권 한국 유저들에게는 포지션이 크게 의미가 없지. 간단하다. 힘이 있으니, 불리한 상황조차 개인의 실력으로 밀어버린다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연출 가능한 거지.”

        

        

        

        잠깐의 정적.

        

        조금 더 구체화되는 새로운 대전략.

        

        

        

       “그래도 골자는 명료하다. 가장 좋은 자리를 그 누구보다도 우선적으로 선점하는 거지. 어떠한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일본과 한국 유저를 먼저 소모시켜야 한다. 그 둘 간 싸움을 붙일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탁 소리와 함께 펼쳐지는 여러 교전 데이터들.

        

        

        

       “아까 말했듯이, 한국 유저들은 구태여 자리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다르게 말하면 주요 지형지물의 확보가 다른 나라보다 늦다는 소리지. 이론 상으로는 우리가 일본보다 먼저 그 자리를 차지하면, 공화국의 대표들은 러시아와 한국 사이에 끼어 갈려나갈 거다.”

        

        

        

        말 그대로의 이론적인 방법.

        

        다른 나라의 유저라고 하여 이를 생각하지 못했을 리는 없었으나, 러시아의 판단에도 나름대로의 근거가 있었다.

        

        헤드 코치가 덧붙였다.

        

        

        

       “전략은 게임의 흐름 뿐만이 아니라 외부 상황에도 영향을 받는다. 일본은 현 시점에서 2위 자리를 공고히 하는 한편, 1위 자리의 탈환법을 모색하고 있을 거다. 다르게 말하면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를 의미하지. 이 시점에서 부드러운 옆구리를 정확히 찌르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격차가 벌어지고 말 거다.”

        

        

        

        탁.

        

        그렇게 프레젠테이션이 끝난다.

        

        불균형적인 현 상황만큼이나 과감한…물론 좋게 말하면 과감한 전략이었고, 나쁘게 말한다면 뒤가 없는 택틱이었다. 게다가 무언가 이리저리 많은 살이 붙긴 했지만, 그 근본은 결국 ‘좋은 자리를 그 누구보다 빠르게 차지하라’는 말이었다.

        

        과연 이것이 제대로 통할지는 그 누구도 몰랐다. 심지어는 통계와 데이터에 근거해 전술을 수립하는 코칭 스태프들조차, 아시아 예선전을 휘감은 이 험난한 조류를 이 정도의 대비만으로 헤쳐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그러나, 어쩌면 원래 그런 법일지도 몰랐다. 교전의 근본은 원래 그런 한 치도 알 수 없는 사람의 발버둥이 빚어내는 혼돈이었으니.

        

        

        

       -[알림 : 5번째 경기까지 60초 남았습니다.]

        

       “이곳까지 온 모든 이들을 믿는다.”

        

        

        

        그 이상의 말은 없었다.

        

        5번째 경기가 막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투두두두두!

        

       “이런 망할, 쟤네들은 또 뭐야!?”

        

        

        

        그리고 그로부터 얼마나 지났을까.

        

        좋은 자리를 선점한 후 기관총을 들고 100년 가량 전의 노르망디를 재현 중인 러시아를 보면서, 일본을 포함한 수많은 나라의 유저들이 욕지거리를 내뱉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엄밀하게 말하자면 발현자만 모아놓은 부대가 아니라 발현자도 섞여있는 부대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유진은 그들 중에서도 특출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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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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