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188

       

       쩌엉!

         

       힘과 힘의 충돌.

         

       아스모데우스과 키엘의 몸이 그 자리에서 사라지며 수십 번의 불꽃을 만들어낸다.

         

       두두두두두!

         

       ‘……오래 버티지는 못하겠군.’

         

       아스모데우스의 공격을 막아내던 키엘의 눈이 얇아졌다. 마왕의 마기는 다른 마물들과는 그 궤를 달리했다. 근처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신체가 타들어간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으니.

         

       자신의 신체가 이 정도인데, 아스모데우스와 직접 충돌하는 검은 어떠하겠는가.

         

       오러를 최대한으로 응집시켰는데도 불구하고, 말 그대로 녹아내리고 있었다.

         

       키엘의 판단은 빨랐다.

         

       아스모데우스가 코앞으로 점멸한 순간.

         

       키엘은 망설임 없이 대검을 집어던졌다. 아스모데우스는 고개를 기울여 키엘의 공격을 피해냈다.

         

       “……?”

       

       검사가 검을 던지다니. 아스모데우스의 눈동자에 의문이 차오르는 그 때. 키엘의 손이 등 뒤에서 빠져나왔다. 손이 완전히 뽑히기도 전, 아스모데우스는 키엘의 손에 들린 무기를 포착했다.

         

       그것은, 처음 보는 종류의 검이었다. 찬란한 빛을 뿜어내는 칼날. 단순히 오러를 뽑아내어 검의 형태를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그런 조잡한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대한 기운이 느껴졌다.

         

       “오호?”

       

       아스모데우스는 저도 모르게 탄성을 내질렀다. 처음에는 그저 주제를 모르는 인간인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아니었던 모양이다.

         

       강하다. 서열 4위였던 바포메트는 물론이거니와, 3위였던 아가레스조차도 저 인간의 상대는 되지 못할 것이다.

         

       ‘마왕이 되지 못했더라면 까다로웠겠어.’

         

       화아아아악! 아스모데우스의 몸이 검붉은 불꽃에 삼켜졌다. 마왕의 마기로 만들어낸 불꽃은 길쭉한 검이 되었다. 아스모데우스는 새로이 나타난 검을 쥐었다.

         

       “내가 박투(搏鬪)를 더 좋아하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

       

       키엘은 아스모데우스의 모습에 눈을 가늘게 떴다.

         

       본래 악마들이 내뱉는 말은 태반이 거짓이라지만, 아스모데우스의 자세를 본 순간 깨달았다.

         

       검을 하루 이틀 잡아본 자세가 아니다.

         

       검을 든 순간, 아스모데우스의 기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쉴새없이 몰아치는 폭풍 같았더라면, 지금은…….

         

       ‘훨씬 날카로워졌군.’

         

       힘보다는 속도를 중시하는건가.

         

       “생각이 너무 많은걸?”

         

       파아앗!

       

       키엘이 판단을 내리는 사이, 순식간에 안으로 파고든 아스모데우스가 웃었다.

         

       “이렇게, 빈틈이 드러나 버리잖아.”

       

       상정했던 범위를 아득히 벗어난 속도에 키엘이 경악성을 터뜨렸지만, 그의 육체는 기계처럼 바로 반응했다.

         

       챙……!

         

       칼날과 칼날이 닿았다.

         

       아스모데우스의 반대쪽 손이 키엘의 가슴팍을 노리고 휘둘러진다.

         

       대검이 양손 무기라는 것을 고려해 절묘하게 빈틈을 노리고 쏟아지는 공격.

         

       하지만 올리비아는 그저 뒤에서 구경만 하고 있지 않았다.

         

       블링크를 연속으로 사용해 키엘의 뒷덜미를 잡아채 뒤로 던지듯 밀쳐내고, 육체에 전격을 둘러 아스모데우스의 공격을 흘려낸다.

         

       올리비아는 곧바로 아스모데우스와 거리를 벌렸다. 아스모데우스 역시 그럴 것을 예상하고 올리비아에게 빠르게 접근했다.

         

       순식간에 좁혀지는 거리.

         

       올리비아의 오성(悟性)은 극한의 상황에서 최선의 답을 도출해냈다. 이런 식으로 피했다간 금방 따라잡힐 것이다. 그러니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역으로 파고든다.

         

       검만을 신경 써서는 안된다. 아스모데우스는 언제든 공격 방식을 전환할 수 있는 악마다. 당장 주먹으로 무기를 바꾸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키리릭……!

         

       올리비아의 주변에서 뇌기가 회전했다. 굳이 손을 뻗을 필요는 없었다.

         

       주변의 마력은 올리비아의 지배 아래에 있다. 모든 마력이 올리비아의 검이고, 방패였다.

         

       그녀를 중심으로 회오리치는 뇌전이 뭉쳤다.

         

       [쿠오오오……!]

       [끼이익, 끼기긱……!]

         

       단순한 마나의 응집만으로도 살점이 으스러지며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지르며 몸부림치는 마수들의 모습.

         

       상대의 숨소리가 들릴법한 초근거리에서, 올리비아는 블링크를 연달아 사용해 몸의 방향을 뒤집고, 아스모데우스의 등 뒤로 이동해 머리를 붙잡았다.

         

       터억.

         

       “우리 내기할까?”

         

       쩌저저저적……!

         

       올리비아의 손을 중심으로, 그동안 응집시켜두었던 뇌기가 세차게 꿈틀거린다.

         

       “내 마력이 먼저 없어질지, 아니면 네 재생이 먼저 멈출지.”

       “……!!!”

         

       아스모데우스의 눈동자가 번쩍 뜨이는 것과 동시에.

       

       콰지지지지지직!

         

       하늘에서 쏟아진 무수한 번개들이 그대로 아스모데우스의 육체에 처박히며 충격파를 터뜨렸다.

         

       압도적인 충격량에 아스모데우스의 신형이 그대로 지면에 처박힌다.

         

       쿠과과과과!!

         

       뇌기는 본디 지면에 닿는 순간 흩어져야 하지만, 올리비아의 의지가 덧씌워진 마법은 그 정도 법칙은 아무렇지 않게 무시한다.

         

       ‘이걸로는 부족해.’

         

       아득한 지하에서 꿈틀거리는 마기를 감지해낸 올리비아가 미간을 찌푸렸다.

         

       ‘도대체 저 빌어먹을 새끼는 왜 갑자기 마왕이 된거야?’

         

       본래 계획대로라면 진작 마왕을 소멸시키고 군대를 정비하고 있어야 했건만, 아스모데우스가 마왕으로 승격해버린 탓에 모든 계획이 꼬여버렸다.

         

       본래 마왕은 불사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재생력을 갖춘 존재이지만, 아스모데우스는 거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불멸의 존재가 되었다.

         

       고작 한 글자 차이었지만, 그 차이는 어마무시했다.

         

       불멸의 화신인 아스모데우스는 본인이 바라는 한, 언제까지고 되살아날테니까.

         

       “…….”

       

       미친듯이 지면을 파고들던 뇌전이 어느 순간 나아가기를 멈춘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파지지직……!

         

       흘러넘친다.

         

       검은 색으로 침식당한 뇌전이 반대 방향으로 솟구치며 올리비아를 집어삼키려 든다.

         

       단순히 사물을 침식하는 수준을 넘어, 이제는 상대의 마력까지 침식할 정도로 끔찍한 마기.

         

       고오오오……!

         

       하지만 올리비아는 아스모데우스가 쏘아낸 뇌전을 피하는 대신, 태고의 지팡이를 소환해 뇌전 자체를 얼려버렸다.

         

       쩌저저저저적!

         

       전장 한가운데에 나타난 거대한 얼음 기둥. 그 속에 봉인된 검은 뇌전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꿈틀거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콰앙!

         

       찰나를 견뎌내지 못한 얼음 기둥이 산산히 부숴지고, 그 아래에서 아스모데우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올리비아는 그 사실에 놀라는 대신, 냉기를 꽈배기처럼 꼬아냈다.

         

       날카롭게 가공된 얼음 정수들이 그대로 앞으로 쏘아진다.

         

       촤아아악!

       

       아스모데우스의 미간이 관당하는 것과 동시에 검붉은 피가 솟구쳤지만, 그뿐.

         

       아스모데우스는 오히려 보란듯이 구멍에 손가락을 집어넣고 길쭉한 미소를 지었다.

         

       “내기, 이길 수 있겠어요?”

         

       콰직!

         

       올리비아는 대답하는 대신, 다시 한 번 얼음 정수로 아스모데우스의 머리통을 꿰뚫었다.

         

       “……흐음. 너무 튕기는 여자는 별론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머리를 쓸어넘긴 그녀가 천천히 다가온다.

         

       “포기해요. 어차피 당신이 이기는건 절대로 불가능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당신네들에게 빛의 여신이 있듯이, 우리 악마들에게도 신이 있거든요.”

         

       아스모데우스의 입가가 조소를 머금는다.

         

       “마신께서, 곧 이 세계에 강림하실거에요.”

         

       황홀하다는 듯, 양팔로 스스로의 어깨를 붙잡는다.

         

       “그분께서 강림하시면, 차라리 내가 나았다는 걸 깨달을 거에요. 인간들은 벌레처럼 짓뭉개질테고, 불신자들은 죽음조차 허락받지 못한 채 영원히 고통받겠죠.”

        “지금 네가 하는 짓거리와 별 차이는 없을 것 같은데.”

       “후후……그래요?”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히 알겠다.”

         

       아스모데우스를 보는 올리비아의 시선에 비웃음이 담겼다. 네깟 것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확신이 담긴 조소.

         

       “적어도……. 마신에 대해서는 너보다 내가 더 잘 안다는 정도는.”

       “글쎄요. 도대체 무슨 근거로…….”

        “애초에, 너는 마신을 만나본 적도 없잖아. 수천 년이 넘는 세월을 대악마로 살아왔는데도.”

        “…….”

         

       정곡을 찔렸는지, 아스모데우스의 눈동자가 얕게 흔들렸다. 올리비아는 아스모데우스가 말할 틈을 주지 않았다.

         

       “근데, 나는 만나 봤거든.”

        “…….”

        “알고 있잖아. 나를 마신을 강림시킬 제물로 바친 순간부터, 나와 마신은 필연적으로 만났을 수 밖에 없었다는 거.”

       

       올리비아는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여기서 질문. 왜……마신이 아니라 내가 깨어났을까?”

         

       한참 동안 흐르는 침묵.

         

       아스모데우스는 언제나처럼, 입꼬리를 들어올렸다.

       

       그러나.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거기서부터는, 말을 조심하는 게 좋을거에요.”

       “왜? 뭐가 달라지기라도 하나?”

         

       올리비아의 입가에 날카로운 조소가 번졌다.

         

       그 전까지 손대중을 두고 싸웠던 것도 아니고. 어차피 서로가 서로를 죽이기로 마음먹은 이상, 그깟 말 한마디 아낀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는, 마신을 진심으로 섬기지도 않잖아.”

       “…….”

         

       침묵 속에서, 아스모데우스의 몸이 격렬하게 들썩였다.

         

       분노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정곡을 찔린 것에 가까웠다.

         

       “흐으, 아핫, 으하하하핫!”

         

       번개가 휘몰아치는 와중에도, 아스모데우스의 웃음소리는 하늘에 울렸다.

         

       “하아…….”

         

       한참을 깔깔거리던 아스모데우스가 올리비아를 지그시 쳐다보았다.

         

       “당신이란 인간은……매번 내 예상을 깨버리네요. 도대체 어떻게 안거에요?”

         

       올리비아 또한 웃으며 입을 열었다.

         

       “궁금해?”

       

       아스모데우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우리를 이기면 돼.”

         

       우리? 아스모데우스의 눈동자에 의문이 차오른 그 순간.

         

       서걱……!

         

       절삭음과 함께, 그녀의 시야가 뒤집혔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lham Senjaya님!!!!
    다음화 보기


           


I Became the Witch Who Destroyed the World

I Became the Witch Who Destroyed the World

세계를 멸망시킨 마녀가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destroyed the world to see its Annhiliation Ending.

And I possessed my Character Olivia in the game.

However… … .

[The world is rebuilt.] – NPCs killed by you return.

– Princess Aria hates you.

– Sword Saint Kiel wants to slit your throat.

… … Isn’t that a bit of a regression?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