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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89

       *** ***

         

       첫날.

         

       모두 약속이라도 했다는 양 맛집 여행을 다녀온 십이 부대원들은 다음 날 옹기종이 모여 앉아 닭가슴살을 씹어 먹고 있었다.

         

       훈련병들은 적어도 휴가를 한 번씩은 다녀왔고 그 말은 기름진 것을 잔뜩 먹으면 몸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한 번씩은 체험해 보았다는 뜻이었다.

         

       그저 두어 끼 마음껏 먹고 싶은 것을 먹었을 뿐인데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몇 주간의 노력으로 만든 몸에 지방이 진득하게 달라붙는 마법!

         

       훈련병들은 지옥같이 구르며 만들어 낸 몸을 하루만에 망쳐버리고 싶지는 않았기에 외식을 선택하는 대신 닭가슴살을 선택했다.

         

       “이보게, 재상해. 대체 조가주는 어제부터 왜 저러는 건가?”

         

       재상해가 퍽퍽한 닭가슴살을 쑤셔 넣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자네들 칠번 대의 그 절정 고수놈 기억 하는가?”

         

       “그 싹퉁바가지 없는 자식 말인가?”

         

       “어제 용상객잔에서 그 자식이랑 딱 마주쳤지 뭔가!”

         

       재상해가 침을 튀기며 어제의 이야기를 시작했고 그 이야기를 들은 부대원들은 목소리를 높이며 성을 냈다.

         

       “완전 미친 놈이로군!”

         

       “그런 놈은 시험에 붙었어도 연수에서 탈락했을 걸세!”

         

       부대원들은 목소리를 높이며 장일삭을 성토했지만 조가주는 그저 닭가슴살을 씹으며 고민을 거듭하고 있었다. 자신들의 성토 겸 위로가 조가주의 귀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사실에 머쓱한 표정을 지은 부대원들은 다시 닭가슴살을 입에 넣었다.

         

       “진짜, 먹고 또 먹어도 맛없군.”

         

       “맛이 없다니. 이리 비린 맛이 나는데 어찌 맛이 없다 하나!”

         

       “후우. 영약이라 치고 먹어야지.”

         

       제 128회 닭가슴살의 끔찍한 맛 표현 토론회가 한창인 와중.

         

       “자네들, 할 이야기가 있네.”

         

       조가주가 입을 열었다.

         

       “오, 그래 말해보게나!”

         

       “역시 그놈의 자식 말이야. 당장이라도 찾아 가서 몰매를 놔 버릴까?”

         

       조가주는 자신을 걱정해주며 이런저런 말을 주워 담는 동기들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나는 금의위가 되는 것을 포기하고자 하네.”

         

       생활관의 모두가 동작을 멈추었다. 쩍 벌린 조갑덕의 입에서 닭고기가 떨어졌고 옥수수의 손에서 계란이 떨어졌다.

         

       광재련이 저도 모르게 손으로 닭가슴살을 뭉개며 소리쳤다.

         

       “미쳤냐!!”

         

       서까래에서 먼지가 떨어질 정도의 성량에 모두 움찔하는 사이에 조가주는 쓴웃음을 지으며 계란을 내려놓았다.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정일세.”

         

       “자네, 정말로 그 자식의 말에 흔들리기라도 했나? 자네는 자네의 실력으로 시험을 통과했어! 그놈이 뭐라고 지껄이든 결과가 증명하네!”

         

       조가주는 재상해의 노성에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일세. 나는 나 자신이 정당하게 시험을 통과했다고 생각하네.”

         

       “그럼 왜!”

         

       재상해의 물음에 조가주는 천천히 자신의 마음을 되짚었다.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더욱더 창에 집중하고 싶기 때문일세.”

         

       “그것은 금의위가 되어서 창술을 갈고 닦아도 되지 않겠나!”

         

       조가주는 고개를 저었다.

         

       “어제 장일삭이 했던 말의 대부분은 헛소리였지만 그래도 딱 하나 사실이 있었으니 바로 창을 든 나는 그자를 이기지 못한다는 말일세.”

         

       “그까짓 놈! 자네가 몇 개월만 더 수련하면 금방 이길 수 있다니까!”

         

       “후후, 격려는 고맙지만 그리 쉽게 되겠는가.”

         

       조가주의 단호한 말에 재상해는 말문이 막혔다.

         

       “내가 창을 들고도 활약할 수 있었지만 내 창술은 고작해야 1개월 익힌 무기술에 불과하네. 재상해, 자네의 비도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으나 검술 대신 비도술을 택할 수 있겠나?”

         

       재상해는 대답하지 못했다. 재상해와 조갑덕은 단체전에서 계속해서 사수로 활동했으나 적이 달려들 때는 비도 대신 검을 뽑아들었다. 위기가 닥칠 때마다 검을 뽑았으니 결국 주는 검이고 부가 비도술이었던 셈이다.

         

       “교관님께서 나에게 창을 권하며 해 주신 이야기가 있었지. 처음으로 날갯짓을 하는 새는 언덕에서 뛰어내리며 날개를 퍼덕인다고. 나는 것에 성공하지 못하면 그건 그저 추락에 불과하다고. 그러나 그렇게 추락하여 아픔을 겪고 다쳐가며 날개를 퍼덕여야 나는 법을 터득할 수 있다.”

         

       조가주는 호천안의 말을 되뇌이며 그때의 심정을 떠올렸다.

         

       “그저 지금 당장 금의위 합격이라는 언덕에 머무르고 싶다면 검을 들라 하셨고 하늘을 날고 싶다고 여기면 창에 도전하라 하셨네.”

         

       그래서 창을 잡았다. 그렇게 창을 잡고 호천안의 구령 아래 구르고 뛰고 땀을 흘렸다.

         

       “그리고 창을 잡고 나는 시험에 합격했지.”

         

       “그런데 왜!”

         

       “고작해야 창을 들이대며 견제하는 반쪽의 반쪽짜리 실력을 지닌 내가 제 역할을 하며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자네들의 도움 덕분일세.”

         

       조가주는 웃었다.

         

       “자네들이 바로 내 날개였던 게야. 창을 잡고도 승리할 수 있도록 내 옆을 틀어막아 주고 내 뒤에서 적을 제거해 주었지. 그렇게 하늘을 날았어.”

         

       재상해는, 아니 십이 부대원들은 조가주의 눈빛에서 여러 감정들을 읽어냈다. 믿음. 고마움. 든든함. 그 외 단어로는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전해 받았다.

         

       그렇기에 십이 부대원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쩐지 그 눈 안에서 날개를 열심히 퍼덕이는 새 한 마리가 보이는 듯 했기에.

         

       “나에게 하늘을 나는 기쁨을 맛보게 해 준 자네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네. 자네들이 아니었다면, 자네들이 없었더라면, 자네들과 함께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이 하늘을 나는 기쁨을 맛보지 못하였을 테고 이리 새로이 도전할 용기를 내지 못했을지도 모르지.”

         

       “….자네.”

         

       “나는 나의 날개로 창공을 날아보고 싶어졌네. 교관님이 창을 권할 때만 해도 그저 막연하게 생각했던 그 소망은 자네들과 함께 날며 내 목표가 되었어.”

         

       그렇기에 조가주는 금의위라는 언덕에서 뛰어내리기로 했다. 언젠가는 후회할지도 모른다. 필사적으로 날개를 퍼덕였지만 날지 못할 지도 모른다. 그렇게 추락해서 크게 다칠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 결과 날개가 꺾여 영영 바닥에 처박힐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조가주는 창공을 나는 새가 되고 싶었기에.

         

       “그러니 나는 금의위를 그만두는 길을 택하겠네.”

         

       도전을 결정했다.

         

       *** ***

         

       조가주는 마른침을 삼켰다.

         

       “금의위 연수를 포기하겠습니다.”

         

       조가주는 알 수 없는 글자로 쓰여 있는 서책을 읽고 있는 호천안을 보며 긴장감에 휩싸여 마른침을 삼켰다.

         

       “그렇습니까.”

         

       그러나 괴이한 문자로 쓰여진 책장을 넘기는 호천안의 태도는 어떠한가.

         

       마치 생활관 기와가 깨져 물이 샌다는 보고를 받을 때처럼 평온하기 그지 없었다.

         

       그런 호천안을 보며 조가주의 마음이 술렁였다.

         

       조가주는 고민했다.

         

       금의위 연수를 포기하겠다는 말을 호천안에게 어떻게 전해야 하는가. 호천안이 배신감과 실망감을 내비치고 화를 내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당연한 말이지만 우수한 훈련생을 배출하면 훈련교관의 평가도 오른다. 기껏 힘들게 훈련시켜서 합격시켜 놓았더니 이제와서 그만둔다니. 어느 교관이라도 화를 내며 인상을 찌푸릴 일이었다.

         

       창을 권하고 성심성의껏 자신을 단련시켜준 교관 호천안. 훈련생 대 교관으로 만났지만 조가주의 마음 속에서 호천안은 이미 한 명의 스승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호천안에게 이렇게 피해가 가는 행동을 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가.

         

       그런 번민에 휩싸여 고민하다보니 조가주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본관은 성적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언제부턴가 호천안이 자주 입에 담던 말. 조가주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생각했다. 절대적인 자신감을 내비치는 선언이라고. 과정으로 도출될 결과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깃든 말이라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나는 틀리지 않았으니 믿고 따르라는 오만 어린 확신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호천안의 말이 말 그대로의 뜻이었다면?

         

       [본관은 여러분들의 성장과 가능성을 펼치는 것만을 봅니다.]

         

       결과를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라는 격려나 다독임이 아닌 진짜 교관의 속마음이었다면?

         

       처음에 조가주는 이런 생각이 그저 자기합리화라고 생각했다.

         

       그저 금의위를 관둔 선택을 한 자신에게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비겁한 변명.

         

       [본관은 여러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말도 안 되는 망상.

         

       [그러나 본관이 여러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은 선별시험에 합격했기 때문도 아니고 여러분들이 허리띠를 쟁취했기 때문도 아니며 본관에게 영웅건을 안겨주었기 때문도 아닙니다.]

         

       그러나 호천안의 말과 행동을 곱씹으며 곱씹을수록 조가주의 마음속에는 혹시라는 단어가 점차 그 크기를 키워나갔다.

         

       [여러분들이 품고 있던 가능성. 그것을 개화했다는 것이 본관은 자랑스럽습니다.]

         

       ‘호천안 교관님은 내가 이런 선택을 내릴 것을 예상하신 것이 아닐까.’

         

       [훈련생들. 본관이 이끌어주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금의위라는 언덕을 뛰어내려 진짜 날갯짓을 시작하려는 자신의 행동과 결심을 미리 짐작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이제부터 훈련생들은 본인이 나아가야 할 길을 스스로 개척합니다.]

         

       “한 가지만 묻겠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정말로 예상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마음의 준비를 하고 조가주를 기다리지 않았다면.

         

       “조가주 훈련생. 금의위 연수를 포기하면서까지 무엇을 하려 합니까?”

         

       이렇게 담담하게 질문을 던질 수 있을까.

         

       조가주는 고요한 호천안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확신했다. 이 사람은 지금의 상황을 모두 예상했다고.

         

       조가주는 어쩐지 호천안 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 ***

         

       나는 왜 금의위 외부고문이 되어 십이 부대의 훈련교관이 되었는가.

         

       내가 깨달음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연막을 치기 위해 동창에서 안배해 준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남에게 깨달음을 줄 수 있는 자가 있다는데, 황궁에서 그 자를 시험하고자 금의위 외부고문 자리를 주었지만 그 능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해서 파직 당했다더라.

         

       한 달 정도 시간을 투자해서 소문을 가라앉히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판단해서 훈련교관이 되었는데 뭔 특이점에 도달했는지 각 분야에서 다음 시대를 열어갈 주역들이 내 부대에 모여 있었다.

         

       그렇기에 이 녀석들을 싹 다 탈락시키고자 마음 먹었다.

         

       조가주에게 창을 권하고 재상해에게 군대에 대한 부조리를 맛보여 주고 다른 훈련생들을 회전초마냥 굴렸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저들에게도 나쁜 이야기는 아니라고. 금의의 선별시험에서 탈락하겠지만 지금 새로이 기틀을 닦는 육체는 훗날 큰 자산이 될 것이고 지금 장착한 비도술은 위기의 순간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재주가 될 테니까.

         

       그런 생각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모의전 소식을 듣고 자신들을 우습게 보는 이들에게 본때를 보여주겠노라고 다짐하던 훈련생들의 눈빛 때문이었을까.

         

       아니 그 이전이었을지도 모른다. 올라오는 토기를 눌러 참으면서 산악구보를 이어나가는 모습을 보았을 때일지도 모르겠고 악을 쓰며 온몸비틀기를 하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생전 처음 익혀보는 비도술을 누구 하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붙잡고 날려주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모의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세상 다 가진 것처럼 웃는 강추모루와 한덩어리가 되어 기뻐하는 훈련생들을 보며 생각했다.

         

       십이 부대를 강제로 탈락시키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조가주에게는 이제 창술 연습은 그만하면 됐으니까 검을 들라고 하고.

         

       강추모루에게는 기분 정도는 냈으니까 지휘권을 넘기라고 하고.

         

       나머지 인원들에게는 비도술의 성과를 보이라 하며 단체 유격전을 강요했다면 십이 부대는 손쉽게 탈락했겠지.

         

       그리고는 본 중대장은 훈련생들에게 실망했다를 시전하며 체력이 부족했고 비도술이 부족했다며 훈련생들을 질타하고.

         

       ‘함께해서 뭐같았고 다시는 보지 말자’를 시전하며 나는 금의위 외부고문직을 박탈당하고 저들은 쓰라린 금의위의 추억과 함께 각자의 길을 걷게 되었겠지.

         

       조가주는 창의 손맛을 잊지 못하고 창을 연마했을 테고.

         

       군대의 부조리에 비하면 관직의 부조리는 선녀라는 것을 깨달은 재상해는 문관의 길을 걸을 테고.

         

       자신의 전략전술을 펼쳐본 강추모루는 미련이 남아 군으로 돌아갔겠지.

         

       나머지 사람들도 각자의 길을 찾아 떠났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건 올바른 일인가?

         

       이 훈련소의 그 누구보다도 땀 흘리고 노력해온 훈련생들의 날개를 그렇게 강제로 꺾어내어 금의위라는 언덕에서 굴러 떨어뜨리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모의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세상 다 가진 것처럼 웃는 강추모루와 한덩어리가 되어 웃고 있는 십이 번대를 보며 결심했다.

         

       저들의 날개를 꺾는 것이 아닌 바람이 되어주자고. 강제로 날개를 꺾어 금의위라는 언덕에서 떨어뜨리는 것 보다는 날개를 펼치고 창공을 날게 해 금의위라는 언덕을 떠나게 해 주자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기에 그들의 날개를 더욱더 단단하게 단련시키고 그들의 날개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그저 가만히 뒤에 있는 것을 택했다.

         

       불안하고 어려운 길이라는 생각은 있었다. 조가주가 가진 창에 대한 열정은 진심이었고 전략전술을 펼치며 보여준 기뻐하던 강추모루의 모습은 진짜였지만 과연 그들이 금의위라는 영광된 자리를 외면하며 스스로의 길을 추구할까.

         

       그렇지만 이런 방법을 택하는 것이 나답다고 생각했다.

         

       이몸, 무림천하 고인물 호천안은.

         

       더 어렵고 더 보상이 높고.

         

       더욱더 시원한 길을 택하는 사이다패스였으니까.

         

       “조가주 훈련생. 금의위 연수를 포기하면서까지 무엇을 하려 합니까?”

         

       *** ***

         

       ‘폭풍이 될 수도 있는 분이셨다.’

         

       조가주는 생각했다.

         

       호천안이 마음만 먹었더라면 조가주의 창 없이도, 강추모루의 전략 없이도 십이 번대를 충분히 합격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호천안은 십이 부대가 어떤 상태이든 합격이라는 하늘로 날려보낼 수 있는 역량을 지니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그런 길 대신 호천안은 다른 길을 택했다.

         

       조가주에게 창을 권했고 십이 번대의 전략전술에 개입하지 않았다. 한 달간의 노력이 모두 허사가 될 수 있는 일임에도 호천안은 나서지 않았다.

         

       ‘그저 바람이 되어 우리가 날아오르기를…’

         

       기다렸던 것일까.

         

       “창을 수련하고자 합니다.”

         

       조가주는 마른침을 삼켰다. 책장에서 시선을 떼고 조가주를 바라보는 호천안의 시선이 이렇게 묻고 있었다.

         

       ‘그것이 네가 택한 길인가?’

         

       “창을 수련하여, 창술을 만들고자 합니다.”

         

       조가주는 생각했다. 정말 터무니 없는 꿈이라고. 고작해야 창술에 1개월 매진한 애송이가 이런 말을 했다는 소리를 들으면 누구나 비웃을 이야기였다.

         

       그러나 조가주는 숨기지 않고 말하고 싶었다. 창이라는 희망을 건네어 준 호천안에게 자신의 포부를 밝히고 싶었다.

         

       “날개를 달고자 하는 이라면 누구나 익힐 수 있는 창술을 만들고자 합니다.”

         

       조가주는 그저 마른침을 삼켰다.

         

       고작해야 1개월간 창을 익힌 애송이가 영광된 금의위의 자리를 내다 버리고 창술을 창안하는 창술의 종사(宗師)가 되겠다 선언했다.

         

       “그렇습니까.”

         

       호천안은 그런 허무맹랑하고 어처구니없는 선언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그것이 조가주 훈련생이 찾은 조가주 훈련생의 길입니까?”

         

       “악!”

         

       “그렇다면 본관은 응원하겠습니다.”

         

       조가주는 똑똑히 보았다. 호천안의 입꼬리가 씰룩이는 것을. 그 모습을 보며 조가주는 가슴이 벅차올랐다. 호천안에게 자신의 길을 인정받았다는 감동. 호천안을 곤란한 처지에 빠트렸다는 죄책감. 그리고…새 길을 걷게 되었다는 실감과 함께 몰려드는 불안감과 기대감까지.

         

       그 모든 만감을 담아 소리쳤다.

         

       “악!”

         

       십이 번 대 1번 훈련생 조가주.

         

       조가주의 정보를 담은 서류에는 [자퇴]라는 붉은 두 글자가 추가되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죄송합니다. 많이 늦었습니다.

    공지라도 썼어야 한다는 생각이 뒤늦게 떠올랐지만 다 끝나고 떠올라버렸네요…

    이야기의 고점에만 도달하면 어쩐지 내글구려병이 도져서 고치고 또 고치다보니 업로드시간을 한참 어겨버렸습니다!

    사죄의 비명!!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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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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