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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89

       [❗ (공지): 긴급 임시조치 안내]

       [친애하는 전사 여러분,

        

       항상 저희 나이트 오브 나이츠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에 의도되지 않은 효과의 발현이 확인되어, 성기사의 [신실한 육체] 특성이 일시적으로 사용 불가능해집니다.

        

       게임 이용에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저희 나이트 오브 나이츠 개발진은 특성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 * *

        

       눈을 뜬 건, 맞춰 둔 알람이 울리기도 전- 제법 이른 시간이었다. 이 정도면, 알람을 5분 단위로 켜켜이 쌓아 둘 필요는 없었겠는데.

        

       묘한 불안감 탓에 어쩔 수 없었지만.

        

       전날 쏟아진 연락 탓에, 핸드폰은 전화나 문자 따위가 오더라도 울 수 없게끔 입이 막힌 상태였다. 그러니, 별 수 있나. 알람이라도 여럿 맞춰 둘 수밖에.

        

       “흐으…….”

        

       영 찌뿌둥한 몸을 길게 뻗으며 이리저리 움직여보고……아, 조금 더 잘까. 사라지려 드는 의욕을 다스릴 겸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첫 알람이 울리기 8분 전.

        

       굳이 자는 게 더 피곤하겠지. 그냥 알람을 모두 꺼버리고 오늘 하루 푹 쉬자는 유혹의 목소리가 들려왔으나, 애써 접어 두었다.

        

       잠을 깰 겸, 침대에 모로 누운 채 핸드폰에 밀린 알림들을 꾹꾹 눌러가며 확인했다. 왜, 화면의 블루라이트가 수면에 방해가 된다 하잖아. 역으로 생각하면, 아침에 잠을 깨야 할 때는 제법 적절한…….

        

       [아크: 예나야]

       [아크: 오늘 2시 진짜 괜찮겠어?]

       [아크: 어제 방종 매우 늦게 한 거 같던데]

        

       ……내 사생활, 어디갔지.

        

       확실히 잠은 깨는 기분이기는 하더라.

        

       돌이켜 보니, 어제 방송에서……매니저 목록에 아크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초반 이후로는 제법 몰두했던 탓에, 나중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

        

       끝까지 보고 있었던 건가. 아니, 그러면 아크도 어제 6시쯤 잤다는 뜻이잖아. 게다가 이미 한 시간 전에 톡을 보낸 걸로 봐서……숫제 밤을 샌 꼴 아닌가. 이건 오히려 나보다 아크가 더 피곤할 거 같은데.

        

       [네]

       [잠이 조금 적어져서요]

       [지금 일어났어요]

       [준비하고 가려고요]

        

       -우우웅

        

       마침 보고 있었던 걸까. 답은 즉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빠르게 왔다.

        

       어째, 요즘 주변 사람들이 다들 핸드폰만 잡고 사는 것 같은데. 이대로 괜찮은 걸까- 하는 말을 던지고 싶다는 생각이 고개를 슬며시 들었다. 아쉽게도, 아크는 방송을 워낙 성실히 하고 있어 뭐라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아크: 점심은? 먹고 올 거야?]

        

       점심, 점심이라. 시간상으로는……맞긴 한데.

        

       나홀로 시차적응을 하는 듯한 시간에 기상한 탓일까. 아직 잠들어있는 듯한 위장은 음식을 받아들일 의향이 전혀 없었다.

        

       [아크: 아니면 조금 더 쉴래?]

       [아크: 우리 합방 시작은 6시니까]

       [아크: 5시 반 정도까지만 오면 괜찮아!]

        

       혹여 식욕을 돋우는 메뉴가 있는지 고민하며 이런 저런 음식을 떠올려보던 사이, 아크의 톡이 연달아 도착했다.

        

       음…….

        

       그러자고 답하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았지만……안 되겠지.

        

       전날 늦게까지 게임하느라 피곤할 테니 우리 약속을 미루자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기엔, 조금. 그 정도 눈치는 있었다. 애초에, 아크는 합방 시간을 6시로 제안하면서도 가능하면 일찍 보자고 하지 않았던가.

        

       [괜찮아요]

       [요기만 하고 갈게요]

        

       나중에 밥을 먹어도, 먹지 않아도 어색하지 않기 위한 답변을 보내고……아크를 제외하면 가장 위에 있는, 아직도 적지 않은 수의 톡이 쌓인 대화방에 들어가니, 음.

        

       [레반#322: 아니]

       [레반#322: 그거 안 하겠다면서요]

       [레반#322: 전화 좀 받아요]

       [레반#322: 야]

       [레반#322: 미치겠네 진짜]

        

       [버그 제보한 거예요]

       [절대 따라하지 말라고도 했는데]

        

       [레반#322: 손바닥으로 하늘을]

       [레반#322: 하]

       [레반#322: 알겠으니까 특성 맵이라도 숨겨요 제발]

        

       [네]

       [지금은 버그 제보 게시판에 올릴 동영상 촬영 중이어서……]

       [특성 맵은 버그 제보할 때 이미지 첨부만 할 거예요]

        

       [레반#322: 아니]

       [레반#322: 그거 썸네일로 다 보인다고]

       [레반#322: 제발 화면 좀 가려]

        

       [버그 제보 게시판 공지에 특성 맵 올리면 버그 픽스에 도움이 된다는 가이드라인도 있는데]

       [괜찮지 않을까요]

        

       [레반#322: 너 일부러 이러지]

        

       [🤐]

       [그나저나]

       [요즘 반말 익숙해지셨네요]

       [그냥 말 놓으시면 어떤가요]

        

       [레반#322: 나야말로 말 놓으면 욕이 나갈 거 같아서 그래요]

        

       [저런]

       [인성논란 생기시겠네]

        

       [레반#322: 너 진짜 일부러 이러지]

       [레반#322: 아무튼 알겠으니까 그 빌드는 쓰지 마요]

       [레반#322: 아니 대체 목적이 뭔데 그래]

       [레반#322: 이젠 읽지도 않네]

        

       읽지 않았다, 라기 보다는. 미리보기로 읽고 방송에 집중했다……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는데. 무시한 건 아니야. 진짜로.

        

       레반#322의 마지막 메시지에 대한 반응으로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운 이모지(👍)를 남겨주고, 자리에 돌아누웠다.

        

       그럼에도 평소와 달리 딱히 기운이 나지 않는 건, 잠이 부족한 탓이겠지. 확실히 어제 무리하기는 했어. 배틀메이지는 오랜만이어서……조금 과하게 신을 냈을지도 모르겠다.

        

       침대에 누워 있자니 다시 까무룩 잠들 것만 같은 정신을 애써 붙잡는 사이, 머리속에서는 몇 개의 단어들이 떠돌고 있었다.

        

       목적, 처럼.

        

       글쎄.

        

       목적이라.

        

       ……샤워나 할까.

        

       * * * *

        

       《네, 이예리입니다.》

        

       《어, 이변호사? 잠깐 내 사무실로 올 수 있나?》

        

       《네, 변호사님. 지금 찾아뵙겠습니다.》

        

       ‘욕, 하면 들리겠지.’

        

       저 변호사한테 들리지는 않아도, 최소한 앞에 앉아있는 비서들은 들을 터였다. 그리고 저들끼리 신나게 수다를 떨다가, 분명 여기저기에 고자질하겠지.

        

       깊은 한숨으로 욕설을 대신한 이예리는 천천히, 최대한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무실로 부르는 이유야 뻔했다. 또 뭔가 급한 일이 있을 터였다. 지금 허덕거리며 쳐내고 있는 수십 건을 제쳐 두고 처리해야 할 정도로 급해서, 오늘 밤을 새야 하는.

        

       너무나 익숙한 일이었다. 굳이 듣지 않아도 머리속에서 절로 재생될 정도로.

        

       도저히 할 수 없다고 설명하면, 고생하고 있는 거 잘 알고 있다면서 구슬리다가……끝끝내 고집을 부리면, 대신해서 밤을 샐 후배를 지정해달라고 하겠지.

        

       차마 누구 한 명을 지목하지 못하다가, 결국 제가 처리하겠노라고 답하는 그림까지도 눈 앞에 선했다.

        

       ‘저기 도착하기 전에 쓰러져 주지는 않으려나. 죽, 아니, 죽는 건 너무 심하고……요로결석에 걸린다거나. 설사와 변비가 동시에 생겨서 막, 그런다거나. 쌀 알레르기가 생긴다거나.’

        

       차마 입 밖에 낼 수는 없는 생각들을 혀 끝에서 굴리며, 결국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

        

       “어, 이변호사. 이쪽으로 앉아요. 아주 재밌는 건이 들어왔어. 유변호사한테는 내가 먼저 설명했습니다.”

        

       상사의 사무실에는 예상하지 못한 선객이 서있었다.

        

       몇 번 정도 밥을 먹을 때마다 게임 얘기를 했고……사무실에서 게임 방송을 보던, 후배.

        

       “우리 이변호사가 훌륭한 건 내가 익히 알았는데, 후배 변호사님들도 이변호사를 이렇게 좋아하는 줄 몰랐네. 내가 오늘 유변호사랑 밥을 먹다가 이 건 이변호사한테 맡길 거라고 하니까, 우리 유변호사님이 혹시 후배 필요하면 꼭 불러달라고 하셨어요. 자기 이변호사님이랑 일해보고 싶다고. 후배가 이러니 얼마나 기특해? 이런 후배 없어요 요즘?”

        

       “아이, 변호사님! 그렇게, 그렇게까지 말씀하실 건 없잖아요! 저 말고도 후배들 다들 변호사님이랑 이예리 변호사님이랑 같이 일하고 싶어해요.”

        

       “아이고, 나까지 껴줘서 영광입니다. 자, 아무튼. 아까 얘기했듯이, 재밌는 건입니다. 혹시 패러데이 게임스라고 들어봤어요? 두분은 좀 젊어서 들어봤을 것 같기도 한데. 여자분들은 게임을 안 해서 모르나?”

        

       고개를 꾸벅 숙이는 후배에게 아주 작게 웃어 보이는 사이, 이예리의 머리는 빠르게 회전하고 있었다.

        

       ‘게임 회사. 게임 회사에서 우리한테 맡길 일이 뭐가 있지? 지적재산권이면 IP팀이 맡아야 되는데. 설마 지재권 일까지 그냥 짬 때리려고……아, 맞네. 그래. 제발 설사에 변비에 요로결석 동시에 걸려서 넘어졌는데 토해라.’

        

       “아무튼. 최근에 시리즈 C까지 시작한 기업인데, 되게 막, 응? 글로벌하게 성공한 게임 회사예요. 상장은 기정사실이고 가치만 문제야. 이런 회사를 고객으로 초기에 잡아야 되거든. 그래서……이 첫 건이 정말 중요한데.”

        

       그리 마음 속으로 저주를 퍼붓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눈앞의 상사는, 기쁨이 가득한 표정으로 업무를 설명하고 있었다.

        

       “자. 이게 아주 특이해요. 어떤 인터넷 방송인, 그, 지튜버 같은 건데. 이, 아주……뭐라고 해야 하나? 특이해. 게임의 취약점을 연속해서 노출시키고 있다나? 근데 이거까지는 괜찮은데, 시위를 한다고 하더라고.”

        

       “……네……시위를요?”

        

       “어, 특이하지? 한국지사 앞에서 시위를 열겠다고 하고 있다네. 이미 집회 신고도 했고. 아무튼. 이게, 그 뭐냐. 무슨 취약점 노출? 그거랑 같이 합해서 업무방해에 해당하는지 검토를 좀 해달라고 하네. 지금 이 패러데이가 상장을 앞두고 있어서 조금 민감한가봐.”

        

       “아- 취약점! 그렇네요! 역시. 게임 회사 입장에선 민감하죠!”

        

       “그래, 우리 유변호사가 역시 게임을 잘 아는구나. 아무튼, 업무방해 해당한다고 의견 나오면 고소도 할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돈을 아주 그냥 왕창 낼 거야. 우리 유변호사가 자원도 했으니, 같이 검토 좀 잘 해줘요.”

        

       대체 어떤 점에서 재밌는 건인지 묻고 싶었다. 저 상사는 물론이고, 후배에게도. 언제나 그렇듯이, 조금도 이해할 수 없었으나- 이예리는 새어 나오려는 한숨을 애써 삼키며 고개를 숙였다.

        

       “네, 변호사님. 꼼꼼히 살피고, 모레까지 초안 드리겠습니다.”

        

       .

       .

       .

        

       그렇게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와, 의견서의 개요를 설명하려 후배에게 자리를 권한 직후.

        

       “업무방해 아니에요.”

        

       “네?”

        

       “절대, 절대, 절대 업무방해 아니에요.”

        

       의자에 앉지도 않은 채 자료를 들이밀기 시작하는 후배를 보며, 이예리는 한층 격해지는 두통에 머리를 감싸쥘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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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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