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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

       

        

        

        

        

       [공지]뉴비필독)다크존 시작하는 늒네들을 위한 가이드[3편]

        

       [추천 6321 비추천 76 조회수 664231 댓글 483]

        

        

        

       <다크존 갤러리 메인 일러스트>

        

        

        

        반갑다 늒네새기드라

        

        니네들이 이걸 어느 시점에 읽고 있을지는 나도 감이 안 잡히지만 일단 아직 HQ에 도착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가정하고 쓸 예정임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튜토리얼이 개좆같이 하드하다는 점인데, 이건 개발자새끼들이 죽어도 안 바꾼다고 못박아놔서 니들이 적응하는 수밖에 없음

        

        그래서 나도 최대한 그 부분에 대해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내가 익힌 팁과 보편적인 정보들을 많이 나열할 것

        

        그래서 이번 글은 생각보다 재미없을 수도 있다

        

        그럼 시작함

        

        

       .

        

        

       .

        

        

        

       <뉴욕 맨해튼 지도>

        

        

        

        이건 뉴욕 지도고 위에 그려진 삐뚤빼뚤한 레드 서클은 대략적인 캐릭터 생성 장소의 분포도를 나타낸다

        

        쉽게 말하면 저 원 중 어딘가에서 너희들이 깨어난다고 보면 됨

        

        아무튼 어디에서 시작하든 간에 센트럴 파크 HQ와의 거리는 거진 다 비슷비슷하니 니들은 무사히 도착하는 것만 생각하자

        

        

        

        일단 시작했으면 너희들의 1차 목표는 맨해튼의 무장안전가옥에 도착하는 것임

        

        저 레드 서클 내에서 스폰한 후, 맨해튼 진입 전에 아주 우연히 다른 유저를 만나게 되면 너희들은 운이 많이 좋다 보면 된다

        

        하지만 거의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딴 일이 없기 때문에 보통 튜토리얼하는 애들은 무조건 안전가옥을 거쳐간다

        

        그리고 너희들도 대충 알겠지만 거기서 해야 할 일은 바로 파티다

        

        

        참고로 인원수는 아무리 많아도 3명이 마지노선이고 4명이 넘어가면 필드 난이도가 갑자기 미쳐돌아간다

        

        어차피 니 빼고 다른 튜토리얼 유저 3명 만나기도 존나 어려우니 그냥 아무나 만나는대로 파티 걸자

        

        남한테 말걸기 힘든 찐따라고? 그럼 이게임왜함 ㅋㅋ

        

        

       <중략>

        

        

       .

        

        

       .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게임의 팩션을 간단히 설명해줌

        

        이 게임은 상위 컨텐츠에 진입할수록 마주치는 팩션이 조금씩 달라지고, 튜토리얼 기준으로는 폭도Rioter와 도적화된 자경단Hound, 털이범Robber, 탈옥수Riker 정도가 주로 나오게 된다

        

        얘네들은 설정상 전직 민간인이거나 교도소, 유치장에 갇혀있던 갱, 탈옥수들이라 몇 대 맞으면 죽음

        

        니네 기어 등급이 올라갈수록 얘네들은 슬슬 빡센 방탄복을 입고 나오기 시작하는데 어차피 라이커 빼고는 나중에 아예 안 나온다

        

        

        이 즈음에서 알려줄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는데, 니나 파티원 중 한 명이 보정 50% 이하라면 이제부터 좆됐다고 복창하면 된다

        

        왜냐면 아까 설명했던 약한 적들은 니네들이 영영 볼 기회가 없을 것이기 때문

        

        참고로 이 기준은 파티 내 보정이 가장 낮은 사람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얄짤없다

        

        

        어쨌든 아까 잠깐 말했듯이 이 게임은 상위 컨텐츠와 하위 컨텐츠 간 출현하는 팩션이 조금씩 다르고, 보정이 낮을수록 어려운 애들이 나온다

        

        현재까지 확인된 건 러시아나 중국의 상륙보병(존나쎔), 와해된 PMC, 테러리스트, 그리고 다크존 위키에 따르면 보정 30% 이하의 경우 저기에 아군 지휘체계 붕괴용 특수공작팀과 아르테미스 무인기 집단, 헌터가 추가된다

        

        죄다 매우 어려움 난이도랑 긴급 미션에서나 간간히 볼 수 있는 애들이고 당연히 존나 빡세다

        

        늒네랑은 크게 상관없는 내용이긴 하지만 살짝 읽어보고 나중에 무슨 적 나오는지만 한 번쯤 알아두도록 하자

        

        

       .

        

        

       .

        

        

        

       <미관제구역 진입 경고>

        

        

        

        이건 만렙 찍기 전까진 니들이랑 크게 상관없는 내용이긴 한데 튜토리얼 중에 좆같이 재수없게 마주칠수도 있는 상황에 대해 설명해줌

        

        저건 게임 중에 내가 직접 캡쳐한 내 화면 UI인데 오른쪽 상단을 봐보면 미관제구역이라면서 큼직하게 띄워진 경고가 하나 있다

        

        그래서 저게 뭐냐 하면 까놓고 말해서 니가 현재 있거나 가려는 곳이 PVE 구역에서 PVP 구역으로 전환된다는 걸 의미한다

        

        

        저게 발생하는 이유는 상당히 다양함

        

        상공을 감시하는 UAV가 뜬금없이 맛탱이가 가거나, 폭탄이나 EMP 테러가 발생하거나, 적 SOF가 재머를 설치해놨다거나 뭐 그렇다

        

        

        여하간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저게 발동되면 어떻게 되느냐인데 쉽게 말하면 그 지역이 완전한 무법지대가 된다는 소리다

        

        강한 몹들이 사방팔방 돌아다니고 PVP도 가능해짐

        

        이걸 왜 뜬금없이 설명하는지가 상당히 궁금할텐데, 이게 튜토리얼 진행 와중 니들이 있는 곳이랑 무려 ‘겹칠 수도’ 있다

        

        요컨대 저기에 들어가면 너는 존나 쎈 적들한테 줘팸을 당하거나 아니면 걔네보다 센데 오퍼레이터 스킬까지 쓰는 PVP 고인물들한테 얻어터질 거란 사실을 의미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네가 들렸던 안전가옥이 ‘잠긴다’

        

        저기서 죽으면 진짜 니가 캐릭터 만들었던 곳부터 다시 시작할수도 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걸릴 확률이 워낙 낮긴 하지만 재수없게 걸리면 그냥 캐릭터 재시작하는 게 네 정신건강에 더 이로울 수도 있다

        

        그래도 여기만 넘으면 행복닼존 시작이니까 목숨 꽉 붙들고 기어서라도 HQ로 오도록 하자

        

        HQ까지만 와…고인물들 많아…너업스면 겜망해….

        

        

       .

        

        

       .

        

        

        

        

        

        

       *

        

        

        

        

        

        

        

        

        

        

        

       “음, 그러니까…유진 씨?”

        

       “네?”

        

       “뭔진 모르겠는데, 저희…상당히 위험한 상태 아닌가요?”

        

       “확실히 그런 것 같긴 하네요. 주변 경계 확실히 해주세요.”

        

       “네.”

       

        

        

        UI 오른쪽 상단.

        

        마치 핵폭탄 발사 버튼마냥 붉고 검은 줄무늬가 교대로 그어진, 당장이라도 이곳을 나가지 않는다면 유래없는 큰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경고창 하나.

        

        이들이 살면서 봐왔던 온갖 경고창들과는 다른, 고작해야 아홉 글자로 이뤄진 그것.

        

        

        

       -[미관제구역 전환 경고.]

        

        

        

        센트럴 파크 HQ를 고작해야 1마일, 1.6km만을 남겨둔 채, 오직 도시의 어둠만이 가득했던 UI 위로 심상찮은 문구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하모니가 옆으로 눈을 흘기며 채팅창을 보았다.

        

        

        

       -ㅈ 댔 다 !!!!!!!

       -어떻게 걸려도 이게 걸림?어떻게 걸려도 이게 걸림?어떻게 걸려도 이게 걸림?

       -와 튜토리얼하다 이거 걸린사람 처음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모니그녀는방송의신이야!하모니그녀는방송의신이야!!!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작지점에서 재시작 달달하고 ㅋㅋㅋㅋㅋㅋㅋ

        

        

        

        그곳은 이미 축제 상태였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초니 뭐니 하면서 나름 자신을 걱정하던 시청자들도 간간히 눈에 띄었건만, 이 상황은 대체 뭐란 말인가.

        

        황급히 기억을 뒤졌지만, 그녀의 지인들 역시도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의 언급조차 없었다.

        

        

        …아니.

        

        어쩌면 걔네들은 이딴 일을 한 번도 겪어보지 않았으니 이와 관련해서 한 마디도 해주지 않았던 게 아닐까.

        

        스트리머 하모니는 그저 그리 결론지을 수밖에 없었다.

        

        

        

       “아, 아니. 뭐가 어떻게 구체적으로 큰일이 났는지는 말해줘요, 좀…같이 파티한 분만 믿으면 되는 거죠?”

        

       “무슨 상황인지는 현재까지 알 수 없으니, 속단하긴 이르네요.”

        

       “그것 봐요, 이 분도 이렇게 말하잖아요.”

        

        

        

       <갓파오우거 님이 1,000원 후원!>

       -ㄹㅇ 별거없음 ㅋㅋ 그냥 여태까지 나온 적들에 PVP 고인물까지 합세 좀 한다고 생각하면되자너 ㅋㅋ

        

        

        

       “….”

        

        

        

        방금 한 말 취소.

        

        고작 한 줄짜리 도네이션만으로, 하모니는 자신이 얼마나 깊은 나락까지 떨어졌는지를 한순간에 체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숙련된 스트리머였고, 따로 훈수벨을 울리지 않더라도 채팅창을 통해 유용한 정보를 스스로 캐낼 수도 있었다.

        

        순식간에 올라가는 채팅 로그들. 그 사이에서 눈에 띄는 정보들만을 콕콕 집어낸다.

        

        그리고 그것으로 하모니는 무엇을 하기로 했냐면,

        

        

        

       “그, 미관제구역이란 게 무제한적인 PVP 존 같은 거래요. 보통 2시간 안에 풀리는데, 강력한 적들도 많이 돌아다니고….”

        

       “그 외에 또 다른 점은 있나요? 데이터는 많을수록 좋아요.”

        

       “…여기서 죽으면 시작지점에서 리스폰한대요.”

        

        

        

        그나마 자신이 동원 가능한 역량을 통해, 그나마 유익한 정보를, 그나마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최대한 전달하기로 한 것이었다.

        

        물론 채팅창은 물음표로 가득 찼지만, 그녀는 지금 그런 것들을 신경쓸 때가 아니었다.

        

        지금 내 생존을 보장해주지도 않을 시청자들이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

        

        하지만 스트리머라는 부분을 완전히 저버릴 수는 없었기에, 그녀는 입을 열어 작게 덧붙였다.

        

        

        

       “아이, 알았어요. 훈수벨, 훈수벨 울릴테니까 빨리 어떻게든 해봐요. 님들 설마, 제 못난 플레이 여섯 시간 동안 또 보고 싶은 건 아니죠?”

        

        

        

       -아 ㅋㅋ 그건맞지

       -근데 진짜 살려낼 방법이 엄슴;;; 죄다 필드 스캔 써가면서 찾아댈텐데 어케할라고

       -지하철에 짱박혀도 2시간이면 부관참시 다섯번은 넘게 당할듯 ㅋㅋ

       -편의점가서 육개장사온다 ㅋㅋㅋㅋㅋㅋㅋ

       -최대한 교전 피하라고 말은 해도 2시간은 너무 길어….

        

        

        

       “그럼 HQ도 못들어가요? 저희 지금 기지까지 거의 다 왔는데.”

        

        

        

       <해병해리보 님이 1,000원 후원!>

       -미관제구역 때 안전가옥이나 HQ 가까이 가면 기관총맞아 죽어요 ㅋㅋ

        

        

        

       “와씨, 망했네….”

        

        

        

        뛰고, 걷고, 때로는 소리죽여 이동한다.

        

        간간히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중인 맵을 확인했지만, 센트럴 파크 하부 아래, 로어 맨해튼은 그야말로 새빨갛게 변해있었다.

        

        불과 몇십 분 전만 해도 세세히 표기되어 있던 온갖 지형지물과 안전가옥 대신, 미관제구역이라는 한 단어만이 대문짝만하게 붙어있을 뿐.

        

        예상 해제 시간은 1시간 4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제 어떻게 하죠?”

        

        

        

        결국 두 명은 어쩔 수 없이 그들이 아까 지나갔던 공원으로 다시 향했고, 사방에 쌓인 보급품 박스와 컨테이너 사이에 몸을 숨겼다.

        

        먼저 입을 연 것은 하모니였다.

        

        허나 언제나 그렇듯, 유진은 차분하게 응수한다.

        

        

        

       “이전에 비해 전투에 수반되는 리스크가 너무 커졌어요. 하지만 교전을 피할 수는 없을 거고….”

        

       “그럼요?”

        

       “…최소한 지형만이라도 저희들에게 유리한 곳으로 위치해야겠죠.”

        

        

        

        뉴욕을 제 집처럼 드나들던 유진이 또다시 과거의 기억을 상기한다.

        

        반쯤 폐쇄된 지하철역. 저층 건물의 옥상. 구조가 복잡한 백화점 등, 길이 좁고 기습의 이점을 살릴 수 있는 곳.

        

        대도심이라는 이 세상에서 가장 흔한 곳에서 벌어지는 시가전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것이었다.

        

        그 점을 십분 살려야만 한다.

        

        

        

       ───철컹.

        

        

        

       “숙여요.”

        

       “…!”

        

        

        

        하모니는 더 이상 되묻지 않는다.

        

        올바른 선택이었다.

        

        

        얼핏 보이는 입구 너머로 보이는 몇 기의 무인기, 그리고 그와 함께 걷는 세 명의 인원들.

        

        한 눈에 보아도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이들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분석하고, 주변을 둘러보면서 적당한 속도로 순찰 경로를 따라 이동한다.

        

        체인건과 유탄발사기가 달린 사족보행 로봇이 완전히 이들을 지나가자, 두 명은 가까스로 안도할 수 있었다.

        

        

        

       “…쟤네 뭐예요?”

        

       “아르테미스 테크놀로지…워하운드 한 기랑 시커 2대를 포함한 타격조예요. 지금 저희들이 가진 화기 수준으로는 교전 후 죽지 않으면 다행인 수준이죠.”

        

       “뭔가 잘 아시네요…?”

        

        

        

        더 이상의 말은 없었다.

        

        생각을 정리한 유진이 스퀴즈 신호를 보냈고, 하모니는 조심스레 일어섰다.

        

        

        

       “공원 서쪽에 지하철역이 있어요. 일단 그쪽으로 가죠.”

        

       “알겠어요.”

        

        

        

        주변을 다시금 둘러보고, 소리를 한 번 더 확인한 후, 조심스럽게 일어선다.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신중한 기동과 함께, 누군가 밟고 간 듯한 눈이 다시금 지긋이 밟히며 더럽혀진다.

        

        하늘에서부터 춤추듯이 내려오는 눈발과 귓전을 찢는 듯한 바람. 그 사이를 금속 간의 마찰음이 불규칙하게 메운다.

        

        얼어붙은 분수대를 지나 부서진 택시와 승용차들이 가득한 길을 건너, 빌딩 옆을 따라 재빠르게 걷는다.

        

        그러나,

        

        

        

       “…완전히 박살났네요.”

        

        

        

        본래라면 다양한 역할을 했던 역 입구의 대형 유리 차광막은, 그야말로 완전히 무너진 채 찌그러져 진입로를 완전히 막고 있었다.

        

        하지만 주변에 지하철역은 차고 넘쳤고, 그녀는 즉각 다른 길을 모색했다.

        

        

        

       “분수대와 마주보고 있는 길로 가면 또 다른 역이 하나 더 있어요. 제가 선두에 설게요. 주변 경계만 잘 해주세요.”

        

       “네.”

        

        

        

        그렇게 두 명의 인영이 또다시 적막을 가로지른다.

        

        주변은 소름끼치게 조용했다.

        

        간간히 콩 볶는 소리가 들려오던 몇십 분 전과는 다른 그것은, 차라리 고요라기보단 태풍의 눈이나 일종의 전조를 암시하는 것에 더욱 가까웠다.

        

        왔던 길과 나아가야 할 길, 그 둘을 모두 경계하며 2인조 파티는 차분하게 두 번째 목표 지점을 향해 기동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송곳니는 그 누구에게든 평등하게 덮쳐오는 법이었다.

        

        

        

       -[경고 : 펄스 스캔 감지.]

        

       -[방어구 약점 노출. 적성 인원에 의해 위치 식별됨.]

        

        

        

       ───퉁.

        

       “엎드려요!”

        

        

        

        퍽.

        

        하모니를 덮치는 강렬한 태클.

        

        그리고 반 박자 느리게, 유진이 발을 디뎠던 지점이 눈부신 섬광을 내뿜으며 폭발했다.

        

        

        폭음과 매캐한 화약 연기, 몸을 으스러뜨리는 듯한 충격파가 아직 이들을 감싸고 있음에도, 유진은 근육에 새겨진 기억대로 그 자리에서 일어난다.

        

        한 손만으로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하모니의 목덜미를 잡고, 총을 들고 적당한 엄폐물을 찾아 달리면서, 그녀는 폭음의 원인을 분석하였다.

        

        퉁 하는 가벼운 소리.

        

        그것은 분명 유탄발사기에서나 날 법한 소리였다.

        

        

        

       “정신 차렸으면 일어서서 뛰어요!”

        

       “…으, 으어, 어디로요!?”

        

       “분수대!”

        

        

        

        격발음과 폭발 간 시간차가 그리 크지 않았다.

        

        적들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었고, 유진은 파우치에서 수류탄을 꺼내어 핀을 뽑으면서 적당히 적이 있을 방향으로 던졌다.

        

        섬광이 명멸하고 폭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것을 뚫고 두 번째, 세 번째 유탄이 날아든다.

        

        왔던 길을 그대로 되돌아간 후, 두 명은 분수대에 도달함과 동시에 미끄러지듯 엄폐를 행했다.

        

        

        

       “아니이, 쟤넨 또 뭘 가지고 있는 거예요!”

        

       “6연발 유탄발사기에요! 제압사격해요! 계속 도망만 다닐 수는 없으니, 근처 다른 역으로 유인해야 해요! 신호 주면 바짝 붙어서 따라와요!”

        

       “도대체 여긴 근처에 역이 몇 개가 있어요!?”

        

        

        

        불꽃과 파편이 튀고, 한 박자 느리게 매캐한 화약 연기가 허공으로 치솟았다.

        

        순식간에 적의 숫자와 무장 상태를 훑고서, 그녀는 레드 도트 너머로 보이는 적들의 머리에 정확하게 탄환을 꽂는다.

        

        다섯 명의 중무장한 적. 정면에서 맞붙으면 지금 가진 화력으론 순식간에 밀린다.

        

        그녀는 사격을 가하는 순간에도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수많은 가능성을 조립하고 파괴했다.

        

        

        그러나 그 순간, 유진은 적들에게서 무언가를 보았다.

        

        허공에 느닷없이 생겨나 탄환을 방어하는 백색의 육각형.

        

        오직 이카루스 요원들에게만 허락된 권능이 저들의 손에도 들려있었다.

        

        그렇다는 것은,

        

        

        

       “폴른Fallen이에요!”

        

       “뭐라구요!?”

        

       “적대적인 이카루스 오퍼레이터라고요!”

        

        

        

        그들은 유저였다.

        

        그것이 자신들을 의도적으로 잡아 족치러 온 이들이든, 눈 앞에 보이는 모두를 쏴죽이기로 한 전투광이든 간에.

        

        

        

       ───퉁!

        

       “뛰어요!”

        

        

        

        귀가 먹먹해지는 소음을 벗삼아, 둘은 달렸다.

        

        인근 지하철역 입구를 향해.

        

        

        

       

        

        

        

        

        

       -[쟤네 튄다. 무장 보니 뉴비들 같은데?]

        

       -[우리가 언제 뉴비니 고인물이니 신경쓰고 총질했냐? 제초하는 셈 쳐.]

        

       -[아니, 병신아. 쟤네 튜토리얼하고 있는 것 같다고.]

        

       -[그래서 튜토리얼 진행 중인 새끼들한테 뚝배기 박살날 뻔한 게 누구죠?]

        

       -[운 좋아서 대가리에 잘 꼽았나보지.]

        

       -[뭐야, 저 두 명 근처 지하철역으로 들어가는데?]

        

       -[아이구, 도망갔으면 살 수도 있었을텐데. 그럼 그냥 잡자. 저기서 막다른 곳에 몰려봐야 나중에 저기 짱박히면 안 되는지를 알지.]

        

       -[교육자 납셨네, 납셨어.]

        

       -[입구 두 개니까 서로 갈라져서 진입한다. 내부 구조 확인하고 그때 다시 오더할 테니까 맘대로 선진입하지 마.]

        

       -[오케이.]

        

       -[확인.]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원래 PVP존은 앞뒤 안가리고 지나다니는 모든 애들한테 싸움거는 애들이 득실거리는 곳이죠

    오늘도 2연참 내일도 2연참 연참조아 연참에 밥비벼먹어야지…는 거짓말입니다

    그렇게 쓰다가 저 주거욧

    소장 미리보기 허용이라는 기능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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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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