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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

        

         …우뚝.

         

         …상당히 괴상한 언사다. 이 넓은 메트로폴리스에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한두 군데도 아닐 것이고, 손님을 다른 곳에 빼앗기는 게 아니꼬울지도 모르겠지만 ‘여기보다 값싼 숙소’ 라니?

         

         기껏 펼쳤던 네비게이션 창을 다 닫아버리고 뒤돌아본다.

         그렇다면 이건 대체 뭘까…. 협박? 아니면 단순영업? 바보처럼 심혈을 기울여서 완성한 나의 외관이 그다지 상대방을 압박하는데 도움은 안 되어도,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건 일련의 사건들로 절절하게 체감했다.

         

         게임 상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최고급 호텔들 에는 비교가 안 되도 꽤나 격식 있는 사업체라고 생각했는데…… 악의를 가지고 찔러본 거라면 나도 나름 곤두세울 가시는 충분하다.

         

         “……”

         

         팔짱을 끼고 눈을 치켜 뜬다.

         자, 나는 뒷말을 들을 준비가 됐으니 어디 마음껏 해봐라. 되도 않는 헛수작이면… 이용한 적은 없어도 가게 평가 점수를 마구 깎아주겠다…! …물론 그러려면 실제로 이용한 기록이 있어야 하겠지만!

         

         떠나던 손님이 관심을 보인 게 마음에 든 듯 직원의 눈이 부드러운 호선을 그렸다. 하지만 그 표정은 진심으로 웃는 다기보단… 웃는 가면을 뒤집어쓴 가극 배우 같았다.

         

         “…주제넘은 참견이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대로 아리따운 숙녀분을 보내게 되면 보는 눈이 없는 무뢰배들에게 시달리실 것 같아서…. 그러니 잠시, 제 프로파일링(Profiling)을 들어주시지 않겠습니까…?”

         

         “……해보시던가.”

         

         허락을 얻은 그…는 곧게 피고 있던 허리를 굽히고, 팔꿈치를 접수대에 편하게 올려놓았다. 마무리로 양손을 써서 턱을 받친 채 본격적으로 나와 눈을 맞췄다.

         

         “그럼 어디…. 앞에서 열심히 근무중이신 우리 경비분들의 말씀에 따르면… 무허가 스캐닝을 상당히 거슬려 하셨다고 하더군요. 더군다나 저희 직원들을 대하는 여유로운 태도 하며, 몸에 지니신 기어는 시중에 출시된 기록조차 없는 고품질 슈트와 단순 호신용이라고 보기엔 지나치게 화력중시형 모델인 소총과 권총….”

         

         펼쳐진 그의 검지손가락이 천장을 가리켰다. 정확히는 천장이나 호텔 그 너머의 하늘을.

         

         “훨씬 ‘높은 곳’에서 오신 분 아니십니까…? 가령… 헤이롱 코퍼레이션의 고귀한 혈통이시다든가….”

         

         “……너, 이러려고 호텔 접수대에서 일하는 변태야? …아쉽지만 틀렸어.”

         

         …깜짝 놀랐다. 나도 적당히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주민들의 사이버웨어 활용은 너무 자연스럽다. 입구에서부터 걸어 들어오는 그 잠깐 사이에 수집한 데이터와 평가를 다 전달받다니.

         

         하지만 아무리 날카로운 정보 분석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아무 흔적도 안 남긴 연구소 출신 실험체나 개조인간 설은 고려할 수 없었나 보다. 하긴… 나도 내가 정확하게 무슨 프로젝트의 산물인지 모르는데 웬 호텔 리셉션 담당자가 알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겠지.

         

         “어라…? 틀렸습니까…? 아쉽군요…. 으음… 은퇴하셨다기엔 노화억제수술의 흔적도 없으시고, 한편으론 크레딧 씀씀이는 줄이고 싶어하시니…. 출장비용 지원이 끊기셨거나, 지극히 사적인 용무로 찾아 주신 기업 소속 에이전트, 혹은 엔지니어…. 이번에는 어떻습니까?”

         

         “마음대로 생각하시던가 말던가….”

         

         가난하다고 꼽 주는 거야 뭐야.

         그리고 추측에서 기업 소속이라는 딱지는 뗄 생각이 전혀 없나 보다. 나도 피곤하고 차근차근 정리해야 할 고민거리도 많은데 왜 이런 변태와 밑도 끝도 없는 스무고개를 하게 됐는지 모르겠다.

         

         자신이 두번이나 틀린 게 놀랍다며, 고개를 좌우로 갸웃거리는 놈에게서 시선을 뗐다. 웃다가 시무룩했다가 다시 웃다가… 쳐다보고 있으려니 아주 그냥 머리가 아프다.

         

         …다시 가던 길이나 가자. 더는 엮이지 말고. 그렇게 마음먹고 이번엔 진짜로 떠나려고 했는데.

         

         “……모텔이나 캡슐 모텔에서 일어나는 범죄종류와 그 빈도. 혹시 알고 계십니까…?”

         

         “…뭐, 자는 사이에 만 크레딧씩 빼돌리는 거? 그 정도는 대비할 수 있어.”

         

         게임 극초반에 플레이어를 거슬리게 만드는 랜덤 이벤트다. 마이 홈이나 호텔이 아닌 다른 위치에서 수면할 경우, 크레딧이나 소모품이 도둑맞아서 줄어드는 인카운터. 그치만 소지금이 퍼센티지로 털리는 것도 아니니 일부 좀도둑들의 용돈벌이 행각 즘은 감수할 수 있었다.

         

         한데… 내 대답을 들은 그는 실소했다.

         

         “푸흡…! 크흐흐…!! 아하핫, 죄송합니다…. 그저… 숙녀분께서 너무 아름다운 시각으로 하베스트 플래닛을 바라보고 계신 것 같아서… 제 피부가 다 오싹오싹 하군요….”

         

         “……?”

         

         펼쳐진 손가락이 이번에는 곧장 나를 향해 세워졌다.

         

         “이런 주인 없는 황금이, 가녀린 꽃이, 당첨된 복권이 길가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데. 누구라도 인생을 걸고 과한 욕심을 부려보지 않겠습니까?”

         

         “……어?”

         

         나를 직접적으로 노린다고…? 하지만 그건 시스템 상 불가능할 텐데…?

         

         …잠깐만.

         ……씨발 시스템? 이 동네의 시스템은 기업이 창조한 ‘통제를 위한 질서’가 곧 시스템이지, 자고 있는 사람은 공격하지 마세요~ 하는 게임 시스템 같은 게 남아있을 리가 없었다.

         

         원래라면 할 수 없는 행동과 기지로 여러 위기를 넘겼다고 마냥 좋아한 내가 안일했다. 감옥은 가둬진 사람의 권리를 제한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바깥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할 수도 있는 물건이다.

         지금의 나는 그 안전장치가 완전히 사라진 채로, 아무 정보도 없는 메트로폴리스에 좋다고 들어온 거고.

         

         살짝 굳고 파랗게 질린 내 안색을 본 그는 흐트러져 있던 자세를 다시 바로 하고, 한 명의 직원으로 돌아와 본분을 내세웠다.

         

         “일반 객실이면 될까요? 아리따운 숙녀분?”

         

         “…….”

         

         숙박비라고 생각하면 비싸지만 목숨대신 수업료를 싸게 치렀다고 여기면 이건 거의 공짜나 다름없었다.

         

         “하루…… 아니, 이틀치만 결제해줘. ……댁은 살면서 실적 걱정은 없겠네.”

         

         삑…!

         

         “칭찬은 감사합니다만, 저라고 모든 손님께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전망 좋은 701호실 열쇠, 여기 있습니다.”

         

         내밀어진 손목으로부터 크레딧을 결제한 뒤, 배정된 방의 카드키를 내밀면서 또 영문모를 말을 흘렸다. 그럼 나한테는 왜 그런건데…?

         

         “……숙녀분께서 길에서 객사하시면. 소속되신 메가 코프의 조사팀과 가입하신 생명보험의 애프터케어 서비스(Aftercare Service : 응급구조 및 사후관리) 팀이 총출동해서 방문하셨던 곳들을 뒤집어 놓을 텐데… 저는 별로 엮이고 싶지 않군요. 절대로.”

         

         “…꽤 대단하네.”

         

         “별 말씀을…!”

         

         결국엔 오해에서 비롯된 극한의 자기 보신이라는 거다.

         이 정도는 판단하고 처리할 수 있어야, 수준급 호텔의 리셉셔니스트 직무를 다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듯한 인재. 나도 굳센 각오를 했다고 여겼지만 이 모습을 보니 자신감이 좀 사라진다. 사람이 어떻게 모든 경우의 수를 대비할까…? 단지 끊임없이 조심할 뿐이지.

         

         요염하게 턱을 괴는 대신, 공손하게 양손으로 내밀어진 카드를 받아서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간다.

         

         “…아! 사랑하는 고객님?”

         

         …이 새끼, 사실은 그냥 자기로부터 다른 사람이 멀어져가는 걸 못 참는 거 아닐까? 너 잘난 건 알았으니까 그만 좀 부르면 안 돼?!

         

         띵…!

         

         아… 더는 무리다. 진짜 중요한 말이면 자기가 알아서 전하겠지.

         도착한 엘리베이터에 탑승해서 7층을 누르고 닫힘 버튼을 연타한다.

         

         “룸서비스나 다른 은밀한 서비스에 방문하는 직원 성별은 어느 쪽을 선호하십니까??”

         

         “풉?!”

         

         미친놈이 진짜 끝까지…!

         

         “……절대 안 부를 꺼야!!”

         

         “그러면 어디~ 제 직감대로, 여성 희망으로 기입해 두겠습니다…!”

         

         서서히 닫히는 엘리베이터 문 사이로 밝히지도 않은 정곡을 찌르는 외침이 파고들었다.

         중성적인 외모마저 반응을 관찰하기 위한 포석이었다면… 내가 완벽하게 졌다. 사람은 역시 각자의 전문분야가 있는 법이다. ……두고 보자.

         

         경쾌한 벨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도착한 7층에서 내린다.

         701호실은… 복도 끝에 있었다. 엘리베이터는 멀지만 비상계단이 가까운 방. 마음에 든다.

         

         삐빅…! 달칵….

         

         견고하게 생긴 도어락에 키를 인식시키자 방문이 열린다. 안으로 들어서니 카드키를 꽂을 필요도 없이 불이 켜지고 내부구조가 한눈에 들어온다.

         

         “……아?! 아아아아…?!”

         

         탁 트인 유리로부터 보이는 하베스트 플래닛의 전경에 놀랐냐고? 전혀 아니다.

         그 앞에 있는 푹신한 매트리스 침대에 한 번. 화장실 쪽에 얼핏 보이는 샤워기에 두 번 놀란 것뿐이다. 물론 놀라기만 한 것도 아니었고!

         

         차고 있던 총기까지는 조심스럽게 풀었지만. 입고 있던 슈트와 워커화, 속옷은 거의 훌훌 벗어 던지고 샤워 부스안에 들어가는 데는 10초도 채 안 걸린 것 같았다.

         

         끼익… 쏴아아아아아…….

         

         “후아아……!”

         

         정말 오랜만에 보는 수도 꼭지를 무작정 잡고 돌렸음에도 적당히 따듯한 온수가 쏟아진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생명의 기운이 가득한 은혜가 몸을 타고 흘러내렸다. 매번 세정제에 불만을 토하던 피부도 이건 마음에 드시는지 잠잠하다.

         

         쪼로록….

         

         “……에?”

         

         씻는 게 아니라, 유수를 즐기는 것에 가까웠던 사치는 내가 만족하기 전에 멋대로 끊어졌다.

         부스 내부에 설치된 패널에는 참 야박한 안내문구가 표시되어 있었다.

         

         [ 오늘 제공되는 무료 급수를 모두 사용하셨습니다. 이후 사용하시는 물은 리터 당 1만 크레딧이 청구되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

         

         “……엣취!”

         

         흥이 식고 온수가 끊기니 몸이 두 배는 빨리 차가워졌다.

         죽어도 손해는 보기 싫으시다는데 일개 손님인 내가 뭘 어쩌겠는가?

         

         어쩔 수 없이 비치 되어있던 대형 수건으로 대충 물기를 털고 온몸을 돌돌 감은 후 침대로 뛰어들었다. 그 감촉은… 푹신하다고 표현하기 모호했다. 그냥 ‘푹’ 이면 모를까.

         

         “으붑!”

         

         기분 좋은 반동과 함께 튕겨져 나올 걸 예상했는데, 2195년의 매트리스와 이불은 한 줄기 구름처럼 내 몸을 받아들였다. 잡아 먹히는 줄 알았다.

         

         바스락바스락.

         

         이불을 헤치고 돌아 누워 멍하니 천장을 바라본다.

         애매하게 쳐진 커튼 틈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따사롭고, 아까 발휘한 특성 때문에 배도 조금 고프지만… 이 막간의 행복과 편안한 시간조차도 소중한 크레딧을 써서 산 것을 잊으면 안 된다.

         

         그러니까 아주 조금만. 아주 잠시만 쉬었다가 일어나야…….

         

         

         

         삐리리리릭—!

         

         “어…? 뭐? 아이씨…!!”

         

         해는 여전히 중천에 떠있었지만 홀로그램 시계에 표시된 시간은 족히 8시간은 지나 있었다. 더군다나 맞춰 둔 것 같은 알람은 또 죽어 있었고.

         

         결국 이 나른한 몸과 정신을 일깨운 건 다름아닌 전화. 그리고 그 상대는….

         

         – 언니이이이이이이—!! 왜 안 와아아아아아—!

         

         “아이고…. 메리, 네오 헤이븐에는 잘 도착했어…?”

         

         사이버웨어가 사용자의 청각보호를 위해 자동으로 음량을 낮췄다는 메시지가 표시되었는데… 그래도 귀가 얼얼하다.

         

         세상 서럽게 다들 자기를 속였다느니… 자신의 어마어마한 반항심을 보여주기 위해 저녁을 굶겠다느니… 귀여운 일탈을 꿈꾸는 메리를 열심히 어르고 달랬다. 게다가 한 가정의 평화와 가장의 권위를 위해, 지금은 급한 볼 일이 생겨서 나중에 꼭 가겠다고 약속까지 해버렸다.

         

         삑! 하고 전화연결이 끊어졌다. 기한조차 명시하지 않은 반쪽짜리 약속인데 너무 좋아하는 게… 이대로 라면 내일도 언제 오냐고 전화가 올지도 모르겠다. …나쁘진 않다. 덕분에 넘치는 에너지를 전해 받았으니까.  

         

         “…좋아. 재충전 완료!”

         

         나라고 아무런 대책 없이 돈을 흥청망청 써 놓고 쉰 건 아니다.

         바닥에 흩어진 슈트에 꼼꼼하게 세정제를 뿌리고, 화장실에 팡팡 털어내면서 사이버웨어를 혹사한다.

         

         웹 상에 숨겨진 링크를 탐색하며, 주소창에도 계속 기억나는 단어들을 입력해서 접속이 가능한가 시도했다.

         

         지금 내가 찾는 건 용병이나 해커 등등이 애용하는 의뢰 알선 사이트. 게임에서는 일종의 반복 미션으로 제공되었던 기능이지만… 여기라고 없을 리가 없었다.

        심지어 기업들조차도 자신들의 규칙을 우회해서 어떻게든 서로를 엿 먹이려고 노력하는데 쓰는 창구였으니 하베스트 플래닛에도 분명…!

         

         [ 이러다다죽을꺼야이러다다죽을꺼야이러다다죽을꺼야. ]

         [ 애당초 확인된 바이러스 공격은 없었다니까, 왜 지랄이세요 병신새끼들아!! 좀 밖에 나가서 직접 봐라! ]

         [ 응~ 뒤져도 안나가~~ 카메라로 이미 봤고~ 인간은 집안에서도 평생 살 수 있어~ 연구결과도 안 찾아보는 퇴물 새끼는 모르죠? 화났죠? 실력 후달려서 나도 못찾죠? ]

         [ 7KeE7KCV7ZWcIOuSt+yEuOqzhOyXkCDsmKgg6rG4IO2ZmOyYge2VnOuLpC4g ]

         [ …아이언하이드 대로 23번가 지하2층 사무실. 너지. ]

         [ 이미 삭제된 글 입니다. ]

         

         “……!! 찾았다!”

         

         네오 헤이븐에서 쓰던 키워드는 끝까지 먹히지 않았지만 해커 커뮤니티에서 암호화된 접속 링크를 발견했다. 글이 정말 미친듯이 갱신되고 있어서 하마터면 놓칠 뻔했다.

         

         무수히 많은 걸 넘어, 무한이라고 말해도 좋을 수의 의뢰목록이 쫘라락 나타난다.

         드디어…! 마침내 강점을 발휘할 만한 전장이 준비되었다.

         

         우선은 필터를 통해 표시되는 의뢰들을 제한한다.

         숙련된 고급 해커를 구하는 의뢰, 그 중에서도 보수가 센 놈들로. 그리고… 직접적인 전투 인원이 따로 있는 걸로만.

         

         “으음…….”

         

         결행일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집결지도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좋았다. 뒤가 구리거나 추후에 문제가 생길 의뢰도 어차피 내용을 듣기 전까지는 알 수 없으니까, 뭔가 영 아니다 싶으면 그 때 가서 물러나면 된다.

         

         삑…!

         

         “…어?”

         

         표시된 의뢰 중에서 실시간으로 해커에게 배정된 보수가 올라간 의뢰가 보였다.

         마감시간이 겨우 한 시간가량 남았는데도 적임자가 없자 미션 브로커가 자기 몫을 부어 넣는 모양이다.

         

         괜히 고민하다가 누가 채갈라, 얼른 공석에 지원해 놓고 신발을 신었다. 과연 애가 타긴 했는지 답신이 금방 돌아왔다.

         

         [ 해커에게 부여된 암구호는 ‘아이보리’. 2195년 8월 3일 월요일 15:30까지 호라 도라다 호텔 804호실로. ]

         

         “………시발?”

         

         뭐지, 함정인가? 너무 노골적인데…?

         

         머리속에 온갖 의심이 피어올랐으나 일단은 방을 나와 삐걱거리는 비상구 문을 밀치고 계단통로로 들어선다.

         그래도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 권총 손잡이에 손바닥을 댄 채로 침착하게 계단을 오른다.

         

         끼이익…!

         

         “…….”

         

         고개만 빼꼼 내밀어 8층 복도를 확인했지만 수상한 점은 딱히 안 보였다. 그래, 나를 노리는 거였으면 잘 때 이미 사단이 낫겠지….

         

         숨을 고르고 804호 방문을 두드린다.

         이것도 일종의 면접. 최대한 당당하고 능숙한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

         

         “……누구지?”

         

         “…아이보리. 더 시간 끌면 나도 보수가 더 오른 다음 다시 신청할 거야.”

         

         “…흥!”

         

         문이 부드럽게 열린다. 기선제압은 괜찮게 먹힌 것 같다. 이정도면 내가 급해서 달려온 거라고는 상상도 못하겠지.

         

         이제 안에서 기다리던 다른 예비 팀원들만 멀쩡한 인간들이면 문제는 없….

         

         

       

       

         “오…?! 아가씨!! 설마 여태 날 따라와 준거야? 아니면 운명의 녹색 실?? 최고잖아, 정말로!”

         

         “아 진짜 씹…!”

         

         방 안에는 양배추 폭탄이 기다리고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소보로방 님의 관대한 20코인 후원! 너무 감사드립니다…!
    연참 대신… 분량을 좀 푸짐하게 담아봤습니다.

    댓글에 명탐정 독자분들이 너무 많아서 좀 무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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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Sub-Heroine in a Cyberpunk Game

I Became a Sub-Heroine in a Cyberpunk Game

Status: Ongoing Author:
No matter how many times I repeated the episodes, I couldn't clear the true ending of the open-world shooting RPG, Neo Haven. Just when I thought I finally cleared the hidden true ending... they want me to actually clear it without any help from the game system or save/load fea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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