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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

       오늘은 상회에서 보내준 배가 오는 날이다.

         

       우리는 짐은 모두 마차에 싣고, 나루터에서 배를 기다렸다.

         

       악스빌의 상인회에서 주의해준 덕분인지 이번에는 시비를 거는 사람이 없었다.

       개중에는 오히려 호의적인 시선도 섞여 있었다.

       우리가 이 시골 장터에 며칠간 크게 활력을 불어넣어 준 덕분이다.

         

       약속한 시각이 다가왔다.

       멀리서 베르그송 가문의 깃발을 단 배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배의 모습을 확인한 단원들이 쑥덕거리기 시작했다.

         

       -저거야?

       -에이, 설마

       -그냥 지나가는 배겠지.

         

       그러나 단원들의 예상과 달리 배는 방향을 꺾지 않았다.

       분명 이곳을 향해 똑바로 오고 있었다.

         

       나루터에 들어오는 배를 보며, 단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빠앙-빠아앙-

         

       요란한 기적 소리가 포구를 울렸다.

       부유한 사람들의 여객선으로 쓰인다는 최신식 외륜선이었다.

       근처에 정박한 다른 어선들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컸다.

       

       나루터를 가득 채울 정도로 압도적 크기의 위용.

         

       놀란 것은 비단 우리뿐만이 아니었다.

       일하던 주민들도 몰려나와 증기선이 나루터로 입항하는 것을 지켜봤다.

         

       -저런 배가 왜 이런 촌구석에?

       -야야, 모두 배 치워!

       -서둘러라!

         

       무질서하게 정박해 있던 어선들이 모두 황급히 가장자리로 물러났다.

         

       문외한인 내가 봐도 낡은 어선들과 외륜선 사이의 격차는 컸다.

       크기에서나 그 고급스러운 외관에서나.

         

       “단장님이 요청하신 배가……저건가요?”

       “후후, 그럴 리가요. 자작한테는 그냥 배를 보내주겠다는 답장만 받았는데요.”

       “의외네요. 저는 기껏해야 화물선 구석에 얹혀 갈 줄 알았는데…….”

         

       나도 유라크네의 말에 동의했다.

       이건 예상 밖이었다.

       생명의 은인에게 후원을 철회할 수도 있다고 깐깐하게 굴던 자작.

       그녀가 이렇게 통 크게 나올 줄 몰랐다.

         

       우리 중에 유일하게 놀라지 않은 사람은 엘라였다.

       그녀는 연미복 코트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채 휘파람을 불었다.

         

       “과연 베르그송이야. 돈이 썩어 넘치네. 이런 배를 보내주고.”

       “많이 비싼가요?”

       “비싸냐고?”

         

       엘라는 코웃음을 픽 쳤다.

         

       “우리가 나흘간 번 돈을 다 합쳐도 객실 하루 빌리기 힘들걸?”

       “설마 객실 하나를 말하는 겁니까?”

       “하나 맞아. 랫맨들이 우몬의 배 위에서 잔다면 다 들어는 가지겠네.”

         

       우리가 지난 나흘간 번 돈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어시장에서의 사건에도 불구하고 공연은 흥행을 이어갔다.

       매일 만석이었다. 상인회에서 수고했다며 계약서에 적힌 이상의 사례금까지 줬다.

         

       제법 많이 벌었다고 생각했는데…….

       

       “원래 증기선은 다 비싸. 이건 또 그중에서도 최고급이잖아.”

       “그래요? 이것 참……. 자작의 속내를 알 수 없군요.”

         

       나의 말에 엘라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나를 돌아봤다.

         

       “그게 무슨 소리야?”

       “알잖아요. 1주일마다 편지를 써 보내라고 한 거 말입니다. 경비 사용에는 그렇게 빡빡하게 굴더니. 이런 배는 또 척척 보내주고……. 인색한 건지, 후한 건지…….”

         

       무슨 속셈이 있는 것일까?

       내가 고민하는데, 엘라가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바라봤다.

         

       “이봐, 당신…….”

         

       그녀의 눈동자에는 어째서인지 한심하다는 빛이 가득했다.

       

       “왜 그러시죠?”

       “편지를 보내 달라는 건 말이야…….”

       

       그녀는 입술을 달싹이며 뭔가를 말할 듯하더니, 곧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아무것도.”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던 걸까.

         

       그때, 배 위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안녕하세요! 원더스타인 단장님!”

       

       갑판을 올려다본 나는 작게 감탄사를 내뱉었다.

         

       확실히 이 배는 우리만 나르기에는 지나치게 거창한 이동수단이었다.

       크기도 크기지만, 무엇보다 비쌌다.

         

       하지만 배에 상회의 중요 인물이 타고 있다면 설명이 됐다.

         

       녹색 머리칼의 날씬한 여인이 난간에 기대어 있었다.

         

       아나이스 베르그송.

       베르그송 영지의 자작이자, 베르그송 상회의 회장.

         

       그녀가 환하게 웃으며 나를 향해 작게 손을 흔들었다.

       

       “오랜만이네요.”

         

       불과 2주밖에 안 지났는데 그녀의 모습은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창백했던 얼굴에는 붉은 혈색이 돌았으며, 위태해 보였던 걸음걸이는 당당해졌다.

         

       우중충한 실내복을 대신하는 밝은 외출용 원피스와 넓은 챙의 모자는 산뜻한 분위기를 풍겼다.

         

       무엇보다 목소리의 톤이 달라져 있었다.

       어딘가 신경질적이고 톡 쏘는 분위기가 더는 느껴지지 않았다.

         

       마스크를 벗은 덕분일까?

       아니면 그녀 안의 무언가가 바뀐 덕분일까?

         

       알 수는 없었지만 듣기는 훨씬 좋았다.

         

       “수술의 경과를 살펴보고 있나요. 단장님?”

       

       그녀의 새침한 목소리에 나는 정신을 차렸다.

       여인의 몸을 이렇게 빤히 훑어보다니.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은 실수였다.

         

       다행히 그녀는 화난 것 같지 않았다.

       오히려 턱을 괸 채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봤다.

         

       “그래서 어떤가요? 전문가가 보기에는. 별문제 없나요?”

       “네. 다행이네요. 건강해 보이십니다.”

       “흠흠, 그, 그렇군요……. 그런데…… 보는 것만으로 알 수 있나요?”

         

       그녀가 가디건을 살짝 끌어내렸다.

       나는 [진화연구소]의 진단을 통해 그녀의 호흡 기능을 살폈다.

       별다른 이상은 없어 보였다.

         

       “보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정상이군요.”

       “그, 그런가요? 어쩔 수 없……으으, 아, 아니……다, 다행이군요! 사람 몸에 또 손을 대봐야 한다니 그랬으면…… 고, 곤란할 뻔했어요…….”

         

       그녀가 얼굴을 붉히며 가디건을 홱 끌어올렸다.

       그날의 기억이 어지간히도 부끄러웠던 모양이다.

       하긴 그렇게 싫어하던 인간에게 그런 짓을 당했으니…….

       

       “……뭐, 어, 어쨌든……아, 알았어요. 배가 필요하댔죠? 우연히 제가 이 근방을 지날 일이 있었던 게 다행이군요. 무, 물론…… 당신들에게 다행이라는 소리예요. 덕분에 우리 상회에서 제일 좋은 배를 타게 되었으니까.”

         

       땡땡땡.

       갑자기 종소리가 울렸다.

       배 위에서 나는 소리였다.

         

       -잠시 뒤로 물러나 주시길 바랍니다!

         

       선원들의 외침과 함께 증기선의 한쪽 벽 일부가 천천히 내려앉았다.

         

       설마 이런 기능까지?

         

       쿵 하는 소리가 나며 배의 화물칸이 개방되었다.

       마치 도개교처럼 펼쳐진 벽 안으로 배의 내부 공간이 드러났다.

         

       화물칸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폭은 넓었다.

       마차가 통째로 들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

         

       -큰 짐부터 실어주세요! 작은 짐은 나중에! 큰 것부터!

         

       선원들의 안내에 따라 단원들은 차례차례 짐을 싣기 시작했다.

       나도 돕기 위해 다가갔으나,

         

       “단원들이 당신 눈치 보잖아. 방해하지 말고 그냥 위에 올라가 있어.”

         

       엘라의 싸늘한 대응에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호감도가 제법 올랐다고 생각했는데, 어째 나를 대하는 그녀의 태도가 점점 퉁명스러워졌다.

       특히 호감도가 10을 돌파한 뒤로는 인사조차 잘 받아주지 않았다.

         

       차라리 호감도가 5였을 때가 더 친절했던 것 같은데.

       내가 뭘 잘못했나?

         

       어쨌든 그녀의 말에 틀린 점은 없었다.

       아직도 유라크네와 우몬을 제외하면 단원들은 나와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불편해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겉도는 신세가 되어야 할까?

         

       갑판 위로 올라갔다.

       아나이스가 간이 테이블을 펼치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뒤에는 파란색 코트를 걸친 중년의 총사가 그녀의 호위 역으로 서 있었다.

       가죽으로 만든 넓은 챙의 기병 모자에 깃털 장식으로 단 전형적인 ‘총사대’ 모습.

         

       길쭉한 코와 구부러진 콧수염이 인상적인 남자였다.

         

       사람을 내리깔아보는 듯한 시선.

       등에는 비스듬하게 멘 기다란 라이플.

         

       무엇보다 아나이스와 함께 와 있다는 점.

         

       누군지 알겠다.

         

       “포르슈 경이시군요.”

         

       나는 반갑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웃는 남자’ 때문이 아니었다.

       나는 그가 정말 반가웠다.

         

       “……나를 아시오?”

       “총사님의 명성은 저희 같은 떠돌이도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합니다.”

       “으하하! 명성이라니! 대단치도 않은 무명 몇 개를 쌓았을 뿐이오!”

         

       포르슈 경이 호쾌하게 웃었다.

         

       총사 계급다운 거드름.

       칭찬 몇 마디에 넘어오는 단순함.

         

       게임에서 본 포르슈 경이랑 성격이 똑같았다.

         

       그는 TT3에 등장하는 서포트 캐릭터였다.

         

       서포트 캐릭터는 기본적으로 죽지 않고, 내가 조종할 수도 없지만, 대신 그들은 메인 캐릭터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자동으로 보조 스킬을 사용했다.

       

       게임당 존재하는 서포트 캐릭터는 무려 수십 종류.

       메인 퀘스트의 진행에 따라 혹은 특정 조건을 만족함으로써 서포트 캐릭터를 파티에 영입할 수 있었다.

         

       그리고 최대 6명까지 한 번에 꺼내어 데리고 다니는 것이 가능했다.

       어떤 조합의 서포트 캐릭터로 파티를 꾸리냐에 따라 게임 스타일이 극명하게 달라졌다.

         

         

       이름: 포르슈 그라페

       나이: 43

       호감도: 100

       칭호: 베르그송 자작의 봉신

       직업: 총사

       영입조건: 베르그송 자작의 저택에서 ‘봉신 서약서’를 발견 후, 난민 캠프에서 그와 대화.

       특성

       : [자동 사격]

       -1 관통 피해를 주는 탄환을 1초마다 발사합니다.

         

       [총사의 자존심]: 호감도 15 보상

       -도움이 필요한 상황을 스스로 극복합니다.

         

       [폭발 사격]: 호감도 30 보상

       -5 폭발 피해를 주는 탄환을 10초마다 발사합니다.

         

       [재장전!]: 호감도 50 보상

       -모든 원거리 캐릭터들의 공격 속도가 15% 증가합니다.

         

       [마비 사격]: 호감도 75 보상

       -1초 마비 피해를 주는 탄환을 12초마다 발사합니다.

         

       [여기는 내게 맡기게!]: 호감도 100 보상

       -플레이어 대상 지정 스킬을 80초마다 대신 받아냅니다.

         

         

       총사 포르슈 경.

         

       거드름 피우는 성격과 콧수염 중년이라는 비호감 속성.

       그리고 몇몇 대화 선택지에서 역효과를 내는 눈치 없는 발언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는 ‘그 수염’이라는 멸칭으로 통했다.

         

       그러나 그런 이미지와는 별개로 성능 하나는 준수한 서포터였다.

       그의 호감도 50 보상인 ‘재장전!’은 원거리 파티를 꾸릴 때 필수였고, 호감도 100 보상인 ‘여기는 내게 맡기게!’는 게임에서 몇 안 되는 지정 스킬 무효화였다.

       

       어느 게임이나 광역 버프기와 생존기는 대우받는다.

       그는 S티어 까지는 안돼도 A티어를 논할 때는 빠지지 않는 서포터였다.

         

       그리고 그는 이 세계에 넘어오고 나서 처음 보는 나의 ‘원래 동료’이기도 했다.

       그를 향한 나의 반가움은 진심이었다.

       

       괴물서커스단의 단원들.

       아나이스나 피에르, 집사 등.

       전부 불행한 최후를 맞은 사람들만 보다가, 드디어 부담스럽지 않은 인물을 만난 것이다.

         

       “자작님의 목숨을 구했다고 들었는데……. 전문가인 내가 보기에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긴 했소. 뭐,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우리에 비해 미숙한 건 어쩔 수 없지만…….”

         

       흐음, 이런 건 좀 부담스러우려나?

       게임에서나 여기서나 수다쟁이인 건 똑같았다.

         

       아쉽게도 여기는 스페이스 바를 눌러서 대화를 스킵하는 기능이 없었다.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속사로 재빨리 리볼버를 튕겨냈을 것이오. 이렇게 등에 메고 있다고 해도, 훈련으로 다져진 반사 신경 덕분에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정조준으로…….”

       “포르슈 경!”

       

       아나이스가 그를 사납게 노려봤다.

       그녀의 일갈에 나불대던 그의 기세가 한순간에 꺾였다.

         

       그의 콧수염이 추욱 늘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내 착각일까?

         

       “단장님이랑 얘기를 나눠야겠으니, 저기 물러가 계세요.”

       “아, 알겠습니다.”

         

       포르슈 경은 찔끔 놀란 얼굴로 멀리 떨어졌다.

       아나이스는 다시 표정을 바로 잡고 나를 바라봤다.

         

       “죄송해요. 포르슈 경은 저희 영지의 봉신인데, 예의상 하는 칭찬에도 우쭐하는 성격이라……. 한 번 치켜세워주면 끝도 없이 자랑을 늘어놓으시죠.”

       “하하, 안 그런 총사가 어디 있겠습니까? 자기 자랑이나 총 자랑을 안 하는 총사를 만나면 언젠가 술을 사줘야지 생각했는데, 살면서 한 번을 못 사줬습니다.”

       

       나의 말에 아나이스가 웃음을 터뜨렸다.

       이건 서포터로 포르슈 경을 데리고 다닐 때, 도적이 하는 농담이었는데, 자작에게도 잘 먹혔다.

         

       나는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다.

       멀리서 대기하고 있던 웨이터가 다가와 내 앞에도 시원하고 음료를 따라주었다.

         

       “그런데 자작님도 저희랑 함께 가는 건가요?”

         

       나의 말에 아니이스가 어깨를 움찔거렸다.

       그녀는 나보라는 듯 인상을 팍 찌푸리며 말했다.

         

       “저도 따, 딱히 가고 싶어서 가는 게 아니에요! 당신들이 우리 상회의 이름을 걸고 한심한 꼴을 보이면 안 되니까………. 감시하러 가는 거죠!”

       “후후, 그런가요? 덕분에 즐거운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빈말이 아니었다.

       나는 진심으로 그녀가 반가웠다.

         

       마차 여행은 1주일 만에 질려버렸다.

       차를 타고 이동하던 현대인이 보기에 느릿느릿하고 승차감도 형편없는 이 시대의 마차는 결코 오래 탈 것이 못 됐다.

         

       그건 배를 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강물에 기우뚱거리는 범선들.

       바라보는 것만으로 나는 멀미를 느꼈다.

         

       진화연구소가 추천하던 ‘중력장 반고리관’ 특성을 이제 만들어야 하나 싶었다.

       그러던 와중에 이런 고급 유람선을 탈 수 있는 건 정말 다행이었다.

         

       “앞으로도 계속 저희랑 같이 다니시는 건가요?”

         

       마차 같은 건 팔아버리고, 비행선을 타고 다니는 호화 여행!

       얼마나 편할까.

         

       “계, 계속 같이요……? 저……저 바쁜 사람이거든요? 뭐, 정 원하신다면 고려 못 해볼 것도 없지만…….”

         

       아나이스가 시선을 돌리며 대답을 회피했다.

         

       역시 확답은 못 주는 건가.

       뭐, 그래도 한동안이라도 같이 다니는 게 어딘가.

         

       이렇게 좋은 배도 타고,

         

       “계속 함께했으면 좋겠군요.”

         

       거지 같은 편지도 더 이상 안 써도 되고.

         

       “뭐, 뭐라시는 건지…….”

         

       아나이스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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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Leader of the Monster Circus Troupe

I Became the Leader of the Monster Circus Troupe

괴물서커스단의 단장이 되었다
Score 4.4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The protagonist, a famous YouTuber known for playing the game trilogy “Tril Trilo Trilogy,” finds himself possessing the final boss of the game world. Before the release of the new instalment in the series, he receives an offer from the game’s developer to play a prequel, “Part 0,” which explores events that occurred before the first instalment. Since he is a fan of “Tril Trilo Trilogy,” he eagerly accepts the offer. However, through some twist of fate, he wake ups in the world of “Tril Trilo” in the dreadful body of the final boss of the trilogy, a character named Frank Wonder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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