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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0

       

       

       나는, 평일 오전부터 사람으로 북적북적한 본정(本町; 혼마찌) 번화가 거리를 걸으며 생각했다.

       

       ‘역시…… 항상 칼 차고 다니다가 없으니 허전하네.’

       

       21세기에서도 헌터 노릇을 하며 오랫동안 써온 것이지만, 이 칼이라는게 참 신기하다. 

       

       냉병기 중에서는 그나마 도검은 휴대성이 좋은 무기에 속한다지만 처음 차고 다닐땐 굉장히 불편하다. 

       

       그도 그럴 것이, 길이 1미터가 넘는 막대기를 허리띠에 종일 매달고 다닌다고 생각해 보라. 실내에서는 사방에 부딛히기 일쑤고 어디 잠깐 앉기도 불편하다. 밖에서 돌아다닐 때에도 흔들거려서 한 손으로 붙잡고 있지 않으면 몹시 걸리적거린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한창 그렇게 다니면서 익숙해지면, 또 없을 때에는 매우 허전하기 짝이 없게 되는 것이다. 안경 또는 시계같이 몸에 차고다니는 물건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나의 경우엔 언제 칼을 쓸 일이 있을지 모르니 칼이 없으면 불안하기도 했고.

       

       “도검 파는 곳이 어디쯤에 있더라. 전에 왔을 때 봤는데.”

       

       내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리자, 쇼윈도 너머의 영자 타자기를 들여다보던 송병오가 대답했다.

       

       “그런 곳일랑 3정목은 지나야 있을걸세. 저-기 불란서교회 있는 곳을 지나서 말일세.”

       “그래? 그럼 우선 시계방부터 가자.” 

       

       시계방을 찾기는 쉬웠다. 시계방에 들어서자 신문을 읽고 있던 점원인지 주인인지가 『이랏샤이』하며 벌떡 일어서지만, 말하는 투로 보나 행색으로 보나 조선인이다. 나는 왼손목을 들어보이며 말했다.

       

       “시계를 좀 고치러 왔는데요.”

       “아이고! 어서 오십시오.” 

       

       나이도 꽤 있고 콧수염도 정성껏 기른 것이 아마 점원은 아니고 주인인 듯 했다. 

       

       “우데마끼를 고치러 오셨다고요.”

       “예. 이거요.”

       

       나는 시계를 풀러 시계방 주인에게 건넸고, 시계방 주인은 외알 안경으로 내 시계를 들여다보며 말했다.

       

       “어디보자…… 이야! 서서(瑞西; 스위스)제 우데마끼네요! 그것도, 안에 진자가 들었어서 차고만 다니면 태엽이 절로 감아지는 자동 시계고요. 이거 요즈음에는 많이 내렸다지만 그래도 아직 사오십 원은 나가는 비싼 물건이지요!”

       

       흠. 태엽을 안 감아줘도 잘 가길래 그냥 그런가보다 했었는데, 꽤나 고급품이었구나.

       

       “딱 보니 엽사전문 학생이신 것 같은데, 입학 축하선물로 받으신 물건인가 봅니다?”

       “뭐, 그렇죠.”

       

       나야 뭐 지금의 이 몸, 백철연의 몸에 빙의되어 정신이 들었을 때부터 차고 있었던 물건이니 어디서 받은 것인지 알 길이 없지만…… 아마 백철연의 아버지 백노평에게 받은 물건이겠지.

       나는 시계방 주인에게 물었다.

       

       “수리가 될까요?”

       “안 될것은 없지요! 하지만 조금 오래 걸릴 듯 한데 괜찮으실런지……”

       “얼마나 오래요?”

       “달포는 족히 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요!  구라파에서 부품이 들어와야하니까는……”

       

       한 달이 넘는다니. 으음. 그래도 뭐, 비싼 시계를 고장났다고 버리기도 아깝고, 기왕 고치러 왔으니까 어쩔 수 없지.

       

       “일단 맡기고 갈테니 수리는 해 주세요.”

       

       그렇게 미리 수리 선금을 지불하고 시계방을 나서려는데,

       

       “예, 예! ……아! 손님!” 

       

       시계방 주인이 나를 멈춰세웠다.

       

       “혹시 다른 시계가 없으시다면 여기서 ‘세이꼬오’라도 하나 들여서 차고 다니시지요? 멀쩡한 신사가 시계도 없이 밖을 다니면 불편하실테니 말입니다!” 

       “세이꼬요?” 

       “예에—. 정공사(精工舎) 시계 말입니다. 그렇잖아도 요사이는 하꾸라이(舶來; 외제)를 쓰면 눈치가 보이고, 와세이(和製; 일본제)를 써야만 애국자 소리를 들으니까는……”

        

       흠, 그럴까. 아무래도 당장 시계가 없으면 불편하니까. 

       

       “그러죠.” 

       “자알 생각하셨습니다! 자, 와세이는 이쪽입니다. 한번 골라 보세요.”

       

       난 적당해보이는 손목시계를 아무거나 가리키며 물었다. 

       

       “이건 얼마예요?”

       “그건 5원에 하고있습니다마는…… 손님, 그건 그만두고 이건 어떠십니까?”

        

       주인은 반질반질하게 광택이 나는 시계 하나를 들어보이며 말했다.

       

       “이것도 세이꼬오 시계입니다마는 아까보단 훨씬 상끕이지요! 그래도 서서제 명품을 차고 다니던 분이신데, 딱지가 쎄루로 된 싸구려는 썩 어울리지 않으니까요! 이건 값이 15원이니 그리 헐하진 않지마는, 크롬멕기라서 때깔도 삐까번쩍하니 곱고, 보석도 14석 짜리라 정확하고, 또 고장도 잘 안 나고…… 하여간 쓰기 좋지요.” 

       “예……”

       “이것도 입학이나 졸업 기념으로 많이들 나가는 물건이라서요, 손님같이 품격있는 분께서 차셔도 전혀 챙피할 것 없는 물건입니다. 따악 알맞은 물건입죠. 그래 차보시니 어떻습니까? 좋지요?”

       “예……”

       “어디보자. 싸이스 표준은 10형(型)이지마는, 엽사전문 학생이시니까 활동이 많으실테니 불편하지 않게 조금 작은 걸로…… 9형을 차시면 되겠네요!” 

       “예……”

       

       애초에 시계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던 나로서는, 시계방 주인의 몰아붙이는 듯한 설명과 권유에 그저 끄덕끄덕하며 예, 예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물흐르듯이 시착까지 하고 결국 시계방 점원에게 15원이란 돈을 넘겨줄 때에는, 어쩐지 강매라도 당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으음. 이러려고 나온 게 아닌데.

       

       결국 충동구매로 새 시계를 사버린 나는, 시계방 한구석에 멀뚱히 서 있던 송병오 녀석을 불렀다.

       

       “병오야.” 

       “웨 부르는가?” 

       “너도 하나 사 줄까?” 

       

       사실 일부러 송병오 녀석을 데리고 나온 것은, 나 혼자 시내에 나오기 뭐했던 것도 있었지만, 녀석에게 선물이라도 해줄까 해서 데리고 나온 목적도 있었다.

       

       이 녀석도 나와 함께 목숨을 넘나들며 함께 싸워온지 오래인데, 어쩐지 같은 분대원들에게는 물론이고 함서주같은 애한테도 취급이 매우 좋지 않아서, 위신을 좀 세워주고 싶었던 것이다.

       

       아무래도 사람이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중요한 바. 이 녀석처럼 기름 줄줄 흐르는 더벅머리에 추레한 차림이라면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무시당할 터였고, 나는 내 친구가 그런 취급을 받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녀석은, 

       

       “뭣…… 예끼! 이럴려고 나랑 같이 오자고 했나?”

       

       오히려 역정을 내며 말했다.

       

       “되었네, 이 사람아! 아무리 자네가 돈이 썩어나는 부르주아지라도 그건 아닐세! 내가 염치가 있지, 아무리 간난해도 거렁뱅이는 아니란 말일세그려!” 

       “어…….”

       “그리고 나는 팔뚝시계는 영 불편해서 누가 주어도 안 차겠네! 자아, 보게!” 

       

       송병오는 주머니에서 꽤나 오래되어 보이는 회중시계를 꺼내며 말을 이었다. 

       

       “나도 시계일랑 있으니 수작부리지 말게 그려.” 

       

       아마 마지막에 덧붙인 말은 나한테 한 얘기기도 하겠지만, 저 뒤에서 벌써부터 눈을 빛내고 있는 시계방 주인더러 들으라고 한 말이겠지.

       

       그나저나 으음. 이렇게까지 완고하게 거절할 줄은 몰랐는데. 뭐, 그럼 오늘 산 이거를 내가 차다가 나중에 송병오 녀석에게 줘야겠다. 쓰던 거 주는건 뭐라 안하겠지.

       

       그렇게 시계방을 나오고 다시 말없이 걷던 중, 

       

       “자네의 걱정함을 내 모르는 것은 아닐세.”

       

       송병오 녀석은 문득 진중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내 행색이 비루해서 남들에게 무시되는 것이 염려되는 것 아닌가?”

       “으음. 알고 있었구나.”

       “또, 자네같은 부르주아지는 이런 형편없는 꼴인 나랑 함께 다니는 것도 퍽 민망하였을테지…… 나도 자알 안단 말씀이야! 하지만 자네도 똑똑히 알아두게!”

       

       녀석은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사내는 입고 차는 등…… 겉을 치장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야. 외모란 하등 중요한 것이 아닐세.”

       

       무슨 얘기를 하려는거지. 녀석은 문득 씨익 웃어보이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요컨대 무엇보다…… 사내에겐 유모어 감각이 있어야 한단 말일세. 사내에게 있어서 위트라는 것은 무엇보다도 가장 큰 매력이지. 여인을 미소짓게 만드는 것은 금붙이도 얼굴도 아닌 유모어란 말일세.” 

       

       송병오 녀석, 저번 늑대인간 공팔자 사건 이후로 이상한 유머집 같은 것을 끼고 다니더니만, 뭔가 사람이 이상하게 변했다. 

       

       뭐, 빨갱이 책을 읽고다니던 예전에 비해서야 좋은 변화라고는 생각하지만…… 

       

       나는 속으로 ‘그 더벅머리나 어떻게 좀 하지’ 같은 생각을 하며 녀석에게 맞장구를 쳐 주었다.

       

       “뭐, 사람이 유머감각은 중요하지. 너도 요새 유머책 같은거 열심히 보던데, 어디 유머 한번 해 봐.”

       “좋아. 내 얼마전 아주 재미있는 유모아 소설에서 본 얘기를 하나 해줌세. 그것이, 미남으로 유명한 정 군이라는 사람이……”

       

       녀석은 그렇게 이야기를 시작하더니, 한참 이야기를 이어가다가, 결국 이렇게 마무리를 맺었다.

       

       “……그래서 정 군이, 음악회에서 방귀를 뀌는 바람에 아주 망신을 당했다지 뭔가! 그 얼굴이 아깝지! 방귀라니! 푸하하!”

       

       ‘으음…….’

       

       뭔가 얘기는 길었는데 하나도 재미가 없었다. 

       

       ‘쉽지 않네……’

       

       이 녀석이 주워온 얘기가 원래 재미가 없는 스토리인지, 아니면 똑같은 얘기도 얘가 해서 재미가 없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로 웃음 포인트를 찾을 수가 없었다. 

       

       아무리 친구라고 해도 실드쳐줄 수가 없었기에 나는 솔직하게 대답해 주었다.

       

       “미안하다. 내가 웬만하면 이런 얘기는 안 하겠는데, 너는 유머같은 거 하면 안 되겠다. 유머 포인트가 어딘지 진짜 모르겠어.”

       

       그 말에, 송병오는 대번 심통이 나서 내뱉었다. 

       

       “제기랄! 그러면 자네가 해보게 그려!”

       “내가?”

       “그래! 뭐, 유모어 포인트가 무엇이 어째? 그래 날 보고 무슨 비평가 모양으로 신랄하게 악평을 하는 자네는 얼마나 재미난 이야기를 하는지 보세!”

       

       어어…… 그런데, 막상 나보고 얘기를 해보라니까 나도 당장은 생각나는 게 없었다. 그런 나를 두고 송병오 녀석이 재촉을 해 왔다.

       

       “어서 해 보게!”

       “잠깐만……”

       “자네도 별 수 없군! 천하의 백철연이도 할 수 없어!”

       “아, 알았다고! 음, 일본에서 제일 날씬한 사람은?” 

       

       젠장. 나도 이런 틀딱개그를 하긴 싫었지만, 당장 떠오르는게 없었다. 이래서야 송병오더러 노잼이라고 한 내가 뭐가 되겠나……. 

       하지만 송병오는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을 지으며,

       

       “음? 날씬한 사람? 글쎄,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아마 수영 선수나 마라손 선수가 아닐까 싶네만…… 글쎄, 정답이 뭔가?”

       

       하고 진지하게 반응해주는 것이 아닌가. 나는 정답을 얘기해 주었다.

       

       “몰라? 비사이로 막까잖아.”

       “비사이로……? 그게 당췌 누군지……” 

       

       그러다가,

       

       “아하! 비 사이로! 비 사이로 막 간다고! 그래서 비사이로 막까! 푸하핫!”

       

       하고 멈춰서서 폭소를 터트리는 것이 아닌가. ……얘, 이게 재밌나? 아니면, 비꼬는 건가? 나는 혹시나 싶어 비슷한 유머를 하나 더 꺼내 보았다.

       

       “그럼…… 일본에서 제일 구두쇠는 누구게?” 

       “구두쇠? 글쎄, 일본에선 독천가강(德川家康; 도쿠가와 이에야스)이 구두쇠로 유명하다고는 들었네만…… 모르겠네! 뭔가!”

       “도나까와 쓰지마.”

       “도나까와……? 그렇지! 돈 아까와! 쓰지 마! 그래서 도나까와 쓰지마! 푸핫, 푸하핫!” 

       

       송병오 녀석은 숨 넘어갈듯이 웃다 못해, 걷는 것도 힘들어졌는지 길가의 담벼락에 몸을 기대고는 배를 부여잡고 폭소하는 것이었다. ……뭐야, 얘 왜 이렇게 오버해?

       

       “자네! 그런 건 대체 어디서 배웠나? 아이고, 아이고 배야! 내 배꼽이 달아나겠네그려! 살려주게!”

       

       아니, 이게 진짜 재밌다고? 이런 건 내가 어릴적에도 완전 옛날에나 유행한 틀딱개그였……

       

       ‘아.’

       

       생각해보니 얘, 1922년생이지. 아니 얘 뿐만 아니라, 나랑 동갑인 우리 분대원들 전부 다.

       

       이 녀석들, 미래에 흔히 ‘틀딱 유우머’라고 불리는 개그를 향유하던 바로 그 세대였던 것이다.

       

       ‘아이고, 세상에.’

       

       그동안 이 시대에도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보니 세대차이가 확 체감되었다. 이 녀석들에게는 쌍팔년도 개그도, 허무개그도, 하이개그도, 아재개그도, 마치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머나먼 미래의 참신한 유머로 느껴지는 것이다.

       

       “아이고, 배꼽이야! 아이고…… 자네도 위트가, 위트가 아주 제법이야! 내 자네는, 제기랄! 자네는 인정할 수밖에 없네그려!…… 허억, 허억…… 그런데, 여기가 어딘가?”

       “응? 나는 너 따라온건데.”

       

       멈춰선 곳은, 널빤지 담장으로 둘러쳐진 막다른 골목이었다. 

       

       가끔 이럴 때가 있다. 서로 정신없이 얘기하면서 생각없이 걷다 보니, 둘 다 서로를 따라 걸었다며 모르는 길로 접어든 모양이었다. 

       

       송병오 녀석이 웃음을 겨우 멈추고 진정하며 말했다.

       

       “이런, 후우…… 말작난을 치다 보니 삼천포로 빠져버렸구만. 돌아가세 그려. 여기서 좀만 더 가면 본정 4정목이니 말일세.”

       “그래.”

       

       그런데, 골목길에서 나오려고 몸을 돌리니, 

       

       “……어?”

       

       저 앞을 누군가가 막아서고 있었다. 햇빛을 등지는 역광이라 그늘져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적갈색 포니테일 머리를 한 여학생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어라. 분명, 어디선가 본 듯한……’ 

       

       하지만 내가 여학생이 누구인지 미처 파악하기도 전에, 여학생 쪽이 먼저 내 쪽을 향해 분노한 듯한 목소리로 외치는 것이었다.

       

       “이…… 변절자!”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은 여기까지!

    TMI는 아니고 작가 개인의 신변잡기입니다만……

    작중에서 검을 특히 일본도를 쓰다보니 저도 흥미가 붙어서 생긴 취미로, 예쁜 일본도 가검을 사서 집에 혼자 있을때는 허리에 찬 채로 생활하기도 하고 혼자 붕쯔붕쯔 휘둘러보기도 합니다. 칼을 차고다닌다는게 실제로 꽤 불편하더라구요. 참 재미있어용.

    아! 신변잡기 말고 TMI 쓸 것이 하나 있었네요.

    손목시계에 대한 내용인데, 예전에 타 플랫폼에서 연재 중이었을 때 ‘일제강점기에 학생이 어떻게 손목시계를 차고다니냐’는 문의(?)를 받은 적이 있어서 여기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자 합니당.

    사실, 독자분들이 느끼시기엔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손목시계라는 것은 대표적인 사치품 중의 하나고, 게다가 일제강점기라고 하면 막연히 살기 어려웠던 시대라는 느낌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옛날’이니 왠지 회중시계를 썼어야 할 것도 같고요..

    하지만, 작중에도 묘사되었다시피, 1930년대 말이면 손목시계는 이미 적잖이 대중화된 물건이었고, 싼 저가품은 5원까지도 했습니다.

    당시(30년대 말) 가난한 계층의 대표격인 공장 여급의 한달 봉급이 20원에서 30원이던 것을 생각하면, 5원짜리만 해도 물론 비싼 물건이겠지만, 평생 못 만져볼 거금이 드는 물건은 아니지요.

    적어도 자식을 학교에 보낼 여력이 있는 중산층이라면 입학·졸업 선물로 충분히 가능한 가격대였고, 또 실제로 그렇게 많이 소비되었습니다.

    1935년 3월 13일 동아일보《팔뚝시게를 사려면》기사를 보면, ‘만년필이 한참동안 유행하드니 지금을 팔뚝시게의 전성시대가 되엇는데 신입학과 졸업의 축하등으로…’ 같은 문구를 발견할 수도 있지용.

    물론 당시는 기계식 시계뿐이었기에 값이 싼 시계는 그만큼 고장이 잦았고 수명도 짧아서, 정말 쓸만한 시계는 값이 꽤 나갔기 때문에 사치품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겠습니당. 게다가 오토매틱같은 경우는 정말 비쌌죵.

    손목시계가 완전히 사치품을 벗어나 일상용품이 된 것은 전자식 쿼츠 시계가 실용화된 1970년대 이후로 보는게 좋을 거예요.

    아무튼, 오늘 분량에서 시계에 대한 묘사는 과거 신문기사를 많이 참조했습니다. 절대로!! 제가 경험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구용……

    ^ㅅ^;

    그럼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저는 월요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당! 즐거운 주말 되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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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yeongseong’s Hunter Academy

Gyeongseong’s Hunter Academy

경성의 헌터 아카데미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Artist: Native Language: Korean

I woke up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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