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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0

    이번 웨이브는 상당히 고전했다는 듯 하다.

    덕분에 전열에 섰던 숲지기들은 꽤나 치열한 싸움이 되었다는 모양인데, 그 전장의 긴박했던 순간은 다이튼의 몸 이곳 저곳에 붙은 힐링패치로 유추할 수 있었다.

     

    만약 자신이 이번 몬스터 사냥에 참여했더라면 이보단 조금 덜했을텐데.

     

    이 모든 것이 다 자신이 사냥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한 예르나는 조금 기가 죽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다이튼, 내가 없어서 힘들었지? 미안해, 내가 다쳐서.”

     

    “아니, 별로? 평소랑 다를 거 없었어. 그러니까 괜찮아.”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예르나는 그제서야 조금 안심했다는 듯 표정을 풀고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예르나의 공백은 꽤 컸다.

    뭐, 항상 있는 웨이브, 막아내지 못 할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예르나가 사냥에 참여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를 비교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말 힘들었다고 할 수는 없었다.

    저 예르나의 미안함을 긍정하는 순간, 예르나는 실제로 미안해져야 하니까.

    예르나가 미안할 것은 전혀 없었다.

     

    예르나가 어디 다치고 싶어서 다친 것도 아니고.

     

    ‘그냥 내가 조금 더 고생하면 되지.’

     

    아마 다른 숲지기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예르나만큼은 아니어도, 꽤 분발했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지금 근육통이 꽤 심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제 끝이다.

     

    한동안 몬스터들은 숲에 코빼기도 비치지 않을 것이고, 당직도 없을 것이다.

     

    웨이브가 끝난 후엔 포상개념의 휴가가 내려오는 것이 기본이니, 숲지기들은 이제 한가한 근무시간에 휴가계획이나 세우면서 시간을 때우면 그만이다.

     

    그 말은 즉, 예르나에게 어디 놀러가자고 제안하기엔 더할 나위 없는 기회!

     

    이번 주말에 같이 영화라도 보는게 어떻겠냐고 제안하면 어떨까?

    그동안 예르나의 그 공포증 때문에 같이 영화관에 가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으니까.

     

    그 탓에, 함께 어디 놀러갈 장소를 생각해내기가 생각보다 어려웠다.

    예전에 보러가자고 했던 그 연극도 간신히 생각해낸거고.

     

    그런데 원하던 그림은 나오지 않았지.

     

    하지만, 이제 예르나는 TV에 대한 트라우마를 완벽히 극복했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이제 그런 것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아닌가!

     

    같이 영화를 보면서, 커다란 팝콘을 사서 나눠먹이며, 어쩌다 손이 닿고…….

     

    ‘정말 최고야!’

     

    그렇게 속으로 외친 다이튼은 더듬더듬 말을 시작했다.

     

    “저, 저기. 예르나, 혹시 시간 괜찮다면 이번주말에…….”

     

    “아 맞다. 다이튼, 이번 주말에 시간되면…….”

     

    그러나 하필이면 같은 순간에 말을 시작하는 바람에 꼬여버린 대화.

    분위기가 급속도로 어색해지고 말았다.

     

    다이튼은 속으로 자책했다.

     

    ‘제길! 1초만 더 기다릴걸!’

     

    그랬으면 예르나가 건네는 ‘데이트 신청’을 받아볼 수도 있었을텐데!

     

    주말에 시간이 되냐니, 무조건 되지!

    그렇지만 지금 어떻게 답해야하지?

     

    ‘응, 시간 돼. 우리 영화나 보러갈래?’

     

    뭔가 좀 그렇지 않나?

    결국 이쪽에서 제안하는 느낌이 되어버리잖아.

    그리고 예르나가 ‘아니, 영화는 좀’이라고 해버리면 더 어색해지고 만다!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인가!

     

    그렇게 잠시 굳어있던 다이튼은 초인적인 사고를 통해 이 순간을 타개하고 동시에 예르나의 ‘데이트신청’도 받아낼 수 있는 방법을 떠올렸고, 이내 입을 열었다.

     

    “머, 먼저 말해.”

     

    그래, 이토록 완벽한 방법이 또 어디에 있을 수 있지!

     

    근데 말을 더듬는 건 생각한 적 없는데.

     

    그렇게 부끄러움에 붉어진 얼굴로 자신의 시선을 피하는 다이튼의 모습을 잠깐 멍하니 바라본 예르나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곤 말했다.

     

    “그, 이번 주말에 시간 되면, 쇼핑 좀 도와 달라고 하려고 했는데.”

     

    “쇼핑?”

     

    “응, 루크 여름 옷 새로 사야해서. 그러는 김에 내 옷도 살거고. 화상 때문에 팔을 드러내놓고 다니는 건 좀 그렇잖아.”

     

    “그, 그래?”

     

    다이튼은 생각했다.

     

    나한테 쇼핑을 도와달라고?

     

    그거 완전 데이트, 그것도 엄청나게 허들 높은 데이트 아닌가?

     

    다이튼은 머릿속에서 예르나와 쇼핑 데이트를 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본다.

     

    ‘어때, 다이튼? 이거 어울려?’

    ‘응, 완전 어울려.’

     

    그러면 이렇게 또 물어올지도 모른다.

     

    ‘아까거랑 비교해서 어때?’

     

    그럼 자신은 이전에 입었던 옷과 지금 입은 옷을 비교해서 답해줘야 할거다.

     

    ‘아……. 고르기 어려운데…….’

     

    그렇지만 여성복은 잘 몰라서 상상은 여기서 멈췄다.

     

    현실로 돌아온 다이튼은, 곧바로 외쳤다.

     

    “당연히 가능하지!”

     

    ——-

     

    그렇게 주말이 다가오자, 다이튼은 그 쇼핑이 자신의 생각과는 달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약속장소 앞에서 촐싹대는 이 여성이 상당히 낯이 익었던 탓이다.

     

    “안녕 다이튼! 밖에서 보는 건 정말 오랜만이네!”

     

    민소매 원피스를 입은 소르비가 다이튼의 코앞에 다가와 손을 들며 인사했다.

     

    “소르비? 네가 여긴 왜…….”

     

    “그야, 예르나 언니가 불렀으니까?”

     

    “뭐? 대체 왜…….”

     

    혼란스러운 순간, 다이튼의 뒷편에서 자신이 기다리고 바래왔고 또 기대하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 다이튼. 오늘 쇼핑 도와준다고 해서 고마워.”

     

    “아, 아……. 안녕, 예르나.”

     

    예르나는 오늘도 아름다웠다.

    소르비를 보고 당황스러웠던 감정이 눈 녹듯 사르르 없어져버린……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좋았다.

     

    하지만 예르나는 오른팔 전체에 입은 화상 때문에 계절에 맞지 않게 온 팔을 덮는 블라우스에 손에는 장갑까지 끼고 있어서 꽤 답답해보였다.

     

    저 화상, 정말 어떻게 안되는걸까…….

    매번 긴 팔만 입을 순 없지 않겠는가.

    자신은 화상도 딱히 상관이 없지만, 다른 사람들한테는 보기 흉한 것이 사실이라서 뭐라고 할 수도 없다.

    예르나는 딱히 신경 쓰지 않는다고는 하는데, 정말일지.

     

    “반갑네, 다이튼.”

     

    그렇게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낮추니, 반갑지만은 않은 또 한명이 보인다.

     

    저 애늙은이 꼬맹이…….

     

    여기에도 있군.

     

    어떻게 쟤는 없던 적이 없냐.

     

    “왜 그런 표정이지? 뭔가 잘못되었나?”

     

    “하하……아니, 아무것도 아냐.”

     

    하지만 루크는 예상범위다.

    루크는 처음부터 올 것 같았어.

    예르나와 루크는 언제나 세트니까…….

     

    문제는 소르비, 저 계집애지.

     

    “저기, 예르나? 소르비는 왜 부른 거야?”

     

    “아, 그거. 난 사실 옷 고르는 거 잘 못하거든. 옷도 사실 잘 모르고. 그래서 소르비를 불렀어. 걔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서.”

     

    그러자 예르나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얄밉게 외치는 소르비.

     

    “그렇게 된 거지! 잘 부탁해!”

     

    힘이 쫙 빠지고 말았다.

    옷도 딱히 자신이 골라주는 건 아니었던 것이다.

     

    다이튼의 머릿속에서 예르나와 웃으며 옷을 골라주던 자신의 장면이 마치 유리창이 깨져나가듯 와장창 소리를 내며 사라졌다.

     

    “……그렇구나.”

     

    다이튼은 체념했다.

     

    음, 이제 이건 데이트도 뭣도 아니다.

    그냥 짐꾼이지.

     

    아니, 사실대로 말하면 자신은 그냥 짐꾼도 아니었다.

     

    루크 전용 짐꾼이었던 것이다.

     

    “미안하네, 다이튼. 또 신세를 지는군.”

     

    “괜찮아…….”

     

    지팡이도 있고 마나도 충분한 숲과는 달리 도시에서는 마음대로 신체강화를 사용할 수 없으니 순수한 육체적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예르나의 몸은 아직 안정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루크가 걷다가 지쳐 움직일 수 없게 되면, 자신이 업어야 된다는 것이다.

     

    자신은 처음부터 이 목적으로 예르나에게 기용된 용병인 셈이다.

     

    ‘다음부턴 확실히 물어봐야겠다…….’

     

    예르나가 먼저 제안해줬다는 사실에 미쳐서 아무런 생각을 안 했는데, 이건 좀 아니었다.

     

    사실 근육통은 완전히 나은 게 아니다.

    지금도 격하게 움직이면 몸에서 삐그덕 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 같았으니까.

     

    하지만, 아픈 티를 낼 수는 없었다.

     

    왜냐?

     

    그야, 예르나가 보고 있으니까!

     

    좋아하는 여성에게 이왕이면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은 남자로서 당연한 것.

     

    다이튼은 호탕하게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

     

    “힘들면 언제든지 나한테 말해라. 업어줄테니까.”

     

    “정말 큰 의지가 되는군.”

     

    루크는 그 모습에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래, 어깨에 앉는 것보단 업히는 쪽이 더 안전하겠지.

     

    ——

     

    사실, 갑자기 쇼핑을 시작하게 된 경위는 사실 루크의 ‘일식이 보고 싶다’는 제안이었다.

     

    파이의 도움으로 ‘일식’과 ‘검은 화염’의 공통점을 깨달은 루크는 그 일식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일식이 무엇인가.

    바로 빛이 어둠에 삼켜지는 날.

    일순간 빛의 상징이 어둠의 마력에 잡아먹히는 그 순간은, 일순간 낮과 밤을 가르는 경계를 흐리게한다.

     

    또한 낮의 상징은 삶, 밤의 상징은 죽음을 은유한다.

     

    그렇기에 일식은 낮에 도래하는 죽음.

     

    그런 날에는 신조차 차원을 나누는 힘의 세기가 약해지고 만다.

     

    그렇기에 한순간 삶과 죽음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날.

     

    따라서 일식의 날에는 먼저 가버린 그리운 사람들을 보기 위해 묘지에 찾아가는 사람도 있었다.

    그것이 불법인데다, 영혼을 본다고 해서 그것이 사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절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단지 그리운 사람의 죽을 당시의 그 모습을 보기 위해서…….

       

    하지만 생각보다 낭만적인 날은 아니었다.

     

    그 시기는 경계가 극도로 강해지는 시기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 사이에 숨어든 흑마법사들이 흑마법이 강해지는 일식을 틈타 사이한 짓을 벌이기 일쑤였으니까.

     

    그러나 그것은 5000년 전, 신이 존재하던 시절의 일식.

     

    신이 사라진 지금은 딱히 그런 날이 아니더라도 차원의 틈은 특별히 더 약해지거나 강해지지 않는다.

    그저 처음 창조되며 갈라진 상태 그대로일 터.

     

     

    그렇기에 실제로 현재의 사람들이 일식을 받아들이는 그 방식은 크게 달라진 듯 하다.

     

    그저 새로운 해를 기념하기 위해 즐기는 날이라.

     

    “새로운 해……. 인가.”

     

    일식이 일어나면, 이전까지의 해와 달라진다는 것이 현대 일식의 개념이었다.

     

    그렇기에 지금의 사람들은 묘지가 아닌, 해가 잘 보이는 바닷가로 모여 일식을 구경한다고한다.

     

    사실, 이것까지는 검색으로 알아낼 수 있는 정보이다.

     

    그러나 마법사란 직접 보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확신해서는 안되는 법.

     

    이왕이면 현대의 바뀐 기념방식에 따르는 편이 일식에 대한 확실한 정보를 얻기에 좋으리라.

     

     

     

    그나저나, 바닷가라…….

     

    이 시기의 바닷가라면 당연히 더울 것이 분명하고, 현재 자신의 몸으로 아무런 대비없이 갔다가는 말 그대로 바싹 마른 물고기 꼴이 되고 말것이 분명하다.

    밖에서 일식을 기다리다 타 죽는 것이다.

     

    인챈트도 한계가 있다.

     

    소파는 거대하고 정적이며 이동하지 않으니까 변수가 많지 않았지만, 옷은 아니다.

     

    마력시도 없고, 서클도 사용할 수 없는데다, 전문적인 마공학 아티팩트도 없는 자신은 옷과 같이 형태가 쉽게 변하며 크기가 작은데다 항상 이동하는 물건에 인챈트를 집어넣기가 상당히 어렵다.

     

    그래서, 어쩔 수 없다.

     

    “으음……. 헌데 이것이 정말 괜찮은 것인지…….”

     

    루크는 피팅룸에서 소르비가 골라준 의상을 내려다보며 한숨을 쉬었다.

     

    하얀색 민소매 원피스.

     

    무려 처음부터 수인용으로 제작되어서 꼬리구멍이 알맞게 나 있고, 허리에 둘러 그 구멍의 장소를 가리는 하늘하늘한 작은 치마 같은 테일가드도 인상적이다.

     

    분명 소매가 있는 것보다는 없는 편이 열 방출에 효과적이고, 꼬리를 치마 밖으로 빼는 것이 훨씬 시원하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게다가 상의와 하의가 연결된데다, 허리를 둘러막기까지 하니 배꼽을 내보일 염려가 거의 없다는 점도 괜찮은 포인트다.

     

    하지만, 자신이 입기엔 정말 괜찮은 것이 맞는가? 하고 묻는다면 모르겠다.

     

    “…….”

     

    어째서 피팅룸에는 거울이 없는 것일까?

    이것을 입은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기란 마법사인 루크에게는 어렵지 않은 일이었지만…….

     

    루크는 크게 심호흡을 하고 피팅룸의 문을 열었다.

     

    “정말 이게 내게 어울린단 말이냐.”

     

    “와, 정말 귀여운……게 아니라! 완전 어른스럽고 세련되어보인다! 그렇지, 예르나언니?”

     

    소르비는 루크를 보자마자 반사적으로 귀엽다고 할 뻔했으나, 그 단어를 입에 담는 순간 그 옷을 입지 않게 될 것임을 알았기에 황급히 말을 바꾸며 예르나에게 동의를 구했다.

     

    “그러네, 루크하고 아주 잘 어울려.”

     

    예르나 역시 루크의 모습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잘 어울리는 의상이었으니까.

    평소라면 입으려고 하지 않았을, 가볍고 아이다운 옷이었다.

     

    평소 외출복에는 지나치게 답답한 면이 없잖아 있었는데, 이 변화는 루크에게 상당히 긍정적인 모습이 아닐까.

    이제야 루크가 정말 평범한 아이라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루크는 정말이냐는 듯 다이튼을 바라보았고, 다이튼은 그냥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한참 어린애인데 안 어울릴 옷이 뭐가 있겠는가?

    실제로 누가봐도 그닥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옷이다.

     

    이상한 건 옷이 아니라 그 안대와 지팡이지.

     

    그런데 참 희한하게도, 루크가 들면 그닥 이상하다는 느낌이 안 든다는 것이 상당히 묘했다.

     

    다이튼마저 괜찮다고 하니, 정말 의상에는 문제가 없는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자세가 왜 그래? 손 좀 내려봐!”

     

    자신의 우물쭈물거리는 자세를 지적하는 소르비의 말에 루크는 답한다.

     

    “음, 밖에서 민소매를 입으니 이 끈이 왠지 자꾸 어깨에서 흘러내릴 것 같아 불안해서…….”

     

    소르비는 루크의 그 말에 심장을 부여잡았다.

     

    “큭……!”

     

    하마터면 아까전부터 셔터를 마구 눌러대고있던 카메라도 놓쳐버릴 뻔 했다.

     

    가까스로 자신을 되찾아 엄지를 들어올린 소르비가 얼굴에 한없이 해맑은 미소를 띄고 말했다.

     

    “걱정마, 평소에 잘 안 입어서 그래! 금방 익숙해질거야!”

     

    “그런겐가……?”

     

    루크의 그런 모습에, 곁에서 지켜보던 예르나는 푸흡 하고 결국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요즘 저런 모습이 너무 귀엽다니까.

    “야, 근데 너 코피 난다.”

     

    “앗.”

     

    ——–

     

    찰칵, 찰칵.

     

    아까부터 거슬리는 저 소음이 신경쓰인 루크는 이내 소르비에게 따지듯 물었다.

     

    “저기, 그런데. 그 네모난 마도구는 대체 뭐길래 아까부터 내밀고 있는 것이지?”

     

    “아, 아아! 아무것도 아냐, 신경쓰지 마!”

     

    “……흠. 그대가 내게 신경이 쓰이게 하잖나. 대체 뭔데 그러나?”

     

    “음, 그냥 장난감 같은 거야! 찰칵찰칵 소리가 나는.”

     

    “그런 건가? 그거 참 이상하군.”

     

    어른인데도 소르비는 아직 장난감을 좋아하는구나.

    루크는 소르비가 갖고 있는 네모난 장난감에서 신경을 끄기로 했다.

     

    그동안 그렇게 생긴 마도구를 본 적도 없고, 처음 보는 물건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마력시도 없어 그것이 카메라일줄은 꿈에도 모르는 루크였다.

     

     

    소르비는 씨익 웃으며 몸을 돌려 자신이 찍은 루크의 모습을 확인한다.

     

    하나같이 귀여운 사진들이 아주 만족스럽다.

     

    “후후후…….”

     

     

    소르비는 어둡게 웃었다.

     

    그나저나, 카메라를 몰랐던 거였다니!

    어쩐지 루크가 왜 자신이 사진을 찍는데 뭐라고 안하나 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몰래 찍을 게 아니라 대놓고 찍을 걸!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첫 옷쇼핑 이벤트가 루크의 주도하에 클리셰를 부수며 허무하게 끝나버렸으니, 2부에서는 클리셰를 따라줘야죠!

    그런데 저런, 사진관에서 본 카메라랑 다르게 생겨서 몰랐다네요.

    평소 길거리 연주할때도 사진 찍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보니 (영상으로 보면 연주효과가 약해지니까) 열성팬들의 제지에 의해 볼 기회도 없었다고 합니다.

    다음화 보기


           


The Archmage dreams of being an Archmage again

The Archmage dreams of being an Archmage again

다시 대마법사를 꿈꾼다 대마법사였던것은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5000 Years in the future, the Archmage Luke Irushi opened her eyes again. The world has changes so much.

Horseless carriages, an entertainment box with audio and video, food and spices she has never seen before…

And, a changed magical system!

It wasn’t just the world that chang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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