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191

       회고(回顧).

       

       나의 발자국은 어떠하였는가?

       

       ===============================================================

       

       #1 : 황자와 꽃과 레지스탕스

       

       제국의 2황자 이리드 크라운.

       

       그는 우연히 만난 레지스탕스 여인, 센트라와 뜨거운 사랑을 했다. 

       

       고작 일주일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반하고, 사랑하고, 대화를 나누고, 비극을 겪고, 마음을 태웠다. 그리고 이별로써 이야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나는 그의 과몰입을 보면서 무척이나 즐거워했다. 제국의 황자를 농락하다가 좆될 수도 있다는 스릴과, 내 이야기를 이토록 만끽해 준다는 기쁨 사이에서 도파민이 엄청 나왔다.

       

       아닌 척했지만, 내 손에 사람의 감정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을 즐기는, 음험하고 어두운 욕구가 곁들여 있었다는 것도 부정할 수는 없겠다⋯⋯.

       

       이세계 TRPG 계획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하게 된 순간이기도 하다.

       

       이거다, 너무 재밌다. 하고.

       

       그가 조금 덜 과몰입하고, 조금 더 재미없게 플레이했다면 어땠을까.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는 이 취미의 길을 묵묵히 걸었겠지만, 어쩌면 다소 소극적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아닌가. 나는⋯⋯ 그랬어도 TRPG에 집착했으려나.

       

       음.

       

       이제 와서 첫 번째 이야기를 돌아본다면, 당시에는 흘겨만 보았던 다른 부분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리드 크라운은 마음이 굳센 사내다.

       

       그렇잖은가.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온 몸을 던져 노력했다. 감정에 휩쓸렸지만, 비이성적이지는 않았다.

       

       패닉에 빠져서 싱크탱크를 소집한 것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연심과 행동에 따른 패널티를 제대로 저울에 올리고, 등에 짊어지면서 결론을 내렸던 것이다.

       

       그때는 사이가 나빴던 일레인을 초청하기까지 하지 않았는가. 일레인에게 씌워진 모든 혐의가 오해였다고는 해도, 당시 이리드의 입장에서는 커다란 결단이었다.

       

       그녀는 황위 경쟁의 커다란 라이벌임과 동시에, 권력을 위해 가족까지 죽일 수 있는 비정한 여자라고 여겨졌으니까.

       

       그 모든 노력의 끝에⋯⋯ 구했다.

       

       우화를 하지 않고도 구해냈다.

       

       그는 감정에 잡아먹혀 영혼을 물들이지 않았다. 

       

       100년의 엇갈림을 맞이한 그 순간에도, 후회와 좌절감을 두 눈으로 흘려보내면서⋯⋯ 결국 이겨냈다. 그리고 마음속에 남은 로즈마리 잔향을 위해 앞으로 나아갔다.

       

       미래의 그녀를 위해서 평화로운 100년 후의 제국을 선물하겠다지.

       

       나는 그의 굳셈을 알지 못했으나, 유리 랜스터를 잃을까 두려워 실컷 바둥거리고, 여왕에게 뒤통수도 얻어맞은 뒤에야 드디어 그 대단함을 알았다.

       

       나라면 어땠을까. 결국 그녀와 영영 헤어져야 하고, 만날 수도 없고, 서로 온기도 나눌 수 없는 처지가 되어버린다면⋯⋯ 뻔하다. 깨진 접시처럼 되어버릴 것 같다.

       

       아니면 그것에게 완전히 휩쓸려 새까맣게 되어버리거나.

       

       묵묵히 짊어지는 마음의 강함이라.

       

       그에게서 나는 왕도(王道)를 보았다.

       

       ===============================================================

       

       #2 : 천리도피행

       

       제국의 1황녀 일레인 크라운.

       

       그는 황무지에서 어린 소년을 만났지만⋯⋯ 사랑은 안 했다. 우정도 없었고, 그녀가 겪은 갈등은 오직 그녀 스스로의 쐐기뿐이었다. 황궁에서 있었던 아주 기이한 일 말이다.

       

       이제는 1황자에게 깃들었던 무언가가 내게도 있음을 안다. 이 세상에 그런 괴이쩍은 일이 두 개나 있다면, 그게 더 암담한 일일 테니까. 

       

       세션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사실 크게 할 말은 없다. 그녀는 내가 준비한 것들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으니까. 페로도 뭐시기도, 그저 여행 동료에 그쳤으니.

       

       반대로 말하자면⋯⋯ 내가 준비한 달콤함도 시련도, 그녀에게는 그 어떤 장애물도 되지 않았다는 뜻이겠지. 그래서⋯⋯ 재미는 없었다. 그녀는 그렇게까지 번민하지 않았으므로.

       

       일레인 크라운은 강한 여자다.

       

       그 어린 시절의 비극도, 스스로 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일어서 끝내는 돌파한 데다가. 그저 부푼 마음을 약간 찔러낸 것만으로도, 스스로의 과단성을 이해하고 고쳐버렸다.

       

       그 로데루스조차 기존의 능력은 유지되었고 여러 유틸이 추가되는 선에서 그쳤는데, 일레인은 우화의 자해 옵션을 완전히 제거해 버렸다.

       

       아마⋯⋯ 평소에도 줄곧 고민하고 있었으리라. 그러니 약간의 계기만으로도 마음을 고쳐먹을 수 있었던 거겠지. 내가 본 사람 중에서는 가장 철인에 가깝다.

       

       그녀였더라면 그것을 머릿속에 담고도 이겨낼 수 있었을까.

       

       부수고 이겨내는 마음의 강함이라.

       

       그녀에게서 나는 패도(覇道)를 보았다.

       

       ===============================================================

       

       #3 : 별에 바라는 원망

       

       흑마법사 베네트 힐튼.

       

       그는 사교도에 의한 악신 강림이 준비되고 있는 어느 사악한 도시에 떨어져, 친구들과 함께 위험을 돌파하고, 세상을 구해냈다.

       

       이 짧은 문단 안에는 많은 고통이 있었다. 내가 그렇게 만들었다. 나의 악의를 정면으로 마주해야 했던 세 사람에게는 심심한 사과를 전하고 싶다. 

       

       무척이나 즐거웠다고밖엔.

       

       그렇게 고조된 악의를 유나도 느꼈을 것이다. 그녀는 내 타락을 언제나 염려하던 사람이고, 내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었으니까.

       

       하필 그 타이밍에 유나가 ‘그것’ 제거 작전을 펼쳤던 것이 우연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녀가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데에 미숙했다는 점은 별개로⋯⋯ 만약 계획을 추진하지 않았다면.

       

       나는 세 사람을 어디까지 괴롭혔을 것인가?

       

       글쎄. 이사악이 아브라함의 머리를 달고 있는 뼈다귀 말을 타고 등장할 예정이었다거나⋯⋯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희생해야 했다거나.

       

       두 사람은 마음이 무너졌으나, 한 사람은 마음을 다잡았다.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자신의 욕망을 받아들이고, 각오한 뒤에 나아가기로 했다.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용케도 마음을 다잡았다 싶다. 세션 데이터를 확인하기로는, 그는 그 어떤 NPC에게도 도움을 받지 않았었는데.

       

       중간에 던전 탐사하러 밖으로 나돌았다지. 그때 귀인이라도 만났던 걸까?

       

       사람에게는 관성이 존재한다. 오래도록 마음을 속이면 그것이 진실이 되어버린다. 그러한 관성을 이겨내고 멈춰 선 뒤에, 올바른 길로 향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나도, 일상에 안주하고, 타조처럼 제 눈을 가리며, 흘러가는 대로 이제껏 살아오지 않았던가. 

       

       나도 그처럼 옳은 길로 방향을 돌릴 수 있을까.

       

       번민하더라도 다잡고 나아가는 마음의 강함이라.

       

       그에게서 나는 회도(回道)를 보았다.

       

       ===============================================================

       

       #4 : 나비는 마법소녀의 꿈을 꾸는가

       

       암살자 로데루스 레드번.

       

       그는 대소동에 휘말려 마법소녀가 되었다. 처음에는 상황을 어떻게든 모면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친구들과 함께하는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고, 끝내는 마법소녀로서 세상을 구했다.

       

       이상한 세뇌 교육으로 사람의 마음을 붙잡아둔들, 행복만큼 마음에 치명적인 독은 없는 법이다. 그는 휘두르면 휘두르는 대로 실컷 흔들렸다. 

       

       성별반전의 혼란이나, 행복한 꿈과 불행한 현실의 괴리라거나. 

       

       그가 끝까지 자신의 그릇된 신념을 고수했더라면, 내 마음속의 어두운 것은 배부르게 만족했을 것이다. 나는 그런 우둔한 이를 위한 피날레를 준비해 두었으니까.

       

       자신의 행복을 제 손으로 부수게 하는 거다. 그가 김루루의 심장을 레이피어로 찌르도록 하고, 자신의 아집이 모두가 행복할 수 있었던 미래를 끊어버렸음을 절절히 느끼게 했다면 완벽했겠지.

       

       하지만 다행히도, 그는 생각보다 선량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감사할 수밖에 없다. 그가 개심하지 않아 이야기가 비극으로 끝났다면. 내면의 악성이 한껏 꽃을 피워대지 않았겠는가.

       

       그래도 미안함은 없다.

       

       내 목숨을 빼앗으려고 길길이 날뛰던 놈까지 배려해 줄 정도로 물러터진 사람이 아니다. 그는 오히려 내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목숨까지 구해줘, 개쎄고 잘 나가는 여자친구도 만들어줘, TS도 시켜줘, 다른 성벽에 눈 뜨게도 해줘, 놈 좋은 일만 다 해주지 않았던가?

       

       그러니까 쌤쌤인 거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무너져가는 마음을 긁어모아, 결국엔 친구를 위해서 일어서는 모습은. 인상 깊게 보았다.

       

       그라면 나와 같은 상황에 내몰렸을 때도, 친구들을 위해서 이겨낼까.

       

       무너져도 다시 일어서는 마음의 강함이라. 

       

       그에게서 나는 정도(正道)를 보았다.

       

       ===============================================================

       

       #번외 : 무림기행

       

       이 이야기는 내 노력과 고민과 죄책감의 결과라고 할 수 있으리라. 나는 한껏 억눌렀다. 그 결과, 여기서는 아군 멤버가 아무도 죽지 않았다. 

       

       엔버스의 마음도, 살짝 건드리기만 했다.

       

       하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남궁명이 죽었더라면 좀 더 괜찮은 이야기가 되었으리라. 혹은 루나라는 짝이 있음을 무시하고, 남궁승아를 메인으로 밀어주었거나.

       

       그러니까 그를 바꾼 것은 내 이야기가 아니라, 그의 주변에서 몰려다니던 친구들의 덕택일 것이다. 

       

       솔직히 포장을 어떻게 하겠나. 내가 한참이나 봐줬는데. 그림자 베네트에게는 고전했을지언정 남궁청휘는 간단하게 대가리를 깨버린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다만, 사람은 사람이 바꾼다는 것은 알았다.

       

       ===============================================================

       

       ⋯⋯좋아.

       

       누구나 자신의 마음 가는 길을 정하는 순간이 온다. 

       

       머무름은 끝났고, 이제 내게는 나아갈 길이 필요했다. 

       

       내가 만든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길을 갔다. 그들은 다른 처지에 놓였더라도, 결국엔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다. 짊어지고, 돌파하고, 돌이키고, 다시 일어서겠지.

       

       내가 저들의 길을 빌릴 수 있을까?

       

       아니면, 그들의 궤적을 본받아 새로운 길을 가야 할까.

       

       내 눈앞에 무수한 갈림길이 보인다. 앞으로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이고, 나는 저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한다. 눈을 크게 뜨고 잘 살핀다.

       

       ⋯⋯⋯⋯.

       

       좌측에는 유독 눈에 띄는 새하얀 순백의 길이 있다. 

       

       포용(包容)과 연민(憐憫)의 길이다. 사람의 고통과 안타까움을 이해하고, 나보다도 남을 위하며, 타인에게 햇빛과 같은 자애로운 깨달음을 비추는 길이다. 

       

       그리고 그 길에는 누군가가 앞서 걸어간 듯한 발자국이 남아 있었다.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여기는 내가 ‘걸었던’ 길이다. 그런 느낌이 든다. 아직 길을 선택도 못 한 나지만, 흐릿한 직감이 데자뷔처럼 남아 있다.

       

       ⋯⋯⋯⋯.

       

       가장 우측에는 질척거리는 새까만 길이 있다.

       

       독선(獨善)과 자기애(自己愛)의 길이다. 사람의 희로애락을 한 발짝 떨어져 보고, 남보다도 나를 위하며, 타인을 모형정원의 장기말 삼아 이 아름다운 세상을 한껏 즐기는 길이다.

       

       그리고 그 길에는 듬성듬성 깨진 용린(龍鱗)이 떨어져 있었다.

       

       나는 어쩐지⋯⋯ 이 길의 끝에는 무지막지한 쾌락이 있음을 알았다. 세상을 장난감처럼 갖고 노는, 전능감과 도파민으로 가득한 나날이 될 것임이 틀림없다.

       

       ⋯⋯⋯⋯.

       

       나는.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밝은 세상에서 지내고 싶다. 그러나, 내 사람들을 해치려는 자들을 처절할 정도로 으깨놓고 싶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가고 싶다. 그러나, 나를 인간으로 만드는 최소한의 선은 지키고 싶다.

       

       착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나, 그런 조악한 것에 얽매이고 싶지 않다.

       

       게임을 즐기고 싶다. 그러나, 현실을 살아가고 싶다.

       

       줄곧 헷갈려왔다.

       

       어떤 것을 긍정하고, 어떤 것을 부정해야 할지 판단하지 못했다. 욕망에 솔직하여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남을 부수고 조종하고 싶다는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테니까.

       

       모든 욕망을 내려두고 대의를 쫒아, 세상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된다면. 나는 그녀들에게 더한 사랑을 주지도 못할 것이고, 스스로의 삶의 기쁨도 내려놓아야 할 테니까.

       

       천사와 악마가 번갈아 속삭이는, 주사위를 든 소년.

       

       이게 나였다. 이게 내가 마주 본 나의 모습이었다.

       

       선하라, 악하라. 그 고통스러운 속삭임의 사이에서.

       

       “그도 그럴 게, 당신의 모든 이야기는 해피 엔딩이지 않았습니까.”

       

       유리의 말이 스쳤다.

       

       ⋯⋯답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내가 반추했던 길은 모두 같은 도달점을 지난다.

       

       마음과 맞서서, 싸워 이겼다.

       

       괴로워도 스스로가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향해서 움직였다.

       

       나는 내가 거머쥔 주사위를 물끄러미 바라보고는, 어렴풋이 알았다. 나의 소박하다면 소박하고, 요란하다면 요란한 취미가⋯⋯ 내 규율이 되어 줄 것이다.

       

       데구르르. 굴렸다.

       

       주사위를 굴리면, 데굴데굴 굴러간 그 궤적이 선이자 길이 되었다.

       

       이 선을 기점으로 왼쪽은 현실이고, 오른쪽은 게임이다.

       

       욕구를 부정하지 않겠다. 내게는 욕망이 있다. 사람들을 괴롭히고 번롱하는, 아주 성질 더럽고 못된 새끼가 내 안에는 있다. 인정한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게임일 것이다. 내가 묶을 것이다.

       

       욕구를 긍정하겠다. 내게는 욕망이 있다. 내가 사랑하는 이들을 사랑하려 하고, 낙원을 꿈꾸는 어리광쟁이가 내 안에는 있다. 인정한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이 될 것이다. 내가 이룰 것이다.

       

       나는 약하다. 작은 감정적 동요에도 호들갑을 떨게 될 만큼 약하다. 어쩌면 내가 만든 길에서 비틀대거나, 헤매거나, 엇나갈지도 모른다. 분명 몇 번은 그럴 것이다.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정했다. 각오했다. 노력하기로 했다.

       

       내 어떤 강박이 나에게 고통이 된다면, 받아들여서 우화하자. 애벌레가 인고의 시간을 거쳐 나비가 되듯이.

       

       내 어떤 욕망이 누군가에게 고통이 된다면, 아름답게 승화시키자. 지금까지 아슬아슬하게 해왔던 것처럼.

       

       ===============================================================

       

       “⋯⋯⋯⋯.”

       

       손아귀에서 마음의 색이 일렁인다. 

       

       흰색과 검은색이 번갈아 나타나기에 마치 회색으로 보였다. 그것은 물들일 영혼이 없어, 그저 허공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이게 내 우화⋯⋯ 예정이다.

       

       지금은 타인의 영혼에 장착해서 우화를 뒤트는 응용법뿐이니, 우화 엑스트라 모듈이라든가로 불러야 할까.

       

       새까맣게 쓰면 우화의 공격성을 강화하고, 새하얗게 쓰면 우화의 보조성을 강화하는, 새로운⋯⋯ 기술. 

       

       이것이 『본망구속』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나와 유리는 직감적으로 그 효과를 알았다.

       

       유리 랜스터의 우화를 검게 물들여 쓰면, 서큐버스 여왕에게 치명적인 일격을 박아 넣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러려면 우리는 하나를 포기해야 했다.

       

       “⋯⋯괜찮습니다.”

       

       유리는 괜찮다며 웃었다. 나는 잠깐 망설이다가도,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한 가지를 잃어버리겠지만, 반드시 되찾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하자. 해피엔딩을 위해서 결의를 다지자.

       

       하얀 여왕을 죽여버리겠다.

       

       이것으로 시나리오를 하나 구상할 것이다. 이상한 심상공간에 갇힌 플레이어 두 사람이 여왕을 쓰러트리고, 밖으로 탈출하기까지의 내용을 다룬 세션을.

       

       제목은 『서큐버스의 사랑』이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쪼매 늦었죠? 이게 찌는데 좀 오래 걸리드라구요⋯⋯.
    어떠셨을까 싶네요. 부디 재미있게 즐겨주셨다면 한량없겠습니다.
    그러면 내일 또, 내일은 조금 일찍 뵙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다음화 보기


           


Otherworld TRPG Game Master

Otherworld TRPG Game Master

Another World TRPG Game Master, 이세계 TRPG 게임마스터
Score 8.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a wizard of the Illusion Magic School and decided to create a virtual reality with illusion magic to play a tabletop role-playing game (TRPG). It was great to create a virtual reality, but I was in trouble because there were no suitable players. During that time, I received an offer to be the professor from the Royal Academy. The offer was to use illusion magic to fill the students’ lack of practical experience safely. And so, I became a professor at the academy. “Send me back, send me back to that world right now-!” “Outer god, someday an outer god will be our doom, we’ll all die!!” “I am not the bastard of the Redburn Ducal Family. I am the foremost disciple of the Great Namgung Clan, Namgung Qinghui!” But it seems there is a bit of a misunderstanding. This isn’t a spell for dimensional travel, kids. It’s fiction…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