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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4

       * * *

       

       

       중국의 힘을 지금부터 약화시키는 것도 좋고, 일본과 중국이 캐삭빵으로 서로 열심히 싸워대는 것도 보기 좋지만.

       

       이대로라면 훗날 일본의 뒤통수를 치는 건 가능해도 우리가 써먹을 말이 없어질 거다.

       

       내가 본 미래는 미국이 후일 일본을 두들겨 패고 일본을 원래 역사처럼 동맹국으로 만들어 러시아를 견제하게 할 수 있으니, 미리 컨트롤하기 쉬운 모전구를 이용해 일본이 탈탈 털릴 때 규수에 투하해 최소한 일본을 반으로 가를 생각이었다.

       

       그리하면 미국을 견제할 수도 있고, 갈라진 일본은 해군보다는 육군을 키울 테니 결코 러시아를 어쩌지 못할 테니까.

       

       이렇게 되면, 일본을 우리가 항복시키는 쪽으로 봐야 하나.

       

       아니면 독립할 한국에 힘을 좀 더 쏟아야 하나?.

       

       그래. 지금은 생각할 건 아니다.

       

       상황을 좀 더 주시할 필요가 있다.

       

       

       “무타구치 렌야란 자가 크게 한 건 했군요. 그럼, 지금 중국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우리 중국이 거하게 말아먹고 모전구 선생이 일본의 영웅이 되었다는 소식을 전한 사빈코프에게 물었다.

       

       물어보면서도 여전히 믿기지 않아 나는 신문을 두 눈을 비벼가면서 다시 확인했다.

       

       아무리 봐도 이거 말이 안 되는데 말이야.

       

       그렇잖아. 27개의 중국을 주장하는 모택동이 원래 역사처럼 공산세력을 중일전쟁 틈에 조금씩 늘려가는 야비한 짓을 벌인 게 아니라 직접 군대를 이끌고 올라가다가 털려버리다니.

       

       과연 이 한 번의 전투로 중국이 얼마나 흔들릴까? 나는 그게 가장 궁금한데 말이야.

       

       우리의 히로히토가 곧 친정까지 하면 중국은 쫄까? 아니면 싸울 만한 힘이 남아 있을까?

       

       

       “일본 천황 히로히토는 중화제국 황제 푸이의 항복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중국 각지에 항복을 종용하는 모양입니다.”

       

       

       이야, 대단하긴 하네.

       

       내가 바꾼 역사에서 그놈이 푸이의 항복을 직접받다니.

       

       이것도 내가 저지른 역사의 스노우볼인가.

       

       그래. 뭐 이곳에서는 전범으로 낙인찍혀 죽을 텐데, 지금이라도 실컷 즐겨두는 것이 좋을 거다.

       

       자, 그럼 그다음이다. 난 푸이가 항복했다고 중국이 다 넘어가지는 않을걸.

       

       

       “황제가 항복했다고 다가 아닐 거 같은데. 중국은 넓고 인구도 많습니다. 심지어 황제는 민심을 잃은 허수아비에 불과하지 않습니까?”

       

       

       푸이 잘못은 아니지만, 청 황실 아이신기오로는 천명을 잃은지 오래다.

       

       서태후는 지가 싸질러놓은 것을 치우지도 않고 죽어 버렸고, 이렇다 할 성군이 나온 것도 아니며 이미 중국은 사정 없이 무너지고 있었다.

       

       

       “예. 난징에서 보급을 맡은 장개석이란 자가 패잔병을 끌어모아서 중화민국을 선포하고 새로운 방어선을 짜는 모양입니다.”

       

       

       그렇군. 중화민국을 세워서 황제가 항복해도 패배한 것이 아니라고 할 셈이지.

       

       원래 역사에서 일본은 중국전선이 제법 오래가니, 왕징웨이를 이용해서 괴뢰정부를 만들고 그 정부와 협상한 것으로 아는데.

       

       여기 역사에서는 푸이가 그 역할을 해 버리게 되는 건가.

       

       하지만 이렇게 되면 장개석이 다시 주도하게 되는 거 아닌가.

       

       원래 역사대로 말이다.

       

       잠깐, 신문에는 모택동에 대한 정보는 없고 오로지 청황제의 항복에 대한 언급만 있는데?

       

       

       “모택동과 다른 군벌들은요?”

       “일부 군벌은 도망갔고 모택동은 행방이 묘연합니다.”

       

       

       모택동이 개인적으로 살아 있으면 좋겠는데.

       

       이전에는 좀 죽었으면 좋겠다. 이거라면 지금은 좀 살았으면 좋겠다.

       

       그놈이 27개의 중국을 주장하는 놈이라 좀 있으면 좋을 거 같거든.

       

       훗날 지도가 더러워지긴 하겠지만 최소한 그렇게 다 찢어버려야 중국은 힘을 발휘할 수 없을 테니까.

       

       현대 한국에서는 중국을 사랑하는 이가 너무 많았다.

       

       중국이 너무 좋아서 여러개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러는 것이 보통 마인드였지.

       

       일부 인터넷에서 어그로 끄는 놈들은 일제가 유일하게 잘한 것은 난징 대학살. 왜 숨기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말까지 나왔었다.

       

       뭐 결국 중국과 러시아가 핵전쟁을 일으켰으니 한국인들이 그 정도로 혐오하는 것은 이유가 증명된 셈이지만.

       

       나라도 중국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중국의 잠재력을 무시할 수 없기에 그냥 놔둘 수가 없다.

       

       청이 근대화되었고, 열강의 침입도 쉽게 막아 낼 정도였다면 끔찍한 세상이 도래했겠지.

       

       당장 미래를 봐라. 힘 좀 세졌다고 철 지난 제국주의짓을 하다가 결국 기어이 핵전쟁을 일으키기까지 했다.

       

       

       “중국이 일본을 상대로 얼마나 버틸까요?”

       

       

       너무 초반에 한심하게 당했잖아. 모택동이 좋다고 모은 군대를 아주 거대하게 말아먹었다.

       

       첫 전투에서 그리 대규모 병력을 잃으면 앞으로의 전투에도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장개석은 오랫동안 모택동을 불신하고 은밀히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 자기 파벌의 병사들을 모으고 있는 것을 보면 어떻게든 버티지 않겠습니까?”

       “군사적 역량은 차이가 크겠죠.”

       

       

       오랫동안 쌓인 경험이라는 것이 있다.

       

       유감스럽게도 중국은 일본과 정면대결에는 승산이 없지.

       

       ‘많은 인구로 버틴다.’

       

       아마 이 역사에서도 그렇게 되지 않겠는가.

       

       

       “예. 폐하. 지난 적백내전에서 볼셰비키들이 머릿수로 몰아붙인 우라 돌격을 중국군에 그대로 이식했습니다. 아마 일본군에 머릿수로 들이밀지 않겠습니까?”

       

       

       장개석은 노련한 인물이지. 당장 모택동과 협력하지 않는 부분만 봐도 수상하지 않은가?

       

       아마 장개도 이곳에서 어떻게 버티려고 할 것이다.

       

       넘쳐나는 인구로, 소련에 밀리지 않는 밭에서 나오는 인구로.

       

       원래 역사처럼 버티려고 할걸.

       

       아니, 버텨줘야 한다. 괜히 개짓거리해서 중국 전역이 일본에 넘어가는 것은 막아야만 하지 않겠냐.

       

       우리는 적당히 신강을 통해 무기 좀 지원해주자.

       

       자, 그럼 중국은 이쯤하면 되었고.

       

       

       “미국 내전은요? 맥아더가 쉽게 밀릴 인물은 아닐 텐데.”

       

       

       설마 지원군이 갈 때까지 버텨주긴 하겠지.

       

       

       “예. 맥아더 참모총장은. KFC의 공세를 어떻게 막았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휴이 롱이 함께 공격하지 않았다는군요.”

       

       

       아마 휴이 롱까지 공격했다면 맥아더로서는 꽤 힘들었을 거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지.

       

       휴이 롱도 빨갱이 취급 안 받으려면 그럴 거다.

       

       

       “그렇겠죠. 이번에 맥아더를 함께 치면 진짜 빨갱이 취급을 받을 테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KFC를 노리지는 않을 거다.

       

       지금 휴이 롱 정부가 제일 약세니까.

       

       굳이 양쪽을 공격하기보다는 양쪽의 피해를 강요할 것이다.

       

       스페인군이 미국으로 날아가 맥아더를 돕고 패튼의 십자기갑부대가 KFC를 쓸어 주면 상황은 반전될 거다.

       

        KFC는 아직 제대로 된 전차도 없을 텐데. 있어도  우리가 만드는 전차를 넘어서지는 못할 터다.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전차를 업그레이드 했는데, 미국은 지금 그럴 여력도 없었을 거라고.

       

       백색항공대도 좀 갔으니, 미국 내전에서 꽤 도움이 될 거다.

       

       그러다 다시 신문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다시 생각해 봐도 무타구치 렌야는 정말 예상외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대군을 쓸어버릴 생각을 하지? 내가 이래서 변수를 좀 더 봐야 했다.

       

       좀 더 외부로 눈을 돌려야지.

       

       

       “지금부터 우리는 이제 외부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지금보다 더욱 예민하게, 철두철미하게 주변국의 상황을 주시해야 합니다. 당장 일본이 중국을 상대로 그런 대승을 이뤘고 미국에서는 내전이 일어났으니까요.”

       

       

       만일에 일본이 삽질했다면 생각을 좀 달리 했을 거다.

       

       하지만 일본이 초반부터 승리도 그냥 승리가 아니라 순간 중국을 마비시킬 정도로 커다란 발자국을 남겼다.

       

       그러면 미국내전과 프랑스도 방심할 수는 없는 일,

       

       내부로는 무기를 계속 개발하면서 미국 내전과 프랑스도 계속 봐줘야 한다.

       

       혹시 아는가. 정말 KFC가 레닌의 축복을 받아 미친 듯이 맥아더와 휴이 롱을 줘패고 북미를 통일할지도.

       

       그러면 미국 서부 쪽에 적당히 우리가 수작질을 해 둬야 하거든.

       

       이제는 나도 예측이 안 되는 미래가 닥친 이상, 지금부터는 맵핵 킨 것처럼 오흐라나를 이용해 수시로 정보를 받을 필요가 있다.

       

       

       “당연히 그리할 것입니다. 폐하.”

       “프랑스도 늘 주의 깊게 보세요. 적화의 움직임이 보인다면 영국에 경고해야 합니다.”

       

       

       특히 프랑스. 프랑스가 지금껏 생각 외로 조용하다.

       

       루르강점 이후 이것저것 악재가 겹치면서 내부를 신경 쓰고 있으니 끽해야 이쪽으로 와서도 러시아 무기 참 대단하네요! 이 정도만 봤을 뿐. 대체 프랑스는 왜 조용하지?

       

       처칠의 영국은 어쨌든 독일과 싸울 거다. 늘 그렇듯 프랑스 쪽으로 와서 방어를 하려 들겠지.

       

       하지만 만일 프랑스가 모전구 선생님이 명장이 된 것처럼 보다 빠르게 적화된다면?

       

       영국은 바로 고립되어 죽고 말 거다.

       

       공산 독일을 사방에서 포위해야 하는 축 중 하나가. 무너지면 곤란하다.

       

       

       “폐하. 중국 전황과 함께 들어온 에티오피아 전황말입니다만, 지금 에티오피아가 밀리고 있다고 합니다.”

       “음, 역시 안 되는 건 안 되나.”

       

       

       이것도 역시 악재라 볼 수 있다.

       

       이러면 이탈리아가 빠르게 오스트리아 전선으로 들어갈 수 있을 거 아냐.

       

       그래도 원 역사보다는 좀 더 버티는 거 아니었나? 그렇게 지원해줬는데? 아니지. 이곳 이탈리아는 다른 수를 썼을지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결사 항전하던 에티오피아 부족들을 특권 유지를 조건으로 회유한 것으로 압니다.”

       

       

       아, 그럼 어쩔 수 없지.

       

       내부의 적보다 무서운 것은 없다.

       

       우리 러시아가 도와 줬다고 해도 러시아보단 이탈리아가 더 가까우니까.

       

       특권 유지만 할 수 있다면 이탈리아에 붙을 놈들이 좀 있겠지.

       

       뭐 우리가 옆에 있었으면 모를까. 최대한 버텨주고는 있었지만. 결국 진심펀치의 이탈리아는 이기지 못할 거다.

       

       지금이 37년을 훨씬 넘어가고 있으니. 원래 역사보다 버텨주고는 있지만.

       

       괴벨스의 독일은 이 공산주의 해방이라더니 부르주아 특권을 유지시켜 주려는 대머리를 봐줄 셈인가?

       

       

       “뿐만 아니라 에티오피아 전선이 좀 편해진 탓인지. 베니토 무솔리니가 알바니아에 복속을 요구했습니다.”

       “이탈리아가 알바니아예요?”

       

       

       이제 1937년인데, 좀 빠른 거 아니야?

        

       아니지. 아니야. 이것도 역사가 바뀌면서 생긴 일이겠지.

       

       

       “예. 알바니아도 왕정국가니 어지간하면 돕는 게 맞겠지만 군사적으로 돕는 것은 저희로서는 힘든 일입니다.”

       

       

       그렇겠지. 해군 문제도 있고.

       

       지중해에서 이탈리아 함대 조질 거 아니면 육로로 도와야 하는데, 지금은 다들 전쟁은 반기지 않는 분위기 아닌가.

       

       

       “알바니아가 이탈리아를 상대로 이길 수는 없겠지.”

       

       

       문득 벽에 장식된 넓은 세계 지도로 눈이 갔다.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에서 북쪽으로 올라가 보이는 이탈리아반도. 그리고 좀 눈을 돌리면 아드리아해 너머로 보이는 알바니아.

       

       일찍이 알바니아는 이탈리아의 영향력을 짙게 받았다.

       

       지금 무솔리니는 간판만 붉게 칠한 이탈리아일 뿐 아닌가.

       

       원래 역사에서도 무솔리니는 알바니아를 먹으려고 최후통첩을 했지. 조구 1세는 맞서려고 했으나 군대조차 이탈리아의 영향을 받아서 힘들었다.

       

       원래 역사처럼 이탈리아는 알바니아를 먹고 알바니아의 왕 조구는 망명할 것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알바니아도 좀 신경 쓸 걸 그랬나. 알바니아를 먹은 다음, 이탈리아는 어디를 노릴 것인가.

       

       아주 잠깐 뒤통수를 맞는 것처럼 뇌리를 스치는 것이 있었다.

       

       

       “스파치오비탈레.”

       

       

       순간 무솔리니의 꿈을 입으로 중얼거리고 말았다.

       

       로마재건, 이탈리아의 생존권, 미수복주의.

       

       그놈의 로마 회귀의 꿈은 내가 콘스탄티노플 회복, 동로마 황제 대관식을 치르고, 러시아 합중국이 로마 3제국으로 불리면서 아마 더 자극을 받았을 거다.

       

       뇌피셜이긴 하지만 알바니아 따먹을 생각을 하는 것은 어쩌면 로마를 재건하고 싶어서가 아닌가.

       

       스파치오 비탈레는 로마재건이지만 뭐 튀르키예는 포함되어 있지는 않다.

       

       하지만 그리스는 포함되어 있지.

       

       실제 역사에서도 그리스 침공을 벌였고, 독일의 도움으로 그리스를 따먹고. 영토는 추축국인 독일와 이탈리아 불가리아가 나눠가지고 괴뢰국을 세웠다.

       

       여기라고 다를까?

       

       그것도 나의 로마에 자극을 받은 그놈이?

       

       

       “예?”

       “이탈리아의 무솔리니가 원하는 것은 로마재건. 그리고 지금 알바니아를 취했습니다. 그럼 다음은.”

       

       

       나는 알바니아 아래쪽을 가리켰다.

       

       군부의 장성도 내가 지도의 그리스를 응시하자 그들도 같은 곳을 바라본다.

       

       

       “동로마의 영역이었던 그리스군요.”

       

       

       드로즈돕스키가 중얼거렸다. 

       

       그리스는 애초에 튀르키예가 방공협정에서 힘쓰는 대가로 넘기기로 했지.

       

       이러면 동로마의 영역은 튀르키예가 차지하는 모양새기는 하지만.

       

       전후에 나는 로마영역에 세워진 국가들을 데리고 새로운 유럽연합. 로마 조약기구를 만들 생각이니. 튀르키예가 메갈리 이데아를 따먹어도 그러려니 할 수 있다.

       

       어차피 콘스탄티노플과 그 일대는 내가 먹어 버렸으니.

       

       튀르키예가 그리스에 복수하고 싶다면 뭐 그리스 난민은 받아주면서 넘겨줄 의향도 있지만.

       

       

       “음, 튀르키예보다 그리스를 아군으로 삼는 게 좋았으려나요?”

       

       

       아니야. 그건 아니다.

       

       그리스는 애초에 동로마땅에 세워진 튀르키예로부터 러시아가 진정한 로마라고 인정받고 튀르키예가 콘스탄티노플과 폰토스에 얼씬도 못하게 할 생각 아니었던가.

       

       그러니 그리스는 넘길 수밖에 없다.

       

       어떻게 성녀로서, 동로마의 황제로서 말을 함부로 담겠나.

       

       음. 그래도.

       

       튀르키예가 폭주하는 일이 벌어지면 또 모르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드디어 조회수 100만! 밀리언 노벨 달성! 오오오!

    밀리언 노벨 신청해야겠어요.

    선작,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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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Status: Ongoing Author:
I became a Russian princess destined to die in a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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