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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5

       [❗ (공지): 프리시즌 일정 지연 안내]

       [안녕하세요,

        

       예정되어 있던 프리시즌 개시 일정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지연될 예정입니다. 새로운 시즌의 시작을 기대하시던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번에 게임 내 긴급한 수정이 필요한 문제점이 다수 발견되었습니다. 자세히 말씀드리기는 어려우나, 일부 특성에 대한 임시 사용 제한 조치를 확대하는 것만으로 대처하기에는 너무나 광범위한 문제점입니다.

        

       현재 저희 개발진은 이를 수정하고 게임을 정상화하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하고 있으나, 시간이 필요합니다.

        

       저희는 문제점이 수정되는 즉시 새로운 프리시즌 시작 일정을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너그러운 인내에 감사드립니다.]

        

       * * * *

        

       뭔가, 기분 좋은 꿈을 꾼 것 같은데.

        

       -우우웅

        

       꿈을…….

        

       -우우웅

        

       ……무음으로 돌려둘 걸.

        

       옅은 후회를 곱씹으며 바쁘게 울어대던 핸드폰을 침묵시키는 사이, 머릿속에 아스라이 남아있던 꿈이 바스락거리며 흩어져갔다.

        

       방 안은 제법 밝았다. 하기야, 해가 중천에 떴을 시간이다. 잠들기 전에 암막커튼을 꼼꼼히 쳐 둘까 잠시 고민하다가, 이내 몸이 무겁다는 이유로 포기했으니……자업자득이라고 할 수밖에. 세상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반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피곤해.

        

       돌아누워 다시 눈을 감았지만, 한번 떠나간 잠은 돌아오지 않았다. 낮잠의 한계다. 밤잠을 아무리 설친 날에도, 낮에는 술기운을 빌리지 않는 이상 2~3시간 이상 자기가 힘들곤 했으니. 핸드폰의 진동이 아니었더라도, 아마 곧 깼을 지도 모르겠다.

        

       혼술은 또 왜 포기해서.

        

       나와의 약속 중에서도 최악의 약속이야.

        

       돌이켜보면, 지난 세월 동안 스스로에게 걸어댄 제약이 정말로 한아름이다. 일주일에 한 번은 산책을 하니, 괴리감이 느껴지면 무조건 뭐가 다른 건지 확인을 하니…….

        

       누구도 알지 못할 약속이니, 지키지 않았다고 벌을 받는 것도 아닌데.

        

       ……몽롱한 정신은 영 맑아지지 않았다. 전날 밤에 술을 제법 많이 마신 탓일까. 아니면, 잠을 몇 번에 걸쳐 끊어 잔 탓일까. 아니면…….

        

       -우우웅

        

       몽글거리며 떠오르려던 기억들을 치워버리듯이 재차 울어대는 핸드폰. 아직 무겁게 느껴지는 눈꺼풀을 힘겹게 들어올려, 확인해보니-

        

       [이예리: 예나야]

       [이예리: 다음주 금요일 저녁에 시간 괜찮아?]

       [이예리: 언니가 그날 근처로 출장갈 거니까, 시간 되면 맛있는 거 먹자!]

        

       아.

        

       다음주 금요일……아니, 곤란한데. 시위야 오후에는 끝나겠지만, 동원된 인력들한테 저녁 정도는 사줘야 하잖아.

        

       [미안]

       [그날은 저녁에 약속이 있어서]

        

       그래도, 이렇게 대화를 끝내면 안 될 것 같은 것이……이예리의 성향상, 끝도 없이 확대해석을 할 것이 분명했다. 뭐라고, 뭐라고 첨언을-

        

       [진짜야]

        

       ……더 오해할 거 같은데. 술이 덜 깼나. 보내는 메시지마다 느낌이 이상했다. 하다못해 다음 약속이라도 잡아야……응.

        

       ‘다음에 보자’, ‘다음에 내가 갈게’, ‘다음에…….’ 뭐라고 해야 할지. 고민을 하기 시작하면 한없이 길게 할 것 같았기에, 빠르게 화면을 두들겼다.

        

       [내가 언니 회사로 갈게]

       [다다음주 아무 때나]

        

       후회할 건 알지만. 이 정도면……응.

        

       [이예리: 약속?? 진짜루??]

       [이예리: 맛있는 거 먹어! 언니 카드 꼭 쓰고!]

       [이예리: 그리고 다다음주 좋아]

       [이예리: 이따 연락할게]

        

       나쁘지 않은 것 같아.

        

       .

       .

       .

        

       침대에 누워, 커뮤니티를 탐방하는 시간. 본래라면 나오나 갤 순회부터 했겠으나……지금으로서 가장 관심이 가는 건 최근 만들어둔 팬카페였다.

        

       신장개업, 이라는 느낌 때문일까. 특별한 홍보가 없었음에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더라.

       

       기대했던 대로, 북적거리는 광장 그대로의 모습이었고.

        

       이게 사람 구경이지. 별게 사람 구경인가.

        

       한참을 그리 보고 있자니, 음. 주인장이랍시고 앉아있는 내가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았음에도 이렇게 절로 번성한다는 게 신기하기는 한데.

        

       [작성자: 레반도끼에침뱉는아따먹]

       [제목: 게시판 좀 나누라고 텐련아]

       [팬카페를 만들었으면 제발 게시판을 좀, 어?

        

       공지사항 / 방송일정 / 자유게시판 / 사진, 동영상 게시판 이 정도로는 나눠야지

        

       게시판이라고는 ‘만남의 광장’ 이 지랄로 하나.. 그게 뭔데 이 미친련아

        

       이게 갤이냐 팬카페냐 니 공지도 다 떠내려가 있어서 찾을 수가 없어]

       –     팩트) 공지가 없어서 못 찾는 거다

       –     이야~ 광장 북적거리고 좋네요~

       –     이거 광장이라 그런가 일침 날리는 분들이 많으시네

       –     근데 게시판은 진짜 좀 나눠주면 좋겠음..

       –     니들이 알아서 공지에 개추를 와바박 박아주면 화제글로 올라가서 공지를 볼 수 있게 되는 시스템이야!

       –     ㄴ 씨1발 진짜 될 거 같아서 더 빡치네

        

       [작성자: 아따먹따먹]

       [제목: 싸우지말고 어제 합방 짤이나 보자]

       [(동영상)

        

       의자에 누워서 꼼지락거리는 갤주

        

       (동영상)

        

       화면 확인하는 갤주

        

       (동영상)

        

       술 취해서 리듬타는 갤주

        

       (동영상)

        

       만취한 갤주를 바라보는 아크]

       –     캬

       –     리듬에 맞춰 흔들흔들거리는 도적주머니……

       –     ㄴ 누가 1시간짜리로 좀 만들어와라

       –     아크 표정 왜 저러냐 ㅋㅋㅋㅋㅋㅋ

       –     ㄴ 좆냥이를 보는 집사 그 자체

       –     ㄴ 진짜 아따먹은 안 귀여웠으면 멸종했음

       –     ㄴㄴ 헉…이건 리틀아따먹을 잔뜩 만들어서 멸종을 막아야만 하겠네요

        

       [작성자: 이응이응]

       [제목: 근데 방장님 술 좀 진짜 문제지 않나요]

       [평소에도 맨날 술 마시는 거 같은데

        

       건강 문제도 있지만 어제는 사실상 술 마시고 방송 던진 거 아닌가요?

        

       방송 더 진행할 수 있었는데 취해서 중단한 거잖아요. 원래 듀오도 하기로 했고.

        

       이정도면 좀 심각한 거 아닌가요?? 저만 그렇게 느끼는지..

        

       저는 솔직히 이제는 프로의식의 문제라고 보입니다.

        

       스트리머로서 돈을 버는 이상 이것도 직업이라는 걸 자각하고 정신 좀 차리시길.]

       –     이야 메일함 좀 채워보신 솜씨네

       –     ㄴ ??

       –     근데 맞말이긴 함 센세 술 좀 과해서 걱정됨

       –     ㄴ 알아서 검사도 하고 하겠지…간이 개씹인자강일 수도 있자너

       –     ㄴㄴ 센세가 건강검진 같은 걸 받을 거 같냐…?

       –     술 끊기 미션이라도 걸어주고 말해라~

       –     쥐흔 ㄴ

       –     ㄴ 애초에 술먹방으로 소통 낭낭하게 하고 배메 강의까지 알차게 끝냈는데 방송 던진 건 무슨

       –     ㄴ 듀오할 시간에 술먹방한 거 아쉬운 건 알겠는데 니 좆대로 하고 싶으면 니가 방송해라

        

       화제글이라고 떠올라 있는 글들이, 어째……조금.

        

       내 사진이나 영상 따위를 잔뜩 편집해서 올린 글 외에는 죄다 일침이 가득 담긴 글들인데……어느 쪽도 보기 힘들기는 매한가지더라.

        

       가꾸지 않은 화단에는 잡초가 피는 법이니, 자연스러운 일이기는 하지만. 그대로 방치하기엔 또 조금 그렇네. 최신글로 올수록 분탕치는 글들도 늘어나는 게 보이고.

        

       무엇보다, 사람들의 분노 수위가 점점 올라가는 느낌이더라.

        

       추천이 부족하여 화제글로 올라가지 못한 글들도 살펴보자니, 다방면으로 살살 긁는 글들이 제법 큰 힘을 발휘하는 모양이었다. 남자친구 의혹, 시청자수 거품, 방송 시간, 다른 스트리머와의 비교……이것저것을 활용해서 시청자들의 역린을 툭툭 건드리는 게, 제법 실력있는 경력직 분탕들이 모조리 모인 것 같은데.

        

       그런 이들까지 함께 모이는 곳이 광장이라지만, 정도가 있는 법이다. 화단에 꽃만 필 순 없겠지만, 꽃보다 잡초가 많으면 화단이 아니잖아. 안 그래도 발화점이 낮은 친구들이니, 조금은 관리가 필요하겠지.

        

       관리를 안 할 거면 관리자라도 뽑으라는 호소와 민원이 폭증하고 있기도 하니……정말로 누군가를 뽑을 때가 온 걸까.

        

       나름의 결심이 필요한 일이라……애써 외면해왔는데.

        

       * * * *

        

       [작성자: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제목: 관리자를 뽑아보려 합니다 & 휴방 공지]

       [안녕하세요,

        

       카페에 많이들 찾아와주셨네요. 항상 감사합니다.

        

       북적거리는 광장의 매력이 잘 살아나고 있다고 생각해요. 다들 여기가 실명제 사이트라는 걸 잊어버릴 정도로 자유로운 분위기. 참 좋네요.

        

       다만, 관리자의 부재에 대한 민원이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제가 뭐라고 누구한테 완장을 채워주나 싶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모처럼 시위도 기획하고 있으니까. 여러모로 관리자 한 분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모집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티어: 마스터 이상

       (2)  나이: 성인

        

       희망하시는 분은 다음주 시위에 검은 후드를 착용하고 와주세요. 그 자리에서 랜덤하게 한 분을 선정해서, 아이디 및 민증 확인 후 관리자로 임명할 예정입니다.

        

       다양한 혜택이 준비되어 있으니,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

        

       아. 그리고 각 직업별로 빌드를 소개하면서 왜 광전사만 누락하냐는 질문이 많이 있었는데…….

        

       벌목 작업 관련해서는 레반#322님이 전문가시니, 이쪽으로 문의 부탁드려요 🪓

        

       마지막으로, 3일간 휴방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 기회에 레반#322님 방송을 시청해보는 건 어떨까요. 저도 부계정으로 몰래 시청할 예정이에요 👍

        

       감사합니다.]

        

       ‘그놈의 레반은, 진짜.’

        

       몇 번을 읽어도 새삼 화나는 신기한 공지였다. 순식간에 달린 댓글만 500개가 넘어가는 걸로 봐선, 도질 혼자만의 감상은 아니었으리라.

       

       그럼에도 이미 3번은 읽은 공지를 다시 읽어내리며, 도질은 고민에 빠진 채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접속한 쇼핑몰의 장바구니에는 검은색 후드가 담긴 상태.

        

       정말로 가도 될까.

        

       인터넷에서 나름 화려하게 날뛴 전력을 떠올릴 때마다, 도질의 고민은 깊어지기만 했다. 광카콜라니 뭐니 하는 별명이 붙던 시절, 시비가 붙은 사람이 어디 한둘이었나. 현실에서 신상이 밝혀지는 게 조금 꺼려지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아따먹이 진짜 나오는 거라면……‘도질’이라는 아이디를 포기하고, 신입으로 세탁해서라도 나갈 가치가 있겠지만.

        

       물론, 나와봐야 분명 그 헬멧을 쓰고 나오겠지. 하지만 그게 어딘가. 좋아하는 스트리머를 실물로 보고, 관리자로까지 선정될 수 있다면…….

        

       -후.

        

       깊은 한숨과 함께, 도질은 구매확정 버튼을 꾹 눌렀다. 관리자가 이상한 놈으로 선정되면, 그것도 그거대로 문제 아닌가.

        

       나오나 같은 게임에서 마스터 이상을 찍은 놈들 중에 정상인이 몇이나 있다고. 이건 자신이 총대를 매야만 하는 일이었다.

        

       ‘더러운 놈들 숙청 좀 해야지. 아닌 척해도 상처받고 있을 텐데.’

        

       겸사겸사, 레반과 아따먹을 엮어대는 악질 우결충 놈들도 쳐내야 하고.

        

       결의를 다지며, 도질은 서둘러 VR기기를 챙겨 입었다.

        

       ‘아이디 새로 파서, 100퍼센트 순혈 도적으로 마스터부터 찍어두자. 도적 너프되기 전에 빨리.’

        

       랜덤이라고 했지만, 어디 정말 랜덤이겠는가.

        

       그런 말에 순진하게 속아넘어가기엔 아따먹의 팬으로 보낸 시간이 너무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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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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