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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5

       전투 마법사의 튜토리얼은 어느 건물 안에서 시작됐다.

       

       나는 벽돌로 만들어 진 방 안에 앉아 있었고 앞에는 백색의 기다란 로브를 입은 노인이 있었다.

       

       그는 가만 나를 내려 보다 자신의 손을 움직였다.

       

       그러자 노인의 주변에 수도 없이 많은 마법진이 펼쳐졌다.

       

       놀랍군. 본인은 아직도 마법의 언어를 사용하는 데에 익숙하지 않다만 노인이 사용하는 힘의 흐름정도는 읽을 수 있다.

       

       그렇기에 손짓 하나만으로 저 모든 마법진을 짜낸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를 대략적으로나마 짐작하는 게 가능하다.

       

       저 쯤 되면 노인이 펼치는 게 마법이 아니라 하나의 무라 해도 모자랄 지경이군.

       

       “세상을 보고 싶다는 제자야. 마법의 기본은 기억하고 있느냐?”

       [마법기초 튜토리얼을 받으시겠습니까?]

       “물론.”

       [튜토리얼을 스킵합니다.]

       

       마법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는 충분히 알고 있다.

       

       여전히 본인은 무와 마법의 공존을 꿈꾸고 있는 사람이니 말이다.

       

       남는 시간에 틈틈이 마법의 언어를 공부하면서 지식을 쌓았으니 기초적인 설명을 들을 필요는 없지.

       

       “좋다. 그럼 네 지식을 시험해 보겠다.”

       

       노인은 그리 이야기를 하며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노인이 형상을 감춤과 동시에 수없이 많은 마법진들이 돌로 된 벽을 감싸 방 안을 밀실로 만들었다.

       

       이게 무엇인가 싶어 주변을 둘러보고 있자니 저 위에서 종이 하나가 툭하고 떨어졌다.

       

       ‘첫 번째 시험이다. 화염을 만들어 내 보거라.’

       

       이것쯤이야 별 것 아니지.

       

       화염과 관계된 마법언은 기억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글자를 알고 있다면 그를 마력으로 써내려가는 것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지.

       

       처음에는 마력이란 것을 신기하게 여겼으나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지금은 마력에도 익숙해진 상태.

       

       지금의 난 마력을 내기를 다루는 것처럼 움직일 수 있다.

       

       마법진을 그려내 내 손 위에 불꽃을 만들어 내자 마법진 중 하나가 자취를 감추었다.

       

       아하. 이런 식으로 모든 시험을 통과하면 방 안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것이냐?

       

       – 오?!

       – 왜 잘함?

       – 이상하다.

       

       “본인이 언제까지 바보 같은 모습만 보이리라 생각했느냐?”

       

       내 처음에 어색한 모습을 보인 것은 어디까지나 마법이라는 기술에 대해 아예 몰랐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지식을 쌓은 본인은 이전과 다르단 말이다!

       

       솔직히 말해 마법의 언어가 너무도 복잡해 깊숙하게 들어가면 머리가 깨질 것 같은 건 사실이다만 이 정도야.

       

       내가 어깨를 으쓱거리고 있으려니 종이가 새롭게 하나 더 떨어졌다.

       

       ‘그 화염으로 표적을 맞춰라.’

       

       그 종이의 글자를 읽음과 동시에 오른쪽 마법진의 한 가운데에 표적 비스무리한 것이 생겼다.

       

       저기에다 화염구를 쏘아내란 것이냐?

       

       마법의 언어로 불꽃을 쏘아내자 표적의 옆에 화염이 날아갔다.

       

       기이하군.

       

       제대로 쏘았다 생각을 했는데 어디서 문제가 생긴 거지?

       

       다시금 화염을 만들어 쏘아냈지만 화염은 제대로 날아가질 않았다.

       

       – ??

       – 이상하네. 이 정도로 안 맞진 않는데.

       – 자잘한 계산은 보정이 해주잖아.

        – 그치?

       

       –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화령님. 보정 기능 끈 상태에요?]

       

       “그래. 그를 쓰면 몸을 움직이는 데 제약이 걸리지 않으냐.”

       

       – 아…

       – 초짜가 보정 없이 튜토 통과 가능함?

       – ㄴ

       

       – 되겠음?

       

       보정을 키지 않고서는 불가능할 것이란 의견이 대다수였으나 본인은 그런 의견을 반쯤 무시했다.

       

       안 되는 게 어디에 있고 처음부터 잘 되는 게 어디에 있느냐.

       

       본인조차도 처음 무를 배울 적에는 수많은 실패의 아래에서 성공을 거머쥔 것이거늘.

       

       성장엔 답답함이 따르는 것이거늘 견딜줄을 모르는 이들이구나.

       

       그나저나 이래도 안 되고 저래도 안 되고 본인이 무언갈 놓치고 있는 것인가?

       

       마법이란 것에 관해 무지하다보니 어디서 실수를 하고 있는 질 모르겠구나.

       

       – 전마협회장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저 노보정 전마 유저인데 훈수 해도 될까요?]

       

       “해보거라. 어차피 그럴 듯하다 싶으면 들을 거고 아니다 싶으면 신경도 안 쓸 것이니.”

       

       – 전마협회장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좌표 지정을 따로 안 하셔서 그런 것 같은데요.]

       

       좌표는 또 무엇이더냐.

       

       마법의 언어를 이용해 어디로 불을 쏘겠다 지정을 하면 끝나는 것 아니었느냐?

       

       – 전마협회장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보정이 있을 땐 그걸로 충분한데 보정이 아예 없으면 좌표까지 다 지정을 해줘야 해요.]

       

       “본인이 본 마이 튜브에선 그런 이야기가 없었다만.”

       

       – 전마협회장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보통 그런 강의는 최소한의 보정은 쓴단 가정 하에 나오니까요.]

       

       후원을 해 준 이가 말한 이야기는 대충 이런 이야기였다.

       

       저 마법진을 향해 쏘아내겠다 이야기를 하면 화염구는 저 마법진의 어딘가로 날아갈 따름이다.

       

       정확하게 마법진 가운데에 있는 표적을 노리기 위해서는 그 위치를 마법의 언어로 지정해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제일 좋은 방법이 좌표를 지정하는 곳이고.

       

       “좌표를 지정하는 법은 어떻게 되느냐?”

       

       본인은 좌표라는 것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조차 없다만.

       

       – 전마협회장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그건…]

       

       후원을 해 준 이는 좌표계를 설정하는 법에 관해 설명을 해주었지만 나는 그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저 놈은 본인이 현대의 교육을 대학까지 수행했다는 전제 하에 이야길 해주고 있다만 본인은 의무교육을 받은 일이 없어서 말이다.

       

       솔직히 이런 학문적인 부분에 있어서 본인은 원시인이나 다름이 없지.

       

       더하기 빼기 곱셈정도는 할 줄 알지만 딱 그 정도다.

       

       [그러니까요. 이걸…]

       

       – 마법이 이렇게 어려운 거였음?

       – 노보정 마법사 유저들 진짜 돌았네.

       – 왜 저렇게까지 하면서 노보정 마법을 쓰는 거임?

       – 그야 재밌으니까.

       – ㅁㅊ.

       

       가만 그가 해주는 설명을 듣고 있자니 머리가 아팠다.

       

       “되었다. 그만해 보거라.”

       

       대충 이해했다.

       

       마법을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마법의 언어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보정을 사용하지 않고 마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진정으로 공부와 연구를 거듭해야 한단 사실을.

       

       보정 없이 마법을 사용하기 위한 길은 게임을 즐기기 위함보단 일종의 학문이라 봐야겠구나.

       

       갈 길이 멀다.

       

       그 어떤 무를 배울 적에도 막막하단 느낌을 받은 적은 없었는데 그를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이야.

       

       –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그래서 포기하고 보정 쓰시나요?]

       

       “아니.”

       

       그럴 순 없지.

       

       여기서 쉬운 길을 택해버리면 앞으로도 계속 유혹에 시달리지 않겠나.

       

       본인은 아직 마법과 무의 공존을 포기하지 않았다.

       

       – 그럼 어떻게 깸?

       – 걍 튜토 때려칠 거임?

       

       당연 이를 포기할 생각도 없다.

       

       결국에 불꽃을 저 표적 안에 넣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니더냐.

       

       나는 우선 주먹 위에 마력을 씌운 후 그 위에다 불꽃을 피워 올렸다.

       

       그리고 나서 표적의 한 가운데를 향해 권을 내질렀다.

       

       – ???

       – 파이어 펀치! 파이어 펀치! 파이어 펀치!

       – ㅁㅊㅋㅋㅋㅋ

       – 이게… 맞나?

       

       그러자 마법진 하나가 사라졌다.

       

       이것도 인정을 해주긴 하는 모양이구나.

       

       이것마저 불가능 했더라면 무작정 불꽃을 집어 던져서 언젠가 해결하는 방식까지 생각해 보았다만.

       

       한 건을 해결하고서 마음을 놓고 있는데 위에서 종이가 떨어졌다.

       

       아직도 무어가 남아 있느냐?

       

       ‘수구를 만들어라.’

       

       그래. 알겠다. 어디 계속 해보자꾸나.

       

       *

       

       보정 없이 전투 마법사라는 캐릭터를 플레이 하면서 그 실력을 인정받아 프로까지 올라오게 된 유저 정은호는 화령이 전투 마법사 튜토리얼을 클리어 하는 과정을 보면서 헛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그녀가 튜토리얼을 클리어 하는 방식은 몸이 허약하면 머리가 고생한다는 격언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손에 불을 붙여서 파이어 펀치를 날리는 걸로 첫 과제를 통과할 때부터 예상을 했어야 했다.

       

       본래라면 수류 조작을 통해 벽 너머의 물건을 가져와야 하는데 그냥 벽을 부수어 버리는 걸로 해결을 하거나,

       

       땅을 들어 올려 계단을 만들어 내야 하는데 그냥 뛰어서 저 위로 올라가 버린다거나,

       

       바람을 일으켜 안개를 날려야 하는 것을 그냥 주먹을 내질러서 나온 바람으로 없애 버린다거나.

       

       노보정 마법사를 플레이 하려는 뉴비가 있다기에 신나게 뛰어왔던 은호는 그를 보며 어이가 없을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재미는 있었다.

       

       그가 생각했던 모든 광경이 박살나는 압도적인 무력을 보고 있자면 즐겁기는 했다.

       

       그렇지만 이건 마법이 아니잖아!

       

       이럴 줄 알았으면 후원으로 설명을 안 해주고 그냥 맘대로 하게 내버려 뒀지!

       

       내가 처음에 너무 어렵게 설명을 했나?

       

       유명 방송인 중에 노보정 마법사를 하겠단 사람을 보는 게 처음이라서 너무 흥분한 걸까.

       

       그렇지만 노보정 마법사를 하기 위해서는 좌표 지정 일상적으로 할 줄 알아야 한단 말야.

       

       그 선을 넘어서지 못하면 노보정 마법사를 할 수가 없다고.

       

       하아. 이래서야 노보정 마법사 뉴비를 유입시키는 건 실패인가.

       

       은호는 한숨을 내쉬면서 그냥 화령의 방송을 즐기기로 결정했다.

       

       워낙에 영업을 하다 실패한 경험이 많아서 체념을 하는 것도 빠른 것이다.

       

       어쨌든 보고 있으면 재밌긴 하니까.

       

       “이제 기초적인 건 다 통과했으니까 그게 나오겠네.”

       

       전투 마법사 튜토리얼에서 유저에게 죽음을 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퍼즐.

       

       바람의 퍼즐을 통과한 화령이 가만 서 있으려니 그녀의 앞에 종이 한 장이 떨어졌다.

       

       ‘마지막 시험이다. 이 방에서 탈출해라. 제한시간은 3분. 그 안에 통과하지 못하면 넌 죽는다.’

       

       그와 동시에 벽을 감싸던 마법진들이 빛나기 시작했다.

       

       저 사람은 이걸 어떻게 통과하려나.

       

       원래 마지막 퍼즐을 통과하는 방법은 직접 저 마법진들을 분석해 해제하는 것이다.

       

       그를 위해서는 마법의 언어를 완벽히 알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저 마법 체계에 대한 이해까지도 필요하다.

       

       간단히 말해 아피스는 물론이고 현 VR게임 계에 퍼져있는 마법 체계에 대해 완벽히 알고 있어야지만 통과할 수 있는 시험이라는 소리다.

       

       노보정 마법사 플레이어 중 탑 10안에 든다 자부하는 은호도 저를 통과하기 위해 몇 년이란 시간을 들여야 했으니.

       

       원래라면 화령이 절대로 해결할 수 없고 해결해서도 안 되는 퍼즐이지만 은호는 기대감을 품었다.

       

       여태까지 여러 기상천외한 해결책을 보인 화령이다.

       

       이번에도 무언가 재밌는 풍경을 보여주지 않을까?

       

       화령은 자신의 주변에서 위협적으로 반짝거리는 마법진들을 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음. 이는 지금 내 마법 실력으로는 통과할 수 없어 보이는 구나.”

       

       – 앞에 나왔던 것들도 그랬는데.

       – ㄹㅇ.

       – 우격다짐으로 통과해놓고 머리 쓴 척 하긴.

       

       “에잇. 시끄럽다. 그렇다 하여 여기까지 와서 실패하고 싶진 않으니 진기를 터트리겠다.”

       

       화령은 그리 선언을 하고는 자세를 취했다.

       

       뭘 하려는 거지?

       

       화령의 방송에 익숙치 않은 은호로선 의문을 지닐 수밖에 없었다.

       

       전투 마법사의 육신은 약하다. 아피스 에 존재하는 여러 캐릭터 중 최하위라해도 무방할 정도로.

       

       심지어 튜토리얼 때의 전투 마법사는 그보다 약하니 저런 몸으로 무술을 펼친다 해도 결과가 바뀔리는 없었다.

       

       허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은호는 그게 자신의 편견이었음을 깨달았다.

       

       화령이 주먹을 내질렀고 그 여파로 마법진이 사라지고, 벽이 붕괴되었으며,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던 노인의 황당한 표정이 드러난 것이다.

       

       “대체 저 사람은 뭐야?”

       

       당혹스러운 나머지 그리 중얼거리는 은호를 모르는 화령은 느긋이 방 바깥으로 나와서는 귀찮다는 듯 자신의 목을 주물렀다.

       

       “오늘의 아피스는 여기까지 해야겠구나. 너무 생각을 많이해서 그런가 머리가 아프다.”

       

       은호는 화령이 말을 듣고서 헛웃음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당신 머리 쓴 적 없잖아.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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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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