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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5

   문제는 타리아도 감시 마법으로 로나를 오래 볼 수 없었다.

   로나가 지닌 마도구는 타리아 또한 똑같이 영향을 주었던 탓이다.

    

   [ 내가 확인하마. ]

    

   그러니 어쩔 수 없이 크림슨가든이 하늘로 날아올라 로나를 쫓았다.

    

   그사이, 로나는 쭉쭉 나아가고 있었다.

   몸을 가볍게 만들고 속력을 올리는 마도구를 통해 질주하는 로나는 생각 이상으로 빨랐다.

    

   그렇기에 타리아보다도 한 발 먼저 로나가 결국 신학 관에 도달하기에 이르렀다.

    

   벌컥!

    

   신학 관의 문을 엶과 함께 당당히 들어선 로나는 한 사람의 앞에 섰다.

   그녀는 다름 아닌 미레이 베아키스였다.

    

   「로나 임블라이즈 양?」

    

   그녀가 의문스럽게 물은 순간 로나는 와이셔츠의 단추를 풀었다.

    

   피잉!

    

   그 순간 그녀의 목에 채워져 있던 것은 마도구 하나가 목걸이 줄과 함께 팽팽하게 솟아 나와 미레이를 가리켰다.

   그 목걸이의 정체는 다름 아닌 세계 침식자를 알아낼 수 있는 마도구이었다.

    

   「미레이 베아키스.」

    

   그녀는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그린 채 입가에 웃음을 그렸다.

    

   「신을 따르는 이가 세계 침식자의 종이 된 건 어떤 기분이야?」

    

   주위에 모두가 조용히 숨을 들이켰다.

   왜냐하면 그들 또한 로나가 여성회에서 어떤 발언을 했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라헬른 아카데미에 세계 침식자의 종이 있다.

    

   그러한 폭탄 발언했던 그녀가 지금 미레이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게 무슨…….」

    

   하지만 정작 미레이는 의문스러운 반응을 보여왔다.

   그런 그녀의 반응이 채 끝나기도 전 로나는 이미 마도구 하나를 더 들어 올렸다.

    

   새까만 칠흑의 색깔의 마도구.

   그 마도구를 본 순간 미레이는 갑자기 토가 쏠리는 감각을 느꼈다.

    

   동시에 그녀의 눈이 까뒤집어지며 뒤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미레이 님!」

   「꺄악!」

    

   모두가 놀란 모습으로 쓰러지는 미레이를 부축하기 위해 뛰쳐나간 순간이었다.

    

   그녀가 넘어가기 직전.

   미레이의 목뒤에서 치솟아 오른 검은색의 문어 다리가 그녀가 쓰러지는 것을 멈춰 세웠다.

    

   그 광경을 본 모두가 굳었을 때 미레이의 동공이 새까맣게 물들어 나갔다.

    

   그녀에게서 쏟아 나오는 사악한 기운은 명백히 세계 침식의 기운이었다.

    

   「다 비켜!」

    

   그것을 본 로나가 멍해 있는 사람들을 헤치고, 그녀가 불이 휘날리는 마도구와 함께 뛰어들었다.

   이대로 즉시 미레이를 마도구로 단칼에 처리할 작정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가 휘두르는 검의 속도는 미레이에서 솟아난 검은 문어 발을 따라가지 못했다.

    

   퍼억!

    

   「끄억!」

    

   순식간에 치솟아 오른 검은 문어발이 로나의 배를 후려쳐 그녀를 날렸다.

   동시에 폭주한 미레이의 검은 문어발이 사방으로 휘둘러지며 순식간에 신학 관을 초토화시켜 놓았다.

    

   그것이 사건의 전말이었다.

    

   타리아가 손을 들어 올렸다.

   그녀의 손에는 또다시 마법의 중심이 되는 마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파직!

    

   그러자 치솟아 오른 타리아의 번개 줄기가 미레이의 양팔과 다리에 쇠고랑을 채우듯 감쌌다.

   한 번 검은 문어발이 박살 난 미레이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그녀는 빠르게 주변을 훑었다.

   학생들은 덴버 부교수 덕분에 무사한 채로 모두 밖으로 급히 달아났다.

    

   방금전에 휘말렸던 학생 또한 신학관 밖으로 나갔다.

   인명 피해는 없으니 다행이었다.

    

   그녀는 게슴츠레 뜬 눈으로 미레이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의사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흑마녀는 자기 의사 없이도 상대에게 종을 심어 넣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크라슈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흑마녀는 본인의 의사 없이도 종을 심어 넣을 수 있다.

    

   그렇다면 미레이도 같은 걸 당하였을 가능성이 있었다.

   그녀 자의 없이 흑마녀에 의해 이렇게 되어 버린 것이라면 그녀에게는 죄가 없었다.

    

   하지만 이건 이거대로 문제였다.

    

   무려 추기경인 미레이가 세계 침식자에게 당해 종이 되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신들을 향한 믿음은 당연히 크게 꺾일 것이다.

   그리고 그건 신을 중심으로 내세운 프리만 같은 신성 왕국에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을 것이다.

    

   ‘이대로면 미레이가 처형당한다.’

    

   프리만 측에서는 미레이가 차라리 신을 배신하고, 세계 침식자의 편을 들은 것이 훨씬 좋은 상황이었다.

    

   그러니 어떤 식으로든 미레이를 처형하려 들 테지.

   추기경인 미레이 또한 당연하게 받아들일 확률이 높았다.

    

   타리아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녀 또한 미레이를 어떻게 해야 지킬 수 있을지 감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타리아 발레스 양.”

    

   이마에서 흘러나온 핏물을 닦아 낸 덴버 부교수가 타리아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는 묶여 있는 미레이를 바라보았다.

    

   그 또한 미레이가 의식 없이 이런 짓을 벌이게 된 것을 알았다.

   그래서인지 그의 얼굴은 여러모로 착잡했다.

    

   미레이가 세계 침식자의 종이 된 것이 타의든 자의든 그 또한 같은 결과를 맞이할 것이란 걸 잘 알았기 때문이었다.

    

   “덴버 부교수님,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요?”

    

   덴버 또한 고위 신관이다.

   평소 학생들에게 정이 많은 그는 신관들에게 마저 오직 신만을 믿지 말라는 말을 할 정도로 사리분별이 되는 이였다.

    

   그러니 타리아가 묻자 그는 침음을 삼켰다.

    

   “두 눈으로 본 이가 너무 많아요. 나 혼자라면 묻을 수도 있겠으나 신학관에 다니는 학생들은 고위 신관분들의 자제분들이니까요.”

    

   어떤 식이든 그들의 귀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소리였다.

   그리고 그들의 귀에 그 말이 들어가게 된다면 미레이의 처형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후우으, 죽는 줄 알았네.”

    

   그러는 순간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레이에게 얻어맞고 바닥에 뻗어 있던 로나가 일어난 것이었다.

    

   그녀는 입에 올라온 신물을 가볍게 퉷 하니 뱉었다.

   보아하니 가지고 있던 마도구 중 하나가 공격을 막아준 것 같았다.

    

   “로나.”

    

   타리아는 그녀를 노려보았다.

    

   “너가 무슨 짓을 한 줄 알아?”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묻자 로나는 타리아를 돌아보았다.

   그러고는 아무렇지 않게 새로운 마도구를 등에서 뽑아 쥐었다.

    

   “무슨 짓 하긴, 세계 침식자의 종을 밝힌 건데.”

    

   그녀의 얼굴은 뻔뻔하기 그지없었다.

   상대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그 모습은 죄의식 따위 완전히 사라진 모습이었다.

    

   물론 사실 따지고 보면 로나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었다.

   세계 침식자의 종은 세계의 적이고, 반드시 무찔러야만 하니까.

    

   그걸 밝혀내는 마도구를 만든 것은 어쩌면 칭찬받아야 마땅할 일일지도 몰랐다.

   그러나 전후 사정을 모른 채 너무 갑작스레 문제를 일으켰다.

    

   “비켜줄래. 세계 침식자의 종을 내 마도구로 무찔러야 하니까.”

    

   다음 말을 들은 순간 타리아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네가 이 정도로 무책임하고, 생각 없는 애인 줄은 몰랐는데.”

    

   파직!

    

   동시에 그녀의 손아귀에서 스파크가 튀어 올랐다.

    

   타리아는 세계 침식자의 종이 된 모든 이를 옹호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그들 중에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지닌 이들 또한 존재한다.

    

   세계에서 버려지고 만 이들.

   그들이 기댈 수 있는 곳은 세계 침식자밖에 없었다.

    

   ‘내가 언니의 종임을 다시 깨닫게 되네.’

    

   세계 침식자의 종을 막연하게 비난하는 로나를 보며 타리아는 자신이 기분 나빠하고 있다는 것에 헛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곧 그녀는 손아귀에서 터져 나온 번개 줄기를 들어 올렸다.

    

   그녀의 머리카락이 솟아오른 번개를 따라 제멋대로 일렁거렸다.

   이대로 로나를 제압해버릴 작정이었다.

    

   그러는 순간이었다.

    

   화가 나 조금 이성이 나갔던 타리아는 한 가지 의문점을 느끼기 시작했다.

    

   자신은 크림슨가든의 종이다.

   당연히 크림슨가든 또한 세계 침식자.

    

   그렇다면 자신에게도 로나의 목에 걸린 세계 침식자의 종을 찾는 마도구가 발동 중이어야 하지 않을까?

    

   타리아의 눈이 로나의 마도구에 닿았다.

    

   로나의 마도구는 발동 없이 잠잠하게 그녀의 목에 잘 채워져 있었다.

   조금의 움직임도 없는 마도구는 발동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그것을 깨달은 타리아가 의문을 가진 그때.

   그녀의 머리카락이 쭈뼛하니 섰다.

    

   왜냐하면 크라슈의 경고가 다시금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것과 별개로도 로나는 계속 지켜보는 게 좋을 겁니다.」

    

   로나 쪽도 가능성을 열어 두라던 그 말.

    

   그 말이 떠오른 순간 타리아가 로나를 바라보았다.

    

   “너 설마…….”

    

   그러자 눈이 마주친 로나가 곧 타리아의 시선이 닿은 곳을 보았다.

   거기에는 세계 침식자의 종을 찾는 마도구가 있었다.

    

   “아.”

    

   로나가 아주 짧게 입 밖으로 소리를 내었다.

   그러고는 살짝 난처하다는 듯이 고개를 옆으로 젖히고는 곧 천천히 웃음 지었다.

    

   “들켰네.”

   

   

   

   

    

   다음 말을 들은 그 순간이었다.

    

   콰아아아아아앙!

    

   들려온 폭발음과 함께 미레이를 포박해두었던 번개가 일순간에 찢겨 나가며 검은 문어발이 치솟았다.

    

   순식간에 치솟아 오른 검은 문어발이 타리아에게 닿기 직전.

   덴버의 신성 보호막이 일제히 치솟아 오르며 미레이의 검은 문어발을 막아 세웠다.

    

   그러자 검은 문어발이 미친 듯이 신성 보호막을 두들기며 난동을 피웠다.

   그 힘이 보통이 아닌지 덴버의 신성 보호막조차 뒤흔들릴 정도였다.

    

   “타리아 양 괜찮나요?!”

    

   미레이를 어떻게든 막으며 덴버가 소리쳤다.

   덴버 부교수의 신성력은 방어에 치중되어 있다.

    

   그러니 그걸로 미레이를 묶어 둘 수는 있어도 제압하기에는 부족했다.

   이제는 그녀의 몸을 집어삼킨 검은 문어발만이 공간을 가득 채운 채 신성 보호막을 두드렸다.

    

   타리아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으나 그녀는 그럴 수 없었다.

   왜냐하면 로나의 등에서 일제히 솟아난 마도구들이 제 의지를 가진 양 타리아에게 날아들었기 때문이었다.

    

   파직!

    

   터져 나온 스파크와 함께 타리아가 번개 줄기를 내질렀다.

   그러자 솟아난 번개 줄기가 로나의 마도구들과 맞부딪치며 굉음을 울렸다.

    

   하지만 그런 번개 줄기를 뚫고도 날아드는 마도구가 있었다.

   타리아가 즉시 바닥을 질주하며 피함과 함께 로나를 향해 번개 줄기를 쏘아 내었다.

    

   하지만 그녀의 번개는 기묘하게도 방향이 순식간에 뒤틀리더니 그대로 어느 검 한 자루에 빨려 들어갔다.

    

   그 마도구는 다름 아닌 번개를 먹는 마도구이었다.

    

   “로나!”

    

   타리아가 소리치자 로나는 자신의 주위를 원을 그리듯 돌고 있는 마도구 사이에서 입가를 쭈욱 째며 웃었다.

   그 웃음은 무척이나 기괴하기 짝이 없었다.

    

   눈치를 채는 게 늦었다.

    

   그러고 보면 로나가 천방지축이긴 해도.

   이렇게까지 생각 없는 짓을 벌이는 이가 아니었는데 말이다.

    

   [ 죄의식이라는 뇌의 리미트를 빼앗긴 거다. ]

    

   크림슨가든이 로나의 현 상태를 눈치채고, 조언해 왔다.

    

   [ 저 아이가 진짜 흑마녀의 종이다. ]

    

   로나 임블라이즈.

   그녀가 흑마녀의 종이었다.

    

   “실수했네. 원래는 조금 더 몰아넣을 생각이었는데.”

    

   흑마녀의 종이 되어버린 로나 임블라이즈.

   지닌 마도구를 허공에 흉흉하게 띄운 그녀는 타리아를 바라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타리아 너가 또 다른 세계 침식자의 종이었을 줄이야. 이러면 계획대로 못 하잖아.”

    

   그녀의 본래 계획.

    

   그것은 이번 일로 자신의 마도구가 세계 침식자의 종을 알아낼 수 있다는 믿음을 사람들에게 심은 뒤.

   그 마도구를 이용해 흑마녀의 명을 따라 크라슈 또한 세계 침식자의 종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몸 내부에 세계 침식의 힘을 지니고 있다.

   그 부분을 이용해 크림슨가든과 에벨아스크를 엮어 낸다면 가능성이 상당히 컸다.

    

   그가 세계 침식자의 종으로서 몰아갈 수 있다면.

   그를 인간 세계 바깥으로 끌어 내버릴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당연히 그를 익시온으로 데려오는 것 또한 이전보다 훨씬 수월해진다.

   인간 세계 바깥은 세계 침식자의 본 터니까.

    

   마녀사냥.

   그것이 바로 흑마녀와 로나의 목적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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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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