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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7

        

       

       

        

        

       “메를린, 어쩌면 좋죠?”

        

        

       다채로웠던 정원의 색은 어느덧 푸르게 물든 뒤다. 달콤함 봄 내음은 떠나간 지 오래였다.

       

       신입생들이 아카데미 생활에 적응할 무렵. 황녀 스노우화이트는 우울해 했다.

        

       화이트는 오르핀관 인근에 있는 나무 밑동에 등을 기대고 마른 풀밭에 앉아 있었다. 바로 옆에 서 있는 메를린 아스트레앙에게 고충을 호소하면서.

        

       예사로운 일이었다. 이것도 호위 기사 임무의 일환으로 봐야 할지 메를린은 이제 모르게 되었다.

        

        

       “저 때문에 아이작 선배가 안 좋은 소문에 시달리는 거…, 선배가 난봉꾼이라는 소문이요. 이성으로서 좋아한다는 의미가 아니었는데. 그냥 존경해서 좋아한다는 의미로…, 그런 감정으로 우승 소감을 말한 거였는데,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상심한 얼굴로 두 손을 부들부들 떠는 화이트.

        

       공신제 때 개최됐던 미녀 콘테스트 이야기였다.

        

       화이트는 1위를 차지하며 이번 공신제에서 메르헨 아카데미 미의 여신으로 선정되었다.

        

       그날 우승 소감으로 자신이 가장 신뢰하고 존경하는 사람, 아이작에게 영광을 돌린다는 표현이 학생들에게는 의도치 않은 의미로 전달된 듯했다.

        

        

       ─ ‘제가… 이 아카데미에서 가장 좋아하는 분. 이 모든 영광을 아이작 선배님께 돌립니다.’

        

        

       ‘좋아하는 분’이라는 표현이 문제였다.

        

       ‘Like’냐, ‘Love’냐.

        

       학생들은 자극적인 화제를 선호하며, 많은 이가 아이작이 얼마나 매력적인 남학생인지 알고 있었다.

        

       외모는 준수하며, 재능과 능력은 출중하며, 노력의 대가이며, 유망하며, 학생 나이 치고는 성숙하기까지 하므로…. 많은 여학생이 아이작에게 호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터.

        

       단지 루체가 내뿜는 위압감이 굉장히 강력했기에 대부분의 여학생은 그 풋풋한 마음을 꾸역꾸역 집어삼킬 수밖에 없었을 뿐이었다.

        

       그런 사람에 대고 화이트는 진지한 얼굴로 ‘좋아하는 분’이라는 표현을 써 버렸고, 이미 그와 엮여 있던 두 여학생, 루체와 도로시까지도 불을 지펴버렸으니…. 작년에 사그라졌던 ‘아이작은 난봉꾼이다’라는 소문이 재점화된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화이트의 우승 소감은 자연스레 아이작을 향한 ‘Love’의 의미로 비치고 말았다.

        

       아이작이 이성으로 보이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화이트가 그를 바라볼 때 느끼는 감정은 ‘Like’ 쪽에 훨씬 가까웠다.

        

       말조심 좀 할걸…. 화이트는 며칠째 후회하고 있었다.

        

       심지어 아이작은 자신도 모르는 새에 무녀와 싸움을 벌이고 크게 다치기까지 했다. 화이트가 사건 관계자로서 불려가고 들은 바, 무녀는 화이트를 들먹이고 자작극을 벌였다고 했다.

       

       아이작은 화이트 자신을 위해… 동방국의 지배자이자 마력량 S급의 천재, 무녀와 싸운 것이 틀림없었다.

        

       그 탓에 화이트가 느끼는 죄책감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래서 끝내 메를린에게 고충을 털어놓게 된 것이었다.

        

        

       “그건, 괜찮지 않겠습니까? 제가 아는 아이작 공은 사려가 깊으신 분입니다. 그 정도로 실망하실 분이….”

        

        

       메를린은 말을 끝마칠 수 없었다.

        

       몹시 불명예스러운 소문이지 않은가.

        

       메를린 자신이 난봉꾼이라는 소문의 당사자였다면, 당장 그 소문의 원흉을 찾아가 목을 베고 싶은 심정이었으리라.

        

       화이트의 우승 소감을 누가 제대로 받아들였고,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사람은 보고 들은 걸 제멋대로 해석하니까. 이미 소문이 그런 식으로 퍼졌다는 게 문제였다.

        

       이번 경우엔 어떨까. 화이트가 부주의했던 건 사실이지만, 엄밀하게 그녀의 잘못으로 봐야 할지 메를린은 판단에 애를 먹었다.

        

        

       “아이작 공과 대화를 잘 나누면 해결될 문제 아니겠습니까? 대부분의 갈등은 대화로 해결되니까요, 대화.”

        

        

       메를린은 가까스로 대답했다.

        

       뭐가 어찌 됐든 결국엔 아이작과 화이트 사이의 문제였다. 아이작이 별 말 없이 넘어가 주면 될 일이었다. 소문이란 금세 잠잠해질 테니.

        

       문제는, 그랬으면 화이트의 고충이 지금까지 유지되지 않았을 것이었다.

       

       화이트는 슬픈 얼굴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렇지만 메를린도 보셨잖아요. 요즘 아이작 선배가 절 피하는 거. 말도 잘 안 섞고, 매번 단답하고…. 사과하고 잘 풀린 줄 알았는데, 오히려 사이가 멀어진 기분이 든다고요오….”

        

        

       최근 아이작은 화이트에게 형식적인 태도만 취하고 있었다.

        

       며칠 전, 화이트는 사정을 설명하고 아이작에게 사과했다. 그는 네 잘못 아니니 신경 쓰지 마라며, 오히려 자신을 생각해 줘서 고맙다고 했다.

        

       그래서 화이트는 일이 잘 풀렸다고 철석같이 믿고 안도하고 있었으나….

        

       이후, 만나면 교육하고 끝. 곧바로 해산.

        

       화이트가 사적인 화제를 꺼내면 아이작은 ‘응’, ‘어’, ‘그래’ 따위의 단답으로만 반응할 뿐이니 일상적인 대화가 길게 이어지는 날이 없었다.

        

       사실은 아이작이 7성급 원소 마법을 익히는 데 신경을 기울이고 있어서 그런 것뿐이었으나.

        

       그의 친절한 모습에 익숙해져 있던 화이트는 ‘날 불편해하고 있어…’라고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 아카데미에서 가장 마음 편히 대할 수 있는 교우는 아이작 선배다. 그 선배와 사이가 멀어지는 건 상상도 하기 싫었다.

        

        

       “이유가 있겠죠. 금방 괜찮아질 겁니다.”

       “만약에요.”

       “예.”

       “만약 아이작 선배가 절 불편해 하셔서, 결국엔 절 떠나려 한다면…. 전 어쩌면 좋죠?”

        

        

       사람은 친했던 사람이 불편해지면 서서히 거리감을 두다가 한순간에 떠나버리곤 한다. 화이트는 그게 걱정이었다. 요즘 자꾸만 자신과 거리를 두려는 아이작이 결국에는 제 곁을 떠나버릴까 봐.

        

        

       “아이작 공께서 화이트 황녀님을 두고 어떻게 떠나시겠습니까? 화이트 황녀님을 두고 무녀와 싸우기도 하신 분인데. 절대 그러실 분이 아닙니다.”

       “그렇겠죠…?”

       “설령 그렇게 되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떠나려는 사람을 붙잡을 필욘 없지요.”

       “그렇겠죠오….”

        

        

       화이트는 허탈한 한숨을 내뱉었다.

        

       그 모습을 귀엽게 느낀 메를린은 소리 없이 웃었다가 얼른 표정을 가다듬었다.

        

        

       “너무 괘념치 마십시오. 곧 아이작 공께 가르침 받아야 하는데, 이렇게 주눅 들어서 되겠습니까?”

       “주눅 안 들었어요, 그냥 마음이 아픈 거지. 제가 잘못했다면 제가 노력해야겠죠….”

        

        

       화이트는 기운 없이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이작 선배 뵈러 갈까요?”

        

        

        

       * * *

        

        

        

       수국 정원 구석. 화이트의 바람 원소 마법이 호수 위를 휩쓸고 지나갔다.

        

        

       “화이트, 잠깐 쉬어.”

       “아뇨, 아직 괜찮을 것 같아요! 더 할 수…, 으헉, 코피!”

       “잠깐 쉬라니까.”

        

        

       화이트는 평소보다 단련에 더욱 열을 올렸다. 내게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그런다는 건 대번에 알아챘지만, 목적이 뭐든 간에 좋은 현상이었기에 미소가 지어졌다.

        

        

       “시간 끝. 수고했어.”

       “헤엑, 헤엑…! 끝…!”

        

        

       오늘치 교육을 마친 뒤 [바위 생성]으로 바위 의자를 만들어 주었다. 땀으로 흠뻑 젖은 화이트는 힘없이 바위 의자에 앉고 숨을 골랐다.

        

       그 틈에 미리 준비해 두었던 양피지 5개를 가져와 화이트에게 건넸다. 모두 두루마리 형식으로 말아둔 채였다.

        

        

       “받아, 숙제야.”

        

        

       화이트는 당황하며 양피지를 품 안에 가득 받아들였다.

        

        

       “아, 아이작 선배, 오늘 왜 이렇게 숙제가 많아요…? 평소엔 1개만 주셨잖….”

       “미안한데, 당분간 멘토링 못할 것 같다.”

       “……!”

        

        

       돌연 화이트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라도 들었다는 듯 돌처럼 굳어 버렸다.

        

        

       “아마 내가 일정이 안 될 것 같아서.”

       “왜왜, 왜요?!”

       “전에 내가 7성급 마법 익히겠다고 한 거 기억나?”

        

        

       내가 안경을 벗으며 묻자 화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걸 헤겔 마탑주한테 배울 기회를 얻었어. 그분이 시험 통과하면 제자로 삼아주겠대. 아마 시험은 3일간 치러질 것 같다.”

        

        

       안경을 벗고 닦개로 안경 알을 닦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시험에 통과하면 시간이 안 날 거야. 난 무조건 붙을 생각이고.”

        

        

       아리아 릴리아스의 시험에 통과하고자 루체와 함께 만전을 기할 작정이었다.

        

       시험에 통과하고 교육을 받게 되면 일정이 어떻게 조율될 지 몰랐다. 확실한 건 여유 시간이 얼마 없어진다는 점. 화이트를 가르치기 어려워지겠지.

        

        

       “그래서 지금은 내 일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 미안해. 그럼 이제 해산….”

        

        

       안경을 다시 쓰면서 화이트의 얼굴을 쳐다보자마자 말문이 턱 막혔다.

        

       충격에 빠진 표정. 그녀의 입에서 “흐에에에….”거리는 쉰 소리가 흘러나왔다. 멘탈이라도 나간 사람 같았다. 왜 이러냐.

        

        

       “화이트?”

       “괜찮…아요. 저언, 괜찮아요….”

        

        

       전혀 안 괜찮아 보이는데.

        

       심리를 읽었다. 뭐야. 내가 영영 떠날까 봐 걱정되는 건가?

        

        

       ‘왜 갑자기?’

        

        

       화이트와 관련된 최근 기억을 더듬거리고 이유를 추측했다.

        

       그러고 보니 요즘 얘랑 말을 잘 안 섞었네.

        

       종일 머릿속으로 7성급 연산식 구축에 정신이 팔려 있긴 했다. 그 탓에 자연스레 대화가 확 줄어든 느낌이었지.

        

       그걸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나. 고작 그 정도로 내가 멀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다니.

       

       …왜 그런 건지 이해하려고 부단히 머리를 굴려봤자 소용없을 터였다. [심리 간파]가 사춘기 여자애의 심리를 온전히 이해시켜 주진 않으므로.

        

       어쨌든 떠나기 전에 안심하게 해주는 편이 좋겠지. 애초에, 당분간 못 만날 텐데 ‘해산하자’하고 곧바로 떠나려 한 내가 문제였다. 너무 무신경했어.

        

        

       “화이트.”

       “네에….”

        

        

       품에서 푸딩 바를 꺼내 포장지를 뜯고 옆으로 뻗었다.

        

        

       부웅!

        

        

       메를린이 쏜살같이 달려와 푸딩 바를 한입 베어 물고 지나갔다. 순간 바람이 일며 머리칼과 옷자락이 휘날렸다.

        

       됐다. 3분의 1 정도 사라진 푸딩 바를 화이트의 입 앞으로 내밀었다.

        

       화이트는 멀뚱히 푸딩 바와 나를 번갈아 보았다.

        

        

       “제대로 공부하고 실력 길러 놔. 나 돌아오면 놀랄 수 있게.”

        

        

       화이트는 저번 만기일까지 빚을 다 갚지 못했다.

        

       그래서 서로에게 마력을 흘려내고 순환시켜주면, 그리 해준 시간 만큼 빚을 탕감해주겠다고 말했다. 마력 운용력과 원소 저항력을 높여주는 단련법으로, 화이트의 잠재적인 힘을 직접적으로 쬘 수 있는 방법이었다.

        

       저번에 얘기를 나누고 시도해봤다. 내 예상과는 달리 화이트는 마력 반발을 견디지 못하고 다급히 도망쳐 구토했다. 결국, 만기일을 뒤로 미뤄주기로 했다.

        

       때문에 화이트는 기뻐하면서도 씁쓸한 감정을 내비쳤다. 그 모습이 귀여웠다.

        

       화이트가 2학년 2학기 파트의 핵심 인물이라는 것과는 상관없이 이 애에겐 짙은 애정이 느껴진다. 농담으로라도 얘한테서 떠나겠다는 말은 못 할 것 같았다.

        

        

       “다시 돌아오는 거 맞죠…?”

       “응?”

        

        

       별안간 화이트는 눈을 내리깐 채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애써 마음을 다 잡고 솔직한 물음을 던지려는 듯했다.

        

       

       “다시 돌아오는 거 맞죠오…?”

        

        

       화이트는 슬며시 고개를 들고 나를 쳐다보았다. 촉촉하게 젖은 눈동자.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핑 감돌았다.

        

       화이트는 내 옷깃을 슬쩍 붙잡았다.

        

        

       “제가아 부족한 사람이라…, 크흡, 선배한테 해만 끼치는 해충이라… 거리 두려는 건 아니죠오…?”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목메는 소리를 내는 화이트.

        

       식은땀이 흐를 듯했다. 자기비하 뭔데.

        

        

       “넌 재능도 있고 잘하고 있는데, 내가 왜 네 곁을 떠나냐.”

       “그러면 아이작 선배애, 빨리 돌아와주세요오…. 보고 싶을 거예요….”

        

        

       애써 울음을 참는 모습이 웃겨서 웃음이 피식 새어 나왔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화이트는 마음이 풀렸는지 내가 내민 푸딩 바를 베어 물고 쩝쩝거렸다.

        

        

       “흐윽, 마싯써….”

        

        

       화이트는 아예 푸딩 바를 가져가더니 슬픈 얼굴로 맛을 음미했다.

        

        

        

       * * *

        

        

        

       [참 웃기단 말이지.]

        

        

       하늘에 먹물이 깔리고 별들이 총총 빛났다.

        

       학생회실에는 집무용 책상에 놓인 램프만이 그윽한 빛을 내보냈다.

        

       그 옆에 앉은 뚱뚱한 보라색 고양이, 괴묘-체셔는 앞에 있는 연금발의 여학생을 바라보며 말을 걸었다. 그녀는 학생회장, 앨리스 캐럴이었다.

        

       앨리스는 학생회장 의자에 앉은 채 창밖 풍경을 감상하며 홍차 잔을 들고 있었다.

        

        

       [니옹~. 다시 한번 상황을 정리해보자!]

        

        

       괴묘-체셔는 벌떡 일어나고는 두 앞발을 양옆으로 펼쳤다.

        

        

       [항상 마족을 해치우고 잽싸게 도망쳐 다녔던 검은 괴물이, 마치 아카데미를 살피고 있었던 것처럼 시계탑 꼭대기에서 등장…! 사람들 눈에 띄자마자 냅다 도망쳐 버렸지! 근데 이상하단 말이지.]

        

        

       공신제 마지막 날. 검은 괴물, 즉 이름 없는 영웅의 거동은 수상쩍었다.

        

       앨리스는 홍차를 한 모금 마셨다.

        

        

       [백룡 사역마는 하늘을 날면서 검은 괴물에게 갔잖니. 그래서 교직원들이랑 황실 기사들은 백룡을 쳐다보다가 자연스럽게 놈을 발견할 수밖에 없었어. 꼭 사람들이 자길 발견하길 바랬던 것처럼! 무언가를 숨기기 위해서, 일부러 시선을 끌기라도 했던 것처럼!]

        

        

       돌연 괴묘의 고개가 옆으로 꺾였다.

        

       그 마수의 두 눈이 예리한 칼날처럼 날카롭게 빛났다.

        

        

       [아이작, 죽이자.]

       

       

       앨리스는 홍차를 마시려다 손을 멈췄다.

       

       

       [녀석이 검은 괴물인 게 분명하잖니. 자기 동료에게 위장복을 빌려주고 알리바이를 만든….]

       “체셔, 들어가.”

       [니옹? 갑자기?]

        

        

       휘우우. 앨리스는 괴묘-체셔를 역소환했다.

        

       이내, 그녀의 초커 안쪽에서 어둠 마력이 스멀스멀 새어 나왔다. 그것은 그녀의 머리 위로 연기처럼 피어올라 머리의 형상을 갖추었다. 괴물이지만 여성형에 가까웠다.

        

       앨리스는 표정 변화 없이 창밖을 바라보며 가만히 있었다.

        

       이내, 어둠 마력으로 이루어진 머리가 입술을 움직였다.

        

        

       [존경하는 앨리스, 안녕하신가요…?]

        

        

       기괴한 여성의 목소리였다.

        

        

       [이제 곧이랍니다…. 게임 말은…, 충분하지요…?]

        

        

       기이한 머리의 광대뼈 부위에서 어둠 마력으로 둘러싸인 팔 하나가 튀어나왔다. 삐쩍 마른 연약한 팔이었다.

        

       7개의 낭창낭창한 손가락이 달린 손이 앨리스의 머리칼을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부디 당신이 아끼는 왕국을 위해서….]

        

        

       의문의 존재가 속삭였다.

        

        

       [계약을 성실히 이행해주시길.]

        

        

       곧, 어둠 마력으로 이루어진 형상은 눈 깜짝할 새에 사라졌다.

        

       앨리스는 무덤덤하게 다시 홍차를 한 모금 마시려다, 홍차 잔을 책상 위에 올려 두었다.

        

       초커에 손가락을 갖다 대었다. 손이 점차 부들부들 떨렸다.

        

       앨리스는 손톱으로 초커를 깊이 긁었다. 그득, 거리는 소리가 나며 손톱이 나가고 피가 났으나,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윽고, 앨리스는 소리 없이 깊은 숨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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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cademy’s Weakest Became A Demon-Limited Hunter

The Academy’s Weakest Became A Demon-Limited Hunter

AWBDLH, 아카데미 최약체는 마족 한정 먼치킨이 되었다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possessed the weakest character in my favorite game’s Hell Mode. I want to survive, but the way the main character is being controlled is atrocious. It can’t be helped. I have to stop the bad ending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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