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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7

       요녕으로 떠났던 신룡조의 복귀는 학관에 많은 소문을 만들어냈다.

         

       그중 가장 많은 소문은 여전히 미복귀 상태인 백우진에 대한 것들이었다.

         

       “백우진은 왜 안 돌아오는 거래?”

       “듣기로는 본가에서 휴식을 취한다더군.”

         

       조원들은 적당히 입을 맞춰 백우진이 본가에 돌아가 휴식을 취하는 중이라고 보고를 올렸다.

         

       여정 중에 약간의 이상이 생겼거나, 집에 일이 생겼을 경우 종종 그런 일이 있기에 학관에서는 별다른 문제 없이 이를 받아들였다.

         

       허나, 학관의 생도들은 그 이유가 궁금했다.

         

       “어디 다치기라도 했나?”

       “글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원들이 입을 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지.”

         

       생도들은 모일 때마다 그에 대해 떠들어대며 그 이유에 대해 추측하려 했으나, 누구 하나 진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왜냐면, 유일하게 진실을 알고 있는 조원들이 똘똘 뭉쳐서 입을 닫고 있었기에.

         

       그들은 생도들이 뭐라 떠들어대건 아랑곳하지 않고 수련에 몰두했다.

         

       조장을 잃고 돌아온 순간부터 그들은 패잔병이나 다름없는 신세가 되었다.

         

       이 치욕을 갚기 위해선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강해져야만 했다.

         

       다행히 그들 곁에는 백우진을 대신할, 아니 그 이상 가는 훌륭한 스승이 존재했으니.

         

       “그 정도 실력으로 마교한테 복수를? 그거 아주 색다른 자살 방법이로구나!”

         

       조원들의 임시 스승을 자처한 혈수마녀였다.

         

       백우진은 적어도 조원들의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한계를 경험하게 했다.

         

       그러나 혈수마녀는 아니다.

         

       그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갖은 수를 동원하여 조원들을 지옥으로 밀어 넣었다.

         

       “이 정도도 이기지 못하겠다면 당장이라도 나가라. 아마 녀석도 그걸 바랄 게다.”

         

       누구 하나 포기할 법도 했다.

         

       구왕수는 더더욱 그랬다.

         

       이런저런 이유들로 얽히고설킨 조원들과 달리, 그는 그런 게 없었으니까.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면 난 정말 쓰레기야.’

         

       구왕수도 안다.

         

       지금껏 백우진이 자신들에게 베푼 것들이 아주 특별하고 값지다는 것을.

         

       고작 학관에서 엮인 조원들에게 베풀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그럼에도 그가 베풀었음은 자신들을 평생 함께할 동료로 여긴다는 것일 테지.

         

       그리 많은 것들을 받아먹고 조금 힘들다고 해서 도망친다면, 자신은 무엇도 될 수 없으리라.

         

       “으아아아앗!”

         

       혈수마녀는 내심 그들을 기특하게 여겼다.

         

       겉으로는 온갖 독설을 퍼부어대고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속은 그러했다.

         

       ‘생각보다 잘들 따라오는군.’

         

       그들이 이토록 열심인 이유를 알고 있기에, 혈수마녀 또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아끼지 않고 베풀었다.

         

       그들이 배울 수 없는 것들을 제외하고,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을 알려주었다.

         

       무인에게 제 무공은 목숨보다 무겁고 소중한 것임에도, 그녀는 전혀 아까워하지 않았다.

         

       ‘어차피 녀석이 아니었다면 사라졌을 것들이다.’

         

       무려 이백 년 동안 잠들어 있던 자신을, 그가 찾지 못했더라면 그대로 영영 사라졌을 것들이기에.

         

       또한 비로소 그가 곁에 없게 된 뒤에야 깨닫게 되었다.

         

       제 안의 백우진의 존재감이 생각보다 훨씬 거대하다는 것을.

         

       그것이 명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거기까지는 알지 못했다.

         

       자식을 바라보는 어미의 심정인지, 제자가 생긴 스승의 심정인지, 그도 아니면….

         

       ‘빨리 돌아오거라.’

         

       그녀는 그가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래야만 이 아리송한 감정이 무엇인지, 확실히 깨우칠 수 있을 테니.

         

       생각을 마친 그녀의 시선이 죽기 살기로 수련을 거듭하는 조원들에게로 향했다.

         

       ‘그때까지 이 녀석들은 내가 잘 굴리고 있으마.’

         

       혈수마녀의 입가에 짙은 미소가 그려졌다.

         

       조원들은 이를 보며 알 수 없는 한기에 몸을 부르르 떨어야만 했다.

         

         

       * * *

         

         

       십만대산.

         

       신강 끝자락에 자리 잡은 수백 개의 산봉우리.

         

       천마신교는 이 봉우리들을 천혜의 요새로 삼아 살아간다.

         

       그 수만 무려 십만.

         

       그들 전부가 천마를 신으로 추앙하는 이들이었다.

         

       천마를 믿지 않는 자? 그런 인간 따위는 이곳에 존재할 수 없었다.

         

       오직 천마와 그를 따르는 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터전인데, 그런 게 가능할 리가.

         

       그런데 생겼다.

         

       천마를 믿지 않는 것으로도 모자라 적대시하는 주제에 천마신교 안을 제 안방처럼 휘젓고 다니는 이가.

         

       “오늘 반찬이 너무 풀밖에 없네….”

         

       반찬 투정은 기본.

         

       “아, 그거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훈련 중인 무사들에게 주둥이로 훈수를 두고.

         

       “미연아~ 노올자~!”

         

       마침내 신교로 복귀하여 진득하게 마인 개량 연구에 몰두하려는 진미연을 찾아 연구를 못 하게 훼방 놓기까지.

         

       “아악! 제발 그만 따라다녀, 이 거머리 같은 새끼야!”

         

       진미연은 그야말로 미칠 노릇이었다.

         

       십만대산 내에 그녀가 만들어둔 연구소는 총 열한 곳.

         

       백우진은 그녀가 어디를 가든 금세 찾아내어 연구소의 문을 두드렸다.

         

       “대체 어떻게 날 찾는 거야, 어떻게!”

         

       무엇을 해도 소용이 없었다.

         

       생김새를 바꿔도, 몸에 어떤 냄새나 향을 뒤집어써도 백우진은 진미연을 찾아냈다.

         

       혹시 천리추종향 같은 게 묻어 있는 게 아닌가 싶어 검사까지 해보았으나 그것도 아니었다.

         

       “어허, 넌 내게서 도망칠 수가 없어요.”

       “아아아악!”

         

       어느 하루는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그에게 무릎까지 꿇어가며 물었다.

         

       “제발 알려줘, 대체 어떻게 날 찾는 거야? 무슨 냄새가 나는 거냐고!”

         

       절규로 가득 찬 목소리에 백우진은 차게 웃으며 대답했다.

         

       “다 네 업보라니까. 네가 조금만 덜 죽였어도 이렇게 쉽게는 못 찾았을 거거든.”

         

       처음에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사람을 죽인 업보가 쌓여 그대로 악취가 되었다는 걸 대체 어떻게 믿는단 말인가.

         

       허나 이제는 믿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어떤 수를 써도 그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정말로 자신에게 그만이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뜻이니 말이다.

         

       좌절하는 그녀를 향해 백우진이 결정타를 날렸다.

         

       “내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이상, 넌 절대 연구 못해.”

       “으으…!”

         

       그녀는 처음으로 제 주인인 천마의 뜻에 의문을 품게 되었다.

         

       ‘주인님께선 대체 왜 저놈에게 자유를 주신 거지?!’

         

       천마는 백우진을 제 본거지인 십만대산에 데리고 왔다.

         

       천마신교에 처음으로 들어오는 외부인.

         

       그를 지켜보는 모두가 그리 생각했다.

         

       제 주인인 천마가 그를 감옥에 처박아둘 것이라고.

         

       그러나 천마는 예상외의 처분을 내렸다.

         

       이곳을 빠져나갈 생각만 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해도 상관없노라고.

         

       백우진 또한 그녀의 속내를 알지 못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게 알아차렸다.

         

       그녀가 그리 처분을 내린 순간, 자신은 천마 본인을 제외한 그 누구에게도 죽지 않는 몸이 되었음을.

         

       놀랍게도 그녀는 백우진을 포로가 아닌 손님으로 공표했다.

         

       그 말의 뜻은 무엇인가.

         

       백우진이 공식적으로 천마의 손님 신분으로 대접을 받는다는 뜻이었다.

         

       그들이 신으로 모시는 사람의 손님? 그거야말로 귀빈 중의 귀빈 아닌가.

         

       그때 백우진은 마음먹었다.

         

       ‘마교 뒤졌다, 진짜.’

         

       이 안에서 할 수 있는 깽판이란 깽판은 다 쳐보겠다고.

         

       그때부터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훈련하는 무사들 딴지 걸어서 열받게 만들고, 반찬에 온갖 트집이란 트집은 다 잡아서 식재료를 낭비시켰다.

         

       그뿐인가? 밤마다 주변을 쏘다니며 순찰하는 무사들을 우왕좌왕하게 하기도 하고, 교인들이 기도를 올리는 건물 기둥에다가 오줌을 갈기는 짓도 서슴지 않았다.

         

       평범한 교인이라면 목을 쳐 죽이는 걸로 모자라 부관참시까지 했을 터이나, 그에게는 어떤 형벌도 내려지지 않았다.

         

       왜냐.

         

       “그냥 두어라.”

         

       천마가 모든 것을 막아주었기 때문에.

         

       백우진은 헤실헤실 웃으며 제 앞에서 의문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는 진미연에게 이죽거렸다.

         

       “어라라, 설마 지금 천마의 뜻에 의문을 품은 거야? 그런 거야?”

         

       놀란 진미연이 황급히 고개를 젓는다.

         

       “그, 그럴 리가! 난 절대 주인님의 뜻에 의문을 품지 않아!”

       “아닌데, 품은 것 같은데, 천마한테 가서 따져볼까?”

       “미, 미친놈아! 그만둬!”

         

       발악해서 달려드는 그녀와 한바탕 술래잡기로 땀을 뺀 백우진은 저녁즈음이 되어 자신이 머물고 있는 전각으로 돌아왔다.

         

       마당에는 백우진을 모시던 시비 하나가 한껏 불안한 표정으로 마당을 서성이고 있었다.

         

       “거기서 뭐 하슈?”

         

       백우진이 먼저 말을 걸자, 시비가 반색하여 달려들었다.

         

       “어딜 가셨다가 이제 오시는 거예요!”

       “…그냥 마실?”

         

       꺼벙한 표정으로 대답하자, 시비가 그의 팔을 붙잡고 방으로 이끌었다.

         

       “빨리 준비하세요.”

       “준비? 무슨 준비? 저녁 먹을 때 준비할 게 있었나?”

         

       손이라도 씻고 오라는 거야, 뭐야.

         

       백우진이 의아한 표정으로 묻자, 시비가 답답하다는 듯이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그게 아니라, 주인님께서 공자님을 부르셨어요.”

         

       그들에게 있어 주인이라 불리는 이는 천마 하나뿐.

         

       말인즉, 지난 며칠간 무엇을 해도 관여치 않던 천마가 마침내 자신을 불렀다는 뜻.

         

       “곧장 만마전으로 모실 테니, 안에 준비된 의복으로 환복하고 나오세요. 아셨죠?”

         

       시비는 신신당부한 뒤, 백우진을 남겨놓고 방을 나섰다.

         

       혼자 남게 된 그의 입가에 짙은 미소가 맺혔다.

         

       “이제야 부르시는구만.”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과연 천마는 무슨 말을 할까요,,,두근두근,,,

    내일을 기대해주십시오!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고, 저는 내일 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매번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셔요.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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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Drunkard in a Martial Arts Novel.

I Became a Drunkard in a Martial Arts Novel.

무협지 속 주정뱅이가 되었다
Score 7.6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sent a 5,700-character message and ended up transported into a novel world once. Then after returning, I got reincarnated into a second martial arts novel by the same damn author. Only this time, I really didn’t write an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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