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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7

        

       나와 흑묘를 본 월복당원의 반응은 정확히 둘로 나뉘어졌다.

         

       “당주님께서 정말 눈을 드러내놓고 다니시잖아!”

         

       “세상에!”

         

       “저 자가 바로 호천안인가?”

         

       “당주님과 쌍벽을 이루는 특이 체질이라는?”

         

       반반으로 나뉘어져 우리 둘을 포위해오는 월복당원들. 탐구심이 번뜩이는 눈동자에 기가 질려 뒷걸음질 치고 있는 사이에 뚠뚠한 흑묘가 박수를 쳤다.

         

       짝짝!!

         

       “자자, 다들 주목.”

         

       능숙하게 월복당원들을 제어하기 시작하는 흑묘.

         

       “보다시피 제 증상을 제어할 수 있는 방편을 찾았어요. 화경에 도달하면 제 기운을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군요. 중원삼대명의중 한 분인 독의님이 확언하신 부분입니다.”

         

       “허어…”

         

       “과연!”

         

       “이번에 작게 깨닫는 바가 있어 초절정에 오르게 되었어요! 그 덕분에 눈의 기운을 갈무리 할 수 있게 되었죠. 하지만 지금의 경지로는 제 기운을 완전히 갈무리 할 수는 없으니 이점 참고해 주세요.”

         

       “당주님의 현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없습니까?”

         

       “그건 이제부터 알아보도록 하지요. 그리고 호 선배를 모르는 월복당원은 없겠지요? 제가 초청한 손님이니 정중히 대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올라가 보겠어요. 이따가 저녁 시간에 집회를 가지도록 하지요.”

         

       “준비해 두겠습니다!”

         

       집회가 무엇인지 눈을 빛내며 일사불란하게 사라지는 월복당원들. 수십 명의 월복당원들이 사라지고 나와 흑묘만이 덩그러니 남았다.

         

       “정신없죠?”

         

       “음….”

         

       흑묘가 목도리를 느슨하게 풀었다. 움직이는 목도리 사이로 보이는 얼굴에는 쓴웃음이 떠올라 있었다.

         

       “뭐라고 해야 할까. 저나 월복당원이나 어찌할 바를 몰라서 한동안은 좀 소란스러울 수 있어요. 저랑 월복당원들 사이의 거리감은…음…특별하다고 해야 할까요. 분명 월복당원들은 제 맨얼굴을 목격한 자들이지만 그 위험성을 실감한 이들이기에 더한 거리감을 지니고 있다고 해야 할까…”

         

       “그러냐.”

         

       뭐 흑묘와 월복당원들 사이에도 사연 정도야 있겠지.

         

       “에잇. 무슨 소리를 하는 거람! 일단 선배의 숙소부터 안내해 줄게요!”

         

       자신의 뺨을 톡톡 두드린 뚠뚠이 흑묘는 내가 지낼 공간으로 안내를 시작했다. 정확히 어디인지 알 수 없는 지하공간은 잘 정돈되어 있었다.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공간은 아닌 모양.

         

       “사실 월복당에 손님이 묵고 가는 일은 일이 이번이 처음인지라…딱히 손님 숙소라는 개념은 없어요. 이 방을 사용하시면 돼요.”

         

       대충 보아하니 월복당원들이 생활하는 방들이 죽 도열된 곳이었다. 괜히 헷갈릴까 싶어 평소에 챙기고 다니던 흑립을 문 앞에다 걸어 놓으니 나쁘지 않다 싶었다.

         

       “후우. 선배 그럼 저도 이만 가볼게요. 오래간만에 본당에 왔으니 처리해야 할 일들이 제법 있을테니까요. 저녁 시간에 뵈요.”

         

       “그래. 알았다.”

         

       그렇게 총총 사라지는 흑묘의 뒷모습을 보고 문을 닫고 짐을 풀고 있을 때였다.

         

       “크흠. 게 있는가?”

         

       방문객이 찾아왔다.

         

       *** ***

         

       “반갑네 월복당원 진서라 한다네.”

         

       “본인은 두휘일세.”

         

       진서와 두휘를 포함해서 열 명 정도 되는 월복당원들이 몰려왔다. 두 사람만 이름을 소개한 것은 두 사람이 대화를 주도하겠다는 의도일까.

         

       “호천안이라 합니다.”

         

       “자네가 그 낭인이로군. 요새 자네 소문은 아주 귀가 따갑게 듣고 있다네.”

         

       “하하. 그렇습니까.”

         

       “정말 소문대로 무인의 깨달음을 전해줄 수 있는 능력이…”

         

       “어허, 진서. 지금 그것을 물으러 온 것이 아니지 않은가.”

         

       “크흠. 미안하구만.”

         

       “그래. 우리가 듣고 싶은 이야기는 흠…현 당주의 상황에 대해서일세.”

         

       “현 상황이라 하시면?”

         

       “현재 눈을 드러내놓고 활동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이며 어느 정도 저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신지. 만약 저 상태에서 사람을 만났을 때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현 당주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라면 사소한 것이라도 좋네.”

         

       나는 살짝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건 아마 흑묘, 그러니까 월복당 당주께서 아까 집회라고 했던 모임에서 말해주시지 않을까요?”

         

       “나도 그렇게 생각하네.”

         

       두휘의 대답은 들은 나는 더욱더 진한 의문에 빠졌다. 아니 조금 지나면 본인이 정확히 답변해 줄 내용을 미리 들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내 의문을 눈치챈 것인지 두휘가 턱을 쓰다듬었다.

         

       “우리가 모두 당주님의 얼굴을 보았다는 사실은 알고 있나?”

         

       “예.”

         

       “그렇다면 이야기가 빠르겠군. 아무리 당주님이 월복당원을 가려 받았다고는 해도 월복당 내에서 아무 문제가 없었을까?”

         

       “음….”

         

       있었겠지. 아무리 이런저런 안전조치를 취한다 해도 사고는 발생하기 마련이니까.

         

       “월복당이라는 단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당주님과 월복당원들은 철저하게 분리될 필요가 있었네. 월복당의 구성원 중에서 당주의 마성에 홀리는 자가 나오는 일은….서로에게 좋지 않은 일이었으니까.”

         

       그런가.

         

       아까 흑묘가 지었던 쓴웃음이 떠올랐다.

         

       “당주님도 경솔하게 움직이시는 분은 아니라 생각하지만 우리 월복당원들 쪽에서도 조심할 것은 조심해야지.”

         

       “음. 그래. 사고가 나면 돌이킬 수 없으니까 말일세.”

         

       아까 흑묘가 면사도 없이 목도리로만 얼굴을 가리고 눈을 내 놓은 것이 월복당원들에게는 어지간히 충격적인 사건이었던 모양이다.

         

       “일단 현재 당주의 상태는….”

         

       나는 이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흑묘의 현 상황을 열심히 설명해 주었다. 강기를 다루게 되며 마음의 창이라 부를 수 있는 눈의 기운을 통제할 수 있게 된 것. 그리고 그 상태로 용상객잔에서 오랜 기간 점소이나 손님들을 상대로 태음기의 영향력을 확인했다는 점.

         

       낙양 관광이나 여행을 하며 우연히 마주치거나 객잔에 들렸을 때 사람들의 반응 등도 이야기 해 주었다.

         

       “허어. 그렇구만.”

         

       “이제 당주님도 조금은 편히 여행 다니실 수 있겠군.”

         

       “그러게 말일세. 무공 경지도 오르셨고 이상한 날파리가 꼬일 일도 적어졌으니 안심일세.”

         

       흑묘의 안전성(?)을 확인하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이들.

         

       “그나저나 큰 변혁이로군.”

         

       “허허. 내 생애 두 번째로 당주님의 눈동자를 보게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나!”

         

       “고맙네. 자네도 여독이 있을 텐데 쉬도록 하게나.”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로군요.”

         

       월복당원들이 우르르 몰려가는 뒷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뭐랄까. 흑묘가 얼마나 뒤틀린 환경에서 살아왔는지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달까.

         

       흑묘에게 있어 월복당원들이란 가장 가까운 사람이지 않을까.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감추고 사는 흑묘의 정체를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들. 그런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그 어떤 이들보다 철저하게 거리를 지키고 살아야 한다라.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짐을 다 풀어내고 나니 어느덧 저녁 시간대가 다가온 듯 흑묘가 문 앞을 두들겼다.

         

       아무래도 집회 시간이 다가온 것 같았다.

         

       *** ***

         

       “당주님을 뵙습니다!”

         

       “당주님을 뵙습니다!”

         

       “모두 이렇게 모여 주어서 고마워요.”

         

       집회라는 것은 말 그대로 월복당원과 흑묘가 한 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하는 행동을 말하는 듯 했다. 일반적인 집회와 다른 점이라면 몇 겹의 천이 발과 같은 역할을 하며 철저하게 흑묘를 가리고 있었다는 점일까.

         

       “우선은 현재 제 상태에 대해 이야기를 드리는 것이…”

         

       흑묘는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내가 파악한 흑묘의 상태와 다른 점은 없었다. 아까 나를 찾아오지 않은 월복당원들은 놀라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흑묘의 말을 경청했다.

         

       “성취를 축하드립니다!”

         

       “천형을 극복하고 계시다니 놀랍습니다!”

         

       “다들 고마워요.”

         

       흑묘에 대한 이야기가 한 바탕 지나가고 그 뒤로는 월복당 내부의 사정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되기 시작했다.

         

       “호남 지역의 세 번째 지부가…”

         

       “광서에 있던 전서구 수급처가…”

         

       “새로이 흡수한 사천 지부의 공정율은…”

         

       외부자인 내가 들어도 될까 싶은 중요 안건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흑묘나 월복당원들이나 거침없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월복당의 업무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나도 지도자의 의사 결정이 필요한 큰 건이라는 것은 알 수 있을 정도.

         

       중요 안건들이 지나간 뒤에는 나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당주님과 손님분께서는 어느 정도 머무르실 계획이신지요?”

         

       “본인의 생각으로는 신년까지는 머무르려고 하고 있어요. 괜찮겠지요. 선배?”

         

       “괜찮습니다.”

         

       신년이라면 앞으로 한 일주일 정도인가. 뭐 흑묘의 본가라고 할 수 있는 곳에 왔으니 그 정도는 머물러야지.

         

       내 존대가 어색하게 느껴졌는지 흑묘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후후후. 갑자기 존댓말을 쓰고 그래요? 편하게 하도록 하세요.”

         

       “음…그래.”

         

       그래도 당주이고 당원들 앞이니만큼 예의를 차리려고 했건만 너무 힘을 준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당원들의 눈치를 슬쩍 보니…

         

       어째 영 부러워하는 기색이었다.

         

       그런 기색을 살피고 있자니 어느새 집회장은 침묵으로 물들어 있었다.

         

       “당주, 그 외 특별히 지시하실 사항은 없으신지요?”

         

       아까 나를 찾아왔던 진서가 장막 속에 있는 흑묘를 바라보았다. 뭐랄까 은근히 바라는 것이 있는 듯한 태도랄까. 지금 보니 비단 진서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월복당원들이 눈빛에 기대감을 품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음.

         

       뭐라 해야 할까. 참 기묘한 광경이었다.

         

       흑묘와 월복당원들을 나누고 있는 몇 겹의 천. 흑묘의 형상만을 간신히 드러내는 저 천들이 흑묘의 면사처럼 반대편이 훤히 드러나 보이는 귀물은 아닐 테니 흑묘 역시 월복당원의 형상 정도밖에는 파악할 수 없겠지.

         

       흑묘는 자신과 가까워지고 싶어하는 월복당원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을까.

         

       “…그 외 특별한 지시사항은 없습니다. 혹시라도 건의 사항이 있는지요.”

         

       월복당원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부산하게 눈빛을 교환했다. 그리고 치열한 눈빛 교환의 결과는…

         

       “없습니다.”

         

       침묵이었다.

         

       “그렇다면 오늘의 집회는 종료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그렇게 집회는 허무하게 종료되었다.

         

       월복당원들이 썰물과 같이 다 빠져나간 뒤에 장막 뒤에서 나타난 흑묘.

         

       “집회, 생각보다 별 거 없죠?”

         

       “별거 없다니. 외부인인 내가 이런 사정을 들어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뭐 선배도 엄밀히 따지자면 명예 월복당원쯤은 되지 않을까요.”

         

       흑묘는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

         

       “오늘은 이런 저런 일이 있어서 피곤하네요. 이제 선배 혼자서도 방 정도는 찾아갈 수 있겠죠?”

         

       “알아서 들어가마. 먼저 쉬어.”

         

       “고마워요 선배. 내일 아침에 봬요!”

         

       애써 밝은 모습을 보이던 흑묘. 그렇지만 자신의 방을 찾아가는 흑묘의 어깨는 평소보다 축 처져 있었다.

         

       나 원…

         

       흑묘나 월복당원들이나 뭐라고 해야 할까.

         

       그래.

         

       애정을 표현하는 방법이라고는 혼내는 것 말고는 모르는 아버지와 아버지와의 의사소통이라고는 반항과 다툼밖에 해 본 적 없는 아들 같은 느낌이다.

         

       월복당원이나 흑묘나 거리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해 왔다. 그런 노력에 의해 다져진 월복당원과 흑묘의 인간관계란 어쩌면 생판 남보다 더 먼 사이일 수도 있겠지.

         

       그렇지만 그건 다 과거의 이야기였다.

         

       흑묘가 화경에 올라 자신의 기운을 완전히 제어하는 것 역시 먼 미래의 이야기였고.

         

       “녀석도 솔직하지 못하기는.”

         

       사람은 현재를 살아간다. 미래의 가능성을 맹목적으로 추구하거나 과거의 일에 발목이 잡혀서는 사람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나만 해도 그랬다.

         

       미래에는 몸 안의 불순물을 모두 제거할 것이라 맹신하며 현재 몸 상태에서 눈을 돌리고 있었기에 한참이나 발전이 없지 않았던가.

         

       흑묘가 자신의 기운을 제어하지 못하는 상태는 이미 과거가 되었고.

         

       불안정하게나마 자신의 기운을 다스리는 것이 현재였다.

         

       그렇다면 흑묘와 월복당원들도 현재에 맞춰 새로이 관계를 정립해야 하지 않을까.

         

       이거 어쩔 수 없이 이 몸이 나설 수밖에 없겠군.

         

       “친해지길 바라~”

         

       내일부터는 부지런히 움직이여야겠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친해지길 바라~

    *친해지길 바래 가 아니라 친해지길 바라 가 맞는 표현이라고 하네요.

    *구와아악 많이 늦었습니다.

    잠깐 눈 감았다 뜨니 반나절이 사라졌네요.

    아직 100퍼센트 완치된 것은 아니라 양해 부탁드립니다.

    *22/10/22 시간의 흐름이 일부 수정되었습니다.

    월복당의 방문 시점이 조정되어 11월의 방문이 아니라 2월 방문으로 조정되었습니다.

    월복당에 머무르는 기간은 비슷하지만 월복당에서 신년을 맞이하는 흐름으로 변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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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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