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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7

       머릿속으로 본인이 여태 상대해 보았던 도술사라는 놈들을 떠올려 보았다.

       

       자연물을 제 수족처럼 다루면서 본인을 농락하려 했던 녀석.

       

       여러 부적을 들고 다니며 기기묘묘한 수작을 부리던 녀석.

       

       진법으로 둘러싸인 곳에 거주하며 그 안에서 신처럼 군림하던 녀석.

       

       가만 생각을 해보면 본인이 생각하는 마법사의 형상과 비슷한 모습을 보인 이들이 몇 있었다.

       

       도술을 배우면 충분히 본인의 이상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 같구나.

       

       솔직히 말을 하여서 마법을 사용하러 가는 길은 너무도 멀다.

       

       내 시청자 중 하나가 조언해 준 바에 따르면 그는 한없이 학문에 가까운 무언가이니.

       

       그를 익히기 위한 기반 자체가 없는 나는 마법을 익히기 위해 기나긴 시간을 들여야 할 것이다.

       

       이제 간신히 첫 걸음을 내딛은 본인이 하르키아마냥 자유자재로 마법을 다루기 위해서는 얼마나 긴 시간이 필요할까.

       

       몇 년? 몇 십 년?

       

       물론 도술도 짧은 시간 내에 완숙하기란 어려운 일이겠지.

       

       허나 바루가 이야기하기로 그 근간이 비슷하다 하였으니 마법을 배우는 것보다야 수월하지 않겠는가.

       

       “바루야. 내게 도술을 가르쳐 줄 생각이 있느냐?”

       

       내가 그리 물었더니 바루가 가만 나를 쳐다보았다.

       

       이런 말을 꺼낼 거라 생각지 못한 듯 했다.

       

       “도술 말이더냐? 왜?”

       “왜냐니.”

       “그도 그럴 것이 그대 쯤 되는 이에게는 도술이란 게 필요가 없지 않으냐.”

       

       도술이라는 것은 결국에 자연의 이치를 이용해 현상을 일으키는 힘이니.

       

       그 이치에 극한에 달하야 삼라만상을 통달하지 않는 한은 자연을 뛰어넘을 수가 없다.

       

       그에 반해 본인의 힘은 이미 스스로가 하나의 현상이 되어버릴 지경이니 도술을 익히는 것이 무의미하다.

       

       바루는 그리 이야기를 해주었다.

       

       허나 바루가 착각을 하는 것이 본인은 힘을 바라여 도술을 익히려는 것이 아니다.

       

       본인이 도술에 손을 대려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호기심에 불과하니.

       

       도술이 얼마나 유용한지. 아니면 얼마나 거대한 힘을 낼 수 있는 지는 본인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내 이야기를 들은 바루는 손바닥으로 자신의 미간을 꾹꾹 누르다가 내 앞으로 다가와서는 자그마한 발로 내 종아리를 걷어찼다.

       

       전혀 아프지는 않았으나 바루의 미간이 찌푸려진 것이 신경이 쓰였다.

       

       “왜 그러느냐.”

       “괘씸해서 그런다. 이것아. 도술을 장난감 삼겠다는 소리이지 않더냐.”

       

       바루의 말을 듣고서 커다란 결례를 저질렀음을 깨달았다.

       

       본인은 여태까지 도술을 무의 아래라 단정 지었다.

       

       무인에게 도술사라는 것은 요사스러운 힘을 다루는 삿된 존재들이었으니.

       

       삶을 살아오며 단 한 번도 도술사라는 존재를 존중한 적이 없었을 지언저 그러한 태도가 바루에게도 그대로 묻어나와 버린 것이다.

       

       배움을 청한다는 자가 어찌 배우기를 바라는 것을 무시할 수가 있는가.

       

       “미안하다.”

       “되었다. 하여간에 무인이라는 녀석들은 다 이렇다니까.”

       

       바루는 그리 투덜거리다가 이내 한숨을 내뱉고는 다시 고갤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알아두거라. 도술의 길은 무의 길보다 결코 가볍지 아니하다.”

       “그래.”

       “그러니 본인에게 도술을 배우고자 한다면 존중하거라.”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바루가 자신의 지팡이를 꺼내 들었다.

       

       “가르쳐 줄 게냐?”

       “가르쳐 달라 하지 않았느냐. 내가 받은 은혜가 있으니 이런 것으로라도 갚아야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만.”

       

       바루 그대도 나를 위하야 많은 일을 해주지 않았나.

       

       은혜니 뭐니 하는 것에 관심을 둘 필요는 없다만.

       

       내가 그리 말을 했더니 바루가 한숨을 내쉬었다.

       

       “반대의 입장이어도 그리 이야기를 할 것이냐?”

       

       말문이 막혔다.

       

       본인은 은원을 무척이나 중시하는 인간인지라.

       

       반대의 상황이었다면 상대가 무슨 이야길 하던 은혜를 갚았을 것이다.

       

       내가 입을 다물자 바루가 웃음을 짓더니 지팡이를 흔들며 목소리를 냈다.

       

       “도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보는 것이다.”

       “보는 것?”

       “그래. 삼라만상에 도가 깃들어 있을지언저 모든 현상이 일어나는 것에도 도가 있는 것이다.”

       

       바루는 그리 말을 하며 지팡이를 휘둘렀다.

       

       그러자 그녀의 주변에 붉은 색의 불꽃 몇 개가 피어올랐다.

       

       “나무에 불이 붙는 것에도.”

       

       다시금 바루가 지팡이를 휘둘렀다.

       

       그러자 땅에서 식물이 자라나 꽃을 피웠다.

       

       “식물이 자라나는 것에도.”

       

       또 다시 바루가 지팡이를 휘두른다.

       

       그러자 그녀의 뒤에 혼령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다.

       

       “사람의 죽음에도.”

       

       마지막으로 바루가 지팡이를 휘두르자 그녀가 도술로 만들었던 모든 것들이 흩어져 사라졌다.

       

       “도가 깃들지 않은 것이 없지.”

       

       바루는 그리 말을 하고서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

       

       “우리 도술사라는 존재는 도가 그리는 것을 자신의 힘으로 따라 그리는 흉내쟁이들이다.

       그러니 도술사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도가 세상에서 어찌 움직이는 것인지를 보는 것이다. 길이 어떤 지 알지 못하면 따라 그리는 것조차 불가능하니까.

       허나 도가 지나가는 길은 보통의 사람이 바라볼 수 있는 게 아니니 도술사가 되기 위해선 먼저 무작정 흉내를 내는 것부터 시작해야한다.

       흉내를 냄으로써 도를 그리는 것에 익숙해지다 보면 자연스레 길을 볼 수 있게 되니까.”

       

       바루는 그리 말을 하고서 손에 들고 있던 지팡이를 없애버렸다.

       

       그리고는 내 앞까지 걸어와서는 손을 펼쳤다.

       

       “잘 보거라.”

       

       바루는 평소에 도술을 쓸 때와는 달리 자신의 기운으로 선명한 그림을 그려냈다.

       

       도술에 문외한인 나조차도 어떤 그림이 그려져 있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그녀가 그림을 거리는 것을 멈춘 순간 그녀의 손 위에 이글거리는 불꽃이 생겨났다.

       

       “우선은 불을 피워내는 것부터 시작을 하자꾸나.”

       

       과연. 도술이라는 건 저런 식으로 사용을 하는 것인가.

       

       크게 본다면 무를 펼치는 것과 비슷하구나.

       

       따르려는 것이 무의 이치인가 아니면 도의 이치인가가 다를 뿐이지.

       

       저것이라면 어렵잖게 따라할 수 있을 것 같다만.

       

       나는 몸 안에 있는 내기 중에 일부를 바깥으로 꺼내어 바루처럼 그림을 그렸다.

       

       “물론 이를 처음부터 따라하기란 어려울 것이지만 연습을 하다 보면…”

       

       그러자 내 손 위에 불꽃이 생겨났다. 그 불꽃은 신기하게도 뜨겁지 않고 따스했다.

       

       다른 손을 움직여 그 불꽃에 가져다 대니 온화한 따스함이 피부를 타고 퍼지는 게 느껴졌다.

       

       “이러면 되느냐?”

       “…허?”

       

       바루는 내 손에 있는 불을 가만 쳐다보다가 고개를 들어서 나와 눈을 마주했다.

       

       “어떻게?”

       “어떻게냐니. 그대가 보여주지 않았는가.”

       

       마법을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간단하구나.

       

       마법을 사용할 적에는 불하나 피워보겠다고 언어를 외우느라 고생을 해야 했었는데 도술은 무의 이치를 그리듯 길을 따라가기만 하면 그만이지 않나.

       

       “아니. 어라? 아무리 그대가 고강한 무인이라지만 어찌 이게.”

       “일정 경지를 넘어서면 무인도 이치를 그릴 줄 알게 되거든요.”

       

       당혹스러워하는 바루에게 대답을 해준 것은 방금 전까지 한 가운데에서 기적을 펼치던 백주였다.

       

       그녀는 말을 끝마치곤 손을 가볍게 휘저었다.

       

       그러자 내 손 위에 있던 불꽃이 흩어져 버렸다.

       

       허어. 방금 전에 무슨 일을 한 건지 추측하기도 어렵구나.

       

       과연 오랜 세월을 산 신령인가.

       

       “당신. 도술을 배우려고요?”

       “그래.”

       “당신처럼 고강한 무인은… 아니지. 실례했네요.”

       

       내게 무언가를 말해주려던 백주는 옆에 서 있던 바루의 표정을 살피더니 말을 거두었다.

       

       그리고는 한 발짝 뒤로 물러서더니 바루의 귀에다 대고서 무어라 중얼거렸다.

       

       분명 이 정도 거리면 이야기가 들려야 할 터인데 아무런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을 보면 무언가 조치를 했나 보구나.

       

       “저는 이 산 다른 곳에 할 일이 있어서요. 이만 가볼게요. 힘내세요!”

       

       인사말과 함께 백주가 떠나가자 바루가 헛기침을 내뱉었다.

       

       “저 녀석이 쓸데없는 배려를 하는 구나.”

       “그래서 무어라 하더냐?”

       “그대는 보는 것부터 시작을 해도 괜찮다 하더구나.”

       “그래도 되는 것이냐?

       

       방금 전에 걸음마를 뗀 사람에게 심화과정을 내던져도 되는 것이야?

       

       바루가 전한 말이 당혹스러워 되물었더니 바루가 시선을 피했다.

       

       “나도 모른다.”

       “허?”

       “백주가 가능하다 했으니 되겠지. 그 녀석이 이런 걸 잘못 볼 리는 없으니.”

       

       바루의 말에서는 백주를 향한 신뢰가 느껴졌다.

       

       “백주가 그리 대단한 녀석인게냐?”

       “꽤나? 도술의 실력도 상당한 데다가 오랜 세월을 살아 많은 지혜를 가진 녀석이니까.”

       

       바루가 당연하다는 듯 이 이야길 하는 걸 보면 신령 중에서도 강한 축에 속한다는 이야기인가.

       

       그런 것치고는 혈교주에게 맥없이 당한 것 같다마는.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으려니 바루가 목소리를 냈다.

       

       “어찌 되었든 움직이자꾸나.”

       “움직여? 어디로?”

       “도가 잘 보이는 곳으로.”

       “그런 곳도 있느냐?”

       “당연히 있지.”

       

       결국에 도라는 것은 어떠한 공간에서 현상이 일어나는 과정이니.

       

       그 공간에 머물러 있는 기운이 강대하면 강대할수록 도를 보기가 더 쉬워진다고 바루는 말했다.

       

       “왜 내가 불꽃을 피우는 것은 그대도 느낄 수 있지 않았느냐.”

       “아아. 그런 것인가.”

       “물론 그처럼 선명하진 않을 터이나 맨 땅에서 하는 것보다야 수월하겠지.”

       

       그건 그렇겠지만. 그 곳에서 도를 본다 하여도 바깥에 나오면 무용지물이 되는 것 아닌가?

       

       그런 의문이 들어 바루에게 물었더니 바루가 이렇게 답을 했다.

       

       “그는 걱정하지 말거라. 한 번 자연물 속에서 도가 움직이는 것을 보게 된다면 다음부터는 도를 보는 것이 쉬워지니까.

       왜 네가 말하길 좋아하는 무의 이치라는 것도 처음에 잡는 것이 어려울 뿐 그 존재를 깨닫게 되면 다음부턴 따라가는 게 한층 수월하지 않더냐.”

       

       과연. 무를 가지고 비유를 해주니 이해하기가 편하구나.

       

       “대충은 알겠다. 그래서 어디로 가면 되느냐?”

       “기운이 강한 곳이라면 아무 곳이나 상관없다만. 혹시 아는 곳 있느냐?”

       

       당연히 장소를 정해 두었을 것이라 생각을 해서 물어보았더니 바루에게서 되물음이 돌아왔다.

       

       “아는 것이 있어 말을 꺼낸 것 아니었느냐?”

       “돌산에 긴 시간 처박혀 있었던 본인에게 무얼 기대하느냐.”

       

       그것도 그렇구나. 바루가 아는 것이 있을 리가 없지.

       

       설명을 해줄 적까지만 해도 믿음직스러웠는데 투덜거리는 지금은 왜 이리 하찮게 보이는 것일까.

       

       하아. 기운이 강한 곳인가.

       

       대충 짐작이 가는 곳이 몇 군데 있긴 하다만 그 중에서 제일은 역시 정해져 있지.

       

       신선놈들이 머무르는 곳.

       

       들어가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그것이야 본인의 무력으로 해결하면 되는 일이니.

       

       “생각난 곳이 있느냐?”

       “그래. 움직이자꾸나.”

       

       오랜만에 들려보도록 할까.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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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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