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198

        

         

         

       빗물이 마차의 나무 덧창을 부술 듯이 두들기고 있었다. 아리아 릴리아스의 시험을 치르는 도전적인 날치고는 맥 빠지는 음침한 날씨였다.

         

       나와 루체는 ‘학습 목적’이라는 사유를 대고 수업에서 빠졌다. 페르난도 교수의 권한과, 메르헨 아카데미와 협력 관계인 헤겔 마탑주의 권한으로.

         

       수업 몇 번 못 듣는 건 괜찮겠지. 에이미나 마테오 같은 여러 친구에게 정리 노트를 부탁해 놓았으니.

         

       우리는 깔끔한 사복 차림이었다. 나름 높으신 분을 만나는 자리였기에 페르난도 교수가 의상에 신경 쓰라고 일렀기 때문이었다.

         

       페르난도 교수는 며칠 전 집무실을 뒤져서 미처 처리하지 못한 아리아의 두 번째 전달꾼을 찾아냈다고 했다. 창밖으로 던지기 전에 ‘왜 루체 엘타니아도 부르신 겁니까?’라고 묻자 그녀는 답했다고 한다.

         

       압도적인 재능을 가졌다고 들어서. 마침 속성도 같으니 가르쳐보고 싶었다고.

         

         

       ‘좋네.’

         

         

       루체는 악신 토벌대 멤버로 고려하고 있다. 즉, 아리아가 루체를 강화시켜준다면 나야 좋을 따름이었다.

         

       시간이 흘러, 페르난도 교수의 개인용 마차를 타고 헤겔 마탑 앞에 도착했다. 2시간이면 도달하는 거리였다.

         

         

       “여기가 헤겔 마탑이다.”

         

         

       헤겔 마탑은 이름 그대로 높은 건물, 탑이었다. 이 섬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라고 보아도 손색없었다.

         

       하지만 이름만 탑이고 아예 도시로 구축된 성위급 마탑들에 비하면 확실히 초라한 모습이었다. 거리가 조금 떨어진 곳엔 상가까지 있어서 꽤 정감이 가기까지 했다.

         

       나와 루체는 페르난도 교수를 뒤따라 헤겔 마탑으로 들어갔다. 천장이 높아선지 으리으리하며, 고풍스러운 디자인이었다.

         

       정적인 분위기였다. 안쪽으로 들어가는 동안 페르난도 교수는 관광지 가이드라도 된 것처럼 이것저것 설명했다. 이곳에서 수많은 마법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든지, 어떤 업적을 달성했다든지. 가르치는 걸 좋아하는 사람다웠다.

         

       지나다니다 보면 로브 차림의 마법사들이 이따금 보였다. 옷이 꽤 멋있어서 곁눈질하며 구경했다.

         

       우리는 염동 마법으로 움직이는 승강기를 타고 위로 올라갔다. 목적지는 꼭대기 층. 페르난도 교수가 말하길, 자신처럼 헤겔 마탑주에게 허락된 일부 사람만이 꼭대기 층으로 오를 수 있다고 한다.

         

       꼭대기 층에 이르자 고급스럽게 꾸며진 복도가 나왔다. 복도를 조금만 가로지르면 큰 문 앞에 도달할 수 있었다.

         

         

       “마음대로 들어가도 됩니까?”

       “괜찮다. 이미 선생님께선 우리가 온 걸 아실 테니까.”

         

         

       끼이이익.

         

         

       페르난도 교수가 문을 열자 허허로운 도서관이 눈에 들어왔다. 원형으로 이루어진 공간엔 수많은 책과 마도구가 둥실둥실 떠다녔다.

         

       고개를 들면 드높은 유리 천장이 보였고, 그 너머엔 빗줄기가 쏟아지고 있었다. 마탑 전체에 결계가 전개되어 있었기에 빗물이 유리창에 닿지 않아 소음이 일어나지 않았다.

         

       안으로 들어가자 책상 위에 앉은 채 다리를 휘적거리는 왜소한 체격의 여성이 보였다.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지루한 표정이었다.

         

       이 세계에 빙의한 후로 그녀를 직접 마주하는 건 처음이었다.

         

         

       “인사드립니다, 선생님.”

         

         

       페르난도 교수가 상체를 숙여 인사하자 나도 따라 했다.

         

       한쪽으로 넘긴 적갈빛 머리칼. 힘 빠진 눈. 마법사 로브 차림.

         

       헤겔 마탑의 마탑주, 아리아 릴리아스였다.

         

       그녀는 책상에서 내려오고는 우리에게 다가왔다.

         

         

       “따라올 것.”

         

         

       아리아는 우리를 지나쳐 문밖으로 나갔다.

         

       페르난도 교수는 아무런 의문도 품지 않고 아리아를 곧장 뒤따랐고, 나와 루체는 시선을 교환한 뒤 그들을 뒤따랐다.

         

       복도에 있는 마탑주 전용 승강기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우중충한 먹구름이 하늘에 깔려 있었다.

         

       아리아는 염동력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마력의 우산을 모두의 머리 위에 씌워주었다. 그러더니 옥상 중앙으로 가서 하늘을 쳐다보았다.

         

         

       “아이작.”

       “예.”

         

         

       아리아가 불렀다.

         

         

       “얼음 마법이 뭔지 설명 가능?”

       “…열을 빼앗아 얼리는 마법입니다. 그래서 정확한 명칭은 빙결 마법이지만, 단순히 그뿐이면 활용도가 떨어져서 자연에 머무르는 마나와 시전자의 마력을 이용해 얼음을 만들어내기도 하고요. 그래서 얼음 마법으로 명칭이 굳어진 거로 압니다.”

       “깊게 설명할 필요 없음. 직접 눈으로 볼 것.”

         

         

       왜 물어본 거냐?

         

       아리아는 품 안에서 마도구를 꺼내 위로 던졌다. 야구공 크기의 작은 마도구, 전달꾼. 그것은 벌새처럼 빠르게 날갯짓하며 먹구름 아래서 머물렀다.

         

       곧, 그녀는 전달꾼을 향해 오른팔을 뻗었고.

         

       강한 마력이 옥상을 휘감았다.

         

       위우웅, 거리며 톱니바퀴가 이어지듯 7개의 연푸른빛 마법진이 아리아 뒤에서 전개되었다. 룬어까지 새겨졌으며, 죄다 획 구성이 정교하고도 복잡했다.

       

         

       “이것이 [빙뢰].”

         

         

       콰광!!

         

         

       아리아가 전개한 7개의 마법진에서, 전달꾼을 향해 연푸른빛 마력이 전격처럼 쏟아졌다.

         

       허공에 아름다운 광적이 새겨지고 귀 아픈 굉음이 울렸다.

         

         

       콰아앙!!

         

         

       차가운 폭발이 전달꾼 주위를 휩쓸었다. 냉기가 사방으로 비산하며 잠시간 진눈깨비가 내렸다.

         

         

       ‘오우.’

         

         

       오졌다….

         

       쉼 없이 움직이는 전달꾼을 정확히 노리고 박살 내다니. 마치 명사수 같았다.

         

       마력 운용력이 제대로 단련되어 있지 않다면 표적을 제대로 조준하기 어려운 데다, 저렇게 정교한 마법이 흘러나오지도 않을 터. 감탄스러웠다.

         

       아리아는 마법진을 거두고 고개를 돌려 내 쪽을 쳐다보았다.

         

         

       “갈채할 것.”

         

         

       의기양양한 아리아를 향해 나는 망설임 없이 갈채를 보냈다. 루체는 내 눈치를 보내더니 박수를 몇 번 치고 말았다.

         

         

       “이것이 내가 가르쳐 줄 7성급 얼음 원소 마법 [빙뢰]. 가르쳐 준다고 해도 잘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온전히 네 몫.”

         

       

       나는 네! 하고 큰 소리로 대답했다. 입꼬리가 씰룩거리며 꽤 흥분되었다. 아리아가 이렇게 멋있어 보이는 사람이었나.

         

         

       “루체 엘타니아, 너도 마찬가지. 더 강하게 만들어 줄 테니 잘 따라올 것.”

       “…….”

         

         

       루체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얘는 나를 제외한 타인과 대화할 때 꼭 필요한 말이 아니면 무조건 안 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아리아는 눈살을 찌푸렸다.

         

         

       “대답할 것.”

       “루체, 대답해.”

       “…네.”

         

         

       루체는 마지못해 대답했다.

         

       아리아는 손가락 세 개를 펼쳤다.

         

         

       “앞으로 3일간 시험을 치를 것. 너희들이 내 가르침을 받기에 합당한 아이들인지 판단하는 과정이니 건방 떨지 말고 최선을 다 할 것.”

       “열심히 하겠습니다!”

       “네….”

         

         

       나는 크게 대답했고, 루체는 표정을 구기고 억지로 대답했다.

         

         

       “제자는 먼저 내려가 볼 것.”

       “예, 그럼.”

         

         

       페르난도 교수는 등을 돌렸다.

         

         

       “아이작, 루체 엘타니아. 3일 뒤에 다시 찾아오겠다.”

         

         

       제 역할을 끝냈다는 투다. 페르난도 교수는 발걸음을 옮겨 승강기를 타고 아래로 내려갔다.

         

         

       “너희들.”

         

         

       아리아는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단단히 각오할 것.”

         

         

         

         

       * * *

         

         

         

         

       3일이 지났다.

         

       페르난도 프로스트는 강의를 마치고 곧바로 마차를 타고 헤겔 마탑으로 향했다.

         

       아이작, 루체 엘타니아. 두 사람 모두 지금쯤 시험을 모두 끝마치고 쉬고 있겠지. 3일간 제대로 먹지도, 씻지도 못했을 테니 체력이 바닥나 있을 터.

         

       페르난도에게 있어서 아리아의 시험을 치렀던 순간은 짧지만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 있었다.

         

       아이작과 루체라면 시험에 통과했겠지. 어서 그들을 생활동으로 데려가 편히 휴식을 취하도록 만들어 주고 싶었다.

         

       헤겔 마탑에 도착하고 승강기에 탑승했다. 꼭대기 층에 도착하고서 아리아의 연구실 문을 슬쩍 열고 안쪽을 살폈다.

         

         

       “……?”

         

         

       아이작과 루체가 보이지 않았다.

         

       단지 공중을 둥둥 떠다니며 시큰둥하게 책을 읽고 있는 아리아 릴리아스만이 눈에 보일 뿐이었다.

         

       페르난도는 안으로 들어갔다. 아리아는 그를 힐끔 쳐다보더니 다시 책 쪽으로 눈을 돌렸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애들은 어디 갔습니까?”

         

         

       페르난도가 아리아에게 다가가 묻자, 그녀는 한숨을 푹 내뱉었다.

         

         

       “제자야.”

       “예?”

       “그 녀석들은 괴물인 것.”

         

         

         

       ……

         

         

         

       페르난도는 아리아와 여러 이야기를 나눈 뒤 15층에 있는 연구실로 향했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작은 시험을 고작 10분 만에, 루체는 5분 만에 통과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리아는 곧바로 가르침에 들어갔고, 깨달았다.

       

       그들의 학습 능력은 자신의 예상을 훨씬 웃돌고 있다고.

         

       아이작은 [빙뢰] 구축식을 어떻게 짜내면 좋을지 방향성만 알려주니 곧잘 해결책을 찾아냈고.

         

       루체는 아무리 어려운 마력 컨트롤을 요하는 행위라고 해도 피드백 한번 해주면 단번에 고쳐 냈다.

         

         

       ─ ‘내가 쌓아온 지식과 지혜, 그리고 내 능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애들이 아닌 것. 그 애들의 성장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여느 때처럼 무덤덤한 선생님이었다. 하지만 페르난도는 처음으로 그녀가 의기소침해졌다고 느꼈다.

         

       스승의 딜레마다. 능력 좋은 제자는 가르치는 재미가 있어서 선호되지만, 제자가 지나치게 뛰어나면 스승은 자신의 능력에 회의감을 느낄 수도 있다.

         

       아리아는 이번에 후자의 경우를 체험한 건지도 몰랐다.

         

       페르난도는 연구실 문을 소리 없이 살짝 열고 안쪽을 살폈다. 그러자 그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제 키보다 몇 배는 큰 대형 칠판 3개에 수식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고.

         

       눈가에 다크서클이 깊이 내려앉은 아이작이 책을 읽으며 수식을 적어나가고 있었다.

       

       주위로는 수십 권이 넘는 책이 나뒹굴고 있었다. 전부 아이작이 3일 밤낮 잠도 안 자고 공부한 흔적이라는 걸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무서운 집중력과 체력이었다.

         

       카야 아스트레앙의 식물 속성이나 도로시 하트노바의 별빛 속성처럼 요정이 내려주는 힘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엘리트 마법사가 7성급 원소 마법을 익히기 위해 투자하는 시간은 기본적으로 30년이 넘는다. 그 시간을, 저 남학생은 극도로 압축시키고 있었다.

         

       한편, 루체 엘타니아는 책상 위에 앉은 채 아이작이 적은 수식을 봐주며 의견을 공유하고 있었다. 그녀도 피로한 얼굴이었으나 아이작보다는 상태가 괜찮아 보였다.

         

       숙식은 제공된다고 들었다. 아리아가 장난삼아 방 하나만 제공해줬다고 들었지만, 아마 두 사람은 아직 숙박 시설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훗….”

         

         

       기특한 녀석들.

         

       페르난도는 피식 웃고는 그 자리를 떠나갔다. 나중에 다시 오는 편이 좋으리라.

         

         

         

       ……

         

         

         

       일주일 뒤.

         

       티 없이 맑은 하늘에 노을빛이 완연했다.

         

       페르난도는 다시 헤겔 마탑으로 향했다. 아리아의 전달꾼이 교수실에 찾아와 당장 마탑으로 오라는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었다. 슬슬 아이작이 한 단계 위의 경지에 이를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승강기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군청색 하늘. 별빛이 슬슬 비치고 있었다.

         

       옥상엔 아이작과 루체, 아리아가 서 있었다.

         

         

       “선생님?”

       “쉿.”

         

         

       옥상 한가운데 선 아이작. 꾀죄죄하고 몹시 피로해 보였으나, 두 눈은 또렷하고 냉철하게 하늘을 직시하고 있었다.

         

       루체와 페르난도, 아리아는 멀리서 그를 지켜보았다.

         

       이제 준비되었다는 듯, 아이작은 말없이 아리아의 전달꾼을 날려 보냈다. 전달꾼은 하늘로 떠올라 주위를 빙빙 떠돌기 시작했다.

         

       아이작은 마력 감지 능력에 주의를 기울여 주위 자연 마나의 정도, 밀도, 바람의 방향을 모두 고려했다.

         

       부품을 깔끔하게 조립하는 장인처럼 적절한 획을 새겨나가며, 7성급 얼음 원소 마법 [빙뢰]의 구축식을 연산했다. 획이 꼬이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면서.

         

       이윽고, 오른팔을 위로 뻗었다.

         

       잇달아 우우웅, 거리는 소리가 울리며 그의 뒤에 7개의 연푸른빛 마법진이 궤적을 그려나갔다. 저마다 복잡한 구성의 마법진뿐이었다.

         

         

       “정말로… 마법진을 전개했군.”

         

         

       페르난도는 두 눈을 크게 뜨고 감탄했다.

         

       막상 아이작이 7성급 얼음 원소 마법 [빙뢰]의 법진을 똑바로 전개하는 모습을 보니 어처구니가 없을 만큼 놀라웠다.

         

       참으로 경이로운 재능이었다.

         

       하물며 한때 아카데미 최약체였던 학생이었으니, 그가 가진 잠재력의 끝없는 발현은 몹시 극적으로 느껴지고 만다.

         

       아이작의 눈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목표물을 노렸다.

         

       그는 눈살을 찡그렸다. 목표물을 제대로 조준하기 어려웠다. [빙뢰]를 발사하기 위한 마력 운용도 어려워 머릿속이 몹시 난잡하기까지 했다.

         

         

       “후우.”

         

         

       심호흡 한번.

         

       아이작은 쭉 뻗은 오른손으로 검지와 엄지만 뻗어 총 모양을 흉내 냈다. 그의 검지가 차분히 전달꾼을 쫓았다.

         

       이내, 연푸른빛 마법진이 일제히 빛을 발산하고.

         

       아이작은 차가운 마력을 사출했다.

         

         

       콰과강!!

         

         

       일순, 허공에 빛발이 사슬처럼 새겨졌다.

         

       매서운 혹한이 폭발하듯 퍼져나가고, 얼음의 벼락이 수 갈래로 뻗어나가 전달꾼을 꿰뚫었다.

         

         

       콰앙!!

         

         

       잇달아 터지는 냉기 폭발.

       

       삽시간에 꽁꽁 얼어 버린 얼음덩이가 어딘가로 날아갔다. 그 속에는 망가진 전달꾼이 들어 있었다.

         

       페르난도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아리아는 눈을 아래로 내리깔았다.

         

       아이작은 마법진을 거두었다. 아직 컨트롤이 난잡하고 미력했으나, [빙뢰]를 성공했다는 사실을 그는 눈을 감고 한껏 음미했다.

         

         

       “흐흐….”

       

       

       7성급 얼음 원소 마법 [빙뢰]를 드디어 성공했다.

         

       흐느끼듯 기쁨에 찬 웃음소리가 아이작의 입술 사이로 새어 나왔다.

         

       개힘들었다…. 그 한마디가 공기 중에 흐려지고.

         

       아이작은 안도하면서 그대로 정신을 잃고 뻗어 버렸다.

       

       

       “아이작?!”

       

         

       루체와 페르난도는 아이작에게 달려가 그를 내려다보았다. 곤히 잠든 듯했다.

         

       잠도 거의 안 자고 끊임없이 7성급 마법진 구축식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을 테니, 지금까지 체력이 버틴 것도 용한 일이었다.

         

       게다가 7성급 원소 마법은 구축식만 익힌다고 시전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간 [빙뢰]의 마력 운용을 위해 피나는 단련이 선행되었을 터.

       

       독한 놈. 페르난도는 그리 혼잣말하곤 입꼬리를 들썩였다.

         

       루체는 은은하게 웃으며 옥상에 앉더니 아이작의 머리를 자신의 무릎베개 위에 올려주었다.

         

       온화한 저녁바람이 머리칼을 쓰다듬고 지나갔다.

         

       루체도 아리아 덕분에 물 원소 마법을 어떻게 강화시켜 나가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그 점은 아리아에게 고마워할 일이었다.

         

       나도 아이작과 함께 성장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에 루체는 가슴속이 간질거리는 듯한 뿌듯한 감정을 느꼈다.

         

         

       “수고했어, 아이작. 멋있었어.”

         

         

       루체는 아이작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

       

         

       아리아는 생각했다. 아이작과 루체. 저 둘은 무시무시한 재능을 타고 났다. 필시 역사에 남을 귀인이겠지.

         

       …단지 한 가지 의문점이 마음에 걸릴 뿐. 그건 내일 물어봐야겠지.

        

       아리아는 바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아이작, 루체 엘타니아. 이제 이곳은 졸업인 것. 시간이 늦었으니 기왕이면 내일 나갈 것.”

         

         

       아리아는 등을 돌리고 발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루체는 어두워진 저녁 하늘을 쳐다 봤다가, 떠나가는 아리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방은?”

       “하나 내줬을 텐데.”

       “…….”

         

         

       루체는 다시 아이작을 쳐다본 뒤, 페르난도에게 말했다.

         

         

       “먼저 가. 아이작이랑 자고 갈 거니까.”

       “흐음. 페르난도, 오늘은 먼저 돌아가고 내일 데리러 올 것.”

       

         

       아리아는 눈치껏 거들었다.

         

       

       “……?”

         

         

       페르난도는 의문이었다.

         

       그럴 거면 그냥 자신이 아이작과 루체를 태우고 가면 되지 않나…?

         

       하지만 루체와 아리아의 의사는 확고했기에, 페르난도는 그 의문을 입에 담을 수 없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박하향긔 님 조회수 500만 축하 후원 감사드립니다!!!!!

    AND2010님 무려 100코인 후원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 다들 사랑합니다!!!!

    다음화 보기


           


The Academy’s Weakest Became A Demon-Limited Hunter

The Academy’s Weakest Became A Demon-Limited Hunter

AWBDLH, 아카데미 최약체는 마족 한정 먼치킨이 되었다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possessed the weakest character in my favorite game’s Hell Mode. I want to survive, but the way the main character is being controlled is atrocious. It can’t be helped. I have to stop the bad ending myself.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