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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8

       

        

        

        

        

        

        

       -지금부터 제3회 아시아 예선전의 결산을 시작하겠습니다!

        

        

        

       “어째 기뻐보이네요.”

        

       “히히, 그렇게 보여요? 요즘 들어 핫한 어느 분이 가르쳐준 덕분에 2등까지 올라왔거든요.”

        

        

        

        고작 몇 분 만에 사람의 자신감을 한계까지 치솟게 만들어줄 수 있을 듯한 웅장한 음악이 스피커로부터 쏟아지며, 그에 맞춰 경기장이 들썩거리고 있었다.

        

        게다가 결산에 앞서,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겠다는 듯 가상현실과 현실을 가리지 않고 모인 시청자들이 열띤 응원 경쟁을 벌이는 중이었다. 벽면을 가득 메운 홀로그램 플레이트를 통해 출력되는 VR 시청자들의 모습이 더더욱 열기를 더했고.

        

        나와 다이스도 어떻게 보면 VR 시청자이자 참가자였지만.

        

        신원 보호를 위해, 중앙 무대 위에 올라와있는 이 둘의 몸은 천장의 프로젝터로부터 출력되고 있는 홀로그램을 통해 구현된 것이었으니까.

        

        

        …그건 그렇고, 뭐라고 해야 하나. 요즘 들어 다이스의 칭찬이 조금 더 스스럼없어진 것 같다. 아니, 너무 완고하게 표현했나. 그냥 부끄러움을 모르게 되어버렸다고 표현하는 게 더 올바를지도 모르겠다.

        

        물론 얘가 상실한 부끄러움은 전부 내 몫이었고.

        

        드디어 합법적인 본선 진출 기회를 거머쥐었다는 사실이 기쁘기야 하겠지만…그나마 지금은 아주 약간의 정상참작은 가능했다. 나와 둘이서만 있는 시점에서 그런 말을 했기 때문이었다. 말했듯이 아주 약간만이긴 한데.

        

        황급히 화제를 돌린다.

        

        

        

       “작년에도 이랬나요?”

        

       “그랬죠. 근데 그때는 시설이 지금보단 조금 열악했었고…그래도 이번에는 선수와 시청자 간 분리가 아주 잘 되어있어서 비교하기 어렵죠. 과장 많이 보태자면, 경기 끝나고 쉬러 가면 지금이 아시아 예선전인지 비시즌기인지 구별하기 조금 힘들 정도라니까요.”

        

       “어어, 투머치.”

        

        

        

        다이스의 투머치 토크 재생 버튼은 아무래도 작년이라는 키워드인가보다.

        

        하지만 그렇다고 누르지 않을 수도 없었으니, 앞으로는 저 버튼을 대놓고 꾹꾹 눌러대는 것보다는 가장자리만 살살 쓰다듬어보도록 하자. 물론 버튼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경우도 많아서 문제긴 한데, 그건 어떻게든 임기응변으로 버텨봐야지.

        

        

        아무튼 그것과는 별개로, 지금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감회가 새롭다고 해야 하나? 그건 아니었다. 그것보다는 그동안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가 풀림에 따라 느껴진 후련함이라고 해야 하나.

        

        비록 지금 당장에라도 미국을 향해 출국할 수 있긴 하지만, 내 스스로가 선택한 길의 끝에서 정식으로 미국으로 향하는 티켓을 거머쥐는 건 조금 더 값지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런 느낌이다.

        

        물론 아직 본선 진출자 – 솔로잉 기준 – 명단조차 공표되지 않은 시점이었기에 이런 생각은 조금 그럴지도 몰랐지만…단순 생각이니까.

        

        

        

       -지금부터 나라 순위를 발표하겠습니다!

        

        

        

        촤라락 펼쳐지는 홀로그램.

        

        발표는 거칠 게 없었고, 한국의 국기는 가장 높은 곳에서 타국을 굽어살피고 있었다. 비단 나와 다이스만이 잘하여 거머쥔 승리가 아니라, 한국 유저들이 개별적으로 획득한 점수의 평균 자체가 작년에 비해서도, 그리고 타국 국가대표에 비해서도 높았다.

        

        하고자 하면 여기서도 역시 감회를 느낄 수 있었겠지만, 이미 어제와 오늘 동안 무수한 디브리핑을 겪으며 모두의 실력이 어떻게 향상되었는지를 충분히 겪었다. 구태여 다시 생각에 잠길 필요는 없을 것이었다.

        

        그럼에도, 몇 번이고 목청이 터져라 성원을 보내주는 수많은 시청자들의 모습은 여전히 생경했다.

        

        

        

       “다섯 명이라. 작년에는 고작 세 명이었는데…그래도 실질적으로 딱히 늘어나지는 않았네요. 저랑 유진 씨 빼면 고작 세 자리밖에 안 남잖아요?”

        

       “자신 있어요?”

        

       “저기 바로 다 나오는데요, 뭐.”

        

        

        

        세로로 배열되어있던 다섯 개의 국기.

        

        그것이 빠르게 움직이더니, 가로로 재배열되며 홀로그램이 아래로 내려온다. 마치 벽에 걸린 족자가 중력에 의해 촤라락 펼쳐지듯, 국기의 밑으로 이제는 익숙한 닉네임들이 나열되고 있었다.

        

        유진, 다이스, 미카엘, 갬빗, 그리고 잉크.

        

        이에 따르는 예비 선발 인원들은 서밋, 코르부스, 크로스라인, 도베르만, 그리고 에블러. 그리고 그와 동시에, 동일한 형태의 나열이 일본과 러시아, 대만,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국 국기 아래로 내려왔다.

        

        그렇게 명단이 확정되었다.

        

        

        중앙 무대는 현실에 있었기에, KSM마냥 무대가 천변만화하며 본선에 진출하게 된 인원들을 사회자의 옆으로 강제로 끌어내지는 않는다. 그저 보유하고 있는 전자기기를 통해 – 혹은 나나 다이스와 같이 가상현실에서 투영된 이들은 메일로 본선 진출권을 수령받을 뿐.

        

        내용이 너무 방대해 자세히 적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12월 중후반의 어느 날짜가 적힌 비행기 일등석 티켓과, 추후 어떤 스케줄이 있을지를 예상하여 전부 적어놓은 내용이 포함된 – 두툼한 PDF 파일까지 같이 첨부된 메일이었다.

        

        작년에도 이러했었냐고 물어볼까 했지만, 다이스의 반응이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것을 보아 아마 그럴 확률이 높을 듯했다.

        

        

        

       ───와아아아아아!

        

        

        

        이번에야말로 모든 본선 출전자들을 위해 평등하게 쏟아지는 함성.

        

        분명 모두를 축하해주고 있는 것 같았지만,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처럼 들린다. 분명 그렇게 느끼는 것만은 시청자들 뿐만이 아니겠지.

        

        하지만 감상적인 시간은 이제 끝이었다. 내가 가르치는 사람의 수는 한계치까지 줄어들었으며, 이번이 마지막일 것이었다 – 내가 내년에 또 이 자리에 서있는다면 모르겠지만, 그래도 1년. 상당히 긴 시간임에 틀림없다.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던 찰나, 다이스와 시선이 마주쳤다.

        

        

        

       “…왜 그런 표정으로 봐요?”

        

       “잘 다녀와요.”

        

       “어딜 다녀오라는───”

        

        

        

        지이잉.

        

        그와 동시에 시야가 검게 리셋되더니, 다음 순간 나는 사회자의 옆에 서있었다.

        

        무심코 올려다본 천장. 우수한 시력이 아까와는 다르게 각도가 살짝 달라진 홀로그램 투영기를 확인했다. 뭐라고 해야 하나, 이게 바로 VR의 맹점이란 건가. 현실의 몸으로 이곳에 온 게 아니기에 저쪽으로 역소환될 가능성도 고려했어야만 했는데.

        

        아무튼 당연하게도, 이곳에 올라온 이유는 별 게 아니었다.

        

        인터뷰.

        

        

        등 뒤에서 이번 아시아 예선전에서 내가 행했던 오만가지 플레이들이 쏟아지듯 재생되는 사이, 나는 당연하게도 마이크를 넘겨받게 되었다 – 뭐라고 해야 하나, 예상을 미리 해둘 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일반적으로는 아시아 예선전 1등 인터뷰가 없을 거라 생각하긴 어렵기도 하고.

        

        여하간, 사회자의 목소리를 귀에 담을 때였다.

        

        여러 미사여구를 흘려보내며, 이곳에 모인 만 명의 인원들을 눈으로 훑어보았다.

        

        

        

       “─아시아 예선전, 올해의 플레이어로 선정되신 것을 정말 축하드립니다. 기분이 어떠신가요?”

        

       “본선을 어떻게 준비할지를 고민 중이라고 하면, 너무 인간미가 없는 것처럼 보일까요?”

        

       “하하,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미 충분히 탈인간이시니까요.”

        

        

        

        …이미…내 이미지는…망했구나.

        

        돌아가면 다이스가 얼마나 낄낄댈지가 벌써부터 눈에 선했다.

        

        아무튼, 아시아 예선전의 질문은 KSM이나 예선 랭크 때와는 본질적으로 완전히 달랐다. 예컨대 어떤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는지, 또는 항상 최상위권 또는 1위에 드는 비법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들에서 슬슬 졸업할 때가 되었단 뜻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말한 만큼 이번의 문답 방식은 독특했는데, 시청자와 중앙 무대 위 선수를 가리지 않고 내게 각자 여러 질문들을 던져대었다. 말로 묻는다기보단 문자 형식으로 보내면 그것을 사회자가 읽는 것이었기에, 민감한 질문들은 다행히 사전에 차단되었다.

        

        그 와중 검열되지 않은 익명의 한국 선수가 보낸 – 요컨대, 19명 중 한 명이 범인이란 소리 – 질문이 꽤나 사소하면서도 인상적이었다.

        

        

        

       “하하, 다음 질문입니다. 어디 보자…네. 정-말 오래간만에 유진 선수의 사생활에 관련된 물음이 도착했군요. 다행히 민감한 수준과는 한참 동떨어져…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질문을 드리자면, 어느 분이 술은 잘 마시냐고 여쭤보는군요.”

        

       “술이요?”

        

        

        

        어….

        

        잠시 과거의 기억을 되새김질해보면….

        

        잠시만.

        

        왜 없지?

        

        그래도 그 와중 선명히 기억하는 게 있다면-

        

        

        

       “자세한 건 잘 모르겠는데, 옛날에 술을 못 마신다는 소리를 들어봤던 것 같긴 하네요. 조금만 마셔도 얼굴이 새빨개진다는 말을 들은 건 기억나는데…왠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하, 이건 상당히 놀라운 답변이로군요!”

        

        

        

        오오오- 하는 하나된 목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메웠지만, 나로서는 어떻게 상세히 답변해줄 수가 없었다. 기억이 상당히 많이 끊겨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대답하고 나니 또 사소하면서도 일상적인 수준에서의 약점이 또 하나 밝혀진 듯했다. 술을 마실 기회가 거의 없었기도 하고, 이곳에 돌아온 후로는 딱히 마신 적조차 없어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더니….

        

        궁금한 것들이 참 많은 사람들이었다.

        

        

        

       “네, 정말로 수고하셨습니다! 그러면 다음은-”

        

        

        

        그렇게 몇 개의 질문을 더 답변하고 난 뒤, 사회자는 대단히 감사했다는 말과 함께 나를 원래 자리로 되돌려 보내고, 다음으로 다이스를 호출했다.

        

        어느새 천장에 뜬 시간이 오후 6시 30분을 가리키는 가운데, 타국 유저들도 하나둘씩 호출된다. 무대 위로 올라가는 이들의 명단을 보아하니 거의 본선 진출자 목록에서 뽑는 듯했다.

        

        그렇게 시간은 어느덧 마지막을 달려가는 듯했-으나,

        

        

        

       “아시아 예선전은 이걸로 안 끝나요.”

        

       “네?”

        

       “그새 잊어버리셨구나.”

        

        

        

        그와 동시에 이어지는 사회자의 말.

        

        

        

       “자, 그동안 경기를 관람해준 모든 분들께 정말로 감사 인사를 드리며, 저는 이만 이 자리에서 물러나 내년을 기약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아직 아시아 예선전은 끝난 것이 아닙니다!”

        

        

        

        휘익!

        

        그와 동시에 중앙 무대가 다섯 갈래로 나뉘더니, 바깥과 길이 이어진다.

        

        그 순간 이전에 읽었던 여러 대회 설명 중 –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하나.

        

        

        

       “현 시간부로 선수 분들과의 추첨 팬미팅이 있겠습니다-!”

        

        

        

        아.

        

        열띤 목소리로 팬미팅 추첨을 언급하는 사회자와, 홀로그램 패널을 가득 메운 추첨 화면을 보며, 나는 자조적인 웃음을 작게 내뱉을 뿐이었다.

        

        

        잊어버릴 게 따로 있지, 하필 이걸.

        

        

        

        

        

        

        

        

        

        

        

        

        

        

        인간이 지은 건축물들은 일견 거대해 보이지만, 사실은 순수한 인간의 수효만으로도 얼마든지 그 크기의 작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래서 갑자기 이런 말을 왜 하냐면,

        

        

        

       “…오늘 팬미팅 참여하는 분들이 몇 명이라고 했죠?”

        

       “오프라인 1500명, 그리고 온라인 1500명이니…도합 3천이네요.”

        

       “많기도 해라.”

        

        

        

        바글바글.

        

        인간이 지은 거대한 건축물 중 하나인 용산 e스포츠 경기장이라고 하더라도, 몇천 명 정도가 밀어닥치니 그야말로 발디딜 틈조차 없는 느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리고 여기서 다행인 점과 불행인 점이 하나씩 있었는데, 우선 전자를 설명하자면 – 이곳에는 나와 다이스 뿐만이 아니라, 도합 백에 달하는 각국…그러니까, 오늘 아시아 예선전에 참여한 모든 선수들이 전부 있었다.

        

        요컨대 알기 쉽게 공무원적 느낌으로 설명하자면, 스무 명이 종사하는 민원 창구가 다섯 개 있단 소리였다. 물론 한국 창구에 가장 길게 줄이 늘어서게 될 건 자명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는 시간이 덜 걸린다는 소리였다.

        

        하지만 이제 슬슬 불행스러운 점을 언급해보자면,

        

        

        

       “좁다, 좁아….”

        

       “어어, 유진 씨한테는 가까이 가면 안 돼요. 홀로그램 흐려져.”

        

        

        

        100명이 다섯 개로 쪼개진 채 각각의 부스 안에 머무르게 된 터라, 공간은 생각보다도 더 비좁아졌다.

        

        이걸 뭐라고 해야 하나, 인재?

        

        물론 우수한 사람이 아니라, 인적 재앙이란 뜻이었다.

        

        더해서 아까도 누가 말했듯이, 아직까지는 현실에 직접 등장할 생각이 없었던 나와 다이스는 현재 홀로그램으로 형태를 구축 중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어제 하모니와의 방송 중 사용했던 이동형 홀로그램 드론을 재사용하는 형태였다. 요컨대 움직임 제약도 많다는 소리였다.

        

        게다가 갑자기 드론이 고장나기라도 하면 그대로 끝이었으니, 아무래도 이 좁아터진 곳에서 나와 다이스만을 위한 공간을 일부라도 확보하기 위해 다른 이들에게는 약간의 수고가 더 들게 되었다.

        

        

        그러나 어쨌든, 시간은 흐른다.

        

        생전 안 해보던 팬미팅은 생각보다는 간단했다.

        

        

        

       “혹시 뱀꼬리에 몸이 휘감긴 느낌으로 사진 한 장만 찍을 수 있을까요?”

        

       “….”

        

       “앗, 그건 저도 못 해본 거라 안 돼요!”

        

       “…반대하는 이유가 뭐 그래요?”

        

        

        

        물론 간단하다고 해서 진짜 간단하지는 않았다.

        

        

        수상할 정도로 꼬리에 집착하는 나를 찾아온 팬들.

        

        안 그래도 홀로그램인 건 둘째치고, 왜 이런 걸 좋아하는지 도저히 모르겠는 – 일단은 일반인 감성을 아직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

        

        그리고 더 수상쩍은 이유로 꼬리와 함께 찍히는 걸 반대하는 다이스까지.

        

        내 입장에선 누굴 먼저 응징해야 하나 참으로 고민이 되는 순간이었다.

        

        

        

       ───찰칵!

        

        

        

       “와, 와, 와…이게 홀로그램인가? 진짜 퀄리티 좋네요.”

        

       “아유, 얼른 가요. 꼬리 칭찬하지 말구!”

        

       “흐히히, 오늘 경기 진짜 잘 봤어요! 항상 건승하세요-!”

        

        

        

        아유, 진짜.

        

        어쨌든 팬미팅은 팬미팅.

        

        결국 사진은 원하는 대로 찍어주었다. 게다가 당연하게도 한 명에게만 그런 혜택을 줄 수는 없었기에, 뒤에 길게 늘어선 줄 모두에게 그리 해주었다. 다들 오만가지 방법으로 꼬리를 원했다. 정신을 아찔하게 만드는 데 실로 탁월한 효과가 있었다.

        

        여하간 그것과는 별개로, 토탈 1500명에 달하는 인원들의 수는 예상보다 빠르게 줄어들었다. 통제를 맡은 직원 분들이 일을 잘 했던 것도 그렇고, 칸막이 등이 빡빡하게 세워져 이동 루트를 한정한 것도 큰 효과가 있었다.

        

        그리하여 대략 1시간 30분에 걸쳐, 나를 포함하여 이곳에 모인 100명의 인원들은 현실 인원 1500명만큼의 팬미팅을 전부 소화해내었다.

        

        다르게 말하면, 이제는 가상현실을 통해 추첨받은 인원들이 참가할 차례.

        

        

        한편 스태프들이 천장에 홀로그램 프로젝터를 바쁘게 설치하고 있는 와중, 다이스는 내 인터뷰가 퍽이나 인상적이었단 듯 슬쩍슬쩍 질문을 던져댔다.

        

        뭔가 했더니, 술 이야기.

        

        

        

       “진짜 술 별로 못 마셔요?”

        

       “아마 그럴 걸요. 그래서 이따가 술 마실지 안 마실지도 잘 모르겠어요.”

        

       “아이, 같이 마셔요. 주량이 얼마나 되는데요? 주사는? 막 꼬장부리고 그럴 거예요? 그럼 엄청 무서운데.”

        

       “그걸 아예 모른다니까요.”

        

       “그럼 제가 총대 멜게요.”

        

       “요즘은 총대를 멘단 말이 개인적인 호기심을 충족한단 뜻으로 바뀌었나요?”

        

       “히히히.”

        

        

        

        정말이지, 내가 못 살아.

        

        아무래도 나는 제자가 아니라 청개구리들을 키우고 있었던 걸지도 몰랐다.

        

        

        

       -[알림 : 현 시간부로 팬미팅을 재개합니다.]

        

        

        

       “으에에.”

        

       “얼마 안 남았으니 힘내보죠.”

        

        

        

        설치를 끝내고 작동을 시작한 홀로그램 투영기가 하늘에서부터 빛을 쏘아보낸다. 수십에서 수백, 어느덧 천에 이르는 가상 아바타들이 질서정연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굳이 이렇게 해야 하나 싶긴 했지만, 잡생각을 지운다.

        

        유종의 미를 거둘 시간이었다.

        

        아시아 예선전 솔로잉의 막이 내려가고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공식적인 아시아 예선전 이야기는 이걸로 끝입니다

    나머지는 사실 유진이랑 다이스 술자리와 후일담이네요

    비축분이 모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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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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