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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8

       *** ***

         

       신비정보조직 월복당.

         

       월복당의 본당이라 할 수 있는 지하는 상당히 추웠다. 그야 겨울에 지하에 있으니 아무래도 서늘할 수밖에 없겠지.

         

       전에 흑묘에게 얼핏 듣기로는 월복당원 중에는 무공고수가 없다 했던가.

         

       그 덕분인지 정보가 적힌 것으로 추정되는 서류들을 정리하는 월복당원들의 옷은 모두 두터웠다. 흑묘도 계속해서 뚠뚠이 상태를 유지중이었고.

         

       다른 점이라면 오늘은 목도리를 풀고 면사를 착용했다는 점일까.

         

       “월복당은 어찌보면 정보단체들의 연합체와 같은 구성을 하고 있어요.”

         

       “그래?”

         

       “월복당원 개개인들이 다들 각자 지방에서는 이름을 날리는 정보상들이니까요. 그런 정보상들을 하나 둘 모으다 보니 어느 새 월복당이 되었달까. 그런 거죠. 월복당원 개개인이 운영하는 정보단체의 이름을 빌려 활동하니 월복당이라는 이름은 퍼져나갈 리가 없달까요.”

         

       “월복당에서 전해 받은 정보들은 그 정보집단에서 보기에는 월복당원 개인이 알아낸 정보처럼 보여지는거죠.”

         

       “그렇군.”

         

       “정보 그 자체는 크게 돈이 되지 않아요. 진짜 돈이 되는 부분은 그 정보를 팔거나 팔지 않았을 때 어떤 여파가 일어날지를 예측해 움직이는 것이 돈이 되죠.”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좋은 예시가 바로 황금가의 몰락과 사천상인회의 타격이라고 할 수 있겠죠. ”

         

       “과연, 그렇겠지?”

         

       “황금가가 몰락하면 누가 가장 큰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까. 그걸 분석하고…판매해요.”

         

       “음?”

         

       전혀 예상외의 답변이 나왔다.

         

       “정보상은 정보상답게 딱 정보를 사고 파는 선에서 그쳐야 해요. 실질적으로 움직이면 물밑에 숨어 있을 수 없으니까요.”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월복당이 정보를 쥐고 흔드는 조직이라고 할지라도 사방에서 접점이 생기면 그 실체가 드러날 수밖에 없으니까.

         

       “월복당 본당에 모여 있는 월복당원들은 대부분 정보를 가공하는데 집중해요. 요새는…여일예의 원수들 일로 바쁘죠. 이미 처리된 여일예의 원수들이 쌓아 놓은 은닉 자산에 대한 정보를 가공해 팔아먹는게 쏠쏠하달까.”

         

       “음.”

         

       흑묘의 말을 듣고 잠깐 생각해 보았다.

         

       사천성의 부를 한손에 쥐고 있었던 황금가 가주 황금선의 비자금에 대한 정보라. 사람들의 물욕을 자극할 만한 정보였다.

         

       사천판 장보도라고 할 수 있을까.

         

       확실히 눈이 뒤집혀서 거금을 투자할 이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는걸.

         

       그 뒤로 흑묘의 안내는 계속되었다. 정보가 가공되는 정보실. 문서가 저장되는 보관실. 등등 상당히 체계가 잡혀 있는 모습.

         

       “잘도 이만한 조직을 세웠네.”

         

       “저 혼자 세웠다기보다는 월복당원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어요.”

         

       흑묘는 그때를 생각하고 있는지 드물게 아련한 표정이 되었다.

         

       “사실 이 정도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이런 단체를 만들려는 계획도 없었고요. 그저 제가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없어 뜻이 맞는 자들을 몇 명 모으기 시작한 것이 이렇게 되어버렸죠.”

         

       흑묘에게 있어 월복당이란 어떤 의미일까.

         

       대충 봐도 흑묘가 월복당과 월복당원들을 특별히 여기고 있는 건 알겠다. 그러나 그 특별함이 과연 흑묘에게 좋은 작용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 외로움쟁이 흑묘가 과거라고 외로움을 못 느꼈을까. 월복당원 중에서 흑묘에게 다가가려 한 자가 없었을까.

         

       멈칫멈칫하며 서로가 정한 선을 넘지 못하는 흑묘와 월복당원들을 보면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다는 것 정도는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일, 혹은 그 일들이 흑묘와 월복당원들을 옴싹달싹 못하게 묶어 버렸다고 해야겠지.

         

       흑묘가 지나갈 때는 일에 집중하던 척을 하다가 지나가고 나서야 그 뒷모습을 바라보는 월복당원들이나.

         

       나도 눈치챈 월복당원들의 행동을 모를 리 없음에도 그저 말없이 스쳐 지나갔던 흑묘나.

         

       내가 모를 사건 사고들 때문에 발이 얼어붙어있는 것이 느껴졌다.

         

       자 대충 견적은 나온 것 같군.

         

       결국 사건은 사건으로 덮는 법.

         

       어색하고 싸늘한 기운이 가득찬 월복당을 어디 한번 뜨거운 열기로 달구어 보도록 하자.

         

       *** ***

         

       ‘이래저래 쌓인 일들이 많군요.’

         

       흑묘는 자신의 자리에 쌓여 있는 서류 뭉치를 보며 어깨를 돌렸다. 월복당은 흑묘가 없어도 돌아가게 만들어진 조직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흑묘가 할 일이 없다는 것은 아니었다. 자리를 비운 사이에 쌓인 업무량만 해도 상당한 수준.

         

       흑묘는 한동안은 집무실에 틀어 박히기로 결정했다.

         

       ‘당주로서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

         

       기대감 어린 월복당원들의 시선이 뒤통수를 콕콕 찌른다던가. 늘 거리를 벌이기만 했던 월복당원에게 다가간다고 생각하는것만으로도 머리가 어지러워진다던가. 어떤 이야기를 건네며 입을 열어야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던가.

         

       그런 고민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당주로서의 책무를 다 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아무랑도 마주치지 않고 방에 콕 처박혀 있으면 그런 시선으로부터 도망칠, 아니 당주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업무 처리에 힘을 쏟고 있을 때였다.

         

       “일 열심히 하고 있냐?”

         

       “선배? 무슨 일인가요?”

         

       흑묘는 갑자기 나타난 호천안을 보면서 의아한 기색을 띄었다. 오늘 하루는 월복당원들과 기연에 대한 정보를 알아 본다고 하지 않았었나.

         

       “혹시 벌써 뭔가를 발견했나요?”

         

       “아니 그건 아니고…듣자하니 월복당 소유로 된 숲이 있다며?”

         

       “그렇지요.”

         

       “오늘 저녁에 거기서 고기나 구워 먹을까?”

         

       “음.”

         

       흑묘는 잠깐 고민했다. 제안 자체는 이상할 건 아니었다. 호천안과 여행중일때나 팔둔현에서 머무를 당시 종종 고기를 구워 먹고는 했으니까.

         

       ‘선배의 관심을 끌 만한 것이 없었나보네.’

         

       본디 소문에 의지해 기연을 찾아낸다는 게 말처럼 쉽지가 않았다. 기연이 왜 기연이겠으며 운명으로 내정된 자가 있다는 소리가 돌겠는가. 그만큼 발견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흑묘는 호천안의 기대감을 이해했다.

         

       ‘선배라면 그런 착각을 할 만해.’

         

       여일예에게 깨달음을 주었다는 소문을 듣고 호천안을 찾아온 흑묘. 그런 흑묘를 만나 이런 저런 모험을 하며 월복당의 정보력을 맛본 호천안이라면, 이 월복당 내부에 온갖 기연에 대한 정보가 쌓여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품을 법도 했다.

         

       잔뜩 기대를 하고 기연에 대한 정보를 뒤졌지만 월복당에서 제공한 정보라고 해 봐야 결국 저잣거리의 소문과 그다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겠지.

         

       “그래요. 그럼.”

         

       “거기 산지기용 오두막이 있다며? 그럼 신시 초에 거기에서 만나는 걸로. 고기는 내가 조달해 갈게.”

         

       “알았어요 선배.”

         

       흑묘에게도 나쁘지 않은 이야기였다. 고기도 구워 먹으며 선배의 상심도 위로하고, 여러 서적이 있어 화기가 엄금된 월복당 본거지를 벗어나 따뜻한 모닥불도 쬐고.

         

       하루 종일 집무실에 처박혀서 월복당원들을 피하는 것보다야 외출을 하는 편이 더 자연스럽기도 하고…

         

       ‘아니 무슨 생각을 하는 거람.’

         

       고개를 흔들어 상념을 떨친 흑묘는 다시 업무에 집중했다.

         

       해야 할 일은 많았다.

       

       한창 그렇게 업무에 몰두하던 흑묘는 문득 초에 시선이 닿았다. 초가 녹은 양을 가늠해보면 슬슬 신시에 가까운 시각. 호천안과의 약속을 떠올린 흑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아.”

         

       바깥의 찬바람에 몸을 움츠린 흑묘는 한숨을 내쉬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오두막에 들어서니 아직 호천안은 도착하지 않은 듯 아무도 없었다.

         

       흑묘는 일단 모닥불을 피웠다. 평상시에 월복당원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이니만큼 장작이나 기름 부싯돌 물 등이 제대로 구비되어 있었기에 불을 피우는 것은 금방이었다.

         

       타닥. 타닥.

         

       모닥불이 피어오르고 그 앞에 웅크려 앉아 온기를 즐기던 흑묘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러려고 본당에 복귀한 것은 아니었는데.”

         

       흑묘는 모닥불을 들여다보면서 생각했다. 대체 자신은 뭘 하고 싶었던 것일까.

         

       성장했는 줄 알았다.

         

       호천안과 마음을 터 놓았고 혁기린이라는 동성 친구도 사귀었다.

         

       그 뒤로는 초절정에 올라 눈의 기운을 제어하는 것에 성공했다.

         

       ‘혁기린 대협이 호 선배를 좋아한다고 했을때는 정말 눈앞이 캄캄했지.’

         

       우여곡절도 극복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성장했으니까 이 월복당에 딱 오면 모든 것이 잘 풀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월복당원들의 시선과 마주친 순간 흑묘는 그 모든 것이 자신의 착각에 불과했을 뿐이라는 걸 깨달았다.

         

       ‘어떻게…대해야 할지 모르겠어.’

         

       월복당원들과 시선이 마주친 순간 자신도 모르게 피해버리고 말았다. 그 뒤로는 자신을 쫒는 시선을 피해 이리저리 도망치기 바빴다.

         

       월복당원들과는 오랜 시간을 함께해왔다. 그렇기에 켜켜이 쌓인 이 오랜 기간의 앙금을 어떻게 털어내야 할지 모르겠다.

         

       관계의 재정립.

         

       이제 갓 마음을 열고 하나 둘 씩 사람을 받아들이고 있는 흑묘에게는 너무 어려운 과제였다.

         

       그렇게 청승을 떨고 있는 흑묘의 귀에 사람의 인기척이 닿았다.

         

       “호 선배가 왔나….”

         

       그런데 어쩐지 한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저어기 보이는구만.”

         

       “후우. 서두르세 조금 늦었구만.”

         

       흑묘가 그 자세 그대로 얼어붙었다. 지금 이 오두막을 향해 다가오는 많은 발소리들. 그리고 그 발소리들 사이사이에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들.

         

       설마…아니겠지?

         

       흑묘가 그렇게 굳은 채로 점차 소란이 커져가는 문쪽을 응시하고 있을 때.

         

       “이보게 호천안! 우리 왔네!”

         

       끼이익.

         

       “거 벌써 불을 피워놓고…”

         

       문이 열리고.

         

       무릎을 끌어안은 채로 모닥불을 쬐고 있는 뚠뚠이 흑묘와 오두막으로 들어오는 월복당원들의 시선이 마주쳤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어색한 사람들끼리 호천안 기다리기!

    *어제 무단으로 휴재를 때려서 죄송합니다.

    다 나앗다고 생각했는데 축난 몸을 생각하지 못한 모양입니다.

    대충 저녁 여덟 시쯤? 눈을 감았다 싶었는데 해가 떠 있더군요. 한 열두 시간 정도 잔 것 같습니다.

    코로롱 정말 독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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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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