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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8

       과거 본인이 신선계에 발을 들인 것은 그리 유쾌한 이유 때문은 아니었다.

       

       세상을 유랑하고 있을 무렵에 신선 놈들이 본인에게 덤벼든 일이 있었다.

       

       그들은 본인은 향해 세상에 위협을 가져 올 존재라 소리를 치며 공격을 해왔다.

       

       처음에 한 두 번 정도는 덤벼 든 신선을 박살내는 것으로 해결을 했지만 그런 일이 사람을 바꿔가며 반복되니 슬슬 귀찮아졌지.

       

       본인은 어디까지나 세상을 유랑하며 많은 곳을 둘러보고 싶을 따름이었는데 본인을 무슨 대마왕이라도 되는 것처럼 취급을 했으니.

       

       그래서 신선 몇 놈을 협박해 그 곳으로 가는 길을 알아내어 담판을 지으러 갔었다.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당시의 일은 그리 잘 풀리지 않았다.

       

       본인이 패했다는 것은 아니고 선계를 뒤집어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신선놈들이 포기할 줄을 몰랐던 것이 문제였다.

       

       결국에 검선 그 노친네를 본인이 쓰러트린 것을 기점으로 습격이 사라졌지만.

       

       덕분에 지금도 난 신선계로 가기 위한 방법을 대충 알고 있었다.

       

       “오오. 과연 이 곳은 영산이구나.”

       

       바루는 구름 너머까지 뻗어 있는 거대한 산을 보고는 감탄 어린 목소리를 냈다.

       

       나 같은 문외한이 보기에도 여러 힘이 깃들어있는 것처럼 보이던 곳이다.

       

       바루처럼 도술을 오랫동안 다루어 온 이에게는 훨씬 색다르게 보이지 않을까.

       

       “이렇게 기운이 짙은 곳이라니. 꼭 신선들께서 사는 곳 같구나.”

       “정답이다.”

       “…뭐?”

       “여기에선 신선들을 만날 수 있단 것이다.”

       

       신선다운 신선을 보기 위해서는 그들이 산에 설치해 둔 진법을 깨부수고 산꼭대기까지 올라가 신선계로 들어가는 문을 비틀어 열 필요가 있긴 하지만신선들이 사는 곳이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니.

       

       내 이야기를 들은 바루는 내 얼굴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돌려서 산 꼭대기를 멍하니 쳐다보다 다시금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뭐어어?!”

       

       반응이 거세구나.

       

       이런 모습을 기대하고서 아무 말 않고 여기로 데려온 것이긴 하다만 이 정도까지 재미난 표정을 지어줄 줄은 몰랐다.

       

       신선놈들이 뭐라고 어찌할 바를 몰라 우물쭈물대고 있는 것인지.

       

       “여기로 오면 어쩌잔 것이냐!”

       “기운이 강한 곳으로 가자 그러지 않았느냐.”

       “본인이 그리 말을 하긴 했지! 허나 그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괜찮다. 신선놈들이 무어라고.”

       “신선놈들…”

       

       바루는 내가 어깨를 으쓱이면서 한 말에 충격을 받은 듯 바보처럼 중얼거렸다.

       

       이 녀석은 신선놈들을 무언가 초월적인 존재들이라 생각하는 것일까?

       

       우화등선을 하긴 했으니 초월했다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실상 그리 괴물 같은 녀석들은 아니었는데.

       

       결국 그 놈들도 살아 움직이는 존재이지 않나.

       

       차라리 무섭기로는 처음 VR세상에 들어와 보았던 검은 것이 더 낫다고 본다만.

       

       “하긴 어차피 신선계 근처로만 가지 않는다면 신선들의 신경을 건드릴 일도 없으니 수련을 하기엔 적당한 곳이겠구나.”

       “무슨 소리를 하는 게냐. 신선계로 가야지.”

       

       기운이 강한 곳을 찾는다 하지 않았느냐.

       

       그렇다면 수련에 제일 적격인 곳은 문의 너머이지 않겠는가.

       

       내가 당연하다는 듯이 그리 말하자 바루는 멀뚱히 내 눈을 쳐다보다가 떠듬떠듬 목소리를 냈다.

       

       “진심으로 하는 말이더냐?”

       “당연하지.”

       “무슨 정신 나간 이야기를 하는 것이야! 네가 신선이라도 되느냐?! 어찌 신선계로 향하겠단 소리인가! 신선계란 것은…”

       

       바루는 와아악 소리를 내지르며 신선계가 어떤 장소인지를 설명했다.

       

       대개는 본인이 신선을 협박하야 들어보았던 설명이었기에 본인은 그 이야기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다.

       

       그러고 보면 신선계의 문을 비틀어 열 때에 커다란 현상이 일어날 터이다만.

       

       그러면 또 누군가가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커뮤니티에 올릴 것이고. 그러면 또 커뮤니티에서 본인을 향해 성토를 시작하겠지.

       

       오늘 본인이 머리가 깨질 듯한 것을 감수해가며 그들을 진정시켜 놓았거늘 또 다시 그들을 불태울 수야 없지.

       

       어차피 신선계로 간다 한들 무언가 곤란한 일이 생기는 것도 아니니.

       

       내게 무어라무어라 따지는 바루를 내버려 둔 채 창을 조작해 방송을 켰다.

       

       현실로 따지만 꽤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을 키자마자 사람들이 들어오는 게 보였다.

       

       – 화하!(화령 하이라는 뜻)

       – 이 시간에 왠 방송?

       – 머리 아프다고 쉬러간 거 아녔음?

       – 여긴 또 어디야.

       

       “무림에 존재하는 산이다. 사람들은 흔히 신선이 머무르는 산이라 하여 신선거라고 부르지.”

       

       – 화룡무인임?

       – 바루 있으니까 그런 듯?

       – 바루 왜 화내고 있어 ㅋㅋ

       – 목에 핏대 선 게 찐텐인데?

       

       “자세히 설명하자면 길다만 신선계에 가자 그랬더니 저런 반응이구나.”

       

       – 네? 어디요?

       – 신선계???

       – 이 사람 또 뭔 짓을 저지르는 거야.

       

       들어오는 사람들마다 내가 신선계라는 말을 꺼낸 것에 의문을 표하기에 대략적으로 현재의 상황을 요약해 주었다.

       

       바루에게 도술을 배우기로 한 것이라던가.

       

       그를 위해 기운이 강한 곳으로 가야 한다기에 신선거를 찾아온 것이라던가.

       

       – 전마협회장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결국 마법 공부하기 귀찮아서 도술로 도망쳤다는 거죠?]

       

       “도망이라니. 무슨 소릴. 효율적 선택이라고 해다오.”

       

       도망을 쳤다 그러면 본인이 비겁자처럼 비치지 않나.

       

       본인은 어디까지나 계산 하에 도술을 배우는 편이 효율적이라 생각했을 뿐이다.

       

       – 그게 그거 아닌가?

       

       “어허. 퇴출당하고 싶으냐?”

       

       – 눈치 있으면 ㄹㅇ ㅋㅋ만 쳐라.

       – ㄹㅇ ㅋㅋ

       – 암튼 효율이라고ㅋㅋ

       – 암요. 화령님이 마법을 못 쓰겠음?

       

       이제야 만족스럽군.

       

       한 순간에 돌변하여 본인을 칭찬하는 이들을 구경하던 중에 후원이 하나 날아들었다.

       

       – 화악귀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근데 신선거에서 신선 만날 수 있음? 나 저번에 신선거 하루 종일 돌아다녔는데 짐승밖에 못 봤는데.]

       

       “그는 아마 신선놈들의 진법에 휘말려서 그런 걸거다. 진법을 통과하지 못하면 신선이 있는 곳엔 결코 갈 수 없으니까.”

       

       – 그런 것도 있었음?

       – 어쩐지 암것도 없더라.

       – 퀘스트 같은 걸로 트리거 달성해야 하나 보네.

       

       “분위기를 보아하니 신선계로 들어선 이는 아무도 없는 모양이구나.”

       

       – 아마도?

       – 일단 공개된 사람 중엔 없음.

       – 근데 거기 들어가려면 우화등선해야 하는 거 아닌가?

       – 그렇지?

       – 이 사람 어케 들어가겠단 거임?

       

       신선계를 들어선 이가 없다니 잘 되었구나.

       

       그 곳은 일단 생긴 것만 따지자면 무림의 여러 풍경 중에서도 아름답기로 손에 꼽는 장소이니 분명 보는 맛이 있을 터.

       

       “내 말 듣고 있느냐?!”

       

       무작정 화를 내다 무언가 이상하단 걸 깨달았는지 바루가 내 앞에 서선 나의 눈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결국에 네가 하고 싶은 말은 그 곳이 신선이 아니라면 들어갈 수 없는 장소라는 이야기 아니더냐.”

       “그래! 그 곳은 우화해야지만 갈 수 있는 곳이니까!”

       “그것은 네 편견이다.”

       “허?”

       

       당장에 본인은 우화는커녕 신선이 되고자 노력한 적도 없거늘 그 곳에 들어갔다가 나오지 않았는가.

       

       그 곳에 우화해야지만 갈 수 있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세상의 편견에 불과하다.

       

       문이 있고 길이 있는데 어찌 신선이 되어야만 저 너머로 갈 수 있다는 소리인가.

       

       “따라오거라. 그를 보여줄 테니.”

       “아니. 민가야. 민가야!”

       

       바루는 투정을 부리면서도 결국에 내 뒤를 따라왔다.

       

       그렇게 산의 앞에 도달한 나는 바루를 어깨에 올려두고는 허공을 밟아 숲의 위를 걸었다.

       

       신선거는 험준함으로도 유명한 산이니.

       

       이 산의 길에 익숙하지 못한 자라면 길을 잃기에 딱 좋은 곳이다.

       

       그런데 굳이 산을 밟아 가면서 고생을 자처할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느긋이 산을 오르다 보니 어느 순간 감각이 비틀리는 느낌이 들었다.

       

       도착했군.

       

       “진법이 설치되어 있구나. 내려 보거라. 내 분석을.”

       “괜찮다. 이를 통과하는 법은 알고 있으니.”

       

       나는 답보를 끝마치고 숲으로 내려왔다.

       

       “부술 생각은 아니지?”

       

       본인이 대지에 안착하기 무섭게 바루가 불안한 듯 나를 바라보면서 그리 물었다.

       

       – 이 사람이라면 그럴 것 같아ㅋㅋ

        – 전적이 워낙 화려해서.

       – 하지만 통과했죠.

       

       “본인을 무어라 생각하는 것인가.”

       

       물론 파괴는 훌륭한 해결책 중 하나이지만 커다란 소란이 뒤따르니 지금으로썬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없다.

       

       나는 그렇다치고 바루의 안전을 보장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으니 말이다.

       

       다른 방법이 있는 지금은 굳이 그를 택할 이유가 없지.

       

       “그럼 어찌할 생각이냐. 이 진법은 본인이 보기에도 무척이나 까다롭다만.”

       “보고 있거라.”

       

       과거 본인이 이 산에 쳐들어왔을 무렵 본인은 뒤를 살필 이유가 없는 인간이었기에 진법이 본인을 귀찮게 만들기에 박살을 내려 했다.

       

       그러니 신선 중 하나가 본인을 만류하더군.

       

       이것은 신선들의 역사가 담긴 진법이라면서.

       

       그는 자신이 진법 너머로 가는 방법을 알려줄 테니 진법을 부수지 말아달라고 내게 간청했다.

       

       본인은 그닥 그 말이 믿음직스럽진 않았으나 상대가 어떤 수작을 부리건 부술 자신이 있었기에 신선의 말에 따라 주었다.

       

       놀랍게도 신선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가 시키는 대로 했더니 진법 너머에 있는 신선계의 문 앞에 도착할 수 있었던 것이다.

       

       본인은 여전히 그 방법을 기억하고 있지.

       

       우선 앞으로 가서…

       

       [신선의 조각이 효과를 발휘합니다.]

       [진법을 통과합니다.]

       

       예전에 배운 것을 사용하기 위해 진법으로 발을 내딛었더니 주변의 풍경이 바뀌었다.

       

       척박한 돌산의 정상에 설치된 나무로 된 문은 이질적이었으나 거기에 담긴 기운은 결코 가볍지 아니하였으니.

       

       그는 내가 기억하는 신선계로 가는 문이었다.

       

       어라? 이 무슨.

       

       “오오! 민가야! 계획이 있었던 게로구나!”

       

       바루의 놀란 듯한 표정에 따라 채팅창의 반응도 뜨거웠다.

       

       – 역시 화령님! 다 방법이 있으셨군요!

       – 믿고 있었다고 젠장!

       – 누구 화령님 의심한 불경한 사람 있음?

       – 누군진 모르겠지만 그런 사람은 밴해야 할듯?

       – 그거 다 짜르면 여기 중 반은 날라갈 걸.

       

       “…그래. 내 말하지 않았느냐.”

       

       실은 계획이고 개뿔이고 내가 바라는 대로 된 것이 아무것도 없지만 일단 자신만만한 체를 했다.

       

       어쨌든 간에 결과만 좋으면 그만인 것 아니겠는가.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구나.”

       

       목소리가 들려와 시선을 돌리니 문의 옆에 앉아 있던 노인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검선? 저 노친네가 왜 이 곳에 있단 말인가.

       

       “그 옆에는 신령인가?”

       “예. 산신령인 바루라고 합니다.”

       

       바루는 평소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공손한 어투로 검선에게 고개를 숙였다.

       

       무어냐 바루야.

       

       네 마음 속의 신선이라는 것이 그리 대단한 존재더냐?

       

       강함으로만 따진다면 본인이 저것들보다 대단하거늘 내겐 한 번도 공손함을 표한 적이 없으면서!

       

       “그리 긴 시간이 흐르지도 않았거늘 많이 성장했군. 몸이 정신을 따라가고 있는 것인가?”

       “칭찬해주어서 고맙다만 비켜주겠나? 이 너머로 가야해서 말이다.”

       “으음. 그건 허락할 수 없군. 아직 그대는 저 너머로 가기엔 부족하니까.”

       

       문 앞을 가로 막은 검선이 웃음을 짓는 것을 본 나는 일이 귀찮게 되었음을 짐작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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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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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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