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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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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끄으…”
    ​
    ​
    제스는 몸을 웅크린 채 앓는 소리를 흘리기 시작했다. 
    ​
    ​
    “흐으…”
    ​
    ​
    숨이 점차 거칠어지고 눈동자에 초점이 풀린 듯 흔들리기 시작했다. 
    ​
    ​
    “크르릉…”
    ​
    ​
    그녀의 입술 사이로 뾰족하게 날 서있던 송곳니가 평소보다 더 뾰족하게 번뜩이고, 눈동자에 광채가 흐르는 것처럼 반짝거렸다.
    ​
    ​
    콰드득!
    ​
    ​
    찰나의 순간, 제스가 날듯이 뛰어올라 숙소 벽면을 쓸어내렸다. 거대한 짐승이 할퀴기라도 한 것처럼 한쪽 벽이 무너져내렸다.
    ​
    ​
    ***
    ​
    ​
    아우우우 -..
    ​
    ​
    리안은 밖에서 들려오는 날 선 짐승의 울음에 자연스럽게 문 쪽을 바라보았다.
    ​
    ​
    “이 소리는…”
    “히익..!?”
    ​
    ​
    질문이 형태를 만들기도 전에 들려온 날 선 비명에 시선이 자연스럽게 돌아갔다. 고양이 수인이 벽에 찰싹 달라붙어 하얗게 질린 얼굴로 덜덜 떨고 있었다. 다리 사이로 말린 꼬리가 ‘펑’ 하고 부풀어 올라 뭔가… 하여튼 좋은 상태로 보이진 않았다.
    ​
    ​
    파바밧!
    ​
    ​
    그녀는 등 뒤에 놓인 오이를 발견한 고양이처럼 놀라 팔짝 뛰더니 이내 리안의 침대로 달려가 이불 안으로 숨어버렸다.
    ​
    ​
    슬쩍 다가가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이불이 마구 춤을 추는 걸로 봐선 제대로 겁을 먹은 것처럼 보였다.
    ​
    ​
    ‘나가보자.’
    ​
    ​
    차라리 밖에 돌아다니는 다른 수인을 붙잡고 물어보는 게 답을 얻기 더 빠를 것 같아 숙소를 빠져나왔다.
    ​
    ​
    콰아앙!
    쿠구구구궁!
    ​
    ​
    “…!”
    ​
    ​
    밖으로 나오자마자 어디선가 큰 싸움이라도 일어나는지 거친 소음이 야영지를 뒤덮었다. 
    ​
    ​
    “우리도 가자!”
   “우오오옷!”
    “휘말리지 않게 조심해!”
    “멍청한 놈들아! 돌아와!”
    ​
    ​
    야영지 안은 난장판이었다. 무언가에 이성을 잃은 이들은 눈이 뒤집혀 무기를 들고 어딘가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고, 그나마 이성을 붙잡고 있는 이들은 무작정 뛰쳐나가는 이들을 말리고 있었다.
    ​
    ​
    “이게 다 뭔..일이래?”
    ​
    ​
    리안은 그저 지금 벌어지는 일이 이해되지 않아 멍한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개그 세계 특징 중 하나, 상황 설명이 필요한 주인공에겐 항상 설명을 해줄 사람이 나타난다. 
    ​
    ​
    그 법칙에 따라 커다란 그림자가 리안에게 다가왔다.
    ​
    ​
    “어서 안으로 몸을 피해라. 대장의 반려.”
    “엇?”
    ​
    ​
    거대한 그림자가 머리 위를 덮는 것과 동시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자 처음 텐트에서 보았던 간부 중 한명이 서 있었다. 가장 덩치가 컸던 여성 수인이었다. 
    ​
    ​
    “밖에 나와 있다간 대장에게 잡혀갈지도 모른다.”
   “예? 제스가 절 잡아… 갈 수 있다고요?”
    “아, 모르고 있었나?”
    ​
    ​
    그녀는 대수롭지 않은 일을 말하는 것처럼 태연하게 말했다.
    ​
    ​
    “대장은 첫 발정기를 앓고 있다.”
   “예?”
    “힘이 강한 수인일수록 첫 발정기는 격하지. 아무리 대장의 반려가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상대하려 했다간 죽을 거다.”
    “예?”
    ​
    ​
    머릿속에 버퍼링이 일어난 것처럼 버벅거려 “예?”라는 말만 반복적으로 튀어나왔다. 그녀는 그런 리안의 상태를 알아차리지 못한 채 계속 말을 이었다.
    ​
    ​
    “대장도 그걸 알고 사냥을 나선 거겠지. 피를 보면 상태가 꽤 나아지니까.”
    ​
    ​
    그녀는 그리 말하며 거대한 대검을 꺼내 들었다. 그녀의 덩치가 워낙 커서 그런지 대검이 아니라 평범한 검처럼 느껴졌다.
    ​
    ​
    “그러니 어서 숙소에 들어가서 숨을 죽이고 있도록 해. 대장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
    ​
    그녀는 그 말을 남기곤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앞으로 척척 나아가기 시작했다. 티는 나지 않았지만, 제스가 날뛰고 있는 사냥터에서 한껏 몸을 풀 생각에 잔뜩 흥분한 상태였다.
    ​
    ​
    리안과 그녀의 거리가 막 두 걸음 떨어졌을 무렵, 그녀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
    ​
    “왜 예정돼있던 시기보다 빠르게 발정기가 온 거지? 대장의 반려는 페로몬도 없을 텐데..”
    “…!”
    ​
    ​
    굉장히 호기심을 유발하는 대사를 남기고 그녀는 날듯이 달려 나갔다. 
    ​
    ​
    “아..”
    ​
    ​
    아쉬운 탄성만이 그녀가 떠난 자리에 흩어졌다. 
    ​
    ​
    ***
    ​
    ​
    이후 리안은 다른 수인을 붙잡고 ‘페로몬’과 ‘발정’의 연관성에 관해 물어보려 했지만, 다들 여러 의미로 눈이 돌아간 상태라 대답은커녕 도리어 습격받았다.
    ​
    ​
    “이성 특히 반려의 페로몬은 수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줍니다. 발정 시기나 횟수가 증가하기도 하고, 몸이 아이를 낳기 적합하게 변하기도 합니다. 남자들은 정력과 사냥 능력이 강해지고, 여성들은 하체와 가슴이 발달하고 사냥 능력이 발달합니다. 사냥 능력은 누가 아이를 보호하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보통 밖에서 사냥감을 사냥해오는 쪽의 힘이 더 강해집니다. 아… 이런 정보까진 필요 없으시죠..?”
    “아직 발정기가 오지 않은 수인이 그… 크흠, 반 -… 반려의 페로몬 때문에 발정 시기가 당겨지기도 하나요?”
    “아, 그런 경우는 굉장히 흔하죠.”
    ​
    ​
    리안의 앞에는 얌전히 무릎을 꿇은 수인 여러 명이 앉아있었고, 가장 앞에 앉은 이가 얼굴이 팅팅 부은 채 겸손한 자세로 설명을 늘어놓고 있었다.
    ​
    ​
    개그 세계나 다크 판타지 세계나 언제나 주먹은 가깝고, 대화하기 편한 수단이었다.
    ​
    ​
    리안은 피가 묻은 나뭇가지를 든 채 뜨겁게 달아오른 얼굴을 손등으로 가렸다.
    ​
    ​
    ‘그러니까 결국은… 나 때문에 제스가 바, 발정..그 상태가 됐다는 말이잖아.’
    ​
    ​
    이쯤 되면 여기가 다크 판타지 세계인지 미연시(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세계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진도가 고백과 동시에 모텔로 향하는 수준이었다.
    ​
    ​
    상황이 어지러운 와중에 리안이 할 수 있는 선택지는 두 가지 뿐이었다.
    ​
    ​
    책임을 지고 제스의 발정기를 해결해주던가.
    얌전히 숙소로 돌아가던가.
    ​
    ​
    ‘당연히 나는…!’
    ​
    ​
    리안은 책임감 있게… 숙소로 얌전히 돌아갔다. 여기엔 다양한 이유가 존재했다. 그런 과감한 도전을 하기엔 리안이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
    ​
    ‘이 육체 내 것도 아닌데다가… 엄청나게 약하잖아.’
    ​
    ​
    밖에서 들려오는 폭탄이 터지는 듯한 소리를 봐선 정말 발정기에 휘말려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
    ​
    그렇게 하루가 흘러, 다음 날 아침. 
    ​
    ​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야영지는 잠잠해졌지만, 식탁은 풍성해졌다. 주변 구역을 차지한 강력한 몬스터는 물론 동물들까지 가리지 않고 사냥한 덕분에 고기가 산처럼 쌓여있었다.
    ​
    ​
    수인들은 제 몸의 다섯 배 가까이 먹으며 아침부터 점심까지 고기를 뜯어댔다. 리안은 적당히 배를 채운 후 조용히 제스의 숙소로 향했다.
    ​
    ​
    어제의 거친 난동이 있던 탓인지 그녀의 숙소 주변은 고요했다. 새삼 대장의 힘을 두 눈으로 목격하게 된 수인들이 알아서 슬슬 기다 못해 주변에 접근도 하지 않은 탓이었다.
    ​
    ​
    제 숙소와 달리 제스의 숙소는 텐트 형식이었다. 원래 숙소는 리안이 머무르는 곳과 비슷한 오두막이었지만, 어제의 난동으로 많은 건물이 무너져 어쩔 수 없이 남는 텐트를 숙소로 쓰는 듯했다. 
    ​
    ​
    몇몇 수인들은 모포만 덮고 잠을 청하거나 비좁은 텐트 안에 비집고 들어가 잠을 청한다는 걸 생각해보면, 확실히 대장은 대장이구나 싶었다.
    ​
    ​
    텐트 앞은 두꺼운 천이 몇겹으로 덮고 있어 옆으로 밀어 틈을 만들거나 위로 들어올려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리안은 틈을 만들어 캄캄한 텐트 안쪽에 말을 걸었다.
    ​
    ​
    “제스..? 저, 잠시 대화할 수 있을 -…”
    ​
    ​
    사춘기 딸의 방을 찾은 아빠처럼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기 무섭게 어둠 속에서 새 하얀 손 두 개가 훅하고 튀어나와 리안의 어깨를 잡아 안으로 끌어당겼다.
    ​
    ​
    “우왁!”
    ​
    ​
    갑작스러운 습격에 리안은 순식간에 텐트 안으로 끌려들어 갔다. 천이 펄럭거리다 이내 입구를 가리자 주변이 어둠에 휩싸였다. 리안은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와중에 베개에 얼굴이 짓눌린 듯 숨이 막혀 두 팔을 버둥거렸다. 
    ​
    ​
    순간, 야영지로 마왕군의 암살자가 숨어든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은 콧속을 파고는 제스의 향기에 마비되어버렸다.
    ​
    “으으읍?! 푸하..!”
    ​
    겨우 주변을 더듬거린 끝에 바닥을 짚어 상체를 들어 올릴 수 있었다. 텐트는 생각보다 그리 어둡지 않았다. 낮에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어쓴 정도의 어두움이었다.
    ​
    ​
    그럼에도 리안이 주변이 캄캄하게 느껴졌던 건, 말랑하고 푹신한 곳에 시야가 가려졌었던 탓이었다. 
    ​
    ​
    “허억…! 미,미안 제스!”
    ​
    ​
    리안은 뒤늦게 자신이 베개라고 생각했던 게 제스의 가슴이라는 걸 눈치채곤 눈동자를 어디에다 둘 줄 몰라 마구 헤맸다.
    ​
    ​
    ‘발정기를 겪으면 신체가 변화한다더니 확실히… 으아아!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잖아!’
    ​
    ​
    제스가 틈만 나면 리안에게 달라붙다 보니 자연스럽게 크기(?)를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그렇다 보니 더 성장한 크기(?)를 곧바로 눈치챌 수 있었다.
    ​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Ilham Senjaya님 오늘도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3

네번 갈아 엎었습니다… ㅠㅠ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몇 번이고 갈갈한 끝에 한편 겨우 들고온 ㅠㅠㅠ
밀린거 다 올릴 때까지 쓰는대로 바로바로 올리겠습니다 ;0;

추천과 선작은 사랑입니다.다음화 보기

“끄으…”

제스는 몸을 웅크린 채 앓는 소리를 흘리기 시작했다.

“흐으…”

숨이 점차 거칠어지고 눈동자에 초점이 풀린 듯 흔들리기 시작했다.

“크르릉…”

그녀의 입술 사이로 뾰족하게 날 서있던 송곳니가 평소보다 더 뾰족하게 번뜩이고, 눈동자에 광채가 흐르는 것처럼 반짝거렸다.

콰드득!

찰나의 순간, 제스가 날듯이 뛰어올라 숙소 벽면을 쓸어내렸다. 거대한 짐승이 할퀴기라도 한 것처럼 한쪽 벽이 무너져내렸다.

***

아우우우 -..

리안은 밖에서 들려오는 날 선 짐승의 울음에 자연스럽게 문 쪽을 바라보았다.

“이 소리는…”

“히익..!?”

질문이 형태를 만들기도 전에 들려온 날 선 비명에 시선이 자연스럽게 돌아갔다. 고양이 수인이 벽에 찰싹 달라붙어 하얗게 질린 얼굴로 덜덜 떨고 있었다. 다리 사이로 말린 꼬리가 ‘펑’ 하고 부풀어 올라 뭔가… 하여튼 좋은 상태로 보이진 않았다.

파바밧!

그녀는 등 뒤에 놓인 오이를 발견한 고양이처럼 놀라 팔짝 뛰더니 이내 리안의 침대로 달려가 이불 안으로 숨어버렸다.

슬쩍 다가가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이불이 마구 춤을 추는 걸로 봐선 제대로 겁을 먹은 것처럼 보였다.

‘나가보자.’

차라리 밖에 돌아다니는 다른 수인을 붙잡고 물어보는 게 답을 얻기 더 빠를 것 같아 숙소를 빠져나왔다.

콰아앙!

쿠구구구궁!

“…!”

밖으로 나오자마자 어디선가 큰 싸움이라도 일어나는지 거친 소음이 야영지를 뒤덮었다.

“우리도 가자!”

“우오오옷!”

“휘말리지 않게 조심해!”

“멍청한 놈들아! 돌아와!”

야영지 안은 난장판이었다. 무언가에 이성을 잃은 이들은 눈이 뒤집혀 무기를 들고 어딘가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고, 그나마 이성을 붙잡고 있는 이들은 무작정 뛰쳐나가는 이들을 말리고 있었다.

“이게 다 뭔..일이래?”

리안은 그저 지금 벌어지는 일이 이해되지 않아 멍한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개그 세계 특징 중 하나, 상황 설명이 필요한 주인공에겐 항상 설명을 해줄 사람이 나타난다.

그 법칙에 따라 커다란 그림자가 리안에게 다가왔다.

“어서 안으로 몸을 피해라. 대장의 반려.”

“엇?”

거대한 그림자가 머리 위를 덮는 것과 동시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자 처음 텐트에서 보았던 간부 중 한명이 서 있었다. 가장 덩치가 컸던 여성 수인이었다.

“밖에 나와 있다간 대장에게 잡혀갈지도 모른다.”

“예? 제스가 절 잡아… 갈 수 있다고요?”

“아, 모르고 있었나?”

그녀는 대수롭지 않은 일을 말하는 것처럼 태연하게 말했다.

“대장은 첫 발정기를 앓고 있다.”

“예?”

“힘이 강한 수인일수록 첫 발정기는 격하지. 아무리 대장의 반려가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상대하려 했다간 죽을 거다.”

“예?”

머릿속에 버퍼링이 일어난 것처럼 버벅거려 “예?”라는 말만 반복적으로 튀어나왔다. 그녀는 그런 리안의 상태를 알아차리지 못한 채 계속 말을 이었다.

“대장도 그걸 알고 사냥을 나선 거겠지. 피를 보면 상태가 꽤 나아지니까.”

그녀는 그리 말하며 거대한 대검을 꺼내 들었다. 그녀의 덩치가 워낙 커서 그런지 대검이 아니라 평범한 검처럼 느껴졌다.

“그러니 어서 숙소에 들어가서 숨을 죽이고 있도록 해. 대장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그녀는 그 말을 남기곤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앞으로 척척 나아가기 시작했다. 티는 나지 않았지만, 제스가 날뛰고 있는 사냥터에서 한껏 몸을 풀 생각에 잔뜩 흥분한 상태였다.

리안과 그녀의 거리가 막 두 걸음 떨어졌을 무렵, 그녀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왜 예정돼있던 시기보다 빠르게 발정기가 온 거지? 대장의 반려는 페로몬도 없을 텐데..”

“…!”

굉장히 호기심을 유발하는 대사를 남기고 그녀는 날듯이 달려 나갔다.

“아..”

아쉬운 탄성만이 그녀가 떠난 자리에 흩어졌다.

***

이후 리안은 다른 수인을 붙잡고 ‘페로몬’과 ‘발정’의 연관성에 관해 물어보려 했지만, 다들 여러 의미로 눈이 돌아간 상태라 대답은커녕 도리어 습격받았다.

“이성 특히 반려의 페로몬은 수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줍니다. 발정 시기나 횟수가 증가하기도 하고, 몸이 아이를 낳기 적합하게 변하기도 합니다. 남자들은 정력과 사냥 능력이 강해지고, 여성들은 하체와 가슴이 발달하고 사냥 능력이 발달합니다. 사냥 능력은 누가 아이를 보호하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보통 밖에서 사냥감을 사냥해오는 쪽의 힘이 더 강해집니다. 아… 이런 정보까진 필요 없으시죠..?”

“아직 발정기가 오지 않은 수인이 그… 크흠, 반 -… 반려의 페로몬 때문에 발정 시기가 당겨지기도 하나요?”

“아, 그런 경우는 굉장히 흔하죠.”

리안의 앞에는 얌전히 무릎을 꿇은 수인 여러 명이 앉아있었고, 가장 앞에 앉은 이가 얼굴이 팅팅 부은 채 겸손한 자세로 설명을 늘어놓고 있었다.

개그 세계나 다크 판타지 세계나 언제나 주먹은 가깝고, 대화하기 편한 수단이었다.

리안은 피가 묻은 나뭇가지를 든 채 뜨겁게 달아오른 얼굴을 손등으로 가렸다.

‘그러니까 결국은… 나 때문에 제스가 바, 발정..그 상태가 됐다는 말이잖아.’

이쯤 되면 여기가 다크 판타지 세계인지 미연시(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세계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진도가 고백과 동시에 모텔로 향하는 수준이었다.

상황이 어지러운 와중에 리안이 할 수 있는 선택지는 두 가지 뿐이었다.

책임을 지고 제스의 발정기를 해결해주던가.

얌전히 숙소로 돌아가던가.

‘당연히 나는…!’

리안은 책임감 있게… 숙소로 얌전히 돌아갔다. 여기엔 다양한 이유가 존재했다. 그런 과감한 도전을 하기엔 리안이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이 육체 내 것도 아닌데다가… 엄청나게 약하잖아.’

밖에서 들려오는 폭탄이 터지는 듯한 소리를 봐선 정말 발정기에 휘말려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루가 흘러, 다음 날 아침.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야영지는 잠잠해졌지만, 식탁은 풍성해졌다. 주변 구역을 차지한 강력한 몬스터는 물론 동물들까지 가리지 않고 사냥한 덕분에 고기가 산처럼 쌓여있었다.

수인들은 제 몸의 다섯 배 가까이 먹으며 아침부터 점심까지 고기를 뜯어댔다. 리안은 적당히 배를 채운 후 조용히 제스의 숙소로 향했다.

어제의 거친 난동이 있던 탓인지 그녀의 숙소 주변은 고요했다. 새삼 대장의 힘을 두 눈으로 목격하게 된 수인들이 알아서 슬슬 기다 못해 주변에 접근도 하지 않은 탓이었다.

제 숙소와 달리 제스의 숙소는 텐트 형식이었다. 원래 숙소는 리안이 머무르는 곳과 비슷한 오두막이었지만, 어제의 난동으로 많은 건물이 무너져 어쩔 수 없이 남는 텐트를 숙소로 쓰는 듯했다.

몇몇 수인들은 모포만 덮고 잠을 청하거나 비좁은 텐트 안에 비집고 들어가 잠을 청한다는 걸 생각해보면, 확실히 대장은 대장이구나 싶었다.

텐트 앞은 두꺼운 천이 몇겹으로 덮고 있어 옆으로 밀어 틈을 만들거나 위로 들어올려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리안은 틈을 만들어 캄캄한 텐트 안쪽에 말을 걸었다.

“제스..? 저, 잠시 대화할 수 있을 -…”

사춘기 딸의 방을 찾은 아빠처럼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기 무섭게 어둠 속에서 새 하얀 손 두 개가 훅하고 튀어나와 리안의 어깨를 잡아 안으로 끌어당겼다.

“우왁!”

갑작스러운 습격에 리안은 순식간에 텐트 안으로 끌려들어 갔다. 천이 펄럭거리다 이내 입구를 가리자 주변이 어둠에 휩싸였다. 리안은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와중에 베개에 얼굴이 짓눌린 듯 숨이 막혀 두 팔을 버둥거렸다.

순간, 야영지로 마왕군의 암살자가 숨어든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은 콧속을 파고는 제스의 향기에 마비되어버렸다.

“으으읍?! 푸하..!”

겨우 주변을 더듬거린 끝에 바닥을 짚어 상체를 들어 올릴 수 있었다. 텐트는 생각보다 그리 어둡지 않았다. 낮에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어쓴 정도의 어두움이었다.

그럼에도 리안이 주변이 캄캄하게 느껴졌던 건, 말랑하고 푹신한 곳에 시야가 가려졌었던 탓이었다.

“허억…! 미,미안 제스!”

리안은 뒤늦게 자신이 베개라고 생각했던 게 제스의 가슴이라는 걸 눈치채곤 눈동자를 어디에다 둘 줄 몰라 마구 헤맸다.

‘발정기를 겪으면 신체가 변화한다더니 확실히… 으아아!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잖아!’

제스가 틈만 나면 리안에게 달라붙다 보니 자연스럽게 크기(?)를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그렇다 보니 더 성장한 크기(?)를 곧바로 눈치챌 수 있었다.


           


I’m the Only One With a Different Genre

I’m the Only One With a Different Genre

나 혼자 장르가 다르다
Score 7.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n the world of comedy anime, I was living an ordinary life until I became possessed by a dark fantasy novel I was reading before falling asleep. ‘Hahaha! Don’t hold a grudge -..!’ ‘Ugh, cough cough…seriously…my clothes are ruined.’ ‘…!?’ Though I was stabbed in the stomach, I calmly stood up and pulled out the spear. Originally, residents of the comedy world are a race that can be torn into 100 pieces and still come back to life the next day. ‘Stop it! Stop now! How long do you plan to sacrifice me?’ ‘No…I mean..’ ‘I’ve become strong to protect you…what have I become?’ Residents in the comedy world are just a race that vomits blood even if they stub their toe. I never made any sacrifices..but my delusion deepens and my obsession grows. One day, while I was half-imprisoned and taking care of some pitiful kids… ‘Are you the boss?’ ‘Excuse me?’ Before I knew it, I had become the behind-the-scenes boss of a huge underworld organ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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