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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9

        

       루키우스의 좌천은 마무리가 되었다.

         

       장관들에게 알려 외무부 소속으로 변경했지만.

         

       이내 테오도라가 직접 비서로 임명하며 루키우스의 소속은 이로써 해결이 되었다.

         

       물론 우리 쪽 정보가 털릴 가능성이 높지만, 마족 숭배자를 처단하기만 되는 상황이라 그 정도는 손해 볼 생각도 있다.

         

       단순히 손해라 볼 수는 없지.

         

       용의주도가 무엇인지 이참에 테오도라가 배우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대공 전하. 어젯밤 아몬이 로만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카를의 말에 내가 생각에 잠긴다.

         

       아몬이 어떻게든 자신의 세력을 키우기 위해 시도를 했으나 커다란 소득이 없었다.

         

       로만에 들어온 이유라고 한다면…

         

       “나를 몰아내는 쪽으로 대의명분을 세우기 위해서겠지?”

         

       “최근 첩보에 의하면 꽤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현재 제국민의 삶은 꽤 안정적이다.

         

       내가 처음 집권하고 두 차례의 전쟁이 터졌을 정도로 정국이 혼란스러웠지만 지금은 얼추 정리가 되었다.

         

       그러는 사이에 투자 기금과 개발기금을 돌리며 제국 전역을 개발하며 많은 돈이 풀렸으니.

         

       당장 제국에 대한 불만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불만이 있다고 한다면 내가 제국을 통치하는 상황에 불만을 품겠지.

         

       제국은 천년이 넘는 시간 동안 존속한 나라.

         

       그 긴 세월 동안 황제가 허수아비처럼 신하들에게 휘둘린 적은 여러 차례 있었으나 황제라는 자리는 명목상 제국의 통치자로서 항상 존재 했다.

         

       그리고 그 권신들은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

         

       그렇기에 내가 통치하는 현 상황에 대한 반발이 크다.

         

       아마 내가 아닌 테오도라가 통치했다면 더 크게 발전했겠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흐음… 아몬을 제외한 다른 마족 숭배자들은 어때?”

         

       최근 아몬을 제외한 몇 명의 마족 숭배자들을 찾아냈다.

         

       그들을 체포하지 않고 그들을 유심히 지켜보며 로커스트의 위치를 찾고 있지만 커다란 수확은 없다.

         

       “우선 당분간은 숨어서 미래를 기약할 듯싶습니다. 최근 마족 숭배자들의 회의 분위기가 절망적입니다.”

         

       저번 세나와 마족 숭배자들에게 걸리고 난 이후 신성력에 민감하다는 가설을 세우고 일반 요원들로 그들의 회의를 감시했었고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 후에 그들을 집중적으로 감시하며 정보를 캐고 있지만 로커스트에 대한 정보는 그리 많지 않았다.

         

       “확실히 마족 숭배자들 내부 여론은 혁명보다는 제국 하급 관료와 결합을 만들고, 자유 도시에 뇌물을 뿌려 제국의회 의원 자리를 얻는 방향으로 바꾼 거 같습니다.”

         

       그 말에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긴다.

         

       제국 정세가 안정적이다 보니 아무래도 혁명은 불가능하고 판단하고 내부를 흔들어 볼 요량인 거 같다는 생각에 내가 말한다.

         

       “내부부터 흔들어 보겠다는 건가?”

         

       “우선 이것 말고 딱히 방법이 없으니 우선 해보자에 가까운 거 같습니다. 거기다가 수십 년 뒤에 하급 관료가 고위 관료로 승진하면 또 다른 기회가 있을 거로 생각하는 거겠지요.”

         

       “수십 년 뒤까지 본다니. 정말 징글징글하네.”

         

       나는 도저히 수십 년 동안 게네들과 드잡질을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그럴 거면 차라리 마족 숭배자들을 모두 잡아들여 처형하고 떠나는 게 맞지.

         

       수십 년 동안 이렇게는 못 산다.

         

       “후우… 우선 저번에 말한 대로 아몬이랑 다리를 좀 놔 볼 수 있어?”

         

       내 말에 카를이 고개를 끄덕인다.

         

       “어렵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데 저번에 짜놓은 계획서대로 하실 겁니까?”

         

       그 말에 내가 쓰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 수밖에 없겠지.”

         

       “욕 많이 먹을 겁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인다.

         

       “나도 알아.”

         

       욕이야 지금도 먹고 있다. 여기서 조금 더 먹는다고 달라질 거는 없다.

         

       하지만 내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카를의 눈썹이 꾸겨진다.

         

       “만약 실패하면… 대공 전하의 명예가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겁니다.”

         

       “흐흐… 내가 오히려 내 명예로 로커스트의 목을 도박판에 올려놓을 수가 있다면 싸게 먹힌 거지.”

         

       명예가 너무 없으면 문제다. 통치에 부정적인 영향이 가니까.

         

       그렇다고 해서 로커스트를 저리 내버려 둘 수는 없다.

         

       지금이야 대비를 해 놨으니, 메뚜기떼를 대처할 수 있지만 수십 년 뒤에까지 비싼 성수를 구매하며 버티는 건 쉽지 않은 방법이다.

         

       차라리 내 명예와 로커스트의 목을 같이 도박판에 올려놓을 수 있다면 내 명예를 매우 높게 쳐주는 것일 테다.

         

       “교황이 반대할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카를.”

         

       누군가 반대하고 누군가 찬성이 이 사태를 해결해 줄 수 없다.

         

       “마족 숭배자도 안 넘어갈지도 모릅니다. 그들로서는 발로랑을 죽인 대공 전하가 모든 일을 망친 주범일 테니까요.”

         

       그렇게 카를이 고개를 저으며 말을 잇는다.

         

       “잃을 게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잘되면 그들은 마왕을 소환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겠지.”

         

       커다란 미끼를 던지고 낚시하는 게 내 장기라 할 수 있다.

         

       그러니 최대한 그들에게 먹음직스러운 걸 내어주는 척할 거다.

         

       “안 넘어간다면 그들은 대공 전하를 무너트리려 자신들과 접촉했다는 사실을 떠벌릴 텐데요?”

         

       최악의 경우가 마족 숭배자에게 내가 접촉했다는 사실을 떠벌리고 다니는 게 제일 큰 문제다.

         

       물론 교황청은 내가 마족 숭배자가 아니라 판단할 테지만 다른 국무위원들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어쩌면 유언비어가 더 퍼질지도 모르지만.

         

       마족 숭배자를 처단하는 데 진심인 교황청이 나를 마족 숭배자로 선언할 것도 아니다.

         

       “근데 정말 교황을 설득할 수 있겠습니까? 그분은 마족 숭배자라면 혐오하실 텐데. 그들에게 이득을 주는 행동을 찬성할 리 없잖습니까?”

         

       카를의 지적은 일리는 있다. 하지만 이미 고위 마족이 강림한 상황에서 언제까지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일.

         

       시간이 끌릴수록 우리가 불리해진다고 봐야 하니까.

         

       “대의를 생각하면 봐주지 않을까?”

         

       내 말에 단호히 고개를 젓는 카를을 보며 한숨을 내쉰다.

         

       “그럼 어쩔 수 없지. 우선 세나 수녀와 얘기를 나누어 봐야겠어.”

         

       오늘 세나 수녀는 대공부로 오지 않는 날이니 내일 다시 얘기를 나누어봐야지.

         

       “우선 이 정도로 마무리 짓고 확정되면 알려주시지요.”

         

       카를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하자, 내가 미소를 짓고 손을 흔들어 준다.

         

       “그래, 있다가 국무회의 때 봐.”

         

       그렇게 문을 열고 나가는 카를.

         

       -탁.

         

       문이 닫히자, 나도 모르게 표정이 굳는다.

         

       로커스트만 잡으면 모든 게 끝나는데…

         

       이 메뚜기 자식이 어디에 숨었는지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다른 로커스트의 위치는 고위 마족 숭배자가 아닌 이상 위치를 알지 못하는 거 같아 답답하다.

         

       “후우… 짜증 나네.”

         

         

         

       ***

         

         

         

       “폐하. 오셨습니까?”

         

       내가 집무실에 도착하자, 루키우스가 인사한다.

         

       “얼굴빛이 좋아졌는데?”

         

       대공부에서 벗어나게 되어서일까? 루키우스의 얼굴빛이 좋아 보인다고 느낀다.

         

       “하하… 그럴게 있겠습니까?”

         

       “대공부에 비해서 일이 많이 없지?”

         

       내 말에 루키우스가 머쓱 이며 뒤통수를 긁는 걸 보며 내 의자에 앉는다.

         

       너무나 크게 느껴지는 의자를 느낀다.

         

       마치 내 권력 같네.

         

       현재로서 내가 직접적으로 정치를 펼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하하… 그럴 리가요? 황제 폐하를 모시는 일이 쉬울 리가 없지요.”

         

       루키우스가 그렇게 말하지만 얼굴빛이 좋은 걸 보며 짜증 난다.

         

       “우선 루키우스 내 첫 신하니까. 너한테 시킬 일이 있어.”

         

       내 말에 루키우스가 진중한 얼굴로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며 말한다.

         

       “하교하십시오.”

         

       “알다시피 나는 황제파를 이끌고 있어. 하지만 중앙정치에 아무런 힘도 없지. 왜 그런지 알아?”

         

       내 말에 루키우스가 고개를 숙인 채로 답한다.

         

       “미련한 제 생각으로는 로만시에 군대가 없는 게 제일 큰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맞는 말이다.

         

       내가 그이보다 명분이나 법적인 권한이 많지만 온전히 행사할 수는 없는 이유는 오직 하나.

         

       군대가 없어서다.

         

       무기와 병사 앞에서는 제국의 법은 우습게 무너지니까.

         

       “맞아.”

         

       나에게는 군대가 필요하다.

         

       그이를 믿지만 황제로서 내 의무가 있으니까.

         

       언제까지고 허수아비 황제로 남을 수는 없는 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루키우스를 믿어도 될까?

         

       현재 황제파 귀족들에게 비밀리에 돈을 모으고 있다.

         

       이걸로 나만을 따르는 군대를 꾸릴 생각을 하고 있지만 준비해야 할 게 한둘이 아니다.

         

       막대한 무기를 조달하고 그들에게 훈련 시키고 먹고 입히는 문제가 쉬울 리가 없지.

         

       현재 내전 이후 로만에 배치된 대공국 병사는 1만.

         

       그들을 웃도는 숫자를 양성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군대를 양성하는 걸 포기할 수는 없는 일.

         

       그렇기에 나는 무력 집단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루키우스…”

         

       하지만 이 일이 그이가 알게 되면 훼방을 놓을 게 뻔한데… 루키우스를 믿어도 될까?

         

       아니야. 믿자.

         

       나는 그이처럼 냉혹하게 정치를 하고 싶지 않으니까.

         

       내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남자.

         

       그이에게 버림받은 루키우스를 나는 신임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니까 한번 믿기로 하면 끝까지 믿자.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며 결심한다.

         

       “루키우스. 나는 현재 무력 집단을 양성할 계획이야.”

         

       내 말에 루키우스의 어깨가 살며시 떨린다.

         

       “그러니까. 너의 임무는 그이 몰래 무력 집단을 양성하고 키우는 방법을 계획해.”

         

       내 말에 루키우스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입을 연다.

         

       “저 폐하… 정말 송구하게도 말입니다.”

         

       “뭐지?”

         

       “그… 군대 황제파 자금으로 양성하시는 거 말입니다.”

         

       나는 황제파 자금을 말한적이 없는데? 루키우스가 어떻게 아는거지?

         

       “응?”

         

       “이미 대공 전하께서 알고 계십니다.”

         

       “뭐?”

         

       그 말에 머릿속이 멍해진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근 여름이 다가왔는지 너무 더워진거 같습니다!

    더위 조심하시구!

    후원해주신 비공개님 감사합니다!

    연재 지연은 있지만 연중은 안할 생각입니다~

    다들 감사합니당~!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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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Master of the Empress

I Became the Master of the Empress

여황제의 주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They say to leave when the applause dies down, and so I tried to depart.

I intended to give the Empress, who had married me despite her utter disdain, the gift of our marriage annulment…

But the Empress glares at me and says,

[ Did you really think… I would let you go? ]

Something is going terribly wr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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