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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9

       

        

        

        

        

       “드디어 아시아 예선전도 끝이네요. 진짜 숨가쁘게 달려왔다.”

        

       “사실 어제죠. 듀오랑 스쿼드까지 포함하면 앞으로 한 달은 더 남았고. 물론 거긴 우리가 신경쓸 일은 아니지만….”

        

       “그것도 그렇죠. 아무튼 시간이 참 빠르긴 하네요.”

        

        

        

        쨍.

        

        월요일 오전 1시, e스포츠 경기장의 어딘가. 검붉은 색채를 담은 두 개의 글라스가 공중에서 부딪히며 청량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내부에 담긴 액체가 잘게 진동하더니, 이내 서로를 마주보고 앉은 두 명의 입술로 빨려들어갔다.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세련된 형태의 테이블 위, 슬그머니 놓인 와인잔 옆으로는 수많은 안주와 여러 개의 와인 보틀이 놓여있었다. 치즈와 햄, 초콜릿, 카나페, 감바스를 비롯한 다양한 안주들이 잘게 씹히기만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방 안에 퍼지는 산뜻한 와인 향기를 뒤로 하고, 방 안의 두 명 – 나와 유진 씨는 각자 대화를 나누는 와중이었다.

        

        

        

       ───와! 마셔라! 마셔라! 마셔라!

        

        

        

       “…옆 방은 난장판이네요.”

        

       “분명 유진 씨랑 제가 있었을 때도 저랬던 것 같은데…쟤네들은 간이 강철로 되어있나? 일찍 안 나왔었으면 즉사했을지도.”

        

       “그러게요.”

        

        

        

        홀짝홀짝.

        

        양주가 목을 넘어가는 와중에도 어쩔 수 없이 시선이 건너편으로 향한다. 유리잔 너머로 비치는 뱀녀는 샤프하면서도 청초한 외모에 맞지 않는 앙증맞은 몸놀림으로 술을 넘기고 있었다.

        

        나 자신도 술을, 그리고 양주를 그리 즐겨 먹는 것도 아니지만 – 사실 그다지 자주 접할 기회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 , 눈 앞에 있는 사람은 마치 태어나서 술을 처음 마셔보는 사람마냥 대하고 있었다.

       

        이미 좀 마신 상태에서도.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니, 아까 암시된 것처럼, 우린 이미 예선전이 성공적으로 끝난 후 저녁식사 및 술을 포함한 30명 가량의 단체 회식까지 치르고 온 상태란 말이었다. 요컨대 쉽게 말해 2차.

        

        그런데도 저 모습인 걸 보면, 참으로 한결같다고 할 수 있었다.

        

        

        

       “유진 씨, 얼굴 진짜 새빨개요.”

        

       “…제가 말했잖아요. 저 진짜 얼굴 빨리 빨개진다고.”

        

       “그것도 발현자라서 그래요?”

        

       “….”

        

        

        

        휙휙.

        

        그녀는 답지않게 소극적인 몸놀림으로 고개를 내젓는다. 그에 반응하려고 했지만 눈 앞에 있는 인물이 입을 여는 것이 한 박자 더 빨랐다.

        

        

        

       “그냥 제가 술이 약한가봐요.”

        

       “그래보여요. 아까 술자리에서 몇 잔 정도 마셨더라, 세네 잔? 그 정도면 소주 반 병 정도 아닌가? 근데 그렇게까지 얼굴이 빨개져요?”

        

       “…자꾸 똑같은 말 하게 만들지 마요.”

        

        

        

        하긴. 나도 그렇고, 자신의 몸도 제대로 모르는 게 사람이니까. 그저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다. 사실 넘길 수밖에 없다는 말이 더 정확하긴 했을 것이었다. 자꾸 물어봐서 분위기가 싸해지는 건 원하지 않았고.

        

        그래도 여태까지 보여준 모습으로는…글쎄다. 약한 건지는 잘 모르겠다. 진짜 약했더라면 이 즈음에서 조용히 뻗어 자거나 했을 텐데, 입으로는 그리 말하면서도 계속해서 마시는 걸 보아하면 또 그렇지도 않은 것 같고.

        

        하지만 뭐라고 해야 하나, 이전에 보여준 모습과는 상당히 달라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술이 들어갈수록 조금씩 유순해진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내 눈에 비친 모습은 그러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주사가 있었나…?’

        

        

        

        겉으로는 소주는커녕 맨날 밤에 야경 보면서 고급 안주와 와인을 걸칠 것 같은 인상이란 말을 많이 듣긴 했지만, 나 역시 한국에서 태어난 간 멀쩡하고 사지도 멀쩡한 사람이었다. 술과 밀접한 관계는 아닐지언정 경험이 없거나 적단 말을 붙일 수는 없단 소리였다.

        

        게다가 기억을 되짚어보면, 그래도 주량이 강하다는 말은 몰라도 약하다는 말은 최소한 들은 적 없었다. 사실 가끔씩 있는 술자리에서 항상 마지막까지 정신 붙잡고 있는 사람은 나라고 생각하긴 하는데, 확실하지는 않으니까.

        

        그래도 끊임없이 사람한테 말을 건다는 얘긴 몇 번 들어본 것 같다. 아마 그게 내 주사일지도.

        

        

        여하간, 안주도 좋은 걸 갖다줬고. 와인도 꽤 괜찮은 걸 받아버렸기에 술 특유의 맛보다는 향기와 산미, 그 외 여러가지가 더 많이 느껴졌다 – 그냥 술이 평소보다 더 잘 들어간단 소리였다.

        

        유진 씨도 좋은 술 같다는 말에는 동의했기에, 더 마셔도 괜찮을까 하는 말을 몇 번이나 하면서도 조금씩 홀짝대고 있었다.

        

        

        

       “유진 씨는 술 들어가면 조용해지는 타입이네요.”

        

       “…그런가? 저도 잘 모르겠네요.”

        

       “조금 맹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확실한 건, 술이 들어가기 전 항상 보여주는 확신과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은 온데간데없단 소리였다.

        

        날카로운 눈매도 어느새 상당히 가라앉았으며, 얼굴 전체에 서려있던 엄격과 진지, 근엄이라는 단어 대신 그 나이대의 사람이 보여줄 수 있는 순진무구한 표정이 들어찬다 – 비록 유진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평이하게 살아왔다면 이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아니, 뭐래. 술이 들어가니까 또 쓸데없이 감성적이게 되어가지고는.

        

        

        

       “그래도 항상 딱딱한 표정만 짓다가 그러니까 더 보기 좋네요. 좀 느슨하게 살아요.”

        

       “나름 느슨하게 살고 있는데에….”

        

       “그게 어떻게 느슨한 삶이에요? 막, 막 그 나이대의 사람이 누릴 법한 행복도 누리고, 지인들이랑 술도 마시고…잠깐. 생각해보니 지금 하고 있구나.”

        

       “바보.”

        

       “우이씨….”

        

        

        

        …근데, 생각해보니. 유진 씨가 나한테 이렇게 느슨하게 다가온 적도 없지 않나. 와인을 마시는 척하며 글래스 너머로 시선을 마주했다. 술이 들어가니 뭔가 묘한 인상이 되어버렸다. 사람이 순해지고, 착해졌다고 해야 하나.

        

        맨날 해대는 정신나간 기행과, 그걸 정당화하는 실력 사이의 갭을 통해 웃음과 당황을 주던 평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내가 술에 취한 줄 알았는데, 저 모습을 보니 척추를 타고 오르던 취기조차 사그라드는 기분이다. 아무래도 오늘도 나 혼자만 제정신인 상태에서 잠에 들어버릴지도 모르겠다.

        

        

        한편 그 와중, 유진의 스퍼트가 조금씩 빨라진다.

        

        누가 발현자 아니랄까봐 몸은 튼튼한지…술 잘 마시잖아, 이 사람. 설마 술이 약하다고 한 게, 내일 되면 술이 한 잔 이상 들어간 이후로부터의 기억이 몽땅 없어서 그렇게 말한 건가? 막 그런?

        

        진실이 암흑 속으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아마 그 진상은 오늘 나만이 알게 되겠지.

        

        페이스를 좀 낮추기 위해서라도 이런저런 말을 걸어야 할 타이밍이었다.

        

        

        

       “유진 씨는 막, 뭔가 재미있는 이야기 없어요? 썰이라든가, 아니면 여태까지 하고 싶었던 말이라든가, 앞으로의 비전…솔직히 이 정도 술 양이면, 내일 해뜰 때까지 떠들 수 있거든요.”

        

       “어…제가 그런 재밌는 사람은 아닌데.”

        

       “모든 이야기가 재미있으면 코미디언이죠, 그건. 아니다, 코미디언도 그렇겐 안 되겠다. 그냥 하고 싶은 얘기 있어요?”

        

       “그게….”

        

        

        

        잠깐의 정적.

        

        아무래도 뭔가 술이 더 들어가야 하나, 그런 직감이 스쳐지나간다.

        

        그래서 짠-을 한 번 더 한 다음, 그냥 내가 입을 먼저 열었다.

        

        

        

       “그러고 보니, 유진 씨. 저 하모니한테 들었어요. 꼬리로 하트하는 거 보여준 적 있다면서요? 진짜 가능해요?”

        

       “…아이구. 아무튼 가능하긴 해요.”

        

       “보여-”

        

        

        

        물론, 보여줄 수 있냐고 묻기도 전, 유진은 조금 툴툴대며 – 왜 사람들은 이렇게 꼬리를 좋아하는지에 대한 불평불만과 함께 – 꼬리를 꿈틀거렸다.

        

        천장의 조명 아래에서 아름답게 번들거리는 비늘. 그것이 흐느적대며 움직이더니, 이내 허공에 느슨한 하트를 그렸다. 이런 거였구나. 이 세상에서 오직 한 명만이 가능한 애정 표현이라고 생각하니, 나중에 유진 씨가 누군가 사귈 날이 올까 하는 궁금증이 문득 들었다.

        

        그럴 날은 딱히 오지 않을 것 같긴 한데….

        

        

        

       “…더 보고 싶어요? 슬슬 풀고 싶은데….”

        

       “네?”

        

        

        

        그 와중 마주치는 시선.

        

        붉게 물든 채 애매하게 피해지는 시선. 볼 위로 발그스름하게 피어난 붉은 홍조는 과연 술 때문인지, 부끄러움 때문인지. 슬그머니 웃으며 이제 그만 해도 된다고 덧붙이자 스르륵 풀린다.

        

        그러더니 이내 이어지는 말.

        

        

        

       “그동안 열심히 따라와서 보여주는 거예요.”

        

       “…그냥 부끄러우면 부끄럽다고 해요.”

        

        

        

        뭐라고 해야 하나.

        

        약간 그런 거 있잖은가. 평소에는 전혀 보여주지 않던 모습을 직관한 당사자들이 더 당황하는 그런. 지금 내 눈 앞에 날아든 저 광경도 대략적으로 비슷하긴 했다.

        

        아무튼 그녀는 방금 그걸로 브레이크가 살짝 느슨해졌는지, 조금씩 입을 열기 시작했다.

        

        

        

       “…당연하겠지만, 제가 어디 가서 보여줬다고 하면 안 돼요. 그래도 제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만 보여주는 거니까.”

        

       “오, 엄청 영광. 그런 의미에서 꼬리 만져봐도 돼요?”

        

       “바로 욕망이 새고 있어요.”

        

       “앗, 술을 마셔서 그런가.”

        

        

        

        하지만 그 와중 허벅지 위로 놓이는 무언가.

        

        유진 씨는 궁금함과 여러 감정이 섞인 표정으로 물었다.

        

        

        

       “…이게 진짜 좋아요? 남들은 다 좋다고 하는데, 꼬리를 다들 왜 이렇게 좋아하는 건지….”

        

       “어, 그. 감촉이 좋잖아요. 예쁘기도 하고. 말랑챱챱탱탱하고…게다가 저희들한테는 없는 거기도 하니까, 궁금하기도 하고…근데 생각해보니 너무 변태처럼 말하는 것 같기도 하네요.”

        

       “평소에 그렇게 생각했었죠?”

        

       “…유, 유진 선생님의 꼬리만 생각했습니다….”

        

       “으휴.”

        

        

        

        어쨌든 그렇게, 술이 들어간 김에 할 말도, 묵혀두었던 말도 전부 꺼낸다.

        

        비록 그 사이에서 건드려야 하지 말아야만 하는 부분이 여전히 남아있긴 했지만, 뭐어. 분명 언젠가는 말해주겠지.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상관은 없었고.

        

        목구멍으로 검붉은 액체를 다시금 삼켰다.

        

        와인과 새벽이 함께 섞여 목을 타고 내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으에….”

        

       “아으, 유진 씨이, 침대에 가서 자요…!”

        

        

        

        그그극.

        

        이제 술이 약한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상 위에 얼굴을 묻고 새근새근 자고 있는 유진을 어르고 달래며 간신히 깨웠다. 술 냄새와는 별도로 풍겨오는 부드러운 아로마. 샴푸 향기 같기도 했고, 여하간.

        

        몸무게가 200kg이 넘는 사람이었기에 어깨동무 같은 건 불가능. 대략 10분 가량을 열심히 깨운 덕분에 간신히 일어선 그녀가 몇 발자국 비틀거리며 몇 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침대 위에 걸터앉았다.

        

        물을 한 잔 가지고 온 상태에서 손에 쥐여주자, 반쯤 정신이 나간 모습으로 그걸 또 마신다.

        

        침대에 앉은 그녀의 옆에 걸터앉은 상태에서 물었다.

        

        

        

       “…이제 제대로 잘 수 있죠?”

        

        

        

        새근새근.

        

        숨소리만 들리는 상황. 혹여나 하여 어깨를 잡고 옆으로 움직여 베개에 얼굴을 뉘이게 만들어주니, 그저 미동도 없이 자기 시작했다. 안타까운 건지 다행인 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유진의 술버릇은 딱히 없었던 걸로.

        

        막바지에 가서는 테이블을 정리하며 먹었기에 상은 딱히 치울 필요가 없었고, 나 역시 간단히 이만 닦고 자야겠다 생각하며 시간을 확인했다. 유진 씨는 그 와중 침대에서 뒤척이고 있었고.

        

        대략 오전 3시가 되어서야 끝났네.

        

        슬슬 자야겠다.

        

        

        

       ───텁.

        

        

        

       “…에?”

        

        

        

        그리고 휘익.

        

        인간이 저항할 수 없는 거대한 힘에 이끌려, 막 그 자리에서 일어서려던 와중 침대에 누워버리고 말았다. 도대체 이게 뭔가 싶던 와중 온 몸에서 느껴지는 여러 감각.

        

        말랑하고, 부드럽고, 좋은 냄새…?

        

        

        

       “유, 유진 씨…?”

        

        

        

        등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

        

        다리 뿐만이 아니라 허리까지 조심스럽게 휘감은 꼬리.

        

        그리고 상체 뒤쪽에서부터 튀어나온 백옥같은 팔까지.

        

        부정하려고 해도 알 수밖에 없었다.

        

        

        

       ‘…안는 베개가 되어버렸는데!?’

        

        

        

        옆으로 돌아누운 유진과, 그 유진의 죽부인이 되어버린 나.

        

        그보다 이 사람, 몸의 볼륨이 왜 이렇게 좋은 거야. 등에서 느껴지는 숨결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시멜로 같은 감촉 때문에 정신이 번쩍 깨인다. 하지만 수마가 빠르게 찾아들고 있었다. 어차피 반항은 의미가 없었기도 하고, 오늘 하루 동안 너무 많이 달렸다.

        

        그 와중 온 몸을 휘감았던 꼬리가 슬그머니 풀리더니, 내 눈 앞에 조심스럽게 놓였다. 그것을 안는 베개 삼아 껴안자 이상하게 마음이 놓였다. 자동으로 천장의 불이 꺼지며 방이 어둠으로 물들었다.

        

        

        유진의 꼬리를 안는 베개로 쓰는 나와, 그런 나를 안는 베개로 쓰는 유진.

        

        아무튼 기묘한 광경이라는 점은 틀림없었다.

        

        

        

       ‘이걸로 나중에 실컷 놀려먹어야겠다….’

        

        

        

        그 생각을 마지막으로 의식이 끊어진다.

        

        참으로 긴 하루였다.

        

        

        

        

        

        

        

        

        

        

        

        

        

        

        

        

        

        

        

       -[Aurora : 오웬스 선임관 님]

        

       -[Aurora : 이거 한 번만 보시죠]

        

       -[Aurora : https://www.yourspace.com/watch?v=Mis7qskheqq]

        

        

        

        토요일 아침 7시 반.

        

        평범하게 기상한 오웬스의 눈 앞에 즉각 떠오른 메시지. 고작해야 10여 분 전에 공유된 해당 링크는 로건 블레미스로부터 온 것이었다. 시차를 고려한다면 현재 한국은 일요일 오후 8시 30분 가량이겠지. 영상 업로드 자체는 미국 시간을 기준으로 오전 5시 즈음에 된 상태였다.

        

        아무튼 그 누구도 아닌 전 팀원이 보낸 것이기도 했고, 같이 팝업된 썸네일에는 마이크를 든 유진이 보였다. 그리하여 보지 않을 이유가 없었기에 클릭했다. 영상 자체는 그리 길지는 않았다. 대략 30초 가량의 쇼츠.

        

        제목은 유진 선수의 상상치도 못했던 비밀.

        

        

        아직은 약간 비몽사몽한 모습으로 영상을 훑었다.

        

        일어난 후 처음으로 듣는 소리와 함께, 머잖아 그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

        

        

        

       “굳이 말해주지 않는 이유가 다 있는 법이거늘.”

        

        

        

        물론, 지금 그녀가 누구와 다니는지는 몰라도, 그와 관련하여 따로 언급했었던 적은 없었겠지.

        

        그래도 사람들이 으레 생각하는 술 취해서 난동을 부린다든가 하는 그런 건 절대 아니었다-만, 그래도 개인적인 프라이버시를 위해서 입은 계속해서 닫아두는 게 낫겠지.

        

        어쩐지 온 몸이 지끈지끈했다.

        

        그 와중 알맞은 타이밍에 이어지는 통신.

        

        

        

       “선임관 님도 지금 비슷한 생각 하고 계시죠?”

        

       “구태여 내 입으로 말해야 하나?”

        

       “아하하, 그 정도 대답이면 됐습니다.”

        

        

        

        발현자인 로라조차도 술에 취한 유진의 꼬리에 돌돌 말렸을 때 몸이 삐걱거린다고 했었는데…뭐어, 이건 너무 이른 생각인가.

         

        유진이 부디 힘조절을 잘 하길 바라보도록 하자.

        

        자신도 모르게 작게나마 웃음을 내뱉은 오웬스가 무언가 생각났단 듯 덧붙였다.

        

        

        

       “나중에 만나면, 술 취한 채 뭔가 이상한 짓 안 했냐고 물어보면 되겠군. 내가 물어봤다고 하면 되겠어.”

        

       “예에? 그러다 저 유진한테 죽습니다, 선임관 님…선임관? 왜 대답이 없어요? 이 빌어먹을, 어디 갔어!”

        

       “하하, 본선에 내가 나가는 건 아니잖나.”

        

       “이 망할 양반아! 이런-”

        

        

        

        뚝.

        

        그렇게 오웬스는, 통화가 끊긴 이후로도 연신 날아드는 영 좋지 않은 내용이 담긴 문자 메시지들을 깔끔하게 무시했다.

        

        아침부터 여러 의미로 상당히 상쾌한 날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인생을 살면서 드물게나마 볼 수 있는 말랑한(정신적인)유진

    그치만 이것보다 수위나 묘사가 세질 수 없는걸!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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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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