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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9

       “아따먹! 아따먹! 아따먹! 아따먹!”

       “진짜? 진짜 아따먹이라고?”

       “대역 섭외한 거 아니야? 그 텐련이-”

       “목소리가 빼박 아따먹인데 무슨-”

       “최! 고! 예! 요! 도! 적! 도! 적!”

       “개씹좆혐 왜 이렇게 잘해졌냐 시발…….”

       “아따먹! 아따먹!”

       “누가 가서 좆카리나 좀 미리 뺏어야-”

       “아니 저렇게 생겼는데 그러고 다녔다고?”

       “아-따먹! 아-따먹! 아-따먹!”

       “얼굴 진작 깠으면 시청자들 전부 인생 갈아서 도적했겠구만 왜 저런 얼굴을-”

       “미친, 아니, 뭔-”

       “최! 고! 예! 요! 도! 적! 도! 적! 우! 윳! 빛! 깔! 아! 따! 먹!”

       “저기 저거 별포크 아니냐?”

        

       평화롭던 광장은 어느새 광란의 도가니로 변해 있었다.

        

       수백명이 웅성거리고, 또 함성을 지르는 소리. 하루 중 유일한 즐거움인 점심식사를 위해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던 직장인들조차 멈칫하게 만드는 수준의 소음이었다.

        

       그리고 그리 멈춘 김에 ‘오늘은 또 뭔 시위야?’라고 생각하며 현수막을 살피던 직장인들은, 이내 시위대의 선두에 선 연사(?)를 보고 잠시 정신을 놓아버리는 것이다. 소중한 점심시간이지만, 무슨 일인지 잠깐은 구경할까- 하는 고민을 해버릴 정도로.

        

       그저 지나가던 일반인이 그러할 정도였으니, 이예나의 팬들이야 오죽할까. 이예나가 인사를 하고 1분이 넘게 지났음에도 함성소리는 잦아들 생각을 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순수하게 경악에 가까웠던 함성이, 이제는 환호성으로 바뀌어있을 뿐.

        

       그러한 환호성의 배경에는, 역배에 성공한 기쁨도 섞여 있었을 것이다.

        

       이 정도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던 걸까. 제법 결연한 표정으로 무대에 섰던 이예나는 어느새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눈썰미가 좋은 이들은 그녀의 손가락이 약간씩 꼼지락거리는 것과, 미간이 미묘하게 좁혀졌다가 펼쳐지기를 반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리라.

        

       “자. 여러분. 진정하세요.”

        

       조금 전 당당하게 도적부흥운동 집회의 개회를 선언했던 순간과는 달리, 미묘하게 떨리는 목소리. 설령 무리한 부탁일지라도 들어줘야 할 것만 같은 호소였다.

       

       그러나 여기 모인 건 고독(蠱毒)의 항아리로 비유되던 방송의 시청자들 중에서도, 실낱 같은 희망만으로 달려나오는 행동력까지 갖춘 이들이었으니- 진정하라는 말을 들을 리가.

        

       그녀가 이제 와서 부끄러워하고 있다는 걸 눈치챈 군중은, 오히려 더욱 흥분해 목청껏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누나 너무 예뻐요!”

       “오카리나 불어주세요!”

       “여기! 여기 봐주세요!”

       “와……미쳤다, 진짜.”

       “와아아아아!”

       “아따먹! 아따먹! 아따먹! 아따먹!”

        

       작정하고 가꾸어 나타난 자신이 내뿜는 파괴력이 어느 정도인지, 스스로도 가늠을 못한 대가였으니-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밖에.  

        

       “여러분, 진정 안 하면 우리 해산명령 나와요. 자. 다들 심호흡을 해볼까요.”

        

       곤란한 표정으로 두 손을 내밀어, 강아지를 달래는 양 활짝 편 양 손을 천천히 위아래로 흔드는 이예나. 그러나 살짝 찡그린 표정으로 그리 움직이는 것조차 어딘가 묘하게 마음을 건드리는 탓에-

        

       그 나긋나긋한 목소리에 진정될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리하여 그녀가 정말, 진심으로 난감해하기 시작한 시점. 가장자리로 물러나 있던 두 명이 다급하게 앞으로 올라섰다.

        

       “마이크 줘요. 자, 여러분! 저희 진행할 게 많아요. 슬슬 진정 안 하시면, 저희는 아따먹 다시 잡아다가 집으로 보낼 거예요. 진심입니다!”

        

       “아크언니 사랑해요-!”

       “아크도 아따먹 옆에 두니까 좀-”

       “근자는 좀 치우자-!”

       “레반 너무 가까워요!”

       “아따먹 안 보인다-! 비켜라-!”

        

       “여러분, 진정 안 하면 저는 안 내려가고, 아따먹은 내려보냅니다.”

        

       단호한 중저음이 스피커를 통해 송출된 후에야, 광장을 가득 메우듯 흘러 넘치던 흥분이 차차 가라앉기 시작했다. 시훈이 선언한 협박 때문인지, 충분한 시간이 지나서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예나를 사람들로부터 가리듯 한 걸음 앞에 자리 잡았던 시훈은, 소리가 잦아드는 걸 확인한 후에야 뒤를 돌아봤다.

        

       ‘표정……괜찮아졌네.’

        

       약간의 장난끼가 어린 무표정.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입모양으로 ‘괜찮아?’라고 묻자, 눈매가 살짝 휘며 잠시 고민하는 것이……설마, 이제와서 장난이라도 치려는 건가.

        

       ‘아니, 저 표정은 백프론데.’

        

       “진짜, 하지마라.”

        

       “……뭐할지 말 안 했잖아요.”

        

       “지금 뭐 생각하는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생각하고 있는 그거 하지 마.”

        

       입을 반쯤 다문 채 으르렁거리듯 경고한 시훈은 마이크를 돌려줌과 동시에 진희에게 손짓하며 빠른 걸음걸이로 돌아갔다. 실망했다는 듯이 입을 삐죽이는 이예나를 보지 못한 건, 그로서는 퍽 다행인 일이었으리라.

        

       그리하여 다시 무대 위에 홀로 남은 이예나를 향해, 수백 쌍의 기대어린 눈이 일제히 집중되었다.

        

       진심으로 시위에 힘을 보태러 온 1명을 제외하면, 혹시라도 그 ‘아따먹’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만으로 달려온 열성 팬들. 이예나는 그 부담스러울 정도로 반짝거리는 시선들과 찬찬히 눈을 맞췄다.

        

       그리고, 눈을 마주한 팬들의 환호성으로 인해 다시 분위기가 끓어오르려 드는 순간.

        

       “먼저, 약속한 관리자부터 뽑을까요. 이, 시위 관리부터 할 겸. 후드 쓰신 분들……스무 분은 보이는데. 관리자 지원하시는 분들은 앞으로 나와주세요.”

        

       부드러운 목소리와 함께, 예고했던 관리자 선발이 시작됐다.

        

       * * * *

         

       [제목: 속보) 방장 진짜 출현]

       [(사진)

        

       미친 존예임

        

       얼굴 주먹만함ㄹㅇ

        

       사람들 다 미쳐서 호응하니까 갤주 살짝 부끄러워하는 표정 짓는데, ㄹㅇ 그냥 미쳤음

       

       본인 달려나가서 고백박을 뻔했다]

       –     응~ 합성 안 믿어~

       –     현수막은 씨발ㅋㅋㅋㅋㅋ

       –     어?

       –     ㄹㅇ임?

       –     진짜같은데?

       –     ???저게 아따먹이라고?

        

       [제목: 갤주 사진 직찍]

       [(사진)

        

       (사진)

        

       (사진)

        

       어디서 어떻게 찍어도 걍 미쳤음

        

       보정도 필요 없다]

       –     아 시발 좀 확대해서 찍어봐

       –     ??? 미친 존나 예쁜데?

       –     ㄴ ㅗㅜㅑ 몸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와 미친

       –     이게 보정 안 한 거라고?

       –     ㄴ 지금 찍고 폰으로 올리는데 보정을 어케 함

       –     ㄴㄴ 앱 자동 보정 있잖아

       –     ㄴㄴ 걍 기본캠임

       –     이거 어디야??

        

       [제목: 아ㅏㅏㅏ시발 지금 가면 안 늦냐?]

       [당장 택시타면 1시간 내 도착으로 나오는데

        

       1시간은 더 하겠지? 제발 제발 제발]

       –     언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다 포기해라

       –     내가 갤주 올거라고 했제~~~~~~~~

       –     ㄴ 이걸 역배가

       –     난 이미 택시 탔다

        

       [제목: 시발 제발 아무나 방송으로 좀 켜봐라]

       [제발 부탁함]

       –     안 됨. 갤주 미모 영접하느라 바쁨

       –     ㄴ 시발아 좀 제발 부탁한다 어차피 갤질 하고 있잖아

       –     ㄴㄴ 난 결핍된 니들을 보면서 갤주를 보는 만족감을 키우려고 갤질을 병행하고 있는 건데? 니들한테도 실시간으로 보여줄 이유가?

       –     ㄴㄴ 아 시발새끼

        

       [제목: 걍 레전드네 진짜]

       [(사진)

        

       길거리 걍 걸어가던 킹반인들도 보고 있고

        

       (사진)

        

       경찰도 멍하니 관람중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존나웃기네 시발

       

       아까 어떤 불쌍한 새끼 눈알 관리 실패해서 여자한테 등짝 존나 맞으면서 가더라]

       –     경찰은 뜬금없이 왜 있냐

       –     ㄴ 시위로 몇백명 모인다고 하면 원래 경찰 나옴

       –     ㄴㄴ 근데 왜 저러고 있음

       –     ㄴㄴ 경찰도 사람이야 사람

        

       .

       .

       .

        

       [제목: 이 분 누구인가요?]

       [(사진)

        

       회사에서 밥먹으러 가는 길에 무슨 아이돌 팬미팅을 광장에서 하는게 신기해서 한방 찍었습니다.

        

       이분 누구신지 아시는 분 계신지?

        

       요즘 아이돌들은 어려서부터 관리를 해서 그런가 진짜 미모가 보통이 아니네요 ㅎㅎ]

       –     흠 저도 못 뵌 분인데……존함이?

       –     뭐 팬미팅을 출입 관리도 안 하는데 겨우 몇 백명 오는 수준이면 유명 아이돌은 아니죠. 어디 중소기획사 아이돌인가보네요. 얼굴이 아깝네.

       –     ??? 저 뒤에 현수막에 최고에요 도적도적 써있는데 아이돌이 아니라 아따먹 아니에요? 미친

       –     ㄴ 아따먹? 그게 누군가요?

       –     ㄴㄴ 겜방하는 인방인인데 실력파 미친년으로 유명합니다. 저 얼굴을 어떻게 숨기고 살았지?

       –     겁나 예쁘네요ㄷㄷㄷㄷ 한국인 피지컬이 아닌데

       –     ㄴ 옛날에 무슨 얼짱 체조선수였나? 잠깐 유명했던 애 있었는데. 다시 사진 보니 그 친구 좀 닮았네요. 

       

       * * * *

       

       “봐요! 역시 완전 팬미팅이잖아요 그냥. 시위 분위기 전혀 아니지 않나요? 지사장님도 이거 보시면 고소고 뭐고 다 때려치고, 광고 모델로 섭외하러 달려오실 거 같지 않아요? 아, 그리고……저, 변호사님? 그, 사실 제가 후드를 하나 챙겨왔거든요. 혹시 제가 잠입을 해서 안면을 트는 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협상으로 마무리하려면, 제가 팬이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 완전 타이밍 좋은 것 같은데. ……변호사님?”

        

       “……잠깐, 잠깐만요. 제가 지금, 조금, 정신이 없었네요. 뭐라고 하셨죠?”

       

       “아……네! 그, 지금 관리자 뽑는다는 게 팬카페 겸 방송 관리자 얘기거든요. 자격요건이 이거, 후드 쓰고 지원하면 돼서……제가 지원을 하면 어떨까……했어요. 제가 초창기부터 덕질해온 팬으로서 보증하는데, 아따먹님이 은근히 낯을 가려서 그렇지 안면 터두면 사람 잘 따라요. 분명 협상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정말 혹시나 해서요. 말씀하시는 아따먹이, 저기 마이크 잡고 있는 사람이죠?”

       

       “네, 맞습니다!”

         

        “……취지는 알겠는데, 안면은……따로 안 터도 될 것 같네요.”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새우튀김우동 님, 10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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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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