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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

       

       

       

       

       

       2화. 튜토리얼부터! ( 2 )

       

       

       

       

       

       감격에 젖어 하늘을 향해 찬미하던 오푸스 팔락은 자신을 이끄는 알 수 없는 힘을 느꼈다. 

       

       

       어딘가로 향하라는 듯 자신을 부드럽게 이끄는 힘. 아마 그 분께서 자신을 인도하는 것이리라.

       

       

       자리에서 일어난 첫 번째 일꾼, 오푸스 팔락은 그분의 인도대로 하염없이 길을 걸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그는 커다란 광산을 볼 수 있었다.

       

       

       

       “아아, 위대하신 분. 제가 해야 할 일을 알겠습니다.”

       

       

       

       광산을 보는 순간 오푸스 팔락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은 일꾼이며, 종이니. 자연스럽게 그의 의무가 새겨지는 것이 느껴졌다. 광산에 들어가서 그 분께서 원하시는 광물을 가져와야 한다.

       

       신께서 원하시는대로.

       

       

       발걸음을 옮겨 그는 어두운 광산의 안으로 들어갔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다시 밖으로 나온 오푸스 팔락은 조악하기 그지없는 구리 덩어리를 들고나왔다.

       

       

       조악한 구리 덩어리를 낑낑거리며 공터까지 옮기자, 다시 한번 그분의 시선이 느껴졌다.

       

       잠시 시간이 흐르자

       

       

       

       드드드드드ㅡ!

       

       

       

       거대한 땅 울림과 함께 공터 한가운데가 갈라지기 시작했다.

       

       

       

       쩌적ㅡ!

       

       

       

       갈라진 틈 사이에서 나타난 것은 거대한 신전이었다. 땅 울림이 멎으면서 모습을 완전히 드러낸 신전.

       

       

       신전은 오푸스 팔락이 고개를 끝까지 들어야 간신히 그 끝이 보일 정도로 드높았고, 기둥에는 신의 위대함을 노래하는 조각들이 화려하게 제 모습을 뽐내고 있었다.

       

       

       신전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거대한 문은 신의 영역과 필멸자의 세계를 가르는 수문장이였으며, 그 거대한 크기에서 나오는 존재감과 무게감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경외심을 가지게 하였다. 

       

       

       

       

       

       “아아…”

       

       

       

       오푸스 팔락은 떨리는 마음과 다리를 재촉하며 빠른 걸음으로 신전을 향해 걸어갔다.

       

       

       쿠구구궁ㅡ

       

       

       

       신전의 문은 그가 다가가자 저절로 그 몸을 움직여 오푸스 팔락이 지나갈 틈을 만들어 주었다. 

       

       

       

       

       화르륵ㅡ

       

       

       

       신전내부에 오푸스 팔락이 발을 들이자 내부에 있는 횃불들이 일제히 타오르며 그 내부를 비추었다. 

       

       

       그 내부에 위치한 제단. 성인 인간 한 명이 눕고도 충분히 남을 정도의 제단이 있었다.

       

       

       

       

       저 제단에 공물을 바쳐야 한다. 

       

       

       

       

       오푸스 팔락은 본능으로 알 수 있었다. 공물을 저 제단에 올려 신에게 바쳐야 한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제단에 광물을 올려 두었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 위대한 분께 바칩니다. 미천한 첫 번째 종, 오푸스 팔락이 첫 공물을 바칩니다. 부디 공물을 거두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 

       

       

       

       간절히 기도했다. 부디 그 분께서 이 공물을 맘에 들어하시길.

       

       그 간절한 기도가 신에게 들렸던 것일까?

       

       

       

       화악ㅡ!

       

       

       

       제단에 둔 구리 광석이 밝은 빛을 내뿜더니 빛의 입자로 변해 사라졌다. 

       

       

       

       ” 아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오푸스 팔락은 그의 영혼이 신앙심과 은혜로움으로 충만해 지는 것을 느끼며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그렇게 얼마나 기도를 올렸을까, 시간이 흐르고 오푸스 팔락이 신전 밖으로 나오자 빈 공터 한 켠에는 새로운 건물이 있었다.

       

       

       대장간

       

       

       그의 머릿속에 그 건물의 이름과 용도, 세세한 구조가 새겨지는 듯했다. 오푸스 팔락은 당황하지 않았다. 이곳은 신께서 보고계시고 기적을 행하시는 성지이니, 모든 일은 신께서 뜻하셨으니.

       

       

       그렇게 그 분께서 세우신 ‘대장간’ 이라는 건물을 바라보며 속으로 경건함을 느끼고 있을 때, 오푸스 팔락은 그분의 시선이 자신을 향함과 동시에 자기 영혼을 통해 흘러들어오는 무언가를 느꼈다.

       

       

       두근ㅡ

       

       두근ㅡ

       

       

       영혼 깊은 곳, 그 생명의 정수를 향해 흐르는 알 수 없는 무언가. 

       

       지식

       

       

       

       “아,아아…!!! 아아아악!!!! ”

       

       

       

       알 수 없는지식들이 마구 흘러들어온다. 아니 넘친다. 신의 지식이다. 머릿속에서 새로운 지식과 지혜가 마구 샘솟는다.

       

       

       단조질의 요령과 알맞은 리듬의 망치질, 두들기고 제련하는 수많은 지식. 그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지식이 새겨졌다.

       

       

       그렇게 오푸스 팔락의 머릿속에는 칼 한 자루의 이미지가 새겨졌다. 두 손으로 잡을 수 있는 롱 소드의 형태. 이걸 만들어야 한다.

       

       

       

       ‘ 그분께서는 이 검을 원하신다! 내가 직접 만든 검을 원하고 계시니, 바쳐야 한다! ‘

       

       

       

       그는 빠른 걸음으로 대장간에 들어갔다. 사용한 흔적 없이 깨끗한 모루와 망치, 차갑게 식어 있지만 언제든 그 뜨거운 열기를 품을 준비가 되어 있는 화덕. 

       

       

       홀린 듯이 다가간 오푸스 팔락은 망치를 손에 쥐었다. 그러자 화덕에서 절로 불이 피어올랐고, 이윽고 대장간에서는 시끄러운 망치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깡!!

       

       깡!!

       

       깡!!

       

       

       

       적지 않은 시간이 흐르고 밖이 어둑어둑해져 공터 곳곳에 설치된 횃불이 타오르며 주변을 밝히기 시작할 때, 오푸스 팔락은 롱 소드를 들고 대장간에서 나왔다.

       

       

       그가 이 땅에 빚어진 후 만든 첫 작품이다. 오푸스 팔락은 자신이 만든 롱 소드를 들고 신전으로 걸음을 바삐 옮겼다.

       

       

       그의 신에게 이 검을 바치기 위해. 자신은 이것을 위해 태어났으니, 마땅히 의무를 다해야 한다.

       

       

       짧은 다리를 재촉하며 신전으로 들어간 오푸스 팔락은 떨리는 손으로 제단에 롱 소드를 바쳤다.

       

       

       그리고 간절히 기도했다.

       

       

       

       화아악ㅡ!

       

       

       

       이윽고 제단에 바친 롱 소드는 빛으로 화해 사라졌다. 오푸스 팔락은 다시 한번 그의 영혼에 충족감과 환희가 가득 차는 것을 느꼈다.

       

       

       

       ‘ 광물을 채취한다. 그분에게 바치고, 대장간에서 무기를 만들어서 바친다. 이것이 나의 사명…! ‘

       

       

       

       그는 잠시 환희와 기쁨에 몸을 떨다가, 이윽고 곧장 발걸음을 옮겨 광산으로 향했다. 그 분에게 바칠 광물을 채취하기 위해. 무기를 만들기 위해.

       

       

       그렇게 몇 자루의 롱 소드를 더 만들어 제단에 바치는 것을 반복하자, 오푸스 팔락은 신전에서 나오는 낯선 인영을 발견했다.

       

       

       

       “거기 누구냐! 여긴 신성한 신의 영토다!”

       

       

       

       오푸스 팔락은 성지에서 자신을 제외한 처음 보는 움직이는 존재에 낯선이를 경계하며 외쳤다.

       

       

       

       “우리는 위대한 분이 직접 빚은 자식들이다! 나는 두 번째 자식인 세듀스 팔락이고, 옆에 있는 자는 세 번째 자식인 트리비우스 팔락이다!”

       

       

       조심스레 다가가서 보니 과연 오푸스 팔락과 똑 닮은 생김새였다. 굵은 팔과 다리, 억세고 거친 수염과 작은 키. 이목구비도 오푸스 팔락과 매우 흡사하니 그야말로 동족이자 형제였다.

       

       

       “오오! 형제였군!”

       

       

       오푸스 팔락은 달려가서 그들을 반겼다. 난생처음보는 동족이라는 존재가 반가웠다. 마주 본 드워프 들은 잠시 서로를 포옹하였고, 오푸스 팔락이 그들을 이끌었다.

       

       

       

       “자, 여기서 이러지 말고 같이 광산에 가서 광물이나 좀 캐면서 이야기하자고!”

       

       

       

       오푸스 팔락은 세듀스와 트리비우스 팔락과 함께 광산으로 들어가서 광물을 캐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로 그 분에 대한 찬양이 주제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그들은 광물을 캐며 진심으로 기뻤고, 무기를 제작하여 바치는 것이 즐거웠다.

       

       

       그들은 신의 종이자 일꾼이였으니, 그저 행복했다.

       

       

       

       

       

       ******

       

       

       

       

       

       ” 아, 게임 켜봐야겠다.”

       

       

       회사 점심시간에 낮잠을 자려다가 문뜩 어제 설치한 게임이 생각났다. 방치형이라 접속 안 해도 알아서 잘 돌아가겠지만 어제 튜토리얼도 다 끝내지 못한 것이 찝찝했다.

       

       

       ” 돈은 좀 많이 벌렸나?”

       

       

       게임을 접속하니 신전과 광산, 대장간을 열심히 왕복하면서 무기를 만들고 있는 드워프들이 보였다. 작은 다리로 바쁘게 걷는 모습이 어쩐지 귀엽게 보인다.

       

       

       “오, 돈이 제법 쌓였네?”

       

       

       일꾼을 3마리밖에 안 뽑았는데 제법 돈이 모였다. 마침 다음 튜토리얼을 진행할 수 있는지, 건축 리스트가 깜빡이며 터치하라는 표시를 띄웠다. 

       

       건물리스트를 탭해 보니 해금할 수 있는 건물이 나타났다.

       

       

       “여관?”

       

       

       다른 건물들은 전부 잠겨 있고, ‘낡은 여관’ 이라는 건물만 해금 가능한 표시가 되있었다.

       

       

       “여관을 일꾼들이 쓰나?”

       

       

       의아한 마음에 재화를 소비해 여관을 해금하고, 적당한 공터에 설치했다. 낮은 등급의 건축물이라서 10초 정도의 시간이 걸리더니 완공표시가 나타났다.

       

       

       

       

       

       빠밤ㅡ!

       

       

       

       요란한 팡파레 소리와 함께 메시지창이 나타났다.

       

       

       

       

       《이제부터 모험가들이 일정 시간마다 여관을 방문합니다. 모험가들이 무기를 사면 무기 금액의 1.5배의 골드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아, 이래서 여관이구나. 모험가가 무기를 사러 직접 방문한다는 설정인 것 같다.

       

       

       

       

       

       

       “1.5배 비싸게 팔 수 있다고? 그럼 제일 좋은걸로 팔아야겠네.”

       

       

       

       

       내가 가진 무기 중에서 가장 좋은 건 어제 만든 E등급의 ‘낡은 롱 소드’ 하나다. 더 좋은 무기를 만들려면 골드를 더 모아서 제작가능한 무기를 해금해야 한다.

       

       

       

       

       “건물 하나 올리니까 돈이 없네.”

       

       

       

       

       여관에 모험가가 언제 올지 모르니 일단 드워프들이 실시간으로 가져온 구리를 사용해 ‘낡은 롱 소드’의 여유분을 제작했다.

       

       

       총 4개의 ‘낡은 롱 소드’를 만들 수 있었다.

       

       

       

       

       “롱 소드 몇 개는 여관에 옮겨야겠네.”

       

       

       

       

       여관의 빈 슬롯이 3칸이니 ‘낡은 롱 소드’ 3개를 각각 여관 슬롯에 옮기니 더 이상 할 게 없다.

       

       잠시 화면을 보고 있으니 일꾼 1,2,3호가 하늘을 보며 뭐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B£nedicat ti€i v¡r ma€nus¿》

       

       

       

       

       

       

       여전히 알아들을 수가 없다. 이게 게임 번역의 문제인지 의도한 건지 아직도 모르겠다. 

       

       

       

       

       

       

       “요즘 해외겜 번역을 개똥 같이 하는 게 한두 개가 아니란 말이야.”

       

       

       

       

       

       

       중얼거리면서 게임을 종료하고 의자에 몸을 기대 잠을 청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타나 어색한 점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다음화 보기


           


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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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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