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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

       여행을 다니는 동안, 나는 많은 사람을 만났다.

        ​

        사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오죽 많이 돌아다녔어야 말이지.

        ​

        지난 몇 년간 제국을 돌아다니면서 내가 가본 영지가 가보지 않은 영지보다 더 많았다. 때로는 제국 밖으로도 나다니며 여러 사람을 만나 관계를 맺고, 도움을 주고받았다. 

        ​

        공작가란 공작가는 다 들러봤고, 황실과도 관련된 적 있었다.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나라도 갑자기 하늘에서 싼값에 부려 먹을 수 있는 기사단 부단장급 인재가 나타났으면 당연히 도움을 받으려 들었을 테니까.

        ​

        “아, 아빠, 진짜 이번엔 내가 잘못한 게-”

        ​

        “빌헬름 폰 브란덴. 내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거라.”

        ​

        “옙.”

        ​

        하지만, 황실과 공작가라는 말을 듣자마자 내가 바로 두 곳을 특정 지을 수 있었다.

        ​

        황실, 그리고 포메른 공작가.

        ​

        그 둘이 떠오른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그간 관계를 맺었던 이들 중, 특히 공작가와 황실이 동시에 나온다면 그건 저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

        워낙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는지 눈에서 빔이라도 나갈 것 같은 아버지의 모습에 말도 꺼내지 못했지만, 나도 혈기 왕성한 나이인지라 여행 도중 이런저런 여성들과 얽힌 적이 있긴 했다.(물론 단언컨대 성적인 관계를 맺은 적은 없었다.)

        ​

        하지만 저 둘은 그중에서도 조금 특별했다. 나와 계약을 맺었던 이들 중 유이하게 귀한 집안의 따님께서 직접 거래했던 이들이었으니까.

        ​

        그들의 공통점은, 자꾸 계약금을 무서울 정도로 부풀리며 나를 붙잡아 두려 했다는 점이다. 그만큼 내 서비스가 마음에 들었던 걸까. 개인적으로는 뿌듯하기도 했지만, 두 번 그 일을 하라면 그건 거절할 거다.

        ​

        ‘뭔가 분위기가 무서웠다고. 그 두 사람.’

        ​

        마력을 써도 도망치지 못하도록 아버지 손에 들린 채로 끌려가며, 나는 어째서 그녀들이 사람을 보냈을까 고민했다.

        ​

        나름 잘 나가고 신의 높은 기사단이나 용병대를 소개해주고 나왔으니 실력이 성에 안 찼던 건 아닐 거다. 그들이 무례를 저질렀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나도 염치가 있지 내가 직접 인성교육(육체적)을 해준 이들이었기에 너무 무례하거나 하지도 않았을 거고.

        ​

        …혹시 전관(?)예우가 들킨 건가?

        ​

        “진짜 그건가…?”

        ​

        “뭐?”

        ​

        “아닙니다!”

        ​

        그래, 그들은 분명 실력도 확실하고 인성도 확실(하지 않은 놈은 모두 보내주었다)한 이들이었다. 하지만 세상에 어디 그런 이들이 내 주변에만 있을까.

        ​

        그럼에도 그들을 소개해줬던 것은, 단장들과 나 사이에 보수를 받으면 일부를 내게 송금한다는 내용의 각서가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아니, 나도 먹고살아야 할 것 아닌가.

        ​

        그렇다고 일을 대충 한 것도 아니고, 분명 기준치는 아득히 초과할 이들만을 소개해줬는데.

        ​

        “슬슬 도착하겠구나.”

        ​

        한창 고민하고 있을 때, 아버지의 목소리가 내 정신을 일깨웠다.

        ​

        “이제 준비하거라.”

        ​

        “준비? 무슨 준비요?”

        ​

        아버지는 한쪽 입꼬리를 틀어 올리고 나를 비웃으며 말했다.

        ​

        “네 엄마가 며칠을 벼르고 있었는지 아느냐?”

        ​

        순간 눈앞이 깜깜해졌다.

        ​

        이게 내 미래였다.

        ​

        “빌―헬―름 칼― 호―엔―베―른―!”

        ​

        만종이 날 가리키고 있었다.

        ​

        –

        ​

        분노로 눈동자가 붉어진(비유가 아니다) 어머니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데는 생각보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어머니의 화가 금방 풀렸다기보다는, 손님이 이미 와 계시기에 나를 그리 오래 붙들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

        그래서인지 어머니의 손찌검도 주로 등짝에 몰려 있었다. 기사의 몸뚱아리임에도 등짝이 홧홧할 정도인데, 형님들은 대체 이걸 어떻게 버틴 걸까.

        ​

        …아니면 그냥 내가 기사라 나한테만 힘 조절을 안 하시는 건가?

        ​

        갑작스레 들이밀어진 빨간약을 고개를 저으며 털어내고는 응접실 문을 열었다. 손님 두 명과 큰형님이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

        “오오, 막시밀리안 형. 오랜만.”

        ​

        “됐으니까 빨리 앉아.”

        ​

        형님께서는 갑자기 찾아온 지체 높으신 분들을 상대하느라 긴장했는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나를 맞이했다. 괜히 미안해져 서둘러 형을 대신해 자리에 앉았다.

        ​

        “황실과 포메른 공작가에서 오신 분들이다.”

        ​

        형님의 말에 인사를 올리며 상대를 살폈다. 황실 대표로 보이는 사람은 망토를 눌러써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그러려니 했다. 이 집안사람들이 비밀스레 움직이는 게 어디 하루 이틀 일도 아니고. 황실 브로치를 달고 있는 걸 보면 아무튼 황실 사람이 맞긴 할 거다.

        ​

        깊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그 옆 사람에게로 향했다.

        ​

        “게오르크! 오랜만이네. 이렇게 얼굴 보니 반갑다야.”

        ​

        포메른 가의 장남이자 내 불알친구인 게오르크였다. 어릴 때부터 친하기도 했고, 둘 다 기사라는 공통점도 있었기에 가족을 제외하면 가장 자주 연락하는(그래봐야 년에 두세 번이지만) 사이였다.

        ​

        “그래, 오랜만이지.”

        ​

        짝 소리가 나게 손뼉을 맞잡으며 인사를 나눴지만, 게오르크의 반응이 그리 반가워 보이진 않았다.

        ​

        이제 보니 눈 밑에 거뭇거뭇하게 다크 서클이 보였다. 기사가 피로에 쩔어들 정도면, 무슨 훈련이라도 있었던 건가?

        ​

        “그런데 반갑다곤 못하겠군. 너 때문에 내가 프레야에게 얼마나 시달렸는지는 아나?”

        ​

        “프레야가?”

        ​

        나를 붙잡겠다고 마지막에 난리를 치긴 했지만, 내 기억 속에서 그녀는 항상 차분하고 조신한 소녀였다.

        ​

        그럴 것 같지 않은 사람이 그런다니 좀 의외였다.

        ​

        “그래, 네가 말도 없이 도망치자 길길이 날뛰면서 너를 잡아 오라고 아주 난동을 부렸다. 아버지가 야단치기 전까지 아무도 못 말릴 정도였다고 하면 이해할 수 있겠나?”

        ​

        “어…, 그 정도로?”

        ​

        뭐, 말도 없이 사직서만 던지고 도망쳐 나왔으니 뿔이 나기야 했을 것 같긴 한데.

        ​

        하지만 나도 할 말은 있었다. 

        ​

        “아니, 근데 나는 분명 석 달만 머무르다 갈 거라고 미리 말도 하고 계약도 세 달짜리로 했었잖아. 계약 끝났으니 떠난 건데 그게 왜 내 잘못이야?”

        ​

        “그거야 당연히-, 아오, 진짜!”

        ​

        뭔가 할 말이 있었는지 발끈한 게오르크였지만, 결국 말하진 못하고 분을 삭였다. 굳이 말을 꺼내지 않은 걸 보면 그렇게 중요한 이유는 아닌 모양이었다.

        ​

        “아무튼, 내가 여기 온 건 내가 너한테 용건이 있어서는 아니고, 아버지가 너한테 전해드리라고 한 게 있어서야.”

        ​

        그는 금세 호흡을 가라앉히고 내게 봉투를 건넸다. 겨우 이런 일로 게오르크가 여기까지 온 걸까 싶어 확인하던 중, 나는 보아선 안 될 것을 보고야 말았다.

        ​

        “어…?”

        ​

        봉인에 포메른 공작의 인장이 찍혀 있었다. 그러니까, 그라이펜 가의 가주로서가 아니라, 공작으로서 나를 호출했다는 거다.

        ​

        만약 다른 사람들이었다면, 공작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었다면 이건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을 거다. 그들은 언제나 공작으로서 보내는 서신만을 받아보았을 테니까.

        ​

        하지만 그와 개인적으로도 친분이 있는 내게는 이야기가 달랐다.

        ​

        보통 친분이 있는 사이끼리 자기 작위를 걸고 부르는 경우는 둘 중 하나였다.

        ​

        공적인 이유로 거래를 하거나, 아니면 작위를 앞세워 누굴 조지려 하거나. 그런데 공작이 요새 이름 좀 날렸다고는 하지만 겨우 나 같은 사람과 거래하자고 부를 리는 없으니, 이건 뭔가 내가 공작에게 단단히 잘못한 거다.

        ​

        ‘지, 진짜 내가 뭔가 잘못을 한 건가?’

        ​

        덜덜 떨리는 손으로 봉인을 뜯고 편지를 살폈다.

        ​

        내용은 짧고 굵었다.

        ​

        [포메른으로 오거라. 지금 당장.]

        ​

        오싹.

        ​

        척추를 타고 한기가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이건 어떻게 봐도 널 조지겠다는 뜻이었다. 뭐, 엄청 심각한 건 아닐 거다. 그런 일이었으면 게오르크가 올 게 아니라 기사단장이 왔겠지. 아버지와 어머니도 이렇게 부드럽게 넘어가진 않았을 거고.

        ​

        …생각해보니 어머니는 이미 부드럽게 넘어가지 않은 것 같은데.

        ​

        “혹시 지금 바로 출발해야 하는 거야?”

        ​

        “일단 아버지는 그렇게 하라고 말씀하시긴 했는데.”

        ​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두려운 거다.

        ​

        그런 말이 있다. 친한 사람이 갑자기 내 풀네임을 부르면 진짜 좆된 거라고.

        ​

        공작이 내 이름을 부르진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삼촌 조카하고 부르면서 지내던 사람이 갑자기 작위를 내세워 날 부르니 당최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가 없었다.

        ​

        혹시 진짜 나를 붙잡아야만 했던 이유가 있는 걸까?

        ​

        “씁, 그럼 게오르크, 너희만 준비되면 바로-”

        ​

        “아뇨.”

        ​

        그때 망토를 눌러쓴 사람이 입을 열었다. 마법을 걸어뒀는지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

        “빌헬름 경은 저희와 함께 가야 해서요. 아쉽지만, 포메른은 나중에 가야 할 것 같네요”

        ​

        그? 그녀? 정체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망토를 쓴 사람의 말에 게오르크가 미간을 찌푸렸다.

        ​

        “귀하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이쪽은 공작이 직접 인장을 찍어 호출하셨습니다. 아무리 황실이라 하더라도 황제 폐하께서 직접 부탁하신 것이 아닌 이상에야 공작의 호출에 우선하진 않을 텐데요.”

        ​

        그러나 게오르크의 말에도 황족은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여유롭게 찻잔을 들어 한 모금을 들이키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

        “말씀하신 대로에요.”

        ​

        황족은 찻잔을 내려놓고 품에서 봉투 한 장을 꺼냈다. 나와 게오르크 모두 봉투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질 수밖에 없었다.

        ​

        “그래서 말씀드린 거예요.”

        ​

        봉투 겉면의 봉인에는, 누가 봐도 선명한 황제의 인장이 새겨져 있었다.

        ​

        “폐하께서 부르셨어요. 빌헬름 경을.”

        ​

        황제가 날 부른다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

        겨우 내 체급에, 대체 황제가 나를 신경 쓸 일이 뭐가 있단 말인가. 내가 이런저런 일을 하긴 했지만, 나와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었다. 물론 그걸 전부 한 사람은 나밖에 없긴 하다만, 그게 뭐 대단한 일도 아니었다.

        ​

        겨우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수행 쌓는 기사 한 명을-

        ​

        “제대로 성인식도 안 치르고 황제에게 얼굴도장도 안 찍고 싸돌아다니며 부모님 속 썩이는 귀족가 자제 낯짝을 한 번 보자고 하시던데요.”

        ​

        “아.”

        ​

        “아.”

        ​

        그러고 보면, 내가 튄 약혼식이 내 성인식 겸 사교계에 얼굴 내비칠 목적으로 생에 처음 상경할 때 이뤄질 예정이었다. 그리고, 보통 유서 깊은 집안 자녀들의 성인식은 황제가 나서서 치러주는 편이었다.

        ​

        난 그걸 직전에 째고 튄 거고.

        ​

        이건 그냥 잠자코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

        게오르크도 차마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

        –

        ​

        출발은 바로 다음 날 아침에 이뤄졌다. 게오르크야 어머니께 잘못 걸려 오랜만에 왔다는 이유로 몇 날 며칠을 식고문을 당할 예정이었지만, 나는 황실 덕에 바로 집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

        황족이 금방 수도로 돌아가야 한다며 오래 머무는 것을 거절한 탓이었다.

        ​

        짐은 따로 챙길 필요 없었다. 애초에 몇 년간 떠돌이 생활을 한 탓에 짐이라고는 내 무장에 비상식량 정도가 전부였다.

        ​

        다만, 이번에는 나도 말을 탈 수밖에 없었다.

        ​

        나야 그렇다 쳐도, 황족과 그를 호위하는 일행은 마차와 말을 타고 이동했다. 그렇다고 내가 그들 사이에서 혼자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도 그림이 영 좋지 못했고. 애초에 그렇게 서둘러야 할 여정도 아니었다.

        ​

        황제가 부르긴 했다만, 그거야 얼굴이나 비추라는 뜻이지 정말 급한 일이 생긴 건 아니었으니까.

        ​

        “자, 그럼 어디 오랜만에 우리 집 말 상태나 점검해볼까~”

        ​

        콧노래를 부르며 어떤 말을 탈까 고민하며 마굿간으로 향하던 중, 아마도 황족의 시녀로 보이는 사람이 날 불렀다.

        ​

        “빌헬름 경.”

        ​

        “예?”

        ​

        “이쪽으로 오시지요.”

        ​

        “어어, 지금 제가 타고 갈 말을 골라야 하는데요.”

        ​

        시녀는 내 말에 고개를 저었다.

        ​

        “아뇨,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

        “앗, 예.”

        ​

        무슨 헛소리냐는 말 같은 건 하지 않았다. 아무튼 황족의 시녀가 그렇다면 그런 거였다.

        ​

        시녀 일을 하고 있다지만, 무려 황족의 시녀였다. 그런 역할을 아무에게나 맡길 리가 없었다. 심지어 황족을 곁에서 모시는 걸 보면, 이 사람도 어디서 끗발 좀 날리는 가문 출신일 것이다.

        ​

        아버지의 영지나 작위 일부를 상속받을 것도 아니고, 그냥 내키는 대로 적당히 기사로 살다가 형님이 아버지 업을 이어받으면 기사단장으로 영전 받아 살 계획인 내 입장에서 함부로 대할 사람은 아니었다.

        ​

        얌전히 그녀의 뒤를 따라 움직였다.

        ​

        “여기 오르시면 됩니다.”

        ​

        그녀는, 뭔가 고급스럽고 휘황찬란한 장식이 달린 마차 앞에 멈춰섰다.

        ​

        “…제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이건 황실에서도 굉장히 높은 분이나 탑승할 수 있는 마차 아닙니까?”

        ​

        “맞습니다. 공작 이상의 귀족들에게만 허락된 육두마차지요.”

        ​

        그녀의 답변에 내 뇌가 버퍼링이 걸려 연산 처리에 시간이 걸렸다.

        ​

        그러니까, 저 안에 있는 사람이 공작과 동급, 혹은 그 이상의 의전을 받을 사람이라는 거지?

        ​

        그런데 내 기억에 황족 중에 그런 대접을 받는 이들은, 황제와 황후, 그리고 둘 사이에서 태어난 고귀한 핏줄들 뿐이었다.

        ​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볼에 경련이 일어났다.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

        황제가 여기 올 이유는 없었다. 황후도 마찬가지. 태자야 항상 바쁘고, 황제의 다른 자녀들도 겨우 나를 부르기 위한 전령으로 쓰기에는 너무 지체 높았다.

        ​

        그렇다면, 여기까지 찾아올 만한 사람은 딱 한 명이었다.

        ​

        벌컥 소리와 함께 마차의 문이 열렸다. 그리고, 망토를 벗은 황족의 모습이 드러났다.

        ​

        “뭐 하고 있어요? 빨리 안 타고.”

        ​

        호프부르크 황실의 황녀가 기어이 날 쫓아 이 먼 곳까지 찾아왔다.

        ​

        그녀는 그 긴 은발을 넘기고 나를 흘겨봤다.

        ​

        어머니와는 다른 의미로, 나는 숨통이 조여오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

        “얼른 타시지요.”

        ​

        시녀가 날 밀어 넣었다.

        ​

        “엇, 자, 잠깐-”

        ​

        탁.

        ​

        어어 하는 사이에 순식간에 마차의 안으로 밀려들어 가고, 마차의 문이 닫혔다. 그리 넓지 않은 마차에서, 황녀와 단둘만이 남았다.

        ​

        그녀는 날카로운 눈초리로 날 노려보았다.

        ​

        어째설까.

        ​

        분명 장인이 공들여 만들었을 최첨단 기술이 잔뜩 적용된 고급 마차이건만, 나는 마치 거미줄에 걸린 나비가 된 것만 같았다.

        ​

        “우리, 할 말이 참 많죠?”

        ​

        황제의 차녀, 마리아 호프부르크라는 이름의 거미가 날 노려보고 있었다.

       


           


I Wished for Romance, but it Turned Out to be a Romance Fantasy

I Wished for Romance, but it Turned Out to be a Romance Fantasy

낭만 판타지를 꿈꿨는데 로맨스 판타지였다
Score 7.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I dreamed of a life filled with romance¹ and romanticism, but I didn’t dream of a romance fantasy… —- ¹ The “Romance” here means a feeling or atmosphere of something new, special and exciting, e.g., a hero’s adven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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