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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

       나와 유 설간의 해프닝이 진정되고…, 한시우가 진행을 이어가기 위해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이것으로 나의 아이돌 아카데미아 등급 평가를 마치겠습니다. 연습생 여러분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

         

       수고했다는 한시우의 말에도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큰 호응이 일지 않았다.

         

       장시간의 촬영에 모두가 지쳐 있기도 했고…, 무엇보다 대부분 참가자들의 등급이 상당히 낮아 실망감이 컸기 때문이었다.

         

       그런 참가자들의 기색을 읽었는지 한시우가 입꼬리를 올리고는 말을 이었다.

         

       “나의 아이돌 아카데미아는 철저한 실력지상주의 시스템으로 진행될 겁니다. 낮은 등급의 참가자 분들은…, 높은 등급의 참가자 분들보다 안 좋은 취급을 받게 되겠죠.”

         

       “…….”

         

       그 말에 많은 참가자들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대부분 D, E, F 등급의 참가자들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등급을 상기했는지 입술을 씹기도하고 주먹을 꽉 쥐기도 했다.

         

       그렇게 낮은 등급 참가자들의 마음이 어둠으로 가득 차던 그때….

         

       “하지만, 여러분. 지금 여러분들이 받은 등급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닙니다.”

         

       “……!”

         

       한시우가 앞으로의 이야기를 꺼냈다.

         

       “앞으로 일주일 후 있을 테마곡 촬영까지 여러분은 맞춤 클래스를 통해 춤과 노래를 연습하실 겁니다. A등급 참가자들은 A등급 클래스에서 B등급 참가자들은 B등급 클래스에서 이렇게 말이죠.”

         

       “…엇.”

         

       한시우의 말에 나는 순간 흠칫할 수밖에 없었다.

         

       A등급을 받은 참가자는 나랑 유 설밖에 없는데…? 그러면 A 클래스는 나랑 유 설 단둘만 있다는 거 아닌가…?

         

       ‘그건 좀 부담스러운데….’

         

       그래도 이런 내 고민은 다음 말에서 해결될 수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일주일간 여러분은 지속적인 클래스 변동이 있을 겁니다.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클래스 승격이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 클래스 강등이 있을 겁니다.”

         

       …어쩐지 등급을 너무 박하게 준다 했다.

         

       아무리 평가를 까다롭게 한다 해도 100명 중에 A등급이 고작 2명인 건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나아아 제작진들이 처음부터 극적인 연출을 위해 심사진들에게 박한 평가를 요구한 게 틀림없었다.

         

       “여러분들이 앞으로 보일 모습에 따라…, F등급 연습생이 A등급이 되는 것도 꿈은 아니겠죠.”

         

       지금 한시우의 말은 기름이나 다름없었다.

         

       그가 낮은 등급의 참가자들의 승부욕에 기름을 던진 것이다.

         

       “지금부터 진정한 경쟁의 시작입니다. 나의 아이돌 아카데미아를 통해 데뷔하고 싶다면…, 여러분들의 이름을 알리고 싶다면…, 여러분들의 꿈과 열정으로 증명하십시오.”

         

       “…….”

         

       아무도 대답하거나 고개를 끄덕이지는 않았지만…, 100명의 참가자 모두의 눈동자가 살아 있었다.

         

       전쟁터에 나가기 전 군인들의 모습이 이러할까.

         

       나는 그 순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허투루 여기에 나온 사람은 없다. 모두가 많은 것을 걸고 여기에 나왔다.

         

       ‘쟤도 분명….’

         

       그때 내 눈이 반사적으로 유 설에게 향했다.

         

       앞으로가 기대된다는 듯 해맑은 미소를 짓고 있는 유 설. 하지만 그녀도 많은 것을 걸고 여기에 나왔겠지.

         

       그리고 그 뜻은….

         

       나도 죽을 만큼 최선을 다해야 유 설을 이길 수 있다는 걸 의미했다.

         

       물론 내 위의 유 설만을 바라만 봐서도 안 됐다.

         

       찌릿.

         

       나는 그 순간 나를 노려보는 SAV 서유진과 눈을 마주쳤다.

         

       A등급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무대 수준은 분명 뛰어났다.

         

       그 밖에 다른 B등급의 참가자들도…, 좋은 실력을 뽐냈었다.

         

       내가 과연 단순히 실력만으로 그들을 억누를 수 있는가?

         

       …아니.

         

       B등급의 그녀들과 나는 언제든지 뒤집혀도 이상할 게 없는 관계였다.

         

       위에서는 짓누르고 아래서는 치고 올라오고…, 그렇게 생각하니 숨이 막혔다.

         

       그럼에도….

         

       두근.

         

       내 심장은 심하게 흥분하여 뛰고 있었다.

         

       지금 여기 있는 모두가 그렇겠지.

         

       겉으로는 순한 소녀들의 모습을 하고 있어도 안으로는 열망과 열정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다음 순간 확신할 수 있었다.

         

       “자, 그러면 다 같이 슬로건을 한 번 외치고 끝낼까요? 하나, 둘….”

         

       “Show me your dream!!!!!”

         

       한시우의 신호와 함께 다 같이 외치는 슬로건에는 지독할 정도의 악과 독기가 담겨 있었으니까.

         

       이곳은 전쟁터였다.

         

       꿈과 열정,

         

       그리고….

         

       음기와 잔혹함, 권모술수로 가득 찬 전쟁터.

         

         

         

         

         

       **

         

         

         

         

       “컷!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촬영은 이걸로 끝입니다! 이제 숙소로 이동할게요~”

         

       다 같이 나아아의 슬로건을 한 번 외친 걸로 오늘의 촬영은 끝이 났다.

         

       “자, 그러면 연습생 분들은 각자 등급에 맞춰서 서주세요~”

         

       아무래도 등급에 맞춰서 대우가 다르다는 한시우의 말은 빈말이 아닌 듯했다.

         

       촬영이 끝나자 수고했다는 박수를 치기 무섭게 우리의 차별은 시작되었다.

         

       “어…, 그러면 F등급은 어디로….”

         

       “네~ F등급은 여기로 와주세요!”

         

       “E등급은 여기로요~”

         

       참가자들은 모두 우물쭈물하며 각자의 등급을 찾아갔다.

         

       등급 평가 동안 이야기를 나누며 제법 친해진 박유정과도 헤어져야 했다.

         

       “언니-!! 다음에 꼭 다시 만나요!! 제가 금방 A 클래스로 갈 테니까-!”

         

       “그, 그래.”

         

       또 보자고 얘기를 하긴 했지만…, 박유정의 등급은 E였다.

         

       어쩌면 또다시 만나지 못할 수도.

         

       나는 조금 씁쓸함을 느끼며 A등급 자리로 찾아갔다.

         

       “…앗.”

         

       유 설은 나보다도 먼저 A등급 자리에 와 있었다.

         

       ‘……이런.’

         

       아직은 뭔가 단둘이 있기 불편한데….

         

       아까 나는 도대체 뭔 깡으로 라이벌 선언 같은 것을 한 걸까.

         

       ‘…다음에는 저도 더 좋은 모습 보일 거에요.’

         

       자리로 돌아가는 그녀를 붙잡고 내가 했던 말이 떠오르자…, 얼굴이 홧홧해지며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숨이 막힌다. 단둘이 있을 때 무슨 이야기를 해야 되지?

         

       ‘M, MBTI…! MBTI 얘기하면 되나? 요즘 애들 그런 거 좋아하잖아…! 근데 내 MBTI는 뭐였더라…?’

         

       전에 한번 해봤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렇게 나는 혈액형이라도 물어봐야 하나 고민하며 유 설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저기….”

         

       스윽-.

         

       “……?”

         

       내가 어렵게 말을 걸기 전…, 먼저 차단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유 설이 손을 들고 나를 막았다.

         

       “다음에요.”

         

       “…예?”

         

       “오늘은 피곤하잖아요. 다음에 얘기해요, 저희.”

         

       “…….”

         

       그리 말하는 유 설의 얼굴에는 카메라가 돌 때의 해맑은 미소가 아닌 뭔가 피곤한 듯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아, 네.”

         

       상대가 이리 말하는데 더 이상 말을 걸긴 어려웠다.

         

       “자, 등급에 맞춰서 다 섰으면 이제 숙소로 이동하겠습니다.”

         

       이에 단둘밖에 없는 우리 A등급은 어색한 침묵과 함께 숙소로 이동했다.

         

       세트장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숙소는 생각보다 거대했다.

         

       설명 듣기로는 망해가던 리조트를 방송국에서 나아아 숙소로 쓰기 위해 인수한 후 개조했단다.

         

       ‘생각보다 스케일이 엄청 크네.’

         

       망해가던 리조트라더니 겉은 상당히 번지르르했다.

         

       우리 프로그램 이름이 나의 아이돌 아카데미아라서 그런가?

         

       하얀색과 분홍색의 페인트로 꾸며져 있는 숙소는 뭔가 동화 속 캠퍼스 같은 느낌도 났다.

         

       그렇게 내가 숙소의 외관에 감탄하며 안으로 들어가던 그때였다.

         

       “와아아아-!!”

         

       “엄청 예뻐-!!”

         

       “방은 어떨까?!”

         

       갑자기 선두 그룹에서 조금 과도한 리액션이 터져 나왔다.

         

       나는 그 순간 카메라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고 직감했고 이는 사실이 맞았다.

         

       숙소 안으로 들어가자 세트장처럼 수십 대의 카메라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것이었다.

         

       ‘숙소에서 딸 게 뭐가 있다고 이렇게 많이….’

         

       그리고 나는 곧 그 이유도 알 수 있었다.

         

       “그러면 지금부터 등급에 따라 나뉘겠습니다! F, E, D등급은 1층 B, C등급은 2층, 그리고 마지막으로 A등급은 3층입니다.”

         

       “아….”

         

       등급별로 천차만별인 방의 수준. 그리고 이를 본 연습생들의 리액션 컷을 따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지나가면서 본 F등급 방의 퀄리티는 정말 입이 벌어질 정도였다.

         

       “이, 이게 무슨….”

         

       F등급 연습생들은 자신들의 방을 보자마자 촬영인 것도 잊고 정말 현실적인 리액션을 보였다.

         

       탄식과 짜증.

         

       그중에는 정색을 하는 이도 있었다.

         

       그런데 그럴 만도 한 게….

         

       ‘훈련소…?’

         

       F등급 방은 그야말로 군대 훈련소를 연상케 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나도 전생에 고아였기에 군대를 가 본 적은 없다. 다만 군대 예능 프로그램에서 얼추 봐서 알았다.

         

       침상과 관물대, 그리고 그 아래의 모포와 침낭까지….

         

       벽지를 밝은색으로 해서 소녀다운 느낌을 어느 정도 주긴 했지만 아무리 봐도 이건 그냥 군대 훈련소였다.

         

       “…혹시 이 방에 몇 명이 들어가나요?”

         

       F등급 누군가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제작진이 해맑은 미소와 함께 답했다.

         

       “예~ 이 방에 총 20명이 들어갑니다.”

         

       “…예에?! 스무 명이요…?!”

         

       “등급 변동이 없다면 F등급 연습생 분들은 일주일간 여기서 머무르실 겁니다.”

         

       “…….”

         

       그 말에 F등급 연습생들이 울상을 지었다. 동시에…, 의지를 다지듯 이를 갈았다.

         

       이는 다른 등급에서도 마찬가지였다.

         

       E와 D등급도…, F등급 보다는 나았지만 좋은 방이라고 말할 수는 없었으니까.

         

       “자, 여기가 C등급 방입니다!”

         

       그나마 C등급부터는 괜찮았다.

         

       “C등급 연습생 분들은 4인 1실을 쓰시게 될 겁니다.”

         

       적당한 크기의 방에 무난한 인테리어. 그리고 꽤 푹신해 보이는 2층 침대.

         

       C등급 연습생들도 대부분 만족했는지 카메라 앞에서 흡족한 리액션을 했다.

         

       그리고 내가 놀란 건 B등급부터였다.

         

       “B등급 방은 2인 1실입니다.”

         

       “…우와.”

         

       C등급과는 육안으로 봐도 차이가 나는 널찍한 방의 크기.

         

       깔끔한 침대에다 바닥에는 카펫이 깔려 있고 옆에는 작은 책상도 딸려 있다.

         

       심지어는 중간에 작은 거실과 소파가 있으니 이 정도면 작은 집 정도였다.

         

       ‘…전생에서 내 집보다 훨씬 좋은데?’

         

       B등급이라 해서 그저 그럴 것 같았는데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

         

       이 정도면 B등급 연습생들도 모두 크게 만족할….

         

       “…나, 나는 누구랑 같이 방 못 쓰는데.”

         

       “…….”

         

       만화 속 부잣집 아가씨같은 대사에 뒤를 돌아보니 어김없이 SAV의 서유진이 있었다.

         

       서유진은 B등급 방을 보며 울상을 짓다가….

         

       째릿.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나를 노려보았다.

         

       …정말 무슨 생각을 하는지 훤히 들여다보이는 녀석이었다.

         

       그래도 이제는 좀 적응이 됐달까.

         

       나는 그녀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무시하고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역시나 다른 B등급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방에 환호성을 내지르고 있었다.

         

       “자,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A등급 방입니다.”

         

       이쯤 되니 A등급 방이 기대가 안 될 수가 없었다.

         

       제작진들도 자신이 있는 건지 나와 유 설 쪽을 바라보고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계단을 지나 A등급 방들이 있는 층으로 올라가고….

         

       “자, A등급 방은 당연히 1인 1실입니다. 먼저 이곳은 하예린 참가자의 방입니다. 준비됐으면 들어가시죠.”

         

       따라~ 다라다~

         

       제일 신난 제작진이 입브금을 하며 문을 열었다.

         

       “…우와아.”

         

       부푼 기대와 함께 방에 들어선 나는 그야말로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B등급에 비해 조금 더 큰 크기의 방. 심지어 이걸 혼자서 사용하고. 중앙에는 넓은 소파와 함께 TV가 있고, 한쪽 구석에는 해먹과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책상이 있었다.

         

       무엇보다 다른 방들과 큰 차이는 테라스의 존재였다.

         

       제작진이 웃으며 통유리로 된 테라스를 열자 시원한 바람이 쏟아졌다.

         

       나는 그 사이에 침대로 가서 매트리스를 눌러 보았다.

         

       꾹꾹.

         

       “푹신하죠?”

         

       “아…, 네…. 엄청 푹신하네요.”

         

       푹신하고 탱탱한 게 딱 봐도 고급 매트리스인 게 느껴진다. 내가 매트리스의 성능에 감탄하고 있으니 제작진이 카메라를 들이밀며 물었다.

         

       “자, 그러면 하예린 참가자. F등급부터 여기 A등급까지 방을 봤는데 이 방의 주인이 된 소감이 어떠신가요?”

         

       “어…, 그게….”

         

       어떠냐고 물어보면 당연히 좋았다. 그 밖에 다른 답은 떠오르지 않아 나는 그냥 머릿속 생각을 그대로 말했다.

         

       “…엄청 좋네요.”

         

       “……그리고?”

         

       “그리고…? 아…, 침대가 푹신해서 좋네요…?”

         

       “…….”

         

       순간 제작진의 얼굴이 썩었다.

         

       …이게 아닌가? 

         

       나는 당황함에 고개를 돌렸다가 거울 속 내 얼굴을 보고 제작진이 얼굴을 썩힌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표정이 너무 차가워서…, 기분이 좋은지 나쁜지 구분이 가지 않은 것이다.

         

       ‘…리액션 노맛이라 죄송합니다.’

         

       실망한 제작진들에게 속으로 사과하니 제작진들이 어색한 표정과 함께 방에서 나갔다.

         

       “그, 그러면 저희는 유 설 연습생 방 안내하러 가 보겠습니다! 내일 아침 집합 7시까지는 자유시간이니 편히 쉬시고 오늘 좋은 밤 되세요!”

         

       쿵.

         

       “…자유시간이라.”

         

       제작진은 자유시간이라 하긴 했지만 사실 그 말에는 어폐가 있었다.

         

       우웅-.

         

       방구석에서는 여전히 설치된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었으니까.

         

       “혹시라도 속옷만 입고 돌아다니는 실수는 하면 안 되겠지….”

         

       나는 한숨을 한 번 쉬고는 제작진이 미리 가져다 둔 내 짐을 풀었다.

         

       그리고 간단하게 샤워를 마친 후 잠옷으로 가져온 흰 티와 돌핀팬츠를 입고 침대에 누웠다.

         

       집에서처럼 속옷만 입고 잘 수 없어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말랑.

         

       그래도 침대가 좋아서 그런가…, 서서히 피로가 풀리는 게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이게 얼마 만에 혼자 방을 쓰는 거지….”

         

       전생에서는 고아였기에 성인이 된 이후로 늘 혼자였다.

         

       이번 생은 정반대로 혼자서 방을 가져 본 적이 없었다.

         

       우리 집에 방이 3개 있는데 그중 하나가 안방, 하나가 아빠 컴퓨터방, 나머지가 엄마 옷방이었으니까.

         

       “거의 19년 만에 혼자만의 방을 가진 거네….”

         

       오랜만에 혼자 자는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았다.

         

       나는 그렇게 침대에 누워 눈을 서서히 감으며 오늘 하루를 돌아보았다.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 나아아 세트장에 왔고…, 등급 평가를 마쳤으며…, 여러 사람들을 만났다.

         

       심사진들이 내 등급을 평가한 것처럼 나도 오늘 하루를 평가해 보면 어떤 점수를 줘야 할까.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등급 평가도 내 예상보다 잘 받았고…, 뭔가 따라잡고 싶은 사람도 생겼고….

         

       ‘유 설.’

         

       나는 그녀를 생각하다 아까 그녀가 내게 벽을 세운 걸 떠올렸다.

         

       ‘오늘은 피곤하니까 다음에 얘기하자고 했지…. 내일은 뭔가 이야기해 볼 기회가 있으려나….’

         

       나는 그녀를 생각하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괜한 생각 말고 오늘은 일찍 자자.”

         

       얼른 자야 체력도 회복하고 내일도 열심히 할 수 있으니까.

         

       나는 그냥 내일도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그리고….

         

       “예린아, 정신 안 차릴래?”

         

       다음 날 내 바람은 곧바로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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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Idol to Pay Off My Debt

I Became an Idol to Pay Off My Debt

빚을 갚기 위해 아이돌이 되었습니다.
Status: Ongoing Author:
"What? How much is the debt?" To pay off the debt caused by my parents, I became an id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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