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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

       “아니.. 도대체 왜 안읽냐고!!!!!”

       

        채수현은 침대에 스마트폰을 던져놓고서 헌터 훈련용 샌드백을 쳐대고 있었다.

        분명 자신이 메세지를 보내면 곧바로 답장을 해야했다.

       

        지금까지 수년간 당연히도 그래왔으니까.

        근데 단 2일만에 완전히 확 달라진 것이었다.

       

        ‘아니 내가 찬건 찬건데. 그거랑 별개로 이래도 돼? 남자가 진짜 쪼잔하게. 아휴. 내가 이딴 놈이랑 사귀었다니.’

       

        오히려 더 열만 받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띠리링.

       

        메시지가 오는 소리가 들렸다.

       

        “어? 답장왔다!!!!”

        “역시 이 호구새끼. 늦어서 미안하다고 질질 짜겠지.”

        “어휴…”

        “그래. 내가 뭐 어쩔 수 없는 척 하면서 봐줘야지.”

        “그럼 징징대며 매달리겠지…”

       

        채수현은 대충 잘 토닥여서는 약한 척을 하며 포인트를 다시 받아낼 계획이었다.

        아무래도 지금까지의 백지훈 성향을 보면 충분히 가능했으니까.

        그리고 어느정도 믿는 구석도 있었다.

        자신의 특성.

       

        ‘아직 약발이 먹히고 있겠지 뭐.’

       

        기대하는 마음으로 스마트폰을 열었다.

        그리고는 미친듯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 ㅗ ]

       

        메세지 함에는 딱 1글자가 와있었다.

       

        “이… 미… 미친… 새끼야!!!!!!”

       

        바들바들 떨며 얼굴이 새빨개지는 중이었다.

        자신의 분노와 부끄러움, 당황, 혼란, 여러가지 감정을 참을 수 없는 것 같아 보였다.

       

        거의 손에 있던 스마트폰이 바스러지기 직전 수준으로 보였다.

       

        ‘채… 채수현… 지… 진정해… 이런 것에 도발당하면 안된다고…’

        ‘하하…좀만 참아… 이 호구 새끼 좀만 잘 길들이면…너 인생 펴…’

        ‘얼마 안남았어. 회수를 중지만 할 수 있어도 괜찮다니까?’

       

        미친듯이 분노가 솟아올랐지만 최대한 자중하기로 했다.

        감정적으로 대응할 부분이 아니었으니까.

       

        채수현은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아주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고 이성적이었다.

       

        ‘이 호구 새끼한테 지랄해봤자 나한테는 하등 도움이 안돼.’

        ‘어떻게 해서든 포인트를 다시 뺏어오는게 나한테 이득이라고…’

       

        차분히 심호흡을 했다.

        어떻게 해서든 회수만 멈추면, 자신이 꿈꾸는 미래가 오니까.

       

        [ 오빠. 오타가 난 것 같네. 혹시 지금 어디야? ]

       

        최대한 가슴 깊이 차오르는 분노를 겨우겨우 억누르고는 한글자 한글자를 또박또박 입력했다.

       

        ‘그래. 채수현… 잘 참았어.’

        ‘역시 너 프로야.’

        ‘이성적으로 잘 행동하자.’

        ‘목적만 달성하면 돼. 괜히 쓸데없는데에 어그로 끌려서 경기에 패배하는 것, 허접들이나 당하는 것이잖아?’

       

        가까스로 진정을 한 상태.

       

        ‘제발… 내가 근처에 갈 수만 있으면…’

       

        채수현은 자신의 특성을 슬쩍 떠올렸다.

       

        ***

       

        “크크크크큭.”

       

        형석이는 끅끅대며 웃었다.

       

        [ ㅗ ] 

       

        그가 보낸 단 한 단어.

       

        “아마~ 제 생각엔 채수현 헌터라면 이거 받고 아주 화났을 거예요. 집을 부서버렸을지도 모르겠는 걸요?”

       

        나 대신 보낸 메세지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나였으면 좀 구질구질하게 길게 문장으로 보냈겠지만 형석이는 아주 깔끔했다.

       

        문자 한 개로 모든 것을 함축해서 보낸 것이었다.

       

        그리고는 곧장 답장이 왔다.

       

        [ 오빠. 오타가 난 것 같네. 혹시 지금 어디야? ]

       

        내가 예상한 것과는 꽤 방향이 달랐다.

        나는 분명 화가 나서는 갑질을 시도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분명 지랄을 했어도 모자를 상황.

       

        지금까지의 다년간의 경험을 고려하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았다.

        언제나 자신이 상전인 것마냥 행동했으니까.

        물론 나는 우리 둘의 행복과 목표를 위해 어느 정도 감내하고 있었던 것이고.

       

        그런데 ㅗ 라는 문자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자신을 굽힌 것이었다.

       

        ‘오호라…’

       

        감이 왔다.

        분명 이거 쫄린 것이다.

        회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 아주 확실했다.

       

        이 년 성격에는 내가 실수로 보낸 것이라고 해도 아주 지랄지랄을 해댔을 년이니까.

        근데 오히려 저렇게 실수였을 것이라고 스스로 커버를 친다?

        아주 심각하게 쫄리고 있다는 상황임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덕분에 나도 이젠 마음이 좀 풀리고 끅끅대기 시작했다.

       

        “와. 근데 형, 도대체 무슨 상황인 거예요? 채수현 헌터가 이렇게 굽힌다고요? 말도 안되는데?”

       

        그리고는 슬쩍 이상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것이었다.

        표정을 보아하니 채수현과 이수아 두 헌터가 자꾸 나한테 이상한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것 같았다.

       

        “형… 도대체 뭘 받아내는 중이라서 그런 거예요? 빚이라도 있나? 뭐 선물인가? 비싼 거예요? 아니면 뭐 희귀한 건가? 구하기 힘든 거예요?”

       

        상당히 궁금하다는 표정이었다.

        뭐 이해는 된다.

        채수현을 이렇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꽤 어마어마한 것이라는 뜻이니까.

       

        “어차피 말 해도 모를 걸”

        “에이 뭔데요.”

       

        이미 형석이한텐 여러 차례 말한 적이 있다.

       

        “내가 얘한테 헌터 포인트를 줬다니까? 그걸 다시 받아오는 중이고”

        “아 또 . 형 장난치시네.”

       

        역시나 오늘도 안믿는다.

        도대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현실세계에서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도록 락이 걸려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누구도 믿지 않았다.

       

        “뭐 어쨋든 대충 그런 걸 받아온다 말이시죠? 크큭. 아주 발등에 불이 떨어졌나 본데요?”

       

        형석이는 원인이 뭐든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는 것 같았다.

        그냥 이 상황을 즐기는 것이 재미있을 뿐.

       

        “형 그냥 기왕 이렇게 된 김에 좀 더 놀려주면 안돼요?”

        “응?”

        “저 해보고 싶은 것 있는데… 형이 딱히 상관이 없으면 해봐도 될까 해서요.”

       

        뭔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해보기로 했다.

        어차피 이 개같은 년이랑은 다시는 상종하고 싶지도 않으니까.

        뭘 하든 나랑 뭔 상관이람.

       

        [ 김포 뚝배기 집. 30분 줄게. ]

       

        이러고 메세지를 보내는 것이었다.

       

        “엥? 우리 논현에 있잖아. 그리고 김포에 어떻게 30분 안에 가? 걔 압구정에 사는데?”

        “크큭… 그.러.니.까.요. 크큭…”

       

        아주 기대가 된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키킥대고 있었다.

       아무래도 헛걸음하게 만들 생각인 것 같았다.

       

        ***

       

        “어?????”

       

        이번엔 답장이 아주 빠르게 왔다.

       

        [ 김포 뚝배기 집. 30분 줄게. ]

       

        “어…??? 김포 뚝배기 집….?”

       

        답장이 온 사실에 싱글벙글했지만 이내 곧 표정이 굳어졌다.

       

        “아니. 김포 뚝배기 집인건 알겠어. 근데 30분? 아 장난해? 시발 여기서 30분 안에 어떻게 저기까지 가라고?”

       

        이내 말도 안된다는 표정과 함께 지금 자신이 물불 가릴 때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

       

        ‘아 씨.. 어.. 어떡하지? 일단 빨리 가야되는데.’

        ‘나 꾸미지도 못했는데.’

       

        갑자기 상황이 이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하지도 못했기 때문에 그냥 집에서 편하게 있는 차림새였다.

       

        ‘풀로 꾸미려면 3시간은 걸린단 말야.’

        ‘아 씨. 뭐야. 진짜.’

       

        채수현의 눈동자는 흔들리고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재빠르게 머리를 굴리는 중이었다.

       

        ‘이… 일단 가자… 나는 안꾸며도 예뻐.’

        ‘어차피… 백지훈이라면 평소처럼하고 가도 뻑 갈거야.’

       

        그녀는 후다닥 대충 준비하고는 미친듯이 밖으로 빠르게 뛰쳐나갔다.

       

        ***

       

        “채수현 헌터 지금 아주 난리가 났을 거예요. 분명 집에서 쉬고 있었을 시간이니까요. 여자들 외출 준비하는 데만 한 세월 걸리잖아요.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을 걸요. 크큭.”

       

        그는 이 상황이 아주 재미있다는 듯이 계속해서 웃어댔다.

        나도 덩달아 즐거울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식으로 골탕먹이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꽤 흥미로웠다.

       

        ‘과연 채수현. 어떻게 행동을 할 지.’

       

        생각을 할 틈도 없이 답장이 돌아왔다.

       

        [ 오빠. 나 김포 가고 있는데… 좀만 기다려줘… ]

       

        “캬… 뭔진 모르겠지만 채수현 헌터, 형한테 뭔가 단단히 잡힌 모양인데요? 와…”

       

        곧이어 온 답장을 보고는 거의 감탄을 하는 모습이었다.

        분명 형석이도 설마 채수현이 이렇게 나올지 긴가민가 한 상태로 보냈던 것 같다.

       

        “응. 그렇지. 아주 좆되는 거지.”

       

        S급 1위로 백호 길드에 들어갔는데 C급이되었다? 

        난리가 날 수 밖에 없기는 하다.

       

        채수현이 바짝 엎드려서는 저렇게 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캬… 천하의 채수현이 이렇게 한다고?’

       

        단 2일 만에 전세 역전.

       

        분명 어제 차일 때까지만 해도 상당히 좆같았다.

        그간의 노력이 완전히 물거품이 되고 기분도 잡쳤으니까.

        그런데 차이고 하루가 지나자 전황은 바뀌었다.

       

        적진을 반으로 가르는 대규모 상륙작전에 성공한 것만 같은 쾌감.

       

        ‘이제 주도권은 나에게 있다.’

        ‘응. 채수현 너 맘대로는 안 될거야.’

        ‘나한테 받았던 것 다 내놔.’

       

        나는 쫄릴 것이 전혀 없었다.

        그저 기다리기만 하면 채수현의 포인트는 점차 내려갈 것이다.

       

        그리고 정부에서 확인만 한다면…? 

        곧바로 C급으로 직행.

       

        그리고 나는 곧바로 랭크를 올리면서 완전히 전세 역전.

        일에는 다 순서가 있는 법.

       

        채수현이 C급 나락으로 떨어지면 곧바로 모든 포인트를 쏟아부어 상향 조정을 할 계획이다.

       

        [ 오빠… 30분으론 안될 거 같은데. 내가 진짜 빠르게 가고 있거든. 혹시 좀만 시간 더 늘려주면 안될까? ]

       

        기분 좋게 이것저것 생각을 하고 있는 와중에 뒤이어 메세지가 추가로 날아왔다.

       

        ‘응. 안되지. 어디서.’

       

        나는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채수현 헌터 완전 지금 쫄리는 것 같은데요?”

       

        메세지를 보고는 우리 둘은 키킥대는 중이었다.

        그리고는 차분히 기다려보기로 했다.

        읽씹을 하면 어떻게 될 지.

       

        [ 알았어. 어떻게 해서든 가볼게. 조금만 기다려봐 ]

       

        읽씹을 했더니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또 다시 메세지가 왔다.

        아주 고분고분해진 상태.

       

        “어휴… 진작 이렇게 할 걸. 지금까지 개 호구짓하며 살았네.”

       

        나도 모르게 반성의 말을 했다.

       

        “아 형. 연애는요. 원래 이렇게 하는 거예요.”

       

        자칭 연애박사인 녀석이다.

       

        “근데 너 모쏠이잖아.”

        “꼭 실전을 해봐야 이론을 잘 아는 것은 아니죠. 넵. 그렇습니다.”

       

        아주 단호하고 진지한 표정이 되었다.

        뭐 하긴 그렇기는 하다.

       

        이 녀석 헌터도 아니면서 헌터에 대해서는 아주 빠삭하니까.

       

        어쨌든 나와 형석이는 채수현이 어떻게 행동할 지를 차분히 기다려 보기로 했다.

        어차피 김포에 있지도 않지만.

       

        ‘이제 10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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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배신당했지만 괜찮습니다ㅎㅎ
Status: Ongoing Author:
"I was the one who boosted your rank. Yet you stabbed me in the back? Fine. Goodbye. I'm taking it back. You're finished now. Thanks to you, I now have an abundance of skill points for a prosperous hunter life. But... after spending some of those points, the S-Ranks are starting to get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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