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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

       20. 드래곤 자격 시험 (2)

       

       

       입구에서 간단한 검사를 끝내고, 이하준은 수험생들이 모인 강당에 줄을 서 있었다.

       그는 올라가는 입꼬리를 주체 못하며, 결과표를 쳐다보았다.

       

       “샤아악-“

       

       그리고, 화련이도 모자에 숨어 결과표를 훔쳐보았다.

       

       이름: 이하준.

       나이: 23세.

       신체: 179cm 68kg.

       마력: D

       종합 결과: 신체에 비해 마력의 순도가 높은 편. 근육량은 적당하지만, 영양 불균형이 있음. 식단을 개편해야 함. 나이가 있어 마력 성장은 기대하기 힘듦. 더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 전투 데이터 분석이 필요.

       

       짧은 시간 동안 검사한 것 치고는 꽤나 정확한 분석이 나왔다.

       화련이는 결과표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음음, 맞는 말이야! 슬슬 고기도 질렸어. 식단을 개편할 필요가 있었어!’

       

       화련이는 기계가 내놓은 결과에 만족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저 식단을 개편해야 한다는 소리 하나 때문이었다.

       그건 그렇고.

       

       ‘강해 보이는 사람이 없어 보이는데. 이러면 재미없어!’

       

       싸움을 구경하러 왔는데.

       제대로 된 싸움을 구경조차 못 할 것 같다.

       시험장에 모인 인간들의 상태가 시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드래곤인 화련이가 보기에는 말이다.

       

       ‘대충 집주인을 포함해서 10명. 그 이하는 내 새끼 발톱보다 별로야. 실망이야!’

       

       괜히 왔어!

       화련이는 실망감에 앞발을 한차례 내리쳤다.

       

       “아악!”

       

       정수리에 발톱이 꽂힌 이하준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흥, 꼴이 좋아!’

       

       오히려 이 정도면 싸게 먹히는 거야.

       화련이는 조금 전에 있었던 불쾌한 일을 떠올렸다.

       여자한테 웃기나 하고.

       

       ‘흥, 암컷을 보자마자 꼬리를 흔들기나 하고. 아빠는 무슨 아빠야? 나는 인정 못해.’

       

       인정할 수 없다.

       그런 인간을 아빠라고 부를 수 없다.

       

       ‘강하지도 않고! 나한테 아빠라고 불릴만한 자격이 없어! 실격이야!’

       

       화련은 이하준이 약속을 어기고 알을 판매하려 했던 기억을 떠올랐다.

       약속 하나 지키지 못하는 존재를 아빠라고 부를 수 없었다.

       적어도 뛰어난 부분이 하나라도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곧바로 발톱을 세워 이하준의 정수리를 공격했다.

       

       “샤아악-!”

       “아악-! 이화련 너 진짜 오늘 아빠랑 해보자는 거지?”

       “샤아악-! 샤아악-!”

       “진짜 시험 끝나기만 해. 집 돌아가서 보자.”

       “샤아악-!!”

       

       흥.

       누가 할 소리를.

       화련이는 방방 뛰려고 하는 마음을 접고, 푹신한 머리카락에 누웠다.

       

       ‘드래곤의 침소가 된 걸 영광으로 알아, 인간!’

       

       그렇게, 두 사람이 서로 티격태격 싸움을 멈춘 순간.

       시험장에 모인 사람들을 향해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시작에 앞서 오늘 이 자리에 모여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전합니다. 저희는 지금부터 안내해 드린 대로 여러분이 영웅이란 자리에 걸맞은 사람인지 간단한 테스트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만약 이 자리에 영웅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 분이 계신다면. 바로 뒷문으로 나가주시길 바랍니다.

       

       “나가겠냐고.”

       

       이하준은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럼 지금부터 자격이 있는 사람을 판별하기 위해, 시험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참가자는 모두 벽으로 밀착하시면 되겠습니다.

       

       그에 참가자들은 재빨리 벽 쪽으로 밀착했다.

       이하준도 마찬가지였다.

       

       “사람 더럽게 많네.”

       

       이하준은 투덜거리며 모자를 꽉 눌렀다.

       화련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속으로 크게 소리쳤다.

       

       ‘지금 싸우자! 지금이 기회야! 다 때려잡으면 집주인이 가장 강한 인간이야! 시험 합격이야!’

       

       당연히 이하준은 화련이의 목소리를 알아 들을 리가 없었다.

       화련이는 답답함에 이하준의 머리를 두드렸다.

       

       ‘으아아! 내 말을 알아들으란 말이야! 드래곤이 말을 하는데 왜 듣지를 못 하냐구! 무슨 방법 없나?! 분명 머리에 있었던 것 같은데?!’

       

       통통-

       화련이의 화려한 발놀림.

       하지만, 이하준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아빠 두피 마사지 해주는 거니?”

       “샤아악-!”

       

       이제는 슬슬 적응해버렸기 때문이다.

       화련이는 이 답답함을 해결하고 싶기에, 잠시 머리에 담긴 지식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든 참가자가 벽 쪽에 밀착하고, 화련이가 고민하고 있자.

       

       터벅터벅-

       

       비어있던 강당 중앙으로 한명의 여자가 걸어 나왔다.

       이하준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그 여자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어떤 영웅이 있는지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모를리가 없었다.

       

       “한지수다.”

       “한지수가 뭐 하는 사람인데.”

       “몰라? A급 영웅이야. 오늘은 무기를 안 가져왔네. 한지수는 최근에 광고도 찍으면서 인지도를 올리고 있는-“

       “그럼 돈 잘 벌겠네.”

       

       이하준은 어째선지 마음이 불편해졌다.

       하지만, 이하준과 달리 화련이는 마음이 굉장히 들뜨기 시작했다.

       

       ‘싸우자! 집주인 당장 싸우자! 저 인간이랑 싸우면 재밌겠어! 빨리 달려가서 약점인 복부부터 때려버려어!!’

       

       뚜쉬뚜쒸-

       화련이는 신이 나서 앞발을 마구 휘둘렀다.

       녀석은 그저 싸움이 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

       

       

       실전 전투.

       그 시험의 정체는 바로 A급 영웅인 한지수와 모의 전투장에서의 전투를 의미했다.

       

       “190번 탈락.”

       

       퍽-!

       한지수는 표정 변화 하나 없이, 이미 기절한 190번을 전투장 밖으로 내던졌다.

       현재까지 시험에 통과한 사람은 0명.

       시험의 난이도는 생각보다 훨씬 높았다.

       

       “이러다가 나도 떨어지는 거 아니야? 봐주는 느낌이 하나도 없는데.”

       

       한지수.

       대부분의 지원자를 맨손으로 주먹 한 방에 날려버린 A급 영웅.

       나는 들어본 적도 없지만, 꽤 인지도가 올라가고 있는 신성이라 한다.

       

       ‘나보다 어린 것 같은데. 돈 많이 벌겠네.’

       

       예쁘기까지 하니까.

       진짜 돈을 쓸어 담겠네.

       내 안에 있는 열등감이 꿈틀거리는 기분이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하지만, 딸이 보고 있는 앞에서 추태를 보일 수 없는 법.

       

       “지금 부러운 건 부러운 거고. 나중에 내가 더 벌면 되는 거야.”

       

       나는 그 생각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192번 앞으로.”

       

       내 차례가 왔기 때문이다.

       나는 긴장을 감추고 한지수를 향해 걸어갔다.

       다른 참가자들은 그런 나를 측은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몇 초 걸릴 것 같냐. 나는 10초 예상한다.”

       “장비를 봐. 가지고 온 것도 없잖아. 5초 정도 걸리겠지.”

       “하긴, 돈을 처바른 애들도 그냥 나가떨어졌는데. 이상한 모자나 쓰고 장비 하나 없는 쟤가 강할 리가 없겠지.”

       

       이 새끼들.

       내가 돈이 없다고 무시하는 건가?

       제대로 발작 버튼이 눌리고 말았다.

       

       ‘10초는 무조건 넘기고, 무조건 통과한다.’

       

       괜히 오기가 생기네.

       나는 시험을 보기 위해 한지수의 앞에 섰다.

       

       ‘아, 맞다. 모자.’

       

       그 전에 모자부터 바닥에 내려놓기로 했다.

       그러나, 어째선지 모자가 벗겨지지 않았다.

       물리적인 힘에 의해서 말이다.

       

       “ㄴ, 너 이화련 이 자식… 말이 다르잖아…”

       “샤아악-!”

       “시험 볼 때는 얌전히 기다리고 있겠다 했잖아…”

       “샤아악-!!”

       

       드래곤을 믿은 내가 바보지.

       화련이는 모자를 잡아당기며 완강히 거부했다.

       한지수는 아쉽게도 나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192번. 빨리 준비하지 않는다면 실격으로 처리하겠어.”

       “하아…”

       

       어쩔 수 없나.

       모자를 쓸 수밖에 없겠네.

       

       “…너는 진짜 아빠한테 제대로 혼날 줄 알아.”

       

       오늘 진짜 죽었어.

       나는 한숨을 내쉬며 한지수의 앞에 섰다.

       장비가 없어 그냥 맨손이다.

       가볍게 목을 숙여 인사했다.

       

       “192번. 시험 시작.”

       

       한지수는 인사도 제대로 받지 않고 곧바로 시험을 시작했다.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위압감이 달랐다.

       

       ‘왜 다들 한 방에 나가 떨어졌는지 알겠네.’

       

       시험을 지켜보고 있길 잘했어.

       나는 분석했던 대로 재빨리 옆으로 굴렀다.

       내가 원래 서 있던 자리에는 한지수의 주먹이 닿아 있었다.

       

       “바로 탈락할 뻔했네.”

       “…”

       

       한지수는 누워있는 나를 향해 또다시 주먹을 내질렀다.

       마력을 두른 주먹이 바닥을 강타했다.

       

       콰앙-!!

       

       “미친. 저거 맞았으면 죽은 거 아니야?”

       

       바닥에 커다란 구멍이 생겨났다.

       괜히 A급이 아닌가.

       나는 재빨리 저 멀리 뛰어올랐다.

       일단 도망이 우선이었다.

       

       “이거 통과하라고 만든 시험이 맞아? 저걸 어떻게 이기라는 거야.”

       

       영웅 되기 참 어렵네.

       한지수는 나를 가만히 보더니 입을 열었다.

       

       “192번. 마력이 D급이라 적혀 있던데. 방금 뛰어오를 때 그 조잡한 마력 활용은 뭐지?”

       “마력을 제대로 써본 적이 없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

       “…아쉽네. 다른 참가자보다는 괜찮지만. 경박한 말투부터 시작해서. 영웅이 되기에는 자격이 한참 모자라.”

       

       내 말투가 뭐 어때서.

       그리고, 그 자격이 대체 뭔데.

       

       ‘이 시험을 통과하든 해야지 돈을 벌고 녀석들을 배불리 먹이는데.’

       

       어떻게 하면 이 답도 없는 시험을 통과할 수 있을까.

       나는 답답함에 입술을 꽉 깨물고, 주먹을 쥐었다.

       어떻게 해서든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뒤로 물러설 수 없었다.

       그 순간 내 머리에 텐션 높은 목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이 멍청한 집주인!! 마력을 온몸에 두르고 있으라구!! 그래야 몸을 움직이기 편하지!!’

       “이화련? 뭐야 나한테 어떻게 말하는 거야.”

       ‘나 드래곤이야! 드래곤은 못 하는 게 없다구! 항상 방법을 찾지! 그것보다 집중해! 싸웠으면 일단 이겨야 할 거 아니야!! 난 지는 게 세상에서 제일 싫어! 지는 사람은 더 싫고!!’

       “내가 저걸 어떻게 이기는데.’”

       

       나는 마력이 D급이고 무직 백수다.

       한지수는 A급 영웅에 마력은 나보다 훨씬 높겠지.

       이기고는 싶지만 현실적으로 이기기는 힘든 상대다.

       그러나, 화련이는 내 생각과 다른 모양이다.

       

       ‘드래곤이 이길 수 있다고 하잖아! 그럼 이길 수 있는 거야! 내 말대로만 해!’

       “어차피 답도 없어서 네 말을 듣긴 하겠는데. 나를 갑자기 왜 도와주는 거야?”

       ‘그, 그건…! 그냥 내 마음이다! 흥!’

       

       화련이는 부끄러운지 대답을 회피했다.

       일단, 화련이의 말을 들어보는 편이 좋아 보였다.

       나는 주먹을 들고 한지수를 마주했다.

       

       “와라.”

       “그래, 간다.”

       “…천천히 와라.”

       

       한지수는 눈으로 좇기 힘든 속도로 나를 향해 쇄도했다.

       

       ‘왼쪽으로 몸을 움직여!’

       

       꽈악-!

       화련이는 내 머리카락을 왼쪽으로 당겼다.

       그에 따라 내 몸은 왼쪽으로 치우쳐졌다.

       

       “맞았다고 생각했는데…?”

       

       한지수의 얼굴이 당황으로 물들었다.

       그에 그치지 않고 화련이는 다시 내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허리를 앞으로 숙여! 그다음에는 무릎 공격을 피해!’

       

       슈욱- 슈욱-

       나는 화련이의 말대로, 화련이가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대로.

       몸을 편하게 움직였다.

       그럴 때마다 한지수의 공격은 1㎝ 차이로 빗나갔다.

       

       “갑자기 움직임이 달라졌어. 쥐처럼 잘도 피하네.”

       

       그럴수록, 한지수의 표정에는 조급함이 드러났다.

       A급 영웅의 공격을 일개 지원자가 피하고 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그리고, 그건 화련이가 유도했던 결과였다.

       

       ‘이제 큰 공격이 들어온다! 오른쪽 크게 훅이야! 그때를 노려서 안으로 파고드는 거야!’

       

       화련이는 컨트롤러를 조종하는 것처럼, 내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나는 그 움직임에 맞춰, 몸을 움직였다.

       그 결과 화련이가 원하던 대로 한지수의 안으로 파고들 수 있었다.

       그러자, 화련이는 머리카락을 앞으로 쭉 잡아당기며 소리쳤다.

       

       ‘그대로 주먹을 앞으로 뻗어서 갈겨!!’

       

       퍼억-!!

       나는 화련이의 말대로 주먹을 앞으로 갈겼다.

       

       “흐읍-“

       

       한지수의 고통스러운 호흡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나는 내 주먹이 어디에 닿아 있는지 확인했다.

       

       “어… 음…”

       

       완벽한 급소를 노린 복부 공격.

       일명 배빵이었다.

       나는 이 멋쩍은 상황에 살짝 변명을 내뱉었다.

       

       “이런 상황을 노린 건 아니었는데…”

       

       무직 백수 이하준.

       수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A급 영웅 한지수의 복부에 주먹을 갈기다.

       그 사건의 당사자는 나를 원망스러운 눈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완벽한 노림수에 당했으니 합격은 주겠어. 하지만, 다음에 마주치면 봐주지 않아. 그때는 내 무기를 들고 있을 테니까.”

       “…”

       

       영웅에 합격한 건 좋지만.

       업계 선배에게 찍혀버리고 말았다.

       

       ‘그거야 아ㅃ… 아니, 집주인! 잘했어! 역시 싸움은 이겨야 재밌어!’

       

       화련이는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하고, 잔뜩 신이 나 있었다.

       그것조차 화련이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

       

       

       시험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내 손에는 합격 통지서가 쥐어져 있었다.

       참고로 합격자는 나를 포함해서 3명뿐이다.

       현실 같지 않아서 믿기가 힘들었다.

       

       “내가 시험을 통과한 게 맞나…?”

       ‘통과했다니까! 내가 봤어!’

       “그치? 내가 통과한 거 맞지, 화련아?”

       ‘통과했다구! 그러니까 그만 말해! 5번은 더 들었어!!’

       

       찹찹-

       화련이는 앞발로 내 머리를 내려쳤다.

       이제 그 행동은 나를 화나게 만들지 않았다.

       

       “화련아.”

       ‘으잉?’

       “고맙다. 덕분에 합격할 수 있었다.”

       ‘하, 당연히 내 덕분이지! 더 고마워하도록 해!’

       

       모자에 숨어 보이지 않아도.

       화련이가 어깨를 으쓱-하고 있는 모습이 머리에 떠올랐다.

       

       “그래서 말인데.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먹고 싶은 거?’

       “어, 오늘은 네가 먹고 싶은 거 사줄게. 없으면 내가 알아서 고르고.”

       ‘그럼 나 그거 먹을래! 피자! TV에서 봤는데 맛있어 보였어! 피자 먹고 싶어!’

       “큰맘 먹어서 스파게티까지 사줄게.”

       ‘야호!’

       

       화련이는 기분이 좋아 머리에서 방방- 뛰었다.

       나는 서울-05구역에서 페퍼로니 피자와 스파게티를 포장해서 집으로 돌아갔다.

       

       “얘들아 아빠 왔다. 그리고, 시험 합격했다! 와서 맛있는 거 먹어!”

       “…축하.”

       “와아, 아버지! 축하드려요!”

       

       무심하게 축하 인사를 건넨 수련이.

       활짝 웃는 얼굴로 축하해주는 초련이.

       나는 기특한 마음에 녀석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고 있자, 인간 모습으로 돌아온 화련이가 흰 티를 입고 식탁에 재빨리 앉았다.

       

       “피자 줘! 피자 먹고 싶어!”

       

       재촉하기는.

       나는 피자 박스를 열고, 접시에 피자를 하나씩 담았다.

       

       “그거 많이 못 먹는 비싼 거야. 맛있게 먹어.”

       “안 그래도 맛있게 먹을 거야!”

       

       냠-

       화련이는 손으로 피자를 잡고 입에 넣어 치즈를 늘어뜨렸다.

       수련이는 포크를 사용해 피자를 잘라 먹었다.

       초련이는 피자에 박힌 페퍼로니를 전부 빼는 작업을 진행했다.

       

       ‘맛있게 잘 먹는 모습을 보니 좋네.’

       

       먹는 모습만 봐도 배부르다는 게 이건가.

       부모의 마음을 이해해버렸다.

       나는 피자를 한 조각만 먹고, 나머지 한 조각을 화련이에게 건넸다.

       

       “와아!”

       

       화련이는 입맛에 맞는지 입꼬리를 올린 채 피자를 흡입했다.

       피자를 다 먹은 후에 스파게티까지 처리한 후.

       녀석은 얼굴을 붉히고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뭐어, 집주인도 오늘 나쁘지 않았어. 원래는 안 도와주려 했는데. 잘 피하고 이기고 싶어하는 것 같아서! 내가 그냥  상대가 마음에 안 들어서 도와줬을 뿐이야!”

       “그래?”

       “ㅁ, 뭐 딱히 아직 인정은 안 했지만…! 임시 아빠니까 도와줬을 뿐이라구…!”

       

       임시 아빠.

       

       “그러니까 내가 아빠라고 불러도 착각하지 말라구! 나는 아직 인정 안 했고! 임시일 뿐이니까! 알겠어…!?”

       

       흥-

       화련이는 그리 말하고는 내게서 고개를 돌렸다.

       나는 그런 화련이를 보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임시기는 해도 아빠라고 인정받았네.’

       

       저 까다로운 드래곤에게 아빠라고 인정받다니.

       기분이 상당히 좋았다.

       

       “화련아. 아빠라고 인정받은 김에 아빠가 비행기 태워줄까?”

       “싫어!

       “화련이 일루와잇!”

       “오지마아!”

       

       화련이를 잡기 위해 시작된 추격전.

       

       “흠…”

       

       수련이는 그런 우리의 모습을 꽤 복잡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느린 다르팽이입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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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Picked up a Dragon Egg

I Picked up a Dragon Egg

드래곤의 알을 주웠다
Score 7.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I picked up an Egg from the Dragon’s Nest. “Shakk!!!!” “Should I just sell?” I should have picked some other treas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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