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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

       악스빌을 출발하고 나흘간의 항해는 순조로웠다.

       별다른 사고도 사건도 없었다.

       밥 먹고 뒹굴고, 밥 먹고 뒹굴고의 반복이었다.

         

       단원 중 불평하는 사람?

       당연히 있을 리가 없다.

       항상 마차에서 텐트에서 노숙하던 그들이다.

       매일 뜨거운 물로 샤워하고, 침대에서 잘 수 있다는 것만 해도 그들에게 있어서 엄청난 사치였다.

         

       그들은 이 안락하고 편안한 유람선 여행을 반겼다.

         

       그중 가장 즐거워하는 사람은 유라크네일 것이다.

       배에서는 음식이 제공되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녀는 한동안 살림꾼 역할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단장님, 오늘은 어제와 다른 잎으로 차를 타봤어요.”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 있는 건 그녀의 성미에 맞지 않았다.

       뭔가 계속 일거리를 찾아 전념해야 그녀는 마음이 편했다.

         

       주부가 가지는 일종의 직업병이랄까?

         

       그녀가 요즘 맛 들인 일은 차를 타는 것이었다.

         

       -유라크네 씨, 차를 탈 줄 아시나요?

       -차요?

       -네. 이파리를 우린 물 말입니다.

       -그, 그거야 알고 있지만……. 갑자기 왜……?

       -아, 그냥 유라 씨가 타준 차가 마시고 싶어서요.

         

       예전 같았으면 벌벌 떨었을 것이다.

       단장의 의도가 뭘까?

       잘못 타면 트집을 잡아 벌이라도 내리려고 그러나?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그에게서 비밀의 한 조각을 공유받은 덕분일까.

       여전히 그의 정체는 수수께끼고, 속내는 짐작할 수 없었지만, 그가 예전만큼 두렵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가 자신에게 무언가를 부탁했다는 것이 기뻤다.

       그녀는 자신에게 부탁하는 사람을 좋아했다.

       그리고 그 부탁을 들어주고 상대가 웃는 것을 즐겼다.

         

       역시 이건 주부의 직업병인가 봐.

         

       자신이 손수 우려낸 차.

       괜히 한 번 손으로 더 부스럭거린 찻잎.

         

       그것을 마시는 단장의 얼굴을 물끄러미 들여다봤다.

       그의 얼굴에 미소가 그려지자, 그녀의 입꼬리도 자연스레 올라갔다.

         

       “어때요?”

       “와, 확실히 어제 것보다 향기가 더 진한데요. 후후, 유라크네 씨 덕분에 이제 차 없이는 못 살겠네요.”

         

       단장의 칭찬을 듣자 유라의 입에서 “푸헤헤.” 하고 절로 웃음이 흘러나왔다.

         

       앗, 방금 웃음 너무 헤펐나?

       아냐, 아냐. 단장님의 미소에 마주 웃어준 것뿐인걸.

         

       그녀도 손에 든 차를 살짝 들이켰다.

       달콤한 감각이 혀를 간질였다.

         

       이상한 일이다.

       설탕을 넣지 않은 차인데……

       날 리도 없는 단맛이 났다.

         

       유라크네는 자신을 바라보고 웃는 단장의 얼굴을 보고 알아차렸다.

       그래. 이건 감각의 전이였다.

       저 남자를 보면서 느끼는 쾌감으로 인한 공감각적인 단맛이었다.

         

       “상회의 회장님이 타는 배라서 그런지, 품종이 다 고급스럽네요.”

         

       아아, 회장님.

       좋으시겠어요. 돈이 많아서.

       근데 그러면 뭐해요.

       단장님은 내가 타주는 차밖에 안 마시는걸요.

       후훗.

       어제 테라스에서 다 봤어요.

       당신이 음료수를 권했는데도 단장님은 손에 든걸 들고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저는 이걸 제일 좋아합니다.

         

       아쉽게 됐네요, 부잣집 아가씨.

       이분이 당신에게 지어주는 미소를 보며 행복해하시던데…….

       모르시죠? 단장님이 짓는 미소의 의미.

       저는 아는데요, 후훗.

         

       뿌우, 뿌, 뿌우웅-

         

       느린 기적소리를 내며 드라고뉴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외륜선.

       배는 목적지까지 이틀을 앞두고 있었다.

         

       함교의 테라스 위.

         

       원더스타인과 유라크네, 엘라.

       셋은 점심 식사를 마치고 여느 때처럼 차를 마셨다.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다른 단원들은 함부로 갑판 위로 올라올 수 없었다.

         

       가뜩이나 미신에 예민한 뱃사람들이었다.

       단원들이 뱃전에 어슬렁거리다가 다른 배에서 보기라도 한다면, 거센 ‘항의’를 받을 수도 있었다. 어차피 화물칸에 다른 짐도 없어 널찍한 데다, 편의시설도 매우 잘 갖춰져 있었기 때문에 딱히 불만은 없었다.

         

       “엘라, 넌 차 맛이 어때?”

       “뭐, 그럭저럭 괜찮네요…….”

         

       엘라는 어딘가 뚱해 보였다.

       유라크네가 살갑게 말을 걸어도 건성으로 고개만 끄덕였다.

       그녀는 배에 타고나서 계속 이런 상태였다.

         

       아니, 그 전부터 전조는 있었다.

       뭔가 불편해하고 날이 선 분위기.

         

       유라크네는 그 원인이 뭔지 짐작이 갔지만, 굳이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

         

       “단장님, 그러고 보니 자작님은 첫날 이후로 잘 안 보이시네요? 저희를 후원해주시는 분인데, 제가 차를 꼭 대접해드리고 싶었는데요.”

       “자작님은 업무를 처리하느라 방 밖으로도 잘 못 나온다고 하더군요. 저도 어제 잠시 뵌 게 고작이었습니다.”

         

       원더스타인의 말에 유라크네는 미소를 지었다.

         

       “한 상회의 회장님이시니 바쁜 건 당연하겠죠. 그런데 참 이상하네요. 그렇게 일이 많은 분이 왜 유람선을 타고 여행을 나오셨을까요?”

         

       유라크네의 말투에는 평소보다 은근히 끄는 구석이 있었다.

       그러나 원더스타인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저 빙그레 미소지으며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랫동안 저택에 갇혀계신 분입니다. 바깥 공기도 마시고 세상 구경도 하고 싶어서가 아닐까요?”

       “그렇……겠죠?”

         

       유라크네는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시선을 돌렸다.

         

       단장님은 정말 모르시는 걸까.

       모르는 척을 하시는 걸까.

       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우고,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역시 모르시는 거겠지?

         

       괜히 우쭐해졌다.

       그렇게 혼자 웃음을 죽이던 유라크네는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엘라와 눈이 마주쳤다.

       유라는 못된 짓을 하다 들킨 아이처럼 뜨끔했다.

         

       단장님은 모르겠지만, 엘라 정도의 예민한 소녀는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질문에 담긴 의도를.

       자신의 웃음에 깃든 마음을.

       

       -견제하는 거예요?

       -겨, 견제라니?

       -괜히 단장이 자작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떠보고 있잖아요.

       -으음,……티 많이 났어?

       -네. 근데 저 멍청한 악마는 못 알아들었을 거예요. 사람 감정에 워낙 무딘 놈이라…….

       -하하……. 맞아. 정말 모르시는 것 같아.

         

       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위의 대화는 모두 상상이었다.

       그저 눈빛과 미묘한 표정 변화만으로 의사를 주고받고 있었다.

         

       -제가 궁금한 건 자작님보다 언니예요.

       -나?

       -네. 왜 자꾸 저 악마에게 친한 척 구는 거예요?

       -그, 그냥……. 그, 그래도 단장님이잖아. 우리가 너무 지금까지 따돌린 것 같아서…….

       -거짓말.

       -…….

         

       지난 며칠간 둘은 이 주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대놓고 얘기하지는 않았다.

       그저 지나가는 투로 서로의 의사를 떠봤다.

         

       위나 아래와 같은 대화는 실제로 오간 적이 없다.

       그러나 말이나 행동은 분명 그와 같은 뜻은 내포하고 있었다.

         

       -언니는 저 악마 놈을 처음부터 좋아했잖아요.

       -맞아…….

       -그러다 놈의 실체를 봤죠. 그래서 마음을 접은 거 아니었어요?

       -그랬긴 했는데……

       -왜 다시 놈이랑 친하게 지내는 거예요?

       -그, 그게…….

       -그날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벼, 별일 없었어.

       -놈이 유혹이라도 했나요?

       -알지도 못하면서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이건 실제로 꺼낸 말이다.

       단장 놈이 유혹했냐고.

         

       그때, 유라크네는 잠시 평정심을 잃고 말았다.

         

       엘라도 그 순간 깨달았다.

         

       아, 단장이 유혹한 게 아니라……

       언니가 다시 반해버린 거구나…….

       

       -하, 그렇죠……. 죄송해요. 그냥 궁금했을 뿐이에요. 그렇게나 놈을 두려워하던 언니가 어떻게 다시 마음을 돌렸는지.

       -그, 그건……. 저, 그……너도 마찬가지 아니야?

       -저요?

       -응! 그렇게 싫어하고 미워했으면서……. 최근엔 바, 밥도 몇 번 같이 먹고, 밤새 마차에서 얘기도 나누고…….

         

       이건 유라크네도 대놓고 찔러봤다.

         

       단장님이랑 밤새 같이 있었는데 친해졌나 봐? 하고.

         

       그것이 엘라의 무언가를 건드렸을까.

         

       사납게 노려보던 그녀의 눈빛이 아직도 기억에 남았다.

         

       -그건 일 때문이었어요! 일! 공연을 기획하는 게 그렇게 쉬운 줄 알아요? 무대도, 의상도, 대본 짜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누가 그딴 악마랑 같이 있는 게 좋아서 그러는 줄 알아요?

       -미, 미안……. 난 그냥 궁금해서…….

       -……아뇨. 저야말로 괜히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었네요.

       -…….

       -…….

         

       사실 추궁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다.

       유라크네가 왜 그러는지에 대한 답은 뻔했다.

         

       -그냥 좋아서……. 좋아서 그래.

       -사람을 죽이고 고문하면서 웃는 놈이 좋다고요?

       -무, 물론 그 일들은 단장님이 좀 너무하셨지만……. 그리고 웃는 건……!

       -웃는 건……?

         

       유라크네는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내저었다.

         

       말 못 해.

       그건 단장님과 나 사이의 비밀이야.

       엘라, 너에게 털어놓는다면 그건 비밀을 공유받은 자의 예의가 아니지.

       아, 미안해. 그냥 솔직히 말할게.

       나만 단장님을 이해하고 있는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어.

         

       -그, 아, 아니야. 어쨌든 나는 예전만큼 단장님이 두렵지 않아.

       -언니…….

       -그분이 보통의 범주를 벗어난 사람이라는 건 알아. 어딘가……망가져 있지. 사람 목숨을 함부로 여기는 것도 그렇고……. 하지만 나는 그분의 다른 얼굴도 봤어……. 너는 믿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그분이 울고 있었어.

       -울었다고요? 저 인간이?

       -아, 아니……. 울고 싶었다고 하셨어. 나는 그게 거짓말 같지 않더라고.

       -하…….

       -믿고 싶어. 그래서 그러기로 했어. 그분의 말과 행동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

       -……알아. 바보 같은 거. 어쩌면 내가 또 악마의 유혹에 넘어간 것일 수도 있겠지.

       -바보 맞아요. 속은 것도 맞고. 흥.

       -…….

       -마음대로 하세요. 제가 뭐 언니에게 이래라저래라할 것도 아니고. 놈이 강제로 뭘 시킨 것만 아니라면 됐어요.

       -고마워. 그리고……미안해.

       -됐다니까요.

         

       엘라는 인정하기 싫었지만, 그녀를 이해할 수 있었다.

         

       엄밀히 말해 단원들이 원더스타인을 적대할 이유는 없었다.

       그동안 그가 저지른 짓거리가 워낙 잔인하고 비인간적이어서 문제였지, 그가 단원들을 못살게 군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였다.

       항상 정중한 태도로 그들을 대했고, 무례한 발언은 입에 담지 않았다.

       식사나 잠자리 문제 같은 기본적인 복지도 잘 챙겨주었다.

       수백 명의 목숨을 가지고 논 그도 단원들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았다.

         

       아, 딱 한 명 빼고.

       돌덩이로 변한 단원이 있었지.

         

       어쨌든 최근 한 달 동안은 그는 딱히 못된 짓을 저지르지 않았다.

       오히려 어딘가 그들을 배려하려는 움직임이 더 많아졌다.

       단장에 대한 단원들의 경계가 느슨해질 만했다.

         

       특히, 유라크네는 원래부터 단장에게 마음이 있는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보다 그 시기가 빨리 찾아와도 이상할 게 없었다.

         

       그러나 엘라는 아니었다.

       그가 아무리 친절하게 대해도 그녀는 그를 결코 좋아할 수 없었다.

       아니, 좋아하면 안 됐다.

         

       -엘라……도망쳐……. 괴물이…….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악마야! 악마가 나타났어!

       -학교로 가면 안 돼…….

         

       갈 곳 없는 아이들을 모아 재주를 가르치는 서커스 학교.

       사막의 대상들이 자주 지나다니는 길목에 있었다.

       엘라는 기억이 있었던 시절부터 그곳에 있었다.

         

       말이 서커스 학교지 사실 고아원이나 다름없던 그곳.

       가난하고 시설도 형편없었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함께 재주를 단련해온 친구들이 있었다.

       엄격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상한 늙은 사부님이 있었다.

       친절하고 정겨운 마을 주민들이 있었다.

       잠시 목을 축이러 온 김에 자신들의 공연을 보고 즐겼다 가는 상인들도 있었다.

         

       그 모두가 소중한 것들이었다.

         

       그런데 원더스타인이 그 모든 것을 파괴했다.

       반년 전, 자신의 마을을 찾아온 저 악마는 마을 사람들을 물론, 학교 친구들도 대부분 죽여버렸다.

         

       누구는 전신이 촛농처럼 녹아버려서.

       누구는 머리가 쩍 갈라지며 촉수 다발이 튀어나온 형태로.

       누구는 입으로 내장을 전부 뱉어낸 채로.

         

       -엘라 양이 함께 간다면, 나머지 사람들은 살 수 있습니다.

         

       고작 그게 놈의 목적이었다.

       그게 놈의 사고방식이었다.

         

       아, 필요한 사람이 있군. 조금이라도 방해되는 건 다 치워버려야지.

         

       그래서 마을 사람들을 다 죽였다.

       그래서 서커스 친구들을 다 죽였다.

       사부님을 비롯하여 몇몇 친구들만 남긴 채, 태연하게 웃으며 되묻는다.

         

       남은 이들을 살리고 싶으면 같이 가자고.

         

       악마다.

         

       하지만…….

       엘라는 자신에게 있었던 일을 서커스 단원들에게 말하지 않았다.

         

       행여나 그들이 자신을 위해 그에게 적대적으로 굴까 봐.

       그러다 그들도 고향 사람들처럼 되어버릴까 봐.

         

       원더스타인이 계약을 맺은 대상은 어디까지나 엘라뿐이었다.

       나머진 원더스타인이 언제든지 손을 댈 수 있었다.

         

       당장 그의 심기를 거슬렀다가 돌로 변해버린 단원을 보라.

         

       유라크네가 원더스타인에게 친근하게 구는 것이 아니꼽긴 했지만, 그냥 내버려 두는 게 나았다.

       그게 그녀를 위해서도 좋았다.

       다른 단원들도 마찬가지.

         

       그런데……나는?

       나는 어쩌면 좋지…….

         

       -서커스 그랑프리라고 들어보셨나요?

         

       당연히 알지.

       명색이 서커스 학교 출신인데 그걸 모를까.

       감히 당신의 더러운 주둥이가 그걸 입에 담았다는 게 화가 날 뿐이야.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괴물서커스단의 조련사인 엘라라고 합니다!

         

       함께 그곳에 나가보자 약속한 친구들은 대부분 세상을 떠났는데…….

       자신은…….

         

       -오늘 공연도 대성공이었어요!

         

       즐거워하고 있었다.

       대본을 짜며, 무대를 준비하며, 공연을 이끌며, 웃고 있었다.

       꿈의 무대에 오를지도 모른다며 두근대고 있었다.

         

       이 생활을……

       이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원더스타인을 보며, ‘좋은 점도 있네’라고 떠올리는 자신을,

       엘라는 그런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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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Leader of the Monster Circus Troupe

I Became the Leader of the Monster Circus Troupe

괴물서커스단의 단장이 되었다
Score 4.4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The protagonist, a famous YouTuber known for playing the game trilogy “Tril Trilo Trilogy,” finds himself possessing the final boss of the game world. Before the release of the new instalment in the series, he receives an offer from the game’s developer to play a prequel, “Part 0,” which explores events that occurred before the first instalment. Since he is a fan of “Tril Trilo Trilogy,” he eagerly accepts the offer. However, through some twist of fate, he wake ups in the world of “Tril Trilo” in the dreadful body of the final boss of the trilogy, a character named Frank Wonder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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