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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0

       검선 저 노친네 진심으로 날 박살내려 드는 군.

       

       저 기술을 꺼내 들다니.

       

       무형검과 이기어검이 합쳐진 저 검은 노친네 스스로가 명명하길 낙성검이라 하였다.

       

       하늘에서 떨어진 별을 가지고서 만들어낸 검이라 그렇다나 뭐라나.

       

       보통 저런 거창한 이름이 붙은 무공 중에 제대로 된 녀석이 없다만 검선이 쓰는 저 검은 다르다.

       

       보이지 않는 검 자체는 괜찮다.

       

       어차피 저 검은 내기로 만들어낸 무언가이니 내기를 감지할 수 있다면 얼마든 대응하는 게 가능하다.

       

       그렇지만 이기어검은 다르다.

       

       검선쯤 되는 무인이 다루는 검의 개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상대에게 있어서 재앙이나 다름없다.

       

       더욱이 까다로운 것은 저 검들이 육신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단 것이다.

       

       전조도 뭣도 없이 내질러지는 스무 개의 검술은 본인이 상대했던 무공 중에서도 수위에 꼽힐 만큼 까다로운 물건이라 할 만 했다.

       

       몰아치는 스무 개의 검을 일권으로 날려버린 순간 검선의 검이 날아들어 본인을 뒤로 물린다.

       

       그리고는 다시금 검들이 모양을 취하고 공격을 이어 나간다.

       

       하하. 이래서야 스무 명의 검선이 본인을 공격하는 듯하구나.

       

       공격을 할 틈은 없다.

       

       나를 향해 몰아치는 검에 대응을 하는 것조차도 벅차 상처가 늘어나고 있을 지언데 어찌 공세를 취하겠는가.

       

       과거의 본인은 저것을 정공법으로 상대했다.

       

       수십 개의 검이 내리친다면 그에 따라 수십 번의 권을 내지르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으로.

       

       당시의 본인에게는 그 우악스러운 생각을 관철시킬 힘이 있었으니.

       

       그는 분명 훌륭한 해결책이었다.

       

       허나 지금은 어떤가.

       

       아직 채 절정에 달하지도 못한 이 몸을 가지고서 비슷한 짓을 했다가는 검선을 쓰러트리기도 전에 몸이 박살날 것이다.

       

       다른 방법?

       

       있긴 하지.

       

       몸 안에 억지로 끌어 모아두던 천마신공을 주변에 풀어 놓는다.

       

       그러자 포악한 신공의 내기가 주변의 내기들을 위압하며 자신이 이 곳의 주인이라 소리친다.

       

       천마신공을 익힘에 따라 몸 안에 쌓이게 되는 내기는 신공의 성질을 띈다.

       

       간단히 말을 하여 내기 그 자체가 패도를 추구한다는 이야기다.

       

       신공의 사용자가 허약하다 싶으면 그를 집어 삼키려 드는 녀석이다.

       

       자신 이외의 내기는 당연하다는 듯 자신의 아래로 보고 짓누르려 들지.

       

       검선의 낙성검도 결국에 내기로 만들어진 물건이니 신공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법.

       

       아무리 검선이 뛰어난 무인이라 하여도 신공의 내기 아래에서 스무 개의 검을 완벽히 조작할 수는 없다.

       

       “위험한 수단을 쓰는구나. 자칫 잘못하면 스스로가 내기에 잡아먹힐 터인데.”

       

       검선의 말은 옳다.

       

       지금 이 방법은 본래 억눌러야 하는 천마신공의 본성을 의도적으로 이끌어 내는 것.

       

       잠시라도 그 제어를 잃어버리게 되면 저 포악한 내기는 자신의 주인에게 이빨을 드러낸다.

       

       허나 그는 어디까지나 평범한 천마신공의 사용자의 경우다.

       

       천마신공의 내기가 아무리 성격이 더러운 맹견이라 한들 자신들의 위에 오른 하늘에게 반역을 저지르지는 않으니.

       

       본인은 그를 걱정할 이유가 없었다.

       

       “본인을 걱정해 주다니. 너무도 감동적이군.”

       

       대충 보기에 대여섯 개의 검 정도는 유지할 수 있는 모양이지?

       

       여전히 까다로운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그래도 충분히 대응할 수준은 되는구나.

       

       “허나 본인을 걱정하지 전에 자신을 걱정해야 하지 않겠나?”

       

       오만하게 위에서 본인을 내려다보다가는 그대로 부서질 것이다.

       

       내 말을 들은 검선은 아무 말 없이 입꼬리를 끌어 올리더니 다시금 주변에 검을 늘어트렸다.

       

       

       *

       

       까다롭군.

       

       검선은 내기로 만들어 낸 검을 다루다 미간을 찌푸렸다.

       

       여인이 주변에 풀어 놓은 천마신공의 내기는 자신의 본성을 조금도 감추지 않고 있었다.

       

       주변의 모든 것을 짓누르며 자신이 만마의 하늘이라 소리를 치니.

       

       아무리 검선이라 할지라도 천마신공의 내기가 장악한 이 곳에서 완벽히 무형검을 다루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거기에 더해 천마신공의 내기가 위협하는 것은 그의 무형검만이 아니었다.

       

       저것들은 무인인 검선마저도 위협을 하고 있었다.

       

       과거 강함에 미친 정신병자들이 만들어 낸 무공답구나.

       

       신공의 내기마저도 패도를 외치고 있다니 말이야!

       

       가장 깔끔한 것은 검을 휘둘러 천마신공의 내기를 모두 걷어내는 것일 터이다만 검선은 그 수를 선택할 수 없었다.

       

       자신의 적대자인 여인이 그럴 틈을 내어주지 않았으니까.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는 다섯 개의 무형검으로 여인을 몰아붙이고 있지만 여인은 그에 가뿐히 대응을 함은 물론이요.

       

       검선이 큰 공격을 내지르려 할 때면 다소의 상처를 무릅쓰고서 달려들어 검선을 공격한다.

       

       노련하구나.

       

       이전에 본인과 같은 무를 쓰는 자를 상대해 보았다고 했었지.

       

       그 때에 쌓은 경험치를 그대로 본인에게 적용하고 있는 것인가.

       

       이를 꽉 깨문 채 필사적으로 검을 휘두르던 검선은 문득 한 가지 의문을 떠올렸다.

       

       저 자는 어찌 천마신공의 내기 아래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인가.

       

       저 패악스러운 내기는 분명 자신의 주인마저도 해하려 드는 녀석일 터인데.

       

       어찌하여.

       

       이해할 수가 없구나.

       

       저래서야 천마신공의 내기가 저 여인을 패도 그 자체라 인정을 한 것 같지 않으냐.

       

       “무슨 생각을 그리 깊게 하는가.”

       

       말소리와 함께 자신의 앞에 도달한 권을 본 순간 검선이 다급히 검을 휘둘렀다.

       

       검의 극의에 달한 검선인 만큼 그는 갑작스런 상황에서도 최선의 검을 펼쳤다.

       

       검과 권이 부딪히고 검선이 이를 악물었다.

       

       권을 받아낸 팔에 가해진 충격은 검선에게 고통이라는 단어를 새겨 줄 정도였다.

       

       여인이여.

       

       분명 그대의 권은 위협적이었다.

       

       허나 공세에 치중한 나머지 자신이 틈을 내주었음을 눈치 채지 못했구나!

       

       본인의 몸은 하나이나 본인의 검은 그렇지 아니하거늘!

       

       검선이 다섯의 무형검으로 상대를 위협하려 했던 그 순간 여인이 걸음을 내딛었다.

       

       그 걸음은 무거웠다.

       

       밤하늘이 저 높은 곳에서 내려와 자신의 어깨를 짓누르는 듯한 압박감.

       

       검선은 이를 악물고서 그를 견뎌냈지만 그의 무형검은 아니었다.

       

       천마신공의 내기 탓에 불안정하던 검들은 그 압박감 속에서 완연히 흩어져 버렸으니.

       

       그의 수는 완벽히 무위로 돌아갔으며 또 다시 여인이 수를 둘 차례가 되었다.

       

       여인이 진각을 밟는다.

       

       방금 전의 걸음이 무거웠다면 이번의 걸음은 짙었다.

       

       검선은 이 일격을 본 적이 있었다.

       

       지난 번 승부의 향방을 마무리 지을 적에 여인이 택했던 필살의 수.

       

       그대는 지금이 필살을 택하기에 적절한 순간이라 생각하나 보지?

       

       심검이 가로 막혔던 그 순간에는 너무도 당황해 대처하지 못했으나 지금은 아니다.

       

       무형검이 모두 흩어짐에 따라 본인이 지닌 내기는 오롯이 내 속에 있으니.

       

       본인에게도 얼마든 그를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이 있느니라!

       

       검선이 검을 치켜든다.

       

       그의 검 위에 집약된 내기는 빛 하나 없는 어두운 하늘 아래에서도 선명했다.

       

       그야말로 밤하늘에 새로이 달이 떠오른 것처럼.

       

       “떨어져라.”

       

       위에서 아래로 향하는 내리치기.

       

       검을 처음으로 들어 본 어린아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간단한 동작.

       

       허나 그 안에 담긴 이치는 대지에 서 있는 그 어떤 검사가 지닌 것보다도 드높으니.

       

       태양을 떨어트리기 위해 만들었던 검선의 검이 이번에는 하늘을 떨어트리기 위해 내리쳐진다.

       

       그에 대응하는 것은 하늘에 닿고자 했던 무인이 만들어 낸 필살의 일권.

       

       한 사람이 하늘에 올라서기 위해 만들어 낸 절기.

       

       위에서 아래로 향하는 검과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권이 부딪힌다.

       

       암석으로 이루어진 대지에 금이 가더니 부서져 땅이 패인다.

       

       주변의 나무들은 폭풍과도 같은 몰아침에 견디지 못하고 부서진 지 오래다.

       

       두 사람이 격돌이 이어짐에 따라 셀 수도 없이 긴 세월 동안 문으로 향하는 길을 가로막던 진법에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으며 심지어는 신선계로 향하는 문조차도 중심을 잃으려 한다.

       

       그 모습은 마치 두 사람을 중심으로 세상이 요동을 치는 것 같았다.

       

       끝이 날 것 같지 않았던 두 사람의 격돌에 향방을 바꾼 건 둘 중 하나가 무너졌기 때문이 아니었다.

       

       여인의 권을 받아내던 검선의 검에 금이 가 반으로 갈라진 것이었다.

       

       검 부수기!

       

       지난번에 본인을 위협했던 노림수!

       

       그대가 노린 것은 본인의 검술을 꺾는 게 아니라 본인의 일검을 꺾는 것이었나!

       

       검이 꺾임에 따라 자신을 향하는 권을 본 검선이 웃음을 흘렸다.

       

       하하. 이거야 당했군.

       

       이 정도로 세심히 준비를 했으니 본래라면 기꺼이 당해주는 것이 도리일 터이나 안타깝게도 본인은 패배라는 것을 싫어해서 말이다.

       

       뭣보다 본인이 여기에서 꺾여버리면 그대는 본인에게 검을 배울 생각을 아예 잃어버릴 터 아니더냐.

       

       지난번에 심검이 파훼당한 후로부터 많은 고민을 거듭했다.

       

       본인이 도달한 경지가 다른 이에 의해 파훼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기에 생각하는 게 즐거웠지.

       

       그 끝에 본인이 내린 결론은 이러했다.

       

       심검이라는 것은 상대를 베고자 하는 의지일지니.

       

       더 큰 마음을 지닌다면 벨 수 없는 것은 없다. 즉, 지난번에는 본인의 마음이 작았기에 상대를 베지 못했을 따름.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

       

       본인이 베고자 하는 의지는 결국에 태양마저도 떨어트릴 지경이었거늘.

       

       그 누가 본인을 막을 수 있겠는가.

       

       나는 그대를 베어낼 것이다.

       

       그리 마음을 먹고서 검선이 심검을 사용한 순간 그는 보았다.

       

       여인의 마음에 도사린 것을.

       

       이전에는 단순히 몰랐기에 당했다고 생각했으나 아니었다.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은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단순히.

       

       그래.

       

       아주 단순히.

       

       여인이 지닌 의지가 본인이 지닌 의지보다 더 컸을 따름이었다.

       

       괴물이 따로 없구나.

       

       나는 이 자를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있었다.

       

       이 자는 본인의 아래에 있는 자가 아니었다.

       

       더욱이 본인과 비슷한 경지에 있는 사람도 아니었다.

       

       위에. 더더욱 위에.

       

       하늘에 서 있는 자였다.

       

       더할 나위 없이 높은 경지를 쳐다보았던 이가 어찌 저 허약한 몸에 갇히게 된 것인지.

       

       검선은 그런 생각을 하며 자신을 향하는 권을 기꺼이 감당했다.

       

       *

       

       빌어먹을 노친네. 마지막까지 발악을 하고 가는 구나.

       

       본인은 분명 검선의 심검을 짓눌렀으나 완벽하지는 못했다.

       

       겨우 한 번 파훼한 것을 보고서 의지가 그 중점임을 눈치 챌 줄이야.

       

       가슴팍에 새겨진 자상을 보던 난 조금만 의지가 약했더라면 완전히 베였을 거란 생각해 헛웃음을 흘렸다.

       

       하아. 젠장. 이로써 정면에서 박살을 내는 데 성공을 하긴 했다만.

       

       “그대는 누구인가?”

       

       어째 일이 잘 풀리진 않은 모양새구나.

       

       소란을 너무 크게 피웠어.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돌리니 신선문의 앞에 서 있는 신선놈들이 보였다.

       

       그들의 눈은 아무리 봐도 고와 보이지 않았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으로 200화!
    독자 여러분께서 사랑해 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항상 봐주시는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완결까지 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크리슴님 10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더 재밌는 글 쓸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작가되겠습니다!

    다음화 보기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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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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