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201

       집 나간 악신쨩이 극적으로 돌아온 후, 우리는 여행 준비를 시작했다.

       

       “갑자기 여행입니까?”

       

       “어. 베네트한테 편지를 보낸 게 답장이 와서 읽어 봤는데, 신성도시 트럼펫홀이라는 곳에서 축제가 열리고 있다네? 구경 오라는 것 같아서 놀러 가려고.”

       

       “⋯⋯왜 구경 오라는 것 ‘같아서’야?”

       

       “얘가 좀 애매하게 썼더라고요.”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아카데미가 싸우는 법 가르치는 동네지, 문학적 소양을 함양하도록 권장하는 동네는 아니지 않은가.

       

       인간에게 위협적인 존재들이 한가득인 판타지 세계에서는 무력몰빵메타가 유행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전직 흑마법사이자 현직 용사 후보인 베네트 씨라면 더더욱.

       

       문장력 올리겠다고 책이나 읽고 있으면 머리가 먼저 쪼개질 텐데, 그 시간에 칼이나 한 번 더 휘둘러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정황상 놀러 오라는 내용은 맞는 것 같다. 

       

       양다리를 어떻게 걸쳐야 좋을까요, 라는 내 질문에 대답은 안 해준 거 보면. 그건 편지에 적기에는 뭣하니까 직접 와서 들으라는 뉘앙스였고.

       

       좋은 기회였다. 서큐버스 여왕과의 전투로 심신이 지친 우리에게는 휴식이 절실하게 필요했다.

       

       “⋯⋯지금 빈둥대고 있는 건 휴식이 아닌 거냐?”

       

       “정보 덩어리는 이해할 수 없는 세계가 있다.”

       

       “유기체 덩어리가 뭐래.”

       

       좀 더 격렬하게 휴식하고 싶은 거다. 이렇게 미적지근하게 소파에서 녹아가고 있는 게 아니라, 워터파크에서 워터슬라이드라도 타고 내려가는 휴식을 원한다.

       

       마침 베네트가 머무르는 신성도시에서는 용사 선발대회라는 축제가 열리고 있다지 않은가? 도시 전체가 떠들썩하다던데,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겸사겸사 제법 곤란해 보이는 눈치인 베네트도 돕고.

       

       또, 양다리 1타 강사에게 교습도 받고.

       

       내가 부풀어 오른 꿈에 젖어있는 사이, 핑발레즈가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미친 마법사님. 그게 그렇게⋯⋯ 축제로 끝나겠습니까? 무려 용사를 선발하는 대회입니다. 정치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겁니다.”

       

       “용사라는 거. 대충 찾아본 바로는⋯⋯ 세계에 위기가 도래했을 때 나타나는 정의로운 존재고, 100년 전인가에 한 번 나왔다던데. 나오면 이득 아니야?”

       

       이세계에서 소환되는 방식도 아닌 모양이고, 여신으로부터 선택받은 한 사람이 힘을 얻어서 악과 싸우게 된다는 것 같던데. 

       

       그렇다면 말이다. 여신이 정신머리가 있으면 멀쩡한 놈을 뽑지 않겠는가.

       

       권력욕이 그득그득 차서 사리사욕을 위해 힘을 휘두른다든가, 자기가 뭐라도 된 마냥 하렘을 꾸리려고 든다든가, 그런 놈을 고르면 제 살 깎아 먹기가 된다는 걸 여신도 알겠지.

       

       타라의 경우는 어쩌다가 그렇게 된 건지 영문을 모르겠지만⋯⋯.

       

       그런 낙관적인 추측을 늘어놓으니, 악신쨩이 산타클로스를 믿는 어린아이 보듯이 나를 흘기며 웃었다.

       

       “세계에 위기 같은 소리는⋯⋯ 큭큭. 바보야? 그런 이야길 믿어?”

       

       “이쁜 말.”

       

       “용사라는 건 별거 아니랍니다. 여신의 힘을 많이 받아들이면 그게 용사인 것이와요. 여신은 나와는 다르게, 생각보다 멍청하고 단순하니까.”

       

       “그거, ‘그것’으로서 말하고 있는 거지? 말조심해라. 엄한 거 내뱉었다가는 삼도천에서 세수 한 번 하고 오는 거야.”

       

       나는 단단히 경고했다. 악신쨩도 자알- 알고 있다는 듯이 유유자적 손을 휘저었지만, 몸의 떨림은 숨길 수 없다. 놈도 내 경고가 진심인 걸 이해한 거다.

       

       내게도 블랙박스가 있듯이 악신쨩 또한 블랙박스를 갖고 있다. 굳건하게 잠겨 쉽게는 열어볼 수 없는 기억의 상자다. 그 안에는 온갖 세계의 비밀과 귀중한 정보가 있음을 알지만⋯⋯.

       

       여지껏 내가 악신쨩을 낱낱이 해체해서 ‘그것’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뽑아내지 않은 이유는 하나. 

       

       ‘그것’이 지닌, 타인이 ‘그것’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강해진다는 특성 때문이다. 타인의 믿음을 힘으로 바꾸는 내 환상 마법과도 기조가 같다.

       

       대항하기 위해서 정보를 캐 내면 오히려 대항하기 힘들어진다는 아이러니한 특성. 그러니까 반대로, 나는 악신쨩이 무언가를 들려주려고 하면 귀를 막아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니까 경고한 거다. 혹시나 ‘그것’의 풀네임 같은 걸 떠들었다가는 너 뒤질 줄 알라고.

       

       악신쨩은 눈을 가늘게 뜨고 고민했다. 신중하게 단어를 고르는 것 같았다. 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그녀는 이어서 말했다.

       

       “여신과 ‘그것’은 분명히 다른 존재지만, 탄생 방식이 같아. 종족이 같다고도 말할 수 있을 거고, 당연히 여러 공통점을 갖고 있어.”

       

       “⋯⋯⋯⋯.”

       

       “그러니까 반대로, 여신에 대해서 탐구하면 부작용 없이 ‘그것’에 대해서 알게 되지.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을 거야.”

       

       점검한다. 정신세계의 새까만 반구에 이상이 있는가? 없다. ‘그것’의 질량이 늘어나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감시 모듈도 정상 수치를 보고하고 있다.

       

       악신쨩이 정말로 ‘안전한’ 힌트를 줬다는 뜻이다.

       

       나는 전투태세를 취하면서 물었다.

       

       “⋯⋯너 왜 갑자기 이쁜 짓 하냐?”

       

       “아빠, 이제 우리 가족인 거 아냐? 이참에 친하게 지내보려고 그러지. 그 감도 3000배, 더이상 맞기 싫으니까.”

       

       거짓말이다.

       

       저 녀석은 감도 3000배건 끔찍한 고문이건, 맞는 대로 고스란히 버틸 수 있는 놈이다. 인간과는 고통을 받아들이는 용량 자체가 다르다. 물렁멘탈인 나와는 정반대다.

       

       그래서 나도 고통보다는 수치심이나 굴욕감 쪽으로 딜을 넣고 있었던 거다. 그러니 저런 약한 척은 거짓말일 수밖엔.

       

       “이빨 까는 거 그만. 진심을 말해.”

       

       “양다리 걸치려고.”

       

       아르르릉. 유나가 위협적으로 하악질을 했다.

       

       “설명. 유나가 너한테 데스빔 날리기 전에.”

       

       “너는 틀림없는 괴물 새끼야. 내 기억의 93%가 네놈 머릿속에 처박혀 있어서, 모든 걸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 7%의 데이터만으로도 충분히 방대해. 하지만 전부 뒤져봐도 너 같은 괴물은 없었어. 그래서.”

       

       악신쨩은 나를 쭉 지켜본 결과. 이 싸움에서 결국 ‘그것’이 이길지, 아니면 내가 이길지, 도저히 예상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유나에 의해 본체로부터 분리되어 새로운 자의식이 싹튼 지금.

       

       악신쨩은 한쪽에 올인하느니 양쪽에 전부 배팅한다는 얌체 같은 전략을 수행하기로 한 것이다. 그녀는 잔뜩 으스대는 표정으로 말했다.

       

       “너는 규칙이 확실하니까. 내가 베푼 만큼, 너도 내게 베풀고 싶어지잖아? 가끔 힌트를 던져 줄 테니까 나를 용인해. 나를 길러.”

       

       “그래서⋯⋯ 네 본체가 이기면 그쪽으로 융합하러 가고, 내가 이기면 이대로 눌러사시겠다?”

       

       틱.

       

       악신쨩이 손가락을 튕겼지만 소리는 안 났다.

       

       “바로 그거지.”

       

       악신쨩이 어째서 이 타이밍에 이런 결심을 했는지는 이해가 간다. 기존의 악신쨩이었다면, 내가 이기는 순간 무간지옥의 시작이다.

       

       그녀는 오로지 악행으로만 기쁨을 얻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존재. 내가 하루 웬종일 패면서 감시하고 있으면, 그녀는 삶의 모든 순간을 지루함과 고통 속에서 보내야 한다.

       

       아무것도 없는 하얀 방에서 발버둥 치는 심정이지 않을까. 그러니까 본체의 승리만을 바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악신쨩은, 선행의 맛을 배웠다. 밝은 세계에서 살아가는 법의 걸음마를 떼었다. 그러니까 그녀는 비로소 확신이 든 것이다. 선행 메타로 전환하면, 내 아래에서도 재미있게 살 수 있을 거라고.

       

       깜찍하긴. 이런 변화도 바람직하다. 나는 흡족한 마음으로 넌지시 완전 전향을 권유했다.

       

       “야, 박쥐는 개국공신 못 돼. 걸 거면 올인하지?”

       

       “너 하는 거 봐서. 아직 우화도 못 한 얼뜨기한테 어떻게 올인을 박냐?”

       

       “아잇, 씨⋯⋯! 안 되는 걸 어쩌라고 이 쌔끼야! 『간지러움 발작』!”

       

       “이건 뭔, 흐핫, 또, 개같, 으은⋯⋯ 프하하하하핫!!”

       

       감히 내 역린을 건드려.

       

       나는 강제로 폭소하는 악신쨩을 내버려두고 짐이나 마저 쌌다.

       

       ===============================================================

       

       이번에는 제대로 전략무기 위치이동 신청서도 썼다. 

       

       승화급 초인들은 일주일 전에 어디에서 어디로, 며칠간 머무를 생각인지 신청서를 작성해서 황실에 올려야 하는데, 그동안 유나는 그냥 몰래 다녔다. 

       

       이게 바로 압도적인 환상 마법의 힘이다.

       

       다른 적탑이니 청탑이니 하는 마탑주들은 대역을 세우면 금방 뽀록나니까 어쩔 수 없이 써야 하는데, 자탑은 그냥 ‘환상 마법’ 하나면 뒤처리까지 싹 정리가 된다.

       

       역시 자탑이 명실상부한 (유틸) 최강의 마탑 아니냐.

       

       하지만 이번에는 불안감 없이 허락도 맡고 놀아보고 싶다고 해야 하나. 공식적으로 모습도 드러내고 파티도 다니고 하고 싶어서, 신청서를 썼다.

       

       그 얘기를 꺼내니 유나가 울상이 되어서 울먹거렸다.

       

       “그러면 이러고 나만 일주일 기다려⋯⋯?!”

       

       “설마요. 다 같이 여행 가는 건데, 함께 출발해야지.”

       

       그러면 악신쨩이 성질이다.

       

       “야, 그러면 엘메스트 영지도 일주일 묵혀?!”

       

       “설마. 그랬다가는 그 소년인가 뭔가가 사라지고 없을 수도 있는데, 지금 가야지.”

       

       그래서 위치이동 신청서가 통과될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미리 출발할 생각이었다. 이리드가 알아서 잘 처리해 주지 않겠는가?

       

       “⋯⋯⋯⋯.”

       

       “아니, 우리가 한 게 있는데 당연히 허락해 주겠지. 봐봐?”

       

       우리 파티의 전적이 어떻게 되느냐. 

       

       자탑주가 몰래 아카데미에 숨어든 결과, 흑마법사들이 싹 쓸려나간 데다가 내부자 한 명이 전향하고 여신교에 새로운 파벌도 생겼다.

       

       자탑주가 몰래 크라운홀에 숨어든 결과, 빨간맛 공작 산하의 마약 유통책을 싹 날려버리고 내부자 한 명이 전향하고 수도의 치안을 지키는 마법소녀도 생겼다.

       

       심지어 『쾌락 마시는 숫처녀』를 토벌하기까지.

       

       그러니까 내 생각엔.

       

       “대충 급한 일이 있는 척하고 출발부터 하면, 아 얘네들이 신성도시에서 흑마법사의 정황이라도 발견했나 보다. 알아서 잘 커버쳐줘야겠다. 하겠지!”

       

       “이야⋯⋯ 너는, 그, 잘하네. 사기꾼아.”

       

       하지만 여신교의 본진인 신성도시에 흑마법사가 있을 리가 없잖은가. 그러니까 우리는 잘 놀고 즐길 거 다 즐긴 뒤에, ‘이런, 있는 줄 알았는데 없었네용’ 하고 나올 수 있을 거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이터널 다크의 공식 신분이 필요한데. 아이디어 있는 사람?”

       

       “사생아로 결정된 거 아니었습니까?”

       

       “애 딸린 남자 되면 와이프는 누가 해.”

       

       내가 그 말을 내뱉자마자, 턱 하고 소맷자락이 잡혔다.

       

       “나, 나랑 같이 만든 거니까, 내가 아내 아닐까나⋯⋯?”

       

       꾸물꾸물. 유나가 나를 물끄러미 올려다보면서 소곤거렸다. 콩닥거리는 유나의 심장소리가 나한테까지 들려오는 것 같았다.

       

       아니면 그 심장소리가 그새 나한테 옮아서, 내 가슴이 뛰고 있는 거든가.

       

       그러자 반대쪽 소매가 잡혔다. 고개를 반대로 돌려 시선을 저어 창문 밖에 둔 채로 딴청을 부리고 있는⋯⋯ 유리 랜스터였다. 따로 말은 없었다.

       

       원래라면 깍지 껴서 손이라도 잡았을 텐데. 소매라. 그래도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는 걸까.

       

       우리들의 그런 모습을, 악신쨩이 니글거려 죽겠다는 표정으로 떨떠름하게 보고 있었다.

       

       “염병을⋯⋯.”

       

       “뭐, 부러워? 그러면 소개팅이라도 시켜 주랴? 희영현으로 연도 있겠다 남궁청휘랑 일케일케.”

       

       “그런 애송이를 어딜 들이대!! 할 말이랑 안 할 말이 있지, 사타구니 물어버린다?!”

       

       “물어봐 이 새끼야!”

       

       악신쨩이랑 둘이 으르렁대고 있으려니, 핑발레즈 쪽에서 조그맣게 목소리가 들렸다.

       

       “저도 물⋯⋯.”

       

       “⋯⋯⋯⋯!!”

       

       섹드립이다. 전조다!

       

       저도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그런 대사를 치려는 거다. 나는 기쁨에 가득 차서 핑발레즈를 돌아보았다. 드디어 해 주는 거냐? 오랜만에?

       

       “물⋯⋯.”

       

       좀처럼 입을 떼지 못한다. 내 착각인지는 몰라도, 귀가 좀 붉다. 간만에 하려니까 낯설었나? 나는 무언의 응원을 보냈다. 힘내라 핑발레즈. 너는 할 수 있어!

       

       야한 농담, 그동안 자주 해오던 거잖아! 우리들의 친구의 증표가 아니냐!

       

       핑발레즈가 그동안 입을 꾹 다물고 있으니, 나도 어쩐지 어려워져서 그렇고 그런 이야기를 좀처럼 꺼내지 못했다. 하지만⋯⋯ 언젠가 치마 짧은 웨이트리스를 함께 보러 가는 꿈을, 여전히 꾸고 있다.

       

       “할 수 있어, 핑발레즈야. 너는 해낼 수 있어⋯⋯!”

       

       “물⋯⋯ 아무것도 아닙니다.”

       

       “크아아아악!”

       

       내 여린 마음이 아프다. 아직은, 아직은 그렇게까지 친하지 않다는⋯⋯ 그런 것인가⋯⋯. 어렵다. 그녀와는 너무 빠르게 친해져서, 느리게 차근차근 친해지는 법을 모르겠다.

       

       낙담하고 있으려니, 이번에는 유나가 급발진을 박았다.

       

       “나, 나도 물어봐도 돼?!”

       

       “마탑주님 그런 캐릭터 아니잖아요.”

       

       “좀, 바꿀 수도 있는 거잖아⋯⋯?!”

       

       유나의 얼굴이 잘 익은 토마토와 다름이 없다. 엄청 부끄러웠어도 용기를 내준 모양이다. 나는 유나를 덥썩 끌어안고 잔뜩 부둥부둥 해 줬다.

       

       “위로해 줘서 고마워요. 그렇게 신경 써 줄 필요 없는데. 아이구 이쁘다.”

       

       “아우⋯⋯.”

       

       그리고 금방 내려놨다.

       

       “⋯⋯?”

       

       유나가 맹한 표정을 지으며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웠다. 딱 한 입 먹었는데 분유를 뺏긴 아이의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나도 더 안아주고 싶긴 한데.

       

       요새는 감정의 억제를 점진적으로 그만두고 있는 만큼. 성욕 억제 모듈 또한 가급적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니까, 일정 시간 이상의 접촉은 사고를 촉발할 수 있으므로.

       

       일종의 안전거리를 유지 중인 것이다.

       

       “⋯⋯아아, 응. 그렇구나⋯⋯ 헤헤.”

       

       내가 이유를 설명하자 유나는 안심한 표정으로 헤실헤실 웃었다. 나는 성욕 억제를 걸 뻔했다.

       

       30분에 걸친 의논 결과, 악신쨩의 대외적인 신분은 내 친척이 되었다. 사촌 여동생이라는 느낌으로.

       

       인성도 되바라진 게 딱 어울리는 포지션 아닌가.

       

       나는 여행 일정을 정리했다.

       

       “1차 목표는 엘메스트 영지 도달. 그리고 악신쨩이 저지른 일 뒷수습을 하고 난 뒤에, 신성도시 트럼펫홀로 향해서 축제를 만끽한다.”

       

       “좋습니다. 여행용 정장으로 환복해야겠군요.”

       

       “복장⋯⋯ 드, 드레스 같은 걸 입어볼까나.”

       

       “야, 그러면 너 수업은 어쩌고? 너 교수 아니냐?”

       

       그 부분 말이지. 대체 교수를 초빙해 뒀다. 내가 인생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동안, 그녀가 나를 대신해서 아카데미 학생들을 잠시 가르쳐 줄 것이다.

       

       ===============================================================

       

       “반가워요, 아카데미 학생 여러분. 저는 자색 마탑에서 6년째 공부하고 있는 루체라고 하고⋯⋯ 선배님보다는 부족하겠지만, 여러분에게 보여주고 싶은 신기술이 많답니다. 마이 달링도 인사해♥”

       

       -반갑습니다 학생 여러분. 약 한 달간, 저희가 『환상 마법 대응』강의를 가르치게 될 예정입니다. 마이 허니의 아리따움에 혹시라도 반하지 마시길.

       

       교단에서부터 염장질을 하는 임시 교수의 모습을 보며, 학생들 사이에서 드문드문 탄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반대로 할 말을 잃고 침묵하는 이들이 몇 있었다.

       

       그중 하나, 셀비어는 아연실색해서 중얼거렸다.

       

       “⋯⋯저거 환상이잖아.”

       

       “그, 그게 무슨 소리인가. 셀비어. 무엇이 환상이라는 말이지⋯⋯?”

       

       “3황자님. 저, ‘마이 달링’이 환상이라구요. 저건 1인극이란 말이에요!”

       

       “⋯⋯⋯⋯?!”

       

       미친 마법사가 여행을 떠나자, 남겨진 아카데미에서는 납량특집이 시작되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안녕하세요, 마이 프렌즈! 어제는 200화 기념 뭐라도 하고 싶었는데요.
    그러다 템포 깨져서 쉬면 그게 더 손해겠다, 감사의 연재 정권지르기 해야지 하고 선택과 집중을 했습니다요.
    하지만 마음만큼은⋯⋯ 22연참같은 걸 선물해드리고 싶었답니다. 그러면 마이 프렌즈, 내일도 또 만나요!
    다음화 보기


           


Otherworld TRPG Game Master

Otherworld TRPG Game Master

Another World TRPG Game Master, 이세계 TRPG 게임마스터
Score 8.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a wizard of the Illusion Magic School and decided to create a virtual reality with illusion magic to play a tabletop role-playing game (TRPG). It was great to create a virtual reality, but I was in trouble because there were no suitable players. During that time, I received an offer to be the professor from the Royal Academy. The offer was to use illusion magic to fill the students’ lack of practical experience safely. And so, I became a professor at the academy. “Send me back, send me back to that world right now-!” “Outer god, someday an outer god will be our doom, we’ll all die!!” “I am not the bastard of the Redburn Ducal Family. I am the foremost disciple of the Great Namgung Clan, Namgung Qinghui!” But it seems there is a bit of a misunderstanding. This isn’t a spell for dimensional travel, kids. It’s fiction…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