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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1

       “천마신공! 그 사악한 무공을 다루다니!”

       “자네는 도대체 무얼 하는 자인가.”

       “한낱 인간의 몸으로 검선을 쓰러트리다니.”

       

       신선놈들이 웅성이는 것을 바라보면서 목을 풀었다.

       

       일이 귀찮게 되었구나.

       

       검선과 대결하기로 결정했을 적부터 예상했어야 하는 일이다마는 오랜만의 재미난 싸움에 눈이 멀어 잠시 이를 잊었구나.

       

       흐음. 어찌하면 좋을까.

       

       방금 전에 필사의 일격을 내지르며 지금 내 몸은 상당히 무너진 상태다.

       

       이미 그릇에는 금이 갔으니 이게 깨져버리는 데는 얼마 시간이 걸리지 않으리라.

       

       어차피 조용히 선계로 가는 게 불가능해진 이상 무너지는 그 순간까지 달려들어 저들에게 공포를 심어줄까.

       

       그런 생각을 하던 도중에 저들의 대표로 보이는 이가 앞으로 나왔다.

       

       흰수염을 길게 늘어트린 그는 지팡이 짚는 소리를 내며 걸어 나와서는 주름진 눈으로 내 눈을 마주했다.

       

       “답하게.”

       

       이 자는 먼 과거에 본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신선들을 이끌며 본인을 대적했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만.

       

       이름이…

       

       흠. 무어였더라?

       

       선봉에 나서며 뭐라고 소리를 쳤던 것 같다마는 잘 기억이 나질 않는구나.

       

       아마 기억할 가치가 없는 녀석이기에 그런 걸 테지.

       

       “그대는 누구인가.”

       “민가. 더 정확히는 민트초코파인애플피자.”

       

       내 말을 들은 신선이 한 쪽 눈을 살짝 치떴다.

       

       그와 동시에 뒤 편에 있는 신선들이 무례하니 뭐니 난리를 치는 것이 들렸다.

       

       장난을 치는 것인지 의심하는 듯 싶었다.

       

       실로 억울한 일이었다.

       

       본인이 본인의 이름을 말했을 뿐인데 의심을 사야 한다니.

       

       “복잡한 이름이군. 외부인인가?”

       “그래.”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서야 신선이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훑었다.

       

       나라는 인간이 어떤 인간인지를 확인하려는 것처럼.

       

       “무슨 목적으로 여기서 행패를 부리는 것이지?”

       “신선계로 가기 위해서.”

       “내 보기에 자네는 아직 신선계에 들르기엔 이른 듯 하다만.”

       

       또 그 이야기인가.

       

       하여간에 신선이란 작자들은 자신이 우화를 했다는 것에 너무나도 큰 자부심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구나.

       

       내 같은 이야기를 몇 번이나 반복해야 하는지.

       

       “문이 있는데 그것을 지나가는 데 자격이 필요하다고?”

       “그래. 이 곳을 통과하고 싶다면 우화를 하고서 등선을 하거라. 지금처럼 행패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돌아가라는 말을 전하는 신선은 자신이 대단한 자비라도 베푸는 것처럼 행동을 했다.

       

       어이가 없군.

       

       지금 이 자는 자신이 윗사람이라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가?

       

       주제를 몰라도 너무 모르지 않나.

       

       무림의 세계에서 위와 아래를 정하는 건 오롯이 강자존일지니.

       

       본인보다 약한 이 자는 본인에게 명을 내릴 권리가 없다.

       

       “반대로 묻지. 그대는 누구인가. 이름을 소개하였으면 이름으로 답한다. 기본적인 예의일 터인데.”

       “무엄하다! 이 분이 어떤 분인 줄 알고!”

       

       내가 고개를 뻣뻣이 세우는 것이 불만스러웠던 것일까.

       

       신선의 뒤편에 서 있던 이 중 하나가 내게 소리를 쳤다.

       

       “그럼 그대는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아는가?”

       “허? 내가 그대 따윌 왜…”

       

       짓누른다.

       

       살의로써.

       

       내기로써.

       

       그러자 내게 소리를 치던 이의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입을 다물었다.

       

       그 자의 손이 떨린다. 이빨이 떨린다. 식은땀이 머리에서 흘러내린다.

       

       남자가 공포에 질식하고 있는 것이 보이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

       

       아직 전력을 다하지도 않았거늘 이 정도도 버티지 못해서야 어쩌잔 것이냐.

       

       그 따위 실력을 가지고서 본인의 위에 서려 했는가.

       

       “왜 답을 하지 못 하는가. 그대는 질문에 대답하는 것조차 생각하지 못하는 버러지인가?”

       

       결국에 위압에 짓눌린 남자가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놈의 눈이 나에게 자비를 간청하고 있지만 본인은 압박을 거둘 생각이 없다.

       

       본인에게 무례를 가한 순간부터 이는 그대가 감당해야 할 일일지니.

       

       허나 본인의 뜻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중간에 신선이 나를 가로막은 것이다.

       

       “거기까지 하게.”

       

       나를 바라보는 신선놈들의 눈빛이 한층 더 사납다.

       

       “내 그대를 선계가 궁금하야 찾아온 도인이라 생각했거늘 아니었나 보군.”

       “도인? 아니지. 아니고 말고.”

       

       욕망을 죽이고 초탈하여 인간의 탈을 벗는 것 따위에 본인은 아무런 관심도 없다네.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이 어찌하여 나쁜가.

       

       무인이라면 응당 극을 바라는 것이 정상이거늘 그게 어찌 나쁠 수가 있느냔 말이야.

       

       본인이 추구하는 것은 도인들이 추구하는 것과 정 반대라 할 만하니 나는 결코 도인이 될 수 없지.

       

       “그렇다면 이리 예를 차릴 필요도 없겠군.”

       

       신선이 지팡이로 땅을 내리 찍은 순간 신선놈들이 저마다의 무기를 꺼내 들었다.

       

       처음부터 이랬으면 얼마나 좋나.

       

       그랬더라면 실시간으로 무너져 내려가는 몸을 억지로 부여잡느라 고생하지 않았을 터이거늘.

       

       자아. 한 번 깽판을 쳐보도록 할까.

       

       본인이 죽는 그 순간까지 몇 놈의 신선을 데려갈 수 있는 지 내기를 거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만.

       

       그러기엔 틈이 없을 것 같군.

       

       아직은 그 조작에 서툴러서 오랜 시간이 걸리니까.

       

       “잠깐.”

       

       시작을 해볼까 생각을 하며 발을 떼려던 때에 한 목소리가 우리를 제지 했다.

       

       “기다리게.”

       

       검선이었다.

       

       그의 상태는 말이 아니었다.

       

       겉으로 보기에도 그 모습은 처참했으며 그 속은 더욱 심했다.

       

       이번에는 본인의 권을 피하지도 못하고 직격당한 셈이니 서 있는 것이 기적이나 마찬가지였다.

       

       “검선 자네 괜찮은가?”

       “고선. 비켜주게.”

       “허?”

       

       검선 저 노친네.

       

       본인의 권에 맞으며 머리가 흔들리기라도 한 것인가?

       

       문지기라는 녀석이 먼저 선을 넘는 것을 허하다니.

       

       “본인은 이야기했네. 이 노구를 쓰러트리지 못하면 문에 손을 댈 수 없을 것이라고.”

       “그게 무어라고.”

       “바꾸어 말을 하자면 이 노구를 쓰러트린 이상 그녀는 문에 손을 댈 자격을 얻은 것일세.”

       

       검선의 말에 고선이라 불린 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건 의례적으로 하는 소리이지 않나.”

       “본인에겐 아닐세. 그러니 물러서게. 그렇지 않으면 본인은 다짐을 지키기 위해 움직일 수밖에 없을 터이니.”

       

       검선의 경고는 나의 위협보다도 직접적으로 와 닿은 모양이었다.

       

       생각이 많아 보이던 고선이 어쩔 수 없다는 듯 한 걸음 뒤로 물러남과 동시에 문 앞을 가로 막고 있던 이들이 하나 둘 자리를 비킨다.

       

       신선계로 통하는 문으로 걸어가는 길이 열렸다.

       

       “자. 약속은 지켰으니 어디 보여주게. 문이 있고 길이 있으니 누구라도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을.”

       

       검선은 비틀거리며 내 앞에 와서는 그리 말을 하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거야 무언가 대단한 것을 기대하는 듯하여 곤란하구나.

       

       본인이 할 행동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닌데 말이야.

       

       검선을 지나쳐 수많은 신선놈들의 시선 사이에서 문 앞에 도달했다.

       

       옆에서 수많은 풍파가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문은 여전히 그 자리에 완고히 서 있었다.

       

       여전히 나는 이 문이 무어가 대단한 지 알 수가 없군.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평범한 나무문일 뿐인데 말이야.

       

       그 위에 손을 올리자 내 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자격을 충족하지 못해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이젠 시스템까지 본인을 막으려 드는가.

       

       오히려 좋구나.

       

       반대가 많을수록 그것을 뒤엎었을 때에 재미가 있는 법이니까.

       

       “것 봐라. 아직 그대는 이 문을 넘는 게 허락되지 않았다 하지 않았나.”

       “신선의 자격이란 그리 가벼운 것이 아니거늘.”

       “지금이라도 용서를 구하고.”

       “시끄럽다.”

       

       다섯 합조차 견디지 못할 잡것들이 말이 많구나.

       

       본인은 강자를 존중한다만,

       

       그대들처럼 오만하기만 한 약자는 극히 싫어하느니라.

       

       위압을 담아 소리치자 다시금 침묵이 찾아왔다.

       

       나무문에서 손을 떼고 본인의 몸 안을 관조한다.

       

       상태는 최악이다.

       

       내기를 담는 그릇에는 금이 가 그 안에 담긴 것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격을 넘어서 움직인 몸은 이미 한계라 소리치며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그렇지만 괜찮다.

       

       나라는 화살을 시위에 걸 수만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예전에 본인이 말했던 적이 있다. 본인이 생각하는 천마신공은 파천이라고.”

       

       하늘을 부수고 그 위에 서는 것.

       

       그것이야 말로 본인이 추구하는 천마의 신공일지니.

       

       “우화를 해야지만 등선해야 할 수 있다 정한 것이 하늘이라면 그를 부수어 버리면 그만이지 않나.”

       

       이 문에 관한 규율을 정한 것이 얼마나 드높은 하늘인지는 모르겠다만 상관없다.

       

       본인의 마음이 오른 것은 그 어떤 것보다 높디높은 하늘일지니.

       

       그 무엇도 본인을 짓누를 수 없다.

       

       그럼에도 본인을 짓누르고자 한다면 부서질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발을 내딛어.

       

       권을 내지른다.

       

       “문의 규율을 정한 하늘은 아무래도 본인보다 낮은 모양이구나.”

       

       한 짝이 날아가버린 문을 확인하고 뒤를 돌아보니 경악했다는 듯한 눈빛들이 본인에게 꽂혔다.

       

       고선이라 불린 이는 큰 충격을 받은 듯 뒤로 쓰러져 버렸고,

       

       다른 이들도 무어라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떠듬거리고 있었다.

       

       그 속에서 검선만이 간신히 정신을 되찾고서 본인에게 소리쳤다.

       

       “이게 무얼하는 짓이더냐! 문을 열겠다 하지 않았나!”

       “열지 않았나.”

       

       아무래도 나이가 들어 눈이 좋지 못한 모양이군.

       

       지금 선계로 향하는 길이 내 손에 의해 열렸으니 이게 문을 연 게 아니라면 무어란 말인가.

       

       “자격을 심사하는 이의 하늘이 본인의 하늘보다 낮았기에 그를 부수고 자격을 만들어 냈을 뿐이다. 문제가 될 게 있나?”

       

       본인은 잘 모르겠군.

       

       강자존의 세상에서 상대의 강함을 견디지 못한 것이야말로 죄이지 않은가.

       

       이 문이 본인의 자격을 심사하고 싶었더라면 본인의 패도를 견뎌냈어야지.

       

       그랬다면 본인도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이… 이 무슨 폭거인가.”

       

       내가 되래 당당한 태도로 나서자 검선이 말문이 막힌 듯 했다.

       

       “하하하! 그 말이 옳구나!”

       

       정작 대답은 다른 곳에서 들려 왔다.

       

       허공에서 구름을 탄 채 우릴 내려다보는 남성이 웃음을 터트릴 때마다 항아리 같은 뱃살이 넘실거렸다.

       

       저 자가 누군지는 기억나는 구나.

       

       돼지 같은 몸을 한 주제에 날쌔서 재밌었지.

       

       그 이름이.

       

       “종선! 무슨 말을 하는 것인가!”

       

       종선이라 했던가.

       

       “왜 맞는 말이지 않나.”

       “자네가 여기서 민가를 옹호하면 곤란하네!”

       “검선. 생각해보게. 정말 이 자의 자격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면 문이 부서져선 안 됐지 않나.”

       “…”

       “문이 부서져 길이 열린 순간 저 자에겐 자격이 있는 거라네.”

       

       오오. 이전에 보았을 적엔 적의가 가득 차 있었기에 몰랐다만 상당히 말이 통하는 자였군.

       검선은 한참 동안이나 종선의 눈을 쳐다보다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종선의 의견을 존중해주겠다는 표시였다.

       

       이렇게 되면 생각보다 일이 수월할 수도 있겠군.

       

       “민가라 하는가?”

       “그렇네.”

       “한 번 죽었다 다시 오게. 선계에 방문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해 둘 터이니.”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쨌든 열었죠?

    —–

    무림서우님 50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응원의 말씀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이 끝나는 그날까지 파이팅 하겠습니다!

    다음화 보기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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