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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2

       내리쬐는 햇볕의 아래에서 들풀 하나를 입에 물고 꾸벅꾸벅 조는 노인이 있다. 노인의 반쪽은 풀잎 그림자에 가려져 있었지만, 나머지 반쪽은 태양 빛에 지져지고 있었다.

       

       반만 광합성을 하고 싶었던 건 아닐 테니, 처음에는 제대로 그늘 아래에 앉아서 여유를 즐겼을 것이다. 다만 해가 움직이면서 그림자의 위치가 밀려나고 말아, 어쩌다 보니 이런 꼴이 되었으리라.

       

       다그닥. 다그닥.

       

       그 앞으로 마차가 쓱 지나간다. 크기가 커다랗지는 않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고급품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는 마차다.

       

       마차 안에서 창밖을 구경하던 귀족 영애는 그 노인의 모습을 보고 살풋 웃었다. 저렇게 한 시간만 지나면, 반은 하얀데 반은 새까만 우스꽝스러운 꼴이 되고야 말 것이다.

       

       지나가던 인심 좋은 나그네가 깨워 주거나, 스스로 일어나지 않으면 말이다.

       

       만약, 영애에게 마차를 세울 힘이 있었더라면⋯⋯ 노인을 위하여 잠깐 여행을 멈추고, 다른 널찍한 그늘을 알아보시라며 어깨를 두드렸을 테지만.

       

       영애에게는 그 어떤 권위도 없었다. 그녀는 여행 중이 아니라, 가문으로부터 저어 먼 곳으로 격리되는 중이었으니까. 아주 자그마한 친절을 베풀 권리조차도 없었다.

       

       잘그락.

       

       예쁘게 꾸며 장신구처럼 위장했을 뿐, 마력을 단단히 억죄는 구속구까지 찬 신세다. 영애는 그 어떠한 힘도 발휘할 수 없었다.

       

       얼음조각이 반짝이던 고향과는 안녕이다. 

       

       눈밭을 지나며 바쁘게 움직이는 인간들에게 온정어린 눈길을 주던 순록도 안녕, 차디찬 겨울에도 의젓하게 뻗어 나가던 침엽수림에도 안녕, 모두에게 안녕.

       

       저 멀리, 저어 멀리, 자신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라고는 여신뿐인 곳. 인적 드물고 폐쇄적인 변방의 작은 수도원에서. 영애는 생을 마감하게 될 것이다.

       

       후회하지는 않는다.

       

       푸른 피를 갖고 태어나 많은 좋은 것들을 누렸다. 자신의 남은 인생은, 기쁨도 슬픔도 없는 칙칙한 회색으로 덧칠해질 것이지만⋯⋯ 고향에서 보낸 15년간의 반짝임은 영원히 가슴 속에 남으리라.

       

       또, 그럴 일은 없겠지만.

       

       우연히도 백마 탄 왕자님이 나타나서 자신을 구해줄 수도 있지 않겠는가?

       

       다그닥. 다그닥.

       

       영애를 태운 마차가 지나갔다.

       

       꾸벅꾸벅 졸던 노인은 그 즉시 슬그머니 눈을 뜬다. 주름진 눈꺼풀 아래에서 잘 벼려진 단검 같은 악의가 빛난다.

       

       그는 조는 척을 하고 있었을 뿐, 단 한 순간도 잠든 적이 없었다. 그의 업무는 먹잇감을 골라내는 일이다.

       

       마차는 고급스럽지만 가문의 인장은 보이지 않았다. 기사도 없었으며, 마부는 칼밥을 먹어본 적 없는 샌님으로 보였다.

       

       마부 옆에 나란히 앉은 용병 한 놈은 제법 칼을 쓸 줄 아는 놈으로 보였다만. 품 안의 수정구는 별 한 개를 둥둥 띄워 올리고 있었다.

       

       1성의 경지. 동패급 용병이다.

       

       목재가 아닌 금속의 패를 갖게 된 자들은 틀림없는 엘리트다. 제법 난다긴다하는 녀석이지만, 이 마을에는 무려 3성의 완숙한 경지에 다다른 ‘성기사’가 있다. 상대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해볼 만하다. 이곳은 사람이 자주 다니지 않는 으슥한 길. 마차 하나 정도는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 노인은 신호했다.

       

       “밧줄 당겨.”

       

       패애앵──!

       

       마차가 지나가는 길목에 늘어져 있던 밧줄이 잡아당겨져 단숨에 팽팽해진다. 그 높이는 말의 무릎에 닿을 정도다.

       

       “엇, 어엇⋯⋯?!”

       

       마부가 이상함을 눈치채고 방향을 틀었을 때는 이미 늦었다.

       

       히히히힝⋯⋯!!

       

       우직, 우당탕탕!

       

       말이 자지러지는 소리를 내며 넘어가고, 마차는 흔들리다가 옆으로 넘어져 버린다. 마차 안에서 추억을 곱씹고 있던 영애는 사방으로 부딪치면서 바닥을 굴렀다.

       

       갑작스레 일어난 일이라 고통조차도 뒤늦게 따라온다. 영애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전신이 욱신거렸다. 습격, 습격인가. 하지만 어째서?

       

       수도원에 처박는 것으로는⋯⋯ 안심할 수 없었나?

       

       “큭, 흐윽⋯⋯.”

       

       시야가 빙빙 돌고 어지럽다. 중간에 머리를 부딪친 걸까. 영애는 비틀대면서 마차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가엾은 마부는 목이 꺾여서 죽어 있다. 영애는 안타까움을 느끼면서도 애써 눈을 뗐다. 지금은 습격자의 정체를 확인해야 한다. 누구지?

       

       시선을 올린다.

       

       그곳에는, 삼지창이나 갈퀴 등을 꼬나쥔 마을 주민들이 원을 그리며 포위하고 있었다. 그리고, 채앵-! 챙-! 하는 금속음이 울려 퍼진다.

       

       가난한 산골 마을의 주민들이 강도들로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다지만, 자신이 이런 일을 겪을 줄은 몰랐다. 

       

       영애가 수도원으로 쫒겨난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기 위해, 마부는 인적 드물고 으슥한 숲길을 동선으로 골랐다. 그게 화근을 부른 것이다.

       

       마차에는 호위⋯⋯ 감시역이 있었지. 10년째 용병 일을 하고 있는 자라고 들었다. 어설프게 무장한 마을 사람들 정도는 처리할 수 있을 터다.

       

       그런 영애의 기대는, 맥없이 꺾인다.

       

       키가 2미터쯤 되어 보이는, 온몸이 대리석 같은 근육으로 가득한 30대 중반의 사내가. 고용된 용병을 말 그대로 가지고 놀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력량도, 마력의 컨트롤도, 수싸움도, 압도적인 격차가 난다. 용병은 금세 왼팔이 잘린 채로 궁지에 몰렸다. 그는 혼란에 물든 얼굴로 부르짖었다.

       

       “⋯⋯이, 이 칼 쓰는 방식은. 산골 마을 강도단에, 왜 성기사가악──!”

       

       “눈치챘다면 살려둘 수 없겠군. 모든 것은 고귀한 나의 여신을 위해서니, 죽음을 원망하지 마라.”

       

       성기사가 묵직한 대검을 들어 올린다. 커다란 칼 그림자 아래에서, 용병은 분노와 울분으로 얼룩진 표정으로 유언을 남겼다.

       

       “처음부터, 살려 줄 생각도⋯⋯ 없었잖⋯⋯ 컥.”

       

       용병은 대검의 궤적에 걸리는 나무들과 함께, 허리부터 반으로 잘렸다. 너무나도 가볍게.

       

       쿠구궁. 잘린 나무들이 쓰러져 참혹한 시체 위로 떨어진다. 뼈와 살이 뭉개지는 소리와 함께, 그것은 푸르른 무덤이 되었다.

       

       충격으로 굳은 영애를, 마을 사람들이 와서 잡아 강제로 일으킨다. 먹잇감을 잡았으니 둥지로 끌고 가야 하지 않겠는가. 영애는 저항했지만.

       

       “이거, 이거 놔요⋯⋯!”

       

       “얌전히 따라와야 험한 꼴을 안 볼 거유. 아니면 뭐, 채찍질이라도 당하면서 개처럼 기어가 보시겠슈?”

       

       “피부도 새허연게, 볼기짝을 치면 손자국이 그대로 남겠구먼. 흐흐⋯⋯.”

       

       그 천박한 무례함과 노골적인 욕구는, 상상해 본 적 없었던 날카로움으로 영애의 마음을 후볐던 터라. 그만 힘이 빠져버리고 말았다.

       

       구속구가 없었더라도, 저 괴물 같은 성기사를 따돌릴 수 있을 거라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저항할 수 없다. 활로는 없다.

       

       영애는 마을로 질질 끌려가, 더러운 지하 감옥에 갇혔다.

       

       ===============================================================

       

       “오늘 드디어 한 건 했구만, 건배!”

       

       “흐흐흐⋯⋯ 건배!”

       

       마을 사람들은 모닥불가에 둘러앉아 축배를 들었다. 이번에 잡은 계집은 딱 보아도 신분이 높아 보이고, 팔면 두둑하게 벌 수 있을 것 같이 생겼다.

       

       요새는 이 길목을 지나다니는 사람이 줄어서 수확이 없었는데, 이렇게 행운이 따르다니. 오늘은 정말로 운수 좋은 날이었다.

       

       아니, 운수 좋은 날은⋯⋯ 오늘이 아니라 일주일 전인가.

       

       들뜬 분위기 속에서, 마을 청년이 촌장에게 슬쩍 물었다.

       

       “형님, 그래서 어쩌다가 저 성기사 형씨가⋯⋯ 우리 사업에 끼어들게 된 거요?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가서.”

       

       “나도 몰라 인마.”

       

       “형씨랑 형님이랑 둘이 따로 얘기도 하고 그러더만. 그 긴긴 얘기를 하면서 이유 하나 못 들었다는 말이요? 말하기 싫으면 그냥 그렇다구 하지 뭘. 사람 무안하게.”

       

       “아니⋯⋯ 진짜 몰라. 이유랍시고 얘기해준 게 다 이상한 소린데 뭘 어쩌겠냐? 옳지, 네가 한번 해석해 봐라.”

       

       저 불곰처럼 생긴 성기사는 엘메스트 영지로부터 일주일 전에 이 마을에 왔다. 중년 촌장은 드디어 자신들의 인신매매가 걸린 건가 싶어서, 마을의 모든 돈을 끌어모아 뇌물로 바치려고 들었는데.

       

       성기사는 ‘이미 알고 있었다’고 했다.

       

       또한 그 인신매매는 여신께서 아주 흡족해하시는 거룩한 일이니, 부디 앞으로도 온 힘을 다해서 사람을 잡아다 팔라고도.

       

       (성기사 본인은 여신께서는 순수한 영혼을 통해서 세상을 정화하신다는 둥 여러 설명을 곁들였지만, 촌부에게는 그렇게만 들렸다.)

       

       그리고 자신이 여기서 해야 할 일이 있으니, 마을 사람들은 나를 따라서 ‘여신의 육신’을 준비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여신의 육신 말입니까⋯⋯?”

       

       “여신님이 죽었느니 뭐니 하던데? 그 불곰 같은 사람이 펑펑 울면서, 미, 미욱? 한 신도들이 뭘 못해서 여신님이 죽었다고. 그래서 부활을 시켜야 한다고 말이야.”

       

       “여신님이 뭐, 죽는 겁니까⋯⋯? 안 죽으니까 신 아니에요?”

       

       “나야 모르지. 나는 계집 목에다가 올가미 거는 법밖에 모르는데.”

       

       촌장은 성기사가 돌아버렸거나, 아니면 세상이 돌아버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쨌건 그들에게는 이득이 아니겠는가. 얼마나 강한지 모를 괴물이 마을의 사업을 도와주겠다는데.

       

       심지어 ‘여신의 육신’을 구하는 일은 즐겁기까지 했다.

       

       성기사는 미의 극치에 다다른 여체가 필요하다면서, 어중간하게 생긴 사냥감들은 마을 사람들에게 공짜로 던져줬기 때문이다.

       

       다만 가지고 놀다가 죽게 되거든, 그 시체는 자신에게 달라고 말했다.

       

       이렇게 기분 나쁜 행동을 골라서 하는 족속들을 뭐라고 부르는지 잘 안다. 저 성기사는 아마 흑마법사이리라. 사람 영혼을 뽑는 등 온갖 무시무시한 일을 한다던.

       

       그러나 이야기로 듣던 만큼 무섭지는 않았다. 대화도 잘 통하고, 협동도 문제없었다.

       

       가끔, 어떤 액체를 담은 유리병에 대고 눈물을 펑펑 흘리며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 그리고 『둥지』니 『쾌락』이니 중얼거리는 걸 보면, 그 광신에는 아무래도 살짝 오싹해지긴 했지만.

       

       어쨌건 지금은 아군 아닌가! 그것도 강력한.

       

       “그 성기사가 준 경지 판별기 있잖아. 몰래 성기사에게 써 봤어. 별이 세 개나 떠 있더군. 그건 3성, 금패급이라는 소리야.”

       

       “용병 금패면⋯⋯ 귀족 나으리들이 거금을 주고 쓴다는, 그런 족속 아뇨?”

       

       “그래. 오우거도 단칼에 베어 죽이고, 마을 하나는 맘만 먹으면 깔끔하게 지워버릴 수 있는. 진짜배기 괴물이지. 내 생각엔 세계 최강일 수도 있겠다 싶어.”

       

       “3성 위에도 뭐가 있다고 하지 않았소? 제국은 우 뭐시기를 이마안큼 갖고 있다, 그렇게 자랑하는 소릴 들어본 적 있는데.”

       

       촌장은 코웃음을 쳤다.

       

       우화는 가짜다.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었다. 저 성기사만 해도 꿈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강한데, 사람이 그 이상 강해질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사람들을 협박해서 다스리려고 괜히 겁을 주는 거겠지. 호들갑을 떠는 거겠지. 사람 한 명이 산을 부수고 해를 떨어트리는 이야기는, 어린애한테 읽어주는 동화에나 나오는 거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그 잘나신 ‘우화’라는 놈들이 맘만 먹으면 세상이 망가질 수도 있다는 소린데. 혼자서 마을을 열 개고 백 개고 부술 수 있다는 소린데.

       

       그런 게 말이 될 리가.

       

       우물 안 개구리는 맥주를 꿀꺽꿀꺽 들이켰다. 그들은 낭만에 취해 있었다. 이대로 사람을 잡아다 팔고, 돈을 벌고, 언제까지고 이 아름다운 사이클이 돌아갈 것이라는 낭만에.

       

       한참을 웃고 떠들고 있으려니, 척후 한 명이 허겁지겁 달려왔다.

       

       “마차 한 대가 이리로 또 온다는데유!”

       

       “늙은이는 뭐래?”

       

       “저기 그, 뭐시냐⋯⋯ 별이 안 보인다든데유? 심지어 여자만 셋이래유. 남자 하나 있는데 비실비실하고 삐쩍 말랐고. 그리고, 셋 다 죽이게 이쁘대유.”

       

       “오늘이 날인가보다. 야, 그만 먹고 연장 챙겨! 그리고 성기사 나으리 오시라고 해라!”

       

       촌장은 껄껄 웃으면서 명령을 내렸다. 여자가 셋이나 된다면, 마을 사람들이 충분히 쓰고도 남을 것이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인생인가!

       

       그들은 부리나케 숲길을 향해서 움직였다.

       

       ===============================================================

       

       그들은 이제껏 해오던 대로, 마차가 달려오는 타이밍에 맞추어 밧줄을 힘껏 잡아당겼다. 한껏 팽팽해진 밧줄이 말의 다리를 걸어버린다.

       

       말 울음소리와 함께 마차가 뒤집어지고, 땅을 구른다.

       

       성기사가 팔짱을 낀 채로 굳어 있는 가운데, 마을 주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마차로 가까이 다가갔다. 그런데⋯⋯.

       

       이상하다.

       

       뒤집힌 마차에서, 너무나도 태연한 대화가 들려오고 있었다.

       

       “내가 조심하자고 했지. 내가 조심하자고 했지!”

       

       “⋯⋯아니, 여관방 들어가면 수면제 섞은 요리를 내올 줄 알았다니까. 이렇게 무식하게 마차부터 엎으면, 그러다 인질 목 부러져서 죽으면 어쩌려고? 생각이 있으면 당연히──”

       

       “멍청한 새끼들은 그런 거 생각 안 한다니까? 너, 내기 진 거야. 내 명령 한 번 듣는 거야 너! 으햐하핫-!”

       

       “아잇씨⋯⋯ 그래서, 뭐. 네가 할래, 내가 할까. 아, 마탑주님 화났어요? 무릎베개한 지 10분 만에 엎어져서? 아이구.”

       

       정적.

       

       잠깐의 정적 이후에, 마차를 둘러싼 마을 주민들은 흰개미가 머릿속을 기어가는 듯한 가려움을 느꼈다. 그리고.

       

       속삭이는 듯한 영창과 함께.

       

       “⋯⋯빛을 거둬, 눈 감아. 『암전』.”

       

       세상이 새까맣게 물들었다. 자신의 팔다리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게 될 정도로, 까맣게.

       

       밤에 밤이 찾아왔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주말이 또 왔네요. 시간이 참 빠르다가 느리다가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면 우리 또 월요일에 다시 봅시다. 좋은 주말 되세요 마이 프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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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world TRPG Game Master

Otherworld TRPG Game Master

Another World TRPG Game Master, 이세계 TRPG 게임마스터
Score 8.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a wizard of the Illusion Magic School and decided to create a virtual reality with illusion magic to play a tabletop role-playing game (TRPG). It was great to create a virtual reality, but I was in trouble because there were no suitable players. During that time, I received an offer to be the professor from the Royal Academy. The offer was to use illusion magic to fill the students’ lack of practical experience safely. And so, I became a professor at the academy. “Send me back, send me back to that world right now-!” “Outer god, someday an outer god will be our doom, we’ll all die!!” “I am not the bastard of the Redburn Ducal Family. I am the foremost disciple of the Great Namgung Clan, Namgung Qinghui!” But it seems there is a bit of a misunderstanding. This isn’t a spell for dimensional travel, kids. It’s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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