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202

       유세하와 낭인은 말없이 바라보았다.

         

       관중들의 터질듯한 환호 소리도…

       전사들의 사기를 고양하는 북소리도…

       무희들의 아름답고 매혹적인 목소리도…

         

       둘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서로가 서로의 눈만을 바라본다.

         

       죽음과 삶.

         

       그 경계 위를 올라타며 움직이는 감각이 유세하의 전신을 지배했다.

         

       ‘…뜨겁다.’

         

       동시에 차갑다.

         

       이루 말할 수 없는 불꽃.

         

       마치 푸르스름한 냉기를 머금은 불꽃이, 심장에서 전신에 퍼지는 듯한 감각이었다.

         

       한 번의 호흡.

       그리고 반 정도 들이마시는 그 순간.

         

       낭인의 검이 뽑혔다.

         

       직후, 그가 사라졌다.

         

       아마 예전의 유세하였다면 반응도, 인식도, 어떻게 휘둘렀는지도 보이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전사자들의 축제>에 의한 기본적인 숙련도 보장.

         

       기사와 문보라가 새겨준 버프가 최소한을 인식할 수 있게 해주었다.

         

       마지막으로 근래 얻었던 새로운 힘이자 고위(High-Rank) 스킬이 대응할 수 있게 해주었다.

         

       [‘만류귀종’의 묘리가 소유자의 위기에 자동으로 발동됩니다.]

       [당신의 천재성이 빛을 발합니다.]

       [‘만류귀종’의 묘리가 당신의 전신을 타고 흐릅니다.]

       [무(武)에 대한 이해도가 급격하게 상승합니다.]

         

       일종의, 정신적 각성 상태.

       여기에 정의할 수 없는 터무니없는 천재성이 유세하의 몸에서 꽃을 피웠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 요동치는 감정이 전신을 지배하였다.

         

       그것은 어찌 보면 두려움이었으며, 어찌 보면 환희였다.

         

       혈류가 세차게 흘렀다.

         

       그에 따라 체온이 달궈지듯 뜨겁게 올라가며, 머리가 뭉근하게 적셔져 마비되듯 눈앞이 깜박였다.

         

       시야가 좁아지기 시작했다.

         

       흔히 터널 형태를 이루는 듯한 어둠이 주변에 감겼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럴수록 유세하의 눈에는 낭인의 검이 또렷하게 인식되었다.

         

       “……!”

         

       그리고 이 모습에 낭인의 가느다란 눈이 흔들렸다.

         

       반응하는 유세하를 보며 경악했다.

         

       낭인은 사실 자신의 승리를 확신했다.

         

       0.1초 전까지는 말이다.

         

       ‘…무슨…!’

         

       그가 천재라는 건 보자마자 알았다.

         

       그것도 별(星)이라는 말이 붙을 정도의 천재라는 걸 알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아직은 피어나지 못한 꽃.

         

       반응도 못 하고 쓰러질 거라 여겼다.

         

       하지만, 고작 1초도 안 되는 극한의 시간.

         

       유세하는 진화에 가까운 수준으로 위로 올라섰다.

         

       그 속도가 너무나도 말도 안 되게 빨랐다.

         

       낭인은 순간 실소하였다.

         

       ‘…이게 바로 천재인가.’

         

       깨달음, 훈련, 강함과는 크게 상관이 없는…

         

       그저 가능하고 불가능한 영역으로만 나뉘지는 불합리함의 산물 그 자체였다.

         

       *

         

       한편, 낭인의 움직임을 인지한 유세하는 코피를 흘리며 [성자의 검]을 움켜쥐었다.

         

       ‘낭인의 다리에 감도는 이동속도 능력은 총 4개.’

         

       [섬광 같은 질주], [순보].

       나머지 두 개는 모르겠다.

         

       필시, 무공류 스킬이겠지.

         

       타이밍을 재었다.

         

       어느새 손에 들린 [성자의 검]은 오로지 극한의 쾌(快)만을 추구하고 있었다.

         

       동시에…

         

       화르륵-!

         

       언제나 그가 고도의 집중 상태에서만 터져 나오는 ‘백색’ 불꽃이 검날을 타고 휘감겼다.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유세하.

         

       그런 그를 보며 묵묵히 자신의 검을 펼치는 낭인.

         

       서로의 신형이 한 자루의 검이 되어 영역의 시간 속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발.

         

       내디딘 순간, 유세하는 직감했다.

         

       ‘안된다.’

         

       죽는다.

         

       낭인의 검이 더욱 빠르고, 강력했다.

         

       부딪치는 순간, 능구렁이처럼 회피한 낭인의 검이 목을 베어 넘길 거다.

         

       ‘생각해라.’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지?

         

       속도를, 위력을 더 올리면 된다.

         

       뭘로?

         

       ‘살의…’

         

       적을 옭아매는 살의가 아닌, 위력을 올려주는 살의를 사용한다.

         

       그리고 부족한 속도는…

         

       ‘류참으로 커버한다.’

         

       [‘검의 노래’가 발동됩니다. <참격>, <발도>류 스킬의 위력이 300% 증가합니다.]

       [‘류참’이 발동됩니다. 비정상적인 발동입니다. 비정상적인 방식에 의해 ‘패천검법’에 일시적으로 융화됩니다. 전혀 성질이 다른 검술이 당신의 육체에 승화됩니다. 직후 해제됩니다.]

       [새로운 ‘합성의 길’에 대한 가능성이 열립니다. ‘역천의 눈동자’가 이 능력을 인지합니다. 추후 조건 만족 시 합성하여 해방할 수 있습니다.]

         

       유세하는 검을 아래로 내렸다.

         

       처음 <실버백>을, <카파 라이노>의 머리를 베었던 참격을, 훨씬 더 위협적이고 날카로운 형태로 변하여 펼쳤다.

         

       백색의 불꽃에 휘감긴 섬광을 바라보는 낭인.

         

       그의 눈가에 미묘한 웃음이 감돌았다.

         

       마치, 위대한 전사의 탄생에 축복하는 한 사람 같았다.

         

         

       *

         

         

       푸슉-!!!

         

       시합은 한순간에 끝이 났다.

         

       필시 평범한 이들이 보기에는 도대체 뭐가 일어난 건지 알 수 없는 1초의 승부였다.

         

       피가 분수처럼 솟구치며 하늘 높이 흩뿌렸다.

         

       땡그랑.

         

       “…커헉.”

         

       나는 무릎을 굽혔다.

         

       저 멀리 ‘세하!!!’하고 놀라 소리치는 문보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자, 어깻죽지가 크게 베여, 뼈가 드러나 있었다.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지, 바닥에 피 웅덩이가 생겨났다.

         

       “세하, 세하!!”

       “……”

         

       나는 문보라를 바라보며 빙그레 웃었다.

       괜찮다는 의미였다.

         

       실제로도 괜찮았다.

       승부는 끝이 났다.

       그 증거로, <전사자들의 축제>의 기믹이 발동되어 빠른 속도로 재생되고 있었다.

         

       낭인이 나를 돌아보았다.

         

       그의 삿갓이 반으로 잘려 바닥에 떨어졌다.

         

       그제야 그의 얼굴이 제대로 보였다.

         

       수염을 말끔하게 정리한 진중한 외견의 남자였다.

         

       이곳 <전사자들의 땅>은 본래의 모습과 형태, 언어능력, 기억력 등이 확실하고 뚜렷할수록 더욱 강한 영령이었다.

         

       지금 낭인의 모습은 누가 봐도 혼백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뚜렷했다.

         

       이는 곧, 그가 이곳에서 손꼽히는 강자라는 소리였다.

         

       ‘…실제로도 순수 무력은 제일 세겠지.’

         

       ‘고스라’에서도 쾌(快)는 언제나 지도관들 사이에서 악명 높은 강적이었으니까.

         

       종류가 달라진다고 하여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을 거다.

         

       “…제가 이겼습니다.”

       “훌륭했소.”

         

       말이 끝나자, 낭인의 목에 실금이 그어졌다.

       피…는 아니고 혼령을 이루는 영혼의 실이 실타래처럼 풀려 나풀거렸다.

       낭인은 한 손으로 목을 붙잡으며, 요령 좋게 다가왔다.

       손에 들린 동방 검을 내밀었다.

         

       “가져가시오. 그대는 자격이 있소.”

       “…주셔도 됩니까 정말로?”

       “흑철.”

       “네?”

       “검의 이름은 흑철이오. 잘 다뤄주시오.”

         

       말을 마친 낭인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갔다.

         

       철장 안으로 들어서는 낭인.

         

       그의 몸이 가루가 되어 부서지는 것을 마지막으로 바라보며 후하고 숨을 내뱉었다.

         

       [역천의 눈동자가 하늘의 이치를 거스릅니다.]

       [대상: <쾌의 전사>]

       [<쾌의 전사>에게서 ‘순보’를 획득합니다. 25레벨의 영웅(Hero) 스킬입니다. 3레벨로 하락하여 습득합니다.]

       [습득 보상으로 속도가 3 상승합니다.]

         

       [쾌의 전사가 당신을 인정합니다.]

       [쾌검의 파편이 영구적으로 흡수됩니다.]

       [쾌검(快劍), 살검(殺劍)을 기반으로 한 모든 검술에 대한 이해도와 위력이 급격하게 상승합니다.]

       [쾌의 전사가 당신 같은 재능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당신의 명성이 전사자들에게 퍼집니다. 그들이 당신에게 후원이라는 명목하에 힘을 부여합니다.]

       [속도가 영구적으로 3 상승합니다. 파티원 문보라의 속도가 3 상승합니다.]

         

       ‘[순보]라 좋은 걸 얻었네.’

         

       영웅(Hero) 등급 중에서도 최상급으로 판정받는 강력한 ‘이동속도’ 보정 능력.

         

       필시, 나에게 큰 힘이 되어줄 거다.

         

       나는, 흑철을 바라보다 [슬라슬라]의 안에 집어넣었다.

         

       직후, 관중들의 터질듯한 함성에 빙그레 미소 지었다.

         

       [관중들이 당신의 활약에 경탄합니다. 그들의 응원은 곧 힘이 됩니다.]

       [영구적으로 정신이 1, 마력이 1 상승합니다.]

         

         

       * * *

         

         

       이후로도 시합은 빠르게, 치명적으로 진행되었다.

         

       낭인과의 전투를 끝내고 찾아온, 문보라의 ‘훙엥엥!’한 춤을 감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세 번째 전사.

         

       이 경기 또한 대단하였다.

         

       캉-! 콰득-!

       쾅-!

         

       나는 옆을 노리고 오는 곡도를 후려쳐 저지했다.

         

       곡도는 특이하게도 은은한 푸른빛으로 이루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오로지 마력으로만 이루어진 검의 잔상.

         

       그것이 실체화하여 힘을 머금은 거였다.

         

       검을 펼친 자는 전방, 조금 추워 보이는 옷을 입은 여인이었다.

         

       특유의 날카로운 눈매는 팽진아를, 휘두르는 방식은 ‘보데노프 실라’를 연상시켰다.

         

       여인은 조금 전 상대했던 ‘낭인’에 비해 형태가 흐릿했다.

         

       그보다는 몇 단계는 격이 낮은 상대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래도 쉽지 않네.’

         

       세 번째 시합의 특징은 바로 환(幻).

         

       환검(幻劍)으로 경지에 오른 여인이 휘두르는 검은, 아름다우면서도 치명적이었다.

         

       휘두르는 궤적에 맞추어 수십 개의 곡도가 허공에 생겨나 허초와 실초를 뒤섞어 나를 혼란하게 만들었다.

         

       필시, 쉽지 않은 상대.

         

       그러나 그녀에게는 유감스럽게도…

         

       ‘나에게는 닿지 않는다.’

         

       지금의 나는 온갖 개사기 버프를 받아 평소보다 1.5배 능력치가 높은 상태였다.

         

       여기에 강, 쾌를 상대하면서 얻은 깨달음은, 나라는 존재의 감각을 그 무엇보다 날카롭게 벼려주었다.

         

       [‘만류귀종’의 묘리가 당신의 손을 타고 흐릅니다.]

       [‘노퉁’의 칼날이 힘차게 기세를 드러냅니다.]

       [‘노퉁’의 효과로 근력이 10% 상승합니다. 절삭력이 크게 상승합니다. 만약 상대가 드래곤 계통의 적일 경우. 200%의 추가 피해를 줍니다.]

         

       휘몰아치는 곡도를 바라보며 숨을 골랐다.

         

       내 손에 들린 것은 기사가 사용하였던 양손검.

         

       나는 영웅(Hero) 등급의 양손검을, 한 손으로 움켜쥐며 크게 휘둘렀다.

         

       단 한 번의 휘두름에 곡도가 전부 박살 나 부서졌다.

         

       다시 손을 펼쳤다.

         

       내 주변에 둥둥 떠다니던, [흑철]이 빙그르르 회전하며 손에 잡혔다.

         

       [슬라임의 전시고]를 이용한 다양한 무기 활용.

         

       연습의 의미로 해봤지만, 나름 그럴싸하게 진행되었다.

         

       [‘만류귀종’의 묘리가 당신의 손을 타고 흐릅니다.]

       [‘흑철’의 칼날이 무엇보다 빠르게 움직입니다.]

       [‘흑철’의 효과로 속도가 10% 상승합니다.]

         

       스릉-!

         

       직후, 나의 신형이 사라졌다.

         

       놀라 움찔거리는 여자.

         

       어느새 그녀의 목에는 흑철이 날카롭게 겨누어져 있었다.

         

       [공간을 접어서는 움직임! 당신의 움직임은 신출귀몰합니다.]

       [‘순보’가 발동됩니다. 현재 속도의 1.5배만큼 가속합니다.]

       [마력 소모가 심한 스킬입니다. 주의해 주십시오.]

         

       ‘강해졌다.’

         

       고작 두 번의 싸움이지만, 나는 내가 이곳에 들어오기 전에 비해 비약적인 성장을 했음을 느꼈다.

         

       아무튼, 승패는 결정 났고.

         

       넌지시 말을 건넸다.

         

       “더 싸우실 겁니까?”

       “……”

         

       침묵하는 여인.

       그녀는 말없이 나를 바라보았다,

       너무 오래 쳐다보길래 ‘기 싸움하자는 건가…?’ 생각하던 찰나, 여인의 얼굴이 약간 불그스름해졌다.

         

       ……응?

         

       “몇 살.”

       “…네?”

       “몇 살이지?”

       “…어, 19살입니다.”

         

       예상외의 질문에, 얼떨결에 대답하였다.

         

       “…생각한 것보다 더 어리구나. 그래도 성년식은 마쳤겠지.”

       “…네?”

       “…아무것도 아니다. 항복하겠다.”

         

       여인은 들고 있던 곡도를 꽂아 건네주었다.

       나는 그것을 감사히 받아들였다.

         

         

       *

         

         

       ‘흐으음…’

         

       다시금 생각해도 의아했다.

       왜, 갑자기 나이를 물어보는 걸까.

         

       그리고 이런 의문은 다음 상대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었다.

         

       쿠구구, 쾅-!

       쾅, 쾅, 쾅, 쾅, 쾅!!!

         

       거대한 힘의 소용돌이.

         

       이걸…검기라고 해야 하나, 기탄이라고 해야 하나.

         

       말 그대로 무지막지한 에너지의 덩어리가 빠른 속도로 날라왔다.

       마력과는 조금 다른 순수하면서도 파괴적인 성향이 보이는 게…

       내가 [괴력난신]을 통해 <요력>을 사용하는 것처럼, 뭔가 특수한 스킬이 있는 거로 추측했다.

         

       “괘, 괜찮슴까?”

         

       그리고 이런 흉흉한 일격을 날린 장본인은, 전방에 보이는 작은 체형의 여성이었다.

         

       뭔가 날리는 기술이랑 본인의 행동이 맞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

         

       환과 비슷하게 반 정도 흐릿한 여성.

       아마 실력도 비슷할 거다.

         

       환이 날카로운 눈매가 특징인 기 센 누님 스타일이라면.

         

       이 여자는 강아지처럼 동글동글하고 순한 눈매가 특징이었다.

         

       ‘약간 주나용을 보는 느낌이네.’

         

       주나용 또한 굳이 동물로 따지자면, 귀엽고 애교 많은 강아지에 가까운 인물이니까.

         

       “마, 맞으면 주, 죽슴다.”

         

       여자는 나를 향해 검을 들이밀었다.

       그녀의 손에 들린 것은 약 30cm 정도가 되는 작은 소검.

       특이하게도 마치 용이 입을 벌린 것 같은 형상에 새겨져 있었다.

         

       네 번째 시합은 기(氣)였다.

         

       순수하게 화력 하나만으로 경지에 오른 여자는, 나를 향해 무차별적인 포격을 가하고 있었다.

         

       ‘이걸 검술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

         

       그래도 날아오는 기탄을 보면 확실히 검의 종류가 맞았다.

         

       자잘한 검기를 압축시켜 하나로 뭉친 형태.

         

       확실하게 거리를 벌리지 않으면, 검기에 믹서기처럼 잘릴 거다.

         

       음, 그래 인정한다.

         

       순수 위력과 화력만 보면 지금까지 상대한 이들 중 제일 강했다.

         

       하지만 그건 맞아줄때의 이야기다.

         

       실제로는 지금까지 상대 중 제일 쉬웠다.

         

       나는 다리에 힘을 주며, 삽시간에 가속하였다.

         

       놀라 당황한 기가, 무차별적으로 검기를 발사하지만 하나하나 나에게 닿지 않았다.

         

       [힘 있는 민첩성], [거침없는 질주], [자유로운 돌진].

         

       여기에 조금 전 톡톡히 효능을 보여주었던 [순보]가 더해져 말 그대로 공간을 접는다는 게 뭔지 알 정도의 신속함을 부여했다.

         

       스릉-!

         

       “우와악!”

         

       어느새 내 손에 들린 [성자의 검]은, 기의 목젖에 닿아있었다.

         

       “저기 항복…-”

       -하, 항복임다. 항복임다. 베지 마십쇼! 다시 살아나도 아픕니다! 아픈 건 싫슴담!”

       “아, 네. 네. 진정하세요.”

         

       기는 울먹거리며, 손에 들린 소검을 공손히 건네주었다.

         

       약간 미안함이 들었다.

         

       “저, 적린(赤麟)이라고 하는 무기임다. 아껴주십쇼.”

       “감사합니다.”

       “…저기, 그, 근데…”

       “음?”

       “나, 나이가 어찌 되십니까?”

         

       흠……?

       또……?

         

       나는 몸을 배배 꼬는 기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환에게 말한 것처럼 19라고 대답하자 놀라더라.

         

       “그, 그리 어립니까…? 세, 세상에. 어, 어지간히 천재구먼요. 그 나이에 그 정도로 강한 머, 멋진 남자는 본 적이 없슴당.”

       “네, 감사합니다.”

       “헤헤. 우수하네요…우수해. 정말 우수해. 필시 몸에 흐르는 피도 우수할 것 같슴다. 태어나는 아이도…그럴 거고…”

       “……네?”

       “시, 실언입니다. 다, 다음이 마, 마지막 시합인데 히, 힘내십쇼!”

       “아, 네…”

       

       

       * * *

       

       

       그렇게 네 번째 시합까지 파죽지세로 끝을 내는 유세하.

         

       그가 ‘뭔가 대화가 이상한데?’ 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 시각.

         

       열심히 무희의 춤을 추던 문보라는, 묵묵히 이 모습을 내려다보았다.

         

       그녀의 귀는 마력을 불어넣어, 푸르스름한 빛을 내는 상태였다.

         

       “……”

         

       문보라의 볼이 독기를 머금고 부풀어 올렸다.

         

       두 눈에 감도는 빛이 사라져 특유의 죽은 눈을 드리웠다.

         

       목에 걸린 목걸이가 핏빛처럼 빛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대기실로 향하는 유세하를 바라보며 쑥덕이는 환과 기.

         

       두 암컷을 향해 부들부들 떨며 노려보았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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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사기급 먼치킨 5★ 캐릭터가 되었다
Score 6.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Gonis Archive Life》 ‘GAL’ for short. I found myself possessed into the world of this game. Not only that, but I became a 5★ character from the very start, The only male character with ridiculously OP abil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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