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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3

       이제 그들은 세상의 죽음을 상상할 수 있었다.

       

       작은 마을의 일원으로 태어나 손을 더럽히기까지의 일생에서, 그들은 세상이 죽을 수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설령 마을이 통째로 지워질지언정, 이 넓고도 비정한 세상이 무너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오히려 세상의 붕괴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쪽이 이상하다.

       

       그들이 떠올려낼 수 있는 최대한의 위협은 기사였다. 

       

       어떤 정의로운 기사에게 자신들의 악행이 들켜서, 항거할 수 없는 폭력에 의해 목이 베여 죽음을 맞이하는 것. 

       

       하지만 그것이 낙관이었을 줄은.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 땅을 내딛고 있는지도 확신할 수 없다. 몸을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은데, 실제로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를 단 하나도 발견할 수가 없다.

       

       “『빼기』.”

       

       무언가를 잃어가는 것 같은데, 그게 무엇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자신이 조금씩 깎여나가고 있다는 것만큼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이대로는 지워진다. 화이트보드 지에 그려졌던 조악한 그림 위로 지우개가 지나가고 나면, 무엇이었는지 알 수 없는 찌꺼기만이 남고 만다.

       

       그러니.

       

       새까만 어둠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면.

       

       “아아아악──!!”

       

       “흐악, 흐아아아악!”

       

       비명이 자신의 귀에 잘 들리도록 목 놓아 부르짖을 수밖엔.

       

       하지만 잠깐의 시간이 흐르고 나면.

       

       이젠 우는 사람도 없다.

       

       ===============================================================

       

       “인신매매범들은 싹 쓸렸고, 이제 하나 남았는데⋯⋯..”

       

       “어쩌다니 뭐야, 또 ‘한 번의 기회’라며 살려 둘 셈?”

       

       성기사는 웅얼거리듯 들려오는 남녀의 태연한 목소리에 대검의 손잡이를 꽉 쥐었다. 비록 앞은 보이지 않았으나, 대신 감각에 집중하여 경계 태세를 갖췄다.

       

       이 또한 시련이다. 여신께서 안배하신 시련일 것이다. 만약 이곳에서 꺾여 스러질지라도, 대사제가 대업을 이어 줄 것이다.

       

       우연한 기회로 엘메스트의 신전에서 발견한 『성액(聖液)』.

       

       그 강렬한 향기에 이끌려, 은신처에서 숨어 있었던 대사제와 성기사는 활동을 재개했다. 성기사는 제물로 쓸 인간들을 모으기 위해서 밖으로. 대사제는 여신의 부활 의식을 진행하며 안으로.

       

       그러니까.

       

       그분께서 되살아나기만 한다면 괜찮다. 설령 이곳에서 스러지더라도⋯⋯!

       

       어둠 속에서 목소리가 웅웅거리며 메아리친다.

       

       “봐, 홀렸잖아. 아마 죽은 여왕의 끄나풀이 아닐까 싶은데⋯⋯ 건실하게 살다가 정신지배를 당한 거면 풀어줘야지.”

       

       “그런다고 지은 죄가 사라지기라도 해?”

       

       “죄가 있으니까 더더욱 살아야 하는 거야. 죽음으로 속 편하게 도망치는 대신에 살아가면서 갚아야지. 너 들으라고 하는 얘기 맞아.”

       

       “흥, 갚을 생각도 없거든. 그래서⋯⋯ 이 자리에서 저놈의 머리라도 열 생각이야? 세 시간쯤 걸리지 않나. 여행이 늘어지는 건 싫은데.”

       

       스멀스멀. 무언가가 어둠 속에서 기어오르고 있다.

       

       타락한 성기사는 그것이 대체 무엇인지 파악하려고 눈을 부릅떴으나, 어둠 속을 들여다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저 맴도는 한기가 ‘무언가가 온다’는 사실을 은유할 뿐.

       

       젊은 청년의 목소리가 울렸다. 해부 직전의 개구리를 바라보며, 학생들에게 실험의 개요를 설명하는 것 같은 무심함을 품고.

       

       “빠르고 간편한 방법이 있어. 악성에 담가 보는 거야. 살짝만. 그러면 감춰 둔 못된 부분이 이끌려 드러나겠지.”

       

       “악성에 담가? 너, 눈깔이, 아하⋯⋯ 이제는 머리에 심어진 못된 부분을 억누르고 부정하는 게 아니라, 이용하고 이겨 먹어 보겠다는 거야? 내게 정면으로 맞서서 이기겠다고?”

       

       “내가 이겨 먹으려는 건 93%고, 너는 이미 이겼고. 말은 바로 하자.”

       

       “점점 더 탈출에 대한 희망이 부풀어 오르는걸. 네가 네 발에 걸려서 넘어지기를 기대하고 있겠어. 그러면 살짝 가이드를 해 줄까.”

       

       새까만.

       

       새까만 세상 속에서도 유난히 새까만 점이 흔들렸다.

       

       작지만 표독한 점이 먼저 허공에 궤적을 그리면, 심연처럼 고요한 점이 그 뒤를 따른다. 궤적이 어떠한 마법을 완성하자. 공중에는 반투명한 거울이 떴다.

       

       그것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새까만 것 또한 그를 들여다보고. 마침내 저것이 마음을 악성으로 물들이는 거울임을 깨닫고 나면──

       

       “나는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어!”

       

       튀어나온다.

       

       꾹 닫힌 입이 열리고, 위액을 게워 내듯이 말이 쏟아져나온다.

       

       “여신을 섬겼지, 내게 신성력 적성이 있다고 했으니까! 매일 기도하고 믿는 것만으로도 괜찮다고 했어, 더럽게 귀찮았지만 꼬박꼬박 했지. 그렇게 성기사가 됐어.”

       

       “그런데?”

       

       “그러다가 꿈에 여신이 나와서, 내가 너무 좋다고 했어. 나를 유혹했어. 나는 신실한 신도였으니까, 그 유혹에 저항할 수 없었어! 그렇잖아. 여신을 안을 수 있다니? 대체 어떤 남자가 거부할 수 있겠어?”

       

       “신앙의 대상을 안고 싶다라⋯⋯ 재미있군. 조금 더 해 봐. 그렇게 얻은 힘으로 뭘 했지?”

       

       성기사는 말을 멈출 수 없었다. 자신의 마음을 물들이는 새까만 색이 마중물이 되어, 내면에 꽁꽁 숨겨두고 있던 더러운 부분이 쏟아져나온다.

       

       여신과 신앙이라는 단어를 주워섬겨 자신을 치장하던 자는, 은근한 목소리와 색에 이끌려 본심을 드러냈다.

       

       “여자를 안았지.”

       

       “아하, 여자를 안으셨군. 어떤 여자를?”

       

       “교단의 여사제들, 잡혀 들어온 산 제물 중 몇몇, 잠든 사람들⋯⋯.”

       

       “그건 참 못된 일이네. 왜 그런 거야?”

       

       어둠 속의 목소리는 가볍게 타박하듯이 물었다. 절친한 친구를 타이르는 것처럼도 들렸고, 반대로 범인을 취조하는 형사처럼도 들렸다.

       

       성기사는 소리쳤다.

       

       “여신께서 명령하셨어. 나는 그럴 자격이 있다고. 그래도 좋다고! 마음대로 해도 신성력을 거둬가지 않을 거라고!”

       

       “그건 분명⋯⋯ 서큐버스 여왕이 여신을 연기한 걸 텐데. 그 유혹적인 목소리가 여신의 것이 아니라고는, 생각해 본 적 없나?”

       

       “나도 처음에는 의심했지만⋯⋯ 신성력이 사라지지 않았어. 내 욕망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도, 사람을 죽여도, 신성력은 남아 있었어!”

       

       “좋아, 충분해.”

       

       짝.

       

       박수 소리가 울렸다. 공간 전체를 진동시키는 듯이 크게. 성기사는 화들짝 놀라며, 어쩐지 온몸에 힘이 빠져 주저앉았다.

       

       그리고 그 앞으로 젊은 마법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판결했다.

       

       “강한 정신 지배가 아니라 그냥 몇 마디 꼬드김에 넘어가 버렸군 그래. 저항하는 척도 안 했고. 그다지 고민을 한 것 같지도 않아. 기회가 생기니까 기다렸다는 듯이 해버렸어.”

       

       “⋯⋯⋯⋯.”

       

       “네가 다소 희박하게 갖고 태어난 양심을 주마. 너를 위한 퀘스트도 주지. 너는 저 마을 사람들을 이끌고 대륙을 헤매며, 너희 같은 자들에 의해 위험에 처한 이들을 구하라.”

       

       말 한마디 한마디가 뇌를 헤집듯이 스며들고, 깊숙한 곳까지 새하얀 색이 파고든다. 성기사는 이 사내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으리라는 사실을 알았다. 언제까지고.

       

       마음 한구석에 구속구의 무게가 느껴진다. 적어도 그가 저지른 만큼의 일에 대해 속죄하지 않으면, 이 구속과 명령은 풀리지 않을 것이다.

       

       흐려져 가는 의식 속에서 성기사는 생각했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뒤늦은 후회였다.

       

       ===============================================================

       

       타락한 성기사와 마을 사람들은 저어기 공터에 잘 쌓아두었다. 한 여섯 시간쯤 뒤에는 단체로 깨어나, 내가 걸어 둔 자기암시에 따라서 움직이게 될 것이다.

       

       지금껏 못된 짓을 저지른 만큼 고생하면서 사람들을 구해버려라.

       

       쓰레기 분리수거를 깨끗하게 해치운 듯한 뿌듯함을 담아 손을 탁탁 털고 있으려니, 악신쨩이 옆에서 내 허벅지를 찌르며 이죽거렸다.

       

       “최면으로 사람을 꼭두각시처럼 조종하다니, 여왕이랑 뭐가 달라? 악당 녀석. 쓰레기. 미친 마법사.”

       

       “시끄러워 인마. 최면어플로 정의구현 하고 다니는 게 뭐가 나쁘다고.”

       

       “그 정의라는 것도 결국은 네 개인적인⋯⋯ 으브븝.”

       

       “나도 너 무슨 말 할지 알아이씨. 어떻게든 사람 긁으려고 그냥. 그런데 그게 네가 할 말이냐?”

       

       세계적 분탕충 주제에 입만 살아서는. 내가 다른 사람한테는 내 도덕성이니 뭐니에 대해 지적받아도, 얘한테만큼은 지적받을 일 없다. 

       

       악신쨩 교화가 다 끝났으면 모를까. 양심의 꽃이 만개하기 전까지는 이거 사람새끼가 아니라 짐승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나는 악신쨩의 정수리를 꽁꽁 쥐어박으면서 박살 난 마차로 고개를 돌렸다.

       

       “마탑주님, 핑발레즈, 어디 다친 데 없죠?”

       

       “으응⋯⋯ 다친 데 없어.”

       

       “마차는 많이 다쳤습니다. 말도 죽었고요.”

       

       “아이고.”

       

       난장판이다. 여기까지 힘내 준 말들은 이미 먼 길을 떠나갔고, 마차는 형태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이곳저곳 손상이 심해 보였다.

       

       이렇게 도보여행이 시작되는 것인가. 달갑지 않은데.

       

       “제가 고쳐보겠습니다. 근처에 나무도 꽤 있으니까요.”

       

       “⋯⋯마차는 고친다 치면, 말은?”

       

       “제가 끌면 됩니다.”

       

       “아하.”

       

       그래, 핑발레즈가 끌면 되는구나. 그러면 문제없다.

       

       나는 내 손을 와구와구 물고 늘어지는 악신쨩을 덜렁 들어 올리면서 말했다.

       

       “마을에 잡힌 사람들 있나, 잔당들은 있나 쓱 둘러보고 올게.”

       

       “예.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나, 나도 따라갈게. 나비 모드로.”

       

       포로롱. 마탑주는 나비로 변해서 살랑살랑 날아갔다.

       

       아무래도 내 앞에서 유나데스빔을 난사한 게 부끄럽고 찝찝한 모양이다. 나도 그 심정은 알 것 같다. 뭐랄까⋯⋯ 유나 앞에서는 사람을 개 패듯이 패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

       

       물론 로데루스를 비롯한 플레이어들은 쥐 잡듯이 팼지만, 그건 세션이지 않았는가.

       

       핑발레즈에게 가볍게 손을 흔들어 주고 마을로 걸음을 옮겼다.

       

       아담한 산골 마을이다. 식량은 자급자족을 하려는 건지 감자밭이 몇 개 보이고, 생각보다 두툼하게 지어진 목책이 눈에 띈다.

       

       범인을 이미 알고 있는 상태로 추리를 하면, 소소한 복선 하나하나까지 훤히 보이는 것처럼.

       

       이놈들이 인신매매를 생업으로 한다는 사실을 알고 보면 마을의 특이한 점이 고스란히 보인다. 안에서 밖으로 탈출하지 못하게 막아서는 구조라든가.

       

       수상할 정도로 군데군데에 유사시 무기로 쓸 수 있는 농기구가 세워져 있다든가.

       

       “그러면⋯⋯ 만약 자네가 마을 촌장이라면. 포획한 사냥감들은 어디에 가두겠나, 왓슨?”

       

       “⋯⋯왓슨이 뭔데?”

       

       “나보다 덜 똑똑한 사람.”

       

       휙!

       

       날아오는 악신쨩의 로우킥은 점프로 피했다. 악신쨩은 씩씩대다가, 자신의 추론을 이야기했다.

       

       “나라면, 식량 창고 옆에 붙여서 숨겨 둘 것 같은데. 매번 식량을 들고 나르는 것도 수상해 보이니까. 가두고 먹이고 하는 게 가능하면 한 공간에서 이뤄지면 좋잖아.”

       

       “그러면 저기부터 한 번 가 보자. 추리 틀리면 등신.”

       

       “맞췄으면 어쩔 건데.”

       

       “그러면 유능한 조수를 기용한 내 현명함이 빛나는 거지.”

       

       악신쨩을 끌고 식량 저장고처럼 보이는 건물을 뒤졌다. 들어가 보니 과연, 지하실로 향하는 입구가 저 구석에 비밀스럽게 짱박혀 있었다.

       

       입구를 열기 전. 땅에 귀를 붙이고 마력을 살짝 집중하니, 안쪽으로부터 희미한 인기척이 느껴진다. 사람이 있다.

       

       무장한 것 같지는 않다. 고 확률로 납치된 사람 쪽일 것 같은데. 그러면 첫 등장 대사를 뭘로 하면 좋으려나. 짜잔, 당신은 자유입니다?

       

       내가 컨셉을 고민하면서 지하실 입구를 열고 들어가려니. 악신쨩이 어깨를 턱 잡았다.

       

       “야, 미마.”

       

       “왜⋯⋯ 아니, 니가 왜 그렇게 불러. 당황스럽게.”

       

       “마차에서 내기 기억하지? 엎드⋯⋯.”

       

       “아, 안들려 안들려.”

       

       나는 악신쨩이 요구조건을 말하기 전에 지하실로 통하는 계단으로 달려 나갔다. 내 사회적 평판을 입장부터 조져놓을 생각이다 저거.

       

       그렇게 둘쏘냐. 아래에 잡힌 사람이 누구든 간에, 초면에 탈것 모드인 미친 마법사를 보여주라고? 안 된다.

       

       우당탕탕!

       

       짧은 추격전이 시작됐다.

       

       “야!!”

       

       “아이씨, 지금 말고 다른 날에 써 인마!”

       

       “너 엿먹이려고 쓰는 건데 미루겠냐고, 진짜 이렇게 양심 없게 굴면 나 운다? 로레이 앞에 가서 펑펑 울어?!”

       

       “어디 한번 해 봐 인마, 그러면 내 특제 몽둥이로 아주 그냥⋯⋯! 컥!”

       

       생각보다 악신쨩의 이속이 빨랐다.

       

       뒤에서 들어오는 백태클에 데굴데굴 굴렀다. 세 바퀴 정도 굴러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대자로 누운 내 가슴팍 위에 악신쨩이 올라타 앉은 자세다.

       

       악신쨩은 드디어 잡았다는 듯이 신나서는, 기세등등하게 선포했다.

       

       “너, 내 탈것 해! 내 아래에 깔려서 네발로 기란 말이야!”

       

       “⋯⋯⋯⋯.”

       

       나는 고개를 슬그머니 돌리며, 곤란하다는 듯 손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다 듣도록 소리를 키워서 중얼거렸다.

       

       “있잖니, 네 마음은 알겠지만⋯⋯ 네 사랑을 받아줄 수는 없어. 나를 너무 좋아해도 곤란해. 너는 내 취향이 아닌 데다가, 나는 네 새디스틱한 성벽을 맞춰 줄 용기도 없단다.”

       

       “그게 무슨 개 같은 소리── 아.”

       

       악신쨩은 머리에 열이 올라서 잠시 잊고 있었던 사실을 깨달았다. 애초에 나를 탈것화 시키려던 건, 여기 갇힌 사람을 이용해서 내게 창피를 주기 위함이 아니었던가.

       

       끼기긱 하고 악신쨩의 머리가 돌아간다.

       

       감옥에 갇힌 하늘색 머리카락의 영애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이 상황을 파악하려고 노력 중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나름대로 정리를 끝낸 뒤에, 조심스럽게 말했다.

       

       “⋯⋯저어, 벽 보고 있을까요?”

       

       “아냐, 나는 그러니까⋯⋯ 아냐! 이런 녀석, 조금도 좋아하지 않아! 오해야!”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던데.”

       

       “넌 닥쳐!!”

       

       흥분한 악신쨩이 식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다.

       

       ===============================================================

       

       영애는 당혹스럽고도 혼란스러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귀족적인 기품을 갖추고 정중하게 인사를 올렸다.

       

       “구해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율리우스 대공가의 첫째. 에르바실리온 율리우스라고 합니다.”

       

       “흐익⋯⋯.”

       

       “아이고, 높으신 분이었네. 그런데 어쩌다가 이런 곳에⋯⋯ 마탑주님 왜 그래요?”

       

       유나는 새된 소리를 내면서 덜컥 굳어버렸다. 그리고 내게 빠른 속도로 손짓했다. 귀 좀 이리 대 보라고.

       

       내가 자세를 낮추자, 유나는 소곤거리면서 빨간 진실을 전했다.

       

       “허억⋯⋯⋯⋯.”

       

       그 진실을 들은 나 또한, 폐부에 단검이 박힌 사람처럼 숨이 턱 막혀서 헐떡거렸다. 둘이서 가슴께를 부여잡고 그러고 있자니, 악신쨩이 흥미를 보였다.

       

       “뭐야 미마, 너 왜 그렇게 떨어? 마탑주는 왜 그러고?”

       

       “아무것도 아냐. 아무 문제 없어. 진짜로.”

       

       나는 필사적으로 덤덤함을 가장했다. 이 진실이 악신쨩에게만큼은 전해져서는 안 된다. 

       

       율 뭐시기.

       

       사람 이름을 기억 못 하는 병증은 여전해서, 나는 그 음률을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유나가 번역해 준 직위만큼은 이해할 수 있었다.

       

       북부대공가.

       

       그러니까, 저 영애의 아버지 되는 사람이 바로.

       

       ⋯⋯내가 이세계 버튜버로 활동하던 시절의, 큰손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안녕하세요 마이 프렌즈. 상황 보고하겠습니다. 랜선 감염에 대비해 주십시오. 현재 감기 2단계 디버프가 1단계로 줄어든 상황입니다. 두통 사라지니까 아주 훨 낫네요 그냥.
    제가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하지 않는 이상 악화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약도 잘 먹고 밥도 잘 먹고 하께요. 여러분들도 건강 조심하시고, 내일 또 봅시다.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감사의 마음을 좀 더 적고 싶긴 한데, 이것만 해도 작가의 말이 너무 길다 그죠?
    항상 감사합니다. 여름에도 굴하지 않는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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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world TRPG Game Master

Otherworld TRPG Game Master

Another World TRPG Game Master, 이세계 TRPG 게임마스터
Score 8.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a wizard of the Illusion Magic School and decided to create a virtual reality with illusion magic to play a tabletop role-playing game (TRPG). It was great to create a virtual reality, but I was in trouble because there were no suitable players. During that time, I received an offer to be the professor from the Royal Academy. The offer was to use illusion magic to fill the students’ lack of practical experience safely. And so, I became a professor at the academy. “Send me back, send me back to that world right now-!” “Outer god, someday an outer god will be our doom, we’ll all die!!” “I am not the bastard of the Redburn Ducal Family. I am the foremost disciple of the Great Namgung Clan, Namgung Qinghui!” But it seems there is a bit of a misunderstanding. This isn’t a spell for dimensional travel, kids. It’s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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