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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3

       * * *

       

       

       만일 괴벨스가 그걸 노린 거라면야 가능성은 더 있고.

       

       

       “나온 김에 말하겠는데. 미국은요?”

       

       

       결국 그쪽에서 벌어지는 내전이 우리에게 있어 중요하게 작용할 거다.

       

       미국 내전을 빨리 끝내야 그만큼 손해를 덜 보면서 미국으로부터 많은 이권을 뜯어낼 수 있으니까.

       

       

       “스페인이 생각보다도 못 싸우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겠지. 이제 막 내전이 끝난 국가다.

       

       한입 좀 얻어 보겠다고 직접 미국까지 가기는 했어도 병사들의 전투력은 제 나라를 지키는 것만큼은 되지 않을 거다.

       

       어느 시대이든 싸울 생각이 안 들면 전쟁에서 패하니까.

       

       결과적으로 스페인군이 할 일은 수비가 최선일 것이다.

       

       나로서도 프랑스 뒤를 찔러줄 스페인이 조금이라도 병력을 유지하기 바랄 뿐이고.

       

       아무리 봐도 지금 독일이 우리를 상대로 이기려면 그 방법밖에 없다.

       

       

       “스페인에게는 방어만 하라고 하세요.”

       

       

       패튼만으로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맥아더가 백악관을 바로 장악하고 힘이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 군사가 많은 편은 아니다.

       

       무엇보다 1차대전 참전용사들이 많이 넘어가 있다.

       

       어차피 공산주의자들을 잡는 것은 우리 역할이고, 트로츠키는 잡을 때 잡더라도 철저하게 러시아의 역할을 보여 2차 대전도 빠르게 참전해야 한다.

       

       당장 우리 군은 공산주의자라면 치를 떠니까. 백군은 러시아 제국군에서 적군과 함께 갈라져 나오고 내전으로 이어지면서 볼셰비키에 대한 증오로 똘똘 뭉쳐 볼셰비키라면 다 때려잡는 복수의 군대다.

       

       

       “예정대로 원정군은 보냅시다.”

       “트로츠키만 잡는 것이 아니었습니까?”

       

       

       가령 그런 것이 있잖아.

       

       감히 우리 서기장을! 이러면서 끝까지 버틸 수도 있고. 적어도 바로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다못해 이쪽이 좀 도움을 줘야지.

       

       

       “트로츠키가 잡힌다고 해도 그간 모아둔 것이 있으니 아메리카 공산주의 합중국은 버티려 할 겁니다.”

       

       

       가령 유럽에서 전쟁이 터지면 결국 러시아는 물러가게 되어 있다! 이런 식으로 말이지.

       

       결국 눈치 싸움이라는 것이다.

       

       누가 누구를 찌르고, 누구를 먼저 빠르게 끝낼 것인가. 그 싸움.

       

       그 싸움에서 유럽의 패권이 결정되고, 누군가는 몰락할 것이며, 어떤 나라는 완전히 파괴될 것이다.

       

       그 지옥도에서 나에 의해 바뀐 러시아가 세계를 재편해야 한다.

       

       

       “그때를 대비한 군대로군요.”

       “원정군으로 미국 쪽을 빨리 끝내는 한편, 유럽에도 유사시에 개입할 수 있도록 준비해주세요.”

       

       

       오스트리아도 지금 합체로봇이 되면서 1차대전 오헝만큼은 아니라도 상당히 많은 군대를 모아둔 것으로 안다. 

       

       오스트리아가 우리 계획대로 고기 방패가 되어 준다면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독일과 영국을 때려잡고 영국과 프랑스를 압박해 주도권을 쥐어야지.

       

       그래. 그럼. 무기의 질이 중요한데. 우리에게는 로켓이 있지 않은가.

       

       

       “이러면 결국 무기의 질이 전황을 뒤집게 될 겁니다. 러시아 제국 시절과 달리 우리는 자국의 무기를 생산하고 있죠. 적들과는 다른 무기 말입니다.”

       “로켓 무기를 말씀하시는군요.”

       

       

       아마 로켓이 전쟁을 끝내지는 못해도 최소한 적들에게 위협을 주는 건 가능할 터다.

       

       로켓은 최근 엄청 발전했으니 말이다.

       

       

       “예. 로켓 무기는 전력화가 되었죠?”

       

       

       치올코프스키와 고다드의 조합은 환상의 콤비를 이루어냈다.

       

       원래 역사에서는 진작 죽어야 할 치올코프스키가 더 오래 살았다.

       

       어쩌면 자기꿈을 위해 열심히 나아가기 위해서인지도 모르지만 하여튼, 그 덕에 치올코프스키는 로켓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20년대까지만 해도 지지부진하던 것이 어느 정도 무기화가 가능한 판이 나오자 30년대 와서 적극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것이다.

       

       

       “예. 폐하. 명중률은 아직 떨어지지만, 도시를 타격 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습니다.”

       

       

       고다드와 치올코프스키는 로켓의 무기화가 시작되면서 육군 로켓 연구소를 따로 두어 개발해나가고 있다더라.

       

       오스트리아에서도 러시아의 우주 개발 사업을 전해 듣게 된 베르너 폰 브라운도 이쪽으로 넘어왔다.

       

       딱히 NTR할 생각은 아니었다. 

       

       다만 로켓 개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방공협정국에 러시아의 로켓사업에 대해 알렸고, 당장 오스트리아는 군대 통합과 전차에 관심이 있지. 로켓에 관심이 없어서 이도 저도 안 되게 된 베르너 폰 브라운이 여기 걸려든 것이다.

       

       

       아마 훨씬 더 빠르게 무기가 만들어지겠지.

       

       

       “그럼, 전쟁 터질 때를 대비해야 합니다.”

       “네. 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역사가 뒤집어져서 공산 독일이 V2를 만들지 못할 수도 있으니 우리가 대신 만든 것이다.

       

       그래도 로켓의 역사는 이어가야 하니까.

       

       로켓의 계보를 쭉 이어 우주로 나아갈 발판을 러시아가 마련하는 것이다.

       

       공산 독일은 이 말을 듣고 신문에 대놓고 러시아 차르는 인민의 피를 빨아 본인의 장난감을 만든다고 욕하던데. 그럼 개발은 하지 않거나, 제로에서부터 연구를 해야 하니 쉽지 않겠지.

       

       같은 시기에 베리야가 기어이 제트엔진을 넣은 전투기를 개발하면서 원래 역사에서는 NKVD총수로 악명을 떨치던 놈이 세계 최초로 제트 전투기를 개발자가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이고르 시코르스키 같은 인물들에게 설계도가 전해졌으니, 아마 다양한 기체가 나올 것이다. 

       

       그 이후에 베리야는 다시 오흐라나로 들어가는 것을 노렸고, 이 정도면 되었다 싶어서, 오흐라나 아시아 지부장에 올렸다.

       

       그놈이 능력 하나는 출중하니 말이야.

       

       그다음에 좋아한 베리야에게 새로운 명령을 내렸다.

       

       

       -축하하네 베리야. 볼셰비키였던 주제에 자네만큼 성공한 사람은 없을 거야.

       -폐하, 저는 결단코 진심으로 볼셰비키였던 적이 없습니다.

       -잘 알지. 그럼, 밀명을 내리겠네. 북만주 지부로 가서 자네가 할 일이 있어.

       

       

       그렇게 북만주로 보내 본격적으로 내 눈으로서 활동하게 되었다.

       

       유사시를 생각해서 무타구치 렌야에게 접촉해 남만주의 상황을 보고 켄터키로 보낼 생각이다.

       

       자, 그럼 슬슬 하나 더 이야기를 꺼낼 때가 되었다.

       

       전쟁을 앞두고 있다는 말은 영토가 적군의 군홧발에 짓밟힐 수 있다는 뜻. 적어도 그런 꼴은 면해야 할 것이다.

       

       

       “전쟁을 앞두고 있다면 저들이 우리 영토에 침범하지 못하도록 가장 중요한 건 페룬 프로젝트가 아니겠습니까?”

       

       

       이번에 먼저 이야기를 꺼낸 것은 검은 남작이었다.

       

       러시아판 맨해튼 프로젝트, 우란 프로옉트인 러시아 합중국의 핵개발 프로젝트.

       

       그것을 페룬 프로젝트라고 부르고 있다.

       

       페룬은 동유럽 슬라브 신화의 뇌신이자 천신이고, 주신이다.

       

       러시아는 중요한 군사 무기 개발 관련해서 다양한 프로젝트 이름을 붙였거든.

       

       당장 1차 대전기에 처참하던 전차 관련해서는 T프로젝트, 공중 항모 프로젝트는 벨로예 프로젝트. 제트 전투기 프로젝트는 베리야 프로젝트, 핵 개발은 페룬 프로젝트로 불렸다.

       

       원래 차르 프로젝트라 부르려고 했는데, 그래도 암호명은 불러야 할까 이렇게 했다.

       

       나중에 전후에 차르 프로젝트로 바꿔 수소폭탄 연구도 할 계획-이라고 볼 수 있다.

       

       중일 전쟁이 본격화되고 이쪽도 비대칭 무기의 개발에 더 서두르고 있으니, 핵무장은 필수다.

       

       전쟁 시작이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으니까.

       

       미국 내전에서 따먹기 좀 할 수 있고, 전후에도 다양하게 뜯을 수 있으니 좀 빚을 내서라도 만들어야 했다.

       

       다행히 이쪽은 내가 좀 아는 지식도 있었고, 자원도 꽤 있는 데다가, 우라늄은 불가리아에서도 구할 수 있었거든.

       

       일찍이 만들자! 하고 이것저것 판은 준비한 덕에 빠르게 진행되었다.

       

       지금 검은 남작이 자신 있게 말하는 것으로 봐서 꽤 진척된 것이겠지.

       

       

       “페룬 프로젝트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내가 듣기로 이미 각종 시설을 설치한 것으로 안다.

       

       원래 역사의 소련은 간첩들을 이용해 외국에서 핵관련 기술을 빼오기도 했지만, 의외로 독소전 중에도 핵에 대해 알아보고 있었거든.

       

       우리는 그보다 훨씬 앞서나간 것이다.

       

       

       “게오르기 플료로프와 이고리 쿠르차토프같은 핵물리학자들이 폐하 덕에 실험이 진척되어 40년대 초에는 개발이 완료될 것 같습니다.”

       

       

       40년대 초에 핵무기가 만들어진다. 원래 역사보다 한참 빨리 만들어지는 것일 텐데. 어지간히도 연구가 빨리 진행되는 것인가.

       

       빠른 만큼 돌다리도 두드리면서 가야지.

       

       

       “방사능에 대한 위험성은 분명히 알려 둬야 합니다.”

       

       

       방사능의 위험성에 대해서 나는 연구원들에게도 분명히 일러두라고 했다.

       

       내가 시작하라고는 했지만, 핵 프로젝트에 직접 관여할 수는 없는 일이고, 그건 사실상 내 손발인 백군부에서 페룬 프로젝트라고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하여, 나는 백군부에 명령해서 좀 더 방사능의 위험성을 알리라고 했다.

       

       나라고 전부 다 아는 것은 아니지만, 방사능 연구하다가 이게 안 좋은 것인 줄도 모르고 피폭된 사람들이 더러 있지 않던가.

       

       소중한 연구원, 과학자들을 그렇게 날려 버릴 수는 없는 일이다.

       

       나는 남 모르게 백군부를 통해 지시를 내려 방사능의 위험성을 알리는 실험은 남은 볼셰비키를 써먹으라고 지시했다.

       

       볼셰비키를 이럴 때 안 써먹고 언제 쓰겠나? 이날을 위해 일부 볼셰비키들을 살려 뒀지.

       

       

       “이미 시베리아의 제 2 핵 연구소에서 살아있는 볼셰비키 중에 몇몇 인물을 뽑아 실험을 했습니다.”

       

       

       실험. 아마 내가 아는 그것이 맞을 거다.

       

       그 왜 역사에서 피폭된 사람들 사진. 아마 그 꼴을 당했을 걸.

        

       안쓰럽긴 하지만 어쩌겠냐. 꼬우면 볼셰비키짓을 하지 말았어야지.

       

       볼셰비키들은 지난 도로공사 때 투입하고 좀 살아남은 놈들은 이런 식으로라도 써야 했다.

       

       뭐 전쟁포로를 이용한다거나, 그도 아니면 외국인을 납치해서 실험으로 쓰거나 그런 것도 아니지 않은가?

       

       내가 진짜 독재자 캐릭터면 모르겠지만, 성녀에 각종 황제 타이틀을 단 몸으로 그런 짓은 할 수 없다.

       

       하지만 말이야. 볼셰비키는 다르잖아?

       

       이미 내가 수차례 공산주의는 역병이며 볼셰비키는 벌레라고 알린 바 있다.

       

       즉, 벌레는 벌레취급. 인간을 위해 희생하는 게 당연한 것이다.

       

       문제는 애초에 핵무기에 대해 그다지 막 긍정적으로 보지 않던 아인슈타인이 그 방사능 실험을 보고 뭐라 할 것인지인데.

       

       

       “아인슈타인 박사가 뭐라고 안 합니까?”

       

       

       아인슈타인 박사도 이걸 모르진 않을 텐데 말이야.

       

       모르긴 몰라도 불만은 있을 거 같다.

       

       어차피 어차피 이미 벌어진 일이고, 딱히 내가 명령을 내린 것도 아니니 상관없지만.

       

       

       “박사에게 비밀리에 실행하기도 했고, 연구원들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 죄인들에게 기회를 준 것이라고. 그렇게 해놔서 괜찮습니다.”

       

       

       그럼 다행인데, 이렇게 되면 볼셰비키들이 궁금하잖아.

       

       과연 그 실험에 동원된 볼셰비키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럼 그 볼셰비키들은?”

       

       

       과연 그 볼셰비키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내 물음에 검은 남작은 직접 보거나, 아니면 사진으로 본 것인지 눈살을 찌푸렸다.

       

       

       “차마 말로는 표현이 되지 않게 참혹하게 죽어 가더군요.”

       

       

       음, 이거 생체실험이나 다름없지만. 뭐 그래도.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다.

       

       원래 사람이란 직접 마주하지 않으면 위험을 느끼지 못하는 법이니까.

       

       

       “볼셰비키에게 어울리는 죽음이로군요.”

       

       

       역시 빨갱이들은 그렇게 죽어야지. 볼셰비키들에게는 다양한 의미로 죽음을 선사해야 하거든.

       

       어차피 나는 꼭 볼셰비키로 실험하라고 하지 않았다.

       

       나는 방사능은 인체에 해로우니까. 조심하라고. 믿기지 않으면 볼셰비키를 이용해 실험해 보라고 했지.

       

       

       “그런데 폐하께서는 어떻게 아셨는지요?”

       “그렇습니다. 과학자들이 굳이 폐하의 말씀을 믿지 못하고 실험한 것은 좀 그렇지만. 위험한 줄 아시니 그런 경고를 하신 것 아닙니까?”

       

       

       이 시대에 방사능의 위험이 얼마나 알려졌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미래에 피폭당한 환자가 어떻게 죽는지 사진으로 봤거든.

       

       

       “참으로 건방지게도 러시아의 볼셰비키인 주제에 이 나라와 폐하를 저주하기도 했습니다.”

       

       

       아, 그렇겠지. 원래 사람이란 그렇게 끔찍하게 죽어 가면 누구든 저주하기 마련이다.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 저주 밖에 없겠지.

       

       

       “저주라. 저주. 웃기는군요.”

       

       

       저주라면 이미 충분히 받고 있다.

       

       핵전쟁이 일어난 세상에서의 삶. 그리고 이상한 노인과 아나스타샤의 삶.

       

       솔직히 이 모든 것이 내게는 저주나 다름이 없다.

       

       그래도 내가 핵을 만드는 이유는 결국 언젠가는 핵이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일은 러시아를 그나마 현대의 러시아같은 깡패 같은 국가로 만들지 않는 것이고, 패권국가인 중국을 다 찢어두며, 동시에 그래도 견제책은 마련해야 하니 미국을 두려는 것.

       애초에 핵전쟁의 발단은 중국이었거든.

       

       그 범인인 중국을 찢고, 러시아도 독재에 미친 권력자가 생길 수 없도록. 그 권력자가 전쟁으로 모든 것을 끝내는 짓을 할 수 없도록. 그런 장치는 마련해 둬야 한다.

       

       이미 할 일이 많고 저주를 받을 만큼 받은 내게 그런 저주 따위는 나에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제 남은 것은 그저 2차 대전 전까지. 우리가 가진 역량을 동원해서 무기를 잔뜩 만들어야 하는 것.

       

       그힘으로 침공당하지 않고, 반대로 공산 독일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다.

       

       그래. 내 최종 목적은 공산주의의 절멸이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퇴고가 좀 늦었습니다 ㅠㅠ

    여러 무기 프로젝트가 원래 역사와 다른 건 소련과는 차이점을 두고 싶기 때문입니다.

    핵관련에서는 아무래도 고증이 덜할 거같네요.

    선작,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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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Status: Ongoing Author:
I became a Russian princess destined to die in a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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