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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3

        

       “오 상대가 도착한 모양이군!”

         

       이런 저런 상념에 잠겨 있자니 곧 대전 상대가 도착했다.

         

       “만상문의 조찬석과 사천낭인28호의 비무요!”

         

       “이십 팔호라…신입인가?”

         

       “이십 칠호까지는 들어 봤던 것 같은데…그런 것 같군.”

         

       만상문이라…정확한 정보는 기억나지 않지만 머릿속에 이름 정도는 남아 있는 걸 봐서는 사천성에서는 나름 뼈대 있는 문파일까.

         

       조찬석은 도를 쓰는 이류 무사였다. 내가 한창 사천 낭인으로 일할 때였다면 방심하지 못할 수준의 상대.

         

       솔직히 말해서 브론즈라고 해서 무시하고 있었는데 도전비나 먹으려고 온 브론즈 패작러가 이 정도 수준이라니.

         

       개인비무전의 수준을 너무 낮게 보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만상문의 조찬석이오.”

         

       “사천낭인 이십팔호요.”

         

       조찬성이 도를 뽑아 들면서 말했다.

         

       “도전료 사냥꾼이라고 우습게 보지 않은 것이 좋을 거요. 그대가 진짜 사천낭인이라면 나보다 몇 수 위겠지만 어디 고수의 비무를 허투루 치르는 자가 발전할 수 있겠는가! 선공을 취하겠소!”

         

       “이야. 기개가 있구만!”

         

       “그래 한번 해봐라!”

         

       나는 헛웃음을 지었다. 조찬성이라는 자도 사천성에서 나름 잔뼈가 굵은 자였나 보다. 관객에게 무인으로서의 호기로움을 어필하는 모양새가 참 사천성의 무인 답다 싶었다.

         

       “차하아압! 만상낭아도!”

         

       멋짐을 잔뜩 의식한 공격이 쇄도했다. 이야 그립구만. 시장에서 자칭 협객들과 즉석에서 합을 맞추던 그때의 그 감성이 되살아났다.

         

       그렇기에 나는 검을 뽑아들고.

         

       째애앵!!

         

       “어설퍼.”

         

       단 일수만에 조찬성을 압도했다. 쾌와 강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내 검격은 조찬성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조찬성의 도는 하늘 높이 치솟아 올랐다가…

         

       땡그랑!

         

       맥없이 비무대에 떨어졌다.

         

       입을 떡 벌리고 있는 조찬성을 향해 나는 작게 중얼거렸다.

         

       “돈도 안 받았는데 자식아, 맞춰주겠냐.”

         

       서비스가 공짜인 줄 아는 진상은 혼구멍이 나봐야 정신을 차리지.

         

       “사천낭인 이십팔호 승!”

         

       “에잉, 저 친구는 기개에 비해 실력이 영 벌로구만.”

         

       “차라리 변죽이나 울리질 말던가.”

         

       나름대로 볼거리를 기대한 관중들이 단 일합에 갈려버린 승부에 혹평을 내놓았고 조찬성은 홍당무가 되어 도망쳤다.

         

       그래도 이 정도 수준이면 3연전까지는 가능하겠는데.

         

       오늘은 동패를 목표로 달려봐야겠다.

         

       *** ***

       

       검을 휘두르고 몸을 움직였다.

         

       신난다.

         

       생각해 보니까 마지막으로 승리의 맛을 본 지가 언제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최근에는 폐관을 하며 흑묘와 간간히 대련을 한 게 끝이었고…점창파에서 수련하면서 선사님들에게 비무 지도만 받았고…천여미리환영진은 애초에 환상이고…

         

       아니 애초에 이렇게 사람의 시선이 있는 곳에서 승리를 거두는 거 자체가 호천안 인생에서 처음 아닌가?

         

       사천낭인이 되기 전에는 진짜 산적이나 낭인들 틈바구니에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검을 휘둘렀고 사천낭인이 된 이후에는 연출을 위해서 늘 패배당하며 살아왔다. 일류의 경지에 오른 뒤에는 수련하기 바빠서 나보다 고수에게 지도대련만 받았지.

         

       이렇게 나보다 약한 상대와 싸운 경험 자체가 없었다.

         

       처음 맛보는 양학의 맛!

         

       쩌어엉!!

         

       “크으으윽!”

         

       내 검격을 견디다 못해 연신 뒷걸음을 치는 송상파의 장삼. 그런 장삼의 일그러진 얼굴을 보며 생각했다.

         

       짜릿하다.

         

       이맛에 티어 높은 새끼들이 브론즈 아이디로 로그인 해서는 십 킬, 이십 킬씩 하는 거였구나.개인비무전은 부계정 못 파나? 좀더 즐기고 싶은데.

         

       “차하합!”

         

       간신히 숨을 고르고 역공에 나서는 장삼. 그런 장삼의 검을 피하며 나는 말했다.

         

       “느리구나.”

         

       절운단수. 쾌의 묘.

         

       샤악!

         

       단 하나의 묘리를 강력하게 펼쳐내는 절운단수의 초식을 펼치며 장삼을 스치고 지나갔다. 흐트러진 자세로 받아낼 수 없는 일류검술의 묘리에 장삼은 속절없이 무릎을 꿇었다.

         

       털썩.

         

       “쓰러지는 것조차.”

         

       상대는 무력화되었다. 비무를 지속할 체력은 남아 있을지 모르겠지만 방금의 절운단수로 비무는 끝났다.

         

       내 일검이 상대의 [투지]를 베어버렸으니까.

         

       스르릉.

         

       검집으로 검을 되돌리며 말했다.

         

       “안심하도록. 검면으로 때렸으니까.”

         

       심판의 선언이 이어졌다.

         

       “승자! 사천낭인 이십팔호!”

         

       “후.”

         

       흑립의 앞을 잡고 눌러 썼다. 승패란 이리 냉혹한 것이니 잠시 그 무정함에 눈을 돌리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내 냉혹한 모습에 흑묘가 놀라지는 않았을까.

         

       시선을 돌리니 이미 흑묘는 다른 비무대 근처로 도망친 지 오래였다. 나와 필사적으로 시선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는 모습.

         

       “동패는 손쉽게 따는군.”

         

       “내일부터는 은패에 도전할테니 내일도 와서 구경해야겠어.”

         

       내일도 내 비무를 관람해주겠다는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라도 하고 싶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거기까지 하는건 아니다 싶어서 참았다.

         

       “동패를 지급해야 하니 사천낭인 이십 팔호는 따라오시게.”

         

       심판과 함께 운영회 건물로 향하고 있자니 자연스럽게 흑묘가 따라붙으며 내 옆구리를 꼬집었다.

         

       “아악! 아파!”

         

       “선배! 창피한 줄 좀 알아요! 내일도 저럴거면 전 객잔에서 쉴거에요!”

         

       “그럴래? 하루 정도는 쉬는 것도 나쁘진 않지.”

         

       “…어휴.”

         

       “이참에 너도 순위전에 도전해 보는건 어때?”

         

       “됐어요.”

         

       흑묘는 이제 명실상부 초절정 고수다. 초절정의 경지에 오른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흑묘 역시 나와 함께 폐관에 들었으니까. 겨울 내내 자신을 갈고 닦으며 초절정의 경지에 익숙해진 흑묘. 이 사천성에서 흑묘의 적수가 될 만한 자들은 둘밖에 없겠지.

         

       심판에게 보고를 받은 중개인이 어딘가로 들어가더니 동패를 들고 돌아왔다.

         

       “이게 자네의 동패일세. 동패는 두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안쪽은 밀납으로 봉인되어 있으니 절대 봉인을 훼손하지 말게나.”

         

       “봉인이라 무슨 의미입니까?”

         

       “자네는 모르겠지만 이 광물패의 위조가 판을 친다네. 내부에는 자네의 광물패가 진짜임을 알 수 있는 번호가 쓰여 있으니 그게 공개되면 자네의 광물패는 그 자격증명 효력을 잃는다는 것것을 명심하게나.”

         

       “허허.”

         

       위조방지대책까지 수립되어 있을 줄이야. 벌써 짝퉁까지 판을 친다니…

         

       “이제는 당과도 황동당과부터 백금당과까지 등급 매겨서 팔겠어요.”

         

       “음? 어찌 알았나? 요새 아이들이 백금당과를 사달라고 어찌나 성화인지…”

         

       “….”

         

       할말을 잃었다.

         

       “아참, 은 등급에 도전할 생각이라면 예약을 잡고 가게나.”

         

       “예약 말입니까?”

         

       “동 등급과 다르게 은 등급의 패를 소유한 이들은 오늘처럼 즉석에서 비무를 성사시키기가 쉽지 않네. 내일 은패를 지닌 자에게 도전할 의사가 있다면 도전을 받을 자를 미리 찾아 보겠네.”

         

       하기사 순위전을 치르는 무인들도 다 생활이 있을 테니까. 항상 비무대 쪽에서 죽치고 있는 이들이 이상한 거겠지.

         

       “그렇다면 미리 예약을 신청하겠습니다.”

         

       “알겠네. 상대를 찾지 못할 가능성도 있으니 그리 알게나.”

         

       은 등급의 상대라.

         

       “아무래도 일류 고수들이겠지?”

         

       “오늘 대전자 수준을 생각하면 그렇겠죠.”

         

       가슴이 두근거린다. 객관적으로 평가했을 때 난 일류 고수 치고는 강한 편이다. 솔직히 말해서 금 등급까지는 무난하게 올라가겠지. 사천낭인 대부분이 금 등급 이상이기도 하고.

         

       그렇지만 은 등급 역시 일류이니 기대가 될 수밖에. 경지가 동등하니 이겼을 때 좀더 손 맛도 있을 테고 소소하게나마 배울 점 역시 있겠지.

         

       내일은 어떤 대사를 칠까.

         

       상대가 나잖아? 졌지만 잘 싸웠다?

         

       “…진짜 선배. 내일도 또 이상한 짓 하면 그냥 버리고 특별비무대쪽으로 갈 거에요!”

         

       흑묘가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아, 왜.”

         

       “창피하다고요!”

         

       그렇게 흑묘와 투닥거리며 낭인객잔에 도착했더니.

         

       “오래간만입니다. 은공.”

         

       여일예가 날 반겨주었다.

         

       *** ***

         

       “하던 일은 잘 마무리 되었소?”

         

       “예. 전해주신 노잣돈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노자가 아니라 일에 대한 보수라 하지 않았소.”

         

       “후후, 여전하시군요.”

         

       여일예는 뭔가 바뀌어 있었다. 어쩐지 포용력이 생긴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릇이 더 커진 기분이랄까. 마지막으로 헤어질 때와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놀랄 만큼 성장하셨군요. 은공의 소문으로 추정되는 소식을 듣고 점창파에서 수학하셨다는 사실은 짐작했지만 이리 발전하실 줄이야…”

         

       “하하. 약간의 성취가 있었소.”

         

       “그리고…흑묘 님도 성취를 이루셨군요.”

         

       “혁기린 대협께서 이래저래 도움을 많이 주신 덕분이죠.”

         

       여일예와 흑묘의 시선이 교차했다. 그러고보니 이 두 사람…앙숙이라고 하긴 뭐 했지만 아무래도 영 불편한 사이었지.

         

       “정보를 제공해 주신 점.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이쪽에서도 충분히 이득을 보았으니까요.”

         

       그렇지만 이제 두 사람에게는 몇 가지 접점이 생겼다. 일단 사천성에서 여일예의 원수들을 소탕하면서 손을 잡고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기도 했고 두 사람 사이에 혁기린이라는 지인이 끼기도 했다.

         

       흑묘도 여일예도 서로 적대 의사는 없어 보이지만 또 막상 친하게 지낼 생각은 없는 듯 싶었다.

         

       “그래…이제 점창파로 복귀하실 생각이시오?”

         

       “그리 예상하십니까?”

         

       여일예의 얼굴에 짓궂은 미소가 떠올랐다. 그리고 그제야 그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달콤한 맛이 났었지…

         

       앗 이게 아니고.

         

       “원한을 갚았으니 은혜도 갚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은공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야 마음이 편할 듯합니다.”

         

       “그건…”

         

       무어라 말하려는 찰나. 흑묘가 손을 뻗어 날 제지하며 입을 열었다.

         

       “글쎄요. 산문을 꽤 오래 떠나 계셨는데 문파로 돌아가시는 것이 먼저가 아닐지?”

         

       “호오.”

         

       흑묘와 여일예의 시선이 마주쳤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늦어서 죄송합니다.

    예고만 하고 코로롱에 걸려서 지연되고 그 뒤로 막상 써보니 맘에 안 들어서 계속 고치기만 하고 있었던 신작을 등록했습니다.

    일요일까지 20화를 채우려면 상당히 빡세겠네요…

    며칠 안되는 짧은 기간에 반응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지도 걱정이고…양질의 내용을 제공할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만…일단 하기로 한 것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단 지르게 되었습니다.

    신작 이름은 [네오 카르마가 되었다] 입니다.

    게임 고인물이자 겸업 스트리머인 주인공이 어느 날 방송을 찾아온 여신의 미션을 받고

    회귀자 주인공의 라이벌이자 중간 보스인 네오 카르마라는 캐릭터에 빙의해

    엔딩을 보기 위해 좌충우돌하는 스토리입니다.

    그저 관심이나 한번 가져 주심사 하는 마음에 이렇게 홍보를 하게 되었습니다. 헤헤.

    무고집낭의 연재는 평소와 같이 이루어지니 안심하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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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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