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205

    나는 그녀의 상의의 밑단을 양쪽으로 잡아, 얼굴쪽으로 끌어올렸다.

     

    옷이 천천히 벗겨져 갔다.

     

    그녀의 양팔을 빼내고, 머리까지 통과시킨다.

     

     

    네르의 맨상체가 드러났다.

     

    가슴도 마찬가지로 훤히 모습을 보였다.

     

     

    예상했던것보다 큰 가슴.

     

    네르는 잠시 보였던 분홍빛 유두를 양손으로 조심스레 감추었다.

     

     

    “…”

     

    “…”

     

     

    나는 의식하지 않은척 그녀의 몸을 이어서 닦아내기로 했다.

     

    그녀의 왼손부터 가볍게 붙잡아 내쪽으로 잡아당긴다.

     

     

    네르는 남은 오른팔로 제 가슴을 감추었다.

     

     

    나는 그녀의 왼손등부터 닦아내주기 시작했다.

     

    처음은 손등에서부터 팔꿈치까지.

     

    다음으로는 팔꿈치에서부터 팔뚝 안쪽.

     

    팔뚝 안쪽에서부터 맨겨드랑이까지.

     

    겨드랑이서부터 가슴까지 이어지는 옆구리.

     

     

    네르는 부끄러운 듯 눈을 꾹 감은채 내 손길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한 여인의 몸을 닦아내주는 것에서 오는 특이한 느낌이 있었다.

     

    나는 흠없이 맑은 그녀의 피부를 바라보았다.

     

     

    오른팔은 보다 힘들었다.

     

    오른팔을 닦으려다보니, 의도치 않게 그녀의 가슴이 팔에 쓸렸다.

     

    그럴때마다 네르는 얕은 신음을 계속해서 흘렸다.

     

     

    “…흐읏.”

     

    “…”

     

    나는 그저 그녀의 몸을 계속해서 닦아내주었다.

     

    어느새 그녀는 고개까지 돌리고 있었다.

     

    나를 마주하지 못했다.

     

     

    우리의 이런 행동이 자연스러우면서도 어색하게 느껴졌다.

     

    당연하면서도 이상했다.

     

     

    네르가 특히나 이런 공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었다.

     

    괜한 부담을 주는게 아닐지 걱정되었다.

     

     

    나는 그녀의 양팔과 옆구리를 닦아낸 뒤, 이어서 배를 닦아주었다.

     

    세로로 길게 그어진 예쁜 배꼽.

     

    부드러운 피부 밑에 어렴풋한 복근도 보인다.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그 어느때보다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드문드문 내 맨손이 그녀의 배에 닿았다.

     

     

    따지고 본다면 정말 오래전에 봤어야할 광경 아니었을까.

     

    너무나도 먼길을 돌고 돌아온것만 같다.

     

     

    나는 헛된 생각은 금방 지워냈다.

     

     

    배까지 전부 부드럽게 닦아내주고는 내가 그녀에게 말했다.

     

     

    “…몸 돌려. 이제 등 닦아줄게.”

     

    “…”

     

    하지만 네르는 그 말에 반응하지 않았다.

     

    부끄러워 몸이 굳은것만 같았다.

     

     

    하지만 평생 이렇게만 있을수도 없는 노릇이다.

     

    “…네르?”

     

     

    나는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외려 네르는 예상치 못한 반응을 돌려주었다.

     

    “…여…기도 찝찝…해.”

     

    네르가 기어가는 소리로 속삭였다.

     

    그리고는 양팔로 가리고 있는 가슴을 슬쩍 들어올렸다.

     

    가슴 밑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걸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

     

     

    시엔도 가끔 말을 하긴 했다.

     

    땀이 잘 차는 곳이라고.

     

    “…괜찮겠어?”

     

    나는 상관이 없었지만, 네르는 지금껏 이렇게까지 부끄러워하고 있었다.

     

    괜찮기는 한걸까.

     

     

    “…”

     

    네르는 고개를 미세하게 끄덕였다.

     

     

    나는 그녀를 보다, 천천히 손을 옮겼다.

     

     

    -스윽.

     

    부드러운 가슴의 촉감이 느껴진다.

     

    땀을 닦아내주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힘을 주어야만 했다.

     

    그녀의 가슴은 내가 힘을 주는대로 부드럽게 밀리고 모양을 바꾸었다.

     

     

    네르는 손가락 하나를 조심스럽게 깨물며 그 부끄러움을 소화했다.

     

    무언가를 한참동안 고민하던 네르가 어렵게 물어왔다.

     

     

    “…이…이상하지는 않….아….?”

     

    수치심을 느끼는 듯한 그녀를 위해 나도 가벼운 마음으로 솔직한 감상을 말했다.

     

    “…예뻐.”

     

    “…으읏…”

     

    네르는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나는 그녀를 보며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몸을 닦아내고,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자, 이제 등.”

     

    그제야 네르도 몸을 돌려 내게 등을 내주었다.

     

    가슴을 감추고 나니 표정이 한층 편안해지는 그녀였다.

     

     

    나는 그녀의 등도 부드럽게 쓸었다.

     

    천을 물바가지에 넣고 물기를 짜내기를 반복했다.

     

    네르의 온몸에 묻은 땀을 계속해서 닦아내준다.

     

     

    “…시원…해.”

     

    그녀가 속삭였다.

     

     

    그녀가 기분이 좋아보여 나도 마찬가지로 기뻤다.

     

     

    네르는 교차한 팔에 눈을 묻고 있었다.

     

    그렇게 부끄러워하던 그녀가 묻는다.

     

     

    “…베르그.”

     

    “…응?”

     

    “…나 이제 네 곁에 있을 수 있는…거지?”

     

     

    불안하다는 듯 물어오는 그녀.

     

     

    어차피 그 질문에 이제 다른 대답은 없었다.

     

    나는 그녀에게 답했다.

     

    “…이제 떠나보내진 않을게.”

     

    “…”

     

     

    네르의 꼬리가 천천히 살랑거리기 시작했다.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건으로 그녀도 어느정도 나의 대답을 예상하고 있는 듯 했다.

     

    그런 그녀에게 내가 말해주었다.

     

     

    “…하지만 혼인은 못해.”

     

    “…”

     

    “…난 지금 시엔이 있으니까.”

     

     

    네르도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 정도는 알아.”

     

    “우린 아직 왕가의 눈치를 보고 있으니까.”

     

    “…응.”

     

    “사실혼의 느낌도…힘들거야. 왕가에서 그걸 가만보고 있을리도 없고.”

     

    “…”

     

     

    사실혼 느낌으로 살아갈 수 있을리 없다.

     

    여차하면 그 의심을 피하기 위해 네르 또한 영지로 돌아가야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모두 예상이었지만, 말은 해두어야지만 하는 것들이었다.

     

     

     

    네르의 꼬리가 천천히 굳었다.

     

    그녀가 이 대답을 만족스레 여기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래도 괜찮아.”

     

    하지만 네르는 제 속마음을 숨기고 내게 말해왔다.

     

    “네가 나를 소중히만 여겨주면…충분해.”

     

    “…”

     

    나는 손짓을 멈추고 눈을 감았다.

     

    나조차도 아직 어떻게 해야할지 알지 못했다.

     

     

    이런 말만 네르에게 내뱉는것도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무책임하다는 느낌밖에 들지 않았다.

     

     

    “…어떻게든 해결할게.”

     

    그러니 내가 네르에게 말했다.

     

     

    “….어…?”

     

    그리고 그런 말은 예상 못했다는 듯, 네르가 나를 고개 돌려 올려다보았다.

     

    동그랗게 커진 그녀의 눈.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볼게.”

     

    “…”

     

    “…”

     

    무엇의 어떠한 방법을 찾을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네르는 나와의 오랜 시선 교환속에서 신뢰를 보내왔다.

     

    굳어있던 그녀의 표정이 점차 환한 미소로 바뀌어갔다.

     

     

    한때 내가 정말 좋아했던 미소였다.

     

    “…응!”

     

     

    그녀가 그 어느때보다 기운찬 목소리로 외쳤다.

     

    나는 그 반응에 미소를 지었다.

     

     

    어떻게 해야할지는 알 수 없지만, 방법을 찾을 수 있을것이었다.

     

    .

    .

    .

     

     

    그녀의 하체는 닦아주지 않기로 했다.

     

    이유는 몇가지 밖에 안되었지만, 그렇게 선택을 내렸다.

     

    당장은 이렇게 간단히만 몸을 닦아내주기로 결정했다.

     

     

    나는 그녀에게 옷을 입히려 했다.

     

    “네르.”

     

    “…”

     

    하지만 네르는 이제와 상의를 입는걸 거부하고 있었다.

     

    “…같이 누워줘, 베르그…”

     

    몸이 약해져서인지 앙탈을 부리는 횟수도 빈번해졌다.

     

    당장 내가 그녀의 제안을 쉽게 거절하지 못한다는 걸 알아서 이러는 듯 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 낮이잖아. 나 다시 나가봐야해.”

     

    “…잠시만…응? 잠시만 같이 자자…”

     

     

    힘없이 잡은 내 옷자락을 자꾸만 꾹꾹 당겼다.

     

    나는 고개를 계속해서 저었다.

     

    당장은 이뤄줄 수 없는 부탁이었다.

     

    들어주고 싶어도 그럴수가 없다.

     

     

    여전히 내게 달려있는 목숨들이 많았다.

     

     

    “…같이…눕고 싶은데…”

     

    부끄러워하던 그녀는 어디간건지 알 수 없었다.

     

     

    나는 네르가 내 흉내를 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동안 같이 침상에 누워있을 때, 나는 항상 상의를 입지 않았었으니.

     

     

    여전히 가슴은 가린 그녀였지만, 나를 향한 열망은 이전보다 더 확실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

     

    나는 그녀에게 미소를 지어보이다, 고개를 숙여 이마에 입술을 맞춰주었다.

     

    -쪽.

     

     

    네르가 그 행동에 몸이 딱딱하게 굳는다.

     

    고작 이 정도로 이런 반응인데, 맨몸으로 같이 침상에 눕는게 옳은 일이기나 한걸까.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건강해지면 그때 그러자.”

     

    “…”

     

    “…그 이상의 것들도.”

     

    앞으로 있을 자연스러운 행위도 예고한다.

     

    “…….어…?”

     

     

    네르가 헛숨을 들이켰다.

     

    얼굴이 계속해서 붉어갔다.

     

    하얀 그녀의 피부는 보다 확실한 티를 냈다.

     

    나는 미소를 지어주며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었다.

     

     

    “…나 이제 가볼게.”

     

    그리고는 그녀에게 말했다.

     

     

    네르도 내 대답이 이제야 마음에 들었는지, 옷자락을 잡은 손을 놓았다.

     

    나는 그녀에게 다시금 상의를 입혀주었다.

     

     

    이번에는 그녀도 거부하지 않았다.

     

     

     

    ****

     

     

    “…허억….허억….!”

     

     

    늦은 밤.

     

    리자드맨, 레튼이 멀리서부터 보이는 불빛을 바라보았다.

     

    드디어 고됐던 여정이 끝나, 도착했다.

     

     

    스탁핀.

     

     

    “드디어…드디어 보인다…”

     

    레튼은 아내의 어깨를 붙잡으며 속삭였다.

     

     

    그들만 여정길에 올랐던것도 아니었다.

     

     

    수많은 리자드맨들이 제 영지를 버리고 이곳으로 도망쳐오고 있었다.

     

    쉰 명은 되는 규모였다.

     

     

    이럴 수밖에 없었다.

     

    고향을 버리고 도망칠 수 밖에 없었다.

     

    크룬드와 맞서기 위해 출정했던 병사들을 모두 박살이 났으니.

     

    영지내에 숨어 기다려봤자 크룬드에 인한 죽음 밖에 기다리지 않았기에…이렇게 도망쳐오는 수 밖에 없었다.

     

     

    수많은 난민이 발생했고, 그들도 다 하나 같이 뿔뿔이 흩어졌다.

     

    그 중에서도 몇은 이곳, 스탁핀으로 도망치기로 한것이었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이곳은 인족 영웅이 있는 마을이었다.

     

     

    이제는 성녀직을 내려놓았지만…과거 성녀였던 여자와.

     

    귀신같은 검술 실력을 지녔다는 베르그 라이커가 있는 곳.

     

     

    그들의 존재에 잠시 피신할곳을 이곳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걱정이 없는건 아니었다.

     

     

    레튼 곁으로 함께 여정길에 올랐던 리자드맨이 다가와 물었다.

     

    “…우리를 받아주실까…?”

     

    “…”

     

    “스탁핀도 상황이 그다지 좋지 못하다고 들었는데. 역병도 돌고 있고.”

     

     

    레튼은 입술을 악물었다.

     

    바짓가랑이를 꽉 붙잡고 있는 자신의 어린딸을 내려다보았다.

     

     

    레튼이 답했다.

     

    “…어쨌든 다른 길은 없어. 이곳에서 도움을 받아야만 해.”

     

    “상대는 인족이야, 레튼. 이기적이고 잔인하기까지 할텐데…”

     

    “여기서 또 어디로 가자고. 내 딸도 이제는 지쳐서 더 이상 길에서 쉴 수 없는 상황이야.”

     

     

    레튼은 머릿속에 모든 계획을 짜두고 있었다.

     

    스탁핀에 계속 남아있겠다는 이야기도 아니었다.

     

    잠시 피신처를 찾는 것 뿐이다.

     

     

    애초에 스탁핀도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만큼…크룬드가 온다면 도주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베르그 라이커도 제 주민들과 함께 도주를 하는 선택을 할것이었다.

     

    더 강대했던 리자드맨의 가문도 박살이 날 정도였는데, 스탁핀은 덜할까.

     

     

    레튼은 드레이고 가문이 병사를 모집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상황이었다.

     

    그들이 크룬드를 토벌할때까지면 살아남으면…레튼은 자신의 가족이 마지막 전쟁까지도 버티겠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러니 레튼은 스탁핀을 보며 걸음을 옮겼다.

     

    “…잠시만 이곳에서 도움을 요청하자고.”

     

    그는 인족 마을에 들어서는 불안을 힘겹게 억누르며 속삭였다.

     

     

    “무서워도…이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야.”

     

     

    다음화 보기


           


Incompatible Interspecies Wives

Incompatible Interspecies Wives

IIW 섞일 수 없는 이종족 아내들
Score 4.3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Polygamy is abolished.

We don’t have to force ourselves to live together anymore…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