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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5

       실험정신이 솟구친다.

       

       여신을 분석하고 규명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여신은 커다란 하늘의 그물이다. 그 종교적인 위엄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체급 자체가 크다. 신성력은 이 세계 어디에서든 내려받을 수 있지 않은가. 

       

       만유인력처럼 세계의 규칙으로서 작용하고 있다.

       

       신성력이라는 건 아주 괴이쩍고 강력한 힘이고. 의학과 약학은 가뿐히 무시해 버린 뒤에 ‘치유’라는 결과만을 남긴다. 의사가 보면 놀라서 뒤집어질 기이함이다.

       

       물론, 영혼이니 마력이니 하는 개념이 만연한 시점에서 과학과는 거리가 멀지만⋯⋯ 마법사가 보기에도 신성력은 신기하다.

       

       적탑의 치유 마법에는 구색 맞추기용이나마 원리가 있다. 그들은 열기를 이용하여 생물의 자연치유력을 가속시킨다. 그걸 뭐 어떻게 했는데, 라고 물으면 마법이라고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지만.

       

       신성력의 작용기전은 조금 더 ‘마법적’이다.

       

       세포가 어떻든가, 뭐가 어떻든가, 그런 관측 가능한 합리가 없다. 신성력이 사람을 치유하는 방식은 ‘그냥 그렇게 된다’다.

       

       치유뿐인가, 타라가 왕년에 쓰던 신성 마법들을 보면 다종다양한 버프를 걸 수 있다. 분명 신체 능력 강화라든가 방패 소환 같은 걸 썼던 것 같은데.

       

       그녀가 빌려 쓴 여신의 우화, 『톱니바퀴 : 항상성』은 거의 준 불사를 만들어놓는 능력이었지.

       

       그러니까 여신과 긍정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다면, ‘그것’과의 대결도 한결 편해질 것이다. 또한, 내가 가장 기대하고 있는 포인트라면⋯⋯.

       

       악신상을 통해서 발현된 승계승화.

       

       여왕이 사용했던 『히로인』말이다. 그것은 외부에서 가해지는 힘이었다. 여왕이 사용했지만, 여왕으로부터 화살이 나간 게 아니라, 저 우주에 떠 있는 인공위성에서 빔을 쏘았다는 느낌이었다.

       

       또한 그 힘은 세계 자체에 녹아들어 있어서, 톱니바퀴 굴러가는 소리와 함께 세계를 움직였다. 

       

       바로 이 부분이다.

       

       이걸 어떻게 한 건지 알아낼 수 있다면, 그리고 내가 응용할 수 있다면. 현실에서도 TRPG 시뮬레이터를 깔아버릴 수 있지 않겠는가?

       

       그 발상에 대해서 악신쨩에게 이야기했다.

       

       당시 시간대는 밤이었고, 악신쨩은 저어 나무 위의 나뭇가지에 올라가 반쯤 눕다시피 앉아 있었다. 그녀의 뒤로 달이 떠올라 역광을 받았다.

       

       새까만 그림자가 드리워진 얼굴이건만 이상하리만치 표정이 잘 보인다. 그 묘한 안광도. 그녀는 이처럼, 자신을 드러내는 데에 거리낌이 없다. 

       

       최상위 포식자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여유다.

       

       악신쨩은 착 가라앉은 표정으로, 세상을 깔보는 듯한 조소(嘲笑) 한 조각을 머금고 말했다. 소녀의 모습 안쪽으로 사악한 용의 그림자가 비춘다.

       

       “그래, 그게 내가 걸어갔던 길이야. 미마. 그곳이 바로 최종도달점이지. 가상과 현실을 구분할 필요가 없었어. 어느 쪽이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건 똑같았으니까.”

       

       “⋯⋯⋯⋯.”

       

       “그런 내게⋯⋯ 세상이 얼마나 장난감처럼 보였을지, 이해할 수 있겠어?”

       

       이에, 나는 분명하게 말했다.

       

       “확실히 선을 긋고 구분하면 돼. 게임은 게임이고, 현실은 현실이야. 그리고⋯⋯ 원래는 착했다는 것처럼 입 털지 마 인마. 너는 순서가 반대잖아.”

       

       악신쨩은 자기가 힘을 얻은 다음에 흑화해 버렸다는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거꾸로다. 이미 새까만 상태에서, 녀석은 골인 지점을 통과한 거다. 

       

       “흐⋯⋯.”

       

       들켰다.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악신쨩은 나른하게 웃으면서 혀를 빼물었다.

       

       ===============================================================

       

       덜덜덜덜.

       

       인력으로 끄는 마차가 도시의 정문을 통과했다. 그 기행에 경비병이 놀라고 행인들이 수군대는 일이 있었지만, 우리가 누구인가.

       

       “⋯⋯마차를 왜 사람이 끌고 계십니까?”

       

       “그래요, 그렇습니다. 우리 집 핑발레즈는 사람 세 명이 탄 마차쯤은 가뿐하게 끌고 다닙니다!”

       

       “맞습니다. 저는 아주 강력합니다. 하지만 사인은 곤란하군요, 눈으로만 관람해 주십시오.”

       

       나와 핑발레즈는 그냥 뻔뻔하게 나갔다. 말이 없으면 사람이 끌어야지 뭘 어쩌겠는가? 사람들의 시선에 어지간하면 휘둘리는 법이 없는 상남자 듀오다. 

       

       악신쨩도 시큰둥하다. 얘는 자기 일에는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편이지만, 남 일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반면에 유나는 나비가 되어 마차 천장에 달라붙어 있었고, 임시 멤버인 영애 또한 대리 수치심에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여기가 엘메스트 영지인가? 생각보다 안은 깨끗한걸.”

       

       “더러울 줄 아셨던 겁니까?”

       

       “서큐버스 여왕이 뿌리 박고 있던 동네라며. 나는 좀 더 타락한 분위기일 줄 알았지.”

       

       “아아, 그런 의미입니까. 하지만 생각해 보십시오. 대놓고 쾌락을 빨아들였으면 진작에 잡혀 죽었을 겁니다.”

       

       그것도 그렇다.

       

       제국의 해결사 소년 기사가 투입되어서 다 반으로 가르고 지나갔겠지. 그런 의미에서는 여왕의 수완을 칭찬해야 하겠다. 도시 하나를 먹고도 이 긴긴 시간 동안 들키지 않은 것 아닌가.

       

       어쩌면 여왕은 유혹의 천재가 아니라 내정의 천재였을지도 모른다.

       

       “아직 도시 청소 안 끝났지? 이리드 생각해서 좀 치워 주고 갈까⋯⋯.”

       

       “청소할 생각이시라면, 말살대가 사전 조사해 놓은 포인트가 몇 군데 있습니다.”

       

       핑발레즈는 여왕이 직접적으로 손을 댔으리라 추측되는 구역들을 설명해 주었다. 으슥한 곳에 조성된 사창가, 밝은 곳에 조성된 사창가, 비밀스럽게 지어진 사창가.

       

       “⋯⋯같은 종류가 좀 많다?”

       

       “몽마 취향이 어디 가겠습니까.”

       

       좋아. 그러면 엘메스트 영지 여신교 지부부터다. 악신쨩의 약속을 지키러 간다. 그 뒤에는 여왕이 남긴 잔여물들을 싹 불태우도록 하자.

       

       그 전에 할 일이 있다.

       

       나는 마차 안으로 쓱 고개를 들이밀고 영애에게 물었다.

       

       “이제 어떡하시겠습니까? 영애님. 도시에는 도착했는데요.”

       

       “아⋯⋯.”

       

       “제가요, 그⋯⋯ 지금 북부대공 하시는 분이랑 좀 연이 있습니다. 친하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영애님 편의를 어느 정도 봐 드릴 수 있거든요.”

       

       “아버님과 친분이⋯⋯ 있으시군요.”

       

       영애는 하늘빛 머리카락을 흐트러뜨리며 잠깐 고민하는 듯했다. 순간적으로 눈빛에 스친 건 안도보다도 경계다. 아빠 친구랑 만난 상황에서 보일 감정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거짓말을 하거나 꾸며내는 기색은 아니니, 북부대공 딸내미는 맞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둘이 사이가 나쁜가.

       

       ‘데이지’는⋯⋯ 그래, 성질머리가 좋은 편은 아니지. 약혼녀에 대해서도 불만이 제법 있어 보였으니 말이다. 가정불화가 좀 있는 것 같다.

       

       북부대공과 영애의 바라는 바가 다를 확률이 높다.

       

       나는 공감 모드로 표정을 바꿨다. 

       

       “그 양반, 성격이 좀 나쁘긴 해요. 그쵸? 외골수라고 해야 하나, 고집불통이라고 해야 하나.”

       

       “네⋯⋯?”

       

       “제가 대신 사과할게요. 그 사람이 한 살이라도 어릴 적에 성질을 고쳐놨어야 하는 건데. 아직도 그 사람, 자기 선반에 먼지 쌓인 것 가지고 메이드 타박하고 그런대요?”

       

       “아, 그으⋯⋯ 그러신 감이 조금 있기는. 하죠.”

       

       영애는 조금 헷갈려했다. 말하는 걸 보면 친한 친구는 맞는 것 같은데, 쉽사리 믿기지는 않는 모양이다. 조금만 더 깊게 읽어보자. 눈빛, 동작, 분위기⋯⋯.

       

       이건 그러니까──

       

       “이런 정신 나간 이상한 놈이랑, 근엄한 북부대공이랑 친한 사이라고 하니까 신기하다는 표정이네! 에르바실리온 영애. 음음, 이해해.”

       

       악신쨩이 불쑥 끼어들어서 스포일러를 날렸다. 거의 다 추론했는데.

       

       “야, 맞추기 직전이었어.”

       

       “느으려. 짜증 날 정도로 느려서 참을 수가 없었지 뭐야. 그런데 느리고 무능한 놈 잘못 아닌가?”

       

       “빠르게 요단강 보내 주랴? 미안합니다 영애. 이 녀석이 자꾸 재촉하네요.”

       

       “⋯⋯⋯⋯.”

       

       빨리 자기가 약속 걸었던 소년부터 찾아가 보라고, 무의식적으로 시위를 벌이고 있는 거다. 코앞에서 늦장을 부리고 있으니 조바심이 난 모양이다.

       

       그래, 가야지. 나는 영애에게 마지막 한마디를 남겼다.

       

       “어지간한 부탁은 들어줄 테니까, 혼자서 한번 잘 생각해 보세요. 내게 무엇을 요구할지.”

       

       “⋯⋯네, 호의에 감사해요. 마법사님.”

       

       “뭘요. 친구 딸내민데.”

       

       나는 너털웃음을 짓고는 마차에서 나왔다.

       

       ===============================================================

       

       엘메스트 영지의 여신교 교단 건물은 내구도가 45%쯤 남은 것처럼 보였다. 나는 간단하게 평했다.

       

       “이게 신전이야 폐허야.”

       

       “폐허에 가깝지 않을까⋯⋯?”

       

       “여신상을 부수는 데 폭발물을 쓰기는 했습니다만, 이 정도로 파손이 심하지는 않았었는데요.”

       

       “내가 유기당했을 때, 지하에서 나오니까 이 정도로 박살 나 있었어. 여기서 만난 꼬마가 증언하기로⋯⋯ 영지의 기사들이 들락거렸다고 했거든? 약탈 아냐?”

       

       약탈이라.

       

       말살대에 의해서 영주 모가지가 따인 이후, 황실에서는 엘메스트 영지를 다스릴 임시 영지 관리인을 파견했다고 한다. 

       

       그사이의 권력 공백기에 영지 기사들의 일탈이 이루어졌던 모양이다.

       

       내가 살풍경해진 교단 건물을 바라보며 세션 맵에 쓸 데이터를 차곡차곡 쌓고 있을 무렵. 악신쨩은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가며 크게 외쳤다.

       

       “네 누나 고칠 사람 데려왔어, 나와!”

       

       우렁차게도 외치는군.

       

       그리고 악신쨩의 목소리가 제법 들떠 있었다. 이 각도에서는 뒤통수밖에 보이지 않아서 표정은 읽을 수 없었지만, 상상은 간다.

       

       지금도 이런데, 소년이 나타나면 어떨까. 

       

       자신이 한 사람을 구원했다는 실감을 피부로 절절히 느끼게 되면, 소년의 진심 어린 감사의 눈물을 받게 되면, 소년과 그의 누나가 부둥켜안고 기뻐하는 모습을 목격하면.

       

       세상의 좋은 것들을 좀 더 볼 수 있게 된다면.

       

       악신쨩이 선으로써 기뻐한다면, 나도 상당히 기분이 유쾌해질 것 같았다. 기특함을 느낄지도 모르고, 어쩌면 기분이다 싶어서 악신쨩의 입지를 반인반수로 격상시켜 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나는 만반의 놀릴 준비를 마쳤다. 허접 악신이 이제는 선행으로 기뻐하는 거냐며 가열차게 놀리고, 소년이랑 그렇고 그런 마음 있는 거 아니냐고 커플링을 엮어버릴 거다.

       

       나와 악신쨩 모두, 각자의 기대로 마음이 부풀어 있었는데.

       

       “나와, 야! 나오라니까?!”

       

       “⋯⋯⋯⋯.”

       

       “지금이 마지막 기회야. 네 누나를 고치고 인생 필 마지막 기회라고, 알아들어?! 지금 당장 안 나오면⋯⋯!!”

       

       기대는 때때로 아프다.

       

       기대는, 커다랗게 부풀어 오른 만큼 요란한 소리를 내며 터진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애타게 기다리던 남자아이가, 다음 날 아침. 자신의 머리맡에 아무것도 없음을 알게 되었을 때처럼. 쓰린 고통을 준다.

       

       그리고 실망한다. 실망한 뒤에는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다시는 기대하지 말아야지. 다시는 꿈을 꾸지 말아야지. 다시는⋯⋯.

       

       애들 정서에 안 좋은 일이다.

       

       그러니까 악신쨩의 기대가 터져버리기 전에, 나는 그녀의 정수리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 태연하게 말을 붙였다.

       

       “야. 너 같으면 이 폐허에서 눌러살겠냐?”

       

       “⋯⋯⋯⋯.”

       

       “진작에 자리를 떴겠지. 소리 그만 지르고 이리 와, 고객님이 이사 가셨으면 우리도 찾아가야 할 거 아냐.”

       

       “⋯⋯⋯⋯응.”

       

       대답이 눅눅하다.

       

       악신쨩은 똑똑하니까, 당연히⋯⋯ 무슨 일이 터졌겠다고 생각했겠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한 발짝 더 나아갔을 거다. 자기가 이곳에 여왕의 정보를 흘려버렸고, 어떤 놈들이 그것을 회수했다면. 그 타락한 종교쟁이 놈들이 여길 들렀다는 뜻이 되니까.

       

       타락한 성기사가 말하던 걸 들어보면, 그놈들은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걸 어려워하지 않았고.

       

       이 폐허에서 숨죽이고 숨어 있던 소년과, 혼수상태인 소년의 누나 또한 알뜰히 챙겨갔을지도 모른다⋯⋯ 고.

       

       세상에 악성을 뿌리고 다니던 존재가, 스스로의 악함에 의해서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러, 상처받고 후회하는 모습을 구경하는 건. 가슴 떨릴 정도로 흥분되겠지만.

       

       내가 누구냐. 해피엔딩 메이커 아닌가.

       

       “마탑에서 너 데려다주고 돌아가는 눈물점 가이랑 얼굴흉터 선배한테, 내가 뭘 부탁했게?”

       

       “⋯⋯⋯⋯?”

       

       휙, 하고 악신쨩이 돌아본다. 눈을 휘둥그레 뜨고, 그게 대체 무슨 소리냐는 듯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커다란 눈망울의 밑바닥에서부터 조금씩 희망이 넘실거렸다.

       

       어설프게 말아 쥔 양 주먹이 눈에 띈다. 내가 놀리는 건지, 거짓말을 치는 건지, 아니면 진짜인지. 분간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모양이길래.

       

       한마디 더 얹어 줬다.

       

       “내가 뭘 믿고 늦장을 부렸겠냐고.”

       

       “⋯⋯야!!”

       

       악신쨩은 길길이 날뛰면서 강펀치를 날렸다. 나는 웃으면서 맞아주려다가, 유나의 솜방망이 주먹과는 다르게, 얘는 좀⋯⋯ 아프다! 

       

       나는 폐허를 도망 다니면서 얼굴흉터 선배에게 연락을 넣었다. 

       

       ===============================================================

       

       “후배님, 로윌렌은⋯⋯ 소년과 함께 잡혀갔어요. 둘 다 아직 목숨은 붙어 있는 모양이지만요.”

       

       “⋯⋯⋯⋯.”

       

       “⋯⋯⋯⋯.”

       

       나는 눈물점 가이를 눈물점 게이로 격하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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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world TRPG Game Master

Otherworld TRPG Game Master

Another World TRPG Game Master, 이세계 TRPG 게임마스터
Score 8.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a wizard of the Illusion Magic School and decided to create a virtual reality with illusion magic to play a tabletop role-playing game (TRPG). It was great to create a virtual reality, but I was in trouble because there were no suitable players. During that time, I received an offer to be the professor from the Royal Academy. The offer was to use illusion magic to fill the students’ lack of practical experience safely. And so, I became a professor at the academy. “Send me back, send me back to that world right now-!” “Outer god, someday an outer god will be our doom, we’ll all die!!” “I am not the bastard of the Redburn Ducal Family. I am the foremost disciple of the Great Namgung Clan, Namgung Qinghui!” But it seems there is a bit of a misunderstanding. This isn’t a spell for dimensional travel, kids. It’s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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