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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5

        

       아침식사 자리에는 예상치 못한 추가 인원이 끼어들었으니.

         

       바로 유사연이었다.

         

       “후후, 그렇습니까.”

         

       “네, 개인비무전 관련해서…”

         

       유사연은 아예 여일예랑 친분을 트기로 작정했는지 착 달라붙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점창파의 인맥이 필요한 일이라도 있나?

         

       하기사 이제 여일예도 거물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무림에서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명성의 힘도 중요하다. 현 무림에서 가장 핫한 인물 중 한 사람이 여일예니까.

         

       “과연, 사천에서 개인순위전의 인기가 상당하겠군요.”

         

       “후후. 제 얼굴에 금칠하는 것 같지만 개인순위전의 인기가 높기는 해요. 현재 가장 잘 팔리는 활자물이 개인순위전을 다룬 주간지거든요.”

         

       “오, 그렇습니까?”

         

       유사연이 여일예에게 넘겨준 책의 표지를 보고 잠시 눈을 의심했다.

         

       [사천주간백금대전기록]

         

       [전후담흥신소]

         

       “허허…”

         

       흑묘와 눈이 마주쳤다. 흑묘 역시 고개를 흔드는 것을 봐서는 전후담 개인 사업인가?

         

       “일주일간 벌어진 비무 기록이로군요? 과연. 비무 한판한판의 승패는 물론이고 그 비무가 성사되기까지의 여정이나 그 비무에 걸린 문파의 명예나 전적 비교…흥미롭군요.”

         

       “후후. 사천성 전체 절정고수 숫자에 비하면 100석은 아무래도 부족하죠. 그 덕분에 이 사천에서 벌어지는 백금대전은 아주 치열해요.”

         

       절정고수인데 플래티넘 등급이 아니라면 무슨 취급을 받을지 훤하게 그려진다. 적대문파 일류고수들이 황금패 들이대면서 같은 등급이라고 기어오를텐데 와…

         

       상상만 해도 어지럽네.

         

       “그러고보니 호천안, 너도 어제 동패를 따지 않았나?”

         

       “음. 그랬지. 오늘도 대전이 잡히면 비무를 해볼 생각인데.”

         

       “은공께서도 개인순위전에 참가중이십니까?”

         

       “그렇소. 아무래도 내 실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파악해보고 싶어서 말이오.”

         

       “저도 꽤나 흥미가 가는군요.”

         

       개인순위전에 대한 대화는 자연스럽게 나의 비무로 이어지고 결국 개인순위전에 흥미를 가지던 여일예와 함께 비무대를 찾게 되었다.

         

       “홍죽군협이다!”

         

       “여일예다!”

         

       여일예가 황금가 부지에 펼쳐진 비무대에 가까이 다가가자마자 바로 난리가 났다. 비무를 구경하는 구경꾼들은 무림에 관심이 많은 호사가들이고 비무를 펼치는 무인들은 사천의 무림인이다.

         

       “본인은 아란서라합니다! 평소에도 여 소저의 협심을 흠모하고 있었습니다!”

         

       “사천성에 있던 악적들을 뿌리뽑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홍죽군협! 홍죽군협!”

         

       “점창파! 점창파!”

         

       “음…환대에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 덕에 나까지 덩달아 주목을 받게 되었다.

         

       “저 자…혹시 여일예 대협에게 깨달음을 주었다는 그 사천낭인인가?”

         

       “그 사천낭인이 이십 팔호였단 말이지?”

         

       “아니, 그럼 저자가 낙양에 올라갔다가 한달만에 쫒겨났다는 그…?”

         

       “어허. 말을 조심하게.”

         

       오늘의 비무 상대를 기다리며 8번 비무대에 올라가 있는 나와 그런 나의 비무를 관전하기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던 여일예. 여일예가 사천낭인의 비무를 관전하는 시점에서 나와 여일예의 관계를 유추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은공. 이런 식으로 폐가 될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습니다.]

         

       [괜찮소. 이게 바로 내가 바라던 소문이었으니. 차라리 누가 묻거들랑 대놓고 나에게 깨달음을 받은 것이 아니라 말해주시겠소?]

         

       [그것은…]

         

       전음으로 그런 대화를 나누고 있자니 어느 무사가 입을 열었다.

         

       “대협! 이전부터 궁금했던 것이 있습니다. 사천낭인에게 깨달음을 받았다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입니까?”

         

       노빠구 상남자가 있었구만. 좌중의 시선도 궁금증을 담고 여일예를 향해 몰려들었다.

         

       “….길거리에서 은공과 마주쳐 담화를 나누고 있을 때. 불현듯 깨달음이 찾아왔습니다. 은공과 그 자리에 멈추어 담화를 하지 않았다면 그런 깨달음이 찾아오지는 않았겠지요.”

         

       “으음…”

         

       “확실히 깨달음을 주었다기보다는…”

         

       “저는 은공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깨달음을 얻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의 은원은 제 판단하에 이루어지는 것이니 말씀은 삼가 주셨으면 합니다만…”

         

       “이런, 사과드리겠소!”

         

       “결코 여 소저의 협기를 흐트러트리던 것은 아니었소!”

         

       여일예가 살짝 불편해하는 기색을 보이자 곧바로 꼬리를 내리는 군중들. 그렇지만 그들의 머릿속에 ‘역시 낭인이 깨달음을 주었다기보다는 그저 우연의 일치였구나’라는 생각이 자리잡았겠지.

         

       그렇게 살짝 불편해진 분위기 속에서 은 등급의 상대가 도착했다.

         

       그리고 그 상대의 얼굴을 보면서 나는 꽤나 놀랐다.

         

       “…태경문의 강준?”

         

       “후후후후…! 드디어 만났구나!”

         

       경수시장에서 나와 함께 호천안 레전드를 경신했던 강준이 내 상대였다. 이야 이 녀석 열심히 수련했나보네. 은 등급이라면 못해도 일류 수준일 텐데.

         

       “그때 경수시장에서 너를 마무리하지 못한 것이 늘 신경 쓰였었지. 순위전이 개최되고 너를 찾아보았지만 어디에선가 일취월장한 내 실력에 대한 소문을 들었는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더군! 그러다가 사천낭인 이십팔호가 등장했다는 소식에 네가 돌아왔음을 직감했다!”

         

       “음…”

         

       “그때! 네가 밤을 밟고 내상을 입었던 점이 계속해서 마음에 걸렸다! 그때로부터 벌써 한 해가 지났구나! 자, 이제는 정정당당하게 실력을 겨루어 보자!”

         

       나는 강준의 불타는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의지가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모습이 지금 당장이라도 검을 뽑고 달려들 것 같은 모습이었다.

         

       이 녀석….너무 진심이잖아.

         

       아니…

         

       그게 언제적 이야기인데 지금 그걸 운운해? 야 우리 비즈니스였어 비즈니스. 그것도 임마 극상의 서비스였는데…아니 이건 추가금을 받았으니 그렇다 치자고. 아무튼 작년에 끝난 일을 이제와서 들먹이는 건 좀 아니지 않나.

         

       거기다가 자식아.

         

       밤을 밟고 내상을 입었다는게 진짜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그때는 경황이 없어서 몰랐다고 치더라도 일년이 지나고 일류무사가 된 지금도 아직 눈치를 못 챘어?

         

       정말 여러 가지 의미로 소름 돋는 녀석이었다.

         

       “경수시장…? 뭐 이십팔호와 악연이 있는 자인 모양이지?”

         

       “음, 확실히 사천에서 활동하는 무사라면 사천낭인과 얽힌 사연이 있어도 이상할 것 없지.”

         

       “작년..경수시장…아…! 생각났네. 그때 사람을 집어던지는 사천낭인이 나타났다고 한참 시끌시끌했지!”

         

       “허어, 그 자가 바로 저 이십팔호인가?”

         

       그때 경수시장에서의 일이 화제가 되었긴 했던 모양. 하기사 그 현장에 있던 호천안의 전설적인 연출력을 보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지 않고 배길 수 있는 자가 있었을까. 다들 전설적인 장면을 두 눈으로 목격한 감격에 울부짖으며 사방팔방으로 소식을 전파했겠지.

         

       “정말 사천낭인이었군.”

         

       “혹시나 정체를 숨기고 있었던 기인일까 기대했거늘…쯧.”

         

       여일예에게 깨달음을 준 사천낭인은 정체를 숨긴 기인이라는 설을 아직까지 지지하고 있던 자들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건 강준에게 고마워해야 하는 부분일까.

         

       “어서 검을 뽑아라! 해묵은 은원을 정리할 시간이다!”

         

       …음 역시 고마워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 이런 질척질척한 녀석과 라이벌 구도라던가 같이 엮여서 구설수에 오른다던가 하는 일은 피하고 싶다는게 솔직한 내 심정이었다.

         

       “아무튼 기대가 되는구만!”

         

       강준이 검을 뽑아들면서 외쳤다.

         

       “와라앗! 내 너를 꺾고 거침없이 황금패를 향해 진격하겠다!”

         

       아 진짜 싸우기 싫다.

         

       *** ***

         

       “이십팔호 승!”

         

       “크흑흑흑….! 문주님 죄송합니다! 이 강준! 문파를 부흥해야한다는 대업에 실패하였습니다! 따흑흑!”

         

       나는 눈물을 주륵주륵 흘리고 있는 강준을 버려두고 재빨리 비무대에서 도망쳤다.

         

       “저 자와 무슨 인연이 있으셨던 모양입니다?”

         

       여일예의 물음에 내가 고개만 젓고 있자 흑묘가 웃으며 말했다.

         

       “푸훗훗. 그런 일이 있었어요.”

         

       “흐음. 흑묘 소저께서는 무슨 일이 있는지 아시는 모양입니다.”

         

       “그럼요! 선배랑 함께 있을 때 겪은 일이니까!”

         

       가슴을 쭉 펴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흑묘. 아무래도 여일예가 모르는 사건을 나와 겪었다는 사실에 여일예에게 한방 먹였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

         

       그렇지만 여일예는 으스대는 흑묘를 귀엽다는 듯이 바라볼 뿐이었다.

         

       “그렇다면 저에게도 이야기를 좀 해주시지요.”

         

       “안 알려줄 건데요!”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른 흑묘가 뛰쳐나가며 거리를 벌렸다. 그런 흑묘를 보면서 쿡쿡 웃는 여일예.

         

       “후후, 은공께서 어째서 저 소저를 돌봐주는지 알 것 같습니다. 아리따운 용모 속에는 무구한 아이가 숨어 있었군요.”

         

       “…선처를 부탁하오.”

         

       “친해지는 보람이 있겠습니다.”

         

       뭐가 맘에 안들었는지 멀찍이 서 있던 흑묘가 후다닥 달려와 내 소매를 잡아끌었다.

         

       “왜 여유 부리고 있는 거에요! 곧 특별비무대에서 백금대전이 열릴 시간인데 빨리 가야죠!”

         

       “아이고, 알았다.”

         

       비무장까지 오는 길에 비무를 치르고 시간이 남으면 비무를 관람하기로 했다. 여일예가 백금대전의 기록을 보고 흥미를 가지기도 했으며 절정고수간의 비무를 관람하며 실제 경을 어떻게 다루는지 그 흐름을 파악해보는것도 수련에 도움이 된다는 조언을 해 주기도 했으니까.

         

       “홍죽군협 대협! 평소부터 흠모하고 있었…”

         

       “대협의 협행에 감동받았습니다!”

         

       특별비무대에 들어오자마자 인파에 발목이 잡힌 여일예. 난감한 표정으로 이 쪽을 바라보았지만…

         

       “계획대로야!”

         

       흑묘는 나를 붙잡고 비무장 가장 안쪽까지 파고들었다.

         

       “흑묘야, 여일예 소저랑 무슨 일이 있었냐? 왜 그렇게 싫어하는거야. 여일예 소저는 혁기린 대협의 사제이기도 한데 나중에 혁기린 대협한테 뭐라고 하려고 그래?”

         

       “왠지 제 생선을 노리는 고양이 같은 느낌이 난다니까요!”

         

       “그래도 이제 혁기린 대협 말고도 친구를 사귈 때가 됐잖아. 여일예 소저 정도면 경지도 비슷하고 나이도 또래고 무림에서 활동하는 여협이기도 하고 친하게 지내서 나쁠 것 없잖아.”

         

       흑묘가 불만에 가득찬 눈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처음에 적대하던 사이라서 이래저래 껄끄러운 것이 있는 건 이해하겠지만 이렇게 무작정 남을 적대하는것도 실례야. 적어도 날은 세우지 말자.”

         

       “….칫. 뭐라고 설득을 하고 싶어도 근거도 없고…”

         

       계속해서 날 못마땅한 눈으로 바라보던 흑묘는 결국 길게 한숨을 내쉬며 어깨를 늘어뜨렸다.

         

       “두고 봐요 선배! 곧 여일예가 본색을 드러낼 테니까요! 알겠어요? 그때가서 딴말하기 없기에요!”

         

       “…그래 그렇다 치자.”

         

       이렇게까지 날뛰는 흑묘는 처음인지라 진이 빠졌다. 정말 인간관계에 상성이라는 것이 있는 걸까. 이렇게 질색팔색하는 흑묘를 보니 여일예를 곁에 두는 것이 좋은 선택인가에 대해서 회의감이 들기는 했지만…또 여일예는 흑묘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으니 일단은 지켜봐야겠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야성의 후각이 살아있는 흑묘.

    *음.

    공모전은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네오 카르마가 되었다]는 아무래도 정리해야 할 것 같네요.

    어떻게든 공모전 회차수를 채워보겠다고 아득바득 글을 휘갈기고 있자니 내용도 마음에 안 들고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연재가 지연되고 있는 [진흙투성이 용사가 되었다]도 눈에 밟혔고…

    네오 카르마가 되었다에 건너와주신 분들께서 댓글을 남겨 주신 것을 보고 있자니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었습니다.

    제 고집과 부탁에 어울려주시는 분들께 뭔가 보답을 드리기는 커녕 괜찮은 내용조차 제공드리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자 문득 부끄러워졌습니다.

    무고집낭이 언제 완결이 날 지는 작가도 잘 알 수 없는 부분이고 언제 또 신작으로 찾아뵙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판단이 섰습니다.

    신작을 응원해주신분들에게는 정말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이걸 보답이라고 해야 할지, 보답이 될지 모를 일이지만 내일은 연참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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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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