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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6

       * * *

       

       

       그래. 뭐 상징성 황제는 두마의 의견을 따라야지. 안 그래?

       

       

       “으으음. 두마의 중론은 어떻게 됩니까?”

       “이대로 카이저를 내버려 두는 것도 방법이라 봅니다.”

       “카이저를요?”

       

       

       그 양반이 그러다 말아먹으면 내가 생각하는 독일 분할안은 말아먹고 만다.

       

       카이저 몫이 남기는 할까?

       

       

       “폐하께서 군대를 움직이지 않으시는 것은 괴벨스의 독일이 이번 전쟁에서 버틸 수 있다고 판단하셨기 때문이겠지요?”

       

       

       군대 움직이는 것을 왜 나한테-아, 백군부는 차르 직속이었지. 크흠.

       

       두마에서 이래라 저래라 식으로 시켜 먹었었는데.

       

       뭐, 음. 군대를 움직이지는 않을 생각이지. 아마 그렇기는 하지? 도박이긴 하지만 나는 그쪽에 손을 들고 싶다.

       

       그런데 너무 믿지는 말아야 한다.

       

       내가 있는 이 세상의 괴벨스는 뭔가 이상해도 단단히 이상하니까. 나처럼 빙의했을 리는 없지만, 무슨 자신감으로 그러는지 알아야지.

       

       설마 일본처럼 정신력으로 싸우겠다는 소리 아니겠지.

       

       짐작이 가지 않아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이번엔 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루한 참호전의 양상이라면. 이번엔 독일도 전차가 있으니 버틸 수 있을 거라 보니까요. 뭔지 모르지만, 여기에 독일이 무언가 숨기고 있고.”

       

       

       그나마 가능성이 높은 것은 내가 몇 번이나 언급했던 프랑스 적화다.

       

       이 세계에서의 프랑스는 마지노선을 설치하지 않았다.

       

       공산 독일을 생각보다 너무 무시한 것도 있겠지. 설설 기는 카이저와 이후의 공산혁명으로 약한 공산 똑일.

       

       그냥 마지노선에 들어갈 돈으로 육군에 투자한 것이다.

       

       이런 프랑스가 적화 되어 버린다면 뻔한 거 아니겠나.

       

       

       “예. 그래서 독일이 멋대로 움직이게 하는 것입니다.”

       “일부러 말입니까?”

       

       

       그냥 카이저가 멋대로 날뛰게 하라는 건 좀. 아니면 두마는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가.

       

       처칠이 치밀하게 전쟁을 준비했다는 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카이저를 날뛰게 하는 건 좀.

       

       

       “예. 폐하. 카이저가 멋대로 일을 저지르다 패배하면 결국 러시아에 다시 의지하려 하지 않겠습니까? 후일 카이저를 우리의 뜻대로 조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응? 그거 막상 듣고 보니 꽤 그럴듯한데.

       

       

       “호오. 그거 괜찮은 방법이네요.”

       

       

       잠깐 그거 괜찮은데. 한번 실패한 카이저는 정신을 차릴 테고 결국 우리 뜻을 따를 수밖에 없을 터다.

       

       아니, 이미 혁명으로 실패했으니, 두 번째 실패인가.

       

       이번에 실패하면 카이저의 군대도 꽤 줄을 테니 우리에게 더 의지할 수밖에 없을 터다.

       

       아니, 그런데 그건 정말로 내 예측이 맞아 떨어질 때의 일이잖아.

       

       만일에 공산 독일이 잘난 채 했다가 진짜 허무하게 무너지면 어떻게 되는 거지?

       

       아니지. 아니야. 공산 독일이 쉽게 무너질 리 없고, 역시 그럼 하나도 둘도 핵이다.

       

       

       “최소한 2~3년 안에 트리니티-아니, 핵실험은 해 봐야죠.”

       

       

       핵을 만들어 그 누구도 거역하지 못하게 하자.

       

       

       “지금, 이대로라면 가능할 것입니다.”

       

       

       최소한 바로 베를린이나 적화된 프랑스에 떨굴 만큼은 확보해야 한다.

       

       미국 최초의 핵실험이 트리니티 실험으로 불렸지.

       

       이제 그 최초 타이틀은 우리가 달아야 하거든. 압도적인 파괴력을 가진, 도시 하나는 지워 버릴 힘을 가진 무언가를 만들었다는 걸 보여 줘야 할 거다.

       

       

       “폐하. 폴란드 측에서 영국, 프랑스를 도와 참전하겠다고 통보해 왔습니다.”

       “참 많이도 컸군요.”

       

       

       내가 라인강까지 넘으라고 말을 해 두긴 했지만, 이렇게 흑화할 줄이야.

       

       그래. 뭐 폴란드도 말을 듣지 않다가 나중에 반갈죽 나야 정신 차리겠지. 그럼 우리는 미국을 마무리 지어볼까.

       

       현재 미국은 패튼과 우리 기갑부대로 인해 트로츠키가 밀리고 있다더라.

       

       일단 트로츠키를 잡아 바로 끝내고. 휴이 롱은 우리 지원군으로 잡으면 된다.

       

       

       “미국을 마무리지읍시다. 어차피 지금 트로츠키를 잡아도 한동안은 잔당 처리에 붙들려 있어야 하니, 빨리 놈을 잡아야합니다.”

       

       

       지금 트로츠키를 잡아도 2차 대전에 참전은 한참 후에 될 것이다.

       

       남은 빨갱이 잔당 소탕에 휴이 롱의 일도 있으니 미국의 우방으로서 좀 우리가 도와줘야지.

       

       

       “드디어 그때가 온 것이로군요.”

       

       

       그래. 바로 그때가 온 것이다.

       

       아시아 방면에 나가 있는 베리야를 써서 트로츠키를 확실히 죽여야 한다.

       

       그놈이 일은 잘하니까. 켄터키 현지의 멤버들과 함께 트로츠키를 잡게 해야지.

       

       

       “폐하. 그럼 이번에도 베리야를 보내실 생각이십니까?”

       “그놈이 일은 잘하니까요. 이번에도 남만주에서 보낸 것이 있던데.”

       

       

       최근에 오흐라나가 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베리야가 보내오는 보고는 사빈코프를 거치게 했다.

       

       그리고 사빈코프로부터 받아보니 이 남만주에서 올라온 것이 굉장히 충격적인 것이다.

       

       그래. 바로 그 마루타니 말이야.

       

       

       “예. 일본의 방역급수부의 부대장 이시이 시로란 자가 써 포로로 잡은 중국인들로 방역 실험을 한답니다.”

       

       

       그것도 원래 역사대로 일어났나. 위치만 바뀌었을 뿐 결국 일어나긴 한 모양이다.

       

       일명 731 부대라고 불리는, 마루타. 실험에 쓰인 피해자들은 통나무로 불리기도 했다.

       

       그 작자는 방역급수부 자료를 넘기는 조건으로 결국 살지 않았나.

       

       

       “중국인들을 실험 대상이라. 우리 러시아인이나 후일 극동의 동맹이 될 조선인들은요?”

       “이시이 시로란 자가 남만주 총독의 눈을 피해 실험햐기 위해 중국인만 실험에 동원한 것으로 압니다.”

       

       

       그거 다행이군. 원래 역사에서는 중국인에 비하면 덜한 편이지만 독립운동가들도 피해를 보거든.

       

       다만 이곳에서는 한 방을 준비하느라 독립운동이 당장 열심히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한반도는 좀 저항이 있다고 해도 후방에서 조선인들이 반발할 짓을 벌일 바에야 천황의 복수를 위해서라도 중국인만 사용할 터다.

       

       

       “아마 인체실험일 텐데. 무타구치 렌야는 어디까지 알고 있습니까?”

       “그냥 방역 실험으로만 아는 모양입니다.”

       “나중에 이걸로 무타구치 렌야의 목에 족쇄를 채웁시다.”

       “예. 폐하.”

       “그럼, 치킨사냥 작전을 실행합시다. 그다음 미국으로 보낸 원정군으로 휴이 롱까지 격파하면 되겠죠.”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이미 일본 쪽은 완전히 뒤집혔거든? 폭주하는 일본과 인해전술의 중국.

       

       아마 난징대학살보다 더 보기 힘든 참변이 많이도 일어날 거다.

       

       그럼 이제 좀 전략을 바꿔야지. 중국에 미쳐 버린 일본이 미국까지 전선을 확대할지는 미지수.

       

       그렇다면 하다못해 미국을 빨리 통일 시키고 미국 자체를 친러파로 만들어 태평양에서 일본이 견제하는 정도로 목표를 낮춰야 한다.

       

       결론을 내린다면.

       

       

       ‘빨리 끝내 미대륙을 통일 시키고 미국을 이용해 일본을 견제 한다.’

       

       

       이렇게라도 해야지.

       

       그도 아니면 일본이 미국을 공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가.

       

       

       * * *

       

       아메리카 공산주의 합중국 켄터키

       

       

       차르의 밀명을 받은 베리야는 바로 미국으로 날아갔다.

       

       역시 그 치킨집 사장은 트로츠키 그놈이었다.

       

       그간 자기 눈을 속이고 잘도 지금까지 잘 살아왔다는 사실에, 트로츠키가 어이없어할 정도로 베리야는 이참에 분노를 트로츠키에게 풀기로 했다.

       

       베리야는 이날을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이참에 트로츠키를 잡고 볼셰비키의 망령을 완전히 끝내버리리라.

       

       그렇게 도착한 켄터키에서 베리야는 현지 요원들과 합류했다.

       

       

       “내가 차르폐하의 그림자로 불리면서 동시에 아시아 지부 국장을 맡은 베리야네. 만나서들 반갑네.”

       

       

       베리야는 현지 요원들과 악수하며 서열을 분명히 하면서 자기 뒤에는 차르가 있다고. 그리 선언하였다.

       

       

       “으음, 차르 폐하의 그림자라 불리는 분 아니십니까?”

       “크흠. 내가 좀 그런 몸이지.”

       “크. 그 폐하의 총애를 받으시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베리야는 오흐라나 요원들의 찬양에 속으로 조소를 흘렸다.

       

       그야 그렇지. 자신은 그 차르께서 직접 밀명까지 내리는 몸이다.

       

       보아라. 지금 전 볼셰비키 치고 제대로 사는 놈이 얼마나 되는가?

       

       여전히 시베리아 수용소에서 죽지 못해 살 거나, 무언가 실험에 동원된다는 말도 있다.

       

       일찍이 백군으로 전향한 이들도 감히 고위직에는 오를 수 없으며 끽해야 군대에서 형별부대에 소속되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자신은 무려 오흐라나 아시아 지부 국장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그런 몸으로 미국의 트로츠키까지 잡는 일을 맡는다=는 건 사실상 차르께서는 자신을 후일 오흐라나 총국장을 맡기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아부는 그쯤하고 슬슬 작전 계획에 들어가지.”

       “예. 트로츠키는 언제든 칠 수 있습니다.”

       

       

       그래. 미리 준비해뒀군. 하기야. 오랫동안 켄터키에 있었는데, 차르 폐하를 실망시켜서야 되겠나.

       

       

       “트로츠키를 잡은 후에 이 아메리카 공산주의 합중국은 어떻게 될 것 같나?”

       “아마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여기 KFC의 주축. 트로츠키와 함께 했던 인원은 대부분 흑인입니다.”

       “흠, 후일 참여한 백인 당원이나, KFC 아래에 있는 지역에서 불만이 나온다는 소리로군.”

       

       

       흑인을 노예에서 해방하고 벌써 몇 세기는 지나지 않았나?

       

       아직도 노예로 대우하면서 불만이 있다니. 하지만 반대로 보면 이건 나쁘지 않다.

       

       

       “예. 그간 트로츠키로 인해 어떻게 유지된 모양입니다만. 그 아래에서 좀 쌓인 인종갈등이 있는 모양입니다.”

       “그점을 후벼 파면 되겠군.”

       

       

       어차피 세력을 확장하는 도중에 KFC에 참여한 미국인들은 그저 휩쓸린 것뿐일 터.

       

       이미 대공황의 해결책을 제시한 미군사정부나 연합국이나, 어느 쪽이든 회유하면 금방 넘어올 것이다.

       

       그럼, 역시 트로츠키를 잡고 그 후를 봐야겠지.

       

       

       “그럼 치킨 처형식을 시작하지. 내 그래도 멀리서 온몸이라 현지 일은 모르니 묻겠는데, 죽이지 않고 생포는 가능한가?”

       “예. 치킨공산주의에 심취한 놈의 측근이 바로 접니다. 생포는 가능하죠. 언제든 접근할 수 있습니다.”

       

       

       그래. 그거 다행이다.

       

       일하기 한결 수월하게 되지 않았나.

       

       

       “여의치 않으면 죽여야 하지만 이왕이면 생포를 목적으로 두지. 그래야 공산주의를 몰락시키는데 써 먹을 수 있으니 말이야.”

       “오. 그런 것이 가능한 겁니까?”

       

       

       이놈들은 켄터키에 와서 뭘 했다는 말인가? 그 정도는 바로바로 생각해뒀어야지.

       

       

       “트로츠키는 지금 괴벨스와 더불어 세계 공산주의의 양대산맥 거물일세. 그런 트로츠키를 다양하게 이용한다면 공산주의 몰락도 일은 아닐 거야.”

       

       

       베리야는 단순히 트로츠키를 잡을 생각만은 아니었다.

       

       죽일 때는 죽이더라도 이용해야 하지 않겠는가.

       

       차르가 한 가지를 시키면 한 가지가 아닌 열 가지의 일을 해내야 하지 않겠나.

       

       그 정도는 되어야 진정한 차르의 충신이오, 볼셰비키가 아님을 증명할 수 있으리라.

       

       그렇게 생각한 것이 트로츠키를 이용해서 미국 내 공산주의를 완전히 끝장낼 생각인 것이다.

       

       차르께서 그리도 경멸하시는 그 공산주의를.

       

       차르일가를 재판도 없이 처형한 증오스러운 공산주의자들을 절멸해 버린다는 것이다.

       

       

       “알겠습니다.”

       

       

       한편, 트로츠키는 뚫리는 방어선을 수습하기 위해 직접 나서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다.

       

       트로츠키의 군대에는 기갑부대가 없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었으나, 그래도 아주 전차가 없는 건 아니라 방어를 어떻게든 하겠다면 못해볼 것도 없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인종문제였다.

       

       KFC 초기에 주 세력이었던 흑인들과 새로 유입된 백인들의 갈등.

       흑인들은 KFC에서 자신들이 우위권에 있음을 과시하려 하고 백인들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 의식이 피어올라 내부에서 다툼이 있었다.

       

       군대라고 다를 건 없다.

       

       손과 발이 맞지 않으니 적을 막을 수 있을 리 없다.

       

       

       ‘러시아에 있을 때가 그립군.’

       

       

       아주 잠깐, 그 시절이 그리웠다. 레닌 동지와 스탈린과 그 외 친했던 동지들과 함께 했던 혁명의 나날.

       

       물론 그 영광스러운 혁명의 기억을 망친 것이 그 모스크바의 마녀였다.

       

       역시 차르 일가의 처형은 잘못된 것이었나. 이제 와 후회한들 소용은 없었다.

       

       지금은 그저 힘을 끌어모아 저 맥아더의 군세를 막아 내는 것. 초기에 시작했던 공세를 다시 시작한다.

       

       어떻게든 그렇게 맥아더를 밀어버려야 한다.

       

       반드시 저 맥아더의 미군사정부를 밀어내고 스페인군도 쳐낸 다음 휴이 롱의 미연합국도 제압하면 된다.

       

       아주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러시아. 그 마녀는 미국에 오래 개입할 수 없다.

       

       왜? 지금 유럽에서는 전쟁이 한바탕 크게 터져 버렸으니까.

       

       공산주의의 몰락을 바라는 영국과 프랑스. 두 식민제국이 기어이 독일에 선전포고를 했다.

       

       솔직히 같은 공산주의면서 이상한 사상으로 무장한 그 독일과 이탈리아는 괘씸하지만 그래도 같은 공산주의 국가로서 제국주의 열강에게 침략받는다는 사실에 동정이 가기도 했다.

       

       물론 그 동정 때문에 그들을 돕기에는 지금 당장 트로츠키도 위험하지만.

       

       

       “그럼 내가 직접 가야지.”

       

       

       무언가 결심을 한 트로츠키는 비장한 표정으로 벌떡 일어났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안 되니, 곧바로 전선에서 참모장을 맡은 쿨리크를 불러들였다.

       

       

       “서기장 동지께서 직접요?”

       “모스크바의 마녀도, 그 아프리카의 황제도 직접 나섰네.”

       

       

       그렇다면 마땅히 자신이 나서야 하지 않은가.

       

       자신은 레닌 동지처럼 마지막에 그렇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갈 때는 가더라도 당당하게, 마지막까지 혁명가의 모습으로 모든 공산주의자들의 마음에 각인 될 것이다.

       

       어차피 아직 전쟁은 끝나지도 않았고.

       

       

       “어, 하지만  잽스의 천황이란 자는 탄 고기 조각이 되었다던데요.”

       “뭐 그런 제국주의자의 말로는 뻔하지 않나. 죽을 만하니 죽었더군.”

       “그럼, 모스크바의 마녀도 죽었어야 하지 않을까요?”

       

       

       오늘따라 왜 이렇게 말대답이 많다는 말인가.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다. 직접 자신이 나서서 인종 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병사들을 위무해야 한다.

       

       그다음 당연하게 저 맥아더를 무찌를 것이다.

       

       

       “시끄럽네. 아무튼 내가 직접 가겠네. 어서 전선으로 가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퇴고가 좀 늦었습니다.

    트로츠키는 아직 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선작,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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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Status: Ongoing Author:
I became a Russian princess destined to die in a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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